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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평가의 활용 현황과 유용성 제고 방안 연구
우리나라 ODA 규모가 확대되고 평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국제개발협력 평가 제도가 정착되고 평가 건수도 급증해왔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국제개발협력 평가가 양적으로 증가한 만큼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라는 문제의식하..
이은석 외 발간일 2024.12.31
ODA, ODA_평가, 평가방법론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과 목적
2. 연구 범위와 방법
3. 연구의 내용과 구성
제2장 평가 활용의 이론적 검토 및 국제사회의 논의 동향
1. 평가 활용과 유용성의 이론적 검토
2. 국제사회의 논의 동향과 ODA 평가 활용 현황
3. 평가 활용의 쟁점과 시사점
제3장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의 평가 활용 현황과 수요
1. 국내 국제개발협력 평가 제도 및 활용 현황
2. 국제개발협력 평가 활용에 대한 국내 인식 및 수요
3. 주요 ODA 수행기관별 평가 활용 및 환류 체계
4. 소결 및 시사점
제4장 유용성 관점의 주요 평가방법론 비교 분석
1. 평가방법론 선정
2. 평가방법론별 특징과 유용성 관점 분석
3. 방법론별 ODA 평가 변화이론 적용
4. 종합 비교 및 시사점
제5장 결론 및 정책 제언
1. 연구결과 종합
2. 평가 활용 제고를 위한 제언
3. 연구의 의의와 한계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정책연구브리핑우리나라 ODA 규모가 확대되고 평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국제개발협력 평가 제도가 정착되고 평가 건수도 급증해왔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국제개발협력 평가가 양적으로 증가한 만큼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라는 문제의식하에, 우리나라 ODA 평가의 활용 현황을 진단하고 평가 활용 수요와 제약 요인을 분석하여 유용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특히 우리나라 국제개발협력 평가의 여러 구조적·제도적 제약을 인식하고, 평가의 활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평가를 실시하면서 통제할 수 있는 ‘평가 수행상의 요인’에 집중하여 현실적인 유용성 제고 방안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제2장에서는 평가의 활용과 유용성에 관한 이론과 사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개념을 정립하고, 평가가 활용되는 메커니즘과 활용도 높은 평가의 기준을 도출한다. 이를 위해 평가 활용의 개념과 유형, 영향 요인에 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고, 주요 국제기구와 공여기관의 평가 활용 사례 및 유용성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다룬다. 우리나라 국제개발협력 평가지침에서는 ‘평가의 활용’을 ‘평가 결과’의 ‘반영’과 ‘공개’라고 매우 협소하게 다루고 있으나, 본 연구는 보다 넓은 범위에서 평가 활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평가가 다양한 경로로 이해관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그 유형과 경로를 분석하여 활용도 높은 평가의 특징을 고찰하였다. 특히 선행연구에서 분류하는 평가 활용의 제약 요인 중 단기간에 개선이 어려운 구조적인 요인보다는 평가 수행 방법에 따라 개선할 여지가 높은 요인에 집중하여, 평가 수요에 맞는 유용한 정보 공급의 필요성과 평가방법의 유연성을 강조하였다.
제3장에서는 우리나라 국제개발협력 평가의 활용 현황과 인식을 분석하여 평가 활용도 제고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국내 국제개발협력 평가 제도와 선행연구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통합평가 체계를 기반으로 ODA 시행기관 전반에 걸쳐 자체평가가 활성화되었으며, 평가 결과의 환류를 중심으로 평가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자체평가 의무화에 따라 평가가 반복되어 평가 목적이 불명확하고, 새로운 정보가 도출되지 않거나 일부 기관에서는 평가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인해 평가의 품질이 낮아지는 등 평가의 유용성이 다소 낮은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평가 역량이 높고 자체적 환류 체계를 구축한 기관도 평가 활용에서는 상이한 애로사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다양한 국제개발협력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평가가 잘 활용되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소수 이해관계자만 평가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고 활용 방법이 평가 결과의 환류에 집중되어 획일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하에 평가 활용자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평가 활용의 유형을 결과의 상징적 활용에서 도구적 활용으로까지 다각화할 필요가 있으며, 평가를 통해 사업 수행상의 문제 해결이나 향후 의제설정 방향 등 다양한 수요에 부합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제4장에서는 평가 유용성 제고를 위해 평가방법을 유연하게 적용하여 다양한 평가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2, 3장의 시사점을 바탕으로, 선행연구의 평가방법론 분류에 기반하여 주요 평가방법론을 선정하고 유용성 관점에서 각 평가방법론의 특징을 분석한다. 총괄적 성격과 책무성 기능이 강한 평가방법론으로서 영향평가 및 경제성 평가, 참여적이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역량강화를 지향하는 평가방법으로서 성과매핑·성과수확 및 실시간 평가(RTE)를 주요 방법론으로 살펴보았다. 영향평가와 경제성 평가는 정량적 접근을 기반으로 정책 및 사업의 성과, 인과관계를 파악하고 비용 대비 효과를 검증하는 데 적합하다. 과학적 방법론을 통한 객관성이 담보되기 때문에 정책입안자와 사업관리자 입장에서 사업의 중단이나 확산을 위한 정책결정의 근거로 활용하는, 즉 책무성을 위한 도구적 활용의 특징이 강하며 전략 수립이나 운영·관리 지원 활용에 유용하다. 참여적 방법론에 해당하는 성과매핑과 성과수확은 정성적 접근으로 예측불가능한 상황이나, 개발환경의 복잡한 변화를 평가하는 데 적합하다. 실시간 평가(RTE)는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사업의 형성 단계나 진행 중 즉각적인 피드백이 필요할 때 적용 가능하므로 인도적 지원사업 등 긴급대응을 요구하는 사업 평가에 특히 유용하다. 성과매핑과 성과수확, RTE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데이터 수집과 분석 등의 평가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얻는 학습 및 역량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사업의 지속적 개선 및 이해관계자 간 관계 강화에도 유용한 방법론이다. 방법론별 특징과 장점, 한계를 분석한 결과 평가의 목적과 대상, 이해관계자의 수요, 평가시기, 접근 가능한 평가 자원에 따라 평가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실제 평가에 적용할 때는 다양한 평가방법론을 혼합하여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한국의 개발 평가환경에서는 평가방법론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 및 역량강화 훈련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고도화가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아울러 평가에 투입되는 예산과 기간 확보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방법론을 시범 적용해보고, 현실적 활용 가능성과 확산 가능성을 모색하는 점진적 접근도 강조하였다.
이와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ODA 시행기관과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차원의 정책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시행기관 차원의 평가 유용성 제고를 위해서는 개별 평가의 전 과정에서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바, 평가의 선정 및 기획, 평가 설계 및 수행, 평가 품질 관리, 평가정보 전달, 환류 및 지식 관리의 5단계로 구분하여 유용성 점검항목을 제안하였다.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차원에서는 시행기관의 평가 자율성 제고, 평가 결과 반영계획 및 이행결과 제출 제도 개선, 다양한 평가방법 활용 장려, 평가 지식 관리 시스템 구축을 제도적 개선 과제로 제시하였다. -
복합 위기 시대의 난민과 강제 이주: 현황과 한국의 과제
한국의 난민법은 2013년에 발효되어 갓 1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다. 그러나 2001년부터 시작된 한국의 난민 인정 수는 누적 1,400여 명에 지나지 않아 한국의 보수적인 난민 수용의 역사를 보여준다. 하지만 난민법 발효 이후 연간 난민 신청 건수는..
윤정환 외 발간일 2024.12.31
국제이주, 이주_및_이동원문보기목차서언
국문요약
제1장 서론
제2장 난민과 강제 이주 논의 동향 및 한국의 정책 현황
1. 난민과 강제이주민 보호의 국제 담론
2. 국제사회의 강제이주민 발생 및 이주 현황
3. 한국의 난민 유입 및 지원 현황
제3장 국내 유입 난민 실태와 과제: 러-우 전쟁 피난민 사례
1. 조사 배경
2. 설문의 구성
3. 설문 조사 주요 결과
4. 소결
제4장 이민자 유입에 대한 지역 선주민의 경험과 인식
1. 배경 및 목적
2. 설문조사 개요
3. 설문조사 결과
4. 선주민의 동포 및 피난에 대한 인식 분석
5. 소결
제5장 결론과 논의
1. 요약과 결론
2. 논의와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정책연구브리핑한국의 난민법은 2013년에 발효되어 갓 1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다. 그러나 2001년부터 시작된 한국의 난민 인정 수는 누적 1,400여 명에 지나지 않아 한국의 보수적인 난민 수용의 역사를 보여준다. 하지만 난민법 발효 이후 연간 난민 신청 건수는 10배 가까이 늘어나, 2023년 기준 난민 신청 건수가 1만 8,000건을 돌파하였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고수해온 난민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지 반성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복합 위기라고 일컬어지는 최근의 국제정세는 국지적 분쟁과 기후 이주 등의 비전통적인 강제이주민을 양산하며, 난민 수용국들의 새로운 보호 체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의 한국 내 난민과 난민정책에 대한 선행 연구에서는 난민 수용 여부를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되었고, 규범적 측면의 논의가 주로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여론은 ‘가짜 난민’에 대한 의혹을 비롯하여 강제이주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바탕으로 한 찬반 여론이 극심하게 대립하였다. 이에 난민과 강제이주민 수용을 논하기에 앞서, 본 연구는 수용 이후의 난민 정착과 사회통합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검토하고자 구성되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실증적인 논의를 바탕으로, 수용에 관한 역진적인 논의가 필요함을 상기하고자 한다.
본 보고서의 제1장 서론에서는 난민정책의 고려 사항을 네 가지로 명명해 보았다. ‘외재적 규범 요인’은 국제사회에서의 난민 담론과 역할 요구를 의미하며, ‘외재적 실질 요인’은 실질적인 발생-이주-정착 현황을 의미한다. ‘내재적 규범 요인’은 한국사회의 거시적인 국가정체성과 추구해야 할 가치를 포괄한다. ‘내재적 실질 요인’은 강제이주민이 한국사회에 유입되었을 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생활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혹은 제도적 기반을 의미한다. 기존의 난민 연구를 살펴봤을 때 앞의 세 가지 요인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선행 연구가 많으나, 한국사회에 유입된 난민의 실질적인 수용에 대해서는 실증적이고 미시적인 검토가 부족하다. 그러므로 본 보고서에서는 복합 위기 시대 한국이 직면하는 난민 수용 과제에 대해 논의하되, 특히 난민의 사회경제적 정착과 지역 선주민과의 사회통합 방안이라는 내재적 실질 요인에 주안점을 두었다.
제2장에서는 난민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와 현황을 반성적으로 살펴보았다. 2장 1절에서는 난민에 관한 담론의 변천사를 개괄하여 국제사회에서 규정하는 난민 문제가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 통시적 관점에서 조망하였다. 최근 난민에 관한 국제 담론의 확장으로 난민의 보호 체류는 ‘임시적인 보호와 최소한의 취약성 지원’에서 ‘이주민의 역량 보호를 통한 사회 정착과 통합’이라는 목표로 확장되어 왔다. 이에 따라 난민 비호의 형태 역시 재정착, 보충적 수용과 가족 결합 등으로 다변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난민에 대한 전통적인 시각은 ‘인도주의적 선의에 의한 보호 대상’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난민 수용으로 인한 가시적인 이득과 사회 일원로서의 주체적인 난민에 관한 담론이 발전하였음을 알 수 있다.
제2장 2절에서는 강제 이주의 발생과 이주 현황을 검토하였다. 2000년대 중반 이후로 강제이주민의 절대적인 규모는 폭발적인 증가 추세에 있으며, 특히 국내 실향민(IDP)이 폭증하는 양태를 발견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최근 강제이주민들은 이주 경로의 복잡성이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이주민들이 인접한 중·저소득국으로 유입되면서 비호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며, 이는 곧 국제적인 조정과 협력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것은 계량 분석을 통해서도 재확인할 수 있다. 수용국 측의 난민 수용 결정요인을 분석할 때 난민 인정률은 고소득 국가들에 한정되어 GDP에 비례하는 경향을 보이나, 전 세계적으로는 오히려 반비례하는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소득수준에 비해 전반적으로 난민 수용에 소극적인 국가임을 가시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소극성의 일부는 한국사회가 직면하는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설명되나, 이 요인을 통제한 이후에도 한국의 난민정책이 설명되지 않는 보수성을 가지고 있음을 계량적으로 확인하였다.
제2장 3절에서는 한국의 난민 유입에 대한 국내 제도적·통계적 현황을 검토하였다. 앞서 요약한 대로 한국의 난민신청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출신 국가와 난민 신청 사유도 다변화되고 있다. 신청자의 증가에 반비례하여 난민 인정률은 꾸준히 감소해 최근에는 2% 미만으로 낮아졌으며, 인도적 체류자 또한 중장기적으로 증가하였다. 난민 수용과 정착 지원은 ODA 계상 항목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소극적인 정착 지원으로 인해 심사에 소요되는 비용이 여전히 난민 관련 예산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결과적으로 난민에 대한 정착 지원은 지자체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분절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피난민을 지원하는 시민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에 정착한 러-우 전쟁 피난민 29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제3장에서는 이 피난민 사례를 통해 강제이주민의 정착 실태를 미시적·실증적으로 살펴보았다. 설문 조사를 통해 피난민들의 생활상에 대해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주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피난민은 대중이 흔히 갖고 있는 ‘빈곤한 난민’에 대한 인상과 달리, 한국사회에서 일정 정도의 경제적 자립을 달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록 우크라이나에서의 생활에 비해 노동시장 참여에 제약은 있었으나, 대부분의 경우 근로 소득을 바탕으로 가족 단위에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다. 특히 고무적인 사실은 피난민 대부분이 주거지를 자력으로 임차하여 거주하고 있었으며, 그 비율은 유럽 정착 난민보다도 높았다.
