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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관계, 노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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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고용시스템과 일자리 정책

    1장 서론미중 패권경쟁 등 급변하는 국제 질서와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제의 침체 속에서 대졸 청년실업 문제가 크게 불거지는 등 중국의 고용시스템과 관련한 관심이 높아져 왔다. 인구보너스를 기반으로 고도성장을 이루어왔던 중국은 최근 부문간..

    조성재 외 발간일 2023.12.29

    노동시장, 중국사회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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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문제 제기와 연구 목적
    2. 예비적 분석과 기존 연구 검토
    ​3. 본 연구의 구성과 방법
    ❙제2장  중국 노동시장 발전 현황과 일자리 정책
    1. 서론
    2. “14.5계획” 중 고용 관련 주요 계획 및 정책
    3. 중국 노동시장 개황: 코로나 팬데믹 시기의 중국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4. 고용정책의 방향과 노동시장에 대한 제도적 보완
    5. 소결

    ❙제3장  자동차산업 고용시스템의 최근 동향-두 자동차기업 사례 분석
    1. 도입
    2. 연구방법과 두 표본 기업의 개황
    ​3. 기업 지배구조에서 당 지도력의 부각과 기업 노동조합 모델의 발전
    4. 다원화된 인력자원 관리 방식과 그 문제
    ​5. 노동시장과 기업의 노동관계 관리
    6. 소결

    ❙제4장  중국 플랫폼 노동 문제와 정책적 도전
    1. 서론
    2. 배달 플랫폼 조직과 노동
    3. 국가 정책 및 변화
    4. 플랫폼 노동 정책의 실질적 효과
    5. 소결

    ❙제5장  농민공의 고용환경 변화와 제도·정책적 조정
    1. 서론
    2. 농민공의 거시적 고용환경 변화
    3. 코로나의 충격과 농민공 관련 제도·정책적 대응
    4. 농민공 고용환경의 새로운 변화와 고용시스템에 대한 함의
    5. 소결
    ❙제6장  청년실업 대응책으로서의 창업 정책 평가
    1. 배경
    2. 중국의 창업정책 방향
    3. 과기부 주도의 중국 창업정책 현황
    4. 청년실업 관점에서 과기부의 창업정책 평가
    5. 소결
    ❙제7장  중국 진출 한국 기업 분석
    1. 들어가는 말
    2. Y전자 사례
    3. Z자동차 사례
    4. 소결

    ❙제8장  결론
    1. 연구결과의 요약과 종합
    2. 연구의 시사점과 향후 연구과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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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1장 서론

    미중 패권경쟁 등 급변하는 국제 질서와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제의 침체 속에서 대졸 청년실업 문제가 크게 불거지는 등 중국의 고용시스템과 관련한 관심이 높아져 왔다. 인구보너스를 기반으로 고도성장을 이루어왔던 중국은 최근 부문간 불균형과 노동시장 내 수급 불일치 등으로 인하여 일자리의 배분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다.

    이를 분석적으로 이해하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노동체제, 고용체제, 노사관계 시스템 등과 넘나드는 고용시스템 개념을 채택하였다. 고용시스템은 직무분석, 채용, 훈련, 승진, 보상, 퇴직에 이르는 기업 내 인력관리를 미시적 기초로 하지만, 그것에 영향을 미치는 기업지배구조 및 기업의 전략, 그리고 조직문화와 노사관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고용을 둘러싼 다양한 변수들은 정부 정책과 법제도, 그리고 무엇보다 노동력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시장원리의 영향을 받는다. 그렇지만, 이러한 시장원리는 무매개적으로 관철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산업, 기업규모 등의 다양한 부문별 층위를 갖기 때문에 제도적 요인을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고용시스템의 다양한 측면을 조명하기 위하여 기업지배구조, 플랫폼노동, 농민공, 그리고 청년창업정책이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하였으며, 중국내 한국기업들의 최근 인력관리 상황에 대한 조사를 통하여 중국 고용시스템과 접하고 있는 최전선의 쟁점들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2장 중국 노동시장 발전 현황과 일자리 정책

    2장에서는 거시적으로 중국의 노동시장과 고용정책에 대해 개괄적으로 이해해보고자 하였다. 중국 정부가 14.5계획(2021~2025년)을 입안할 때 코로나19가 발생했고, 그 시기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 마찰이 심하여 중국의 경제발전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이 어느 시기보다 높았다. 그런데, 2020년 6월 중순이 되면 중국 경제 단위의 업무 복귀율은 코로나19 발발 이전의 90% 이상에 도달했고, 노동자의 수입도 코로나 발발 이전인 2019년 11월 대비 80% 이상에 도달했다.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의 노동시장은 2020년 6월 중순 이후 그 기능이 서서히 회복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중국 당국이 14.5계획을 입안할 때 상정했던 5.5% 내외의 수준이고, 이는 중국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청년들의 실업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다. 16~24세 청년 노동자의 실업 상황은 대단히 악화되어 있다. 이들 연령대의 실업률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기록을 반복하여 경신하다가 2023년 3월 이래 줄곧 20%를 넘어서고 있다. 두양(都陽, 2022)은 중국 청년의 실업 문제를 자연적 실업과 주기적 실업으로 구분하고 장기적 대책과 단기적 대책 모두를 동원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장기적 대책으로서는 경제구조의 전환, 교육체제의 개혁을 통해 수요측에 부합하는 노동력 공급, 노동시장제도의 개선 등이 필요하고, 단기적 대책으로서는 경기 부양정책이다. 

    향후 중국의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칠 요인은 크게 두 가지 점이라고 보인다. 첫째, 중국 경제 성장의 전망이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2023년 중국의 1/4 분기 경제 성장률은 4.5%를 기록했다. 게다가 중국 경제의 1/3을 떠받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부동산 경기가 대단히 좋지 않아서 중국발 경제위기가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 일자리 창출 능력이 큰 비공유 경제 부문의 발전에 대한 전망이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다. 비공유경제 부문을 대표하는 플랫폼기업과 개체 공상호(個體工商戶, 자영업자)는 최근 적지 않은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중국 당국은 플랫폼 기업의 규범화를 명목으로 이들의 경제 활동을 제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중국의 플랫폼 기업이 중국 당국이 천명한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개체 공상호는 제로 코로나 정책의 가장 큰 피해자 가운데 하나이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중국 내 민영경제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역설하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그렇지만, 과연 민영경제의 주체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그 반응이 노동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아직은 불확실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3장 자동차산업 고용시스템의 최근 동향

    중국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자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이며,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량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700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자동차 수출량이 많은 국가로 도약하였는데, 이에 따라 자동차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도 435만명에 이른다. 3장에서는 이렇게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제조업의 대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산업에서 고용시스템을 둘러싼 최근 동향과 쟁점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았다. 이를 위하여 대형 완성차업체 두 곳, 즉 국유기업과 민영기업 한 곳씩을 수차례 방문하고 관계자들과 면접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최근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기업지배구조와 노동조합(공회)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이 크게 강화되고 있는 점이었다. 국유기업인 B사에서는 기업 당 조직의 지도하에 三會一層 제도를 수립하는 것으로 표현되었는데, 여기서 삼회는 주주총회, 이사회, 감사위원회를 의미하며, 일층은 기업 경영진이다. 당은 이러한 기업지배구조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민영기업인 G사의 경우도 기업 당 위원회가 설치되어 각종 경영활동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울러 국유기업인 B사의 공회는 대대적인 당군 사업 모델의 변화 속에서 위상이 하락하고 당의 방침을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데 더 중점을 두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G사는 공산당이 공회를 직접 지도하면서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생산활동을 차질없이 수행하며, 노동자 복지 및 처우개선에 힘쓰는 전통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공산당의 영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지만, 자동차기업들이 당면한 인적자원관리 상의 문제는 쉽지만은 않다. 전기차 개발과 지능화 등에 요구되는 연구개발 인력은 높은 임금을 주어야 채용할 수 있는데, 이들과 전통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생산하던 인력들과의 조화가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였다. 그러나, 두 사례 기업은 부품업체들 및 일반업체들에 비하여 임금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일단은 인력 수급 측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음을 보여준다. 더욱이 중국 당국의 빅테크 기업에 대한 억압 정책으로 우수한 IT 인력을 뽑는 것이 수월해진 측면도 있다. 다만, 이렇게 시장 임금을 통하여 국유기업이든 민영기업이든 대기업이 인력 조달을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중국 내에서 기업규모간, 직종간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두 개 기업 사례를 넘어서서 자동차산업의 전체 생태계 차원에서는 고용시스템의 안정성과 통합성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4장 중국 플랫폼 노동 문제와 정책적 도전

    본 장의 목적은 중국의 새로운 플랫폼 관련 정책이 실제 노동 조건을 개선했는지의 여부를 알아보는 것이다. 중국의 음식배달 플랫폼에는 천만 명 이상의 음식 배달기사가 참여하고 있다. 배달기사들의 노동조건은 특히 2020년 9월부터 그들의 엄격한 배송시간과 잦은 사고에 대한 뉴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2021년부터 국가 및 지방 차원에서 일련의 새로운 정책이 발표되었지만 이러한 정책이 음식배달 기사들의 일상 업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상세히 밝혀지지 않아 왔다.

    본 연구는 두 가지 유형의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먼저, 2014년 1차 정책부터 최신 정책까지 플랫폼 관련 정책을 수집하였다. 총 17개의 국가 및 25개의 지방 수준 정책이 수집되고 분석되었다. 둘째, 두 차례에 걸쳐 조사가 이루어졌다. 첫 번째 라운드에는 4,900명 이상의 배달기사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설문 조사와 플랫폼 및 대행사 관리자 및 배달기사를 포함한 수십 명의 다양한 행위자들과의 인터뷰가 포함되었다. 2차 면접은 2023년 5월부터 7월까지 진행됐으며, 30명 이상의 배달기사 인터뷰를 수행하였다. 주요 질문은 정책이 노동 조건에 미치는 영향과 새로운 정책에 대한 태도에 관한 것이었다.

    그 결과 우선 음식 배달 플랫폼의 개발 및 관리와 관련하여 아웃소싱과 크라우드소싱의 두가지 카테고리 안에서도 다양한 세부 모델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두 모델 모두 비정형 고용이며 다양한 조직과 배송업체 간에 매우 복잡한 관계를 발전시켜왔다. 이에 따라 아웃소싱 및 크라우드소싱 배달기사들은 다양한 유형의 관리 및 규칙을 따르는데, 동시에 그들은 일하는 동안 사회적 차별의식, 일방적인 급여 변경, 보험 부족 등과 같은 많은 유사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둘째, 플랫폼 관련 정책을 분석하였다. 정책에는 독특한 특징이 있는데, 초기에는 정부가 고용 잠재력 때문에 플랫폼 경제를 지원했지만, 특히 2021년 이후에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정책이 더욱 엄격해졌다. 그러나 “더 엄격해진다”고 해서 정부가 경제 및 고용 목표보다 노동 보호를 완전히 선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 정부는 끊임없이 다양한 목표를 저울질하고 어떻게든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해왔다.

    셋째, 이러한 정책들이 일선 배달기사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인터뷰는 주로 노동 계약과 사회 보험이라는 두 가지 가장 관심 있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정부 정책에 대한 배달기사들의 태도를 물었다. 인터뷰에 응한 배달기사들은 서로 다른 고용 모델에서 일하고 다양한 배경과 업무 경험을 갖고 있지만, 새로운 정책이 계약 체결이나 사회 보험 가입 등 그들의 노동조건에 거의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응답하였다. 게다가 배달기사들은 정책이나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모르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이 자신들과 거리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배달기사들은 강력한 정부가 수입 감소 및 배송 과정과 관련된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이 글은 플랫폼 노동 관행과 새로운 정책 간의 괴리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정책이 계속해서 배달노동자들의 핵심 관심사를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 노동-자본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경제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플랫폼 경제로 인해 이미 야기된 노동 문제를 방어적으로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플랫폼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바탕으로 플랫폼 내 모든 주체와 협력하여 노동 관계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야 함을 시사해준다.

