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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분절화의 경제적 영향 분석방법론 연구: 핵심광물에 대한 적용
본 연구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분절화의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방법론을 검토하고, 이를 핵심광물 분절화 시나리오에 적용하여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선행연구는 크게 품목 또는 기업 단위에서 분석하는 ‘미시적 접근법’과..
김영귀 외 발간일 2025.5.16
경제안보, 국제무역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연구의 구성 및 내용
3.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제2장 글로벌 공급망 분절화의 분석방법론
1. 미시적 접근
2. 거시적 접근
3. 핵심광물에의 적용
제3장 핵심광물의 현황 및 주요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전략
1. 핵심광물의 현황
2. 한국의 핵심광물 취약성 분석
3. 핵심광물 공급망 분절화 시나리오 분석
4. 주요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전략 비교 분석
5. 소결
제4장 공급망 분절화의 미시경제적 영향
1. 분석 모형(DA-RNN) 및 자료
2. 주요 산업별 핵심광물 연관성 분석 결과
3. 공급망 분절화 시나리오에 따른 산업별 영향
제5장 공급망 분절화의 거시경제적 영향
1. 분석 모형(OECD METRO) 및 자료
2. 거시경제적 분석 결과
제6장 결론
1. 요약
2. 연구의 한계와 후속연구 제안
3. 정책적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부록 1. 추가 품목들에 대한 공급망 분절화의 가능성 분석
부록 2. 게르마늄·흑연·희토류에 대한 6개국의 대중국 수입의존도
부록 3. 공급망 분절화의 거시경제적 영향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본 연구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분절화의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방법론을 검토하고, 이를 핵심광물 분절화 시나리오에 적용하여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선행연구는 크게 품목 또는 기업 단위에서 분석하는 ‘미시적 접근법’과 산업 또는 국가 단위에서 분석하는 ‘거시적 접근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미시적 접근법은 해당 품목이나 기업의 특성을 정확히 반영하여 현실성 높은 분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개별 품목이나 기업의 공급망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낮아 실제 적용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거시적 접근법은 산업이나 국가 단위의 분석방법론을 세부 품목 단위의 공급망 분절화에 적용하려면 다소 무리한 가정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소수의 핵심품목에서 발생하는 공급망 타격은 거시적 파급 영향이 지대함에도 불구하고 세부 품목 단위 분석기법은 거시적 영향을 정확히 분석하는 데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 대표적으로 선형프로그래밍 기법을 이용하여 품목 단위 분석과 GDP를 연계하는 접근법이나 세부 산업 단위 자료를 토대로 불능투입산출분석을 통해 GDP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려는 방법이 있었으나, 이들은 경직적 투입산출 구조 등 다소 비현실적인 가정이 불가피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첨단품목의 경우 복잡한 공급망 구조 내에서 품목 간의 연관성과 이러한 품목들이 최종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에서 제기하는 주요 쟁점과 파급 경로 등을 고려하여 미시적 접근에서는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법을, 거시적 접근에서는 일반균형모형인 OECD METRO 모형을 결합하는 분석방법론을 제안하였다.
미국, EU, 중국 등의 주요국은 핵심광물의 경제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정책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미국은 2020년 「에너지법」에 따라 국가 경제와 안보에 필수적이고 공급망 교란에 취약한 광물을 ‘핵심광물’에 포함하였다. EU는 2024년에 발효된 「핵심원자재법」에서 경제적 중요성과 공급망 리스크를 고려하여 ‘핵심원자재’를 선정하였다. 중국은 핵심광물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는 없으나, 수출통제 등을 통해 특정 광물의 수급 안정성 및 공급망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보 중이다. 그리고 한국은 2023년 ‘핵심광물 확보전략’ 발표를 통해 국내 경제와 전략산업의 안정화를 위해 관리가 필요한 33종을 ‘핵심광물’로 지정하였으며, 특히 전기차, 이차전지, 반도체 산업과 관련된 ‘10대 전략 핵심광물’을 우선적으로 지정한 바 있다.
