본문으로 바로가기

중국종합연구

발간물

경제관계, 노동시장

전체 252건 현재페이지 1/26

  • 미·중 전략경쟁 쟁점별 한국의 입장과 전략방향 연구

    본 연구에서는 미·중 갈등을 트럼프 2기의 MAGA 실현을 위한 ‘미국 우선주의’와 시진핑 시기의 ‘중국몽’ 실현을 위한 ‘중국식 현대화’의 갈등으로 이해하고, 이러한 중장기 국가 전략 목표의 충돌이라는 점에서 갈등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있..

    양평섭 외 발간일 2026.02.10

    경제관계, 국제안보 중국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및 필요성
    2. 주요 연구 내용
    3. 선행 연구와 차별성

    제2장 미·중 전략경쟁 전망과 주요 쟁점
    1. 미·중 경제 갈등의 구조적 쟁점
    2. 미·중 전략경쟁: 미국 우선주의와 중국몽의 충돌
    3. 트럼프 2기 미·중 전략경쟁 전망
    4. 주요 쟁점과 미·중의 입장

    제3장 경제 분야 주요 쟁점
    1. 미·중 무역불균형과 관세전쟁 평가
    2. 미·중 산업(공급망) 디커플링 가능성 분석
    3. 미·중 기술 디커플링 가능성 분석
    4. 미·중 금융 디커플링 가능성 분석
    5. 미·중 청정에너지 전환과 디커플링 가능성

    제4장 지역 및 한반도 분야 주요 쟁점
    1. 인·태 지역에서의 미·중 전략경쟁의 변화 가능성
    2. 대만 및 해양 갈등 문제
    3. 미·중 전략경쟁 장기화 추세와 한반도 전략

    제5장 미·중 갈등에 대한 유사 입장국 및 신흥 가교국의 전략 선택
    1. 주요 유사 입장국의 대응 전략
    2. 신흥 가교국의 대응 전략

    제6장 한국의 대응 과제와 제언
    1. 미·중 전략경쟁 평가와 주요 쟁점
    2. 미·중 경쟁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3. 한국의 대응 과제와 제언

    참고문헌

    부록
    닫기
    국문요약
    본 연구에서는 미·중 갈등을 트럼프 2기의 MAGA 실현을 위한 ‘미국 우선주의’와 시진핑 시기의 ‘중국몽’ 실현을 위한 ‘중국식 현대화’의 갈등으로 이해하고, 이러한 중장기 국가 전략 목표의 충돌이라는 점에서 갈등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미·중 갈등은 우리의 양대 핵심 경제 교류 국가 간의 경쟁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대외경제는 물론 국내경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중이 대립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직간접적으로 선택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이미 이러한 현상은 반도체를 넘어서 배터리, 핵심광물(희토류), 조선 분야로 확산되었으며, 향후에는 공급망과 첨단 신흥 기술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연구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갈등 또는 경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분야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쟁점을 도출하고, 이러한 쟁점 중에서 우리가 반드시 대응 방향을 정립할 필요가 있는 쟁점에 대한 우리의 대응 포지션도 정립하는 데 연구의 목적을 두었다.
    연구 대상은 경제 분야에서는 무역(관세), 산업 및 공급망, 기술, 금융 및 통화, 기후변화 및 그린전환으로 구분하였고, 비경제 분야에서는 인도·태평양 지역, 대만 해협 및 남중국해 문제, 한반도와 북한 문제를 포함한 복합적인 연구를 시도하였다. 지역적으로 미국과 중국 이외에 우리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처해 있는 일본과 EU 등 유사 입장국(like positioned countries)과 ‘전략적 공조’를 모색하는 연구와 함께, 미·중 갈등 과정에서 새로운 공급망 가교국으로 부상해 왔으나 최근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직간접적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인도, ASEAN, 중남미 등 신흥 가교국(new emerging connecting countries)에 대한 우리의 ‘전략적 리포지션(reposition)’ 방안을 도출하는 연구도 포함하였다.
    본 연구를 추진함에 있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연구진뿐만 아니라, 국내 국책연구기관(산업연구원, 환경정책연구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국립외교원 등), 대학(서울대학교, 한양대학교)의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는 중국팀 이외에 통상 및 타 지역(미국, 일본, 인도, 동남아, 중남미 등) 연구진이 공동으로 참여하였다. 또한 본 연구 결과의 타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의 연구자(정치·외교, 경제·통상·경제외교, 국제지역연구 등), 정부 및 기타 민간기업의 연구자 등 전문가(264명)를 대상으로 ‘미·중 전략경쟁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하였다.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중 갈등은 중국이 무역을 넘어서 산업·기술·공급망 등에서 미국의 경제안보를 위협하는 시대(China Shock 2.0)에 접어들고 있다. 트럼프 2기 이후에 발표된 미국과 중국의 주요 문건을 중심으로 미국의 대중국 전략과 중국의 대응 전략, 대응 방식 및 수단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1) 미·중 경제 갈등을 경제체제, 무역불균형, 지식재산권·기술이전, 국제경제질서에 대한 상이한 비전에서 미국과 중국이 근본적으로 대립하는 구조적 충돌로 이해한다. 경제체제의 근본적 충돌, 국가안보와 직결된 기술 패권 경쟁 및 첨단 산업 공급망 충돌로서 갈등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상상을 ‘뉴노멀(new normal)’로 인식하고 우리도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 미·중 갈등을 두 강대국의 다툼을 넘어서 21세기 세계질서의 방향을 결정하는 역사적 분기점으로 인식하고, 우리의 위치를 재정립하여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재정립해야 할 때이다.

    (2) 미국과 중국의 정부 문건(행정명령, 백서 등)을 기반으로 미국과 중국의 상대국에 대한 인식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양국의 기본 접근 전략과 목표, 접근 방식과 수단을 분석하였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을 ‘적대국(adversary)’인 동시에 ‘경쟁국(rivals)’, 특히 ‘전략적 적대국(strategic adversary)’인 동시에 ‘지정학적 경쟁국(geopolitical rival)’으로 규정하고,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전면적인 대중국 압박(관세, 수출통제, 투자 규제, 산업정책, 각종 리스트 지정, ICTS 등)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압박에 대해 중국은 일방주의적, 패권주의적 제재 조치로 중국의 ‘핵심이익(주권, 영토, 발전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인식하고, 강경하고도 즉각적인 대응 조치(보복관세, 핵심광물 수출통제 등)를 취하는 동시에 장기전(쌍순환 전략, 과학기술의 자립자강 및 자주통제, 새로운 질적 생산력, 우호세력 확대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향후 미·중 양국은 전면적인 대타협보다는 상호 간 관계를 적절히 관리하면서 서로에게 필요한 분야에서 협상하는 부분적 타결(small deal)이 반복될 것으로 예측한다.

    둘째, 트럼프 2기의 미·중 마찰과 경쟁을 무역(관세), 공급망(산업), 기술, 금융, 기후변화 대응과 그린전환 등 5대 분야의 경쟁(또는 전쟁)으로 인식하고, 5개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전략, 상대방에 대한 접근 전략, 수단을 분석하며,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질서와 한국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쟁점을 보다 구체화하여 동 쟁점에 대한 우리의 대응 방향을 제시하였다.

    (1) [무역/관세 전쟁] 미·중 간 무역(관세) 전쟁의 양상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영향과 쟁점을 도출하였다.
    ① 미국은 중국에 대한 관세 압박(기존의 301조 관세, 펜타닐 관세, 상호 관세, 232조에 근거한 품목관세 등)을 통해 중국의 불공정(unfair) 무역 및 투자 관행 시정, 대중국 무역적자 축소, 우회수출 차단, 높은 대중 의존에 따른 국가(경제) 안보에 대한 리스크 대응 및 미국 공급망에서 중국산 배제 등 다양한 전략 목표를 달성하려고 한다.
    ② 미국이 주장하는 공평무역과 대등한 개방에 근거한 고율의 관세부과는 WTO의 최혜국 대우 원칙을 위반으로 상대방의 합법적 권익에 대한 엄중한 손해로서 국내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역효과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 중국도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즉각적인 보복관세 부과와 희토류 수출통제 등 강경한 대응조치를 취하고 있다.
    ③ 미·중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2025년 10월 말 현재 시점에서 미국의 중국에 대한 펜타닐 관세, 상호관세 부과, 중국의 보복관세 부과를 전제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수입 감소(1,840억 달러), 중국의 대미 수입 감소(302억 달러), 그에 따른 양국의 생산 감소로 인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 감소(38억 달러), 대미국 수출 감소(1억 달러)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④ 단기간 내 미·중 간 제2차 무역협정이 타결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내 비자유주의적 전환(illiberal turn)이 미·중 긴장을 심화시키고 있고, 중국도 자신감을 기반으로 한 기술 발전과 대미 의존도 감소에 따라 무역 갈등을 감내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미·중 간 대타협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미국은 2026년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하려고 할 것이다. 중국은 제20기 4중전회에서 결정된 ‘15차 5개년 규획 건의’에서 현재 대국 간 경쟁이 더욱 복잡해지고 치열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미·중 전략경쟁에 장기적(지구전)으로 대응한다는 기본 방향을 재확인하였다. 최근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상대국에 대한 규제조치 실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합의하였다.

    (2) [산업/공급망 경쟁] 미국의 공급망(산업)에서 중국의 배제 전략과 중국의 대응 전략, 글로벌 및 미국 산업(공급망)에서 중국의 역할 변화, 미·중 간 산업(공급망)의 디커플링(decoupling) 가능성을 분석하였다.
    ① 미국은 중국을 적대외국세력(hostile foreign powers)으로 인지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으로 국가 및 경제안보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은 △ 관세를 통한 중국 의존 완화, △ 신산업(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에서 중국 주도 견제, △ 국가안보 보호를 위한 중국산 제품(스마트카 관련 SW 및 HW, 드론, 중장비 및 항만설비, 기타 공공안전제품 등) 사용 규제, △ 미국 첨단 고기술 제품의 중국에 대한 공급 제한 등 다양한 조치를 사용하고 있다.
    ② 이러한 미국의 전략과 조치에 대해 중국은 △ 미국 공급망 취약 부문 공략 및 협상 전략, △ 제3국 우회 수출 강화, △ 내수기반 확충, △ 자국의 산업(공급망) 강화 등 단기 및 중장기 대응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③ 글로벌과 미국 시장에서 중국의 역할을 분석한 결과 미국의 압박 조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커졌으나, 미국의 중국에 대한 의존은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중국의 제3국을 통한 미국으로의 우회 수출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미국의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는 낮아지겠지만 완전한 탈피(decoupling)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공급자 역할도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중국의 자체 공급망의 국산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판단된다.

    (3) [기술 경쟁] 미·중 간 기술 분야의 경쟁 구조, AI 및 양자기술 분야의 경쟁, 글로벌 기술 질서 변화를 분석하였다.
    ① 미국은 중국 공산당을 ‘기술 권위주의 모델(techno-authoritarian model)’을 추구하는 외국 적대세력(foreign adversaries)으로 규정하고, 핵심 인프라, 전략적 분야(핵심기술, 핵심 인프라, 헬스케어, 농업, 에너지, 원자재 등), 민감 기술(특히 AI, 양자 등), 신흥 및 기반 기술에 대한 ‘적대기술(adversarial technology)’의 접근을 차단하려고 한다. 이에 대해 중국은 ‘기술 자립(자립자강, 자주통제)’을 기치로 내세우고 내재적 역량 강화와 대체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중 간 기술 분야에서 상호의존성이 여전히 크고 완전 단절에 따른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에 ‘전면적 탈동조화(generalized decoupling)’는 어려울 것이며, 다만 안보·민감 기술 영역(반도체, AI, 5G, 양자)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탈동조화(strategic decoupling)’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② AI 분야에서 미국은 혁신(innovation)에, 중국은 확산(diffusion)에 방점을 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양자 분야에서 미국과 양국은 △ 반도체 및 클라우드 인프라 분야(현재 디커플링 진행 중), △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디커플링 가속 중), △ 데이터 생태계(분리 전개 중), △ 인재 및 연구 생태계(분리 점진적 진행) 등 단계별로 차별화된 분절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③ 양자 분야에서는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상호 협력보다는 디커플링, 즉 기술·경제 영역의 분리가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각종 수출통제와 투자제한 조치를 통해 중국의 양자기술 발전을 견제하고 있고, 중국도 자국 중심의 자립 생태계 구축으로 이에 대응하면서 양자 분야의 탈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④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 미국과 중국 중심의 기술표준 양극화, △ 공급망 블록화와 재편, △ 기술 인재·자본 흐름의 양극화, △ 다자체제의 공백과 동맹국 내 협력 강화 등 글로벌 기술 질서 재편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4) [금융/통화 패권] 미·중 및 통화 패권 경쟁의 관점에서 미·중 갈등을 재조명하였다.
    ① 달러 외환보유고 비중 감소, 달러 무기화 리스크, 미국 부채 증가로 달러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재기되면서 미 달러 패권 약화와 ‘탈달러화’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 중국 중심의 국제결제 시스템(CIPS) 구축, 위안화 오일 거래, 국제개발은행 설립 등 위안화의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② 미국은 국제결제뿐 아니라 미국 자본시장과 투자시장에 대한 중국 자본의 접근을 전략적으로 규제함으로써 미국 금융 자원이 중국의 기술 및 경제 굴기에 이점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
    ③ 중국 위안화의 글로벌 영향력은 커지지만 통화체제의 다극화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다만, 위안화의 글로벌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의 대중국 금융규제가 강화되면서 한국의 무역결제와 자본시장에 대한 위안화의 영향력이 빠른 속도로 커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5) [그린전환 주도권 경쟁] 미국과 중국의 기후변화 대응 및 청정에너지 정책을 분석하고, 동 분야의 주요 쟁점을 정리하였다.
    ① 미국은 화석연료의 개발을 재생에너지보다 우선시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기후변화는 ‘사기’이며 미국 경쟁력 약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공격하고, 파리기후협정 탈퇴, 기후협력 프로젝트 중단, 녹색기후기금 취소 등 기후 관련 국제협력도 중단하였다. 특히 청정에너지 전환은 중국이 통제하는 공급망 의존이라는 인식 아래 화석에너지 중심 전략으로 전환하였고, 청정에너지 분야의 탈중국을 추구하고 있다.
    ② 중국은 적극적 에너지 전환 및 글로벌 공급망 및 기술 표준의 리더십,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에서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중국은 신성장 동력 확보, 에너지 안보 확보, 글로벌 영향력 확대라는 다양한 목적하에 청정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중 갈등 과정에서 청정에너지 관련 공급망에서의 지배력을 기반으로 핵심광물의 생산·가공·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관련 광물을 대외 압박의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③ 미국 내 화석연료 생산 확대와 그에 따른 청정에너지 전환 지연이 글로벌 차원에서 기후변화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후퇴는 청정에너지 산업 및 기술에서 미국의 영향력 약화, 미국의 기후변화 거버넌스 영향력 약화로 이어지고, 반대로 중국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글로벌 청정에너지 공급망의 블록화와 보호주의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증대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셋째, 인·태 지역(미국은 인도·태평양,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만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미국과 중국의 기본 인식과 전략, 주요 쟁점을 분석하였다.

