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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간협상, 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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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을 둘러싼 미중 전략 경쟁과 우리의 대응방향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의 확보는 오늘날 경제, 군사, 안보 측면에서 한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국가 차원의 AI 기술 발전 수준에 대한 지표를 살펴보면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며, 중국이 2위로서 그 뒤를..

    예상준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안보, 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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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2. 연구의 목적
    3. 연구의 구성

    제2장 미국의 AI 전략
    1. 국내 정책
    2. 국제 협력
    3. 중국 견제를 위한 통상정책
    4. 소결

    제3장 중국의 AI 전략
    1. 국내 정책
    2. 국제 협력
    3. 미국의 통상정책에 대한 대응
    4. 소결

    제4장 국제사회의 AI 규범 및 거버넌스 논의 동향과 미중 경쟁에 대한 함의
    1. 다자 논의 동향
    2. 양자 및 복수국 간 논의 동향
    3. 산업계 동향
    4. 학계 동향
    5. 미중 경쟁에 대한 함의

    제5장 미중 인공지능 연구 경쟁과 주요국의 대응
    1. 연구 배경 및 선행연구
    2. 국가별 인공지능 연구 동향 분석
    3. 중심성과 인용 건수 간의 관계
    4. 소결

    제6장 미중 인공지능 표준화 경쟁에 대한 이론적 고찰
    1. 연구의 배경
    2. 이론 모형
    3. 미중 인공지능 표준 경쟁에 대한 함의
    4. 소결

    제7장 정책 시사점
    1. 미중 반도체 기술 주도권 다툼과 한국의 전략적 대응방안
    2. 미국-EU 규제 격차와 한국의 중재자 역할
    3. 안보-기술 균형과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재편방안
    4. 스마트 제조기업의 AI 플랫폼화를 통한 글로벌 표준화 전략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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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의 확보는 오늘날 경제, 군사, 안보 측면에서 한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국가 차원의 AI 기술 발전 수준에 대한 지표를 살펴보면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며, 중국이 2위로서 그 뒤를 쫓아가고 있다. 이 두 국가와 나머지 국가들 간 AI 기술 경쟁력 지표를 비교해 보면 두 그룹 간 큰 격차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AI를 둘러싼 국가간 경쟁 구도는 사실상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나타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경쟁과 마찬가지로 AI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은 글로벌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목적을 갖는다. 따라서 AI 기술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양국의 정책은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이익과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는 특징을 나타낸다. 이러한 상황에서 AI 기술 발전을 견인하는 선두 그룹에 속하는 두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서로를 견제하면서 후발 주자와 협력하는 방식을 살펴보는 것은 후발 주자 그룹에 속한 국가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후발 주자인 국가가 첨단 AI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자체적인 전략을 수립할 때, 양강의 AI 전략에 대한 이해를 통해 경쟁의 심화에 따른 일방주의적 조치의 출현을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한편 기술 선도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자국의 AI 기술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보고서는 이와 같은 배경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과 활용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의 현황을 살펴보고 그에 대응하는 우리의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특히 국제사회의 역학 관계 속에서 양국의 헤게모니가 작용하는 세 가지 분야인 규범 및 거버넌스, 연구 협력, 기술 표준에 대한 분석을 통해 글로벌 차원에서 나타나는 미중 간 AI 전략 경쟁의 양상을 살펴보고 관련 정책 수립에 있어 참고할 만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본 보고서의 제2장과 제3장은 미국과 중국의 AI 전략을 국내 정책, 국제 협력, 통상정책(수출통제)과 그에 대한 대응 등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미국의 AI 정책은 2016년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통령실 직속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소위원회’ 설치를 계기로 처음 시작되었으며,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면서 다양한 부처와 기관을 통해 확대되었다. 미국의 AI 정책은 연구 개발에 대한 지원, 연구 인력 양성, 정부 부처 AI 기술 도입, AI 기술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 등으로 요약된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은 AI의 신뢰성, 안정성, 인권, 민주주의적 가치, 윤리 등에 관한 규범 및 거버넌스를 다자적 협력체계를 통해 구축하고 있으며, 이 중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강조는 중국이 추구하는 국제사회의 AI 규범 및 거버넌스 논의와 이질성을 드러낸다. AI 기술 확보 경쟁과 관련하여 미국의 대중국 견제는 통상정책을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로 중국의 기업이 수출통제 대상 명단(entity list)에 등재되기 시작하였고, 바이든 행정부하에서는 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 수출통제가 시행되고 강화되었다. 대중국 반도체에 대한 수출통제의 범위는 칩과 제조 장비를 포함하여 생산 소프트웨어와 고대역폭 메모리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아웃바운드 투자 규제 등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AI 발전 정책은 「13차 5개년 규획(2016~2020)」에 처음 포함되었고 2017년 「차세대 AI 발전규획」을 통해 구체화되었다. 해당 규약에 따르면 중국은 2030년까지 AI 이론 및 기술, 응용 전 분야에서 세계 선두권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AI 전문인력 양성(‘대학 AI 혁신 행동계획’), AI 기술 실증과 정책 실험을 위한 시범단지 조성(‘차세대 AI 혁신발전 시범단지’) 등의 정책이 추진되었다. 미국과의 AI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수립된 「14차 5개년 규획(2021~2025)」은 AI를 국가전략상 중요 핵심 기술로 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차세대 AI 연구 지원(‘과학기술혁신-2030 프로젝트’), 산업 적용 확대 (‘AI 플러스 행동방안’), 데이터 표준화 및 인프라 강화(‘동수서산 프로젝트’), AI 기술 표준체계 구축(‘국가 AI 산업 종합 표준화 시스템 건설 가이드’) 등의 정책이 추진 중이다. 중국의 AI 규제 정책은 국가보안기관의 데이터 통제 권한, 데이터 국경간 이동 규제, 개인정보 역외 전송 제한 등 데이터 기반의 강력한 규제로 요약되나, 최근 외국인투자 및 경영 환경의 악화로 인해 규제 수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다. 한편 미국과의 AI 전략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AI 거버넌스 분야의 주도권을 선점하고자 자국 내 법적, 윤리적 규제체계 또한 강화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AI 규범 및 거버넌스 의제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은 선진국 또는 소그룹 중심의 AI 규범 및 거버넌스 구축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개발도상국의 AI 역량 강화와 글로벌 격차 해소를 위한 협력을 강조하는 전략적 태도를 보인다. 특히 2023년 10월 중국이 ‘일대일로 국제 협력 정상포럼’에서 제시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에는 한 국가가 타국에 AI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해당 국가의 주권을 존중해야 하고, AI 기술의 독점과 글로벌 AI 공급망의 단절화에 대해 반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러한 중국의 시각은 글로벌 AI 규범 및 거버넌스에 대한 미국의 접근법과 차이를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조치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상응 조치의 마련과 반도체 기술 국산화로 요약된다. 상응 조치는 갈륨, 게르마늄과 같은 차세대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를, 반도체 기술 국산화는 화웨이 중심의 AI 반도체 개발과 반도체 투자기금 조성 등을 포함한다. 다만 반도체 자립이 이루어지더라도 체제 문제로 인해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이 국내 중심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미국기업의 AI에 비해 글로벌 서비스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계점도 존재한다.

    제4장과 제5장, 제6장은 각각 국제사회의 AI 규범 및 거버넌스 논의 동향과 미중 경쟁에 대한 함의, 미중 간 AI 연구 경쟁, 미중 간 AI 기술 표준화 경쟁을 심층적으로 다루었다.

    구체적으로 제4장에서는 AI 규범 및 거버넌스 논의를 다자적 논의, 양자 및 복수국 간 논의, 산업계 동향, 학계 동향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다음의 네 가지 측면의 함의를 도출하였다. 첫째,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은 자유와 인권을 강조하며 EU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는 2024년 EUㆍ미국의 주도로 채택된 AI 분야의 구속력 있는 최초의 복수국 간 조약인 ‘AI와 인권, 민주주의, 법치주의에 관한 기본 협약’을 통해 드러난다. 둘째, AI 규범 수준과 투명성 요구에 있어 미국과 EU 간 견해 차이가 존재하며, 이는 미국 AI 기업들의 EU 규범 준수를 어렵게 만들어 미ㆍEU 양자 간 협력에 잠재적 갈등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UN의 AI 고위급 자문기구가 제안한 바와 같이 국제 표준 개발과 AI 시스템 모니터링 등을 위한 국제기관의 설립은미중의 이익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화되기 어려우나, EU를 포함한 주요국이 양강의 정책 변경을 유도할 수 있는 균형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넷째, AI 기술의 위험성 평가나 AI 책임성에 대한 글로벌 기준의 수립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인 산업계 및 기업의 의견도 중요하나 중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학계 전문가의 참여가 더욱 중요하다.

    제5장에서는 CSET(Center for Security and Emerging Technology)에서 발간하는 CAT(Country Activity Tracker: Artificial Intelligence) 데이터에 기초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국가 단위의 인공지능 논문 건수 및 인용 건수, 국가 간 공저 논문 건수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주요국의 연구 네트워크 변화와 중심성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미국과 중국 간 AI 연구에서 탈동조화 현상이 본격화되었으며, 특히 미국의 수출통제 정책 이후 양국의 공동 연구가 크게 감소하였다. 미국이 AI 기술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영국, 호주, 캐나다 등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왔다. 이 중 영국은 중국의 높은 논문 생산성과 질적 우위를 이유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영국, 호주, 일본은 중국과의 공저 논문 수가 미국과의 공저 논문 수보다 많았고, 캐나다와 인도는 미국과의 인공지능 공저 논문 수가 중국과의 공저 논문 수보다 많았다. 한국의 경우 AI 논문 개수에서 세계 7위를 기록했으나 국제 협력과 연구 네트워크 중심성은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이나 중국과의 공저 논문은 많지만, 영국, 독일, 캐나다 등 유사 입장국과의 협력이 부족해 다양한 층위의 국제적 협력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제6장에서는 AI 기술 표준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을 제3국 정부의 표준 선택을 묘사하는 이론 모형을 수립하여 분석하였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능이 개선되는 AI 기술의 특징을 바탕으로 설정한 모형을 분석한 결과, 다음 세 가지 함의를 도출할 수 있었다. 첫째, 성능이 우수한 파운데이션 AI 모델을 가진 기업의 기술에 기반한 표준이 제3국의 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미중 간 AI 기술 표준의 차이가 커질수록 표준 경쟁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경제적 요인 외에 제3국의 정치, 안보 등의 요인이 표준 결정 문제에 있어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셋째, AI 서비스를 매개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이윤을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AI 기술 우위를 가진 국가의 표준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미국의 빅테크 기업이 제3국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독점적으로 운영하며 AI 서비스를 중개할 경우, 해당 국가의 정부는 미국 AI 기업의 기술에 기반을 둔 표준화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제7장에서는 앞에서 제시한 분석의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의 네 가지 정책방안을 제시하였다. 첫째, AI를 둘러싼 전략 경쟁에서 반도체 공급망의 중요성이 커진 현 상황에서, 한국은 HBM 기술과 글로벌 협력을 지렛대로 삼아 반도체 산업 내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인력 및 기술 유출 방지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정책을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 둘째, 미국은 AI 안정성에 중점을 둔 자율적 접근을, EU는 높은 투명성과 강력한 사전 규제를 강조하고 있어, 이러한 차이가 미국 AI 기업들의 EU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인권 보호와 산업적 활용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고려하여 미국과 EU 사이에서 AI 규범의 대안적 모델을 제시하는 중재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은 자체 AI 법 제정 및 시행을 통해 경험을 축적하고, 부단히 규범을 개선하며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미국과의 안보협력 강화에 따라 중국과의 연구 네트워크가 단절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안보협력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미국과의 인공지능 기술 협력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여 국내의 연구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 또한 AI 연구 개발의 생산성이 높은 영국, 독일, 인도 등과의 협업을 통해 연구 네트워크의 중심성을 높이려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넷째, 한국의 제조기업은 스마트폰, 가전, 커넥티드카 등 AI 서비스를 매개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제품군을 활용해 AI 기술 표준화 전략을 모색해야 하며, 정부는 데이터 학습과 이동에 관한 규제 완화를 통해 우리 기업과 세계적인 AI 기업의 공동 AI 서비스 개발 및 협업의 효율성을 증대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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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후 미얀마 국내 상황 및 주요국 미얀마 정책을 고려한 한국의 대미얀마 전략