아울러 본 조사에서는 난민을 대상으로 기부금을 이용한 설문 실험을 진행하였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본인들을 지원하는 시민단체에 기부금을 기탁하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기부 양태는 본인의 기부금이 신규 정착 피난민들을 위해 쓰일 수 있음을 고지 받았을 때 기부액을 더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강화되었다. 이는 정착 난민들이 사회에 편승하지 않고, 공동체에 대한 기여를 통해 자조하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둘째, 피난민들이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완전히 통합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조사 결과 피난민 대부분은 한국 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있으나, 구직 활동에서 언어적·문화적·제도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의료보험을 제외한 사회보장제도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이들이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지 않을지 우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또한 무려 30%가량이 지역 주민 혹은 직장에서 폭언 등 적대적 행동을 경험하였다고 토로했다. 이는 한국에 정착한 피난민들이 경제적 자립을 달성한다 하더라도, 사회 구성 집단 간의 불완전한 사회 통합은 여전히 한국사회의 과제로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제4장에서는 사회통합의 나머지 한 축인 지역 선주민의 난민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러-우 전쟁 이후 800명에 가까운 피난민이 유입된 광주 광산구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분석하였다. 선행연구에서는 선주민이 이민자 공동체와 접촉하면 불안감이 해소된다는 가설과, 오히려 심리적 반발(backlash)을 유발한다는 가설이 공존하고 있어, 광산구민의 피난민 접촉 경험이 이주민 집단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인식과 태도에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피난민 정착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난민에 대한 전반적인 반감은 다른 이주민 집단과 비교해서 여전히 높았다. 특히 이주민에 대한 ‘수동적인 단순 접촉과 노출’은 인식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적극적인 교류와 소통을 수반하는 ‘적극적 교류와 접촉’은 난민에 대해 포용적인 태도로 이어지는 경향성을 일관되게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다문화 교육을 경험한 경우, 상보적으로 이주민 수용에 찬성하는 경향으로 이어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히 접촉의 빈도와 범위가 사회통합으로 직결되지 않음을 시사하며, 교육과 적극적 교류 활동을 통한 적극적인 인식 개선이 지역 주민의 불안과 반감을 불식하는 실효적인 정책임을 시사한다.
제5장 결론에서는 이상의 분석을 바탕으로 한국의 난민정책이 ‘질서 있는 정착’을 추구해야 함을 제언하였다. 강제이주민들의 산발적이고 무질서한 유입은 정착 지원의 공백을 유발하여 이주민들을 사회안전망 밖으로 내몰 수 있으며, 지역주민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초기 정착단계에서 발생하는 거부감은 중장기적인 사회통합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
피난민의 ‘질서 있는 정착’을 위하여 시민단체, 지역자치단체 등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의 개방적 공동체를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이와 같이 현장 중심으로 책무성을 부여하는 방식은 맥락 특정적인 수요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인 동시에, 수용과 심사의 부담이 과중한 중앙 당국의 행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미 형성된 공동체적 유대감을 기반으로 정착 과정을 설계할 때, 이주민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한편 지역 선주민과의 교류를 증진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강제이주민 정착 실태를 미시적이고 실증적으로 분석하여 한국사회에 정착한 난민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이를 통해 선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를 밝히고자 하였다. 그러나 본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이해와 과제는 어디까지나 ‘강제 이주’라는 국제사회의 주요 의제에서 한국사회가 직면한 과제의 단면을 제시한 것일 뿐이며, 그 현상 전체를 대변하지 않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난민과 강제이주민의 발생-이주-정착은 다분히 다층적이고 복합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해결을 위한 담론과 양태 또한 다층적·복합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본 연구가 한국사회의 난민 문제를 논의하는 새로운 관점의 학술적 자료가 되기를 바라며, 그 한계 또한 후속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비판되고 보완되기를 희망한다. -
대전환기의 대중국 전략 연구2
본 연구에서는 한·중 경제협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3대 요인(글로벌 환경 변화, 중국의 전략 변화, 한·중 경제협력 구조의 변화)과 관련된 16개 이슈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국과의 협력 전략을 넘어 중국에 대한 접근 전략을..
양평섭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안보, 경제협력 중국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4장 중국의 부상과 대중국 전략
1. 중국의 제조강국 부상
2. 중국의 기술강국 부상
3. 중국의 금융강국 부상
4. 중국의 경제안보와 통상 결합
5.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와 대중국 전략
제5장 한·중 분업의 구조 전환과 대중국 전략
1. 대중국 무역적자 전환
2. 대중국 중간재 교역 구조 변화
3. 투자의 탈중국화
4.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와 한국에 대한 영향
제6장 대중국 경제협력 환경 평가와 전략 제언
1. 대중국 경제협력 환경 평가
2. 대중국 접근 전략 추진 방향
3. 부문별 과제와 전략
참고문헌국문요약본 연구에서는 한·중 경제협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3대 요인(글로벌 환경 변화, 중국의 전략 변화, 한·중 경제협력 구조의 변화)과 관련된 16개 이슈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국과의 협력 전략을 넘어 중국에 대한 접근 전략을 제시하였다.
먼저 대중국 접근 전략 수립 시 고려해야 할 글로벌 환경 변화 요소로 트럼프 2기의 미·중 관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중 전략 경쟁, 미·중 경쟁의 핵심인 기술패권 경쟁, 경제안보의 중요한 영역 중 하나인 글로벌 핵심 광물과 에너지 무기화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1) 미·중 갈등이 시작된 오마바 행정부 이후 바이든 행정부까지 미국의 대중국 전략의 변화와 주요 쟁점을 살펴보고, 새롭게 출범한 트럼프 2기의 미·중 갈등 전개 방향을 예측해 보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중국을 ‘글로벌 리더십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전략적 경쟁대상’으로 인식하고, 국가안보와 국가이익 보호에 바탕을 두고 대중국 견제를 강화해 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기존 행정부의 기조를 대부분 유지하는 가운데, 무역과 통상(관세전쟁의 재현), 기술 등 전방위에 걸쳐 미·중 갈등이 더욱 첨예화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디커플링으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2)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면서 미국은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하며 경제·통상 및 군사·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자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체화해 왔다. 미국의 다자적인 압박에 대응하여 중국도 ‘쐐기 전략’ 추진과 더불어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협의체로서 EU와 ASEAN, 그리고 개별 국가로서 필리핀, 베트남, 일본이 자국에 적합한 미국과의 동맹(또는 파트너십)을 추진한 사례와 함께 ‘전략적 자율성’의 경계 관련 다양한 논의와 고민을 살펴보았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격자형’ 구조 안보 네트워크와 중국 ‘쐐기 전략’의 충돌을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 다만 한국은 정체성 및 국익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가치와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유지하며, 역내 상황의 변화에 따라 현안별로 전략적 자율성의 공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대외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3) 반도체와 배터리를 중심으로 미·중 간 기술패권 경쟁을 분석하였다.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은 기술적 우위를 기반으로 중국의 굴기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공세적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중국이 기술과 산업 경쟁력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배터리 분야에서는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통해 중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려는 수세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 내에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조치로 「반도체와 과학법」을 기반으로 우호국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기술, 소재, 설계, 장비 등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배터리 분야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기반으로 중국산 제품의 미국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차단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은 반도체 분야의 자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배터리 분야에서는 지배적인 글로벌 공급력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고 있다. 미·중 간의 전략적 갈등이 기존에 형성된 한·중 반도체 및 배터리 분야의 협력은 물론 미래 협력을 제약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우리의 반도체 시장으로서 중요성이 크고, 관련 소재 분야에서 밀접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추구하는 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도체와 배터리 관련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한 협력이 지속되어야 하며, 새로운 협력 수요가 존재하는 비민감 분야(배터리 리사이클링 등)에서는 협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4)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청정에너지(신재생에너지, 원자력) 산업을 육성・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에너지와 자원 시장은 미·중 갈등과 러·우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폭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블록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국가자본과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청정에너지 제품의 생산·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이들 제품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호국가와의 양자·다자 간 협력을 통해 핵심광물 상류·중류 부문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동시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둘째, 대중국 접근 전략 수립에 있어 고려해야 할 또 다른 글로벌 환경 변화는 글로벌 산업정책의 부활, 디지털 전환 및 그린(녹색) 전환 과정에서 주도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경제 및 공급망이 분절화(또는 블록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5) 주요국에서 산업정책이 부활하고 있는 양상과 함께 그 정책들이 중국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를 분석하였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부양 필요성,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경제안보의 부상,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 디지털·녹색 전환을 위한 정부주도 정책 필요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선진국은 자국이 경쟁력을 보유한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GTA(Global Trade Alert) 데이터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산업정책이 상호 대응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중국을 겨냥한 산업정책이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산업정책의 부활은 현재 한·중 경제 및 산업 협력을 제약하는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보호주의적 산업정책을 한 발짝 늦게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중국과의 경제관계가 다원적(多元的)임을 인지하고 특정 가치관을 강하게 표방하여 다원적 대응을 불가능하게 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6) 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인공지능 및 로봇 기술 등 디지털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자동화와 지능화가 가능해지면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5G·인공지능 등 주요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미·중 경쟁이 치열하다. 중국은 디지털 전환 부문을 글로벌 선도주자로 도약하기 위한 기회로 파악하고 국가 차원의 전략을 추진하였으며, 이미 디지털 분야의 선두 주자로 부상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중은 디지털 전환 정책 공조, 디지털 관련 소부장, 전자상거래 분야의 양자 협력은 물론 지역 내 디지털 규범과 표준 제정 등에서 공조할 필요가 있다.
(7) 기후변화 대응이 글로벌 핵심 어젠다로 부상하면서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 안보 달성은 지속적인 경제발전의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였다. 특히 탈탄소화를 위한 에너지 전환은 핵심과제로 부상하였다. 탄소피크 2030과 탄소중립 2060을 선언한 중국 역시 녹색전환을 국가의 핵심 어젠다로 설정하였다. 한·중 양국의 탄소중립 전략이 유사하고, 미·중 간 전략 경쟁 이슈로 비화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기후변화 대응 부문에 한·중 간 협력 가능성이 있다. 특히 양국 국민의 보건과 직결된 동북아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생태문명’과 글로벌 사회의 화두인 ‘지속가능한 발전 패러다임’에 중점을 둔 정책적 공조 협력은 필수적이다. 환경 분야의 한·중·일 삼각협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한·중 양자 협정 내에서 환경 관련 규정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
셋째, 중국의 전략 변화 요소로서 3대 강국화(제조강국, 기술강국, 금융강국) 전략, 경제안보와 통상의 연계 전략, 글로벌 영향력 확대 전략을 분석하고, 이러한 중국의 전략 변화에 대한 대응과 양자 간 협력 전략을 탐색하였다.
(8) 중국은 중국제조 2025, 인터넷+, 빅데이터 전략, 전정특신 등의 제조강국 전략을 통해 산업 고도화를 추진함으로써 자체 공급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제조업 강국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다양한 산업과 융합하여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친 혁신을 촉진하는 ‘인공지능 플러스’ 정책과 첨단기술·고효율·고품질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질적 생산력(new productive force)’ 정책을 통해 미·중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 첨단제조업 육성에 중점을 둔 중국의 제조강국 전략이 국내 산업과 무역 구조의 고도화를 넘어서 글로벌 시장 지배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을 ‘제조업 강국’ 내지는 ‘선진국’으로 인식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에 대비하는 동시에 제조강국 중국과의 연성협력을 확대하는 병행 전략이 필요하다.
(9) 중국은 과학기술 자립을 국가전략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기술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에 대한 대응으로 기술의 자립자강을 표방하고, 과학기술력 제고를 통한 기술강국(선진국) 진입을 기획·시도하고 있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라는 지경학적 딜레마에 직면하면서 한·중 과학기술 협력이 위축되고 있다. 한국은 인공지능과 양자 등 신산업과 신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기술 추격자’가 아닌 ‘기술 강국(선진국)’으로 인식하고, 한·중 기술협력 방향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기술 개발과 수준에 대한 지속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우리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미·중 기술패권 경쟁 딜레마를 극복하는 방안의 하나로 중국 지방정부 및 기업을 활용하는 실리적 접근도 필요하다.
(10) 중국은 2023년 중앙금융공작회의에서 ‘금융강국’ 전략을 국가발전전략의 하나로 제시하였다. 금융강국화 전략은 △ 안전(금융 리스크 해소), △ 발전(금융산업 발전의 고도화를 통한 실물경제 지원력 강화), △ 개방(위안화 국제화 등을 통한 글로벌 금융 지위 강화)의 세 가지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10대 은행 중 4개를 보유하였으며, 위안화 국제화와 IMF SDR 편입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견제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가 국제금융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11) 미·중의 전략 경쟁, 코로나19, 글로벌 디커플링(decoupling) 추구 등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맞추어 중국도 경제안보와 연계하는 통상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대외 의존에 따른 리스크를 경감하기 위해 경제안보 전략 차원에서 자체 공급망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쌍순환’ 전략을 채택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중국 차별정책에 대한 대응으로 3反(반제재, 반간섭, 반역외적용) 원칙에 입각하여 대항조치를 강화하고, 핵심 기술과 자원 등에 대한 수출통제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대응은 경제적 압박(economic coercion)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안보를 위한 통상조치가 상품 무역·기술·디지털·외교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화되면서 중국과의 갈등 발생 시 한·중 간 외교와 경제협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의 경제안보 결합형 통상정책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양자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공조를 통해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는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12) 중국은 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후 글로벌 이슈에 대한 주도권을 강화하고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과 디리스킹(디커플링)에 대응하여 대미 의존도를 축소하는 한편, 글로벌 사우스를 중심으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또한 다양한 이니셔티브(GDI, GSI, GCI 등)를 통한 글로벌 규범 제정 과정에서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블록화 및 불확실성 등에 대응하여 수입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가 필요한 한국은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자원 및 에너지 분야 투자 확대, ODA 확대, 경제협력 협정 체결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통해 이들 국가에 대한 노출(exposure)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넷째, 무역과 투자를 중심으로 한·중 경제협력의 구조적 전환을 살펴보았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 적자 전환, 중간재 및 경제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의 대중국 의존 확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탈(脫)중국 현상 등을 분석하고,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영향과 적정 대중국 수출 의존도를 추정하였다.