    (1) [인·태 지역 내 경쟁] 인·태 지역에서 미·중 전략경쟁의 변화 가능성을 분석하였다.
    ① 미국은 인·태 지역에서 지역 내 ‘격자형(lattice-like) 동맹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은 NATO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반도체 협력(Fab4),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MSP), 경제안보 플랫폼으로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공급망과 첨단기술 분야에서 한·미·일 삼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② 중국은 아·태 지역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미국 동맹 네트워크 강화에 대응하려고 한다. 미국의 전략에 대응해 ‘쐐기전략(wedge strategy)’, ‘연성 균형(soft balancing)’ 전략,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전략적 접근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아·태 지역은 BRICS 확대, BRI 연선, 글로벌 사우스 전략의 중점 대상 지역이기도 하다.
    ③ 이러한 상황에서 한·미 동맹과 한국형 ‘전략적 자율성’의 병행, 한·미·일 삼각협력과 한·중·일 삼각협력의 조화를 이루는 것은 우리의 중요한 과제이다.

    (2) [대만 및 해양 문제] 대만 및 해양을 둘러싼 미·중 갈등을 분석하였다.
    ① 미국은 ‘하나의 중국’과 ‘일방에 의한 대만해협의 현상 변경 반대 원칙’은 유지하지만,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 무기 판매 등 다양한 문제에서 중국과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행위에 대해 중국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익(영토 문제) 침해로 인식하고, 매우 강경한 입장에서 대응하고 있다.
    ②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관련국 간 평화적 해결 원칙’을 제시하고 있지만, 군함, 항공기 등 ‘항행의 자유(FONOPs)’를 주장하며 중국과 분쟁 중인 국가(필리핀, 베트남 등)와 군사적 협력(군사, 순찰, 정보공유 등)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활동에 대해서는 ‘영토 주권’ 및 ‘해양권익’ 수호를 위한 정당한 활동으로서 미국 등 제3국의 간섭을 배제하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③ 대만과 관련하여 대만 해협 유사시 개입 여부(주한미군이 대만해협 충돌 참전 요구),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 대만과 반도체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강화 문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영유권 및 관할권 분쟁, 미국이 펼치고 있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둘러싼 미·중 마찰 등이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하였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가정을 전제로 한 대응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사안별로 유연한 대응 입장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3) [한반도/북한 전략] 한반도와 북한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전략과 정책, 핵심 쟁점을 분석하였다.
    ① 미국은 ‘거래적 동맹관’의 관점에서 방위비 증가,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 ‘한반도 방어의 한국화’ 요구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 핵무기의 고도화 단계 진입 상황에서 북한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의 대가로 ‘비핵화’를 선택할 유인(誘因)이 낮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의 ‘실질적인 핵 보유’를 인정하는 발언을 지속하고 있어 ‘한반도 비핵화’가 북·미 협상의 목표가 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② 중국은 ‘두 개의 한국(two Koreas)’ 입장에서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한반도 정책 3원칙’을 지속해 갈 것이다. 특히 북한의 핵 고도화 단계에 진입한 상황에서 북한 핵문제의 ‘정치적 해결’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③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적 여건’ 조성 노력, 한·미 동맹의 현대화 과정에서 주한 미군의 역할을 둘러싸고 중국과의 갈등 가능성, 신냉전 구도 방지(한·미·일 vs 북·중·러 삼각 연대 강화), 북한의 국제기구 가입 증대 가능성에 대비한 외교적 노력이 배가되어야 한다.

    넷째, [유사 입장국 공조와 신흥 가교국 전략 리포지셔닝] 미·중 갈등과 쟁점에 대한 대만, 일본, EU 등 유사 입장국 및 글로벌 사우스의 입장과 대응 전략을 분석하고, 이들 지역과 공조 방안을 탐색하였다.

    (1) [유사 입장국 공조] 한국과 유사한 입장에 처한 일본, 독일 및 EU, 대만의 미·중 전략적 갈등에 대한 대응 전략을 살펴보고, 이들 국가 또는 지역과의 공조 방안을 탐색하였다.
    ① [일본] 미·중 전략경쟁 과정에서 일본은 미·일 동맹 강화, 경제안보 강화, 보통국가화 추구라는 매우 명료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미·일 동맹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경제안보(Economic Security) 정책을 강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을 자국의 군사력 강화의 기회로 활용하려 한다.
    ② [EU]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EU는 미국, 중국 모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피하고 자율성을 확보하는 ‘실용주의적 균형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 설정에 있어 2021년 2월에 신통상전략을 통해 발표한 ‘개방형 전략적 자율성(OSA: Open Strategic Autonomy)’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러한 전략적 자율성에 기반하여 EU는 미·중 경쟁 심화 과정에서 과거와 달리 미국과 중국에 대해 복합적이고 혼합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역내에서는 공급망, 핵심 인프라, 사이버, 핵심 기술 분야의 역내 복원력 제고에 방점을 둔 독자적인 경제안보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역외에서는 인·태 지역 국가와의 다각적인 경제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③ [대만] 대만이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분야의 기술 및 공급망 우위를 이용하여 미·중 전략경쟁에 대응하고 있다. 대만의 라이칭더 총통은 국제 협력을 통해 대만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국의 공급망 안보 우려 해소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글로벌 반도체 민주 공급망 파트너십 이니셔티브(2025년 2월 제안)’를 발표하였다. 동시에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에 적극 참여하고, 개별 기업(TSMC) 차원에서 우호적 국가에 대한 해외생산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이 대륙기업을 이중용도 수출 대상 리스트로 지정하고, 대륙도 미국의 군 관련 기업을 넘어서 일부 대만 기업을 이중용도 수출금지 대상 리스트로 지정하였다.

    (2) [신흥 가교국 협력 리포지셔닝] 트럼프 1기 이후 글로벌 ‘China+1’ 조류에 힘입어 신흥 공급망 가교국(new emerging connecting countries) 으로 부상했던 국가를 대상으로 이들 지역의 중국과 미국에 대한 전략을 분석하였다.
    ① [인도] 인도는 전통적인 ‘비동맹 외교’와 ‘전략적 자율성’ 기조 아래 자국 이익 중심의 실용적인 대미 및 대중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중 갈등을 자국의 공급망 강화와 전략산업에서 기술 내재화(‘자립인도’)의 발전 기회로 인식하고, 미국과는 첨단산업(우주, AI 등)과 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경제협력에서는 ‘확대(현실론)’와 ‘축소(중국 협력의 선별적 수용)’ 입장이 병존하고 있다.
    ② [ASEAN] ASEAN은 미·중 갈등 구조 속에서 ‘아세안 중심성(ASEAN centrality)’에 기반한 ‘다자주의 중립외교’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아세안 중심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트럼프 2기의 미국은 양자주의 압박을 가함으로써 아세안 중심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세안 국가들은 친미(親美), 친중(親中), 중립적 성향에 따라서 다소 다른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우회수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새로운 중간재, 전기차 및 이차전지에 필수적인 원자재의 글로벌 공급기지로서 ASEAN의 위상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중국-ASEAN FTA와 RCEP 등 제도적 협력을 기반으로 둔 중국의 우회 글로벌 진출 기지로서 ASEAN의 역할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③ [중남미] 중남미 지역은 미·중 경쟁 구조 속에서 내수시장 잠재력, 신흥 글로벌 공급망 기지(미국의 니어쇼어링 기지), 핵심광물 공급력, 글로벌 사우스로서의 전략적 위상을 기반으로 미국 및 중국과의 협력을 모두 확대해 왔다. 트럼프 2기에 들어서 미국과 중남미 국가 간 이민 정책, 관세 정책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중남미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다섯째, 국내 전문가(정치·외교, 경제·통상·경제안보, 지역연구 분야의 264명)를 대상으로 한 ‘미·중 전략경쟁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하여 전략 수립에 활용하였다.
    ① 2025년 10월 2~27일 국내의 정치·외교 분야, 경제·통상·경제안보 분야, 세계지역 연구, 기타 분야의 전문가, 정부 및 유관기관 종사자 264명을 대상으로 ‘미·중 전략경쟁의 쟁점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② 설문조사 결과는 △ 미·중 전략경쟁에 대한 인식, △ 미·중 전략 갈등에 따른 한·중 경제협력의 리스크, △ 미·중 전략경쟁 시대 한국의 전략 선택, △ 두 개 중심 국가(미국, 중국)와의 경제의존 관계 조정 방향, △ 신흥 가교국에 대한 전략적 리포지셔닝(repositioning) 방향, △ 인·태 및 지역 협력 과제 등 6개 분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③ 설문조사에서 미·중 전략경쟁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었고, 이에 대비하여 미국과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축소하고,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제시되었다.

    여섯째, 대응 전략과 새로운 대외경제협력 전략의 리포지셔닝을 중심으로 제시하였다.
    ① 미·중 갈등 심화·장기화 기류에서 국익 중심의 자국 우선 외교·통상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방안으로 △ 기존 한국의 대미 및 대중 전략적 레버리지 강화, △ 미·중 디커플링 과정에서 대안 공급자로서 한국의 레버리지(역량) 강화, △ 전략적 유연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기반 강화(한·중 FTA, 한·중·일 FTA, 인·태 지역 내 다자 FTA 등)가 필요하다. 미국의 입장에서 반도체 제조 공급망 구축, 핵심광물의 공급망 회복 강화, 중국에 대한 기술 견제에서 한국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고 평가할 수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 한국은 미·중 전략경쟁의 경계선으로서 미국의 동맹 국가이지만 완전한 반중 전선에 서지 않은 ‘균형추(balance lever)’ 국가인 동시에 중국의 첨단산업·공급망 분야에서 ‘작지만 핵심적인 영향력(small but pivotal power)’을 가진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다.

    미·중 갈등 과정에서 한국의 전략적 유연성 유지 과제
    - 한국의 대미 및 대중 전략적 레버리지 강화
    - 미국과 중국의 대안 공급자로서 한국의 레버리지 강화
    - 전략적 자율성 확보 제도 기반 강화
    ∙한·중 FTA 격상, 한·중·일 FTA, 인·태 지역 내 다자 FTA(RCEP, CPTPP 등) 강화

    ② 미·중 간 강대강 대립 구조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경제·무역 질서에도 근본적 변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미경중’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워지고 있다. 미·중 갈등 구도에서 미국과 중국에 대한 과도한 경제적 의존 구조를 탈피하는 것은 우리의 ‘전략적 유연성’ 확보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우리의 대외경제전략 추진 방향에 대한 제언으로 미·중 갈등 구조 속에서 새로운 대외경제협력 전략 리포지셔닝 방향으로 ‘안미경중’에서 ‘안미경세’로의 전환을 제안한다. ‘안미경세’의 기조 아래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축소하는 가운데 △ 한국, 일본, EU 등 중견 유사 입장국(like positioned countries)과의 글로벌 현안 공조 협력 강화, △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대 글로벌 중심국가(global hub)와의 ‘동태적 균형(dynamic balance)’, △ 신남방 및 중남미, 동유럽 등 신흥 글로벌 공급망으로 부상한 신흥 가교국(new emerging connecting countries)과 협력 전략 재조정(repositioning), △ 잠재 시장과 광물자원의 공급망 협력 대상으로서 신북방 및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지역에 대한 노출(exposure) 확대 등으로 구분하는 다층적 대외경제 및 지역협력전략 추진을 제안한다.

    ③ 미·중 갈등이 한국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한국의 대응 필요성이 큰 리스크에 대한 대응 과제에 대해 선제적이고, 유연한 입장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중국의 제3자 규제 압박 리스크가 반도체를 넘어서 AI, 핵심광물, 조선 분야로 확산되는 양상이며, 이러한 추세가 전략산업과 신흥 기술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동시에 본 연구에서는 우리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각 경제 분야의 핵심과제로서 △ [무역] 우회수출에 대한 모니터링 및 관리 강화, △ [공급망] 중국의 자강역량 강화 리스크 대응과 새로운 병목(bottleneck)에서 우리의 공급 역량 강화, △ [기술] 한·중 기술(NEXT 기술, AI) 협력에 대한 지경학적 리스크 대응 전략 강구, △ [기후변화] 환경 및 기후변화에서 유사 입장국과 협력 확대, △ [금융/통화] 글로벌 통화패권 경쟁의 풍선효과 대비(금융안보), △ [지역현안] 지역 현안에 대한 유연한 대응을 제시하였다.
    닫기
  • 러시아의 다극화 세계전략과 정책 시사점: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중심으로

    본 연구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세계질서의 변화와 러시아의 다극화 세계전략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 유라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다자기구로 부상하고 있는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푸틴 5..