    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

    김예경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관계, 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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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문제의 제기
    2. 연구의 목적
    3. 연구의 분석틀과 연구 방법
    4. 연구의 구성과 한계

    제2장 쿠데타 이후 미얀마
    1. 2021년 군부 쿠데타 배경 분석
    2.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국내 정치와 경제
    3. 군부의 대외 관계
    4. 소결

    제3장 동남아, 미국, 일본의 대미얀마 관계
    1. 아세안, 동남아 주요국과 미얀마의 관계
    2. 미국과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제재
    3. 일본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제재

    제4장 중국, 러시아의 대미얀마 관계
    1. 중국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관여
    2. 러시아와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관여

    제5장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시사점
    1. 한국과 미얀마의 관계 동학
    2. 대미얀마 정책의 환경
    3.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제안
    4. 소결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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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간 정부의 출범 등, 오랜 군부 통치를 뒤로 하고 정치적 변화의 희망을 보였다. 그러나 2021년 다시 군부가 정치의 전면에 등장하며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으면서 과거로 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미얀마는 군부의 쿠데타에도 불구하고 군부가 확실히 정권을 잡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민주화로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혼란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미얀마의 ‘민주화 역전’에 대해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대해 일제히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군부가 다시 정권을 잡은 미얀마에 강력한 경제제재를 단행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에 민감한 한국, 일본, 그리고 미얀마 문제로 인해 내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아세안과 일부 아세안 회원국 역시 이러한 제재 행렬에 동참하고 있으나, 그 정도는 각 국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이 국가들은 전면적 제재부터 선택적 제재까지 일반적으로 ‘제재’라는 대미얀마 대응을 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며 대체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추진한 유엔(UN) 차원의 제재와 규탄 성명을 무력화하는 등 정치적인 측면에서 미얀마 군부에 대해 더 온건한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미얀마 현재 정치 상황의 빠른 안정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군부의 쿠데타를 ‘국내 정치’로 보고 간섭을 자제하고 있다. 반면에 경제적으로는 미얀마와 협력을 지속 확대하는 추세이다. 특히 러시아는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두 국가는 기본적으로 ‘관여’의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관여는 정도에 따라 선택적 혹은 전면적 양상을 띤다.

    한국에 있어 미얀마는 2011년 정치적 자유화 이후 ‘동남아에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국가 차원의 공적 원조도 크게 늘었고 미얀마에 대한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2021년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한국정부는 미얀마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정치적·경제적 관계를 중단한 상태다. ‘전면적인 제재’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히 높은 선택적 제재 조치’를 취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한국의 대아세안 관계, 경제 안보, 공급망 문제, 미얀마에 대한 투자 기회 등의 측면에서 미얀마와 관계를 재개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없는 것도 아니다. 미얀마 군부 통치라는 현실과 미얀마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 사이에 딜레마가 있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외정책이 가진 기본적인 정책 방향성을 놓고 볼 때 아직 경제적 기회를 보고 미얀마에 관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2025년 군부가 시행하는 선거가 치러지기까지 현재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변화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2025년 이후 미얀마 국내에서 펼쳐질 정치적 시나리오에 따라 한국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이다. 2025년 선거 이후 등장할 정부가 사실상 군부 통치의 연장선에 있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과 입장은 단기적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선거 이후나 이전에 민주화 세력이 군부를 넘어 정권을 장악하고 개혁을 실시한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크게 미얀마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선회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내전 상황, 실패 국가로 귀결된다면 한국의 정책은 전혀 다른 방향, 즉 난민 수용, 내전에 대응한 평화 유지, 미얀마 내 교민 보호 등이 정책의 주된 방향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에 따른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정책과 만나지 않을 수 없다. 시나리오에 따라서 미국과 일본, 한국의 정책은 서로 유사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부문에서 속도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미얀마가 민주화의 방향으로 돌아섰을 때 미얀마의 재건을 위해 혹은 군부 통치하 미얀마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공조가 필요할 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군부 독재가 지속되는 상황이 불리하지 않으며, 이를 최대한 활용해 영향력을 확장하려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세안이 움직이는 방향 역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바, 아세안 국가들과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다만 아세안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수용성이 좀 더 높아 군부 독재가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안정된다면 이 독재 정부를 승인하고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단절된 한-미얀마 관계’와 ‘한-아세안 협력에 포함된 미얀마와의 관계’ 사이에서 생겨나는 모순을 해결할 논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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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세안의 대외협력 전략과 한-아세안 협력 고도화에 대한 함의

    주요국 간에 아세안을 둘러싼 협력 경쟁이 심화되면서, ‘아세안 플러스 원(ASEAN Plus One, 이하 아세안+1)’ 협력 메커니즘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2021년 호주와 중국이 아세안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CSP)’를 맺은 데 이어, 2022년에..

    최인아 외 발간일 2024.12.31

    국제정치, 다자간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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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과 목적
    2. 연구 범위와 방법
    3. 연구 구성과 한계

    제2장 아세안의 대외관계 기조와 작동 방식: 대화상대국 관계를 중심으로
    1. 아세안 회원국들의 공동목표와 대외관계 기조
    2. 아세안의 대외관계 메커니즘
    3. 소결 및 함의

    제3장 아세안과 CSP 파트너 간의 협력 관계 분석
    1. 아세안의 협력 수요
    2. CSP 국가들의 대아세안 협력 현황과 특징
    3. 소결: 주요국의 대아세안 협력 특징 평가

    제4장 아세안의 대화관계 인식과 한-아세안 관계 평가
    1. 설문조사 개요 및 설계
    2. 설문조사 결과
    3. 소결: 한-아세안 관계에 대한 아세안의 평가와 함의

    제5장 한-아세안 협력 고도화를 위한 정책 제언
    1. 주요국과의 비교 및 시사점
    2. CSP 추진을 위한 정책 제언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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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주요국 간에 아세안을 둘러싼 협력 경쟁이 심화되면서, ‘아세안 플러스 원(ASEAN Plus One, 이하 아세안+1)’ 협력 메커니즘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2021년 호주와 중국이 아세안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CSP)’를 맺은 데 이어, 2022년에는 미국과 인도, 2023년에는 일본이 아세안과의 관계를 CSP로 격상했다. 한국도 2024년 수교 35주년을 맞아 아세안과 CSP를 수립하였다. 미ㆍ중 경쟁으로 인해 ‘아세안 중심성’이 도전을 받는 가운데, 아세안은 ‘아세안+1 메커니즘’을 활용해 동남아 지역에 대한 대화상대국의 관여와 협력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본 연구는 아세안의 대화상대국 관리 전략, 주요국의 CSP 추진 현황과 협력 방식, 한-아세안 협력에 대한 아세안 현지 전문가들의 인식을 분석해, 한-아세안 CSP 추진을 위한 함의를 도출하고자 했다.