    5장 농민공의 고용환경 변화와 제도·정책적 조정

    5장에서는 최근 중국의 인구 및 노동력 감소와 질적 성장으로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중국 사회 내 가장 취약한 노동계층으로 손꼽히는 농민공의 고용환경이 어떠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 지를 탐색한다. 특히, 코로나 3년의 경험을 거치면서 농민공을 둘러싼 고용환경은 기존의 변화가 지속되는 동시에 새로운 변화가 드러나고 있음을 살피면서, 정책·제도적 조정과 농민공의 적응을 세부적으로 분석하여 고용환경의 새로운 변화를 규명하고 향후 고용시스템의 변화에 어떠한 함의를 가질지를 분석하고자 했다. 

    농민공의 열악한 고용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농민공의 규모가 3억 명 수준에서 유지되고 농민공 집단의 질적인 변화가 발생 중이다. 즉, 농민공의 장기화, 여성화 및 가족화, 고학력화, 서비스업으로의 진출을 통해서 기존 농민공을 둘러싼 제도·정책 및 담론과는 다른 새로운 변화가 드러나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인구 및 노동력 감소 시대를 맞아 농민공의 노동생산성을 제고하여 임금 소득을 증대하고 중산층으로 육성하려는 정책이 신형도시화 목표 아래 ‘농민공의 시민화’로 적극 추진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공동부유’ 로드맵과도 일정한 연관을 갖고 있다.

    한편, 코로나 대유행의 충격은 농민공 고용에 커다란 충격을 가하면서 고용의 불안정화를 크게 심화시켰는데, 본 연구에서는 2020년 코로나 초기 중국사회과학원 사회학연구소의 조사결과를 통해 정부의 취업 안정 대책과 불안정한 고용환경 사이에서 농민공의 실천과 적응 양상을 살펴보았다. 코로나의 직접적인 충격과 ‘노동의 단기화’ 경향이 지속되는 와중에 신세대 농민공은 자발적, 주체적 선택을 하며 적응하는 등 고용환경 변화의 양상은 보다 복합적이지만, 전반적으로 그들의 고용불안정은 여전히 녹녹치 않아 보인다. 아울러, 취업을 우선시하는 정부의 강력한 고용 안정 정책이 안전한 일자리 복귀 지원, 기업의 농민공 고용 지원, 플랫폼과 새로운 취업형태, 유연 고용의 적극 활용, 직업훈련 확대 등으로 농민공의 고용불안정 해소에 일정 부분 기여한 바가 있지만, 보다 근본적이고 실효적인 고용 안정은 ‘긱(gig) 이코노미’, 새로운 취업형태, 유연 고용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 경제와 연관된 고용형태의 변화가 코로나 3년의 경험을 통해 더욱 추동되었고 그 실효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향후 농민공의 고용환경 변화는 현재의 방향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 새로운 고용환경의 변화가 제도적인 차원으로 정립되었다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현재 전반적인 변화가 과거와 다른 새로운 고용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측면도 존재한다. 지역-학교-기업을 연결하는 기업 신형 학도제(學徒制)의 도입, 중고교와 대학을 잇는 입시제도 개혁을 통하여 직업학교와 노동자 육성시스템의 변화 가능성, ‘농민공의 시민화’의 지속적인 확대를 통한 농민공 집단의 중산층 육성과 공동 부유로의 방향성 등은 고용시스템을 구성하는 지방, 노동, 교육, 시민권 제도 등과 연관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새로운 고용환경 변화가 고용시스템 전반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6장 청년실업 대응책으로서의 창업 정책 평가

    중국은 미중 기술패권 전쟁과 경제발전을 위해서 14.5계획 기간 동안 국가혁신체제의 고도화 달성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혁신체제 고도화 달성을 위해서는 고급인력 확보와 개발된 기술을 통한 창업정책이 매우 중요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본 장에서는 최근 악화된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해서 현재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기반 창업정책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파악해보고자 하였다. 중국의 창업정책은 2014년 리커창 총리가 주장한 쌍창(대중창업 만중창신) 정책이 기반이 되어 왔다. 대표적으로 쌍창정책 속에는 청년층의 창업 강화와 과학기술 지원 확대가 지속적으로 포함되어 발표되어 온 것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국가혁신체제 고도화의 주요 부처인 과기부 창업정책의 중요사업인 창업보육센터와 중창공간(Makers Space) 사업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들 사업들은 창업기업들에 대해서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창업 지식제공, 혁신역량 강화 등의 성과들을 내고 있다. 쌍창정책의 성과는 2021년 기준으로 육성 및 지원되는 창업기업 수 69만 8천개, 일자리 창출 498만 3천명이었으며, 최근에는 유니콘 기업들을 배출하는 성과들을 내고 있었다.

    실제로 중국 과기부의 창업정책이 전체 청년창업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최근 발간된 “중국청년창업발전보고”를 통해서 살펴보았는데, 여기서 청년은 만14세에서 35세까지이다. 중국의 청년창업보고서에서는 현재까지 창업기업은 1억 5천만개, 2021년 창업된 기업수는 900만개 수준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창업은 기술수준이 낮은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과학기술 창업은 전체의 2%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과기부의 창업정책이 전체 청년창업 현황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작은 것으로 추정되었는데, 2021년 청년층 900만개 창업기업 중에서 쌍창정책을 통해서 새롭게 나온 기업은 2만 4천개 수준, 최대 0.3%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누적 기업수를 기반으로 한 평가에서도 현재 1억 5천만개 창업에서 중국 과기부의 창업정책을 통해서 육성하고 있거나, 졸업한 기업수는 91만 4천개로서 전체 0.6%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3년 16세에서 24세까지 일자리는 3,600만개가 만들어졌는데, 이중에서 중국 과기부 창업정책이 창출한 일자리(21년 기준이며, 동일하게 23년 발생했다고 가정)는 16만 8천개로 추정되어, 잘해야 0.5%의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중국 과기부의 창업정책은 청년층의 고급 일자리 창출에는 양적으로 매우 제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니콘 기업의 창출을 통한 질적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중국 당국은 양적인 창업정책 확대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기반의 질적 창업정책의 확대를 통해서 현재 문제를 해결하고자 더욱 노력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의 과기부가 주도하여 창업과 일자리 정책을 함께 수행하는 것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7장 중국 진출 한국 기업 사례 분석

    중국이 지닌 풍부한 노동력과 고도성장하는 경제가 제공하는 사업 기회를 좇아 2000년대 이후 한국 기업들이 대거 중국에 진출한 바 있다. 그러나, 2016년 싸드 사태를 기점으로 하여 한국기업들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자동차와 가전 산업 등에서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최근에는 중국에 대하여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출입 상황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어떻게 사람관리를 하고 있을까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를 위하여 오랜 동안 추적 연구를 진행해온 Y전자와 Z자동차 사례를 택하여 온라인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Y전자의 경우 중국 내수시장에서의 점유율은 크게 낮아졌지만, 여전히 수출기지로서 생산공장의 역할은 기대되는 바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총고용량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고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관련된 인사관리와 조직문화도 과거의 특징을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더욱이 최근 사무관리직의 이직률이 높아지는 데 대응하여 2023년에 고율의 임금인상률 전략을 펼치자 인력 운용의 안정성이 높아졌는데, 이는 유동적인 중국 고용시스템 하에서 적절한 임금 수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Z자동차의 경우 수출보다는 내수에 치중해왔는데, 2016년 이후 싸드 사태로 인한 경제외적 요인과 더불어, 적절한 모델의 투입이나 전기차로의 전환 등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은 점, 그리고 강력한 비용 경쟁력을 갖춘 로컬업체들의 등장 등에 의하여 생산량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용량도 크게 줄어들었는데, 이는 우선 잔업특근 수당과 성과상여금의 축소로 인한 자발적 이직에 더하여 더 이상 실습생이나 노무공을 쓰지 않는 전략과 결부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경 1공장의 폐쇄와 충칭 5공장의 가동중지 등에 따라 일부 인원에 대한 고용조정이 있었으며, 이 때 법적 경제보상금에 더하여 일정한 추가 보상금이 주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Y전자의 경우도 본고에서 본격적으로 살펴본 것은 아니지만, 칭따오와 옌타이의 휴대폰 공장을 폐쇄하면서 경제보상금 플러스 알파의 방식을 취하였으며, 관련된 갈등은 불거지지 않았다.

    이러한 두 개 기업 사례를 통해볼 때 중국의 고용시스템은 한국보다는 유연성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축소 구조조정은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된 것이 단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을 수출용 제품의 생산기지로 삼고 있는 Y전자의 사례 등을 보았을 때 사업의 착수나 유지, 확장을 위한 노동력 활용의 적절성 또한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특히 유동적 중국 고용시스템의 특성을 감안하여 최적의 임금 전략이 결합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전히 중국에서 이렇게 사업의 연속성을 이어가고자 한다면, 특히 중국 고용시스템의 특성과 이에 영향을 미치는 공산당과 정부의 전략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8장 결론

    마지막 결론 장에서는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서, 각 부문의 특성들이 시스템 내에서 어떻게 상호 연관성을 갖는지를 설명하였다. 중국의 고용창출능력이 신기술 발전 등에 의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청년들의 경우 부문간 격차가 확대된 것에 대응하여 적절한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는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중국 정부가 창업 정책 등을 통하여 혁신과 일자리 모두를 개선하고자 하나, 명령지시적 관계로 민간의 창의성과 자율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미래 지향적 고용시스템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가운데, 묵은 과제인 농민공 문제는 여전히 남겨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농민공들이 플랫폼 노동 등으로 전이하였지만, 플랫폼 노동이 완전한 자율성을 갖는 노동도 아니고, 안정성과 수입 수준도 높지 않기 때문에 뚜렷한 대안이 되기도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중국의 고용시스템에는 효과성, 유연성, 형평성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데, 이것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고용시스템을 미국형, 일본형, 독일형 등과 비교하였으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시사점을 포함하여 한중 교류에서 고용 및 노동 사정에 대한 상호 이해를 계속 높여갈 필요가 있다는 점이 제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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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전환 시대 한중 청년여성들의 ‘일’과 ‘가족형성’에 대..

    한중 양국 모두 저출산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마주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양국이 정치·경제적 맥락을 떠나 서로 공통의 문제로 고민할 수 있으며, 청년들이 일과 출산, 양육, 가족을 어떻게 생각하고 미래..

    오은진 외 발간일 2023.12.29

    노동시장, 중국사회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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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배경 및 목적
    2. 연구내용 및 방법

    ❙제2장  한중 청년의 인구학적 배경 및 일자리 특성
    1. 한국 청년의 인구구조와 노동시장 현황
    2. 중국 청년의 인구구조와 노동시장 현황
    3. 소결

    ❙제3장  한국과 중국의 일·가족 정책 변화
    1. 한국의 일·가족 정책 변화
    2. 중국의 일·가족 정책 변화
    3. 소결

    ❙제4장  한중 청년여성의 일과 가족형성에 대한 경험과 인식 분석
    1. 연구방법 및 연구 대상
    2. 면접조사 내용
    3. 한중 청년세대 여성들의 일과 가족에 관한 면접조사 결과
    4. 소결

    ❙제5장  한중 청년들의 직업과 가족형성 및 관계의 실태 분석
    1. 조사개요
    2. 한국과 중국 청년의 가족형성
    3. 한국과 중국 청년의 일자리 현황
    4. 한중 청년의 일과 가족에 대한 인식
    5. 한중 청년의 성평등 및 사회적 다양성에 대한 포용 의식
    6. 한중 청년의 일과 가족구성, 사회적 인식 비교 결과
    7. 소결
    ❙제6장  결론
    1. 요약 및 결론
    2. 한중 청년여성들의 미래와 발전 방안

    ❙참고문헌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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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한중 양국 모두 저출산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마주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양국이 정치·경제적 맥락을 떠나 서로 공통의 문제로 고민할 수 있으며, 청년들이 일과 출산, 양육, 가족을 어떻게 생각하고 미래를 계획하는가의 문제 역시 국제사회에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영역이다. 본 연구는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변화기에 한중 청년세대들의 성평등 인식과 가족형성, 경력개발의 관계성을 파악하고 분석하여 향후 양국이 서로 어떻게 상호협력하여 관계를 발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제2장에서는 한국과 중국 청년들의 노동시장 현황을 분석하였다. 우선 한국 청년인구의 감소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최근 청년층의 경제활동참여율에서 여성들의 비중은 증가 추세이다. 청년층이 참여하는 산업과 직종의 변화도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어, 최근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상황을 보면 남성 전통적인 직종에서 증가 추세가 주춤한 반면, 이 분야의 여성 참여는 매우 빠르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직업별 현황에서도 청년 관리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청년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훨씬 높은 증가 추세를 보인다. 한편, 중국 여성의 노동참여율은 1990년에 비해 점점 더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25~34세 중국 청년층의 학력수준은 향상되었는데, 특히 대학과 대학원 교육을 받은 여성의 비중이 남성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여 2016년 대비 청년여성의 교육수준이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산업별로 도시 청년 취업자의 종사 비중이 높은 업종은 주로 서비스업종이고, 직업별로는 2021년 비즈니스 서비스업 종사자가 남녀 청년의 비중이 가장 높은 직업으로 나타났다. 신규 채용 수요 규모가 크고 평균 연봉 수준이 높은 지역의 선호로, 중국 당해 대졸자의 동부 및 일부 서남부 대도시 집중 현상도 두드러졌다. 