다만 한국은 주요국에 비해 부존 광물의 종류가 적은 편이며 채산성 또한 낮다. 국내 주력 산업에서 활용되는 광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바, 한국의 핵심광물 취약성을 분석하고,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핵심광물 공급망 리스크 시나리오를 개발하였다. 취약성 분석에서는 일차적으로 연간 수입액 백만 달러 이상, 특정국 수입의존도 50% 이상인 품목 중에서 무역특화지수를 고려하였다. 또 글로벌 공급망 편중도를 파악하고자 허핀달-허쉬만지수(HHI)와 국내 연간 수입액, 글로벌 연간 교역액을 비교하여 해당 광물의 국내 산업수요를 판단하였다. 분석 결과 코발트, 마그네슘, 망간, 리튬, 니오븀, 네오디뮴 등 이차전지와 전기차에 관련된 핵심광물의 글로벌 공급망 편중도가 심하였으며, 마그네슘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의 국내 연간 수입액 또한 글로벌 연간 교역액의 5% 이상을 차지할 만큼, 이는 국내 산업 내 수요가 높은 광물이었다.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핵심광물 공급망 리스크를 살펴보고자 2017~23년 기간 7개국(한국·호주·캐나다·EU·영국·일본·미국)의 47개 핵심광물에 대한 대중국 수입 변화 사례를 조사하였다. Evenett and Fritz(2023)의 방법론을 기반으로 삼아 특정 기간 대중국 수입의 급격한 감소 빈도와 강도를 통해 공급망 리스크를 평가하였다. 갈륨, 흑연, 희토류 등의 품목에서 대중국 수입이 급격히 감소하는 패턴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나 수출 규제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공급망의 교란 가능성을 시사한다.
주요국은 공급망 교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핵심광물 공급망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바, 이를 비교 분석하여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EU는 2008년에 ‘원자재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이후 핵심원자재 목록을 3년마다 갱신하고 있으며, 2023년 3월에는 EU 내 핵심 및 전략 원자재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핵심원자재법」 제정을 추진하였다. 2024년 5월에 최종 승인된 「핵심원자재법」의 주요 정책은 전략 프로젝트 선정, 핵심원자재 모니터링, 재활용 확대, 국제 협력 증진 등이며, EU는 다양한 국가와의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특히 글로벌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도상국과 협력하여 핵심원자재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미국은 2017년 행정명령 제13817호를 통해 핵심광물 목록을 작성하고, 2021년 행정명령 제14017호를 통해 공급망 조사를 지시하였다. 특히 2023년에는 30개의 행동전략을 발표하고, 북미 공급망 회복력을 강화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하였다. 미국은 핵심광물의 조사 및 매핑을 통해 자원의 수량을 파악하고, 민간 및 정부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편 국제적으로는 한국, 일본, 인도 등과 협력하며, IPEF 협정을 통해 핵심광물 관련 협력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한국은 2023년에 ‘핵심광물 확보전략’을 발표하고, 2024년에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을 제정하여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 전략을 구체화하였다. 주요 목표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재자원화를 통해 순환경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또한 해외 자원 개발을 위한 민관 협력 방안을 강화하고, 자원 개발 정보 제공을 통해 위기 대응 능력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중국은 핵심광물 자원의 국가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내부 자원 개발을 강화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다양한 국가와 협력하고 있다. 특히 2024년부터 희토류 자원을 국가 소유로 규정하고, 자원 관리와 개발 수준을 높이기 위한 규제 강화를 추진 중이다. 또한 파키스탄·칠레·러시아 등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우위에 있으며, ‘지구화학’ 및 ‘글로벌 석회동굴’ 프로젝트와 같은 거대 과학 프로젝트를 통해 자원 개발 및 연구를 진행 중이다.