    2장에서는 아세안이 한국과 같은 대화상대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다루고자 하는지 살펴보았다. 구체적으로 아세안의 대화상대국 관리 메커니즘이 아세안의 어떤 목적 또는 목표를 다루고자 하는지 논의하고, 해당 공동목표가 아세안의 대외관계 관리 방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다루었다. 본 장의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아세안은 대화상대국과의 관계 관리 지침을 통합적으로 마련하여 모든 대화상대국과의 관계에서 일관되게 적용하고자 한다. 아세안의 수요에 기반하여 협력의 내용을 구성하고자 하며, 교섭 형식에서도 아세안이 정한 프로토콜을 반영한다. 협력의 효율뿐 아니라 아세안의 중심적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 여타 다자 협의체보다 아세안+1 메커니즘을 최우선으로 두며, 특정 대화상대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지지 않도록 관계의 동적 평형을 관계 관리의 중요한 기준으로 마련한다. 이러한 특징은 아세안 주도의 역내 다자주의뿐 아니라 최근 아세안과의 CSP 확산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아세안은 특정 대화상대국을 배제하거나 차별하지 않는 개방성을 대화상대국과의 외교에서 핵심적인 가치로 강조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그들이 직접 만든 절차적ㆍ내용적 원칙을 ‘아세안 방식(ASEAN Way)’이라는 규범 꾸러미로 만들고, 이를 수용할 것을 대화상대국에 요구해왔다. 이와 같은 대외관계 협력 메커니즘은 궁극적으로 중심성과 자율성이라는 두 가지 집단적 목표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3장에서는 최근 부상하고 있는 아세안의 협력 수요를 바탕으로, 아세안과 CSP를 수립한 주요 5개국이 ‘아세안+1’ 차원의 협력을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5개국의 협력 방식을 분석한 결과, 미국과 호주는 대규모의 재원 투입보다는 아세안 공동체 이행을 위한 제도 수립과 자립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방식의 협력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협력 분야별 또한 광범위한 협력보다는 특정 세부 분야를 선정해 해당 분야 협력을 지속적으로 심화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중국은 막대한 재원을 앞세워 자국의 경제적 이익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아세안과의 안보 갈등을 세밀하게 관리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은 아세안 동아시아 경제연구소(ERIA)를 통해 아세안 공동체 발전 및 자립 역량 강화를 지원하면서도, 대규모 자원이 투입되는 인프라 연계성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되 ‘질 좋은 인프라’ 가치를 내세우며 중국과의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즉 일본은 중국과 미국, 호주의 협력 특징을 모두 아우르는 협력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에 중심을 두되 중국이나 일본에 버금가는 재원을 투입하고 있지는 않으며, 아세안 공동체 발전을 위한 제도적 역량 강화보다는 한국의 기여가 돋보일 만한 사업 발굴에 집중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미국과 호주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재원의 효율적 활용을 모색하는 데 비해 한국은 상대적으로 광범위한 분야의 협력을 추진해왔다. 한국은 큰 틀에서 대아세안 협력 전략을 갖고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아세안의 구체적 수요에 부합하며 한국이 잘할 수 있거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의 협력을 산발적으로 추진해온 경향을 보인다. 분야의 범용성과 유연성 차원에서는 장점으로 평가되나, 한국의 존재감이 부각될 만한 시그니처 협력 분야와 사업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한계를 지닌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의 대아세안 협력이 보다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4장에서는 아세안의 대외관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아세안이 대화상대국과의 협력을 어떻게 인식하고 평가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설문조사 결과의 핵심 내용을 요약하자면, 아세안은 대화상대국과의 경제협력을 특히 중시하고, 대화상대국이 아세안의 수요와 우선순위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이행하는 것을 가장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평화와 번영을 촉진하는 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대화상대국은 일본(27.9%), 호주(17.8%), 미국(16.2%), 중국(10.3%), 한국(9.0%) 순으로 나타났다. 아세안에서 미ㆍ중의 전략적 중요성이 매우 높고 일본이 아세안 회원국에 실질적 이익을 제공하며 오랜 협력 기반을 다져온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이 이들 국가에 이어 5위권으로 평가받은 것은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그러나 한국과 유사한 중견국 위상을 지니면서도 한국보다 재원 투입이 적은 호주와의 격차가 큰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한국의 대아세안 협력이 주변국과의 경쟁을 목적으로 삼는 것은 아니지만, 아세안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호주의 협력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대화상대국으로서 한국의 강점을 평가한 결과, 경제협력 관련 응답이 과반(54.3%)을 차지해 경제 부문에서의 협력을 가장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취약점으로는 ‘한반도 이외 지역에 대한 전략적 관심 부족’과 ‘지역 안보 문제에 대한 지나치게 신중한 접근’이 각각 1순위와 2순위를 차지해, 정치ㆍ안보 파트너로서 신뢰도는 높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다. 한국의 협력이 가장 활발한 분야에 대해서는 무역 및 투자(19.6%), 문화(15.4%), 과학, 기술 및 혁신(15.2%), 교육 및 역량 강화(15.0%), ICT 및 디지털 경제(14.7%) 등이 상위에 올랐다. 이러한 분야들은 실제로 한국이 아세안과 중점적으로 협력하는 분야로, 각각 한국의 경제협력, 문화적 소프트파워, 기술ㆍ혁신력, 인적 자원 개발에 대한 기여, 디지털 전환 지원이 아세안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5장에서는 2~4장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아세안 협력 방식의 개선점을 식별하고 CSP 추진 방향을 제시하였다. 첫째, 한국은 미국, 호주,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여 대아세안 사무국 외교를 강화하고, 아세안 공동체의 제도적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상기 3개국이 협력사업 발굴에 아세안 사무국 관계자들의 의견을 직접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데 비해, 한국은 아세안의 수요에 부합하는 사업을 독자적으로 제안해 추진하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물론 한국이 직접 제안한 사업들도 아세안 수요를 반영하고 있고, 기능적인 면에서는 한국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주도하는 방식이 실리성과 편의성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아세안이 협력의 주체로서 충분히 깊게 관여하지 못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아세안 중심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협력 주제 선정과 사업 발굴에 있어 아세안 사무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한편, 아세안 공동체 이행에 기여할 제도적 기반 마련 및 사무국과 관련 기관들의 역량 강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한국은 보다 능동적인 외교를 통해 한-아세안 간 이해에 부합하면서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의 협력 의제 설정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CSP 추진을 위한 새로운 행동계획(POA 2026-2030) 또한 다분야에서 사업 수를 늘리기보다는, 아세안의 수요와 한국의 경쟁력을 고려한 전략적 접근하에 한국의 대아세안 협력 포트폴리오를 체계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현재 한국은 아세안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분야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협력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 주제에 걸친 사업을 산발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한국의 기여가 돋보일 시그니처 협력 분야를 설정해 한정된 재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역할에 대한 아세안 측의 기대가 높고 한국이 기술적ㆍ정책적 우위를 가지고 있는 디지털, 과학ㆍ기술, 문화, 사이버안보 등이 유망 분야로 주목된다. 아울러 아세안의 수요가 높으면서도 아직 다른 대화상대국이 선점하지 못한 틈새 협력 분야를 발굴해 나가야 한다. 기후변화 등 아세안 3대 공동체를 아우르는 범분야(cross-cutting) 이슈 간의 연계성 및 시너지 강화를 지원해, 아세안의 통합적인 대응 역량 제고에 기여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셋째, CSP 관계를 심화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경제협력 파트너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로서 위상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대화상대국으로서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대아세안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정상회의와 고위급 회담의 성과 이행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고위급 및 실무 정례 협의체를 강화해 한-아세안 협력 관계의 제도적 기반을 견고히 다져야 한다. 아울러 전략적 차원에서 아세안 3대 공동체 중 한국의 협력과 존재감이 가장 미진하다고 평가받는 안보 분야의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그동안 활발히 협력해온 초국가적 범죄 대응과 사이버안보를 중심으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과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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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신시대 한∙미∙중 삼각관계의 복합성과 새로운 균형 모색

    미·중 전략경쟁의 장기화와 구조화 속에서 미국, 중국, 한국 3국은 동맹과 파트너십의 상호작용 속에서 자국의 국익과 가치를 극대화하는 길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삼국 간의 상호 이해가 부족해 서로의 취약성을 공격하는 단기적 전략..

    정덕구 외 발간일 2024.07.29

    국제안보, 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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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부 시진핑 신시대 한·미·중 삼각관계의 복합성과 새로운 균형 모색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문제 제기
    3. 연구 방법

    제2장 시진핑 신시대의 중국
    1. 시진핑 신시대의 함의
    2.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이념의 강화

    제3장 미·중 전략경쟁의 영향
    1. 시진핑 정부의 전략과 미국의 대응
    2. 미국 탈동조화 전략의 한계
    3. 전략경쟁으로 소모되는 미국과 중국의 국력

    제4장 한·미·중 삼각관계에 대한 매트릭스 분석
    1. 한·미·중 삼각관계의 복합성
    2. 한·미·중 삼국의 상호의존성과 변화 요인

    제5장 한·미·중 삼국의 새로운 균형 모색
    1. 한·미·중 삼각관계의 양자적 교집합과 차집합
    2. 삼각관계 속 한·미 동맹의 새로운 균형
    3. 한국의 대중국 전략 목표와 새로운 균형

    제6장 결론
    1. 결론
    2. 시사점

    제2부 미국 싱크탱크 석학들과의 대담

    1. 문제 제기
    2. 미국 싱크탱크 전문가들과의 대담 및 세미나 정리
    3. 미국 싱크탱크 및 석학들과의 대담이 남긴 것: 미국에 대한 재평가와 한국의 미래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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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미·중 전략경쟁의 장기화와 구조화 속에서 미국, 중국, 한국 3국은 동맹과 파트너십의 상호작용 속에서 자국의 국익과 가치를 극대화하는 길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삼국 간의 상호 이해가 부족해 서로의 취약성을 공격하는 단기적 전략만을 수립하고 협력과 경쟁의 공간에 대한 장기 전략이 결여된 상태에 있어 상호 간에 잠재적 비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미·중 삼각관계를 다차원적 매트릭스로 개념화하는 접근법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 미국, 중국 삼각관계의 복잡성에 대해 논의하면서 상호의존과 충돌의 지점을 살펴보는 데 있다. 한·미·중 삼각관계에서 나타나는 역학관계의 복잡성은 삼국 관계의 발전 가능성을 제한하고 전략 수립의 난이도를 높이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미·중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는 세 양자관계의 상호작용만 분석하는 것을 통해서는 입체적인 분석이 어렵다는 문제의식하에 출발한다. 단순히 양자관계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지는 서로에 대한 기대(demand)와 핵심 이익에 대한 고려로 인한 갈등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서서 삼자관계를 하나의 단위로 파악함으로써 입체적이고 삼차원적인 분석의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교집합을 넓히고 차집합을 좁히는 것이 본 연구를 통해 미국과 한국이 지향해야 할 바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교집합을 넓히고 중국과의 차집합을 좁히는 전략적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 이를 통해 미국과의 신뢰관계를 강화하고 중국과 공존하는 공간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 관계의 교집합이 넓어지면 한·중 관계의 위기가 증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추세이지만, 상호 간의 핵심 이익과 레드라인을 파악하며 한·중 간의 교집합을 확대하다 보면 미·중 전략경쟁의 틈새와 공존의 공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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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갈등과 경제안보: 닉슨-저우언라이 회담록을 통한 교훈

    전 세계가 정치적ㆍ경제적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세계적 대전환의 시대(paradigm shift)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부터 대외정책이 확연하게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소위..