    제3장에서는 현대 한국과 중국의 일·가족 정책 변화 과정을 초기, 중기, 저출산 대응기로 구분하며 살펴보았다. 초기(1950년대~1980년대)에는 양국 모두 국가 주도의 산업화와 여성 노동력 동원 등에서 유사성을 보였다. 하지만 이 시기 한국은 사회적 재생산을 여성의 책임으로 규정하는 가부장적 사회 기조 속에서 일·가족 정책의 발달이 제한된 반면, 중국은 사회주의의 여성해방 이념을 기반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지원 제도를 강화하였다. 중기(한국: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중국: 1990년대~2000년대)에 한국은 기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증가에 따른 보육 문제에 주목하여 민간을 중심으로 보육시설을 확장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하였으며 육아휴직제도를 신설하였다. 반면 중국에서는 개혁개방 과정에서 여성 고용이 감소하고 한 자녀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보육수요 감소와 보육정책의 쇠퇴로 이어졌다. 저출산 대응기(한국: 2000년대부터 현재, 중국: 2010년대부터 현재)에 한국은 보육 및 일·가정 양립 지원정책을 적극 확대함으로써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반면 중국은 기존 인구억제정책의 단계적 완화를 통해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였으며, 최근 중앙과 지방 정부 수준에서 보육과 일·가정 양립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하고 있다.

    제4장에서는 한중 청년여성들의 성장과정 및 가족관계, 일에 관한 생애 전망, 가족형성 계획, 일과 가족에 대한 인식에 대해 면접조사한 결과를 분석하였다. 한국과 중국 양국 청년세대 여성들의 성장 환경은 대체로는 부모들로부터 이른 결혼이나 출산보다는 학업에 열중할 것과 좋은 직업 혹은 자녀인 청년여성들이 원하는 직업을 가지는 것을 독려하는 환경으로 파악된다. 한국과 중국의 청년세대 여성들은 모두 자신의 삶에서 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며, 특히 한국 청년세대 여성들에게 이 같은 점이 더 두드러졌다. 결혼 및 출산을 통한 가족형성과 관련하여, 동 세대 한중 청년여성들 가운데에서는 중국의 청년여성들에게 아직 결혼 규범이 더 강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중국의 30대 청년여성들의 경우는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청년여성들에게서 결혼은 이미 규범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가 된 경향이 높다면, 중국 내에서는 결혼 및 가족형성에 관한 규범이 아직은 강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청년세대 여성들 사이에서 이 같은 규범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으면서도 또 비판적으로 인식되는 등 다양한 인식이 혼재하는 과도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 청년여성들에게 성평등에 대한 인식은 보편적인 것으로 파악되며, 이 같은 인식이 전통적 형태의 가족형성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도 연결되는 것으로 보인다.

    제5장에서는 한중 청년 2천 명을 대상으로 일과 가족형성 관련 인식 실태조사를 수행한 결과를 분석하였다. 한중 청년여성 모두 90% 이상이 반드시 일은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직업은 양국의 청년여성들 모두 평생 본인의 정체성과 관련이 깊다고 인식하지만, 중국 청년들과 비교해서 한국 청년들은 유의미하게 원하는 직업이 뚜렷하지 않은 경향을 보인다. 특히 한중 청년여성 간에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그러면서 좋은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중국 청년들에 비해 좋은 학력, 좋은 부모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특히 한중 청년남성들 간에 그런 인식 격차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또한 일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에서 한국 청년들은 일정한 경향성을 보이는 반면 중국 청년들은 다양한 목표들이 공존하고 있었다. 비정기적이며 불확실성에 의존하는 직업보다는 고정적이며, 안정적인 일자리에 대한 선호가 한국 청년여성들이 가장 강한 집단으로 분석되며, 이는 한국 내 청년남녀 간 격차, 한중 청년여성 사이에도 뚜렷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경향은 청년남성 간에도 나타나고, 양국 청년들 간에도 확연하게 존재한다. 디지털 전환으로 나타나는 직업과 양육 형태의 변화에 대해서 청년여성들의 인식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데는 현재 조사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디지털 전환 시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FGI를 통해 한국 청년여성이 블록체인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어하고, 중국 청년여성들이 온라인 창업(쇼핑몰, 번역 등)을 통해 고소득을 올리고자 하는 부분에서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일자리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한중 청년들의 결혼관에 있어서는 양국 청년여성 모두에게 기존의 결혼 및 출산규범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는 완전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양국 청년여성들 사이에도 확실한 차이가 나타나는데, 이미 설문조사 시점에서도 동 연령대의 결혼 비중이 중국이 훨씬 높지만 미혼 대상의 결혼에 대한 인식에서도 한국 청년여성과 남성 모두 부정적인 경향이 강하다. 중국의 경우, 성별 인식 격차는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한중 모두 저출산이 문제인데, 한국은 결혼은 한다면 자녀 출산에 대한 의향이 중국에 비해 높지만 결혼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이 강해 저출산이 점점 악화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디지털 환경에 대해 남녀 간, 국가 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국은 노동시장의 경직성 때문에 상당히 많은 청년들이 기존의 직업 경험과 전망을 답습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중국 청년들은 새로운 고소득 직업에 대한 관심을 유의미하게 많이 가지고 있었다. 또한 직업가치에 대한 의식도 매우 다양해서 높은 소득, 직업안정성 외에도 다양한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노동시장은 이제 점점 글로벌화 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사회에서 양국 청년들의 숙련수준이 유사하다면 노동력의 교류는 자연스럽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과 청년들의 적극적 교류와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첫째, 한국에 유학 온 중국 유학생들과 한국 지역사회의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대학과 지역사회가 협력하는 모형이 필요하다. 둘째, 중국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청년여성들에게 중국은 해외 진출이 가능한 국가일 뿐만 아니라 중국 내 글로벌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곳으로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과 중국은 가깝고도 먼 국가 중의 하나이다. 정치·경제·안보 문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두 나라의 관계가 경색될수록 이런 사회적 관계를 돈독히 하는 국가사업이 매우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이에 한중 청년여성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포럼이나 재단을 설립하는 안을 제안한다. 사업의 주요 목적은 ‘일자리’와 ‘가족가치’에 대한 상호인식을 조사하고 정기적인 포럼을 개최하는 등 국가적 차원의 세부적인 교류를 통한 교육, 문화 영역에서의 상호발전을 목적으로 설립, 운영된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한국 청년여성들은 양국 청년 집단 중 새로운 산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이지 못한 부분이 발견된다. 이런 경향성이 미래 디지털 경제를 구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지 아직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긍정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춘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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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중국종합연구 총서 정책연구과제 요약집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012년부터 ‘중국종합연구’ 사업을 수행해 오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학제간 협동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되는 ‘연구기관 기획 협동연구사업’입니다. 중국종합연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발간일 2023.12.29

    경제관계, 경제협력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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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발간사

    1. 중국 고용시스템과 일자리 정책(한국노동연구원 / 조성재)

    2. 디지털 전환 시대 한중 청년 여성들의 ‘일’과 ‘가족형성’에 대한 인식 변화 연구(한국여성정책연구원 / 오은진)

    3. 중국 조선족 청소년의 실태 및 지원방안 연구(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 배상률)

    4. 한중 탄소중립 협력 활성화 방안 연구(한국환경연구원 / 추장민)

    5. 중국의 ESG 추진 현황과 한·중 정책 비교 및 대응방향(에너지경제연구원 / 안지영)

    6. 탄소중립 시대 중국 동북지역 한중 지역개발 협력방안: 중국 지린성을 중심으로(국토연구원 / 이현주)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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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012년부터 ‘중국종합연구’ 사업을 수행해 오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학제간 협동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되는 ‘연구기관 기획 협동연구사업’입니다. 

    중국종합연구 사업은 ① 한·중 간 사회·문화 이해 증진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 ② 한·중 교육·인적자원 개발방안 연구, ③ 중국 법·제도 연구, ④ 중국 지역발전에 따른 시장 진출전략 모색, ⑤ 중국 기술·경제 동향 분석 및 협력방안 연구, ⑥ 중국의 국내 정치 및 국제 관계에 대한 심층연구 등 6대 중점 분야로 나누어 추진되어 왔습니다. 그 결과 이 사업은 정치·외교, 경제,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명실상부한 중국 관련 융·복합 연구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2023년에는 탄소중립, ESG, 고용과 일자리 정책, 중국 여성의 일과 가족관, 조선족 청소년 실태, 동북지역과의 협력 등 미래지향적 한·중 관계 정립에 있어 소중히 다루어져야 할 주제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한국환경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국토연구원의 6개 기관에서 16명의 연구자와 14명의 국내외 대학 및 연구소의 전문가들이 연구진으로 참여해 주셨습니다.

    2023년도 연구사업을 마무리하면서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6개 국책연구기관에서 수행한 연구 과제를 모아 『2023년 중국종합연구 총서』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각 과제의 연구결과는 보고서로 출간하여 일차 수요처인 정부기관에 전달하는 한편,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본원의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종합연구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관심과 조언을 당부드립니다.
    아울러 금년도 중국종합연구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수고해주신 5개 연구기관의 연구책임자 및 관계자, 공동 연구진, 심의위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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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화로 보는 세계경제 2023

    01 중국 리튬이온배터리 공급망 안정화 정책의 주요 내용 및 전망02 중국 우한시, 주택 구매제한 완화 확대03 중국, 글로벌 안보 공동체 구축 구상 발표04 중국 태양광 제품 수출 사상 최대치 기록05 중국-프랑스-EU 정상회담 개최06 중-러, 블라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발간일 2023.12.23