(13) 한·중 무역 관계와 분업 관계가 구조적인 대전환기에 진입하였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우리의 수출시장에서 중국의 위상이 약화되고 있으며,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흑자가 적자로 전환되었고, 우리의 대중국 핵심 수출품목인 중간재와 공산품 교역도 적자로 전환되고 있다. 한국 수입의 대중국 의존도가 상승하면서 수출과 수입의 의존 관계가 역전되었고, 한국과 중국의 산업구조는 상호보완적 협력 관계에서 경쟁적 협력 관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역전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한·중 경제협력의 새로운 모멘텀을 창출하는 차원에서 중국의 새로운 ‘병목(bottleneck)’ 분야에서 우리의 공급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14)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은 위축되는 반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한·중 간 중간재 공급망 의존관계가 역전되었다. 또한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무역흑자가 2021년 이후 빠르게 감소해 왔으며, 반도체를 제외하면 2023년에 이미 적자로 전환되었다. 한국의 중간재 공급망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중간재 분야의 중국 의존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중간재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대중국 협력을 강화하는 병행전략 추진이 필요하다. 중간재 조달처를 다변화하는 노력으로서 글로벌 공급망에서 새로운 가교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국가 및 지역에 대한 진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한·중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한 전략적 소통도 강화해야 한다.
(15) 재중 한국기업의 중국 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중국 사업 매각 또는 중단이 이어지면서 우리 기업의 탈중국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미·중 반도체 갈등에 대한 사전적 대비로서 반도체 분야의 대중국 투자가 일단락된 2023년 이후 한국의 신규 투자는 급격히 줄어든 반면, 중국 투자사업의 회수 규모는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 대중국 투자 감소 현상은 미·중 갈등에 따른 지경학적 딜레마 이외에도 중국 기업의 경쟁력 향상, 외국인투자 여건 악화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의 대중국 투자가 한국의 글로벌 중간재 공급망 구축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는 점에서 향후 우리의 해외 공급망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새로운 가교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국가와 지역으로 해외투자 지역을 다변화(China+N)하는 동시에 대중국 진출 방식도 현지 시장지향형과 공급망 구축형으로 다양화 및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16) 중국 정점(Peak China) 주장에서 제기하고 있는 중국 경제성장 약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중국경제가 중저속 성장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 둔화는 우리의 수출시장으로서 중국 역할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중국 이외 시장으로의 다변화에 있어 중심 국가, 새로운 가교국, 글로벌 사우스로 구분하여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한국의 적정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19.4% 내외로 추정되었다. 적정한 의존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부 품목에 편중된 대중국 수출 상품의 다양화가 중요한 과제이며, 특히 중국의 새로운 성장 분야에서 한국의 취약한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다섯째, 위에서 분석한 한·중 경제협력에 영향을 미칠 16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우리의 대응 전략과 중국과의 협력(또는 활용) 전략을 포괄하는 대중국 접근 전략(approach to China)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1) 대중국 접근 전략 수립 시 글로벌 환경 변화, 중국의 전략 변화, 한·중 관계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① 글로벌 경제구조의 재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협과 기회에 대한 대응이 포함되어야 한다. 경제안보에 기반을 둔 선진국의 대중국 견제 및 글로벌 산업정책과 통상정책의 변화가 글로벌 공급망의 분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자유무역체제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갈등이 한·중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의 대응은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 관계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되, 수출을 포함한 중국과의 전반적인 경제협력 관계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② 중국의 글로벌 위상 변화에 따른 위협과 기회에 대한 대응 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중국경제는 중저속 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규모의 경제와 국가주도 체제의 지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공급망 내재화가 강화되고 글로벌 경쟁력이 제고되면서 한·중 양국 경제의 연계성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여부가 향후 글로벌 지경학적 구조는 물론 한·중 경제관계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중국은 미·중 갈등 속에서도 산업 경쟁력과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실질적인 산업 및 기술 강국(선진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을 개도국이 아니라 산업 및 기술 강국(선진국)으로 인식하고 대중국 접근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③ 한·중 관계의 구조적 대전환에 따른 새로운 협력 패러다임 정립이 필요하다. 중국의 자체 공급능력 강화,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따라 한·중 협력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산업 및 기술적 비교우위가 사라져 가면서 한국은 반도체 등 극히 일부 업종에서만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도성장하는 중국의 병목(bottleneck)을 전제로 이루어진 지금까지의 대중국 접근 전략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한·중 경제관계가 역전되는 시점에 중국의 새로운 병목에 대한 우리의 공급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중국 경제협력의 새로운 모멘텀 창출 및 새로운 협력 모델 정립이 필요하다.
(2) 중국이 우리에게 어떤 대상인지에 대한 판단을 근거로 대중국 전략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국내, 양자, 인·태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종합적인 대응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① 미·중 전략 경쟁하에서 한국의 산업과 기술 측면의 글로벌 전략적 가치(레버리지)와 한국경제에서 한·중 경제협력이 갖는 전략적 가치(영향력)를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 글로벌 산업 경쟁력과 기술 경쟁력을 갖춘 한국은 세계 중심 국가의 입장에서 중요한 협력 파트너일 것이다. 미국과 함께 세계 2대 경제 중심 국가(G2)로 자리잡은 중국이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의 수출과 해외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중심 국가의 갈등과 분절 과정에서 한국이 일방에 경사된 협력 전략을 구사할 경우 한국이 받게 될 경제적 손실은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글로벌 중심 국가인 미국 및 중국과의 경제협력 관계 안정과 동태적 균형(dynamic balance)을 유지하는 것을 대외경제정책의 핵심과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②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이 우리에게 어떤 상대국인지에 대한 인식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중국의 부상이 기회에서 도전(또는 리스크)으로 인식되면서 글로벌 디리스킹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으로서도 중국의 부상에 따른 기회보다는 리스크가 크고, 산업과 기술 측면에서는 경쟁적 관계가 심화되고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이 추구하는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가 내포한 국가 주도의 비시장적·비개방적 요소들이 공정(fair)과 규칙(rule)에 기반한 양국 경제협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수출 및 투자 시장, 자원과 중간재의 중요 공급처, 아·태지역 경제통합에 있어 중국은 매우 중요한 협력자이기도 하다.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을 ‘경쟁적 협력자(competitive cooperator)’로 규정하고, 이에 기반한 대중국 접근 전략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③ 대중국 접근에 있어 양자(bilateral), 인도·태평양지역(Indo-Pacific), 글로벌(global) 등 삼차원 접근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양자적 접근을 통해 양국 경제관계를 안정시키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유보하고, 경제안보 확보 차원에서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다변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공급망의 안정화, 경제협력 제도 기반 강화, 전략적 소통 강화 등 양자 경제협력의 안정화를 추구해야 한다. 또한 인·태지역 내에서 한·미, 한·미·일, ASEAN 등 우호적 국가 및 지역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의 부상에 따른 리스크에 대응하는 동시에 중국을 역내 경제협력의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양자, 한·중·일, 역내 경제통합 차원에서 협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규칙에 기반한 무역 시스템(rule based trade system) 재구축이 필요하며, 경제적 강압, 전략산업의 공급과잉, 비시장적 제도의 개선 문제 등에 대한 대응으로서 유사 입장국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④ 이러한 원칙과 인식에 기반을 두고 정부 차원의 대중국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국가 전략을 통해 글로벌 정세, 중국의 변화, 한·중 관계의 변화에 따른 대전환기의 위협과 도전을 명확히 규정하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서 정부 차원의 대중국 접근 전략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3) 대중국 접근 전략의 비전과 목표, 이러한 비전과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6대 분야별 대응 과제, 대응 전략을 제시하였다.
① 대중국 접근 전략의 비전, 3대 목표, 6대 과제를 도출하였다. 대중국 전략의 비전(vision)과 목표(aims)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한·중 경제협력 분야의 대중국 전략 목표를 성숙단계를 지나 위축되고 있는 양국 ‘경제협력 관계의 안정화와 질적 도약’에 두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경제협력은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디딤돌이자 시금석이라는 관점에서 경제관계를 한 단계 격상함으로써 양국 관계의 안정과 발전의 발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인식에서 대중국 전략 비전으로 ‘상호 신뢰에 기반한 전략적 경제 동반자 관계 정립’을 제시하고, 이러한 비전하에 실현할 3대 목표로 △ 대전환기의 실질적·미래지향적 한·중 경제동반자 관계 구축(질적 고도화), △ 경제안보 시대의 한·중 경제협력 안정화 추진(공급망 협력 파트너), △ 다층적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상호 호혜의 경제협력 증진(제도기반 강화)을 제시하였다.
② 경제안보와 공급망, 무역과 투자, 산업과 기술, 통상(제도 기반), 지역과 글로벌 협력, 경제 분야의 전략적 소통 강화 등 6개 분야별 과제와 대중국 접근 전략을 제시하였다. -
대전환기의 대중국 전략 연구1
본 연구에서는 한·중 경제협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3대 요인(글로벌 환경 변화, 중국의 전략 변화, 한·중 경제협력 구조의 변화)과 관련된 16개 이슈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국과의 협력 전략을 넘어 중국에 대한 접근 전략을..
양평섭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안보, 경제협력 중국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새로운 단계에 진입한 한·중 경제관계
2. 연구의 목적과 주요 연구 내용
3.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제2장 미·중 전략 경쟁과 경제안보 시대의 대중국 전략
1. 트럼프 2기의 미·중 관계 전망
2. 인도-태평양 전략과 대중국 전략
3.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대중국 전략: 반도체, 배터리 중심
4. 글로벌 핵심광물 및 에너지 무기화와 경제·에너지 안보
제3장 글로벌 대전환과 대중국 전략
1. 산업정책 부활과 대중국 전략
2. 글로벌 디지털 전환과 대중국 전략
3. 글로벌 녹색전환과 대중국 전략
참고문헌국문요약본 연구에서는 한·중 경제협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3대 요인(글로벌 환경 변화, 중국의 전략 변화, 한·중 경제협력 구조의 변화)과 관련된 16개 이슈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국과의 협력 전략을 넘어 중국에 대한 접근 전략을 제시하였다.
먼저 대중국 접근 전략 수립 시 고려해야 할 글로벌 환경 변화 요소로 트럼프 2기의 미·중 관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중 전략 경쟁, 미·중 경쟁의 핵심인 기술패권 경쟁, 경제안보의 중요한 영역 중 하나인 글로벌 핵심 광물과 에너지 무기화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1) 미·중 갈등이 시작된 오마바 행정부 이후 바이든 행정부까지 미국의 대중국 전략의 변화와 주요 쟁점을 살펴보고, 새롭게 출범한 트럼프 2기의 미·중 갈등 전개 방향을 예측해 보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중국을 ‘글로벌 리더십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전략적 경쟁대상’으로 인식하고, 국가안보와 국가이익 보호에 바탕을 두고 대중국 견제를 강화해 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기존 행정부의 기조를 대부분 유지하는 가운데, 무역과 통상(관세전쟁의 재현), 기술 등 전방위에 걸쳐 미·중 갈등이 더욱 첨예화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디커플링으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2)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면서 미국은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하며 경제·통상 및 군사·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자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체화해 왔다. 미국의 다자적인 압박에 대응하여 중국도 ‘쐐기 전략’ 추진과 더불어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협의체로서 EU와 ASEAN, 그리고 개별 국가로서 필리핀, 베트남, 일본이 자국에 적합한 미국과의 동맹(또는 파트너십)을 추진한 사례와 함께 ‘전략적 자율성’의 경계 관련 다양한 논의와 고민을 살펴보았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격자형’ 구조 안보 네트워크와 중국 ‘쐐기 전략’의 충돌을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 다만 한국은 정체성 및 국익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가치와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유지하며, 역내 상황의 변화에 따라 현안별로 전략적 자율성의 공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대외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3) 반도체와 배터리를 중심으로 미·중 간 기술패권 경쟁을 분석하였다.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은 기술적 우위를 기반으로 중국의 굴기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공세적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중국이 기술과 산업 경쟁력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배터리 분야에서는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통해 중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려는 수세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 내에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조치로 「반도체와 과학법」을 기반으로 우호국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기술, 소재, 설계, 장비 등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배터리 분야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기반으로 중국산 제품의 미국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차단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은 반도체 분야의 자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배터리 분야에서는 지배적인 글로벌 공급력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고 있다. 미·중 간의 전략적 갈등이 기존에 형성된 한·중 반도체 및 배터리 분야의 협력은 물론 미래 협력을 제약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우리의 반도체 시장으로서 중요성이 크고, 관련 소재 분야에서 밀접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추구하는 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도체와 배터리 관련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한 협력이 지속되어야 하며, 새로운 협력 수요가 존재하는 비민감 분야(배터리 리사이클링 등)에서는 협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4)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청정에너지(신재생에너지, 원자력) 산업을 육성・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에너지와 자원 시장은 미·중 갈등과 러·우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폭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블록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국가자본과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청정에너지 제품의 생산·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이들 제품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호국가와의 양자·다자 간 협력을 통해 핵심광물 상류·중류 부문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동시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둘째, 대중국 접근 전략 수립에 있어 고려해야 할 또 다른 글로벌 환경 변화는 글로벌 산업정책의 부활, 디지털 전환 및 그린(녹색) 전환 과정에서 주도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경제 및 공급망이 분절화(또는 블록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5) 주요국에서 산업정책이 부활하고 있는 양상과 함께 그 정책들이 중국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를 분석하였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부양 필요성,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경제안보의 부상,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 디지털·녹색 전환을 위한 정부주도 정책 필요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선진국은 자국이 경쟁력을 보유한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GTA(Global Trade Alert) 데이터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산업정책이 상호 대응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중국을 겨냥한 산업정책이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산업정책의 부활은 현재 한·중 경제 및 산업 협력을 제약하는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보호주의적 산업정책을 한 발짝 늦게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중국과의 경제관계가 다원적(多元的)임을 인지하고 특정 가치관을 강하게 표방하여 다원적 대응을 불가능하게 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6) 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인공지능 및 로봇 기술 등 디지털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자동화와 지능화가 가능해지면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5G·인공지능 등 주요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미·중 경쟁이 치열하다. 중국은 디지털 전환 부문을 글로벌 선도주자로 도약하기 위한 기회로 파악하고 국가 차원의 전략을 추진하였으며, 이미 디지털 분야의 선두 주자로 부상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중은 디지털 전환 정책 공조, 디지털 관련 소부장, 전자상거래 분야의 양자 협력은 물론 지역 내 디지털 규범과 표준 제정 등에서 공조할 필요가 있다.