    정영록 외 발간일 20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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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프롤로그

    국문요약

    일러두기

    제1장 미ㆍ중 2023년 11월 15일 샌프란시스코 회담과 경제안보
    1. 들어가기
    2. 세계적 대전환과 경제안보
    3. 미ㆍ중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
    4. 미ㆍ중 관계의 향배
    5. 한국의 대외통상 정책에 주는 함의
    6. 부록 및 참고문헌

    제2장 공동 코뮈니케(JOINT COMMUNIQUE)

    제3장 회담록 번역
    자료 1: 1972년 2월 21일 마오쩌둥ㆍ닉슨 회담
    자료 2: 1972년 2월 21일 제1차 전체 회담
    자료 3: 1972년 2월 22일 닉슨ㆍ저우언라이 제1차 회담
    보충 자료: 1972년 2월 23일 키신저ㆍ예젠잉 회담
    자료 4: 1972년 2월 23일 닉슨ㆍ저우언라이 제2차 회담
    자료 5: 1972년 2월 24일 닉슨ㆍ저우언라이 제3차 회담
    자료 6: 1972년 2월 25일 닉슨ㆍ저우언라이 제4차 회담
    자료 7: 1972년 2월 26일 제2차 전체 회담
    자료 8: 1972년 2월 28일 닉슨ㆍ저우언라이 제5차 회담

    제4장 부록
    1. 영어판 상하이 코뮈니케
    2. 중국어판 상하이 코뮈니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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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전 세계가 정치적ㆍ경제적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세계적 대전환의 시대(paradigm shift)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부터 대외정책이 확연하게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소위 ‘경제안보론’이 대두된 것이다.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서 “미국의 영광을 다시 한번!”이라는 구호로 자국 위주의 세계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을 세계 유일의 경쟁국가로 지목하면서, 중국을 따돌리기 위한 정책ㆍ조치들을 시행하고 있다. 경제영역에서는 안보 강화를 위해 국가 간 경제교류를 통제해야 한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CHIP4 동맹, IPEC, 「IRA」 등을 통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질서의 재편에 나서고 있다. 영국은 2020년 브렉시트를 통해 EU 역내에서 가장 먼저 살길을 찾아나섰으며, 러시아는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같은 해 10월에 이루어진 중국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의 3연임 성공에 대해 전 세계는 마오 시대로의 복귀를 의심하고 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전선이 러시아-우크라이나에서 중동지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어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의 상황을 연상하게 하고 있다. 현상황은 1972년 미ㆍ중 데탕트 직전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1972년 당시에 국제정세는 복잡했고, 지도자들은 불안해했다. 미국은 베트남 전이 장기화함에 따라 국내의 반전 여론이 들끓었고, 닉슨 대통령 역시 대통령직 연임마저 확신할 수 없었다. 중국도 마오쩌둥의 건강이 하루하루 악화되는 상황에서 북쪽의 소련 및 남쪽의 인도와의 긴장과 분쟁이 지속되었고, 바다건너 일취월장하는 일본의 국력도 부담스러웠다. 한편 한국은 미군의 베트남 철수가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불안해 했고, 대만도 한국과 비슷한 처지였다. 한마디로, 동아시아 지역에서 태평한 나라는 하나도 없었다. 이러한 배경하에 닉슨 대통령이 ‘키신저’라는 지략가를 동원해 중국과의 화해에 나선 것이었다.

    미ㆍ중 갈등은 역사적으로 반복되어 왔다. 국제사회는 현재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고 있으며, 그 핵심 국가는 또다시 미국과 중국이다. 항간에서는 미ㆍ중이 무역과 기술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모습에 신냉전으로 접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과거 미ㆍ중 수교 시 양국이 가지고 있던 근본적인 인식 차이와 공통적으로 지향했던 정책 방향은 현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최근 미ㆍ중 양국의 접촉은 아직도 미온적으로 보인다. 2023년 11월 15일의 미ㆍ중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중국과 화해를 시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이후에는 국내 정치용으로 중국을 악마화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전형적인 정ㆍ경 분리 정책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은 물론 독일, 프랑스, 영국 등도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가 지속되기를 원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이 ‘거대한 시장’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우리는 경제통상을 지향하는 국가로서 미ㆍ중 간 대타협을 통해 세계경제가 다시금 활력을 찾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그렇게 진전되는 것 같지 않다.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경제통상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만큼, 대외관계가 그만큼 중요하다. 신통한 외교정책이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러한 측면에서 본서는 1972년 데탕트 당시, 미ㆍ중 간에 어떠한 이야기들이 오갔으며, 지금에 와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지 지침을 제시한다.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높아질수록 과거를 통해 현재의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제1장의 2023년 11월 15일 미ㆍ중 간에 이루어진 샌프란시스코 회담과 경제안보 기술은 물론, 제2장의 미ㆍ중 공동 코뮈니케, 제3장의 생생한 회담록 번역문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속내를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모두 세계적 대전환기를 헤쳐 나가는 데 필요한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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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질서 재편: 분야별 전망과 한국의 정책과제

    우크라이나 전쟁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에서 아직 회복되지 못한 세계질서에 더 큰 충격을 가했으며, 그 결과 되돌리기 어려운 변화가 일어났다. 전쟁발발 이전부터 진행되던 변화들이 전쟁 과정에서 더욱 증폭된 형태로 가속화 하는 양상을 보이..

    설인효 외 발간일 2023.12.29

    국제안보, 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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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상세요약

    제1장 서론

    제2장 탈냉전 질서의 종언

    제3장 분야별 변화 전망
    1. 안보 · 군사
    2. 국제기구ㆍ 제도
    3. 경제ㆍ에너지
    4. 디지털 거버넌스
    5. 과학기술
    6. 기후변화

    제4장 인도-태평양 지역과 한반도
    1. 안보·군사
    2. 국제기구ㆍ제도
    3. 경제ㆍ에너지
    4. 디지털 거버넌스
    5. 과학기술
    6. 기후변화

    제5장 결론: 한국의 정책과제와 대응방향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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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우크라이나 전쟁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에서 아직 회복되지 못한 세계질서에 더 큰 충격을 가했으며, 그 결과 되돌리기 어려운 변화가 일어났다. 전쟁발발 이전부터 진행되던 변화들이 전쟁 과정에서 더욱 증폭된 형태로 가속화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탈냉전과 세계화 질서 30년의 종언을 알리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향후 3에서 5년의 시기 동안 세계질서 재편의 결과가 그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그것은 ‘과거 질서의 회복’, 또는 ‘새로운 질서의 등장과 구체화’이기보다, 단일의 세계질서 구축은 어려우며 다양한 질서가 공존하며 질서 구축을 위한 힘겨루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한다. 즉 세계질서는 기본적으로 다질서 세계의 양상을 띠며 전개될 것이다.

    안보 및 군사 분야를 둘러싼 초강대국 간의 경쟁은 탈냉전 종언 후 질서의 양상을 결정하는 기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분야 전반에서 치열한 대결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하 대중 전략의 근간은, 국제 리더십 회복을 통해 규칙ㆍ규범 질서 수호를 위한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미국 주도 구도에 대해 러시아, 중국 등 반대 국가들의 대응도 거세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군사질서 전반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며, 핵 비확산 질서에도 중층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초강대국 사이의 재래식 군비경쟁을 더욱 심화시키고 군사적 긴장도 고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기구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미국, 영국, 프랑스와 러시아의 갈등으로 인해 최근 효과적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반면 국제사회에서의 미미한 영향력에 대한 비판, 특히 상임이사국들이 대립하는 안건에 효과적으로 대응이 불가한 치명적인 제도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전 지구적 갈등과 위기 대응에서 유엔에 거는 기대는 여전히 높다. 국제경제 기구와 제도들에 있어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력과 중국, 러시아가 주도하는 세력 사이의 경쟁이 전개되고 있으나, 아직 어느 한 편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지 못한 국제경제를 더욱 침체 위기에 빠뜨렸고, 식량, 에너지 등 원자재를 포함한 상품과 서비스의 공급에 교란을 초래했다. 탈냉전 시대 압도적 경제 논리하에 유지되던 가치사슬(GVC) 등 경제적 상호의존은 점차 안보 논리에 따른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이나 동맹 및 우호국 중심의 무역, 경제 블록 형성 등의 형태로 재편되는 양상을 보인다. 물론 이러한 경제질서의 탈세계화, 블록화, 파편화 현상이 세계화의 완전한 와해 및 신경제질서의 도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 안보 논리가 국가 간 경제 관계 전반에 반영되고 자국 중심의 보호주의 기조가 더욱 강화되는 국면은 지속될 전망이다.

    디지털 거버넌스에서는 탈냉전 질서의 종언을 쉽사리 단언하기 쉽지 않다. 그것은 디지털 거버넌스가 매우 폭넓은 영역과 층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며, 이러한 사안들의 넓은 폭은 하나의 질서로 규정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각 하부 영역들마다 다른 성격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이러한 영역들을 검토해 볼 때, 아직 뚜렷한 방향의 변화가 관측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중 전략경쟁이 촉발한 다양한 질서 전환, 즉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쇠락과 진영화질서의 부상, 자유무역의 쇠퇴와 보호무역주의의 부상, 자국중심적 산업정책과 기술민족주의 부상 등의 흐름을 가속화하며, 그에 따라 불안정한 양극질서와 신냉전 질서의 도래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고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중 양국이 주도하는 양대 중심 질서가 구축되는 한편, 중심을 이탈하고 중심 밖의 다연결성이 강화되는 복합적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으로 인한 패권 경쟁 양상이 강화되면서 기후변화 분야는 지구 공유재와 관련된 문제로서 다자 간 국제협력을 통해 대응해야 하는 분야인바, 진영화의 심화와 협력의 장애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현재까지 주요 협력 의제에 대한 논의는 예정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갈등과 협력 중단의 가능성이 잠재된 상태이다.

    다질서 세계로의 이행은 한국의 국가정책 전반에 큰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은 분야 및 영역별로 질서의 재편과정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한국의 국가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질서 변화로 초래되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며, 단기적으로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국익을 보장할 수 있는 위상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 나아가 한국은 단순히 질서의 변화에 대응할 뿐 아니라 질서의 재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새로운 질서가 한국의 국익에 부합한 방향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 분야에서 발생한 변화가 다른 영역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가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틀을 정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향후 정책당국은 서로 다른 영역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그 방향을 전망하면서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한 영역에서 확보한 위상이 다른 영역의 질서 형성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 영역에 존재하는 협상의 레버리지를 다른 영역에도 적용하고, 한국에 불리한 조건을 수용해야만 할 경우 다른 영역에서 상응하는 보상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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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클럽 형성에 대한 통상정책적 대응방안 연구

    이 보고서는 무임승차와 탄소 누출을 억제하기 위한 기후클럽의 등장에 주목한다. 국제무역에서 기후변화 대응이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는 중에 다자 차원의 노력이 한계에 직면하고 개별 국가의 독자적 기후ㆍ통상 조치 문제점이 드러남에 따라 기..