    박정호 외 발간일 2026.02.13

    경제관계, 경제안보 러시아·유라시아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필요성
    2. 연구의 내용과 방법
    3.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제2장 트럼프 2기 국제질서 변동과 미·중·러 3각 관계
    1. 트럼프의 강대국 권력정치와 ‘역닉슨 전략’
    2. 다극 질서와 신형 국제관계의 접점, 상하이협력기구(SCO)
    3. 중·러의 공동전선과 ‘반닉슨 전략’

    제3장 상하이협력기구의 역사적 변천 과정과 발전 전망
    1. SCO 창설 배경과 발전과정의 주요 특징
    2. SCO 확장의 전략적 함의와 국제적 위상
    3. SCO의 전략적 협력 방향과 정책 과제

    제4장 푸틴 5기 러시아의 다극화 세계전략과 상하이협력기구
    1. 러시아의 다극화 세계전략의 추진 배경과 발전과정
    2. 러시아의 SCO 활용 전략: 외교안보적 측면
    3. 러시아의 SCO 활용 전략: 경제통상적 측면

    제5장 결론
    1. 정책 시사점
    2. 정책 제언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닫기
    국문요약
    본 연구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세계질서의 변화와 러시아의 다극화 세계전략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 유라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다자기구로 부상하고 있는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푸틴 5기 러시아의 다극화 세계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핵심적 정책 수단으로써 SCO 활용 전략을 다층적 측면(정치·외교·안보, 경제·통상 등)에서 연구했다.

    2장에서는 트럼프 2기 세계질서 변동과 강대국 국제관계를 심층적으로 고찰했다. 이를 위해 세계질서 변동의 주요 내용과 특징을 검토했고, 미·중·러 강대국 국제관계의 구조와 성격을 분석했다. 이와 동시에 중·러 관계의 개선과 발전이 SCO를 통해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되는지를 검토했다.

    현재 국제질서의 대변혁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이는 본질상 트럼프 2기의 출범과 미국의 대외전략 변화에 따라 촉발된 것이었다. 특히 글로벌 차원에서 외교안보와 경제통상 환경이 급격하게 변모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트럼프 2기 미국 우선주의 대외전략 추진으로 인해 전 세계는 ‘전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세계질서’에 정면으로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탈냉전기 ‘세계화’라는 기존의 익숙한 세계에서 미국은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 인권과 자유 민주주의 가치 수호, 시장 개방과 자유 무역, 공세적 권위주의 세력에 대한 대항, 글로벌 안보 보장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상하이협력기구에 대한 분석은 미·중 간 패권 경쟁 지속 및 첨예화, 미·러 간 대화 재개와 양자관계 정상화 가능성, 중·러 간 전략적 밀착 강화 등 미·중·러 3각 관계의 새로운 구조와 동학 속에서 글로벌 사우스, 브릭스(BRICS), 그리고 중국과 미국 등과의 전략적 관계 구축을 포함한 러시아가 추구하는 다극화 세계질서의 비전과 실천 방식에 대한 보다 객관적이고 폭넓은 이해를 제공했다.

    3장은 SCO의 태동과 발전과정의 주요 내용 및 특징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최근 SCO 확장 이후 주요 협력 방향과 중점 과제를 고찰했다. 아울러 국제사회에서 SCO의 국제적 위상과 발전 잠재력을 평가함과 동시에 발전 전망을 전체적으로 검토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SCO의 국제적 위상과 역할이 한층 증대되고 있다. SCO 회원국의 지속적인 확대와 더불어, 협력의 범위와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SCO는 출범 이후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함으로써 단순한 지역 차원의 안보협력기구를 넘어서서 안보, 정치, 경제 등을 포괄하는 유라시아 및 글로벌 대표 ‘통합 플랫폼’으로 새롭게 진화한 상태다. 특히 2025년 톈진 SCO 정상회의에서 기구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결과물들을 만들어 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군사 및 경제 안보 확립을 위한 체계적인 제도적 기반(4개 안보센터 신설, SCO 개발은행 설립 등)을 마련함과 동시에 SCO의 국제적 위상(회원국 및 파트너 국가 확대)과 역할을 더욱 확대했다. 이런 점에서 SCO가 유라시아 다자협력 확대와 글로벌 다극화를 위한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고 평가해 볼 수 있다.

    4장에서는 푸틴 시기 러시아의 다극화 세계전략을 파악했다. 먼저 러시아 다극화 세계전략의 이론적 기원과 발전과정을 추적하면서 주요 특징을 도출했다. 동시에 푸틴 5기 다극화 세계 건설을 목표로 한 러시아의 SCO 활용 전략의 목표, 방향, 과제 등을 외교안보적 측면에서 고찰했다. 아울러 러-우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와 SCO 주요 회원국들 간의 경제통상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망했다.

    러시아 지도부는 다극화된 세계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종합하면 첫째, 서방의 전방위적 대러 압박 작전과 전략적 견제 정책에 대한 반작용으로 미국과 NATO 등 서방세계의 영향력 확장을 강력하게 견제한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유라시아 지역에서 특별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자국의 세력권을 공고히 할 목적으로 SCO 등과 같은 역내 다자 협력체를 전략적 차원에서 활용하고자 한다. 둘째, 글로벌 공간에서 러시아 우호 및 지지 세력의 확대 작업을 진행 중이다. 러시아는 중국과 인도 등과 같은 기존의 핵심 협력국가들뿐 아니라, ‘세계 다수(World Majority)’와의 연대 결성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우면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협력 증진을 우선적으로 도모한다. 러시아는 전략적·전면적 동반자 관계이자 무제한 협력의 대상국가인 중국 이외에도 인도, 브라질, 튀르키예, 이란 등 주요 지역 강대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셋째, 경제적 측면에서 러시아는 국제적 고립 탈피 및 서방의 대러 제재 조치를 우회하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아프리카, 중남미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에너지와 식량 등 경제 안보 관련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한다. 또한 러시아는 위안화 또는 현지 화폐 사용 등 무역 통화 결제체제에서 대안적 경제 시스템 구축을 도모하고 있다.

    5장은 새로운 유라시아 및 북방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객관적인 정세 인식에 근거하여 정책 시사점과 제언을 제시했다. 이는 에너지와 광물 자원 공급선 확보 등 경제 안보의 다변화, 한반도의 평화공존과 주변국에 대한 전략적 관리 차원에서 대러시아 관계의 개선 방향 모색, 유라시아 다자협력 네트워크 확대를 목표로 한 대중앙아시아 접근 강화 방안 마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다자기구를 활용한 남북 관계 개선과 우호 세력 확보)에 대한 대외적 지지 확산, 외교 다변화 및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통한 글로벌 선도국의 대외적 위상 확립 및 역량 강화 등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닫기
  • 노동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국가간 인력교류 활성화 방안 연구

    최근 인구구조 변화와 기술 발전으로 인해 산업별, 업종별, 지역별, 숙련수준별 노동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국가간 인력 이동 활성화가 제시되고 있으나, 이민자 유입의 효과와 비용을 정확히 파악하여 적정 이..

    장영욱 외 발간일 2025.12.30

    국제이주, 노동시장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2. 선행연구 검토
    3. 연구의 목적과 구성

    제2장 한국의 노동수급 불균형 현황과 인력이동 관련 쟁점
    1. 노동수급 불균형의 정의
    2. 한국의 노동수급 불균형 현황과 전망
    3. 한국의 외국인력 제도 관련 현황
    4. 소결 및 쟁점

    제3장 주요 지역 노동수급 불균형 현황과 외국인력 제도 동향
    1. EU
    2. 미국
    3. 일본
    4. 아세안
    5. 인도

    제4장 인력이동 제도 효과 분석 1: EU 역내 자유이동
    1. 연구 배경 및 문헌 분석
    2. 자료 및 방법론
    3. 분석 결과
    4. 소결

    제5장 인력이동 제도 효과 분석 2: 한국 고용허가제
    1. 분석 배경
    2. 자료 및 방법론
    3. 분석 결과
    4. 소결

    제6장 인력이동 제도 효과 분석 3: Mode 4 개방
    1. 배경: 통상정책과 이민정책 간 연계 필요성
    2. Mode 4 개방의 경제적 효과
    3. Mode 4 양허 주요 사례 분석
    4. 소결 및 한국에의 함의

    제7장 요약 및 정책 시사점
    1. 연구 결과 요약
    2. 정책 시사점 및 제언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닫기
    국문요약
    최근 인구구조 변화와 기술 발전으로 인해 산업별, 업종별, 지역별, 숙련수준별 노동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국가간 인력 이동 활성화가 제시되고 있으나, 이민자 유입의 효과와 비용을 정확히 파악하여 적정 이민자 수를 정하는 것은 여전히 사회 난제로 남아있다. 본 보고서는 외국인력 유치가 특정 산업 및 숙련 수준에서 공급 부족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크게 세 가지 과업을 수행했다. 첫째, 한국과 주요국(지역)의 노동시장 수급 및 이민제도 변화 양상, 인력 교류 관련 주요 쟁점을 검토했다. 보고서는 먼저 한국의 관련 현황과 쟁점을 살핀 후(2장), EU, 북중미, 일본, 아세안, 인도의 사례와 비교한다(3장). 둘째, 숙련 및 비숙련 인력의 국가간 이동과 관련된 제도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각 장의 분석은 EU 역내 자유이동(4장), 한국 고용허가제(5장), 서비스무역협정 Mode 4 양허(6장)를 대상으로 한다. 셋째, 상기한 주요국 제도 검토 및 실증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의 맥락에 맞는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7장). 각 장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2장에서는 ‘노동수급 불균형’을 ‘특정 시기나 산업에서 노동력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는 현상’으로 정의한 후 그 양상을 분석하였다. 노동수급이 불균형이 경직적 임금으로 인한 일시적 인력 부족이나 과잉 차원을 넘어,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공급 변화, 산업 및 기술 발전에 의한 수요 변화 등 구조적 불균형을 포함하는 개념이라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국내 노동수급 불균형을 추정한 연구에서는 향후 5~10년 사이 노동시장 전반에서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것이라는 결과를 공통적으로 도출하였다. 특히 보건사회업, 정보통신업, 운수창고업, 숙박음식점업, 농림어업 등 특정 분야는 노동 부족이 가장 심각하게 나타날 산업으로 지목되었다. 한국의 외국인력 제도는 기업 수요 대응에 맞춰 단기순환형으로 운영되다가 최근 정주형으로 전환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저숙련 외국인력의 경우 단기 체류 중심으로 제약이 크고, 숙련 인력 유치 경쟁에서는 선진국 대비 매력도가 낮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또한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사회통합, 복지부담, 범죄 및 갈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노동력 수급 불균형 해소라는 경제적 필요와 국민 수용성, 통합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균형 있게 반영하는 이민정책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제3장에서는 5개 국가/지역을 선정하여 노동수급 불균형 현황과 인력 교류 제도 운영 동향을 조사하였다. 본 장에서는 선발 이주수용국으로서 EU와 미국, 후발 이주수용국으로서 일본, 이주 송출국으로서 아세안과 인도를 각각 검토하였다.

    EU는 회원국 간 자유로운 노동 이주를 허용할 뿐 아니라 이민의 역사가 길기 때문에 내국인과 이민자 간, 신규 이민자와 정착 이민자 간 노동시장 참여 특성 차이를 파악하는 데 용이하다. EU의 경우 (1) 제조업이 발달하고 건설 수요가 많은 국가에서 구인율(노동 수요)이 높게 나타나고, (2) 총고용 중 EU 국적자보다는 역외국으로부터의 신규 고용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3) 전반적으로 이민자의 고용률이 EU 국적자보다 낮으나 교육수준이 높은 이민자는 EU 국적자 고용 수준과 유사하고, (4) 역외국의 노동 이민자 유입으로 인해 경제활동참여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또한 EU는 단기 노동력 확보를 위해서 ‘단일 노동허가 지침’이나 ‘계절노동자 지침’과 같은 제도를 활용하고 있고, ‘EU 블루카드 제도’나 종사 직종 혹은 산업 부문에 따른 전문자격 인정 등의 제도로 숙련노동력을 유치하고자 했다.

    미국 역시 EU와 같이 건설업, 보건ㆍ사회복지 서비스업, 숙박ㆍ음식 서비스업, 농업 등 전통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고 근로 여건이 열악해 국내 구직자들이 기피하는 업종에서 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배경 아래 미국은 H-1B(비이민 전문직 비자), H-2A(비이민 농업 분야 단기 비자), H-2B(비이민 비농업 단기 비자), 임시보호신분(TPS: Temporary Protected Status) 제도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왔으며, 정규 제도로 충당되지 않는 인력은 미등록 이주민 유입을 통해 채우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정치적ㆍ안보적 고려와 맞물려 미등록 이주민뿐 아니라 합법적 이주민을 줄이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더욱 강경해진 단속과 추방은 농업과 건설업, 숙박 및 음식 서비스업과 같이 미등록 이주 근로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업종에서 비용 상승과 생산 지연을 야기했다. 또한 최근 한국 기업 공장 급습이나 H-1B 비자 수수료 상향 등 전문직을 겨냥한 통제 강화는 미국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후발 이주수용국으로서 만성적인 인구 고령화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이민 확대 정책을 펴고 있다. 일본 사례에서 한 가지 주목할 사항은 1990년대 초부터 진행되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여 여성과 노인 경제활동 참여율을 꾸준히 높여오다가, 이를 통해 노동수급 불균형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자 외국인 근로자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체류 외국인 수가 급증하기 시작하여 2024년에는 약 377만 명의 외국인이 일본에 거주하고 있다. 일본의 기존 외국인력 제도는 저숙련 영역의 기능실습 위주였으나 외국인 인권 보호 미흡과 기술-수요 미스매치로 인해 2024년 ‘육성취로’ 제도가 새로 마련되었다. 개편되는 제도는 인재 확보 및 육성을 강조하고 전문인력 비자 제도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등 개선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한 고숙련 외국인을 대상으로 꾸준히 제도를 확대하던 일본은 최근 특별고도인재(J-SKIP), 미래창조인재(J-FIND) 등을 도입하여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고 가족 동반을 허용하는 등 우대 조치를 주고 있다.