(7) 기후변화 대응이 글로벌 핵심 어젠다로 부상하면서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 안보 달성은 지속적인 경제발전의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였다. 특히 탈탄소화를 위한 에너지 전환은 핵심과제로 부상하였다. 탄소피크 2030과 탄소중립 2060을 선언한 중국 역시 녹색전환을 국가의 핵심 어젠다로 설정하였다. 한·중 양국의 탄소중립 전략이 유사하고, 미·중 간 전략 경쟁 이슈로 비화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기후변화 대응 부문에 한·중 간 협력 가능성이 있다. 특히 양국 국민의 보건과 직결된 동북아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생태문명’과 글로벌 사회의 화두인 ‘지속가능한 발전 패러다임’에 중점을 둔 정책적 공조 협력은 필수적이다. 환경 분야의 한·중·일 삼각협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한·중 양자 협정 내에서 환경 관련 규정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
셋째, 중국의 전략 변화 요소로서 3대 강국화(제조강국, 기술강국, 금융강국) 전략, 경제안보와 통상의 연계 전략, 글로벌 영향력 확대 전략을 분석하고, 이러한 중국의 전략 변화에 대한 대응과 양자 간 협력 전략을 탐색하였다.
(8) 중국은 중국제조 2025, 인터넷+, 빅데이터 전략, 전정특신 등의 제조강국 전략을 통해 산업 고도화를 추진함으로써 자체 공급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제조업 강국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다양한 산업과 융합하여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친 혁신을 촉진하는 ‘인공지능 플러스’ 정책과 첨단기술·고효율·고품질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질적 생산력(new productive force)’ 정책을 통해 미·중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 첨단제조업 육성에 중점을 둔 중국의 제조강국 전략이 국내 산업과 무역 구조의 고도화를 넘어서 글로벌 시장 지배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을 ‘제조업 강국’ 내지는 ‘선진국’으로 인식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에 대비하는 동시에 제조강국 중국과의 연성협력을 확대하는 병행 전략이 필요하다.
(9) 중국은 과학기술 자립을 국가전략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기술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에 대한 대응으로 기술의 자립자강을 표방하고, 과학기술력 제고를 통한 기술강국(선진국) 진입을 기획·시도하고 있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라는 지경학적 딜레마에 직면하면서 한·중 과학기술 협력이 위축되고 있다. 한국은 인공지능과 양자 등 신산업과 신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기술 추격자’가 아닌 ‘기술 강국(선진국)’으로 인식하고, 한·중 기술협력 방향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기술 개발과 수준에 대한 지속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우리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미·중 기술패권 경쟁 딜레마를 극복하는 방안의 하나로 중국 지방정부 및 기업을 활용하는 실리적 접근도 필요하다.
(10) 중국은 2023년 중앙금융공작회의에서 ‘금융강국’ 전략을 국가발전전략의 하나로 제시하였다. 금융강국화 전략은 △ 안전(금융 리스크 해소), △ 발전(금융산업 발전의 고도화를 통한 실물경제 지원력 강화), △ 개방(위안화 국제화 등을 통한 글로벌 금융 지위 강화)의 세 가지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10대 은행 중 4개를 보유하였으며, 위안화 국제화와 IMF SDR 편입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견제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가 국제금융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11) 미·중의 전략 경쟁, 코로나19, 글로벌 디커플링(decoupling) 추구 등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맞추어 중국도 경제안보와 연계하는 통상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대외 의존에 따른 리스크를 경감하기 위해 경제안보 전략 차원에서 자체 공급망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쌍순환’ 전략을 채택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중국 차별정책에 대한 대응으로 3反(반제재, 반간섭, 반역외적용) 원칙에 입각하여 대항조치를 강화하고, 핵심 기술과 자원 등에 대한 수출통제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대응은 경제적 압박(economic coercion)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안보를 위한 통상조치가 상품 무역·기술·디지털·외교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화되면서 중국과의 갈등 발생 시 한·중 간 외교와 경제협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의 경제안보 결합형 통상정책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양자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공조를 통해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는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12) 중국은 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후 글로벌 이슈에 대한 주도권을 강화하고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과 디리스킹(디커플링)에 대응하여 대미 의존도를 축소하는 한편, 글로벌 사우스를 중심으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또한 다양한 이니셔티브(GDI, GSI, GCI 등)를 통한 글로벌 규범 제정 과정에서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블록화 및 불확실성 등에 대응하여 수입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가 필요한 한국은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자원 및 에너지 분야 투자 확대, ODA 확대, 경제협력 협정 체결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통해 이들 국가에 대한 노출(exposure)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넷째, 무역과 투자를 중심으로 한·중 경제협력의 구조적 전환을 살펴보았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 적자 전환, 중간재 및 경제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의 대중국 의존 확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탈(脫)중국 현상 등을 분석하고,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영향과 적정 대중국 수출 의존도를 추정하였다.
(13) 한·중 무역 관계와 분업 관계가 구조적인 대전환기에 진입하였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우리의 수출시장에서 중국의 위상이 약화되고 있으며,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흑자가 적자로 전환되었고, 우리의 대중국 핵심 수출품목인 중간재와 공산품 교역도 적자로 전환되고 있다. 한국 수입의 대중국 의존도가 상승하면서 수출과 수입의 의존 관계가 역전되었고, 한국과 중국의 산업구조는 상호보완적 협력 관계에서 경쟁적 협력 관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역전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한·중 경제협력의 새로운 모멘텀을 창출하는 차원에서 중국의 새로운 ‘병목(bottleneck)’ 분야에서 우리의 공급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14)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은 위축되는 반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한·중 간 중간재 공급망 의존관계가 역전되었다. 또한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무역흑자가 2021년 이후 빠르게 감소해 왔으며, 반도체를 제외하면 2023년에 이미 적자로 전환되었다. 한국의 중간재 공급망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중간재 분야의 중국 의존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중간재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대중국 협력을 강화하는 병행전략 추진이 필요하다. 중간재 조달처를 다변화하는 노력으로서 글로벌 공급망에서 새로운 가교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국가 및 지역에 대한 진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한·중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한 전략적 소통도 강화해야 한다.
(15) 재중 한국기업의 중국 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중국 사업 매각 또는 중단이 이어지면서 우리 기업의 탈중국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미·중 반도체 갈등에 대한 사전적 대비로서 반도체 분야의 대중국 투자가 일단락된 2023년 이후 한국의 신규 투자는 급격히 줄어든 반면, 중국 투자사업의 회수 규모는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 대중국 투자 감소 현상은 미·중 갈등에 따른 지경학적 딜레마 이외에도 중국 기업의 경쟁력 향상, 외국인투자 여건 악화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의 대중국 투자가 한국의 글로벌 중간재 공급망 구축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는 점에서 향후 우리의 해외 공급망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새로운 가교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국가와 지역으로 해외투자 지역을 다변화(China+N)하는 동시에 대중국 진출 방식도 현지 시장지향형과 공급망 구축형으로 다양화 및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16) 중국 정점(Peak China) 주장에서 제기하고 있는 중국 경제성장 약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중국경제가 중저속 성장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 둔화는 우리의 수출시장으로서 중국 역할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중국 이외 시장으로의 다변화에 있어 중심 국가, 새로운 가교국, 글로벌 사우스로 구분하여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한국의 적정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19.4% 내외로 추정되었다. 적정한 의존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부 품목에 편중된 대중국 수출 상품의 다양화가 중요한 과제이며, 특히 중국의 새로운 성장 분야에서 한국의 취약한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다섯째, 위에서 분석한 한·중 경제협력에 영향을 미칠 16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우리의 대응 전략과 중국과의 협력(또는 활용) 전략을 포괄하는 대중국 접근 전략(approach to China)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1) 대중국 접근 전략 수립 시 글로벌 환경 변화, 중국의 전략 변화, 한·중 관계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① 글로벌 경제구조의 재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협과 기회에 대한 대응이 포함되어야 한다. 경제안보에 기반을 둔 선진국의 대중국 견제 및 글로벌 산업정책과 통상정책의 변화가 글로벌 공급망의 분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자유무역체제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갈등이 한·중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의 대응은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 관계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되, 수출을 포함한 중국과의 전반적인 경제협력 관계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② 중국의 글로벌 위상 변화에 따른 위협과 기회에 대한 대응 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중국경제는 중저속 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규모의 경제와 국가주도 체제의 지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공급망 내재화가 강화되고 글로벌 경쟁력이 제고되면서 한·중 양국 경제의 연계성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여부가 향후 글로벌 지경학적 구조는 물론 한·중 경제관계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중국은 미·중 갈등 속에서도 산업 경쟁력과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실질적인 산업 및 기술 강국(선진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을 개도국이 아니라 산업 및 기술 강국(선진국)으로 인식하고 대중국 접근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③ 한·중 관계의 구조적 대전환에 따른 새로운 협력 패러다임 정립이 필요하다. 중국의 자체 공급능력 강화,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따라 한·중 협력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산업 및 기술적 비교우위가 사라져 가면서 한국은 반도체 등 극히 일부 업종에서만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도성장하는 중국의 병목(bottleneck)을 전제로 이루어진 지금까지의 대중국 접근 전략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한·중 경제관계가 역전되는 시점에 중국의 새로운 병목에 대한 우리의 공급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중국 경제협력의 새로운 모멘텀 창출 및 새로운 협력 모델 정립이 필요하다.
(2) 중국이 우리에게 어떤 대상인지에 대한 판단을 근거로 대중국 전략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국내, 양자, 인·태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종합적인 대응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① 미·중 전략 경쟁하에서 한국의 산업과 기술 측면의 글로벌 전략적 가치(레버리지)와 한국경제에서 한·중 경제협력이 갖는 전략적 가치(영향력)를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 글로벌 산업 경쟁력과 기술 경쟁력을 갖춘 한국은 세계 중심 국가의 입장에서 중요한 협력 파트너일 것이다. 미국과 함께 세계 2대 경제 중심 국가(G2)로 자리잡은 중국이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의 수출과 해외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중심 국가의 갈등과 분절 과정에서 한국이 일방에 경사된 협력 전략을 구사할 경우 한국이 받게 될 경제적 손실은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글로벌 중심 국가인 미국 및 중국과의 경제협력 관계 안정과 동태적 균형(dynamic balance)을 유지하는 것을 대외경제정책의 핵심과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②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이 우리에게 어떤 상대국인지에 대한 인식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중국의 부상이 기회에서 도전(또는 리스크)으로 인식되면서 글로벌 디리스킹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으로서도 중국의 부상에 따른 기회보다는 리스크가 크고, 산업과 기술 측면에서는 경쟁적 관계가 심화되고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이 추구하는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가 내포한 국가 주도의 비시장적·비개방적 요소들이 공정(fair)과 규칙(rule)에 기반한 양국 경제협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수출 및 투자 시장, 자원과 중간재의 중요 공급처, 아·태지역 경제통합에 있어 중국은 매우 중요한 협력자이기도 하다.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을 ‘경쟁적 협력자(competitive cooperator)’로 규정하고, 이에 기반한 대중국 접근 전략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③ 대중국 접근에 있어 양자(bilateral), 인도·태평양지역(Indo-Pacific), 글로벌(global) 등 삼차원 접근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양자적 접근을 통해 양국 경제관계를 안정시키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유보하고, 경제안보 확보 차원에서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다변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공급망의 안정화, 경제협력 제도 기반 강화, 전략적 소통 강화 등 양자 경제협력의 안정화를 추구해야 한다. 또한 인·태지역 내에서 한·미, 한·미·일, ASEAN 등 우호적 국가 및 지역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의 부상에 따른 리스크에 대응하는 동시에 중국을 역내 경제협력의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양자, 한·중·일, 역내 경제통합 차원에서 협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규칙에 기반한 무역 시스템(rule based trade system) 재구축이 필요하며, 경제적 강압, 전략산업의 공급과잉, 비시장적 제도의 개선 문제 등에 대한 대응으로서 유사 입장국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④ 이러한 원칙과 인식에 기반을 두고 정부 차원의 대중국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국가 전략을 통해 글로벌 정세, 중국의 변화, 한·중 관계의 변화에 따른 대전환기의 위협과 도전을 명확히 규정하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서 정부 차원의 대중국 접근 전략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3) 대중국 접근 전략의 비전과 목표, 이러한 비전과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6대 분야별 대응 과제, 대응 전략을 제시하였다.