    이주관 외 발간일 2023.12.30

    다자간협상, 환경정책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약어표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2. 연구의 목적 및 구성
    3. 연구의 차별성

    제2장 국제사회 탄소중립 노력과 기후‧통상 협력
    1. 주요국의 탄소 감축 및 투자 현황
    2. 국제사회의 기후‧통상 협력
    3. 기후클럽 논의의 등장

    제3장 기후클럽 논의와 쟁점
    1. G7 주도 기후클럽
    2. 미·EU 간 '지속가능한 글로벌 철강·알루미늄 협정(GSSA)' 협상

    제4장 기후클럽 참여의 경제적 영향 분석
    1. 선행연구
    2. 모형
    3. 분석 시나리오
    4. 경제적 영향 분석 결과

    제5장 기후클럽 가입과 우리 산업의 대응 방향
    1. 주요 산업별 기후대응 현황
    2. 기후클럽에서의 산업별 논의 쟁점
    3. 기후클럽에 대한 산업별 의견

    제6장 기후클럽 대응 방향
    1. 원칙과 방향
    2. 기후클럽 내 협력 분야
    3. 기후‧통상 정책 대응방안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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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이 보고서는 무임승차와 탄소 누출을 억제하기 위한 기후클럽의 등장에 주목한다. 국제무역에서 기후변화 대응이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는 중에 다자 차원의 노력이 한계에 직면하고 개별 국가의 독자적 기후ㆍ통상 조치 문제점이 드러남에 따라 기후클럽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협력체가 필요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은 다자질서 속에서 성장한 선진국으로서, 동시에 세계 10위권의 온실가스 배출국으로서 통상질서 회복과 탄소중립을 위한 책임 있는 역할을 요구받고 있으며, 동시에 국내적으로는 저탄소 전환에 대한 속도 조절 요구가 제기되는 등 큰 딜레마에 놓여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연구는 국제사회의 기후클럽 형성 논의에 대하여 한국의 대응방안을 찾아나가고자 한다. 특히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노력과 기후ㆍ통상 협력 현황을 바탕으로 기후클럽의 등장 배경을 살펴보고, 기후클럽에 대한 경제학적 논의를 바탕으로 독일이 제안한 G7 주도의 기후클럽과 미국과 EU 간의 지속가능한 글로벌 철강ㆍ알루미늄 협상(GSSA) 논의의 주요 내용과 쟁점을 파악한다. 또한 각 논의가 포함하고 있는 구조를 반영하여 기후클럽 가입의 효과를 분석하고 국내 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여 국제사회의 기후클럽 논의에 대한 대응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제2장에서는 첫째, 기후클럽 논의가 등장한 배경으로서 주요국의 탄소중립 관련 정책과 성과, 정부와 민간의 관련 투자 현황, 국제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는 기후ㆍ통상 협력 현황 그리고 기후클럽의 개념을 살펴보았다.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Climate Watch의 시계열 데이터 분석과 주요국의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자료, 전문가 간담회 결과를 바탕으로 탄소중립 정책의 성과를 검토하여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정책 측면의 온도 차를 확인했다.

    둘째, 주요국 정부와 민간 영역에서 시행 중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노력에 대해 IEA의 에너지 부분 투자 데이터와 FDI Markets의 기업 수준 해외직접투자 데이터를 활용하여 투자 패턴을 분석한 결과 국가간 탄소중립에 대한 대응 격차와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관심을 확인했다. 셋째, 국제사회에서의 협력 확산 현황을 주요 이니셔티브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어떠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강조되고 있는지 분석하였다. 기후변화 관련 국제 이니셔티브 및 연합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산업 탈탄소화 의제(IDA), 수소행동협약(HAP), OECD의 탄소 저감 접근에 대한 포괄적 의제(IFCMA), 산업 심층 탈탄소화 이니셔티브(IDDI), 브레이크스루 어젠다(Breakthrough Agenda), 선도그룹연합(FMC), 공정 에너지 전환 파트너십(JETP)이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나 기후 관련 다자간 정상회의를 계기로 창출된 포괄적이고 주목할 만한 이니셔티브였다. 넷째, 앞서 살펴본 정책, 투자, 협력 현황에서 나타나는 무임승차 또는 탄소누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기후클럽 개념을 선행연구를 통해 정리하였다. 이러한 제2장의 내용을 통해 미국과 EU가 주도하는 기후ㆍ통상 질서 속에 규제가 약한 지역에서 탄소배출이 더 많이 발생하는 탄소누출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와 저변에 깔린 경쟁력 저하에 대한 부담이 결국 클럽화된 기후 협력체를 등장시키는 배경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제3장은 실제 협상 중인 G7 주도의 기후클럽과 미국 –EU 주도의 지속가능한 글로벌 철강ㆍ알루미늄 협정 사례를 통해 기후클럽 논의의 쟁점을 파악한다. G7 기후클럽은 개방적ㆍ협력적ㆍ포용적이며, 파리협정과 그에 따른 결정의 효율적인 이행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후클럽의 활동은 세 개의 필라로 구성되는데, 필라 I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투명하고 도전적인 정책의 선도, 필라 II는 산업 전환, 필라 III는 기후 협력 및 파트너십 강화에 관한 내용이다. 2023년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기후클럽이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GSSA 협상은 미국이 특정 철강ㆍ알루미늄 수입에 징벌적 관세(페널티)를 제안하고 있다는 점, 기후 목적뿐 아니라 철강ㆍ알루미늄 무역분쟁 해결, 전지구적 과잉생산설비 대응, EU CBAM과 미국 IRA에 대한 상호 우려사항 해결 등 다양한 협상목표를 복합적으로 추구한다는 점 등에서 G7 이니셔티브 논의와 구분된다. 미국은 GSSA 회원국 지위와 징벌적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연계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반면 EU는 징벌적 관세 부과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EU는 기후ㆍ무역에 관한 국제 협력을 전제로, 국제법상 의무에 합치하는 한 GSSA 회원국이 각자 자국의 기후정책 도입 및 시행에 완전한 재량권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또한 GSSA 회원국이 상계관세를 부과할 수 없는 ‘허용’ 환경보조금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위의 두 기후클럽 논의가 서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의 탄소중립 가속화를 전제하고 있는 점을 확인하였다. 또한 기후ㆍ탈탄소화와 통상이슈를 하나의 합의 내에 연계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라도, 이러한 이슈를 실제 협상에서 복합적으로 다루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임을 현재 G7 이니셔티브와 GSSA 협상 경과가 보여주고 있다. G7 기후클럽은 회원국을 확장하면서 초기에 논의되었던 탄소가격제, CBAM과 같은 이슈가 협상 테이블에서 사라졌고, GSSA는 유효한 탄소 다배출국이 GSSA에 가입하여 일정한 배출 감축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한, 기후위기 대응의 실효성 측면에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또한 통상 조치가 WTO 협정 등 현행 국제의무와 다자규칙에 합치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상이한 관세율을 적용하거나 저탄소화를 위한 보조금을 허용보조금에 포함시키는 것은 이러한 규칙에 쉽게 합치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4장에서는 기후클럽의 안정성을 결정하는 참여 인센티브 구조에 따른 국가별 경제적 효용을 연산가능일반균형 모형을 통해 분석하였다.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국제 수준의 기후 협력체가 가지는 딜레마를 확인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의 연구 결과를 검토하였다. 결국 이론적 모형이 제시하는 소규모의 안정적 기후클럽, 대규모의 비효율적 기후클럽이 도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하에 본 연구는 현실에서 확산되는 기후클럽이 오히려 증가하는 딜레마를 설명하고, 협력에 대한 수요를 반사실적 분석(counter factual analysis)을 통해 살펴보며, 협력의 형태에 따른 효과 차이를 분석하였다. 또한 기후ㆍ통상 협력에서 중국의 역할을 시뮬레이션 분석하여 기후클럽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효과적으로 기여하기 위해서는 주요국, 특히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제4장의 분석 결과는 이론에서 고려되지 못한 주요국의 탄소중립 목표가 법제화된 제약하에서 각국이 탄소배출 저감 비용을 줄이기 위해 협력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결국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와 그 성과의 공유가 핵심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

    제5장은 기후클럽의 등장에 따라 우리 산업이 직면하게 될 기회와 위기 요인을 산업별 통계조사와 해당 산업 전문가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분석하였다. 탈탄소화 논의가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 철강, 시멘트 산업과 주요 산업이면서도 무역의존도가 높고 탄소집약도가 높은 화학(석유화학 및 플라스틱) 산업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기후클럽 관련 주요 논의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산업계와 기후클럽 또는 국제사회에서 논의되고 있거나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각 산업의 탈탄소화 관련 논의 쟁점을 공유하여 기후클럽 논의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기후클럽 참여에 대한 산업별 의견, 기후클럽과 국내외 탄소중립 강화에 대한 대응과 애로요인, 정책 수요 등의 인터뷰 결과 내용을 정리하였다.

    철강업계는 표준 선도, 공급망 협력, CBAM 면제 가능성 등의 기대로 기후클럽 가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으며, 기후클럽 가입국과의 협력을 추진할 경우 그린 공급망 구축과 표준개발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기후클럽 가입 시 가장 우려스러운 부문으로는 NDC 목표 상향 압박과 탄소 규제 강화를 들었다. 심층 인터뷰를 통해 나타난 철강산업의 애로사항은 탈탄소화 압력 우려, 기후클럽 녹색시장에서 고로 생산 방식 국가의 철강 경쟁력 약화 우려, CBAM 연계 시 무상할당 전환 및 정보보안 우려, 그린에너지 인프라 구축 미비, 철 스크랩 부족 등이다. 이에 대한 정책과제로는 논의 초기부터 국제표준 룰 세팅에 참여하여 우리의 입장이 반영되도록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배출량 산정 방식에 대해 논의할 때 생산 방식에 따라 제품별로 탄소배출량이 다르게 산정되도록 의견을 제시하고, 기후클럽 회원국간에는 탈탄소화를 위해 필요한 철 스크랩 수출 제한을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철강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전기로 도입과 수소환원제철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이다.

    시멘트 업계는 기후클럽 표준 개발 논의 시 각 국가의 특성을 반영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며, 기후클럽 협상 논의에서 시멘트 안전성에 대한 협의회 구축을 제안했다. 시멘트 업계는 공정배출 비중이 높아 온실가스 감축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으며 시멘트 탈탄소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내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먼저 포틀랜드시멘트 위주의 국내 시멘트 생산구조를 개선하고, 탄소배출이 적은 혼합시멘트 생산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한국산업표준(KS) 제ㆍ개정을 통해 혼합시멘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인센티브 제도 및 할당제 등 혼합시멘트 수요 확대 정책이 요구된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지속적으로 배출효율을 개선해왔기 때문에 현재의 에너지 인프라 환경에서는 감축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기후클럽에서의 분야별 저탄소 전환 논의에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바이오납사 등 화석연료의 대체 원료에 대한 개발과 안정적 공급망 확보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탈탄소화를 위해서는 우리나라 에너지 전환을 위한 환경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며, 국제감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배출권을 확보하고 NDC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내 배출권 제도의 개편과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플라스틱 업계는 탄소감축목표나 해외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직접배출 규제에 직접적인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기후클럽 가입을 통해 국제기준이나 해외 운영사례가 도입되는 것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플라스틱의 탈탄소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바이오 플라스틱의 확대, 폐플라스틱의 선별수거 인프라 구축이 정책 및 규제와 관련성이 높은데 기후클럽에 참여하여 해외 모범사례 도입 및 정책벤치마킹을 통해 다소 불분명하거나 일관성 없는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 정책이 국제기준에 부합하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상의 분석을 토대로 제6장에서는 탄소중립 추진을 위한 복수국간 기후ㆍ통상 관련 협상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원칙과 방향, 그리고 기후클럽 내의 협력 분야와 통상정책적 대응방안을 제안하였다. 특히 G7 및 GSSA에 국한하지 않고, 복수국간의 기후ㆍ통상이 연계된 협력이라는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대응 원칙과 방향, 협력이 가능한 분야를 폭넓게 다루었고 나아가 관련 논의에서 우리가 제안할 수 있는 기후ㆍ통상 관련 정책 대안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가 제안하는 협상의 원칙은 첫째, WTO 규범에 부합하는 기후ㆍ통상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다. 둘째, 체제나 이념에 따른 경쟁보다는 탄소저감 비용을 낮추기 위한 협력을 기반으로 실용적인 논의를 추구해야 한다. 셋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포용적 기후클럽의 원칙하에 기후위기로 피해를 입은 지역과 그린전환에 따라 좌초되는 산업에 대한 조정지원을 강화한다는 원칙이 필요하다. 넷째, 기후변화가 녹색보호주의나 자국 우선주의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상황에서 기후클럽이라는 복수국간 협력체를 통해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하고, 우리의 해외시장과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경제안보 차원의 고려가 필요하다. 다섯째, 기후클럽에서의 논의는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해야 하고 동시에 무역을 왜곡하지 않는 형태로 균형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