    다음으로 아세안은 노동수급 및 인력 이동 제도 운영 사례로서 말레이시아를 선정하여 분석했고, 인력 송출에 집중하는 사례로 베트남을 선정하여 분석했다. 국내에 많이 소개된 적 없는 말레이시아 사례는 다민족 배경 아래 오랜 이주 송출/수용 경험이 축적된 국가로서 시사점을 주었다. 말레이시아는 고숙련과 저숙련으로 이원화된 외국인력 제도를 운영하며, 인력 송출이 많은 특성을 고려해 ‘두뇌 유출’ 완화를 위한 Returning Experts Programme 등 동포 귀환 유도 정책을 병행한다. 한편 베트남은 인력 순유출 구조를 유지하면서 국가 주도의 인력 송출 정책을 정비해 왔으며, 2023년 통합법과 시행규칙을 통해 송출기업 허가ㆍ자본요건, 사전 직업ㆍ어학ㆍ오리엔테이션 교육, 해외취업지원기금(조기귀국ㆍ사고ㆍ분쟁 지원) 등을 제도화하고, 수수료 상한(근로 12개월당 월급 1개월, 36개월 계약 시 최대 3개월ㆍ중개 시 절반)으로 이탈ㆍ불법체류 유인을 완화했다. 인력 파견은 한국, 일본, 대만 프로그램이 주축을 이루며, 특히 한국행 비전문(E-9)ㆍ특정활동(E-7) 비자 비중이 높다.

    마지막으로 인도는 약 1,800만 명의 디아스포라를 보유한 최대 송출국으로, 지금은 한국과의 인력 교류가 아주 활발한 편은 아니나 향후 제도 정비와 협력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인재 유치의 풀로 활용될 잠재력을 지닌 국가다. 인도의 노동시장은 실업률 하락과 공식 고용 증가라는 공식 지표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90%가 비공식 부문에 머물고 숙련 부족ㆍ직종 미스매치ㆍ지역 격차로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해왔으며 청년ㆍ여성의 고용이 부진하여 해외 이주 유인이 커졌다. 이로 인해 인도에는 중동 국가 중심의 저숙련 단기 이주와 북미ㆍ유럽의 고숙련 장기 이주라는 인력 송출의 이중 구조가 형성되었다. 정부의 이민 정책은 저숙련 송출 인력의 안전과 복지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특화되어 있으며, EUㆍ영국ㆍ독일 등 선진경제권과 이동성 파트너십(MMPA)을 체결하는 등 학생ㆍ연구자ㆍ청년 전문가의 합법적 이동을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인도 출신 디아스포라가 본국과 꾸준히 교류하며 이주국에서 정체성을 유지하는 한편 숙련도를 쌓아 본국으로 귀환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어서 본 보고서의 제4~6장은 외국인력 제도의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세 가지 실증분석을 수행하였다. 먼저 제4장에서는 EU 내 이민자 비중 증가가 노동시장 효율성에 미친 영향을 노동시장 긴장도, 공석률, 실업 및 유휴인력 등 지표를 활용해 분석하였다. 내생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도구변수를 적용한 결과, 이민자 비중이 늘어나면 공석 감소와 유휴인력 증가를 통해 노동시장 긴장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기적으로는 저학력 이민자의 고용 증가가 뚜렷했고, 장기적으로는 고학력 이민자 유입이 서비스업 고용 확대를 견인하는 등 집단별ㆍ산업별 차이가 확인되었다. EU는 확대 과정에서 이민 유입이 크게 활성화되었다는 특수한 배경이 있으며, 이주민의 배경이나 유입국 국민의 수용성 또한 한국 등 다른 나라와 차이가 크기 때문에 분석 결과를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다만 노동시장 통합이 심화된 지역에서 관찰되는 인력 이동 제도의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EU 사례는 여전히 의미가 크다.

    제5장에서는 한국의 고용허가제 확대 효과를 분석했다. 2023년 일반 고용허가제(E-9) 쿼터 확대를 계기로 2022~24년 신규 외국인력 도입이 지역별 인력 부족과 노동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제4장과 마찬가지로 변이-할당 도구변수를 활용하여 분석했다. 그 결과, 외국인력이 늘어난 지역은 약 1년의 시차를 두고 인력 부족이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났음을 확인하였다. 다만 외국인 유입이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결과는 관찰되지 않았고 오히려 일부 지역에서는 생산성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신규 외국인력의 숙련 부족과 저생산성 사업체의 시장 퇴출 지연 때문으로 해석되며, 단기순환형 저숙련 외국인력 확대만으로 기대하는 긍정적 효과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시사한다. 따라서 신규 외국인력을 단순히 늘리기보다는 장기 체류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고용허가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으며, 이미 국내에 적응한 임시 근로자를 숙련기능인력 비자 등 안정적 제도를 통해 정착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제6장은 본 보고서의 독창적 기여로서 무역과 이주를 연계하여 분석한다. 본 장에서는 서비스무역협정의 Mode 4(자연인의 이동) 운영 효과를 분석함으로써 무역-이주 연계의 효과를 가늠하고자 했다. 대부분의 국가는 자국 이민정책 통제 우려로 Mode 4를 제한적으로 개방하며, 기존 협정에서도 주로 기업 내 전근자나 사업방문자 중심으로만 양허가 이루어지고 계약서비스공급자(CSS)나 독립전문가(IP) 개방은 미미하다. 본 장의 실증분석에 따르면, 단순 Mobility 조항만으로는 무역 증대 효과가 뚜렷하지 않으나 불법이주 통제 조항을 결합할 경우 서비스 교역 확대 효과가 나타난다. 특히 기업 내 전근자와 연수생의 양허는 긍정적 영향을 보이는 반면, CSS나 사업방문자는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Mode 4 양허가 비자제도와 연계되지 않거나 조건이 과도할 경우 실효성이 낮아짐을 의미한다. 이어 Mode 4 양허 모범사례를 조사한 결과, 최근 CSS와 IP를 포함하는 개방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제7장에서는 앞서 분석한 주요국 사례와 실증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인력교류 제도의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 정책 제언 영역은 크게 1) 외국인력 유입 체계 정비 및 고용 관리 강화, 2) 이민-통상 연계, 3) 송출국과 협력으로 나눠진다. 1)과 관련하여, (1) 데이터 접근성 개선 및 필요(부족) 인력 추계 고도화를 통해 정부 주도 외국인력 유입 체계를 유지하되, (2) 체류자격, 취업 허용 산업 및 사업장, 비자 전환 경로 및 요건을 정비하여 최대한 시장 수요에 맞게 인력이 유입, 배치되게 하며, (3)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구인-구직자 간 매칭을 통해 전체적인 고용 과정을 효율화, 신속화하고, (4) 기존 외국인에 대한 고용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2)와 관련하여, Mode 4 양허를 통해 전문인력 유입 목표를 정하고, 고숙련 노동자뿐 아니라 일본 , 필리핀 사례와 같이 돌봄 인력도 고려한 Mode 4 정책 설계를 제안한다. 이를 위해 현행 비자체계와 Mode 4 양허 간 정합성을 제고하는 것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3)과 관련하여, 송출국과의 협력을 통해 무역-이민-개발 연계 정책을 고안함으로써 인력 양성과 인력 수급을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본 보고서는 국내외 사례의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우리나라의 중장기 노동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인력 교류 활성화 정책을 제안하였지만, 연구에서 파악된 모든 쟁점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대안과 그 근거를 충분히 다루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민정책 거버넌스 구축 방안, 고숙련 인재 유치 전략, 세계 이민 환경 변화 분석, 국내 정부 이민자 취업 유도 및 불법체류 관리 방안, 이민의 비용/편익 분석 등은 후속 연구를 위해 남겨둔다.
    닫기
  • 글로벌 질서 변동과 새로운 북방전략 연구

    이 연구는 글로벌 질서의 변동 속에서 새로운 북방전략의 추진 방향과 정책 과제를 도출하는 데 핵심 목적을 두고 있다. 이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 측면에 분석의 초점을 맞추면서 내용상의 연계성을 확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첫째..

    박정호 외 발간일 2025.12.30

    경제관계, 경제협력 러시아·유라시아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필요성
    2. 연구의 내용과 방법
    3.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제2장 글로벌 전략 환경의 변화와 유라시아 新지정학
    1. 새로운 글로벌 전략 환경과 미국의 국가 전략
    2. 탈냉전기 유라시아의 정세 변화와 도전 과제

    제3장 북방협력의 평가와 과제
    1. 러시아
    2. 중앙아시아
    3. 몽골 및 코카서스 3국

    제4장 새로운 북방전략의 경제적 효과 분석
    1. 경제 효과 분석 개요
    2. 분석모형 및 데이터
    3. 분석 결과
    4. 소결

    제5장 결론: 新유라시아 전략의 추진 방향과 실행방안 제언
    1. 新유라시아 전략의 추진 방향 제언
    2. 新유라시아 전략의 실행방안 제언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닫기
    국문요약
    이 연구는 글로벌 질서의 변동 속에서 새로운 북방전략의 추진 방향과 정책 과제를 도출하는 데 핵심 목적을 두고 있다. 이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 측면에 분석의 초점을 맞추면서 내용상의 연계성을 확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첫째, 2025년 글로벌 질서 재편기 한국과 북방 국가들 간의 새로운 대외환경과 협력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둘째, 1990년 소련과의 수교 이후 추진된 북방정책 35년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주요 성과와 과제, 미래 협력 수요를 도출했다. 셋째, 새로운 협력 수요에 기반해 북방전략의 경제적 효과 분석을 진행했다. 이상의 분석 결과를 종합해 새로운 북방전략 방향과 주변국 관리방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제2장에서는 글로벌 전략 환경의 구조적 변화와 유라시아의 新지정학을 심도 있게 고찰했다. 새로운 대외전략 환경의 주요 특징과 북방전략의 추진 여건을 심층적으로 도출하기 위해 △ 대외환경의 변동과 새로운 국제질서의 향방, △ 탈냉전 체제의 대안과 미국의 복합 전략, △ 유라시아 지역주의의 발흥과 대외환경의 변동, △ 유라시아 국제관계의 새로운 동학과 미래 도전 과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푸틴 5기(2024~2030) 및 트럼프 2기(2025~2029) 강대국들의 지정학 경쟁 격화, 세계화의 약화 및 탈세계화 추세, 국제관계의 불확실성 증대 등 글로벌 외교안보와 경제 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급변하는 중이다. 게다가 세계는 이미 △ 기후변화의 압력, △ 글로벌 인구 구조의 변화, △ AI 등 첨단기술을 둘러싼 기술 패권 경쟁의 가속화, △ 국경을 넘나드는 테러리즘 등 지정학적 격변과 미국의 동맹 접근법 변화, △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실효성, △ 국제정치 및 군사ㆍ안보의 핵심 요인으로 등장한 핵무기 보유국의 행동에 대한 실제적 대응의 한계, △ 초국적 개인 소유 인프라 등 과거와는 전혀 다른 글로벌 안보 구조의 형성, △ 국제 무역과 기술 교류 방식에서 중대한 변화의 압력 등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3장은 지난 35년 동안의 북방정책에 대한 종합 평가를 진행하면서 주요 북방협력 대상국인 러시아와 몽골, 중앙아시아 및 코카서스 국가들과 한국의 경제관계를 살펴보고, 급변하는 국제질서와 불확실성 속에서 이 국가들이 안고 있는 성장 목표와 도전 과제를 파악함으로써 새로운 북방정책 수립에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했다.

    1990년 9월 수교 이후 지난 35년 동안 한국과 러시아의 정치외교 및 경제관계는 지속적으로 발전해왔으나, 전쟁 발발 이후 양국 관계는 상호 기대치와 경제성장 잠재력에 미치지 못한 채 공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의 위기는 단순한 경기침체나 일시적 충격이 아니라 강도 높은 제재 국면의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에너지 및 디지털 전환 등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있어 양국 관계 전반에 전략적 전환을 요구하는 새로운 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는 대화채널 재개를 통해 단기적으로 금융 안전판 확충 등 위기 관리와 상호 이해 증진,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ㆍ산업 협력 및 다자무대 연계성을 확보하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의 협력은 외교 지평을 확대하고 당면한 경제 과제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소련 해체 후 한-중앙아 5개국 외교관계 수립은 한국의 공산권 국가와의 대외협력 저변 확대와 중앙아 5개국의 독립국가로서의 국제사회 편입 및 균형 외교에 이바지했다. 현재 중앙아는 공급망의 위기,지정학적 불안정, 글로벌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현 상황에서 중앙아 5개국 정부는 지속적인 경제 발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투자 유치, 인프라 개선, 산업 고부가가치화를 목표로 하는 중기 국가발전계획을 추진하는 중이다. 따라서 한국과 중앙아의 전략적 수요에 부합하는 협력 분야와 방안을 모색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경제협력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전략 협력 분야로는 △ 광물ㆍ에너지, △ 디지털, △ 교통ㆍ물류, △ 보건의료, △ 온실가스 감축, △ 관광 등이 있다.