    경제관계, 경제발전, 경제성장, 경제안보, 경제협력, 국제무역 미국 중남미 중국 일본 유럽 러시아유라시아 동남아대양주 인도남아시아 아프리카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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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01 중국 리튬이온배터리 공급망 안정화 정책의 주요 내용 및 전망
    02 중국 우한시, 주택 구매제한 완화 확대
    03 중국, 글로벌 안보 공동체 구축 구상 발표
    04 중국 태양광 제품 수출 사상 최대치 기록
    05 중국-프랑스-EU 정상회담 개최
    06 중-러, 블라디보스토크항을 내륙 중계항으로 이용 합의
    07 중국, 자동차 수출 세계 1위 기록
    08 중국 전기차 배터리의 공급과잉 우려와 전망
    09 중국,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고위급 포럼 개최
    10 중국, 향후 5년간 금융정책 기조 발표
    11 일본의 ‘개발협력대강’ 개정 논의 동향
    12 일본 경제산업성 2024년 세제개정 요청안 주요 내용과 시사점
    13 일본, 단시간 근로자 지원정책 시행 및 전망
    14 美, 고용시장 동향 및 통화긴축 전망
    15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 하락 배경 및 전망
    16 브라질, 룰라 신정부의 주요 정책과 과제
    17 브라질, 미국과 아마존 보호를 위한 협력에 합의
    18 EU, ‘그린딜 산업계획’ 추진 동향 및 전망
    19 크레딧 스위스 위기: 평가와 전망
    20 원전을 두고 엇갈리는 행보를 보이는 EU
    21 EU의 중국산 전기차 반보조금 조사 개시: 평가와 전망
    22 EU의 중국산 전기차 보조금 조사에 대한 중국 내 동향
    23 영국, CPTPP 공식 가입 및 평가
    24 동티모르, 아세안 정식 가입 확정 및 시사점
    25 인도네시아, 전기차 구매보조금 계획 발표
    26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EU의 산림 벌채 규정 발효에 따른 팜유 업계 대응방안 모색
    27 태국 세타 신임 총리 개방적 대외행보 시작
    28 ‘필리핀개발계획 2023~2028’ 발표
    29 솔로몬제도, 중국과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수립
    30 호주, 수소분야 국제협력 가속화
    31 방글라데시-일본 정상회담 배경 및 주요 의제
    32 제13차 인도-미국 무역정책 포럼(TPF) 주요내용 및 전망
    33 이집트 IMF 차관 도입 배경 및 전망
    34 케냐, 유럽투자은행(EIB)과 그린수소 협력 강화
    35 러시아의 아프리카 내 영향력 확대 동향
    36 제22차 COMESA 정상회의 주요 내용 및 시사점
    37 레바논 정부, 시리아 난민 강제 송환 추진
    38 사우디아라비아 네옴(NEOM) 프로젝트 관련 한국 기업 협력 동향 및 전망
    39 사우디아라비아, 4개의 신규 경제특구 설립계획 발표
    40 사우디아라비아, 전기차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 확대
    41 러 중앙은행, 디지털 금융자산시장 발전 방안 발표
    42 러시아, 외국계 기업 철수 현황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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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직접투자가 베트남의 성별 임금 격차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한국의 주요 투자대상국인 베트남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대만 등의 다국적 기업의 투자가 지속되는 국가로, 미·중 갈등 이후 대중 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한 투자처로도 각광받고 있다. 또한 여전히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며 평등에 대한 가..

    김제국 발간일 2023.09.08

    노동시장, 외국인직접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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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제2장 베트남 노동시장의 양성평등 현황과 제도
    1. 베트남의 양성평등 현황
    2. 베트남 노동시장의 양성평등 관련 제도
    제3장 베트남의 외국인 직접투자와 성별 임금 격차 분석
    1. 베트남 지역별 FDI 유입 및 성별 임금 격차 현황
    2. 실증분석

    제4장 결론 및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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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한국의 주요 투자대상국인 베트남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대만 등의 다국적 기업의 투자가 지속되는 국가로, 미·중 갈등 이후 대중 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한 투자처로도 각광받고 있다. 또한 여전히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며 평등에 대한 가치를 중시하는 국가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활발한데, 사회주의 도입 이전의 전통 문화에서도 여성의 권리보장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베트남으로의 FDI 유입 확대 추이와 달리, 노동시장 남녀평등 지표 중 하나인 성별 임금 격차는 2010년 이후 개선되다가 2015년 이후 악화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베트남 63개 지역의 패널 자료를 사용해 FDI 유입이 유발할 수 있는 성별 임금 격차를 실증분석하고, 베트남의 노동시장 여건에 대한 정량적 분석과 양성평등 제도에 대한 정성적 분석을 종합해 한국과 베트남 정부 및 기업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제2장에서는 2023년 6월 기준 ILO, UN 등의 최신 자료를 사용해 베트남의 양성평등 현황을 ‘노동시장’에 초점을 맞춰 ASEAN 주요국과 비교했다. 베트남은 경제발전 단계에 비해 양성평등, 특히 여성의 경제 참여 부문이 양호하나 정치권한 확대, 유급 육아휴직의 제정, 남녀 퇴직연령 격차 감소의 필요성이 확인되었다. 또한 베트남은 ASEAN 주요국 중 성별 임금 격차가 큰 편인데, 고위직 중 하나인 기술자 및 준전문가에서 격차가 가장 크며, 사무 보조의 경우 여성의 임금이 남성보다 높았다. ASEAN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실업률이 남성보다 높았으며,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실업률이 높고 성별 실업률 격차도 커지는 특징을 보였다. 남녀 모두 ASEAN 주요국에 비해 제조업을 포함하는 2차 산업 고용 비중이 높고 서비스업 고용 비중은 낮은 편인데, ASEAN 주요국과의 격차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뚜렷이 드러났다. 베트남은 국제규범에 맞춰 양성평등에 관한 법률, 사회보험법, 노동법 등 양성평등 관련 제도를 국가발전 단계에 비해 비교적 이른 시기에 마련한 것으로 판단된다. 2021년에는 성별 격차를 좁히고 남녀 모두 동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조건과 기회를 만들어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가성평등전략 2021~2030’이 공포되었다. 다만 이러한 입법적·정책적 노력에도 이행을 위한 정책적 노력과 기업, 특히 민간 기업에서의 이행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이행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3장에서는 베트남의 FDI 유입과 성별 임금 격차 및 관련 노동시장 현황을 지역별 혹은 기업 소유유형별, 연령대별, 직군별로 살펴보았다. 베트남의 FDI 유입은 북부의 수도 하노이시 인근 지역과 남부 호치민시 인근 지역에서 주로 이루어졌는데, 최근 지역별 FDI 유입의 편차는 감소하는 모습이다. 지역별 성별 임금 격차의 경우 2010년대 중반까지 개선되다가 최근 악화되는 모습인데, 다만 지역별 격차는 완화되는 모습이다. 기업 유형별로 볼 때 성별 임금 격차는 민간 기업에서 주로 발생했으며, 여성의 직업훈련 참여 비율이 30대부터 급감하는 것과 대부분의 연령대 구간에서 남성은 여성의 절반 정도의 시간만 가사노동에 참여하는 것을 확인했는데, 이는 성별 임금 격차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FDI와 성별 임금 격차에 대한 선행연구와 데이터 가용성을 고려한 실증분석에서는 광역 지역 내 유사성과 이질성을 고려하기 위해 베트남의 6대 사회·경제권역과 최저임금 1~4급 지역 구분을 활용했다. 고정효과 패널 분석을 기본으로 광역 지역 더미와 FDI와의 교호항을 독립변수로 활용했는데, 모형별로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FDI 유입과 성별 임금 격차 간 음의 관계가 추정되었다. 특히 광역 지역 및 산업 특성을 반영한 모형의 추정 결과, 여성의 고용 비중이 높은 산업에서 FDI 유입이 성별 임금 격차를 완화하는 결과가 추정되었다. 베트남 내 가장 발전하고 산업화된 홍강델타와 동남부의 최저임금 1급 지역에서는 전통 서비스업, 지식 서비스업 모두에서 FDI 유입 비중 증가가 성별 임금 격차를 완화하는 결과가 추정되었다. 또한 통제변수 중 숙련노동 비중의 경우 대부분의 추정 모형에서 음의 관계가 추정되어 성별 임금 격차 완화를 위한 교육·훈련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제4장에서는 본 연구 내용을 활용해 한국과 베트남의 정부 및 기업을 위한 시사점으로 여성 고용의 양과 질 제고를 위한 FDI 유인구조 설계, 직업훈련 및 교육의 중요성, 양성평등 제도 이행을 위한 노력, 여성의 사회·경제 활동 참여 자기결정권 제고를 제시했다. 다만 성별 임금 격차를 포함한 베트남의 양성평등에 대한 평가 시 역사적·사회적·문화적 배경의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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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의 주별 인구구조 변화가 노동시장과 산업별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

    인도는 2023년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될 뿐만 아니라, 현재 세계에서 가장 젊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도 인도는 견고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러한 배경에는 인도의 거대한 ..

    노윤재 외 발간일 2022.12.30

    경제개발, 노동시장 인도남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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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 방법론과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3. 연구의 구성

    제2장 인도의 인구구조
    1. 인도의 인구구조와 변화
    2. 인도의 인구 관련 정책
    3. 인구구조 변화 전망 및 비교

    제3장 인도의 노동시장 및 산업별 고용구조
    1. 기존 문헌에서 나타난 인도 노동시장의 특성
    2. 데이터
    3. 인도 노동시장의 특성
    4. 인도의 산업별 고용 변화 추이
    5. 주별 노동시장 특성

    제4장 인구구조 변화가 경제성장, 산업별 부가가치 및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
    1. 분석 대상과 방법
    2. 분석 모형과 데이터
    3. 분석 결과
    4. 소결

    제5장 결론 및 시사점
    1. 주요 결과
    2.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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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인도는 2023년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될 뿐만 아니라, 현재 세계에서 가장 젊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도 인도는 견고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러한 배경에는 인도의 거대한 인구수를 바탕으로 한 젊은 노동력과 이로 인한 내수경제 활성화가 있다. 또한 글로벌 기업의 생산 공장이 기존의 중국에서 인도로 많이 이전되고 있는 배경에도 인도의 젊은 노동력에 대한 기대감을 꼽을 수 있다. 경제성장 이론에 따르면 자본 축적, 인구 증가, 기술 진보가 경제성장률을 결정하는 주요 결정요인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인구 증가가 둔화되고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으나, 개발도상국들은 아직 폭발적인 인구증가율에서 성장의 동력을 찾고 있다. 인도 역시 높은 경제성장률과 인구증가율 모두 충족하는 국가이므로 인도의 인구수와 젊은 노동력에 대한 논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나, 인도의 인구구조에 대한 전망과 그 영향에 대한 연구는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인도의 인구구조 변화와 그 변화의 배경이 되는 정책, 그리고 그러한 인구구조 변화가 야기하는 경제 전반의 여러 현상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았다.

    먼저 제2장에서는 인도의 인구구조 변화 및 전망, 인구정책에 대한 현황을 분석하였다. 인도의 인구 현황을 살펴보면, 인도의 인구는 2022년 UN 조사 기준 14억 1,200만 명으로 세계 2위의 규모이나, 2022년 발표된 UN의 인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을 넘어서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인도의 10년 단위 인구증가율은 1970~80년대 평균 25%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다소 하락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인도의 인구를 구성하는 연령구조도 변화하고 있는데, 인구구조와 노동시장을 다루는 데 살펴보아야 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전체 인구 대비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2000년 60.91%였던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2021년 67.45%까지 증가하였다. 인도는 꾸준한 인구정책 시행으로 2019년 목표였던 합계출산율 2.1명 이하를 달성하였다. 인도의 인구정책은 인구 안정화에 더해 보건 및 교육 서비스와 관련된 정책을 포함한다. 2020년 이후에도 인도정부와 주정부는 인구 관련 데이터 수집을 확대하고, 변화하는 인구구조에 맞추어 인구정책을 개정하여 발표하고 있다.

    제3장에서는 인도의 노동시장 특성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본 후, 인도의 산업별 고용 변화, 주별 노동시장의 특성에 대해 살펴본다. 인도는 1991년 경제개혁 이후 무역 자유화, 규제 철폐, 공공부문의 사유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1인당 생산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실업률은 낮게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활동참가율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크게 줄어들었다. 본 장에서는 기존에 제시된 인도의 노동시장 특성을 재확인하고 미시 데이터를 사용하여 추가적인 분석을 하였다. 