    한편 현재 논의 중인 기후클럽의 핵심적인 전략 목표는 저배출 상품에 대한 공통의 정의 및 표준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구축함으로써 수요를 창출하고 해당 제품의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위의 다섯 가지 협상의 원칙을 견지하면서 기후클럽을 통해 탄소중립에 필요한 기술혁신을 가속화하고 저탄소산업 전환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 협력 경로도 제시하였다. ① 기후기술 우선순위 선정 및 개발 및 투자 협력, ② 기술표준 설정 협력 강화, ③ 기후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시장 형성 및 민간투자 유치 협력, ④ 저탄소 제품의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 ⑤ 저탄소 기술 시장의 표준화, ⑥ 기술 확산 및 고도화 협력이다. 이러한 협력 경로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논의별로 우리의 입장을 반영하여 국내 기업의 특수성과 애로사항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각 단계에서 기후클럽 내 주요 협력 가능 분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표준인증 협력을 들 수 있다. 기후클럽에서 탄소발자국 표준을 개발하고 규범을 마련하기 위해 회원국들의 협력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리도 표준 개발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접근 방식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둘째, 수소 부문에 대한 논의는 탈탄소화 목표를 위해 각 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향후 기후클럽에서 추가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청정수소 정의에 대한 논의에 적극 참여해 원자력수소도 청정수소에 포함되도록 하는 등 국내 산업계 의견을 적극 개진할 필요가 있다. 셋째, 탈탄소화를 위해 저탄소 제품을 생산하려면 생산 공정을 변화시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혁신과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가속화하기 위한 투자협력 방안을 제시하였다. 넷째, 기후클럽에서 디지털 기술과 탄소중립 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구체적 협력이 필요하다.

    한편 통상 정책 차원에서 기후클럽 관련 논의 진전에 대비하여 다음과 같은 제안과 국내적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첫째, 클럽 내 허용보조금 제도 도입을 제안하여 통상마찰을 최소화하면서 투명성을 강화하는 조치를 요구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둘째, 탄소중립에 필요한 자원, 기술, 서비스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공급망 안정화를 제안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셋째, 기후ㆍ통상 관련 주요 이니셔티브를 선별하여 참여를 고려해야 한다. 넷째, 우리의 이해가 반영되면서도 탄소중립 추진과 경제안보에 기여할 수 있는 한국형 기후클럽과 기후ㆍ통상협정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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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사회의 중국 담론에 대한 분석과 시사점

    본 연구는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담론이 각국에서 분절적으로 생산, 유통, 활용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형성되고 있는 △ 중국 담론의 내용이..

    허재철 외 발간일 2023.12.29

    국제정치, 중국정치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2. 문제 제기 및 선행연구, 연구 목적

    3. 연구 내용 및 방법, 구성


    제2장 담론과 국제사회

    1. 게임의 법칙과 담론 정치

    2. 국내정치 및 국제관계와 담론


    제3장 ‘중국 담론’의 글로벌 네트워크: 사례 분석

    1. 홍콩 「반송환법」 시위

    2.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3. 코로나19 팬데믹

    4. 소결


    제4장 국제사회의 ‘중국 담론’과 주요 행위자

    1. 미국과 유럽에서의 중국 담론 형성

    2. 아세안(ASEAN)에서의 중국 담론 형성

    3. 대만과 일본에서의 중국 담론 형성

    4. 기타 조직 및 기관

    5. 소결


    제5장 요약 및 시사점

    1. 요약

    2.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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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본 연구는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담론이 각국에서 분절적으로 생산, 유통, 활용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형성되고 있는 △ 중국 담론의 내용이 무엇이고, △ 누구에 의해 생산되고 있으며, △ 어떻게 유통 및 활용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자 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Foucault(2000)가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것으로서의 진리를 부정하고 권력에 의해 생산되는 진리 주장(truth claim) 또는 진리 효과(truth effect)를 강조했듯, 국제사회의 중국 담론이 어떠한 정치적 역학관계 속에서 생산되는지 고찰해보고자 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비교적 활발하게 수행되어온 ‘중국에 대한’ 연구와 함께 ‘중국을 대하는 우리(국제사회)에 대한’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변화된 환경 속에서 중국을 둘러싼 현상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중국 정책(전략) 수립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또한 정책적 측면뿐 아니라, 대중국 담론 형성의 글로벌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중국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복잡한 국제정세의 변화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범사회적 능력(China literacy)을 향상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먼저 2019년 홍콩 「반송환법」 시위와 일대일로(一带一路), 코로나19 팬데믹 이슈를 선정하여, 이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중국 담론에 대한 사례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첫째, 홍콩의 「반송환법」 시위와 관련해서 전체적으로 △ 시위대와 경찰 사이의 과격한 충돌, △ 「반송환법」 시위의 민주화 운동 성격, △ 중국정부와 미국 등 국제사회의 반응 등을 중심으로 담론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반송환법」시위의 직접 당사자인 홍콩ㆍ중국과 함께 미국과 영국, 대만의 연구자가 관련 담론을 형성하는 데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언론보도에서는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South China Morning Post)』가 중요한 정보원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둘째, 일대일로에 대해서는 당사국인 중국 이외에 미국과 영국, 호주, 싱가포르, 파키스탄, 홍콩, 독일, 인도, 말레이시아 등의 연구자가 많은 관심을 갖고 관련 지식을 생산하고 있었다. 이들 연구자가 속한 국가들은 일대일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연선 국가이거나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 확대에 대해 경계심이 강한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일대일로에 대한 언론보도 분석에서 나타난 흥미로운 점은 일대일로에 직접 참여하고 있지 않은 국가에서 일대일로에 대한 인식이 더욱 나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앙아시아와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전반적으로 일대일로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이 높게 나타난 반면, 미국ㆍ캐나다ㆍ영국ㆍ 호주 등 주요 영미권 국가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대일로의 채무함정 이슈와 관련해서 일대일로 사업으로 인해 부채 문제를 직접 겪은 아프리카(잠비아ㆍ앙골라 등)나 남아시아(스리랑카ㆍ미얀마) 지역보다 일대일로의 부채 문제를 직접 겪지 않은 국가에서 인식이 더욱 좋지 않았다. 이는 일대일로에 대한 담론 형성에 있어 직접적인 경험보다 정치적 이미지가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셋째, 코로나19와 관련해서도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국의 인접국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며 관련 지식을 생산하고 있었다. 특이한 점으로는 호주 연구자들 이 많은 관심을 나타낸 것인데, 이는 호주정부와 중국정부 사이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을 둘러싼 외교적 마찰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또한 코로나19에 대한 중국정부의 방역 거버넌스에 대해서는 인접국인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국제 사회에서 주로 ‘강권적 봉쇄’와 ‘불투명성’, ‘정보 은폐’, ‘권위주의’, ‘기본권 침해’ 등 부정적 담론이 우세한 가운데, 중국의 신속하고 과감한 정책에 대해 일정 부분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도 일부 있었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사례 분석을 통해 국제사회의 중국 담론 형성에서 중요한 행위자 역할을 하고 있는 국가(지역) 및 기관, 조직을 특정할 수 있었다. 국가(지역) 중에서는 단연 미국과 영국이 국제사회의 중국 담론 형성에 있어 가장 눈에 띄는 행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중국의 인접국(지역)이자 아시아 지역질서 구축에서는 중국과 긴장 관계에 있는 대만과 일본도 중국 담론 형성에 있어 중요한 행위자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국제사회의 중국 담론 형성에 있어 중요한 행위자로 나타난 미국과 유럽(영국), 대만, 일본 사회를 대상으로 해당 국가 및 지역 내부에 서 중국 담론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그 메커니즘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살펴봤다. 동시에 미국의 인태전략과 중국의 일대일로에서 알 수 있듯, 지정학적으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아세안 지역과 함께 우리나라에서의 중국 담론 형성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먼저 현재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대중국 인식은 ‘최악’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에서 중국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고, 전 연령층에 걸쳐 반중 여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특히 청년층의 반중 정서는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현상일 만큼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편 한국의 대중국 인식에 있어 중요한 특징이 발견되는데, 그것도 바로 미국의 대중국 인식과 동조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대중국 인식에 대해서 전체적인 구조와 흐름을 살펴보면 변하지 않는 강력한 요인이 있는데, 미국의 대중국 인식과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는 현상이다. 미ㆍ중 갈등이 본격화된 이후 한국 사회에서 대중국 인식이 구조적으로 악화되는 것도 우연이라고 볼 수 없는 부분이다. 한국의 중국 담론 형성에 대한 분석에서 또 하나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언론보도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 대한 언론의 부정적 보도가 한국인의 대중국 인식 형성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많은 전문가가 이미 동의하고 있다.


    다음으로 미국 사회의 대중국 담론은 그 종류나 양에 있어 너무 많고 방대해서 어떤 내용이 누구에 의해 생산ㆍ유통ㆍ활용되고 있는지 일일이 파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본 연구는 커뮤니케이션 모델인 해럴드 라스웰(Harold Lasswell)의 SMCRE(Sender, Message, Channel, Receiver, Effect) 모델을 활용해서 대강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었다.