    한국과 몽골의 협력은 광물자원 분야에 집중되었으나 물류, 개발 환경 등의 제약으로 큰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글로벌 전략 환경의 변화와 몽골의 국가 개발 정책 등으로 인해 새로운 협력 기회가 발생하고 있다. 몽골은 경제 다각화와 수출지향적 산업화 및 고부가가치화를 기본 방향으로 광업, 농업, 에너지, 지식기반 창의산업, 과학기술, 관광, 교통물류 산업의 발전을 우선해왔다. 최근에는 △ 글로벌 자원 공급망 이슈 부상에 따른 희소광물 개발, △ 국토 균형발전과 울란바토르 과밀화 해소를 위한 신도시 건설 및 교통 인프라 확충, △ 에너지 자립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공급망 안정과 경제안보 강화라는 정책적 우선순위를 고려할 때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분야로 광물자원, 기후환경, 도시 개발, 교통물류, 에너지 산업의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된다.

    한국과 코카서스 3국 간의 협력 수준과 수요는 그동안 매우 낮았다. 코카서스에 초점을 맞춘 협력 전략은 부재했으며, 정부 간 협력사업과 개발 원조를 통한 단발적인 형태가 주를 이루었다. 코카서스는 최근 들어 교통물류, 에너지 공급망 측면에서 지경학적 중요도가 상승하고 있는 지역이다. 북방협력 다변화와 한국의 우호국 확대 측면에서 코카서스와 지속가능한 협력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코카서스 3국의 경제 개발 전략을 고려할 때, 교통물류, 에너지(신재생에너지), 농업 및 농식품, 관광 부문이 상호 간 전략적 산업 협력 분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제4장에서는 새로운 북방전략의 경제적 효과를 고찰했다.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북방지역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CGE(Computable General Equilibrium) 모형을 활용해 경제협력 수행 시 시뮬레이션별로 GDP, 총소비, 총투자 효과를 분석했다. 부분균형 분석은 시장 간의 영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균형 분석을 통해 국민경제 전체를 고찰했다. 분석 대상국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중국, 몽골 등을 포함했다. 구체적인 대상 및 분야는 기존 연구에서 경제 효과가 크게 기대되는 영역 구성을 참고하여 이를 토대로 시뮬레이션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상호 간의 수요가 맞물리는 물류망 및 전력망 구축, 에너지와 산업 협력, ICT 등 전략산업 협력을 비롯해 문화 교류 및 관광 협력 등을 대상으로 경제 효과를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대러 제재 완화 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경제적 파급효과의 영향력을 예측하고 상호 이익이 예상되는 전략적 협력 분야를 도출하고자 했다.

    분석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지정학적 요인의 변화를 고려한 중장기적 측면에서의 경제협력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즉 단기적으로는 미ㆍ중 갈등과 대러 제재 요인이 경제적 파급효과와 소비자 후생에 최대 장애가 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대러 경제제재 완화 및 해소에 대비한 전략 수립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산업 분야에서도 정책적 수요와 경제적 수요가 융합된 전략적 선택이 요구된다. 러시아와는 AIㆍ우주ㆍ바이오 등 첨단기술 분야와 북극항로 등 정책적 및 경제적 수요가 맞물린 물류ㆍ인프라 분야를 중심으로, 중앙아시아와는 자원ㆍ에너지 분야(희토류 등 핵심광물)와 교육ㆍ공공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등의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결국 대러 제재라는 지정학적 요인 변화와 경제안보라는 정치적ㆍ경제적 수요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제5장은 연구 내용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 새로운 대외환경을 고려한 정책방안을 제언했다. 새로운 북방유라시아 정책의 입안과 추진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거시적, 구조적 요인에 대한 심층적 고려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국제질서의 변화 방향과 주요 특성들을 우선적으로 파악해서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한국은 북방유라시아 지역 국가들의 새로운 도전 과제와 협력 수요를 감안함과 동시에, 전략적 우선 협력 분야를 중심으로 정책을 입안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새로운 대내외 환경과 협력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기존의 북방정책을 좀 더 광의의 공간 개념인 ‘新유라시아 전략’으로 확대 개편함으로써 보다 탄력적이고 융합적인 거대 지역권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는 것이 중요한 국가적 과제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고유한 강점과 국가경쟁력을 유효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한국은 불확실성 증대 시기에 국제사회에서 글로벌 선도국가로서의 대외적 위상을 정립해나가야 한다. 이는 한국이 글로벌 차원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해 新유라시아 전략을 추진함으로써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최대한 확장하겠다는 중대한 함의를 담고 있는 것이다.
    닫기
  • 일본의 노동력 부족 대응 전략과 시사점

    본 연구에서는 일본 노동력 부족 실태와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분석하였다. 일본의 노동력 부족을 역사적으로 고찰하면 1970년대 전반의 고도 성장기 말기,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전반의 버블 경제기, 2010년대 중반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기..

    정성춘 외 발간일 2025.12.12

    노동시장, 이주 및 이동 일본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2. 연구 범위
    3. 연구 내용

    제2장 일본의 노동력 부족 실태와 배경
    1. 일본 노동력 부족의 역사적 전개
    2. 일본 노동력 부족 현황과 특징
    3. 일본 노동력 부족의 구조적 배경

    제3장 일본의 국내 노동참가율 제고 정책
    1. 고령자 노동참가율 제고 정책
    2. 여성의 노동참가율 제고 정책

    제4장 외국인 노동자 수용 배경과 전망
    1. 일본의 외국인 노동자 관련 역사
    2. 일본 외국인 노동자 수용의 국제적 배경
    3. 일본의 외국인 노동자 수급 현황과 전망
    4. 소결

    제5장 일본의 외국인 노동자 정책 성과와 과제
    1. 고숙련 노동이주 정책
    2. 기능실습제도
    3. 특정기능제도
    4. 소결

    제6장 외국인 노동자 사회통합: 임금과 사회보장
    1. 내·외국인 간 임금 격차와 요인 분석
    2. 외국인 노동자와 사회보장제도
    3. 소결

    제7장 결론 1. 국내 잠재노동력 활용 확대 관련 시사점
    2. 외국인 노동자 정책 관련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닫기
    국문요약
    본 연구에서는 일본 노동력 부족 실태와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분석하였다. 일본의 노동력 부족을 역사적으로 고찰하면 1970년대 전반의 고도 성장기 말기,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전반의 버블 경제기, 2010년대 중반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1970년대 노동력 부족은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른 노동수요의 폭발적 증가가 원인이었고, 버블 경제기 노동력 부족은 서비스업으로의 산업 구조 전환에 따른 노동수요 증가와 주 40시간제 도입 등에 따른 노동공급 제약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발생하였다. 2010년대 이후의 노동력 부족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연령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라는 구조적 요인에 기인하므로 노동력 부족이 만성적으로 고착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 보고서의 제2장에서는 일본 노동력 부족 현황과 특징, 그 구조적 배경에 대해 자세히 고찰하였다.

    일본은 이러한 노동력 부족에 두 가지 전략으로 대응해 왔다. 첫 번째 대응 전략은 내국인 노동력 활용을 촉진하는 것이다. 일본의 생산연령인구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감소하였고 그 영향을 받아 노동력인구와 취업자 수 감소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생산연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2010년대 이후부터는 노동력인구와 취업자 수가 오히려 증가세로 전환되었다. 그 이유는 여성과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가가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제3장에서는 여성과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가를 촉진하기 위한 일본의 정책을 고찰하였다.

    두 번째 대응 전략은 외국인 노동자 수용 확대를 통한 노동력 확보이다.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2014년 약 209만 명에서 2024년 약 359만 명으로 지난 10년에 걸쳐 1.7배 증가하였다. 이 중 저숙련 노동자를 대표하는 기능실습생은 동 기간에 약 16만 2,154명에서 42만 5,714명으로 2.6배 증가하였고, ‘기능실습생’보다 숙련도가 높은 중간 숙련 노동자인 ‘특정기능’은 제도가 도입된 2019년 20명에서 2024년 25만 1,747명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기능실습생과 특정기능을 합하면 무려 68만 명의 외국인 중·저숙련 노동자가 일본에서 일하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 노동자가 급증한 배경에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공급 부족이라는 국내적 요인도 있지만,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국제노동이주 급증이라는 국제적 요인도 있다. 제4장에서는 국제 노동이주의 이론, 역사, 실제에 대해 고찰하였다. 그리고 제5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숙련 노동자, 기능실습제도, 특정기능제도로 구분하고, 각각에 대한 정책의 주요 내용, 성과와 과제를 고찰하였다. 급증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일본 사회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통합되어 가는지를 보기 위해 제6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 사회보장에 대해 고찰하였다.

    이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먼저 고령자 노동력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일본은 무려 40년에 걸쳐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왔다는 점을 주목하였다. 일본은 1986년 60세 정년제 노력 의무를 시작으로 1994년 60세 정년제 의무화, 2013년 희망자 전원 65세 계속 고용 의무화, 2025년 4월 모든 기업의 65세 고용보장 의무화 및 70세 고용 노력 의무 부여 등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인 제도 도입을 추진해 왔다. 그리고 각종 보조금 지원을 통해 기업 부담을 완화하고 노사 공동협의체 운영을 통해 제도의 수용성을 높였다. 기업에는 정년 연장, 계속 고용, 정년 폐지 등 다양한 선택지를 부여하여 부담을 완화하였다. 이는 노사 간 대립을 완화하고 제도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 우리도 참고할 필요가 있는 접근법이라고 평가된다. 이 보고서에서는 이 외에도 고령자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접근법을 제시하였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국가적 대응 체제 정비의 필요성도 제안하였다. 일본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체계적인 정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향후 사회적 불안 요인으로 발전할 우려가 있다. 일본 정부는 이민 정책에 대한 일본 사회의 민감한 반응을 고려하여 외국인 노동자 정책에 오히려 소극적으로 임해 왔다. 그러나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현실적으로 급증하고 있고, 일본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외국인 노동자 정책을 더욱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국가의 법제도 및 추진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 외국인 관련 기본법 제정, 외국인 정책을 총괄하는 정부 부처 신설, 외국인과 관련해 경제성장, 인구 정책, 노동 정책, 지역 정책 등 다양한 정책적 관점에서 고민하고 전략을 입안할 수 있는 정책 주체 육성, 외국인 국가전략의 신속한 책정 등이 주요한 과제이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은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정책 시사점이다.

    저숙련 노동자 수용 체제의 효율성 제고도 필요하다. 일본과 한국의 저숙련 노동자 수용 체제는 다르다. 일본은 국가의 개입이 적고 기업이 주도하여 외국인 노동자를 발굴, 채용하는 제도임에 반해 한국은 국가가 주도하여 외국인 노동자를 발굴, 채용하고 있다. 전자는 채용 과정에서 민간의 비용 부담이 높으나, 노동자와 기업 간 매칭이 잘 이루어지고 만족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후자는 민간의 비용 부담은 적지만 매칭 만족도가 낮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를 상호 보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저숙련 노동자라 하더라도 단기간에 쓰고 버리는 정책보다는 숙련도를 제고하여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숙련의 사다리를 잘 정비하는 것이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외국인 유학생의 활용도를 높이는 정책도 필요하다. 일본은 유학생을 고급 인재의 잠재적 공급원으로 중시하고 있다. 그리고 유학생의 국내 취업과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는데, 그 결과 유학생의 국내 취업률은 2023년 38.1%에 달하였다. 일본정부의 50%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하였지만 2013년의 24.7%에 비하면 크게 개선된 수치이다. 이에 반해 2022년 한국 내 유학생의 국내 취업률은 약 6%에 불과하여 일본과 대조적인데, 이는 한국의 노동시장 여건이 일본에 비해 취약하다는 차이점에 기인한다. 외국인 유학생은 국내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고 지역사회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유학생의 취업과 정착을 지원하는 시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정책 시사점으로 제시하였다.

    국제노동시장 기반을 정비하기 위한 국제협력도 필요하다. 외국인 노동자는 국제노동시장을 통해 한국과 일본으로 유입된다. 아시아 국제노동시장이 잘 작동하도록 기반을 정비하여 동아시아 인력 순환의 건전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며, 이를 통해 한국과 일본 등 수용국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한일 양국이 주도하여 다자간 이주협정을 체결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닫기
  • 북유럽 및 발트 3국의 탈러시아 경제 정책 성과 및 전망

    우크라이나 전쟁(이하 러-우 전쟁) 발발 이후 북유럽의 스웨덴과 핀란드 그리고 발트 3국은 최근 탈러시아 정책을 비롯하여 대외경제협력 부문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활발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던 스웨덴과 핀란드는 러-우..