    인도의 노동시장 특성 중 주목할 만한 부분을 꼽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도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0%가 채 되지 않는데, 이는 세계 평균(60.7%)을 크게 밑도는 수치이다. 둘째, 인도의 노동시장에서는 남녀의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인도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다른 국가에 비해 압도적으로 낮다. 셋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전 연령층에서 압도적으로 낮게 나타났으나 남성의 경우에는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96%에 육박하는 특성을 보였다. 넷째, 카스트에 따른 경제활동참가율 차이는 크지 않으나, 여성은 하위 카스트에서 참가율이 더 높았다. 이는 소외계층에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다는 다른 연구들과 비슷한 맥락이다. 다섯째, 산업별 고용 변화 추이를 보면, 인도는 농업 부문이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농업의 고용이 줄어들었다. 인도정부의 제조업 육성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이 전체 고용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으며, 제조업 종사자 비율이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대로 건설업과 서비스업 분야의 고용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연령구조의 변화로 인해 노동력 공급 자체의 변화를 야기하고, 이에 따라 노동시장, 산업별 고용구조, 나아가 산업구조의 변화에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인구구조와 노동시장 및 산업별 고용구조 사이의 연결 고리를 이해하기 위해, 제4장에서는 인도의 가구 단위 미시 데이터를 이용하여 인도의 인구구조 변화가 경제성장, 산업별 부가가치와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회귀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그에 따른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생산가능인구의 비율 변화는 1인당 총생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인도의 인구구조 변화가 산업별 생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 결과 핵심연령인구 비율의 증가가 농업 및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증가를 불러왔다. 또한 대학 졸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할수록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1인당 부가가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인구구조의 변화는 고용 측면에서 산업별로 다르게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므로, 경제 내 총고용에서 산업별 고용이 차지하는 비중에 관해 추가로 실증분석한 결과 핵심연령인구 비율의 증가가 서비스업의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제5장에서는 앞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ㆍ인도 협력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의 인도는 인구배당효과를 누렸던 국가이다. 그러나 이제 인도의 인구 증가 속도는 둔화하였으며, 이는 생산가능인구의 절대적인 숫자의 증가만으로는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생산가능인구의 증가가 인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나, 그와 동시에 교육의 기회와 고용 기회 제공 면에서 국가적 차원의 여러 도전 과제를 안겨주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인도와의 협력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다. 첫째,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중국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 정책, 투자 등도 필요하지만 인도의 가용한 노동력에 대한 이해도 필요할 것이다. 인도의 생산가능인구는 일정 기간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핵심연령층은 앞으로 정체되거나 감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인도에 진출할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에 대한 적절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즉 전체 생산가능인구뿐만 아니라 핵심연령층 비율, 더 나아가 고급 인력의 분포에 대한 이해가 중요할 것이다. 둘째, 인도는 주별로 인구 구성부터 노동시장 내 고용형태, 경제성장, 산업별 부가가치 등이 매우 다르다. 한국기업이 인도에 진출할 때 고성장ㆍ고소득 주들을 우선 대상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이러한 주별 이질성을 고려하여 협력 형태 및 방법, 진출 업종 등을 주별로 차별화해야 한다. 주별 핵심 산업이 다르므로 핵심 산업별 고용 연령구조도 다르다. 이러한 주별 특성을 고려하는 동시에 해당 주의 중장기 발전 및 성장 계획 등에 부합하는 진출 전략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미 경제성장률이 높은 주뿐만 아니라, 인구증가율 등 고성장 주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주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선제적인 진출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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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용적 무역을 위한 국내보완대책의 성과와 시사점

    우리나라는 2000년대 이후 FTA 정책의 확대, 중국ㆍ베트남 중심의 무역구조 개편과 같은 무역충격(trade shocks)을 겪으면서 산업 및 고용 구조가 상당히 변화하였다. 이와 같은 변화는 동 기간에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

    구경현 외 발간일 2022.12.30

    노동시장, 무역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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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의 내용과 차별성
    제2장 주요 무역피해 국내보완대책의 내용 및 현황
    1. 무역조정지원제도
    2. 고용보험제도
        
    제3장 주요 무역피해 국내보완대책의 성과 분석
    1. 무역조정지원제도
    2. 고용보험제도
        
    제4장 주요국의 무역피해지원제도 현황 및 발전 방향
    1. 미국의 TAA(Trade Adjustment Assistance)     
    2. EU의 EGF(European Globalisation Adjustment Fund)
    3. 소결

    제5장 결론
    1. 총론: 기업과 근로자를 위한 무역피해 국내보완대책의 개선 방향
    2. 각론 ①: 기업에 대한 무역조정지원 기능 강화
    3. 각론 ②: 근로자에 대한 무역조정지원 기능 강화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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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우리나라는 2000년대 이후 FTA 정책의 확대, 중국ㆍ베트남 중심의 무역구조 개편과 같은 무역충격(trade shocks)을 겪으면서 산업 및 고용 구조가 상당히 변화하였다. 이와 같은 변화는 동 기간에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근간을 제공했지만 동시에 근로자 간 소득 및 고용안정성의 격차를 벌리는 요인으로도 작용하였다. 구경현, 김혁황(2020); 구경현 외(2021).

    대외 무역충격으로 인한 조정 과정에서 상대적 피해를 입은 국내 기업과 근로자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은 무역의 순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이다. 이는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정책 목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국내보완대책으로서 우리나라는 ‘무역조정지원제도’와 ‘고용보험제도’를 주로 활용해 왔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제도가 지향하는 정책 목표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무역조정지원 성과에 대한 분석은 아직까지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는 FTA 정책의 확대나 중국ㆍ베트남 중심의 무역구조 재편 등과 같은 무역충격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은 국내 기업과 근로자에게 무역조정지원제도나 고용보험제도 등 기존의 국내보완대책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했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주요국의 유사한 제도를 비교 분석하여 국내 무역피해 보완대책에 대한 개선 방안을 도출하였다.

    구체적으로 제2장에서는 우리나라 무역피해 보완대책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무역조정지원제도와 고용보험제도의 현황과 특징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제3장에서는 다양한 미시자료를 활용하여 무역조정지원제도의 무역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 성과와 고용보험제도의 무역피해 근로자에 대한 지원 성과를 각각 분석하였다. 제4장에서는 무역피해구제제도의 가장 대표적인 해외 사례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TAA(Trade Adjustment Assistance)와 EU의 EGF (European Globalisation Adjustment Fund)의 주요 내용 및 최근 동향, 시사점을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제5장에서는 앞선 실증분석 및 사례분석 결과를 토대로 우리나라의 무역피해 국내보완대책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하였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기업패널 자료를 사용한 회귀분석 결과, 무역조정지원제도는 매출액을 중심으로 무역조정지원 기업의 경영 상태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조정지원 기업의 지정 요건을 고려할 때, 수입경쟁의 심화로 심각한 매출 감소를 경험하는 한계기업이 무역조정지원 기업 지정 이후 유의한 매출액 증가를 보였다는 점에서 무역조정지원제도가 긴급한 운전자금의 융통을 통해 기업의 존속과 이에 따른 고용 유지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즉 무역조정지원제도가 정부의 무역정책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한 보상 기능을 어느 정도 수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성향점수매칭(PSM) 방법을 통해 비무역조정지원 기업과 무역조정지원 기업의 경영 성과를 비교한 결과, 무역조정지원제도의 조정지원 기능, 즉 무역조정지원 기업의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과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는 기능 측면에서 한계가 드러났다. 무역조정지원제도로 확보된 자금은 시설투자에 사용되기보다는 주로 운전자금으로 투입되고 있으며 그 지원 규모도 크지 않다. 아울러 컨설팅 지원에 대한 수요도 크지 않고 효과성도 떨어졌다. 무역자유화가 사업과 경쟁 환경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하고 피해 기업의 장기적인 경영 악화를 초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역조정지원 기업의 특성과 무역조정지원제도의 예산상 제약을 고려할 때 현재의 무역조정지원제도에 만족할 만한 조정지원 기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근로자 수준의 장기패널자료와 무역자료 등을 사용하여 고용보험제도의 무역피해 근로자 지원 성과에 대한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구체적으로 한 근로자의 10년간 근로소득과 고용상황의 변화, 고용보험제도 수혜 경험(실업급여 수령/정부지원 직업훈련 참여) 등이 해당 10년 중 첫해에 종사했던 산업의 동 기간에 대중국ㆍ베트남 수입경쟁 및 수출증가 노출도의 차이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 2SLS(Two Stage Least Squares)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중국과 베트남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대중국ㆍ베트남 수입경쟁이 심화되어 해당 산업에 종사했던 국내 근로자의 근로소득 증가율이 장기간(10년)에 걸쳐 감소되었으며, 비자발적 퇴직 확률이 높아지면서 고용안정성도 상대적으로 악화되었다. 다만 비자발적 퇴직 확률이 높아진 만큼 수입경쟁 심화 산업 근로자의 실업급여 수령 확률도 유의하게 높아졌다. 이는 무역피해로 생기는 고용충격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실업급여제도가 비교적 잘 작동해왔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실업급여 수령이 궁극적으로 수입경쟁 심화 산업 근로자의 장기 근로소득 감소 추세를 완화하지 못했다는 측면에서 실업급여제도의 무역조정지원 기능은 다소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실업급여와 달리 정부지원 직업훈련 같은 경우 수입경쟁 심화 산업 근로자의 장기 근로소득을 상대적으로 크게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입경쟁 심화 산업 근로자가 정부지원 직업훈련의 기회를 더 많이 얻지 않았으며, 오히려 수출증가 산업 근로자가 정부지원 직업훈련에 참가한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수입경쟁 심화 산업 근로자보다 수출증가 산업 근로자의 일자리가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을 확률이 더 높았다는 사실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즉 현재의 고용보험제도 아래에서는 무역충격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는 수입경쟁 심화 산업 근로자가 수출증가 산업 근로자에 비해 덜 보호받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무역피해 국내보완대책 개선에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로서 미국의 TAA와 EU의 EGF를 살펴보았다. 첫째, 미국의 TAA는 미국 행정부의 무역개방정책 추진에 따른 국내보완대책으로서 도입되었으나 장기간 운영되는 동안 산업구조의 조정(adjustment)을 촉진하고 기업과 근로자의 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산업정책으로서의 역할이 강화되는 특징을 보였다. 미국의 TAA는 근로자 지원을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실업보험제도를 보완하는 기능을 수행하였고 무역피해를 입은 실직 근로자들의 재취업과 임금 보전에 기여하였다. 특히 근로자 TAA는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수당(TRA) 지급보다는 직업훈련에 대한 지원 비율을 늘리면서 근로자의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이 점차 강화되었다. 기업 TAA도 금융지원이 아닌 컨설팅 지원에 중점을 두어 피해 기업에 대한 사후 지원보다는 기업경쟁력 확보를 지원하는 제도로 운영되었다.

    둘째, EU의 EGF는 미국의 TAA와는 달리 무역피해 근로자를 한시적ㆍ사후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로서 근로자의 장기적 경쟁력과 노동시장정책을 지원하는 여타 유럽구조기금과는 차별점이 있는 기능을 담당하였다. EGF는 피해 요인을 상당히 폭넓게 인정하는데, 특히 2021년부터 시작된 제3기 운영기간에는 디지털화, 탄소중립경제, 자동화 등으로 인한 대량실업도 EGF 지원 범위에 포함시켰다. EGF는 성과 평가와 함께 수혜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지역 및 산업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통해 상향식(bottom-up)으로 운영됨으로써 근로자의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tailored)의 집중적(intensive)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GF의 엄격한 모니터링 및 평가시스템 역시 우리나라의 국내통상보완대책과 차별화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의 실증분석 및 사례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마지막 장에서는 우리나라 무역피해 국내보완대책의 보완 및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하였다. 먼저 총론적인 관점에서 △ 무역피해 지원 범위 확대 및 사정 기능 강화 △ 무역피해 근로자에 대한 지원 체계 고도화 △ 경쟁력 제고 기능 강화 등 세 가지 사안을 논의하였다. 이후 각론에서는 각각 기업과 근로자에 대한 무역조정지원 기능 강화 방안을 다루었다. 구체적으로 기업 조정 지원 기능 강화 방안으로 △ 예측에 기반한 선제적ㆍ적극적 조정 지원 체계 도입 △ 역량 있는 컨설팅 지원 체계 마련 △ 타 제도와의 연계를 통한 다양한 이행 수단 확보를 제시하였다. 근로자 조정 지원 기능 강화 방안으로는 △ 무역피해 근로자에 대한 고용안전망 사각지대 완화 △ 무역피해 산업 및 지역별 맞춤형 근로자 지원 체계 강화 △ 직업훈련 프로그램의 효과성 강화 등을 논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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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탄소가격정책이 한중 경제관계 변화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이면서 개도국의 배출감축 의무에 회의적이던 중국이 2020년 국제무대에서 ‘2030년 탄소배출 정점, 2060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한 이후, 중국의 ‘탄소중립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한국, 미국, 일본보다 앞선 ‘개도국 중..