① 대중국 접근 전략의 비전, 3대 목표, 6대 과제를 도출하였다. 대중국 전략의 비전(vision)과 목표(aims)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한·중 경제협력 분야의 대중국 전략 목표를 성숙단계를 지나 위축되고 있는 양국 ‘경제협력 관계의 안정화와 질적 도약’에 두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경제협력은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디딤돌이자 시금석이라는 관점에서 경제관계를 한 단계 격상함으로써 양국 관계의 안정과 발전의 발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인식에서 대중국 전략 비전으로 ‘상호 신뢰에 기반한 전략적 경제 동반자 관계 정립’을 제시하고, 이러한 비전하에 실현할 3대 목표로 △ 대전환기의 실질적·미래지향적 한·중 경제동반자 관계 구축(질적 고도화), △ 경제안보 시대의 한·중 경제협력 안정화 추진(공급망 협력 파트너), △ 다층적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상호 호혜의 경제협력 증진(제도기반 강화)을 제시하였다.
② 경제안보와 공급망, 무역과 투자, 산업과 기술, 통상(제도 기반), 지역과 글로벌 협력, 경제 분야의 전략적 소통 강화 등 6개 분야별 과제와 대중국 접근 전략을 제시하였다. -
한국형 그린경제협정 로드맵 연구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이 주요국의 일방적 통상조치로 이어지는 현실 속에서도 국가 간 협력은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본 연구는 ‘그린경제협정’을 탄소중립을 축으로 한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의 균형적 실현을 추구하는 새로운 협력체계로 ..
이주관 외 발간일 2024.12.31
무역정책, 환경정책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의 주제와 구성
3. 그린경제협정의 정의
제2장 그린경제협정의 현황과 특징
1. 주요국의 그린경제협정 추진 현황
2. 한국의 그린경제협정 현황과 특징
3. 그린경제협정의 통상법적 의미
제3장 그린경제협정의 경제적 의의
1. 주요 그린경제협정에서의 환경상품
2. 환경정책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효과
3. 그린경제협정 요소별 체결효과
제4장 그린경제협정의 분야별 협력전략
1. 기술협력
2. 그린공급망 협력
3. 투자협력
4. 국제감축 협력
제5장 그린경제협정 로드맵과 추진전략
1. 로드맵의 비전과 목표
2. 그린경제협정의 구성요소와 모듈화
3. 그린경제협정의 핵심과제와 단계별 추진전략
4. 세부전략과 국내정책 보완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정책연구브리핑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이 주요국의 일방적 통상조치로 이어지는 현실 속에서도 국가 간 협력은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본 연구는 ‘그린경제협정’을 탄소중립을 축으로 한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의 균형적 실현을 추구하는 새로운 협력체계로 정의한다. 그린경제협정은 그린경제와 관련된 국경 간 무역과 투자 활성화로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규범의 조화를 통해 안정적인 기후-통상 협력관계를 만들어 가는 협정이다. 현재 그린경제협정은 파트너십을 포함한 구속력이 없는 MOU, 기후변화 및 환경과 통상 정책을 연계한 FTA, 독립적인 형태의 기후통상조약 등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
그린경제협정은 크게 경제구조의 친환경 전환을 추구하는 포괄적인 그린경제전환협정과 탄소감축 협력 등 구체적 기후변화 대응수단에 초점을 맞춘 협력협정으로 구분된다. 그린경제 전환을 위한 통상협정의 대표적 사례로는 「IPEF 청정경제협정」, 「EU-뉴질랜드 FTA」의 ‘지속가능한 발전’ 장, 「호주-싱가포르 그린경제협정」 등이 있다. 한국의 경우 기체결 FTA의 ‘환경’ 장과 「한-호주 기후·에너지 그린경제 파트너십」, 「한-EU 그린 파트너십」 등을 통해 이러한 포괄적 접근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기후변화 대응에 특화된 협력협정은 탄소배출권의 국경간 이전과 같은 구체적 수단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스위스의 「파리협정에 대한 이행협정」, 일본의 「저탄소성장 파트너십을 위한 공동감축메커니즘(JCM) 양자 협력각서」가 대표적이며, 한국은 2024년 현재 7개국과 기후변화협력 기본협정을 체결하고 20여 개국과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및 한국의 그린경제협정은 에너지 전환, 환경상품·서비스, 기술 협력, 시장 메커니즘, 이행 지원이라는 5대 핵심영역으로 구성된다. 에너지 전환 영역은 재생에너지와 수소를 중심으로 한 청정에너지 개발·활용과 운송, 산업, 농업 등 부문별 탈탄소화 과제를 포함한다. 환경상품·서비스 영역은 리스트 작성, 비관세장벽 완화, 정부조달 확대 등 무역 촉진과 표준·인증체계 구축을 다룬다. 기술 협력 영역은 CCUS 등 핵심기술의 R&D와 상용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시장 메커니즘 영역은 국제 탄소시장 참여와 MRV 체계 구축, ESG 투자 활성화를 포함한다. 이행 지원 영역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역량 강화와 이해관계자 참여, 분쟁 해결 등 거버넌스 체계를 규정한다.
그린경제협정이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추구하면서, 협정과 관련된 상품과 서비스의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확대는 무역구조와 산업 경쟁력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제3장에서는 협정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우선 최근 체결된 그린경제협정들의 환경상품 범위를 비교해 보면 「호주-싱가포르 그린경제협정」은 HS6 단위 기준 372개 품목을, 「영국-뉴질랜드 FTA」는 293개 품목을, 「EU-뉴질랜드 FTA」는 48개 품목을 지정하고 있다. 「호주-싱가포르 그린경제협정」이 가장 많은 품목을 포함하고 있으나, 품목 수만으로 협정의 수준을 평가하기는 어려우며 각 협정이 정의하는 환경상품의 종류와 범위도 상이하다. 해당 품목들이 한국의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큰 차이를 보인다. 기업 수준에서의 동향을 보면 매년 약 3만 개의 기업이 매년 「영국-뉴질랜드 FTA」와 「EU-뉴질랜드 FTA」에서 정의하고 있는 환경상품을 수출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수출기업의 진입과 퇴출이 있음에도 매년 수출하는 기업 수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들 환경상품 수출기업 특성을 보면 상대적으로 매출액과 1인당 매출액이 높고 연구개발비를 더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향후 그린경제협정 협상에서는 각국이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환경상품을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여, 한국산업 여건에 맞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아울러 그린경제협정이 한국 수출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았다. 한국의 경우 아직 그린경제협정을 명시적으로 체결하지 않은 만큼 그린경제협정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추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우선 「파리협정」을 이용하여 그린경제협정이 한국의 수출에 미친 영향을 간접적으로 살펴보았다. 즉 「파리협정」 전후 한국의 환경상품 수출에서 넷제로를 법제화한 국가로의 수출이 증가하였는지를 삼중차분 모형을 통해 살펴보았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한국의 그린경제협정 체결은 환경상품 관련 산업 영역에서 수출 증대를 가져온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다음으로 관세감축뿐 아니라 다양한 실험적 상황을 함께 고려한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그린경제협정의 효과를 살펴보았다. GTAP E-Power 모형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결과, 협력대상국 그룹별로 상이한 효과가 관찰되었다. 한국 입장에서는 탄소중립 법제화를 완료한 국가들과는 기술 협력이 가장 효과적이었고, 탄소배출권 연계도 다른 국가조합에 비해 효과가 높았다. 또한 정책화 단계 국가들과는 시장개방에 따른 관세감축효과가 높게 나타났다. 한편 협정상대국의 입장에서는 NDC 미제출 국가들이 한국과 기술 협력을 이행했을 때 그 효과가 가장 크게 기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4장에서는 2장에서 살펴본 그린경제협정의 구성요소인 에너지 전환, 환경상품·서비스, 기술 협력, 시장 메커니즘을 실행하기 위한 핵심 정책 분야를 기술, 공급망, 투자, 국제감축 분야로 구분하여 한국의 그린경제 협력정책을 분석하였다. 특히 최근 그린경제협정의 동향과 비교·평가하여 실효성 있는 그린경제협정 로드맵 구축방향과 세부과제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한국 기후기술의 수준은 선진국 대비 약 80%에 머물고 있으며 특히 수소, 연료전지,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분야에서 기술격차가 두드러진다. 이에 한국정부는 기후기술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고 에너지 전환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 독일, 일본 등 기술선도국과 협력하여 원천기술 확보, 대규모 실증사업 참여, 기술표준 정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협력 과정에는 전문인력 부족, 자금 문제, 현지 마케팅의 어려움 등 여러 장애 요인이 존재한다. 이에 정부는 그린경제협정의 기술 협력 채널을 적극 활용하여 글로벌 R&D 투자를 확대하고 전략적 기술 협력을 강화하며, 국제기술표준을 선도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또한 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기후기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한국정부의 그린공급망 협력정책은 수소, 배터리, 핵심광물 등 미래산업 핵심자원의 안정적 확보 및 공급망 강화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한국은 리튬, 코발트, 희토류 등 주요 자원의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아, 핵심광물의 수입선 다변화와 그린공급망 구축을 위한 인프라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내적으로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법적·정책적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호주, 몽골, 캐나다 등 자원부국과 전략적 MOU를 체결하여 자원개발과 가공 부문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린공급망 협력에서 논의되어야 하는 핵심요소는 핵심광물의 탐사 및 개발, 핵심광물의 지속가능 협력, 친환경 기술의 이전, 녹색금융과 투자 확대 등이다.
한국정부의 국제투자 협력정책은 정부 주도의 양자협정 체결, ODA 연계, 국제기구와의 협력이 추진되고 있으며, 민관합동으로는 다양한 협의체 운영과 사업 발굴, 금융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민간 주도의 경우 수소기업협의체와 같은 자발적 협력체를 중심으로 국제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의 그린경제협정에서 투자 협력의 특징은 기후·환경과 무역·투자를 연계하는 흐름이 보이고, 기후변화 적응과 완화를 위한 방안으로 청정에너지의 투자확대 협력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또한 그린전환 활동에 대한 민간투자를 동원하기 위한 협력과 지속가능한 금융, 혁신적인 금융 메커니즘 육성, 전환금융 촉진 등을 통해 투자를 활성화하도록 협력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향후 그린경제협정 로드맵 구축 시 투자 협력 부문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투자를 통한 한국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 확대 부문이다. 그린산업과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연계한 투자 협력 내용이 로드맵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속가능한 금융 개발, 혁신적인 금융 메커니즘 육성, 전환금융 촉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협력 활동을 로드맵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국내에서 전환금융 제도화에 대한 논의와 합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국정부가 추진 중인 국제감축 협력정책은 국외 온실가스 감축 협력을 위한 기후변화협력협정 기반의 국제감축사업, FTA를 통한 국제감축 협력, ODA와 연계한 국제감축 협력사업 등을 들 수 있다. 최근 그린경제협정에서 국제감축 협력 관련 특징은 대부분의 그린경제협정이 탄소시장 개발, 운영, 참여를 위한 협력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부 협정은 온실가스 감축 성과뿐 아니라 친환경 기술이나 제품의 투자 확산과 수출을 위한 목적도 포함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최근 체결된 FTA에서 기후변화 관련 협력 조항이 추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앞으로 체결될 FTA 협정들에서는 기후변화 관련 협력 규정이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형 그린경제협정 로드맵 구축 시 국제감축 협력 부문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NDC 달성을 위한 협력뿐 아니라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 한국의 기후기술 확산 및 협력 등을 모두 포괄한 내용이 다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FTA를 통한 기후변화/국제감축 협력,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논의와 협력 활동, ODA와 연계한 국제감축 협력 활동 조항 등도 로드맵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
그린경제협정(GEA) 로드맵과 추진전략은 제5장에 제시되어 있다. 본 연구는 ‘효율적 탄소중립 달성과 경제성장 동력 확보’를 비전으로 설정하였다. 그린경제협정을 앞서 3장과 4장에서 확인한 공통 분야를 중심으로 무역·기술·투자·감축이라는 4대 분야로 재구성했으며, 각 핵심축을 중심으로 세부 협정 내용이 협상 상대에 따라 다르게 채워지는 모듈형 구성을 제안했다. 또한 모듈화된 협정 구성요소를 바탕으로 단계적 이행방안을 제시했다. 현재의 자국우선주의 심화와 감축의지 둔화라는 도전적 국제 정세와 탄소중립 추진 환경을 고려하여 단계별 추진전략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단기(~2028년)에는 한국형 모델 개발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에 주력하고, 중기(~2035년)에는 ‘K-그린솔루션 패키지’를 통해 기술, 인력, 금융 지원을 통합 제공하는 접근을 제시하였다. 장기적(~2050년)으로는 이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포괄적 기후통상 거버넌스로 발전시키는 것을 제안하였다. -
인도의 인프라 정책 및 수요 분석과 한·인도 협력방안: 개발협력을 중심으로
인프라는 한ㆍ인도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분야이다. 인도정부가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는 상황에서 시장 잠재력은 매우 높다. 또한 인도가 현재 가장 필요로 하는 제조업 육성을 위한 파트너로서 한국 기업의 진출을 뒷받침하는..