    이철원 외 발간일 2025.09.18

    경제관계, 경제협력 유럽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선행 연구
    3. 연구 방법 및 구성

    제2장 북유럽 및 발트 3국의 대러시아 관계 변화
    1. 정치적·사회적 변화
    2. 경제관계 변화
    3. 에너지 공급망 변화

    제3장 북유럽 및 발트 3국의 탈러시아 경제 정책 관계 변화
    1. EU의 대러시아 제재
    2. 북유럽 주요국의 탈러시아 경제 정책
    3. 발트 3국의 탈러시아 경제 정책

    제4장 결론 및 시사점
    1. 요약 및 전망
    2. 유럽 전반에 대한 영향 및 전망
    3. 정책적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닫기
    국문요약
    우크라이나 전쟁(이하 러-우 전쟁) 발발 이후 북유럽의 스웨덴과 핀란드 그리고 발트 3국은 최근 탈러시아 정책을 비롯하여 대외경제협력 부문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활발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던 스웨덴과 핀란드는 러-우 전쟁 발발 이후 NATO 가입을 추진하여 2023년에 핀란드, 2024년에 스웨덴이 각각 NATO에 가입하였으며,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탈러시아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또 과거 구소련 국가였던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은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자국이 러시아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정치적· 외교적으로는 물론이고 에너지를 비롯한 경제 분야에서도 탈러시아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러-우 전쟁 이후 북유럽 및 발트 3국은 탈러시아 정책을 추진할 때 대러시아 에너지 의존도 감축을 비롯해 교역과 투자 부문 전반을 고려하여 시행하고 있다. 2022년 3월에 발표되고 5월에 구체화된 ‘REPowerEU’는 대러시아 에너지 의존도 감축을 목표로 하는 EU 차원의 정책인데, 위 국가들이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였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가스 수입선 다변화 정책으로서 LNG 도입과 PNG 수입 대체를 중점적으로 실시하였다. 이와 같은 북유럽 및 발트 3국의 탈러시아 경제 정책으로 인해 에너지 전환 부문에서는 물론이고 교역·투자 부문에서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

    북유럽 및 발트 3국이 이처럼 급진적으로 탈러시아 정책을 펼침에 따라 수출입, 투자 및 에너지 부문뿐만 아니라 방위산업 부문에서도 급격한 대외수요 증대가 예상된다. 최근 우리의 대유럽 방산수출 확대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위한 노력을 고려하면, 급진적인 탈러시아 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북유럽과 발트 3국이 우리의 방산수출 확대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진출의 주요 거점이 될 수 있다. 폴란드에 대규모 방산수출을 성공한 이후 한국은 방위산업 부문에서 가격 대비 성능 및 긴급조달 상황에서 우수한 납기 신뢰성 등으로 루마니아 등 여타 러시아 인접 EU 회원국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우리의 방산수출 확대 대상은 인근의 발트 3국과 북유럽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발트 3국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민간 콘퍼런스가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어 과거 구소련 국가에서 EU 회원국이 된 발트 3국은 우크라이나 재건과 EU 가입의 주요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우리 정부는 무상원조 및 EDCF 지원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을 지원하고 있으며, 정부 주도로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현지 네트워크를 다양화 및 체계화하고 있다.

    이러한 북유럽, 발트 3국의 대외수요 급변은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유럽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의 대유럽 진출전략도 이를 고려하여 재정비하고 정교한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등 중부유럽 4개국을 중심으로 추진된 우리의 대유럽 경제협력은 중동부유럽 EU 가입 20주년을 맞이하여 중장기 평가와 함께 진출 대상 지역 및 산업의 확대 재편이 필요하다. 또 정체된 유럽 시장에서 급변하는 수요를 사전에 파악하여 이런 수요가 반영된 정교한 대유럽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본 연구는 북유럽, 발트 3국의 탈러시아 정책 조사, 대외수요 변화 분석, 유럽 시장 전반의 수요 변화 전망, 우리와의 경제협력 확대 가능성 진단 등을 실시하여 러-우 전쟁 발발 이후 한국 정부 및 기업의 대유럽 전략 재검토를 위한 참고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동 연구는 북유럽 국가 중 러-우 전쟁 발발 이후 NATO에 가입한 스웨덴과 핀란드 그리고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의 탈러시아 경제 정책에 대해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 이슈를 다루었다. 첫째, 최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서 러시아와 북유럽·발트 3국 간 관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둘째, 이에 대응하기 위해 북유럽·발트 3국 정부는 어떠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지, 셋째, 이러한 변화와 각국 정부의 움직임은 우리에게 어떠한 기회가 되고,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이다. 상기 질문에 답하고자 제2장에서는 정치, 사회, 문화, 교역 및 투자 측면에서 북유럽과 발트 3국의 대러시아 관계 변화를 살펴보고, 에너지 공급망 변화도 짚어 본다. 제3장에서는 북유럽·발트 3국의 수출, 수입, 투자 등 경제협력 다변화 정책과 함께 에너지 공급망 변화, 방위산업 강화 등 경제안보 관점에서 탈러시아 정책에 대해 분석하였다. 제4장에서는 내용 요약과 향후 전망, 유럽 전반에 대한 영향, 한국과의 협력방안 등 결론을 제시하고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2022년 2월에 발발한 러-우 전쟁으로 북유럽·발트 3국의 러시아에 대한 인식이 급격하게 변하게 되었다. 제2장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5개국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가장 강한 나라는 스웨덴이었고 이어 핀란드, 리투아니아의 순으로 인식이 나빴다.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는 EU 평균보다 러시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가장 극적으로 강해진 나라는 리투아니아와 핀란드였으며, 핀란드와 스웨덴은 그간 유지해 온 중립 기조를 거두고 NATO에 가입하였다.

    러-우 전쟁 발발 이후 EU 차원의 대표적인 탈러시아 정책은 2022년 5월에 시행된 대러시아 에너지 의존도 완화를 위한 ‘REPowerEU’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2025년 5월부터 2027년까지 러시아산 에너지 사용을 전면적으로 중단하는 이행안이 발표되었다. 이처럼 EU 회원국들은 이러한 EU 차원의 탈러시아 정책을 이행하는 과정에 동참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북유럽·발트 연안의 상기 5개국은 이미 2014년에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부터 탈러시아 정책을 시행하였다. 다만 이들 국가에서 2014년부터 점진적으로 추진된 탈러시아 정책이 2022년에 발발한 러-우 전쟁 이후 더 급격하고 전면적으로 이루어진 측면이 있다.

    에너지를 비롯한 경제 부문에서 대러시아 의존도를 완화하고자 2014년 이후 탈러시아 정책을 꾸준하게 실시한 스웨덴은 북유럽·발트 3국은 물론이고 EU 역내에서 모범적인 정책 사례를 제공하고 있다. 장기적이고 점진적인 탈러시아 정책 추진으로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였으며, 녹색 전환과 디지털 전환을 통해 산업의 에너지 의존도를 자연스럽게 낮추었다. 이에 비해 북유럽의 핀란드는 다소 급진적으로 탈러시아 정책을 이행하였다. 물론 핀란드는 스웨덴에 비해 러시아와의 관계가 밀접하여 안보 위협이 크게 작용한 만큼 대러시아 에너지 의존도 완화 역시 급하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노르웨이, 미국, 네덜란드 등으로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가 신속하게 추진되었으며, 천연가스는 대대적으로 PNG에서 LNG로 전환되었다. 특히 러시아에서 핵연료를 공급받았던 핀란드는 해당 공급망을 미국으로 전환해야 했다. 발트 3국 중 리투아니아는 벨라루스, 러시아(칼리닌그라드)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탈러시아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하였다. 반면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는 상대적으로 러시아와 관계가 밀접하지 않았고, 대러시아 인식 변화도 크지 않았으나, 에너지 의존도 측면에서는 다소 전환이 필요하였다.

    이처럼 러시아와의 경제관계 밀접도와 녹색 및 디지털 전환 정도가 국가별로 달라 탈러시아 정책 시행 수준이나 속도에서 다소 차이가 있었으나, 대체로 녹색 전환, 디지털 전환, 에너지 공급망 전환 등의 분야에서 탈러시아 정책이 이루어졌다. 또 탈러시아 경제 정책 추진 결과 대러시아 협력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EU 회원국과의 경제협력 강화가 이루어졌으며, 특히 발트해 인근 국가와의 경제협력이 더욱 활성화되었다. 한편 EU 역외국 중에서는 미국과의 협력이 가장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북유럽·발트 3국은 탈러시아 정책 중에서 수입선 다변화에는 모두 적극적이었으나, 러시아는 수출시장의 역할을 어느 정도 유지하였다. 특히 식품, 농산품 등 필수품 교역과 물류는 다소 위축되기는 하였지만, 이와 관련한 러시아 네트워크는 상당 부분이 이어졌다. 투자 부문에서는 러시아와의 협력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으며, 러-우 전쟁 발발 이후 특히 제조업, 금융 부문과 무기, 첨단 기술, 사이버 안보, 핵심 부품 등 민감 부문에서는 협력 실적이 급격하게 축소되었다.

    지금까지 살펴본 북유럽·발트 3국의 탈러시아 정책 추진으로 인해 러시아와의 관계가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지를 예상하기 위해서는 러-우 전쟁의 종전 양상을 전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빠른 종전 협상 덕분에 극단적으로 흐르던 EU 회원국의 대러시아 관계가 분기점을 맞이할 수도 있고 전쟁 심화 및 장기화에 따라 반러시아 감정이 더욱 심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자국 에너지의 최대 수요처인 유럽과 관계가 악화될 경우 중국 등과 불리한 교역 조건에서 거래해야 하는데, 이런 손실을 장기적으로 감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종전 전망이 어떠한 시나리오로 전개되더라도 북유럽·발트 3국의 탈러시아 정책은 양측의 기본적인 협력 인프라와 공급 인프라를 단절하고 주요 산업협력 기반을 무너뜨릴 것이므로, 단기에 이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러·우 전쟁 발발 이후 북유럽·발트 3국 경제의 탈러시아가 전격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상기 5개국의 대외협력 수요가 급증하였으며, 일차적으로 EU 역내 중 특히 5개국 간 협력이 강화되었다. 하지만 기존의 대러시아 협력을 충분히 대체할 만한 대외협력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렇게 대외협력 수요가 급변하는 상황을 적절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일차적으로 에너지 부문에서 북유럽·발트 3국의 협력 대상이 급격하게 교체되고 있으며, 교역과 투자 부문에서 협력 수요 대체도 짧은 기간에 이루어지고 있다. 안보, 첨단 기술, 핵심 물자 부문에서 러시아와 단절하고 있고, 전기·전자와 기계, 농식품, 유통, 해운 등의 수출입은 물론이고 산업협력 부문에서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는 유지하기 어렵다. 이러한 측면에서 유럽 시장 내에서 우리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는 더욱 늘어날 수 있으며, 정부 차원의 대외협력 수요도 적극적으로 모색해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첫째, EU와의 협력 거점을 기존 중부유럽에서 북유럽·발트 3국으로 확장하는 당위성과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둘째, 북유럽·발트 3국 경제의 특징에 맞춰 유망 협력 분야를 모색해야 한다. 셋째, 북유럽·발트 3국 공통의 현지 협력 수요를 고려하여 상기 5개국을 통합하는 프로젝트에 우리가 참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이렇게 구축된 협력 거점에 기반하여 인근 거대 협력 수요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닫기
  • 향후 미얀마 국내 상황 및 주요국 미얀마 정책을 고려한 한국의 대미얀마 전략

    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

    김예경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관계, 국제정치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문제의 제기
    2. 연구의 목적
    3. 연구의 분석틀과 연구 방법
    4. 연구의 구성과 한계

    제2장 쿠데타 이후 미얀마
    1. 2021년 군부 쿠데타 배경 분석
    2.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국내 정치와 경제
    3. 군부의 대외 관계
    4. 소결

    제3장 동남아, 미국, 일본의 대미얀마 관계
    1. 아세안, 동남아 주요국과 미얀마의 관계
    2. 미국과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제재
    3. 일본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제재

    제4장 중국, 러시아의 대미얀마 관계
    1. 중국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관여
    2. 러시아와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관여

    제5장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시사점
    1. 한국과 미얀마의 관계 동학
    2. 대미얀마 정책의 환경
    3.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제안
    4. 소결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닫기
    국문요약
    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간 정부의 출범 등, 오랜 군부 통치를 뒤로 하고 정치적 변화의 희망을 보였다. 그러나 2021년 다시 군부가 정치의 전면에 등장하며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으면서 과거로 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미얀마는 군부의 쿠데타에도 불구하고 군부가 확실히 정권을 잡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민주화로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혼란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미얀마의 ‘민주화 역전’에 대해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대해 일제히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군부가 다시 정권을 잡은 미얀마에 강력한 경제제재를 단행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에 민감한 한국, 일본, 그리고 미얀마 문제로 인해 내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아세안과 일부 아세안 회원국 역시 이러한 제재 행렬에 동참하고 있으나, 그 정도는 각 국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이 국가들은 전면적 제재부터 선택적 제재까지 일반적으로 ‘제재’라는 대미얀마 대응을 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며 대체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추진한 유엔(UN) 차원의 제재와 규탄 성명을 무력화하는 등 정치적인 측면에서 미얀마 군부에 대해 더 온건한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미얀마 현재 정치 상황의 빠른 안정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군부의 쿠데타를 ‘국내 정치’로 보고 간섭을 자제하고 있다. 반면에 경제적으로는 미얀마와 협력을 지속 확대하는 추세이다. 특히 러시아는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두 국가는 기본적으로 ‘관여’의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관여는 정도에 따라 선택적 혹은 전면적 양상을 띤다.