    먼저 담론의 발신자(Sender) 또는 생산자는 정부의 전ㆍ현직 관료와 의회의 유력 정치인, 그리고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가 주요한 행위자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에 의해 다양한 중국 담론이 생산되고 있는데, 최근 들어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반중’ 또는 좀 더 거칠게 표현하면 ‘중국 악마화’(Message) 담론이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중국을 ‘악마’로 보는 근거로는 △ 인권탄압(Human Rights Abuse), △ 권위주의(Authoritarianism), △ 강압외교(Coercive Diplomacy), △ 팽창주의(Expansionism), △ 여론공작 (Propaganda) 등을 주요하게 언급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중국 담론이 유통 되는 통로(Channel)는 단행본과 논문, 보고서, 뉴스, 청문회, 연설문,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등 매우 다양하다. 특히 중국과 관련한 단행본, 전문서적이 다량으로 생산ㆍ유통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사회의 상당한 지식 생산 역량이 반중 담론을 형성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맥락 (Contexts)과 관련하여 미국 사회의 대중국 담론 맥락은 ‘중국의 성장과 이로 인한 위기의식’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급성장하고 국제적 으로 영향력을 확대해가면서 미국이 주도하여 구축한 자유주의 국제질서(LIO: Liberal International Order)가 흔들리고, 그로 인해 자국의 기득권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따라서 중국의 실체를 밝히고,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면서 자유민주주의 진영으로 국제사회가 결속하도록 만드는 일(Effect)이 필 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동조하도록 만들 상대방은 자국 내 미국인들은 물론이고 국제사회 전체(Receiver)가 해당된다. 이와 같은 미국 사회의 중국 담론 형 성에서 미국정부가 SMCRE의 각 요소에 걸쳐 중요한 당사자로서 관여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한편 유럽 사회의 중국 관련 담론은 유럽-중국의 관계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2010년까지 유럽은 중국과 ‘교학상장(敎學相長)’ 단계, 다시 말해 서로 배우고 가르치면서 함께 성장해나가는 관계를 유지했다. 당시 유럽이 바라보는 중국은 덩치 큰 ‘후진국’이었고, 중요한 무역 상대국이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하지만 2010년 무렵 미국이 대중국 견제에 본격적으로 나서자 유럽의 대중국 인식 및 전략도 바뀌었고, 이것이 유럽 사회의 중국 담론 형성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유럽은 전체적으로 중국에 대해서 협력이라는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쪽으로 방향을 조정했다. 다만 유럽의 중국 담론은 미국과 비교했을 때 중국을 악마로 보는 담론 생산자가 많지 않고, 중국에 대한 메시지도 다양하며, EU 회원국 내 국가별로 인식도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아세안 지역의 중국 담론에 있어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구축과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각종 조치가 아세안 국가들로 하여금 중국에 대한 적대적 안보 담론을 형성 및 유통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아세안 국가들이 남중국해 분쟁으로 인해 중국을 그저 일면적으로 ‘안보적 위협’ 및 ‘팽창주의’로만 담론화할 수는 없는 상황으로, 이들의 경제 및 인프라 산업이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의 교역 및 중국으로부터의 인프라 투자가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아세안 국가들에 있어 중국은 주요한 ‘경제적 협력 파트너 및 기회’로서 담론화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아세안 국가들에서의 중국 담론 형성을 다층적이면서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17년 스리랑카가 일대일로 관련 부채상환에 실패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일대일로를 비롯한 중국의 경제외교와 관련하여 ‘부채 함정’ 및 ‘신식민주의’ 담론이 형성되어 확산하고 있다.


    한편 태국사회의 중국 담론은 더욱 역동적이고 흥미롭다. 태국사회의 중국 담론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빈번하게 활용되는 것이 ‘태국과 중국은 형제’라는 가족 담론이다. 그리고 경제 분야에서 중국은 주로 태국경제의 ‘파트너’ 및 ‘기회’로 담론화되어왔는데, 이 담론의 형성과 유통은 2014년 일대일로의 부상과 함께 본격화되었다. 그런데 중국을 ‘형제 및 경제적 파트너’로 묘사해온 친중국 주류 담론은 2019년부터 본격화된 대항 담론의 형성 및 부상으로 인해 큰 저항을 맞이하게 되었다. 2014년부터 본격화된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과 2019년에 시작된 중국과의 메콩강 분쟁,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확산 속 중국산 백신의 ‘물백신’ 논란, 2020년에서 2021년에 이르는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바로 이러한 대항 담론의 형성과 유통을 주도한 역사적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태국 사회에서 중국은 ‘형제, 가족’이나 ‘경제적 파트너, 기회’가 아닌 ‘신뢰할 수 없는 이기적 패권 국가’, ‘권위주의적 독재 국가’로 담론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반중 정서를 공유하는 태국의 반정부 세력과 홍콩의 민주화 운동 세력, 그리고 대만의 독립 지향 세력이 연대하며 반중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 세력을 ‘밀크티 동맹(Milk Tea Allianc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현재 대만 사회에서 중국에 대한 여론은 크게 중국 대륙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친중 노선과 중국 대륙을 경계하거나 반대하는 반중 노선으로 나누어져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진당이 중국 대륙을 견제하고 대만의 독자적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반중 및 대만 독립 여론을 주도하는 반면, 국민당은 ‘92 컨센서스’를 계승하며 중국 대륙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등 대표적인 친중 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치권 내부의 양분된 대중국 입장은 대만의 언론 환경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담론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대만인들의 대중국 인식은 독립과 통일에 대한 입장 및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통해 드러나는데, 현재 대만인들은 극단적인 독립이나 통일보다는 지금과 같은 모호한 상황을 유지하는 것 이 낫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2019년에 발생한 홍콩의 대규모 반중 시위가 대만인들의 반중 심리를 강화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일본 사회의 중국 담론은 기본적으로 중ㆍ일 관계의 변화와 궤도를 같이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2000년대 중반 이후 양국은 전략적 대치(對峙)기로 진입했는데, 중국경제의 고속 성장과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으로 표현되는 양국의 경제 상황이 대비되면서 일본 사회의 상실감이 중국에 대한 경계감으로 전환되었고, 이것이 일본 사회의 대중국 담론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2010년과 2012년에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발생한 양국 사이의 분쟁은 일본 사회에서 중국 담론이 질적으로 변화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와 같은 일본과 대만 사회의 중국 담론 형성 과정에서 흥미로운 점이 발견되는데, 두 지역의 중국 담론이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일본과 대만은 사회 전체적으로 우호적이고 높은 신뢰 관계를 형성하며 정치인과 경제계, 학계, 문화계 등 다양한 계층에 걸쳐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교류 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정보와 인식을 공유하며 공통된 대중국 담론을 형성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과 같이 국제사회에서 형성되고 있는 중국 담론에 대한 분석 결과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준다.


    첫째, 국제사회의 중국 담론은 국제질서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대중국 담론은 변화하는 중국을 반영하고 있는데, 그와 동시에 중국을 둘러싼 국제질서의 변화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형성되고 있는 중국 담론이 현재의 국제질서 변화를 반영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서, 보다 신중하고 비판적인 자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의 중국 담론이 누구에 의해, 왜,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그 맥락(context)을 좀 더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 국제사회에서 생산되는 중국 담론을 네트워크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중국 담론 네트워크에서 중심성을 가진 핵심 행위자를 찾아낼 수 있고, 네트워크의 구조를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좀 더 효율적으로 대응전략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글로벌 미디어에 의해 생산 및 유통되는 중국 담론에 대해서 냉철하게 판단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나 인식 등에 있어 좌와 우, 진보와 보수에 따라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익과 진실 보도라는 언론학 또는 언론 현장에서의 오래된 논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내 이슈에 대해서는 좌ㆍ우와 진보ㆍ보수 등 이념에 따라 입장과 논조가 갈리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지만, 외교나 대외정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비슷한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는 ‘국익’이라는 요인과 관련이 있는데, 국내 이슈보다는 국제 이슈에서 무엇이 국익인가에 대한 합의가 좀 더 수월하게 도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성은 심지어 국익을 위해서는 사실(진실) 보도도 일정한 제한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로 확장된다. 따라서 우리는 중국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이러한 국익 논리가 반영되었을 가능성을 인지하면서 소비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중국을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과 태도가 ‘유력 글로벌 미디어’라는 권위 뒤에 숨어 있을 수 있는 다른 나라의 ‘국익’으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국제사회의 중국 담론 형성에서 미국의 싱크탱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이는 미국 싱크탱크의 엄청난 규모와 각 싱크탱크의 지식 생산 능력에 기인하고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 안에는 대부분 중국 문제를 연구하는 전문 조직이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에서 만들어내는 각종 보고서와 연구 활동이 국제사회의 중국 담론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대 이후 중국 붐이 일면서 중국 연구자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조직적으로 중국 문제를 연구할 수 있는 싱크탱크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중국과의 관계가 다소 소원해지면서 지방정부 싱크탱크에서는 중국 관련 부서가 대부분 사라졌고, 국내 주요 국책연구기관의 중국 연구 예산도 대폭 삭감되었다.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중국 연구가 필요하지만, 중국의 대외정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도 중국 연구는 강화될 필요가 있다. 미ㆍ중 전략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미국의 싱크탱크에서 중국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는 현상이 우리나라의 중국 연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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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미 사례를 통한 미중 패권 전환 가능성 분석: 무역, 금융, 안보, 다자주의를 중심으..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 현재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그러한 전개가 궁극적으로 미-중 사이의 세력 및 국제적 위상의 역전을 가능케 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전개되고 있다. 근대 국제질서의 역사를 살펴보면, 몇 차례의 구조 변화가 ..

    박인휘 외 발간일 2023.12.29

    국제정치, 정치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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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제2장 패권 전환 관련 논의 및 역사적 사례
    1. 국제질서 전환 관련 이론적 논의
    2. 패권과 국제질서: 영국과 미국의 비교

    제3장 영-미 사례와 미-중경쟁 I: 무역과 국제금융
    1. 무역질서를 중심으로
    2. 국제금융질서를 중심으로

    제4장 영-미 사례와 미-중경쟁 II: 군사안보와 다자주의
    1. 군사안보질서를 중심으로
    2. 다자주의 외교를 중심으로

    제5장 미-중 패권 전환 가능성: 교훈과 현재적 의미
    1. 영-미 사례의 영역별 핵심 교훈과 의미
    2. 역사적 사례를 통해 본 미-중 사례의 핵심적 특징과 향후 전망

    제6장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1. ‘정책 영역 - 패권 전환’ 매트릭스: 분석과 함의
    2. 향후 정책을 위한 제안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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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 현재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그러한 전개가 궁극적으로 미-중 사이의 세력 및 국제적 위상의 역전을 가능케 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전개되고 있다. 근대 국제질서의 역사를 살펴보면, 몇 차례의 구조 변화가 있었고, 각 구조마다 패권을 행사하는 국가가 존재해 왔다. 향후 미-중 사이에서 패권적 리더십의 변동이 발생한다면, 과거에 있었던 국제질서 변화 사례와 일정 부분 유사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과거 영국과 미국 사이에 발생한 국제질서 변화를 통해 미-중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패권국가 지위 변동 및 국제질서 변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조망해 보고자 했다.