김정곤 외 발간일 2024.12.31
ODA, 경제협력 인도남아시아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과 목적 2. 연구 목적과 차별성 3. 연구 내용과 방법
제2장 인도의 인프라 개발계획 1. 연방정부의 상위 인프라 개발계획 2. 연방정부의 분야별 인프라 개발계획 3. 주정부의 인프라 개발계획 4. 요약과 시사점
제3장 인도의 인프라 투자 현황과 수요 1. 개관 2. 인프라 투자 현황 3. 인프라 투자 수요 4. 요약과 시사점
제4장 주요국의 대인도 인프라 ODA 전략과 사례 1. 일본 2. 독일 3. 프랑스 4. EU 5. DAC 회원국의 비구속성 계약의 특징 6. 요약과 시사점
제5장 한국 기업의 대인도 인프라 사업 현황 및 설문조사 1. 한국의 대인도 인프라 진출 현황 2. 인도 진출기업 설문조사 및 심층 인터뷰 3. 요약 및 시사점
제6장 한ㆍ인도 인프라 협력에 대한 정책 제언 1. 대인도 인프라 협력의 기본 방향 2. 협력 분야 및 지역에 대한 검토 3. 대인도 인프라 개발협력 추진방안 4. 기업 진출에 대한 제언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인프라는 한ㆍ인도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분야이다. 인도정부가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는 상황에서 시장 잠재력은 매우 높다. 또한 인도가 현재 가장 필요로 하는 제조업 육성을 위한 파트너로서 한국 기업의 진출을 뒷받침하는 데 있어 인프라 개발은 중요한 요소이다. 더욱이 인도의 주요 인프라 사업에 대한 한국의 참여는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한국정부가 인도와 양자 간 EDCF 기본약정 체결을 추진 중인 가운데, 본 연구는 EDCF를 중심으로 ODA를 통한 한ㆍ인도 인프라 협력 확대에 기여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인도 연방 및 주 정부의 인프라 개발계획과 주별 개발 수요, 주요국의 대인도 인프라 ODA 정책과 사례, 인도 진출 한국 기업에 대한 설문조사 및 심층 인터뷰, 인도 전문가들과의 면담을 토대로 한ㆍ인도 인프라 개발협력의 방향성과 주요 분야 및 지역 식별에 대한 시사점, 그리고 정책방안을 제안했다.
제2장에서는 인도정부의 인프라 개발계획을 분석했다. 인도정부는 인프라를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인식하며, 국가 산업회랑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도로ㆍ철도ㆍ항만ㆍ공항ㆍ스마트 시티 등을 연계한 종합적인 인프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프라 개발은 제조업 성장, 농어촌 인프라 연계성 확보, 수자원 안정화, 에너지원 다각화 등을 촉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소득 향상과 지역 간 소득 불균형 완화 등에 영향을 미치는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024년 출범한 모디 3기 정부는 2024/25년 예산에서 GDP의 3.4%에 해당하는 11조 루피를 공공 인프라 부문에 할당하며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인도정부는 PM 가티 샥티, 국가 인프라 파이프라인(NIP), 국가 자산 재활용 계획(NMP)으로 구성된 삼위일체 구조를 통해 인프라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민간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있다. 주별 인프라 개발계획에서도 이러한 방향성이 드러나며, 도로, 철도, 항만, 에너지 전환, 전력 공급, 수자원/물관리 등이 핵심이다.
제3장에서는 인도의 인프라 개발 현황과 계획(수요)을 프로젝트 단위로 분석했다. 2024년 7월 기준 운송, 통신, 전력, 산업단지 공공 인프라, 수자원 등 주요 인프라 부문에 해당하는 프로젝트가 총 1만 357개에 달한다. 분야별로는 운송 부문에 5,560개로 가장 많이 집중되어 있고, 수자원 부문 3,110개, 전력 부문 1,117개, 산업단지 관련 531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인도에서는 현재 약 1,000개의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가 계획 단계에 있다. 우타르프라데시는 철도 부문에 대한 프로젝트가 많고, 마하라슈트라는 철도와 물류 인프라 및 물환경관리 부문, 구자라트는 물환경관리 부문이 주종을 이룬다. 웨스트벵골의 경우 도로 부문에서만 149건의 프로젝트가 구상 단계에 있으며, 철도, 도시 대중교통, 발전, 산업단지 공공 인프라, 물환경관리 부문에서 투자 기회가 다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자스탄은 철도와 발전(發電), 하리아나는 철도 프로젝트가 많다. 타밀나두에서는 특히 항공, 도시 대중교통, 발전(發電), 산업단지 공공 인프라, 수자원관리 부문의 프로젝트 계획이 많다. 안드라프라데시에서는 도로, 철도, 도시 대중교통, 산업단지 공공 인프라, 수자원 등 부문, 카르나타카에서는 도로와 수자원관리 관련 다수의 프로젝트가 계획되고 있다.
제4장에서는 주요국(일본, 독일, 프랑스, EU)의 대(對)인도 인프라 ODA 전략과 사례를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했다. 이들은 주로 유상 지원을 활용하며, 비구속성 지원을 우선시하지만,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구속성 지원도 병행한다. 예컨대 일본은 철도 및 도로 관련 분야에서 구속성 사업을 진행하는데, 이는 고부가가치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대인도 주요 ODA 지원 국가들은 자국의 ODA 정책에 부합하는 분야에 대해 지원을 집중하는데, 일본은 개별 프로젝트보다는 프로그램 중심의 통합적 사업에 참여하며, 독일과 프랑스는 각 분야별로 세분화된 전략을 통해 개별 사업에 집중한다.
제도 및 정책 협력은 인프라 ODA 사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일본의 경우 인도 연방정부 및 주정부와 협력하여 부족한 제도와 정책을 보완하고, 체계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인프라 개발사업 추진 시 자국 기업과의 협력도 중요시한다. 일본은 자국 기업들과 협력하여 사업의 난제를 파악하고 의견을 수렴하며, 자국 기업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사업을 설계한다.
제5장에서는 한국 기업에 대한 설문조사 및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인도 진출의 잠재력, 진출 제약요인 등을 식별했다.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화력발전소, 정유 및 화학 공장 설비와 같은 산업설비 공종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한국 기업들은 인도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시장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고, 고속철도, 해상교량, 항만 개발과 같은 고부가가치 프로젝트에 관심이 높다. 한국 기업들은 인도의 복잡한 행정 절차와 기업 간 경쟁을 제약요인으로 꼽으며,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주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제6장에서는 이상의 연구를 토대로 한ㆍ인도 인프라 협력 확대를 위한 정책방안을 제시했다. 한국의 대인도 인프라 ODA는 시장 및 생산기지로서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하여 수행할 필요가 있다. EDCF는 인도의 수요에 부합하면서 대인도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단기적 이익의 관점에서만 대인도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인도의 수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양국 간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인도의 인프라 사업 발굴을 위해서는 특정 주를 선별하여 핵심사업을 제안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사업 발굴 시 주정부와 1차로 협의를 거쳐야 하는바, 협력 대상 주를 선별하여 긴밀하게 접촉해야 한다. 최근 인도의 인프라 개발계획에서 두드러지는 분야는 도로, 철도(메트로 포함), 항만, 에너지 전환과 전력 공급, 수자원/물관리 부문으로, 이러한 방향성은 진행 또는 계획 중인 인프라 프로젝트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러한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의 기술우위 분야를 선제적으로 인도 측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
대인도 ODA는 지원 규모뿐 아니라 지식공유, 기술협력과 같은 ‘플러스’ 요소가 중요하다. 즉 개발을 위한 컨설팅, 정책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 차관, 그리고 인프라 건설 사업 및 기술협력 단계를 포괄하는 패키지 사업 발굴이 필요하다. 이러한 포괄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각 정부 부처가 가지고 있는 ODA 수단을 하나의 사업에서 결합할 수 있는 연계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한국의 인프라 분야 기술 경쟁력에 대한 인도 측의 이해를 제고해야 한다. 해당 지역의 수요에 부합하는 분야에서 한국의 유관 기관을 연계하여 해당 주 총리 등 최상위 의사결정자, 실무책임자를 초청하여 워크숍, 현장 견학 등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인도 연방 및 주 전문기관과 한국 기관 간의 주요 분야별 파트너십을 추진해야 하는데, 이를 통해 인도의 수요를 파악하고, 현지 협력 파트너를 확보할 수 있다.
사업의 계획단계부터 참여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이는 사업의 위험도를 낮추고,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사업의 발굴에 기여할 것이다. 아울러 분야별 전문가 파견을 확대해 주정부의 개발 의지를 파악하는 한편, 분야별로 어떤 한국 기업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 투자 의사가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파견 전문가들이 우리 정부의 아웃리치 활동에도 참여하여 인도정부 사업담당자와 우리 기관, 기업의 만남을 주선하는 데에도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업의 인도 시장 진출 시 한국 정부나 유관 기관의 지원도 필요하다. 한ㆍ인도 인프라 협력 수요를 효과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범정부 협력이 필요하다. 인프라 협력 수요는 산업 협력과 연계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양국 정부 부처의 소관 영역에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관 기관 또는 단체들은 인도의 법률 체계, 과세, 자본 조달 등에 대한 정보를 기업에 체계적ㆍ지속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현지 시장 전문가 양성을 위해서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한국 기업들은 현지 지원센터 설립의 필요성을 제기하는데, 이는 행정적ㆍ법적 문제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현지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
향후 미얀마 국내 상황 및 주요국 미얀마 정책을 고려한 한국의 대미얀마 전략
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
김예경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관계, 국제정치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문제의 제기
2. 연구의 목적
3. 연구의 분석틀과 연구 방법
4. 연구의 구성과 한계
제2장 쿠데타 이후 미얀마
1. 2021년 군부 쿠데타 배경 분석
2.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국내 정치와 경제
3. 군부의 대외 관계
4. 소결
제3장 동남아, 미국, 일본의 대미얀마 관계
1. 아세안, 동남아 주요국과 미얀마의 관계
2. 미국과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제재
3. 일본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제재
제4장 중국, 러시아의 대미얀마 관계
1. 중국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관여
2. 러시아와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관여
제5장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시사점
1. 한국과 미얀마의 관계 동학
2. 대미얀마 정책의 환경
3.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제안
4. 소결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간 정부의 출범 등, 오랜 군부 통치를 뒤로 하고 정치적 변화의 희망을 보였다. 그러나 2021년 다시 군부가 정치의 전면에 등장하며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으면서 과거로 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미얀마는 군부의 쿠데타에도 불구하고 군부가 확실히 정권을 잡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민주화로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혼란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미얀마의 ‘민주화 역전’에 대해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대해 일제히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군부가 다시 정권을 잡은 미얀마에 강력한 경제제재를 단행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에 민감한 한국, 일본, 그리고 미얀마 문제로 인해 내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아세안과 일부 아세안 회원국 역시 이러한 제재 행렬에 동참하고 있으나, 그 정도는 각 국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이 국가들은 전면적 제재부터 선택적 제재까지 일반적으로 ‘제재’라는 대미얀마 대응을 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며 대체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추진한 유엔(UN) 차원의 제재와 규탄 성명을 무력화하는 등 정치적인 측면에서 미얀마 군부에 대해 더 온건한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미얀마 현재 정치 상황의 빠른 안정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군부의 쿠데타를 ‘국내 정치’로 보고 간섭을 자제하고 있다. 반면에 경제적으로는 미얀마와 협력을 지속 확대하는 추세이다. 특히 러시아는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두 국가는 기본적으로 ‘관여’의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관여는 정도에 따라 선택적 혹은 전면적 양상을 띤다.
한국에 있어 미얀마는 2011년 정치적 자유화 이후 ‘동남아에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국가 차원의 공적 원조도 크게 늘었고 미얀마에 대한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2021년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한국정부는 미얀마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정치적·경제적 관계를 중단한 상태다. ‘전면적인 제재’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히 높은 선택적 제재 조치’를 취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한국의 대아세안 관계, 경제 안보, 공급망 문제, 미얀마에 대한 투자 기회 등의 측면에서 미얀마와 관계를 재개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없는 것도 아니다. 미얀마 군부 통치라는 현실과 미얀마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 사이에 딜레마가 있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외정책이 가진 기본적인 정책 방향성을 놓고 볼 때 아직 경제적 기회를 보고 미얀마에 관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2025년 군부가 시행하는 선거가 치러지기까지 현재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변화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2025년 이후 미얀마 국내에서 펼쳐질 정치적 시나리오에 따라 한국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이다. 2025년 선거 이후 등장할 정부가 사실상 군부 통치의 연장선에 있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과 입장은 단기적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선거 이후나 이전에 민주화 세력이 군부를 넘어 정권을 장악하고 개혁을 실시한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크게 미얀마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선회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내전 상황, 실패 국가로 귀결된다면 한국의 정책은 전혀 다른 방향, 즉 난민 수용, 내전에 대응한 평화 유지, 미얀마 내 교민 보호 등이 정책의 주된 방향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에 따른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정책과 만나지 않을 수 없다. 시나리오에 따라서 미국과 일본, 한국의 정책은 서로 유사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부문에서 속도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미얀마가 민주화의 방향으로 돌아섰을 때 미얀마의 재건을 위해 혹은 군부 통치하 미얀마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공조가 필요할 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군부 독재가 지속되는 상황이 불리하지 않으며, 이를 최대한 활용해 영향력을 확장하려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세안이 움직이는 방향 역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바, 아세안 국가들과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다만 아세안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수용성이 좀 더 높아 군부 독재가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안정된다면 이 독재 정부를 승인하고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단절된 한-미얀마 관계’와 ‘한-아세안 협력에 포함된 미얀마와의 관계’ 사이에서 생겨나는 모순을 해결할 논리가 필요하다. -
소셜벤처의 국제개발협력 참여 현황과 시사점
최근에 심화되는 복합적 개발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국제개발 활동에 참여하는 사회적 기업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사회적 기업, 그중에서도 소셜벤처는 사회적 목적과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독특한 모델..