    한국에 있어 미얀마는 2011년 정치적 자유화 이후 ‘동남아에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국가 차원의 공적 원조도 크게 늘었고 미얀마에 대한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2021년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한국정부는 미얀마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정치적·경제적 관계를 중단한 상태다. ‘전면적인 제재’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히 높은 선택적 제재 조치’를 취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한국의 대아세안 관계, 경제 안보, 공급망 문제, 미얀마에 대한 투자 기회 등의 측면에서 미얀마와 관계를 재개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없는 것도 아니다. 미얀마 군부 통치라는 현실과 미얀마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 사이에 딜레마가 있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외정책이 가진 기본적인 정책 방향성을 놓고 볼 때 아직 경제적 기회를 보고 미얀마에 관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2025년 군부가 시행하는 선거가 치러지기까지 현재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변화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2025년 이후 미얀마 국내에서 펼쳐질 정치적 시나리오에 따라 한국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이다. 2025년 선거 이후 등장할 정부가 사실상 군부 통치의 연장선에 있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과 입장은 단기적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선거 이후나 이전에 민주화 세력이 군부를 넘어 정권을 장악하고 개혁을 실시한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크게 미얀마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선회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내전 상황, 실패 국가로 귀결된다면 한국의 정책은 전혀 다른 방향, 즉 난민 수용, 내전에 대응한 평화 유지, 미얀마 내 교민 보호 등이 정책의 주된 방향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에 따른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정책과 만나지 않을 수 없다. 시나리오에 따라서 미국과 일본, 한국의 정책은 서로 유사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부문에서 속도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미얀마가 민주화의 방향으로 돌아섰을 때 미얀마의 재건을 위해 혹은 군부 통치하 미얀마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공조가 필요할 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군부 독재가 지속되는 상황이 불리하지 않으며, 이를 최대한 활용해 영향력을 확장하려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세안이 움직이는 방향 역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바, 아세안 국가들과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다만 아세안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수용성이 좀 더 높아 군부 독재가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안정된다면 이 독재 정부를 승인하고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단절된 한-미얀마 관계’와 ‘한-아세안 협력에 포함된 미얀마와의 관계’ 사이에서 생겨나는 모순을 해결할 논리가 필요하다.
    닫기
  • 무역이 국내 노동 재배치에 미친 영향과 정책 시사점

    경제적으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무역구조의 변화에 따라 노동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겪어왔다. 대표적으로 2000년대 이후 중국과 베트남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대중국ㆍ대베트남 수출입 증가는 우리나라 산업별 고용구조를 바꿨을 뿐..

    구경현 외 발간일 2024.12.30

    노동시장, 무역구조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목적과 구성
    2. 선행연구와 본 연구의 차별성

    제2장 국내 산업 간 노동 인력 이동 현황 분석
    1. 산업별 노동 인력 구성 현황
    2. 산업 간 노동 인력 이동 현황
    3. 산업 이동 노동 인력의 인구 특성 현황
    4. 소결

    제3장 무역의 변화가 국내 산업 및 직종 간 노동 재배치에 미친 영향
    1. 연구 개요
    2. 분석 방법
    3. 분석 자료
    4. 분석 결과
    5. 소결

    제4장 무역의 변화가 국내 노동 재배치에 미치는 거시적 영향 및 분배적 효과
    1. 연구 개요
    2. 분석 모형
    3. 모형과 자료의 결합(Parameterization)
    4. 정량분석 결과
    5. 소결

    제5장 국내 노동 재배치 관련 정책 현황과 개선 방향
    1. 직업능력 정책
    2. 고등교육 정책
    3. 취업 지원 정책

    제6장 결론

    참고문헌

    부록: 주요 제조업 유입자/비이동자의 인구 특성

    Executive Summary
    닫기
    국문요약
    경제적으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무역구조의 변화에 따라 노동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겪어왔다. 대표적으로 2000년대 이후 중국과 베트남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대중국ㆍ대베트남 수출입 증가는 우리나라 산업별 고용구조를 바꿨을 뿐 아니라 근로자들의 소득과 고용안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수입경쟁심화 산업에 종사했던 근로자는 장기에 걸쳐 근로소득 증가율이 감소하고 비자발적 실직을 경험할 확률이 높아졌지만, 수출증가산업에 종사한 근로자는 동 기간에 더 큰 근로소득 증가율과 고용안정성을 누렸다.

    본 연구는 중국과 베트남의 경제적 부상으로 인한 외생적인 무역충격에 따라 국내 산업별 노동 수요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근로자의 산업 혹은 직종 간 재배치가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일어났는지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즉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무역구조의 변화에 따른 비교열위 부문으로부터 비교우위 부문으로의 인력 이동’이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효과적이었는지 살펴본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노동 인력 재배치 과정의 비효율이 근로자의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기제와 경제 전체 후생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선행연구와 비교할 때 본 연구가 갖는 주요 차별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중국ㆍ대베트남 무역충격의 영향을 국내 산업 및 직종 간 노동 재배치라는 측면에서 실증적으로 살펴본 최초의 연구이다. 둘째, 산업 간 노동 재배치 마찰 비용과 산업연관관계를 명시적으로 고려한 일반균형 무역 모형으로 대중국ㆍ대베트남 무역충격의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산업별 노동 조정비용과 그로 인한 후생효과를 추정하였다. 셋째, 우리나라 고용보험 가입 전체 근로자의 정보를 담고 있는 행정 데이터인 고용보험 DB를 이용함으로써 2003~19년의 장기간에 걸친 국내 노동자의 산업 및 직종 간 재배치 분석의 정확도를 높였다.

    장별 주요 연구 내용과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제2장에서는 고용보험DB를 포함한 다양한 미시자료를 활용하여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산업 간 인력 이동 현황을 분석하고, 대중국ㆍ대베트남 주요 수입경쟁산업이 분포한 경공업과 수출증가산업이 집중되어 있는 중공업을 중심으로 평균적인 근로자의 산업 간 이동 패턴과 특징을 식별하였다. 우리나라 노동 인력 구성에서 제조업의 비중은 20% 내외 수준이나, 2003~19년 기간에 점차 감소해왔다. 제조업 인력의 감소 추세 및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약 3배 이상에 달하는 인력 규모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제조업’ 이동 경향은 계속해서 강세를 보였다. 특히 대표적인 대중국ㆍ대베트남 수출증가산업이 분포해 있는 중공업 분야의 산업들은 2000년대부터 제조업 내에서 이동하는 경향이 강했으며, 2010년대 들어서는 기술 수준이나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요 중공업(전자ㆍ기기-기계-운송장비-금속-전자ㆍ기기-화학) 간 이동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반면 대표적인 대중국ㆍ대베트남 수입경쟁심화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섬유ㆍ의복ㆍ가죽 등 경공업 분야의 산업들은 제조업 내에서 이동하기보다는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졌으며, ‘서비스업→제조업’ 이동 경향 역시 점차 약화되었다. 수출증가산업군의 성격을 가진 중공업은 소득 수준 상승이 수반되면서 고숙련 인력이 산업 내에 머무르거나 혹은 다른 산업 내 비교적 고숙련 인력이 유입되는 경향이 강했다. 반면 수입경쟁산업의 성격을 가진 경공업의 경우 인력 유입 자체가 미미했으며, 비이동자들 역시 소득 수준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제3장에서는 2000년대 이후 중국, 베트남의 빠른 경제성장으로 인한 한국의 대중국ㆍ대베트남 무역의 변화가 국내 노동자들의 산업 및 직종 간 이동에 미친 영향을 추정하였다. 도구변수를 활용한 2SLS 계량모형을 활용함으로써 제2장의 현황 분석과 달리 인과적 관계를 밝히는 데 주안점을 두었으며, 고용보험 가입자에 대한 전수 행정 데이터인 고용보험 DB를 활용하여 분석의 정확도를 높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커리어 초기 대중국ㆍ대베트남 수입경쟁산업에 종사했던 근로자는 상대적으로 이직 확률이 높았고 비자발적 실직으로 인한 이직을 경험할 확률도 더 높았다. 이직 시 동일 산업과 직종에서 일자리를 구할 가능성은 낮았으며, 이직 시 변경한 산업이 성장성 높은 수출증가산업군일 확률도 떨어졌다. 즉 수출증가산업 종사자에 비해 산업 고유(industry-specific)/ 직종 고유(occupation-specific) 인적자본 손실 위험이 높았고, 무역구조 변화로 성장성이 더 높아진 비교우위 산업으로의 이직도 어려웠다. 이는 앞선 연구들에서 대중국ㆍ대베트남 수입경쟁산업 종사자가 장기간에 걸쳐 수출증가산업 종사자에 비해 상당히 낮은 근로소득 증가율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를 설명한다.

    제4장에서는 산업별로 정의된 국내 노동시장과 투입산출 구조를 반영한 동적 일반균형 무역 모형을 이용해 2000년대 이후 대중국ㆍ대베트남 무역충격이 우리나라 후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거기에 국내 산업 간 노동 인력 재배치에 필요한 조정비용이 어떤 기여를 했는지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먼저 중국과 베트남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무역충격은 2003~19년 기간에 우리나라 제조업의 고용(비율)을 다소 낮춘 동시에 비제조업 고용(비율)과 비고용 인력(비율)을 다소 증가시켰다. 그리고 국내 노동자의 임금 총량을 점진적으로 증가시켰다. 무역충격으로 인해 임금 총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국ㆍ대베트남 무역충격은 우리나라 후생을 평균적으로 감소시켰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후생 손실의 크기도 커졌다. 그 이유는 노동의 산업 간 재배치에 드는 조정비용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노동 재배치 마찰로 인한 조정비용이 양(+)의 값으로 추정되었다. 즉 대중국ㆍ대베트남 무역충격에 대한 국내 노동시장 조정과정에서 많은 제조업의 고용 감소가 충분히 빨리 일어나지 않은 반면 비제조업의 고용 부문은 충분히 빠른 속도로 늘어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제3장과 4장의 분석 결과는 산업 간 노동 재배치가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지원하는 것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얼마나 중요한 함의를 갖는지 말해준다. 이에 5장에서는 무역충격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노동 재배치 지원 정책 방향이라는 관점에서 직업능력 정책, 고등교육 정책, 취업 지원 정책의 최근 주요 현황을 검토하고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논의한다.
    닫기
  • 러시아의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전략과 정책 시사점

    이 보고서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의 새로운 대외정책 방향인 글로벌 사우스 전략을 보다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파악하고자 한 연구 결과이다. 특히 전쟁 발발 이후 세계질서의 변동과 재편 과정을 고찰함과 동시에 대외전..

    박정호 외 발간일 2024.12.30

    경제관계, 경제안보 러시아유라시아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의의 및 필요성
    2. 연구의 내용과 방법
    3.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제2장 러-우 전쟁과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
    1. 러-우 전쟁과 국제질서의 변화
    2.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과 전략적 함의
    3. 소결

    제3장 러시아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 ­ 개념, 정세 인식, 목표와 과제
    1. 개념: ‘글로벌 사우스’와 ‘세계 다수’
    2. 정세 인식과 글로벌 사우스의 위상
    3. 목표와 과제
    4. 소결

    제4장 러시아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 ­ 다자적 맥락
    1. 브릭스의 출범과 발전 과정
    2. 러시아의 브릭스 정책 방향과 경제관계
    3. 소결

    제5장 러시아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 ­ 지역적 맥락
    1. 러시아-중동 관계
    2. 러시아-아프리카 관계
    3. 러시아-중남미 관계
    4. 소결

    제6장 결론: 정책 시사점 및 제언
    1. 정책 시사점
    2. 정책 제언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닫기
    국문요약
    이 보고서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의 새로운 대외정책 방향인 글로벌 사우스 전략을 보다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파악하고자 한 연구 결과이다. 특히 전쟁 발발 이후 세계질서의 변동과 재편 과정을 고찰함과 동시에 대외전략 환경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러시아 정부의 새로운 대외전략 방향을 분석하는 것에 연구의 주된 목적을 두었다. 다시 말해서 이 연구는 러시아 글로벌 사우스 전략의 방향과 주요 내용, 추진 현황을 다자적(브릭스) 및 지역적(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맥락에서 고찰하고, 이를 토대로 유용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했다.

    제2장에서는 러-우 전쟁과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을 고찰했다. 러-우 전쟁은 국제질서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정리가 가능하다. 첫째, 정치외교적 측면에서 국제관계의 진영화 과정이 심화되고 있다. 둘째, 안보적 측면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에 군사적 대결 구도가 조성되었다. 셋째, 경제적 측면에서 러시아와 서방 간의 유대관계가 훼손되고 말았다. 한편 진영화 및 분절화로 상징되는 국제관계의 변혁 과정에서 글로벌 사우스가 부상하고 있다. 이는 전쟁 이후 글로벌 사우스의 존재감이 부각됨에 따라 최근의 지구촌 국제관계에서 이들의 전략적 가치와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외적 위상 변화는 글로벌 사우스가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정치적 자율성 강화를 바탕으로 국제 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행위자로 참여함으로써 가능했다. 결국 러-우 전쟁은 세계의 분열과 국제질서의 변동,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이라는 국제관계의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 내는 중이다.

    제3장은 러시아 글로벌 사우스 전략의 개념, 정세 인식, 목표와 과제를 분석했다. 먼저 ‘글로벌 사우스’는 지리적으로 남반구에 있는 국가들이 아니라 경제적으로는 개발도상국이자, 정치적으로는 비서방국가로 분류되는 국가들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러시아는 최근 ‘글로벌 사우스’라는 용어 대신 서방 국가들을 배제하면서 자신을 포함하는 이른바 ‘세계 다수(World Majority)’라는 용어를 선호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의 정세 인식에 따르면 다음의 네 가지 사항이 특히 강조되고 있다. 첫째, 세계질서의 다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둘째, 세계질서의 변화 과정에서 새로운 경제협력 체계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포괄적 안보 위협과 강대국간 충돌 위험이 나타나고 있다. 셋째, 외부 압력을 받는 국가간 협력 강화가 세계질서의 위기에 대한 합법칙적 대응이 되고 있다. 넷째, 미국과 그 ‘위성국들’은 세계질서의 중심 중 하나로서 러시아의 강화와 독립적인 대외정책을 서방 패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면서, 러시아의 전면적 약화를 시도하고 있다. 2023년 3월 11일 푸틴 대통령이 승인한 새로운 「대외정책개념」에 규정된 대외정책의 우선 방향과 그에 따른 과제를 검토하여 글로벌 사우스 전략의 목표와 과제를 추론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한 세계질서의 다극화 촉진이다. 둘째,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안보에 대한 개입이다. 셋째,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확대이다. 넷째,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서 러시아에 대한 우호적 인식 확산이다.