    정지현 외 발간일 2022.12.30

    경제관계, 환경정책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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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및 연구 한계
    3. 연구의 범위와 구성

    제2장 중국 탄소가격정책의 특징 및 전망
    1. 탄소저감정책과 탄소가격정책
    2. 탄소배출권거래제의 발전 및 운영 특징
    3. 탄소배출권거래제 평가 및 향후 정책 방향
       
    제3장 글로벌 탄소가격제 관련 중국의 대응
    1. 글로벌 탄소가격제 현황 및 쟁점 이슈
    2. 중국의 탄소세 도입 논의    
    3. 탄소국경세에 대한 중국의 대응 논의
        
    제4장 중국 탄소가격정책의 중국 산업에 대한 영향
    1. 분석 방법
    2. 산업별 탄소배출비용 및 탄소규제 부담률 추정  
    3. 중국의 산업별 생산비용에 미치는 영향  
    4. 중국의 산업 생산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
       
    제5장 한중 경제관계에 대한 영향
    1. 한국의 수출경쟁력    
    2. 대중국 수입
    3. 대중국 투자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1. 결론
    2.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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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이면서 개도국의 배출감축 의무에 회의적이던 중국이 2020년 국제무대에서 ‘2030년 탄소배출 정점, 2060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한 이후, 중국의 ‘탄소중립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한국, 미국, 일본보다 앞선 ‘개도국 중국의 탄소중립 달성’ 선언에 대해, EU가 일으킨 탄소중립의 불씨를 키워낸 ‘역사적 사건’이라는 호평과 외교적 구호로 치부하는 의구심이 공존하였다. 그러나 대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요소수 사태라는 누구도 의도하지 않은 공급망 충격을 겪으며, 빨라진 중국 ‘탄소중립 시계’의 파급력을 실감하게 되었다. 본 연구는 중국의 탄소중립정책이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궁금증과 우려에서 시작되었다. 다만 경제ㆍ사회 전체의 변혁을 동반하는 탄소중립정책 전체에 대한 정량적인 영향 분석은 향후의 과제로 남기고, 본 연구에서는 개도국 최초로 국가 단위 배출권거래제(ETS: Emissions Trading System)를 시작한 중국의 탄소가격정책을 중심으로 한ㆍ중 경제관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2장에서는 중국의 탄소저감 전략을 검토한 후, 탄소가격정책의 발전과정과 특징을 분석 및 전망하였다. 중국은 2035년 중장기 성장 목표(사회주의 현대화 1단계 목표, 2020년 GDP의 2배) 달성을 고려하여, 탄소배출 정점 및 탄소중립의 목표 시기를 설계하였다. 탄소배출 정점 목표 시기인 2030년까지 탄소배출 총량이 아닌 탄소배출 집약도(GDP 대비 배출량)를 감축할 계획이며, 2035년 중장기 성장 목표를 달성한 이후 2060년까지 탄소배출 총량을 빠르게 감축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단기적으로는 배출저감 효과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는 고배출(고오염) 산업의 생산량 통제를, 중기적으로는 에너지 절약ㆍ저탄소 기술 개발과 재생에너지 설비 증대에 대한 지원을, 장기적으로는 탄소가격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할 전망이다. 또한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하여 재생에너지 사용(구매)량을 에너지 소비 할당량에서 제외시켜 주고 탄소배출 감축 실적으로 인정해주는 상호간 시장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에너지 사용권 거래 - 재생에너지 거래 - 탄소배출권 거래).

    현재 중국이 운용하고 있는 탄소가격정책은 배출권거래제(ETS)로, 2013년부터 지역 단위 시범사업을(8개 지역), 2021년부터 전국 단위 ETS를 시행하고 있으며, 향후 이를 통합할 방침이다. 약 10년의 경험이 축적된 지역 단위 ETS는 다양한 산업에 유ㆍ무상 할당제를 적용하고 있는 반면(지역별로 상이), 전국 단위 ETS는 전력발전 부문만을 대상으로 100% 무상 할당제를 적용하고 있다. 향후 중국정부는 전국 ETS를 8대 고배출 산업(전력, 석유화학, 화학공업, 건축자재, 철강, 비철금속, 제지, 항공)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며(~2025년), 벤치마크계수의 하향 조정을 통한 무상 할당량 감축과 유상 할당 비중 제고 등을 점진적으로 추진해나갈 전망이다. 시행 초기인 전국 탄소시장은 거래시스템 구축, 탄소데이터 품질 관련 MRV(측정ㆍ보고ㆍ검증) 개선, 시범사업 대비 높은 탄소거래가격(40~60위안/tCO2) 등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으나 중장기 계획 미비, 마감기간 전 탄소거래 집중(시장 활성도 문제), 일부 기업의 데이터 조작 등의 문제가 한계로 노출되었다.

    3장에서는 글로벌 탄소가격제의 쟁점 이슈를 살펴보고, 중국의 탄소세 도입 논의와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에 대한 대응 논의를 파악하였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위해 세계 68개 지역에서 ETS(32개 지역)와 탄소세(36개 지역)를 도입하였으며(2022년 4월 기준), 일부 지역에서는 ETS에 포함되지 않는 분야에 탄소세를 보조적 수단으로 병행하고 있다. 최근 국경 간 탄소가격제의 쟁점 이슈는 EU의 CBAM 도입, 국제기후클럽 결성 등이다. EU의 CBAM 도입으로 여러 국가에서 탄소가격제 도입 논의가 촉발되고 있으며, 선진국 중심의 국제 기후클럽에서는 저탄소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 협상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개도국에 차별적인 책임을 부과한 파리협정 체제를 지지하는 중국에서는 ‘일대일로’를 활용한 국가간 탄소가격제(공동 탄소배출권시장 구축) 및 관련 표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탄소세 도입 시점은 강도 높은 탄소감축 목표가 제시되고 ETS만으로는 감축 목표 달성이 제한적이라고 판단될 수 있는 2035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ETS와 중복되지 않는 분야에 배출권 가격과 유사한 수준으로 부과될 전망이다. 다만 중국 내 일부 연구기관 및 연구자가 제기한 것처럼 EU CBAM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일부 산업에 대해 제한적으로 탄소세를 도입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EU의 CBAM 도입에 대해 중국은 대외적으로는 ‘기후변화 문제를 무역장벽으로 확대하려는 조치’라고 반대하면서도, 내부적으로 CBAM 규정 및 그 영향에 대해 분석하면서 EU와의 적극적인 협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국정부는 EU의 CBAM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자국의 탄소 거래 시스템을 CBAM을 염두에 두고 보완ㆍ발전시키면서(대내적), 이를 바탕으로 EU와 CBAM 관련 조율 및 협상을 추진하고자(대외적) 한다. 특히 대내적으로 탄소거래 시스템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 전국 단위 ETS의 적용대상 업종 확대(CBAM 적용범위 포함) △ 탄소배출 관련 데이터 구축 기반 강화 및 위반기업에 대한 처벌 강화 △ 단일화ㆍ규범화된 탄소배출 통계ㆍ회계 시스템 구축 가속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EU와의 대외적 협상 논리는 발전 초기단계인 중국(개도국)의 탄소거래시장에 대해 EU와 같이 발전된 거래시장에 적용되는 규제 조건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으로, 이러한 입장 차이를 줄이기 위해 대안을 제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중 CBAM 적용 품목에 대해 중국정부가 자국기업의 탄소배출 관련 과세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될지 여부와 그 협상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4장에서는 중국의 탄소가격정책이 중국의 산업 생산 및 비용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CGE 모형과 산업연관분석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영향 분석에 필요한 산업별 탄소가격을 외생변수화하지 않고, 중국의 ETS 정책과 현실을 반영하여 산업별 탄소배출비용 부담률을 추정하여 각 모형에 적용하였다. 분석결과 중국의 탄소가격정책에 따른 산업별 탄소배출비용 부담률은 0.03~3.28% 수준으로 추정되며(2026~30년 평균), 이로 인한 산업별 생산자가격(생산비용) 증가율은 0.22~2.0%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중국 탄소가격정책의 적용 대상 산업에만 탄소배출비용 부담률이 적용되었음에도 산업 전반적으로 생산비용이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산업은 배출비용 부담률이 아주 적거나(금속가공제품) 없었음에도(전기장비, 기계ㆍ장비, 건설 등) 불구하고 배출비용 부담률이 높은 산업보다 생산비용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상술하였듯이 중국의 ETS가 해당 분석기간에 강도 높게 추진될 가능성이 비교적 낮아 산업별 생산비용 증가율은 비교적 낮게 나타났지만, 비용 상승이 발생하는 산업 간 관계 및 상승폭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해당 분석기간의 중점정책인 ‘비시장 기반의 탄소저감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투입되는 비용으로 인해 중국 산업 전반의 생산비용이 더욱 증가할 수 있음에 유의하여야 한다. CGE 모형의 분석결과를 통해 중국 탄소가격정책 적용 대상 산업 대부분은 장기적으로 산업 생산이 소폭 감소하는 반면 비적용산업의 생산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탄소가격정책이 중국의 산업구조를 보다 친환경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CGE 모형 분석결과는 중국의 경제ㆍ산업 구조, 투입 요소, 새로운 기술, 무역ㆍ투자의 변화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장기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5장에서는 중국의 탄소가격정책이 한ㆍ중 경제관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한국의 수출경쟁력, 한국의 대중국 수입 및 투자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한국의 수출경쟁력은 중국의 탄소가격정책만 시행(시나리오 ①), EU의 CBAM만 시행(시나리오 ②), 중국 탄소가격정책과 EU CBAM 동시 적용(시나리오 ③) 조건으로 구분하여 CGE 모형으로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중국의 탄소가격정책으로 중국 내 고오염 산업의 생산이 위축되고 비(非)오염 산업에 대한 경쟁력이 제고됨에 따라, 점차 중국의 친환경(비오염) 시장에 대한 한국의 대중국 수출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산업에서 한국의 대세계 수출은 중국과 동일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비오염 산업 관련 세계시장에서는 한ㆍ중 간 보완관계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CBAM만 시행 시(시나리오 ②) 한국의 대EU 수출은 전반적으로 소폭 증가한 반면 중국은 산업마다 증감이 상이하였다. 중국의 탄소가격정책과 EU의 CBAM이 동시에 적용되면(시나리오 ③) 한국의 대세계 수출은 대다수 산업에서 증가하고 중국의 대세계 수출은 비오염 산업에서 증가하였다.