송지혜 외 발간일 2024.12.31
ODA, 대외원조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2. 선행연구 및 연구의 차별성
제2장 사회적 기업 관련 논의
1. 국제기구 차원의 논의
2. 주요 공여국의 사회적 기업 논의
3. 우리나라의 사회적 가치 추구 기업 논의
제3장 국제개발형 사회적 기업 지원 현황
1. 주요 공여국
2. 우리나라
제4장 우리나라 국제개발형 소셜벤처 사례분석
1. 소셜벤처의 일반 현황
2. 국제개발형 소셜벤처 현황
3. 국제개발형 기업사례
제5장 결론 및 시사점 1. 요약 및 결론 2.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KOICA CTS 참여기업 및 사업 현황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최근에 심화되는 복합적 개발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국제개발 활동에 참여하는 사회적 기업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사회적 기업, 그중에서도 소셜벤처는 사회적 목적과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독특한 모델로, 전통적인 기업 형태와 비영리 단체의 장점을 결합한 기업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혁신적 접근방식과 기술 도입을 통해 개발난제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을 제공하며, 개도국의 소외계층 및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추진한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적 기업의 이러한 특징에 주목하여,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 중, 소셜벤처의 국제개발협력 참여 현황과 지원제도를 분석하여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소셜벤처를 비롯하여 국제개발협력과 관련된 사회적 기업의 역할을 다룬 국내외 선행연구는 제한적이며, 특히 기업의 활동사례를 다룬 정책연구는 극히 드물다. 본 연구는 기존의 국내 연구가 제도적 한계, 기업정보 접근 제약 등으로 인해 개론에 그친 데에서 나아가 개도국의 도전과제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소셜벤처 기업을 연구대상으로 설정하고, 문헌조사뿐만 아니라 연구대상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이들의 참여사례와 지원제도를 분석하여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제2장은 소셜벤처를 포괄하는 사회적 기업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2장에서는 OECD와 UN의 논의 및 주요 공여국별 사회적 기업 제도의 발달 배경과 현황을 검토하여 국제사회 및 국가별로 사회적 기업을 어떻게 조망하는지 검토하였다. 국제기구 및 대부분의 국가는 각기 다른 사회적 기업 발달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의 및 포괄 범주를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었다. 영국과 프랑스, 덴마크는 1990년대 말, 정부의 복지 제공 실패를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회적 기업 제도를 장려하였으며, 따라서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시하는 전통적인 사회적 기업의 특징을 강조한다. 반면 네덜란드는 2010년 이후 국제개발협력 전문인력이 시민사회에서 민간으로 유입되며 사회적 기업이 활성화되었으며, 타 국가와 달리 사회적 기업을 제도적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활발한 시민사회를 가진 미국 또한 사회적 기업의 법적인 지위를 다양하게 분류하며, 네덜란드와 유사하게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의 유연성을 인정하고 있다. 국제기구(OECD, UN) 또한 사회적 기업의 개념을 유연하게 정의하면서, 이들을 ‘변화하는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는 주체’로 삼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일자리 창출을 중심으로 사회적 기업 제도가 발달한 배경으로 인해, 타 국가와 비교할 때 매우 좁은 범주의 기업이 공식적인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된다. 이 외에도 광의의 사회적 기업으로 자활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소셜벤처 등이 포함되는데, 본 연구에서는 가장 포괄적으로 정의되며 제도적으로 국제 활동이 가능한 소셜벤처에 집중하고자 하였다.
제3장에서는 기업 참여를 통해 개도국 개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영국과 네덜란드, 미국의 접근방식과 지원 프로그램을 비교 분석하였다. 영국은 2000년대 후반부터 소셜벤처를 포함하는 사회적 기업의 역량강화를 지원해 왔으나, 2015년 이후에는 기업에 대한 직접적 기술협력보다는 개발금융기구를 통한 임팩트 투자를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네덜란드는 전통적으로 자국 기업의 해외사업 참여를 통한 국익 추구를 강조해 왔으며, 민간이 참여하는 모든 국제개발협력 활동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요구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개도국 활동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를 도모한다. 기술지원(자문, 네트워킹)뿐만 아니라 재정적 지원 또한 제공하며, 재정적 지원의 경우에는 개발금융기구를 통해 개도국 현지 기업을 지원하는 간접지원 방식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민간의 국제개발 참여가 매우 활발한 미국은 민간부문정책(PSE 정책)에 따라 사회적 혁신기업의 국제개발활동 참여를 추진하며, 재정ㆍ자문, 네트워크, 연구협력 활동을 지원한다. 미국 또한 개발금융기구를 활용하여 소셜벤처를 지원하는데, 혁신성이 강한 사회적 기업에 직접자금(대출)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투자 확대를 돕는다는 점에서 타 공여국 사례와 차별적이다. 우리나라는 「제3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민간부문 참여 전략」 등에서 소셜벤처의 국제개발협력 참여를 언급하고 있기는 하나, 이를 이행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아직까지 제한적인 수준이다. 가장 대표적인 KOICA CTS 사업은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 또는 스타트업의 초기 사업 개발을 지원하는 사례이며, 그 밖에도 KOICA IBS 사업 중 국내 소셜 임팩트 투자사와의 공동 출자로 개도국 현지의 스타트업을 발굴·육성·지원한 사례가 있다.
제4장에서는 우리나라 소셜벤처의 일반 현황과 KOICA CTS 참여 기업의 특징, 그리고 국제개발협력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의 활동 사례를 분석하였다. KOICA CTS 참여기업 중 대부분은 벤처기업으로 등록되어 있으나, 소셜벤처 또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는 등록되지 않은 임팩트벤처, 또는 사회적 가치를 일부 고려하는 일반벤처기업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한편 면담에 참여하였던 기업은 모두 자사를 ‘소셜벤처’로 인지하고 있어, 제도와 현실의 괴리가 존재하였다. 본 보고서에서는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소셜벤처로 에누마코리아(교육), 뷰노(보건), 위플렛(물), 코너스톤티엔엠, 그린굿스(농촌개발), 베리워즈, 엔벨롭스, 파로스마린(기술환경에너지) 등의 사례를 검토하였다. 사례연구 기업 대부분이 개도국에서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창업하였거나 창업 목적을 수정하여 현재 사회적 가치 창출을 추진 중인 경우에 해당한다. 또한 혁신기술 또는 완성도가 높은 사업 모델을 통한 수익구조를 추구하고, 지원제도를 적절히 활용하여 사업 모델의 완성도를 높이거나 인지도를 제고하여 투자를 확대한 경험이 있고, 다양한 현지협력 방식을 통해 국제개발협력 활동에 참여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제5장은 앞서 검토·분석한 결과를 종합하여,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소셜벤처 활성화의 주요 제약요인을 △ 제도와 현실의 간극, △ 참여 기회 부족, △ 국제개발협력에 이해를 갖춘 기업인 부족으로 요약 제시하였다. 이러한 제약요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적 기업과 관련된 제도 재정비를 강조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7년 제정한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오늘날의 사회 문제와 기업이 마주한 도전과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도전과제가 변화하는 환경에서 사회적 기업의 역할을 재정립해 온 UN의 사례와 OECD의 사회적 기업 제도 지침을 반영하여, ‘수요의 변화’에 따른 사회적 기업 제도 조정이 필요하다. 인구 고령화, 소득 불평등, 기후ㆍ환경 문제 등 변화하는 도전과제와 국제화 추이를 반영하여 사회적 기업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인증제도를 수정·적용하여 사회적 기업의 정의와 활동범위를 새롭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그와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기업 제도의 실효성을 개선하여 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사회분석 대상 기업은 상당수가 세제, 대출, 연구개발지원, 규제완화 등 기업 활동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벤처기업 제도에 등록되어 있지만, ‘사회적기업’ 및 소셜벤처 제도에는 편입되어 있지 않았다. 이는 ‘사회적기업’ 및 소셜벤처 제도 편입이 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에서 기인하므로, 미국의 사례와 같이 사회적 기업에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둘째, 잠재적 기업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양질의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고 국제개발협력 민간 생태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KOICA의 CTS와 IBS 방식의 사업을 확대하고, 공공재원의 성격을 고려하여 역량강화 중심의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 밖에도 공여국(영국, 네덜란드, 미국)의 사례를 참고하여 개발금융기구를 활용한 개도국 현지기업 및 국내기업에 대한 임팩트 투자 방식을 검토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국제개발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갖춘 기업인 양성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검토한 소셜벤처는 주로 △ 국제개발 또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기여를 주목적으로 혁신적 솔루션을 개발한 ‘사회목적 추구형’과 △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혁신적 솔루션을 개발하고 솔루션의 현지화를 시도한 ‘혁신 추구형’으로 구분된다. 혁신성을 가진 기업의 개발목표 기여를 강화하고, 사회성이 강한 기업을 대상으로 혁신과 경제성을 강화하여 솔루션과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네덜란드의 사례를 참고하여 현행 프로그램에서 개발목표를 강화하는 방식을 추진할 수 있다. 동시에 다양한 계기를 통해 기업이 추진하는 활동을 개도국의 지속가능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적용하는 유망 기업인들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노력 또한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혁신성과 사회성을 기반으로 복합적 개발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사회적 기업의 종합적인 형태와 특징을 이해하고, 이들의 국제개발 활동 참여 경험을 검토하여 기업의 관점에서 지원제도 및 프로그램의 실효성과 애로요인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또한 정책연구로서 우리나라의 국제개발형 사회적 기업 제도와 프로그램을 타 국가와 비교하여 개선이 시급한 분야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국제 공통의 정의 부재와 기업 정보 부족은 보다 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심층 사례분석을 수행하는 데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국제기구와 다양한 국가의 사회적 기업 발전 담론을 정리하고, 주요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국제개발협력 활동에서 소셜벤처 지원제도를 비교하며, 기업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참여 경험을 담은 자료라는 데에 의의를 둔다. 본 연구를 토대로 정책과 기업활동의 간극을 해소할 수 있는 후속 정책연구가 확대되기를 기대하며, 보고서에서 분석한 기업사례가 국제개발협력 참여 사회적 기업인의 확대에 유익한 참고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
일본의 핵심광물자원 확보전략과 한ㆍ일 협력 시사점
2020년대 들어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는 국내 산업기반의 DX(디지털전환), GX(녹색전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함께 핵심광물자원의 공급망 단절 위기에 직면하자 각종 전략, 시책, 법률 제정을 통해 핵심광물의 공급망 안정화..
김규판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안보, 경제협력 일본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2. 연구 목적 및 구성
3. 선행연구 검토
제2장 일본의 광물자원 확보전략과 성과
1. 일본의 광물자원 확보전략
2. 일본의 광물자원 확보시책 성과
3. 일본의 희토류종합대책
4. 소결: 요약 및 평가
제3장 일본의 경제안전보장 전략과 핵심광물
1. 경제안전보장추진법과 핵심광물
2. 일본의 핵심광물 공급망 구조
3. 핵심광물의 공급망 강화시책 성과
4. 소결: 요약 및 평가
제4장 한국과 일본의 전략 핵심광물 공급망 비교ㆍ분석
1. 분석방법론
2. 한국과 일본의 핵심광물 공급망 비교ㆍ분석
3. 소결: 요약 및 평가
제5장 한국의 핵심광물 정책 분석: 현황 및 향후 대응 방향
1. 현 정부의 「핵심광물 확보전략」 추진
2. 해외자원 개발: 자원안보 및 민간 주도로의 전환
3. 리사이클: 재자원화 산업 생태계 육성
4. 대체재료 및 희토류 사용량 저감기술 개발
5. 국내입지 지원: 생산시설 확충 및 특화단지 구축
6. 소결: 요약 및 평가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1. 한국과 일본 정부의 핵심광물자원 정책
2. 핵심광물의 해외의존 현황: 한ㆍ일 핵심광물 공급망 비교ㆍ분석
3. 한ㆍ일 협력 방향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정책연구브리핑2020년대 들어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는 국내 산업기반의 DX(디지털전환), GX(녹색전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함께 핵심광물자원의 공급망 단절 위기에 직면하자 각종 전략, 시책, 법률 제정을 통해 핵심광물의 공급망 안정화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2023년 2월 「핵심광물 확보전략」을 통해 배터리 5대 금속과 희토류 등 금속광물을 핵심광물로 지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4년 2월에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을 제정(2025년 2월 시행)하였다. 일본 역시 한국보다는 다소 이른 시점인 2022년 5월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을 제정하였고, 이에 근거하여 2022년 12월에는 핵심광물을 11개 ‘특정중요물자(국가전략물자)’ 중 하나로 지정하였고, 2024년 3월에는 중국의 희귀금속 수출통제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갈륨, 게르마늄, 우라늄을 국가전략물자로 추가 지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해외광물자원 확보전략 수립과 시행 측면에서 경험이 풍부한 일본의 사례를 토대로 정부의 관리 대상 광종과 주요 광물자원 확보시책(정책수단)을 살펴본 후 그 성과를 평가하고, 해외광물자원 확보 분야에서 과거 한ㆍ일 간 협력 경험과 향후 협력 잠재력을 바탕으로 한ㆍ일 협력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다만 분석 대상 광종은 철금속을 제외한 비철금속과 희귀금속(rare metals), 희토류, 귀금속에 한정하였으나 시대별 시책에 따라 희귀금속, 희토류, 핵심광물(critical metals) 등 대상 광종이 달라질 수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지만 일본정부의 주요 광물자원 확보시책 역시 시기와 대상 광종에 따라 ① 해외광물자원 확보시책(민간기업의 해외광산개발권 취득 및 장기공급계약 체결 지원 등), ② 자원외교, ③ 리사이클 사업 지원, ④ 비축제도, ⑤ 국내입지 지원(국내 제련ㆍ정련시설 투자 지원) 등을 서로 조합(policy mix)하는 점을 감안하여, 시기 혹은 쟁점에 따라 구분하여 분석하고 있다.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2000년대 초반 자원위기 이후 민간기업의 해외광물자원 확보 지원, 자원외교, 리사이클, 비축제도 등의 정책수단을 중심으로 일본의 광물자원 확보전략을 평가하였다. 먼저 2000년대 초중반 이후 일본정부는 JOGMEC, JBIC과 같은 공공기관과 정책금융기관(ECA)을 동원하여 해외광물자원 개발 시 민간기업과의 리스크 공유(risk sharing) 체제를 정비하였고, 자원위기 발생 시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하였다는 점에서는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기초금속 4광종(구리, 납, 아연, 주석)의 자급률이 2020년을 기점으로 50%대에서 40%대 이하로 저하되는 점에서 2020년대에 들어서는 정부지원책이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일본정부의 자원외교는 최근 한국처럼 MSP와 같은 미국 주도의 다자간 협력체 활용과 자원국과의 양자 간 외교로 전개되고 있으나, 자원외교 정책 가운데 EPA를 활용한 각종 무역ㆍ투자 자유화 효과에 대해서는 인도네시아와의 EPA에서 알 수 있듯이 다소 회의적이라 평가하였다. 일본정부의 리사이클 정책은 배터리 핵심광물을 둘러싸고 최근 국내 전기차(EV)ㆍ배터리 금속의 회수제도와 리사이클 기술이 확립되어 있지 않아, 전기차(EV)ㆍ배터리가 해외로 유출되는 점에 비추어 핵심광물의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희귀금속의 비축제도와 관련해서는 경제산업성이 2021년 이후 경제안전보장 관점에서 광종별 비축목표 일수 및 실제 비축량은 물론, 이들 정보를 추측할 수 있는 사항은 모두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비축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평가는 본 보고서의 연구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둘째, 일본정부가 2022년 5월 제정한 「경제안전보장추진법」에 근거하여 배터리 5대 금속(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과 희토류, 갈륨, 게르마늄, 우라늄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시책은 정부가 민간기업을 간접 지원하는 그간의 방식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JOGMEC을 동원하여 탐광ㆍ광산개발(투자)에 관여하는 정책기조의 변화로 해석하였다. 다만 현재 JOGMEC의 지원성과만 놓고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인데, 2026년부터 전고체전지를 탑재한 전기차 양산 목표를 제시한 도요타의 전기차(EV) 전략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일본 내에서 전기차(EV)ㆍ배터리 산업의 성장과 궤를 같이하면서 일본정부의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시책도 성과를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하였다.