    제4장에서는 러시아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을 다자적 맥락에서 검토했다. 특히 브릭스의 출범과 발전 과정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 러시아의 정책 방향과 경제 관계에 대한 내용을 정리했다. 러시아는 2013년 채택한 ‘러시아의 브릭스 참여 개념’에서 2006년에 러시아가 주도한 브릭스의 창설이 21세기 들어 발생한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사건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약 10년 후 전쟁과 제재 장기화로 인한 대규모 불확실성의 충격 속에서 러시아는 다극화 세계를 강조하며 브릭스의 중요성을 한층 더 강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브릭스의 외연 확장은 브릭스 역사에 중대한 전환점이자 출발점인 동시에, 브릭스가 글로벌 사우스를 포괄하는 러시아의 ‘세계 다수’ 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이정표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외연이 확장된 브릭스는 G20 회원국 중 7개국(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10개 아세안 회원국 중 4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이 참여하는 탄탄한 집합체이자 거대 시장으로 발전할 잠재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물론 브릭스는 회원국간 정치적ㆍ경제적 이해관계의 차이에 따른 내부 응집력 약화 및 와해 가능성 등에 따른 비관론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릭스는 본질적으로 ‘다자주의 연대’라는 분명한 공통의 목표를 바탕으로 결집되었고, ‘다양성과 포용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반서방이 아닌 비서방 대화협의체라는 점에서 기존 국제질서를 보완하는 효율적인 다자협력 메커니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제5장은 러시아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을 지역적 맥락에서 분석했다. 특히 전쟁 이후 러시아가 다극 질서 구축을 위해 우호 세력을 규합하고자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을 대상으로 외교 행보를 강화해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와 중동ㆍ아프리카ㆍ중남미 관계 발전의 성격과 특징을 조사했다. 먼저 러시아는 튀르키예(교역액 증대, 에너지 수출 허브, 원자력 협력), 이란(군사ㆍ무기 협력, 자국통화 거래, 에너지 및 투자 협력), UAE(러시아인 대량 이주, 새로운 비즈니스 시장) 등과의 관계 강화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둘째, 무엇보다도 군사 협력 분야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러시아는 35개 아프리카 국가와 군사협력 협정을 맺고 있으며, 이를 통해 무기 수출, 군사 훈련, 대테러 작전 등 다양한 형태의 군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경제협력 분야에서도 러시아는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곡물, 비료,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이 가장 두드러지며, 자원 개발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셋째, 러시아의 중남미 외교와 성과다. 중남미 지역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외교적ㆍ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일정 부분 성공했다. 특히 러시아는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와 같은 전통적 우방국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했으며, 이들 국가와 에너지, 군사,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했다. 게다가 러시아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주요 중남미 국가들과의 경제협력도 증진했을 뿐 아니라, 볼리비아와의 전략적 광물(리튬)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제6장에서는 연구 내용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 새로운 대외환경을 고려한 정책방안을 제언했다. 먼저 제2장(글로벌 사우스의 부상과 실용주의적 균형 외교), 제3장(러시아의 새로운 대외전략 추진과 세계질서의 변화 모색), 제4장(브릭스 확대의 의미와 발전 잠재력 요인), 제5장(러시아의 글로벌 지역 전략 추진 수단과 도전 과제) 등 장별 정책 시사점을 제시했다. 또한 중견국 외교 강화 및 확대,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전략적 협력방안 마련, 글로벌 차원의 다자간 의제 개발 및 육성을 위한 새로운 관점과 전략 수립, 러시아에 대한 전략적 관리방안 마련 등을 정책방안으로 제언했다.
    닫기
  • 인도의 중장기 통상전략과 한·인도 협력 방안

    국제무대에서 인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는 2023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되었고, 경제규모는 현재 세계 5위에서 2030년이 되기 전에 3위 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서방국가와 중국의 외교적 마찰이 심화하면서 인도가 선진..

    김경훈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관계, 경제협력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및 필요성
    2. 연구 구성 및 방법

    제2장 공급망 재편
    1. 인도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 현황
    2. 인도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 활성화 전략 및 성과
    3. 한·인도 협력 방안

    제3장 디지털 전환
    1. 인도의 디지털 전환 현황
    2. 인도의 디지털 전환 전략
    3. 한·인도 협력 방안

    제4장 기후변화 대응
    1. 인도의 기후변화 영향 및 취약성
    2. 인도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
    3. 한·인도 협력 방안

    제5장 남-남 개발협력
    1. 인도의 남-남 개발협력 현황
    2. 인도의 삼각개발협력
    3. 한·인도 협력 방안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1. 연구 내용 요약
    2. 협력 방안 및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닫기
    국문요약
    국제무대에서 인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는 2023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되었고, 경제규모는 현재 세계 5위에서 2030년이 되기 전에 3위 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서방국가와 중국의 외교적 마찰이 심화하면서 인도가 선진국의 주요한 협력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선진국은 인도와 교역, 투자, 개발협력, 안보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거대 소비시장 확보와 생산기지 이전을 목표로 한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자금이 인도에 유입되고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도 인도와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본 연구는 공급망 재편,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남-남 개발협력 등 4개의 주요 협력 분야를 선정해 인도 내 현황, 인도의 전략, 한국과 인도의 협력 방안을 분석했다.

    인도에서는 전방 및 후방 부문의 글로벌 가치사슬 무역 참여도가 2010년대 초중반 감소세를 보이다가 2010년대 말에 상승세로 전환되었다. 복잡 가치사슬 참여도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 가치사슬 참여도가 2010년대 말부터 글로벌 가치사슬 무역 참여도의 증가를 이끌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2010년대 초와 2020년대 초 글로벌 가치사슬 무역 참여도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인도의 이러한 점진적인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는 산업화 전략의 초점이 해외 부가가치를 활용한 수출 확대보다는 국내 부가가치 창출에 맞춰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정책은 ‘생산연계 인센티브’다. 2010년대 중후반에 추진된 ‘메이크 인 인디아’ 전략은 투자 절차와 인프라를 개선해 사업환경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한편 2020년대 초부터 도입된 ‘생산연계 인센티브’는 제조업체의 국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보조금을 제공하는 방침이다. 더불어 인도는 제조업 투자유치를 위해 쿼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와 같은 국제 협의체에서 공급망 관련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인도정부가 제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글로벌 기업이 앞다투어 인도에 생산기지를 설립하는 상황에서 한국 제조업체도 인도의 거대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인도 내 제조업 투자를 확대하는 데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한국 제조업체의 인도 진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 인도 정부는 공급망과 관련된 고위급 정례적 대화를 설립할 수 있다. 이 소통 창구를 통해 양국의 경제부처는 한국기업이 인도에 진출하면서 직면하는 어려움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으며, 회의에서 논의되는 사안은 향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개정에도 반영될 수 있다. 한편 인도와의 개발협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한국정부는 인도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사업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프라 부문을 지원해 연결성을 강화하고, 인도 기업과 인력에 중간재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교육 및 전수할 수 있다.

    인도의 디지털 경제는 그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속도 면에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인도에서 디지털 통신망, 기기, 콘텐츠, 금융, 전자상거래가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더불어 인도에서 디지털로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 교역이 늘어나고 있으며, 상당한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가 다양한 분야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디지털 경제의 성과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도에서는 자국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혜택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디지털 경제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정부는 전자신분증 제도 아다하르, 전자결제 제도 UPI, 전자상거래 제도 ONDC를 출범한 바 있다. 한편 인도정부는 디지털 데이터의 ‘공공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즉 데이터의 국경 간 자유로운 이동과 이를 위한 국제 교역규범 설정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이다. 최근 디지털 산업 발전을 위해 인도정부가 데이터 관련 규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해외기업의 인도 시장 및 데이터 접근성을 제한해 자국 기업의 발전을 도모하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

    디지털 협력 분야가 다양하다는 점과 인도가 디지털 경제를 국가발전 전략의 핵심 축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정부는 인도정부와 고위급 협력회의 제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 회의에서는 디지털 공공재, 통신망, 인공지능, 금융, 표준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으며, 협의 내용이 인도에 진출한 한국 디지털 기업의 전략에 반영될 수 있도록 민간 부문에 신속하게 전달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정부는 현재 발전단계에 있는 인도의 법제도 및 규제에 대한 분석을 지속하고, 위기 요인 발생 시 관련 내용을 기업들과 공유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 산업의 스타트업과 연구개발 활동에 한국과 인도가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인도는 기후변화 관련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는 국가 중 하나다. 이미 폭염과 폭우에 따른 피해 소식이 인도에서 자주 들려오고 있으며, 통계자료도 인도 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약 90년 전과 최근의 인도 기온을 비교해 보면 겨울은 따뜻해지고 여름은 그 기간이 길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강수량은 몬순의 절정기인 6월에는 줄어들고 몬순 후반기인 8~10월에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후변화와 함께 홍수, 폭풍 등 재난 발생 횟수도 잦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생명과 주거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노동생산성을 저하해 경제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어, 인도정부는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 관련 국가행동계획’하 신재생에너지 확대, 생태계 및 산림 보호, 지속가능한 도시 조성 등 주요 분야에서 대응책을 마련했으며, 자연재해 피해가 커지는 점을 고려해 ‘국가 재난관리 계획’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인도정부는 기후변화 완화 정책도 도입하고 있는데,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 및 실행 방안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도는 기후변화 관련 정책을 국제사회에서도 추진하면서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사우스의 선도 국가가 되려는 모습도 보인다. 인도는 ‘국제 태양광 동맹’과 ‘재해 복원력 있는 인프라를 위한 국제 연합’의 설립 및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다자 협의체를 통해 인도는 여타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 도입과 인프라 확충을 지원하고 있다.

    인도의 기후변화 관련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적응 및 완화를 위한 양자간·다자간 협력 등 다층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정부는 인도와 기후변화 분야에서 협력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정례적으로 고위급 대화 채널을 구축할 수 있다. 해당 회의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부문과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인도의 수요와 한국의 경쟁력을 파악하여 협력 전략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정부는 인도가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하여 국제적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도가 주도하고 있고 이미 다수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참여하는 ‘국제 태양광 동맹’과 ‘재해 복원력 있는 인프라를 위한 국제 연합’에 한국이 가입해 다양한 국가와 함께 국제문제 해결에 나설 필요가 있다. 더불어 한국정부는 인도와의 개발협력 사업을 녹색 분야에 집중하고 개발협력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녹색금융 도구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인도는 여타 개발도상국과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위한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도의 남-남 개발협력은 1950년대에 시작되었고 2010년대부터 빠르게 심화되었다. 인도는 남-남 개발협력을 위해 다양한 정책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인도의 양자간 유무상 원조는 부탄, 네팔 등 주변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인도는 수출입은행을 통해 차관도 제공하고 있는데, 최대 수원국은 방글라데시다. 수출입은행 차관의 경우 인도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용도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에 있는 다수의 국가에 제공된다. ‘인도 기술 및 경제협력 프로그램’은 개발도상국 인력을 인도에 초청해 교육 및 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주변국에 백신을 기부하는 등 국제사회의 재난 해결에도 기여한 바 있다. 많은 선진국은 주요 공여국으로 부상한 인도를 삼각개발협력의 조력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 인도가 국내 개발문제를 해결하면서 쌓아온 풍부한 정보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특정 국가와 오랜 기간 개발협력을 수행해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삼자개발협력은 협력 진출 경험이 제한적인 국가에서 선진국의 개발자금을 활용해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인도에 제공한다. 이러한 전략을 기반으로 인도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과 다양한 유형의 삼각개발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도 글로벌 중추국가로 부상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인도와의 삼각개발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국제 태양광 동맹’과 ‘재해 복원력 있는 인프라를 위한 국제 연합’과 더불어 ‘글로벌 바이오연료 연합체’와 디지털 부문의 ‘원퓨처(One Future) 연합’ 등 G20 뉴델리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다자 협력체에 한국도 가입함으로써 삼각개발협력 기회를 도출할 수 있다. 한국은 삼각개발협력을 아직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지 않은 상황으로, 전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우선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 이후 한국과 인도가 삼각개발협력 의지 및 목표를 담은 공식 문서를 체결하고 양국의 특장점을 반영한 구체적인 사업을 발굴하는 조직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보고서는 한국정부가 인도와 원활하게 경제협력을 하기 위한 사전적 준비를 강조했다. 첫째, 경제 규모,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해 우리는 인도를 여느 개발도상국이 아닌 핵심적인 협력 대상국으로 인식하고 이에 걸맞은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인도의 발전에 따라 개발금융 도구에 대한 수요가 다양화되는 점을 고려해 한국정부도 원조 기관 및 공공금융 기관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자금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해야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인도정부가 자국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상황으로, 한국기업은 인도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진출 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한국정부는 이를 위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양국의 기업 및 인적 교류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에 대비해 인도 내 재외국민의 거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한국정부의 섬세한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주요 협력 도구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무상원조, 유상원조를 한국의 각각 다른 정부기관이 담당하는 상황에서 대인도 전략을 총괄하는 정부 체제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밀접한 조율을 통해 협력 도구 간 시너지를 확대하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닫기
공공누리 OPEN /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 출처표시, 상업용금지, 변경금지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표시기준 (공공누리, KOGL) 제4유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금지 +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정책 참조

콘텐츠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

콘텐츠 만족도 조사

0/100

TOP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