    중국 탄소가격정책이 한국의 대중국 수입과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4장의 분석결과인 ‘중국의 산업별 생산비용 증가가 소비자가격, 수출가격 등으로 100% 전가’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였다. 이 경우 중국 탄소가격정책으로 인한 대중국 수입가격의 증가율(=생산비용 증가율)과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모두 높은 산업은 금속가공제품, 기계ㆍ장비, 비금속광물, 자동차, 1차금속이며, 특히 기계ㆍ장비와 자동차는 최근 5년간의 대중국 수입증가율도 높아 중국의 탄소가격정책으로 인한 영향이 더 크게 체감될 수 있다. 대중국 수입 2위 산업인 화학(16.1%)과 목재ㆍ종이, 섬유ㆍ가죽은 수입가격 증가율이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높고, 특히 화학은 최근 대중국 수입증가율도 높아 제한적이나마 영향은 불가피하다. 한편 대중국 수입 1위 산업인 컴퓨터ㆍ전자(33.8%)는 대중국 수입가격 증가율 및 대중국 수입의존도(19.2%)도 상대적으로 낮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부품목(HS코드 6단위 기준)을 기준으로 보면, 2021년 대중국 수입품목 5,470개 중 수입의존도가 100%인 품목이 78개, 90% 이상인 품목이 390개, 70% 이상인 품목이 975개에 달하는 만큼 각 산업별로 수입의존도가 높은 세부품목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

    한국의 대중국 투자에서 중국의 탄소가격정책으로 인한 생산비용 상승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게 될 산업은 전기장비 및 자동차이며, 컴퓨터ㆍ전자, 화학, 비금속광물, 광산업도 비교적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우리의 대중투자 2위 산업인 전기장비의 경우 최근 투자 증가율도 높으며, 탄소가격정책 비적용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탄소배출비용 부담률이 가장 큰 전력발전업만큼 생산비용 증가율이 높아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대중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컴퓨터ㆍ전자(39.1%)를 비롯하여 자동차는 탄소가격정책으로 인한 생산비용 상승에서 직접적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간접적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이기 때문에, 타 산업에 대한 규제 강도가 심화될 경우 간접적 영향을 통해 생산비용 상승이 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대중국 투자ㆍ수입ㆍ수출 모두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컴퓨터ㆍ전자는 향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 아세안 등 새로운 생산기지의 역할 확대 및 주요국의 리쇼어링 정책 등으로 우리의 투자국이 변화할 경우, 대중국 수출 및 수입 의존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국의 영향이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

    6장에서는 이상의 분석을 종합하여 본 연구의 결론과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우선 결론은 ① 중국 탄소가격정책, 산업 생산 및 비용 변화 야기 ② 중국 탄소가격정책에 따른 한국의 수출경쟁력 변화 ③ 중국 탄소가격정책과 한국의 대중국 수입 및 투자 ④ 중국의 탄소저감 전략과 중국발 공급망 리스크 ⑤ 중국의 탄소세 도입 조건 및 시점 전망 ⑥ 중국의 CBAM 대응 논의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우리 정부 및 기업(산업계)에 대한 시사점은 ① 중국 탄소저감정책 관련 수입 공급망 리스크 대응 ② 중국과의 협력 분야 모색 ③ EU CBAM에 대한 대응 측면에서 제시하였다. 여기서 중국 탄소저감정책 관련 수입 공급망 리스크 대응은 다시 △ 한ㆍ중 공급망 안정화 채널 구축 및 수입 다변화 △ 대중국 원자재 수급 리스크에 대한 대응 마련 △ 중국 탄소가격정책에 따른 생산 및 수입 가격 상승에 대한 대비 측면에서, 중국과의 협력 분야 모색은 △ 탄소저감기술 R&D 등 신규 사업 발굴 및 협력 추진 △ 중국의 재생에너지 거래 시장 활용 △ 한ㆍ중 탄소시장 관련 제도적 협력 측면에서, EU CBAM에 대한 대응은 △ 명시적 탄소가격제 인정에 대한 EU와의 협의 △ 중국 주도의 개도국 간 협력ㆍ연대에 대한 분석 및 검토 측면에서 제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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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과 노동의 연계에 관한 글로벌 규범 현황과 시사점

    국제 무역협정에서 ‘무역’은 단순히 상품이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경우를 넘어 국가간 공통된 경제 거버넌스의 문제로 확대되어왔다. 그중 국제무역에서의 노동기준은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온 사안이며 무역-노동기준의 연계 문제가 향후 중요한 ..

    이천기 발간일 2022.12.30

    노동시장, 무역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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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2. 연구의 목적과 구성

    제2장 양자·복수국 간 무역협정을 통한 무역과 노동의 연계
    1. FTA 노동기준의 주요 구성요소
    2. 미국과 EU FTA 노동기준의 특징
    3. FTA 노동기준의 집행·분쟁해결 사례
      
    제3장 IPEF에서의 무역과 노동의 연계
    1. 배경
    2. IPEF 노동기준의 주요 구성요소  
    3. 평가

    제4장 국내법을 통한 무역과 노동의 연계
    1. 미국의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UFLPA)」
    2. 유럽연합의 「EU 시장에서의 강제노동 결부 상품의 금지에 관한 규정」 입법안
      
    제5장 결론 및 시사점
    1. 노동·환경 등 신통상이슈의 양자·복수국 간 무역협정을 통한 사법분쟁화에 유의할 필요
    2. FTA 노동기준 및 관련 절차규칙의 명확성과 구체성 제고 노력 필요
    3. FTA 노동기준이 해외진출 대미 수출기업에 규제장벽으로작용할 가능성에 대한 대비
    4. IPEF 분쟁해결·집행 메커니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
    5. 무역과 노동기준의 연계 확대·심화 추세에 큰 틀에서 동참하되 세부 정책설정에는 면밀한 검토 필요
    6. 기업 공급망 재정비 및 검증가능한 DB 구축 등 주요 교역국의 노동·공급망 연계 규제에 대비 필요
    7. 노동·공급망 연계 규제로 인한 공급망 충격에 대한 기업 지원방안 모색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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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국제 무역협정에서 ‘무역’은 단순히 상품이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경우를 넘어 국가간 공통된 경제 거버넌스의 문제로 확대되어왔다. 그중 국제무역에서의 노동기준은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온 사안이며 무역-노동기준의 연계 문제가 향후 중요한 통상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적으로 인정된 노동기준이 FTA 등 양자간 무역협정에 반영되는 경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이며, 국제 무역협정에 포함되는 노동기준의 범위와 수준, 그 집행가능성은 지속적으로 확대·개선되어왔다. 최근에는 FTA 분쟁해결제도를 통해 무역협정 내 노동의무의 불이행 여부가 사법 검토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무역과 노동의 연계 현상을 검토한다. 첫째, FTA 등 전통적인 양자·복수국 간 무역협정을 통한 무역과 노동의 연계 현상이 확인된다(제2장). 이러한 현상은 최근 들어 FTA 분쟁해결제도에서의 국가간 소송이 빈번해지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2018년 이래로 FTA 당사국이 협정 내 분쟁해결 조항 또는 분쟁해결 절차 개시 이전 협의 조항을 원용한 사례가 18건에 이르며, 그중 4건이 노동·환경 관련 분쟁이다. 또한 이들 4건 중 2건이 한국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FTA 노동기준의 주요 구성요소로는 (ⅰ) 국제노동기준의 인용편입 (ⅱ) 역진방지 및 의무 이탈금지 (ⅲ) 노동의무의 실효적 집행 (ⅳ) 노동협력 (ⅴ)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에 관한 규정이 확인되며, 가장 최근의 FTA 노동기준에는 성 평등, 이주노동자의 노동권 보호, 강제노동 결부 상품 수입 금지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기도 하였다. FTA 노동기준 관련 앞으로 눈여겨보아야 할 주요 사례로서 USMCA에 최초로 도입된 ‘특정사업장 노동 신속해결 메커니즘(RRM)’이 있다. RRM에서는 노동의무 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국가 차원이 아니라 노동의무를 불이행한 사업장에 직접 부과하여 노동의무 위반의 신속한 시정과 집행의 실효성을 확보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한·EU FTA 제13장 무역과 지속가능발전(TSD) 챕터에 따른 Korea-Labour Rights 사건의 2021년 1월 20일 전문가패널 판정도 향후 FTA 노동기준의 협상과 해석·적용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전문가패널은 ILO 노동기본권을 이행하는 모든 국내 조치는 본질적으로 한·EU FTA상 ‘무역에 관련된’ 조치로서 동 협정 TSD 챕터의 규율범위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향후 노동기준을 포함하는 FTA 신규·개선 협상과 노동 관련 통상분쟁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둘째, 무역과 노동의 연계에 관한 가장 보편적인 접근법이 FTA 등 전통적인 무역협정을 통해 교역상대국의 노동기준을 개선하는 방식이라면, 2022년 5월 출범한 IPEF 협상에서와 같이 기존 FTA 모델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무역·노동 연계 모델을 국제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노력이 최근 확인된다(제3장). IPEF 협상에서는 미국의 주도로 필라 1에서 노동이슈가 핵심 의제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2023년 11월에 미국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에서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IPEF 필라 1의 노동기준은 (ⅰ) USMCA 또는 USMCA plus 수준 (ⅱ) USMCA 이전의 미국 FTA 수준, 또는 (ⅲ) ILO 국제노동기준 수준이 가능할 것이다. 미국이 집중하는 일부 사안에서 USMCA 또는 USMCA plus 수준의 노동기준이 일부 반영되고 전반적으로는 CPTPP 수준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유력해 보인다. 미국은 특히 강제노동 문제를 국제무역에 연계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으므로, IPEF에서도 강제노동 문제와 공급망 이슈를 연계하려 할 수 있다. USMCA 수준의 상품 단위 수입규제 의무가 IPEF에 반영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강제노동 철폐를 노동기본권으로 규정하는 ILO 노동기본권선언 인용편입 조항에 근거하여 교역상대국의 정책·제도에 대해 강제노동 사용 규제가 요구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노동자에 대한 폭력, 이주노동자, 직장 내 차별(성 평등 포함) 등 USMCA 노동챕터에서 새롭게 등장한 노동이슈에 비추어 우리나라의 국내 법·정책에서 강제노동 사용이 문제될 수 있는 부분을 식별·개선해야 한다. 2022년 7월 발표된 미 국무부의 ‘인신매매 실태보고서’나 미 국무부·해양대기청(NOAA)의 2020년 ‘해산물 공급망 내 인신매매’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의 해양수산 부문 내 외국인 어선원 강제노동 사용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셋째, 국제공법 차원에서 무역과 노동의 연계뿐 아니라 국내법을 통한 무역과 노동의 연계도 본격화되고 있다(제4장). 특히 상품 생산과정에서 강제노동 사용을 이유로 특정국의 상품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가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2022년 6월 21일 미국에서 연방법률로 시행된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이 대표적이다. UFLPA는 (ⅰ) 강제노동 결부 ‘상품’의 수입 금지와 (ⅱ)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강제노동 사용에 관련된 ‘개인’ 및 ‘기업’에 대한 제재 모두를 규율범위로 규정하고, ‘반박가능한 추정’을 도입하여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이 아님을 수입업자가 증명하지 못하는 한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로부터의 상품 수입을 금지하였다. 2022년 6월 17일 발표된 UFLPA 집행전략에 따라 ‘집행 우선순위 부문’으로 폴리실리콘, 면화, 토마토, 의류가 지정되었다. 미국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은 UFLPA의 집행에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법 시행 이후 전자제품, 농산물(토마토 외), 의약품, 산업용 금속 등 집행 우선순위 부문 외 다른 부문과 품목에서도 UFLPA에 따라 집행이 이루어진 사례가 확인된다. CBP가 UFLPA 집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보다 넓은 상품범위에 공급망 추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유사한 맥락에서, EU 집행위도 2022년 9월 14일에 강제노동을 사용하여 생산된 상품의 EU 내 시장 출하 및 EU 밖으로의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입법안을 발표하였다. 미국의 UFLPA와 달리, EU 집행위 규정안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나 중국을 특정하고 있지는 않고, 원산지국을 불문하고(EU 회원국 포함) 모든 상품에 적용되도록 설계되었다. 상품의 공급망 전반에 대해 보다 엄격한 노동기준 준수를 의무화하는 것이 미국과 EU의 일관된 추세로 발전되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제5장(결론 및 시사점)에서는 (ⅰ) 노동·환경 등 신통상이슈의 양자·복수국 간 통상협정을 통한 사법분쟁화 위험성 (ⅱ) FTA 노동기준 및 관련 절차규칙에 대한 명확성과 구체성 개선 필요성 (ⅲ) 해외진출 대미 수출기업에 대한 FTA 노동기준의 규제장벽화 우려 (ⅳ) IPEF 노동기준에 대한 분쟁해결·집행 메커니즘 도입 시 유의사항 (ⅴ) 강제노동 결부 상품 규제의 국내입법 시 통상법적 합치성 고려사항 (ⅵ) 주요 교역국의 노동·공급망 연계 규제에 대한 대응방안 모색 (ⅶ) 국제무역 내 노동 관련 공급망 충격에 대한 기업 지원방안 등 일곱 가지 측면에서 본 연구의 정책 시사점을 도출한다.