셋째, 한국과 일본의 핵심광물 공급망 구조를 생산과점도, 시장 규모, 수요변동성, 수입과점도 지표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한국은 일본에 비해 광물 원료보다 중간재에 대한 수입 수요가 많은데, 이는 희토류 가치사슬에서 더 두드러졌다. 또한 한국은 일본에 비해 이차전지(전구체) 분야에서 광물 원료보다 중간재 공급망에 단절 리스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최근 5년간 한국과 일본의 배터리 5대 광물 수입 추세를 비교한 결과, 일본은 전반적으로 수입 하락세를 기록한 반면, 한국은 광물 제련소재에 대한 수입 증가가 확연한 것을 발견하였다. 다만 한ㆍ일 양국은 공통적으로 광물 순수입국이자 수요국으로, 자원 편중성이 90% 이상인 천연흑연, 리튬, 희토류에 대해 공급 단절 리스크가 크다. 한편 니켈, 코발트, 망간은 한ㆍ일 공통적으로 수입다변화가 진전되고 있으나 한국의 경우 산화코발트와 같은 특정 중간재는 공급 단절 리스크가 크다는 점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위와 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한ㆍ일 협력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한국은 해외 핵심광물자원 확보를 위해 MSP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일본 역시 MSP의 각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한ㆍ일 양국은 MSP 참여국의 최대 이점인 MSP 포럼에 참여하는 자원국과의 비즈니스 매칭을 최대한 활용하되, 한ㆍ일 양국이 제3국에서 공동 프로젝트(광산탐사 및 개발)를 추진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둘째, 한ㆍ일 양국 기업 간 해외광물자원의 공동개발이다. 다만 2010년대 초중반 한ㆍ일 기업의 제3국 공동진출은 일본의 종합상사와 금융기관이 주도하였으나, 최근에는 배터리 광물의 하류기업인 자동차업체와 배터리업체가 직접 자원개발에 나서고 있음을 감안하여, 우리 정부로서는 한국광해광업공단을 통한 민간기업의 해외광산개발 지원 여부와 일본 JOGMEC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을 제안하였다. 셋째, 핵심광물 리사이클 분야에서의 협력은 우선 한ㆍ일 정부 간 정책대화(policy dialogue)를 통해 정책공조를 하나의 협력 의제로 설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최근 양국 정부의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한 강력한 정책 추진 의지를 감안하면, 리사이클 정책의 구체적 내용(성능평가, 안전관리, 제도ㆍ인프라 등)에서 상호 간에 벤치마크할 수 있는 분야를 도출하고, EU의 리사이클 규제에 대해 한ㆍ일 양국이 공동 대응 차원에서 한ㆍ일 간 해외 리사이클 제품 회수 공동 보조사업을 추진할 것을 제안하였다. -
홍콩의 경제·사회 변화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
2019년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을 둘러싸고 발생한 대규모 시위와 이에 대한 홍콩 및 중국 정부의 강경 대응은 국제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한국의 경우 2017년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발생한 외교적 마찰로 인해 ..
허재철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전망, 중국정치 중국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2. 주요 연구 내용 및 방법
제2장 일국양제와 홍콩
1. 홍콩의 근현대사 개관
2. 일국양제하 정치ㆍ사회 체제
3. 일국양제하 경제 체제
4. 2019년 반송환법 시위
제3장 반송환법 시위 이후 홍콩의 정치ㆍ사회 변화
1. 자치 및 입법ㆍ사법ㆍ행정의 독립성
2. 교육, 연구 환경 및 언론, 출판의 자유
3. 시민사회 및 인구이동
4. 일국양제 및 삶의 질에 대한 홍콩 시민의 인식
제4장 반송환법 시위 이후 홍콩의 경제 변화
1. 중국경제의 대외창구 및 자금조달 기능
2. 국제금융허브 기능
3. 위안화 국제화의 선도 역할
4. 무역 중심지 기능
5. 웨강아오 대만구 발전전략 추진 가속화
제5장 전망 및 시사점
1. 홍콩의 미래 전망
2. 한국경제에 대한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정책연구브리핑2019년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을 둘러싸고 발생한 대규모 시위와 이에 대한 홍콩 및 중국 정부의 강경 대응은 국제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한국의 경우 2017년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발생한 외교적 마찰로 인해 한국인의 중국에 대한 인식이 크게 악화했는데, 2019년 홍콩 사태는 이러한 인식 악화를 한층 심화시켰다. 다른 나라 및 지역에서도 홍콩 사태가 해당 국가(지역)의 대중국 인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정황이 발견된다.
그런데 홍콩 사태를 계기로 증가한 중국과 홍콩 사회에 대한 이러한 부정적 인식은 경제 영역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홍콩은 과거 영국의 식민 통치 시기부터 형성된 자본주의 시장경제 시스템과 지리적 위치에 따른 중계무역의 적합성 등을 바탕으로 오늘날 △글로벌 금융허브와 중계무역의 중심지, △중국경제의 대외창구 및 자금조달 기능, △위안화의 국제화 통로 등의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2019년 대규모 시위 사태 이후, 홍콩 사회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우려 속에서 그동안 홍콩이 수행해 왔던 이러한 경제적 기능 및 역할에 대해 회의론이 제기됐다.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따라 경제 주체들이 홍콩을 떠나거나 미ㆍ중 전략경쟁 등 국제질서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중국과 홍콩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견제가 나타나면서 이러한 회의론은 더욱 힘을 받게 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홍콩의 경제ㆍ사회 변화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홍콩은 우리와 중국 본토 사이의 교역에서 중요한 중계 역할을 하고 있고, 우리의 많은 기업 및 금융 기관들이 진출해 있는 곳이며, 관광 등 인적 교류도 활발한 지역이다. 그런 만큼 우리의 대외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데 있어서 홍콩의 경제ㆍ사회 변화에 대한 심도 있고 체계적인 분석은 필요한 작업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홍콩의 대규모 시위 발생 이후 5년 정도가 경과한 시점에서 그동안 축적된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홍콩의 경제ㆍ사회 변화에 대해 실증적으로 분석하고자 했다. 특히 국제금융허브와 중계무역 중심지, 중국경제의 대외창구 및 자금조달 기능, 위안화 국제화, ‘웨강아오 대만구(粤港澳 大灣區, Greater Bay Area)’ 지역발전전략 등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지난 5년 동안의 변화에 대해서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망 및 우리 경제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했다.
다만 사회주의 체제를 채택하고 있는 중국과 일국양제하의 홍콩 사회는 정치와 경제ㆍ사회 영역 등이 매우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는 경제 영역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는 주요 목적에도 불구하고, 융복합적 시각으로 홍콩의 정치와 경제ㆍ사회 영역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각 영역 사이의 유기적 영향 관계 등을 분석했다.
그중 핵심적인 경제 영역의 분석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 본토에 대한 홍콩의 자금조달 역할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적어도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및 시행에 따른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등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지만, 홍콩의 대중국 FDI는 계속 증가하였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의 FDI에서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또한 중국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홍콩 증권시장에 상장하고 있고 위안화 관련 업무를 확대해가면서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외국인투자자들을 홍콩으로 유인하고 있다.
둘째, 홍콩의 금융시장에서 중국 본토의 영향력이 점차 강화되고 있으며, 2019년 반송환법 시위 이후에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상하이와 선전 등 본토 내 금융시장도 크게 발전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과는 차별화된 발전 경로를 따르고 있어 중국을 해외와 연결하는 홍콩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정부는 ‘자국의 영토’이자 국제적 금융허브인 홍콩을 활용하여 역내 위안화 유출입을 통제하면서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홍콩 정부도 위안화 국제화에서 홍콩의 입지를 강화하여 국제금융허브 지위를 유지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위안화 금융거래 편의성을 높이는 조치를 적극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홍콩의 무역 중심지 기능 면에서 2019년 반송환법 시위 이후 일정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홍콩은 중국 본토를 배후 제조기지로 활용하면서, 중국과 다른 나라 사이의 교역을 연계하는 무역허브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 과정에서 홍콩이 재수출 상품을 조달하는 국가의 비중에 있어 아직 중국 본토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미국의 비중은 빠르게 확대된다는 특징이 있었다. 그런데 2019년 반송환법 시위를 기점으로 이러한 경향이 더욱 현저하게 나타났다. 중국 본토로부터의 조달 비중이 최근 4년간 빠른 속도로 감소한 반면, 미국으로부터의 조달 비중은 그 이전 시기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증가했다. 또한 홍콩이 재수출하는 상품의 대상 국가(수출 목적지)로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직후 그 이전보다 눈에 띄게 높아졌다.
한편 세계의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 중 홍콩의 비중은 2010년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였는데, 2019년을 전후로 현저한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같은 기간 중국의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 비중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세계 항만 순위에서도 홍콩이 2023년에 처음으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반면, 세계 10대 항만에 상하이, 싱가포르, 닝보-저우산, 칭다오, 선전, 광저우 등 중국 본토 항만이 6개나 포함되어 대조를 이루었다.
넷째, 웨강아오 대만구(GBA)를 통해 중국 본토와 홍콩 사이의 일체화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웨강아오 대만구는 중국 광둥성 내 경제발전 수준이 높은 9개 도시와 홍콩ㆍ마카오를 지칭하는데, 2017년 중국과 홍콩ㆍ마카오 사이에 협정이 체결되면서 지역통합 정책이 본격 추진되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웨강아오 대만구의 현대적인 산업체계 구축 중 서비스업 발전과 관련하여 홍콩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홍콩을 중심으로 국제적인 금융ㆍ물류 서비스 허브를 건설하며, 광저우ㆍ선전ㆍ홍콩ㆍ마카오를 중심으로 물류ㆍ관광 서비스, 문화ㆍ창의, 인력 중개 서비스, 컨벤션 산업, 회계ㆍ법률 등 전문 서비스의 상호 발전 및 협력을 추진하고자 한다. 이 발전전략이 아직 추진 초기 단계에 있어서 그 효과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연구개발 및 기술혁신, 법률, 금융, 건축, 의료 등 특정 전문 분야를 중심으로 부분적ㆍ제한적 시장통합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 연구에서는 경제 분야에 대한 이와 같은 분석 결과를 정치ㆍ사회 영역에 대한 분석 결과와 연계하여 홍콩의 미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전망했다. 특히 본문에서 분석한 내용을 △중국 본토의 의지, △중국 본토의 능력, △홍콩 집권층의 성향, △홍콩 내부의 여론, △미ㆍ중 전략경쟁, △국제사회 여론 등 6가지 항목을 중심으로 재구성하여 홍콩의 미래를 전망했다.
이를 요약하면 향후 홍콩의 중국화, 또는 홍콩 사회와 중국의 일체화라는 큰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미ㆍ중 전략경쟁의 향방과 중국의 경제 상황, 그리고 홍콩 내부의 여론 변화 추이 등에 따라서 그 추진 속도에 미세한 조정 등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장기적인 큰 흐름 속에서 홍콩의 경제는 국제금융허브 기능과 위안화 국제화의 선도 역할, 중국경제의 자금조달 기능 등을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경제의 발전에 따라 그 존재감은 점차 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홍콩의 경제적 위상은 중국경제 전체에 대한 역할보다는 중국의 지역경제 중심지, 즉 중국의 지역발전전략 중의 하나인 ‘웨강아오 대만구의 중심지 위상’으로서 조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2019년 반송환법 시위 이후 홍콩의 정치ㆍ사회는 비교적 빠르게 중국화되는 모습이 나타나는 반면, 경제영역에서는 일부 변화가 감지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홍콩의 여러 경제적 기능은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경제적 기능은 중국경제의 성장에 영향을 받아 장기적으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이며, 결국 홍콩은 중국의 지역경제 중심지로서 그 위상을 조정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우리는 한중 간 지역경제 협력의 차원에서 홍콩과의 협력 강화를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홍콩이 경쟁력을 가진 부문 및 향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산업을 중심으로 홍콩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홍콩의 경제적 기능 중에서 국제금융허브 기능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바, 무리한 ‘홍콩 대체론’보다는 홍콩과의 금융 협력을 통해 우리의 금융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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