    무역, 금융, 군사안보, 다자주의, 이렇게 4개 영역에 걸쳐 진행된 분석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중국이 미국을 대체할 패권국가 혹은 미국을 초월하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은 현재의 상황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무역의 경우 국제사회 대부분의 국가들은 기존의 자유주의 질서하에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고, 자유질서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중국이 이념, 제도, 리더십, 팔로우십 등에 있어서 새로운 무역질서를 주도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금융 영역도 마찬가지인데, 중국은 금태환제를 인정하지 않는 등 글로벌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국제통화량에서 달러화의 비중이 일부 줄었지만, 흥미롭게도, 달러의 축소는 중국 위안화 비중의 증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대신 유로화, 엔화 등 다른 통화량의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은 위안화의 구조적 문제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군사안보 영역의 경우, 군사력은 국력의 다양한 요소들의 총합이라는 접근이 필요하다. 군사력은 경제력, 운용능력, 조직력, 해외기지 운영 역량, 첨단기술 등과 같은 요소들의 총합이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은 미국에 상당히 뒤처져 있다. 특히 중국은 유라시아 대륙 한 가운데 거대한 영토를 가진 나라로서, 러시아 및 인도와 같은 군사강국과 길게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조건은 국제안보의 특정 사안에 군사력을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고, 미국과의 군사 대결에서 치명적 약점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지속적인 핵능력 및 해군력의 증강으로 대미 관계에서 일정한 억지력 확보는 가능할 것이다. 다자주의의 경우, 소위 글로벌 웨스트, 글로벌 이스트, 글로벌 사우스로의 재편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는 자국 중심의 다자주의 구축전을 치열하게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100년 이상의 시차를 두고 발생한 영-미 및 미-중 사이의 패권적 지위 변화를 비교 분석하는 일은 학술적으로 지난한 과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대국제질서 등장 이래로 지속되는 일정 부분의 구조적 일관성을 고려할 때, 영-미 사례가 갖는 현재적 시사점은 매우 크다. 향후 한국은 1948년 현대 정부 수립 이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축적한 국가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국제문제에 대한 구체적 문제해결능력을 통해, 우리 중심의 다자주의 질서를 만드는 외교적 능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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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국제협력방안: 농업과 자연재해를 중심으로

    북한은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일찍이 인식하고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협력에 활발히 동참해왔다. 1994년 유엔기후변화협정에 가입하여 교토의정서 체제를 거쳐 현재의 기후대응체제인 파리협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2000년과 2012년에는 유엔기후..

    김다울 외 발간일 2022.12.20

    국제정치, 북한경제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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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및 목적
    2. 연구 범위 및 방법
    제2장 북한 기후변화ㆍ자연재해 현황 및 재해 위험요인
    1. 기후변화 현황
    2. 자연재해 현황 및 영향
    3. 북한 자연재해 위험 평가

    제3장 이상기후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
    1. 연구 배경 및 선행연구
    2. 분석 모형 및 자료
    3. 분석 결과
    4. 북한의 식량수급 및 시사점

    제4장 북한 자연재해ㆍ농업 분야 대응 현황
    1. 기후변화 영향 및 적응 인식
    2. 자연재해 대응 현황
    3. 농업 분야 대응 현황

    제5장 국제사회와 북한의 기후변화 적응 협력
    1.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적응 협력체계
    2. 북한의 기후변화 적응 국제협력 현황
    3.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사례

    제6장 결론 및 제언
    1. 요약
    2. 북한 기후변화 적응 국제협력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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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북한은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일찍이 인식하고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협력에 활발히 동참해왔다. 1994년 유엔기후변화협정에 가입하여 교토의정서 체제를 거쳐 현재의 기후대응체제인 파리협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2000년과 2012년에는 유엔기후변화협약에 기후변화 관한 국가보고서를 제출하여 북한의 기후변화 영향과 적응 조치, 온실가스 발생 현황과 감축 계획을 보고했다. 대내적으로도 2019년 ‘국가재해위험감소전략’을 수립하고 관련 법제를 정비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북한의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대북제재로 인해 개도국의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도 크게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연구는 크게 두 가지 목적을 가진다. 먼저 자연재해와 농업 분야를 중심으로 기후변화의 영향과 북한의 대응 실태를 분석하여 기후변화 적응에 관한 협력의 필요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통계 및 문헌, 언론자료를 참고하였을 뿐 아니라 실시간 위성 자료를 활용해 북한의 기후변화 영향과 정책 성과에 대한 실증적 증거를 제시하였다. 둘째로 자연재해와 농업 분야를 중심으로 북한의 국제협력 현황을 검토하고 우리나라가 북한의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데 국제사회와의 연계를 고려해야 할 필요성과 주요 협력과제를 제언하고자 한다. 

    장별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장에서는 북한의 기후변화 및 자연재해 현황을 검토하고 북한의 자연재해 위험을 평가하였다. 북한에서 급격한 기후변화 현상이 관찰되었으며, 특히 봄철의 기온 증가와 여름철 강수량 증가가 두드러졌다. 거의 매년 자연재해가 발생하였는데 가장 빈번히 발생한 홍수는 큰 인명피해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가뭄은 발생 빈도가 높지는 않으나 평균 1,000만 명 이상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재해는 북한의 SDGs 달성을 지연시키는 데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북한의 종합적 자연재해 위험이 크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INFORM 위험지수를 기반으로 볼 때 북한의 빈번한 자연재해와 식량부족이 북한의 재해 취약성을 높이고 있으며, 미흡한 제도와 관련 인프라 부족도 북한의 재해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자산 종류별로는 농지, 지역별로는 황해남도가 홍수에 대한 노출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자연재해와 식량부족 간의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3장에서는 원격탐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이상기후가 북한 농업 부문에 미친 영향을 실증분석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북한의 식량안보에 대한 함의와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도출하였다.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쌀 생산성과 옥수수 생산성 모두 폭우와 가뭄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북한의 경우 식량자급률이 매우 높은 국가로서 역설적으로 식량 수급 관점에서 이상기후와 같은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에서 고온일수, 폭우 일수와 같은 이상기후 발생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도적 관점에서 국제협력을 통해 북한 농업이 이상기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4장에서는 자연재해와 농업 분야 대응 현황을 분석하였다. 자연재해 법제도에 대한 검토 결과 북한은 국가 차원과 각 부문ㆍ지방 차원의 이원적 재해통제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재해의 방지, 대비, 대응, 복구에 있어 법령에 나타난 조직이 실제로 기능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은 재해 방지를 위해 국토관리총동원 사업을 가장 중시하며 추진해왔다. 북한 수자원 시설의 전반적인 노후화도가 상당하지만, 위성자료에 기반한 분석 결과 중요 하천에서 강폭이 확대되고 댐 건설이 증가하는 등 새로운 수자원 시설이 확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농업 부문에서도 기후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내용이 여러 법령에 포함되어 있다. 다만 이러한 법제 안의 조항들은 모두 재난을 예방과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을 뿐, 실제로 일어난 자연재해에 대응하거나 피해를 복구하는 데 필요한 법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한계를 지닌다. 정책적인 대응으로 북한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과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 농촌발전전략을 통해 농업 부문이 북한 산업 내 중요한 핵심 축임을 연이어 강조하고 농업 부문 전반의 생산량 증대를 위한 과제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농업 정책에서 재해성 이상기후 등 농업 생산량을 저해하는 기후변화적 요소에 대해서 언급한 점이 주목되나, 실질적으로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전략과 계획의 구체성은 낮다.

    5장에서는 국제사회와 북한의 기후변화 적응, 농업과 자연재해 분야의 논의 및 협력 동향을 분석하였다. 기후변화 적응이라는 개념은 제16차 유엔기후변화 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설립되었으며, 이는 가장 최근에 채택된 파리협정과 신기후체제, 그리고 글래스고 기후합의에 반영되었다. 구체적으로 파리협정은 농업 부문에서 기후변화 영향을 완화하고, 이에 적응할 기회를 제공하였다. 유엔개발계획(UND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추진하는 국가적응계획 농업통합 프로그램(NAP-Ag) 등 농업 부문을 국가적응계획(NAP)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는데, 이는 농업 부문의 구조적인 변화가 중장기적으로 기후 회복력과 지속 가능한 개발로 전환되면서 국가 전반, 혹은 식량 수급에 취약한 계층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자연재해 분야에서는 센다이 프레임워크를 중심으로 각국의 재해위험 감소와 재해회복력 강화를 촉구하고 있으며, 자연재해와 기후변화 대응, SDGs의 통합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한편 북한은 주요 환경협약에 모두 가입하는 등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및 환경 관련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은 대북제재 이후에도 일정 수준 유지되었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대부분 중단된 상황이다. 국제사회의 대북협력사업은 인도적 국별 지원팀(HCT)을 중심으로 북한 내각과 협력하며 추진되어 왔으며, HCT에 소속된 국제기구 및 국제단체는 식량, 자연재해 대응, 영양, 농업 등의 분야에서 주로 협력사업을 추진하였다. 대북제재와 코로나19라는 대외적 여건, 북한의 폐쇄성과 특수성에 따른 대내적 여건 등은 국제사회의 대북협력에도 애로사항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장에서는 대북 기후변화 적응 협력 면에서 국제사회와의 연계에 대한 필요성과 자연재해ㆍ농업 분야의 주요 협력과제를 제시하였다.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이 시급한 문제임에도 대북제재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고조 등 현재의 대내외 환경은 남북협력을 추진하는 데 우호적이지 않다. 이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불가피한 노력이나 한반도의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협력을 통한 평화 조성이라는 ‘그린데탕트’를 구현한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사회를 통한 대북협력은 북한의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고 그린데탕트를 실현하는 데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국제기구는 물론 유럽의 다수 국가 및 EU는 대북제재 이행을 촉구하며 북한의 무력도발을 규탄하는 동시에 대북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국제기구, 국제NGO, EU, 스위스 등 대북지원을 지속하는 국제단체 및 국가와의 공동협력사업, 국제 환경협약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제사회와 연계하여 북한의 기후변화 적응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재해위험 이해 증진, 재해위험 거버넌스 향상, 재해위험 경감을 위한 투자, 향상된 재해대비 및 복구를 위한 자연재해 분야 사업과 폭우 및 가뭄 등 극한기후에 따른 농업 피해 경감 사업을 추진하는 데 다양한 국제사회 구성원과 협력한다면, 더 효과적으로 북한의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며 한반도의 그린데탕트를 실현하는 데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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