    노동·환경·경쟁 등 신통상이슈를 중심으로 한국에 다수의 통상현안이 제기되는 원인을 분석하고, 이러한 한국의 피제소 추세를 향후 FTA 신규·개선 협상과 IPEF 협상에서 노동·환경기준에 관한 전략을 마련하는 데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무역규칙과 노동의무 사이의 연계 방식과 적용범위, 법적 성격, 의무의 내용을 보다 명확히 하는 작업이 기업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고 국가 대 국가 차원의 통상분쟁에 방지하는 데 중요하다. 특히 노동의무의 무역·투자 영향성 요건의 입증책임을 두고 IPEF 협상에서 USMCA 또는 USMCA plus 수준이 제안될 가능성을 두고 우리의 입장 정립이 필요하다.

    FTA 노동기준이 우리나라 해외진출 대미 수출기업에 규제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IPEF에는 베트남,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주요 글로벌 생산기지인 아세안 국가들이 필라 1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PEF 협상과 관련해서는, 협상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데 미국의 IPEF 협상 참여에 대한 미 의회의 승인 내지는 무역촉진권한(TPA) 필부에 관한 미국 내 논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또한 IPEF에서는 시장접근은 협상대상이 아니므로 노동기준이라는 채찍에 대한 당근으로 무엇을 제시할 수 있을지와 전반적인 집행 메커니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IPEF에 집행 메커니즘이 포함된다면, 크게 노동의무 위반에 대한 유인책 또는 벌칙에 기반한 집행 메커니즘을 생각해볼 수 있다.

    무역과 노동기준의 연계에는 큰 틀에서 동참하되, 강제노동 결부 상품 수입 금지 조치와 같은 노동기준, 공급망 연계 규제 조치에는 통상법적 검토와 함께 제도 도입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노동기준, 공급망 연계 규제 조치에 대비하기 위한 기업 차원의 공급망 개편 및 검증가능한 DB 구축, 국가 차원의 지원책 마련 및 단일 대응체제 구축으로 공급망 연계 노동기준 강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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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러 전략경쟁 시기 러시아의 대중국 관계 발전과 정책 시사점

    이 보고서는 미ㆍ중ㆍ러 전략경쟁의 본격화와 갈등의 심화 속에서 러ㆍ중 간의 전략적 관계 발전에 관한 종합적인 연구이다. 새로운 국제질서 형성 과정에서 러시아의 대중국 전략의 기본 방향과 의미, 분야별(정치, 외교, 안보, 군사, 경제, 사회,..

    박정호 외 발간일 2022.12.30

    경제관계, 경제안보 미국 중국 러시아유라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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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필요성
    2. 연구의 내용과 방법
    3.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제2장 러시아의 대중국 정치ㆍ외교ㆍ안보 관계 발전과 전략적 의미
    1. 미ㆍ중ㆍ러 관계의 동학과 러시아의 국제정치적 이해
    2. 러시아의 대중국 정치ㆍ외교ㆍ안보 협력 주요 내용과 특징
    3. 소결

    제3장 러시아의 대중국 경제 관계 발전과 전략적 의미
    1. 러시아의 경제안보 인식과 대중국 경제 관계 심화 배경
    2. 러시아의 대중국 경제협력 주요 내용과 특징
    3. 소결
    제4장 러시아의 대중국 사회ㆍ문화 관계 발전과 전략적 의미
    1. 신시대 포괄적ㆍ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과 러시아의 사회ㆍ문화적 이해
    2. 러시아의 대중국 사회ㆍ문화 협력 주요 내용과 특징  
    3. 소결 
    제5장 결론
    1. 연구의 주요 내용과 정책 시사점
    2. 새로운 대외환경과 북방정책 방향 제언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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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이 보고서는 미ㆍ중ㆍ러 전략경쟁의 본격화와 갈등의 심화 속에서 러ㆍ중 간의 전략적 관계 발전에 관한 종합적인 연구이다. 새로운 국제질서 형성 과정에서 러시아의 대중국 전략의 기본 방향과 의미, 분야별(정치, 외교, 안보, 군사, 경제, 사회, 문화) 협력의 세부 내용과 주요 특징을 분석하는 데 연구의 주된 목적을 두었다. 특히 이 연구는 러시아의 시각과 입장에서 러시아와 중국 간의 주요 분야별 협력 방향과 수준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진행했으며, 이를 토대로 한국에게 유용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했다.

    제2장에서는 러시아의 대중국 정치ㆍ외교ㆍ안보 관계 발전 배경과 전략적 의미를 고찰했다. 먼저 미ㆍ중ㆍ러 관계의 동학과 러시아의 국제정치적 이해를 파악하기 위해 전략적 삼각관계에 대한 이론적 및 역사적 접근, 새로운 형태의 삼각관계 형성 가능성을 검토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의 대중국 정치ㆍ외교ㆍ안보 협력의 주요 내용과 특징을 분석하기 위해 해당 분야의 발전 경과, 러시아의 대중국 인식과 정책, 양자 협력 관계의 평가와 전망을 제시했다.

    미ㆍ중ㆍ러(소련) 사이에 ‘전략적 삼각관계’가 형성된 시기는 1972년 초였다. 냉전 시기 미국은 사회주의 핵심 국가인 중국과 소련에 대해 긴장 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전략적 삼각관계에서 비교 우위에 설 수 있었다. 소련이 해체된 이후인 1990년대에는 미국의 일극 패권이 공고화됨에 따라 사실상 강대국간 전략적 삼각관계가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 중인 미ㆍ중 관계와 미ㆍ러 관계의 악화는 러ㆍ중 밀착을 추동하는 결정적인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ㆍ중 관계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고, 2019년에는 ‘신시대 러ㆍ중 전면적ㆍ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선포되었다. 이처럼 러ㆍ중 관계가 협력을 넘어 연대와 밀착으로 나아갈 수 있는 데는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두 나라의 공통된 이해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양국은 탈냉전 국제질서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부합하는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가 새롭게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양국 관계의 변화에 영향을 줄 변수들도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러ㆍ중 관계의 전망은 이 변수들을 제약 요인이 아닌, 기회 요인으로 만들기 위해 양국이 어떻게 협력하고 노력할지에 달려 있다.

    제3장은 러시아의 대중국 경제ㆍ통상ㆍ산업 관계 발전 배경과 전략적 의미를 분석했다. 특히 러시아의 경제안보 인식과 대중국 경제 관계의 심화 배경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2017년과 2021년에 각각 발표된 정부 문서인 ‘러시아 경제안보전략 2030’과 ‘러시아 국가안보전략’의 핵심 내용 및 주요 특징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의 대러 제재 조치의 세부 사항을 조사했다. 이와 함께 첨단 기술, 에너지, 금융 분야에서 러시아의 대중국 경제협력의 주요 내용과 특징을 검토했다.

    러시아의 대중국 경제 관계는 푸틴과 시진핑 집권기에 전방위적으로 확대되었다. 특히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사태 이후 중국과 유라시아 협력(러 ‘EAEU’-중 ‘일대일로’ 전략 연계)을 가속화했으며, 2019년 6월에는 수교 7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신시대 포괄적 동반자 및 전략적 협력 관계’로 발전시켰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의 입장에서 중국은 서방을 대신해 러시아산 에너지를 구매해 줄 잠재적 소비시장이면서, 러시아에 필요한 물자를 공급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나라다. 러시아의 대중국 경제 관계 심화 움직임은 양국 간 교역 추이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러시아의 대중국 교역은 2018년에 1,000억 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2021년에는 약 1,460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22년 상반기에 이미 8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와 함께 현재 러시아의 경제안보 강화를 위한 핵심 전략 분야인 첨단기술, 에너지, 금융 분야 발전을 위해서라도 중국과의 협력이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다. 물론 러시아와 중국 간의 경제 관계에 기회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며, 제약 요인도 존재한다. 특히 2차 제재에 대한 중국의 우려가 러ㆍ중 경제 관계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서방의 대러 제재가 지속되는 한, 러시아에게 대중국 경제 관계는 가장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러시아와 중국은 첨단기술, 에너지, 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경제안보 인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다극 경제질서 구축에 대한 전략적 이해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제4장에서는 러시아의 대중국 사회ㆍ문화 관계 발전 과정과 그 전략적 의미를 고찰했다. 우선 신시대 포괄적ㆍ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을 위한 러시아의 대중국 사회ㆍ문화 협력의 필요성과 의의를 검토했다. 특히 양국 정부의 공식 문서와 합의문을 토대로 사회문화 협력의 기본 방향과 특징을 정리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대중국 사회ㆍ문화 협력의 주요 내용과 성격을 도출하기 위해 학술 및 교육, 문화 예술, 대중 매체, 관광, 체육, 보건 분야에서의 협력 현황과 특징을 조사 및 정리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2001년 7월 ‘러ㆍ중 선린ㆍ우호ㆍ협력 조약’을 체결한 이후 약 20년간 사회ㆍ문화 관계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2019년 6월에는 ‘신시대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상호협력 관계 발전에 대한 공동 성명’을 통해 사회ㆍ문화 관계 발전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정책 방향 중 하나로 규정한 바 있다. 이후 양국은 안정적인 거버넌스를 활용하여 학술ㆍ교육 분야, 문화ㆍ예술 분야, 대중매체 분야, 관광 분야, 체육 분야, 보건 분야 등을 중심으로 사회ㆍ문화 관계의 핵심인 인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양국 국민간 상호신뢰는 물론 국가간 관계의 장기적 발전을 담보하는 기반으로 삼고자 했다. 학술ㆍ교육 분야에서는 학생 교류, 러시아어 및 중국어 교육 확대, 대학간 교류 및 과학기술 협력을 통해, 문화ㆍ예술 분야에서는 영화 교류ㆍ협력, 번역 및 출판, 전시회 개최, 공연 및 축제 조직을 통해, 대중매체 분야에서는 콘텐츠 교류, 공동 행사, 공동 플랫폼을 통해 교류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관광 분야 협력은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제한되고 있지만 2019년까지 상호 관광객의 비약적 증가라는 성과를 거두었던 바 있다. 또한 체육 분야 협력은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전후로 활성화되었으며, 보건 분야 협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그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이처럼 러시아 정부가 대중국 사회ㆍ문화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주된 동인은 중국과의 포괄적ㆍ전략적 관계 발전에 대한 국민적 지지 확보, 자국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 및 국제사회에서 ‘연성권력(soft power)’ 강화 등에 있다.

    제5장에서는 연구 내용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 새로운 대외환경을 고려한 북방정책 방향을 제언했다. 먼저 정치, 외교, 안보, 군사 분야에서는 글로벌(러ㆍ중 군사동맹 형성 및 에너지 협력 강화 가능성), 아태지역(러시아의 대인도 전략 방향, RIC 협력 강화 가능성), 한반도(러ㆍ중의 북한 감싸기, 러ㆍ북의 전략적 협력 강화와 북ㆍ중ㆍ러 동맹 복원 가능성) 차원으로 구분해서 각각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했다. 경제 분야는 대외경제 환경의 변화와 불확실성 증대 상황에서 경제 안보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종합적 대책 마련, 러시아 시장의 구조적 재편에 대한 다각적인 진단과 기민한 대응 모색, 에너지 및 첨단기술 산업 협력의 미래 방향과 새로운 과제 검토 등의 정책 시사점을 제시했다. 사회ㆍ문화 분야에서는 안정적인 거버넌스 체계 구축, 상호 협력의 명확한 목표 설정, 협력의 ‘플래그십 사업’ 창출, 지속 가능한 공동사업의 적극적 발굴 및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끝으로 북방정책의 추진 방향에 대해서는 한반도 문제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협력 환경 조성, ‘글로벌 중추국가’의 대외적 위상 확보를 위한 협력 모델 발굴 및 전략적 차원의 국익 설정, 북방지역의 전략적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 동맹 강화와 북방협력의 전략적 병행을 위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상에 대한 재인식, 새로운 국제 환경 변화에 부합하는 북방지역 대상 협력방안 발굴 및 협력체계 개선 작업 진행 등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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