본 연구에서는 미시적 접근법으로서 기계학습 모형 중 여러 항목 간의 상관관계와 시계열 특성을 고려할 수 있는 이중 단계 어텐션 기반 순환 신경망(DA-RNN)을 채택하였다. 다양한 핵심광물 수입액의 시계열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력 수출품목(이차전지, 산화금속염,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반도체, 선박)의 월별 수출을 예측하는 DA-RNN 모형을 구축하였다. 월별 수출입 자료를 이용하여 모형을 학습하고, 세 가지 핵심광물 분절화 시나리오(게르마늄, 흑연, 희토류)를 대상으로 시나리오별 주력 수출품목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였다. 게르마늄 수입에 제한이 발생할 경우 축전지(-3.9%), 산화금속염(-1.9%), 전자집적회로(-3.7%), 자동차 부품(-2.7%), 선박(-1.7%) 등 주요 품목의 수출액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연 공급이 제한되면 축전지(-2.0%), 산화금속염(-6.4%), 전자집적회로(-3.6%), 자동차부품(-1.9%), 선박(-2.5%) 산업에서 수출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토류의 경우는 축전지(-10.8%), 산화금속염(-7.6%), 전자집적회로(-1.6%), 자동차부품(-24.2%) 등 산업의 수출액을 크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위의 품목 분석 결과를 토대로 OECD METRO 모형을 이용하여 핵심광물 분절화에 따른 거시경제적 영향을 분석하였다. METRO 모형은 글로벌 무역 연계성과 무역정책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모형으로, 최종사용자(중간재, 민간소비재, 정부소비재, 자본재)를 세분화했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서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대상으로 ① 분석 대상 핵심광물이 중국에서 수입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거시경제적 효과를 METRO 모형에서 직접 분석하는 방식(접근법 1)과, ② 대중국 수입지연으로 인해 우리의 주력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머신러닝 기법으로 분석한 후, 그 결과를 이용하여 METRO 모형에서 거시경제적 효과를 추정하는 방식(접근법 2)을 각각 적용하였다. 접근법 1의 조정 외생변수로 수입의 효율성을 선택하였으며, 접근법 2의 조정 외생변수로는 생산의 중간재 효율성을 선택하였다. 중국산 핵심광물의 분절화로 인한 한국의 거시경제적 영향을 접근법 1에 따라 분석한 경우에는 핵심광물의 대체가능성을 아무리 낮춰도 그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해당 핵심광물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대중국 핵심광물 수입액이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입 규모가 미미할지라도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중간재라는 점을 고려하면 접근법 1에 기반한 추정 결과는 일반적으로 과소 추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접근법 2에 따라 분석한 결과, 게르마늄 분절화는 한국의 실질GDP를 –0.15%(23.14억 달러) 변화시키고, 흑연과 희토류의 경우에는 실질GDP 변화율이 각각 –0.14%와 –0.89%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었다. 동시에 한국과 공급망 구조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중국과 아세안에도 부정적 영향을 적지 않게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정책을 제안하였다. 첫째, 공급망 분절화 가능성 및 그 파급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우리 정부는 경제안보상 중요 관리 품목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는 있으나, 모니터링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그 방식을 단계별로 더욱 체계화하고 정기적인 리뷰를 통해 현행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핵심광물 선정과 취약성 분석, 공급망 분절화 가능성 분석, 분절화의 파급 영향 분석에 대한 다양한 기법을 제안한다. 또 여러 부처에 산재해 있는 공급망 플랫폼을 통합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기관을 선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둘째, 공급망 복원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기업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려면 다원화된 조달 전략과 공급처 확보가 중요하며, 전략적으로 중요한 품목의 경우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대체 물질을 발굴하는 등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업 단위의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기반 관리 플랫폼을 구축하여 표준화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주력 수출산업의 공급망에 참여 중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공급망 3법 등에 준거하여 마련한 공급망안정화기금을 실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주요국과 상호 간의 정책을 조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주요국의 핵심광물 전략은 자국 내 생산 역량 강화 및 양자·다자 협력 확대를 통한 공급망 회복력 향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핵심광물에 대한 과잉 안보화(over-securitization)를 막고 자원 부국에 대한 중복 투자를 피하려면 주요국 간 정책 방향을 상호 조율할 필요가 있다. 또 MSP와 같은 다자협력 플랫폼의 역할을 국가 간 정책 조정 권고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핵심광물을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한 협력사업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요 광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국가들과 양자 및 다자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전략적 협정 및 협력을 체결하고, 광물 탐사 및 개발 기술을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
The Impact of EU Enlargement and Brexit on International Migration
본 연구에서는 EU의 확대 및 브렉시트가 국제 이주에 미친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한다. EU 확대와 브렉시트는 정치 및 경제 통합을 아우르는 다양한 제도적 변화를 불러오는데, 본 연구에서는 그 중 이민 자유화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마스트리흐..
김윤정 외 발간일 2025.06.27
국제이주, 이주_및_이동원문보기목차Executive Summary
1. Introduction
2. Descriptive Facts
3. Gravity Models of International Migration
4. Empirical Analysis
5. Robustness Checks
6. Conclusion References국문요약본 연구에서는 EU의 확대 및 브렉시트가 국제 이주에 미친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한다. EU 확대와 브렉시트는 정치 및 경제 통합을 아우르는 다양한 제도적 변화를 불러오는데, 본 연구에서는 그 중 이민 자유화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마스트리흐트 조약, 암스테르담 조약, 리스본 조약과 같은 EU의 주요 조약에서 자유로운 이주의 권리를 노동자에게 부여하는 이동의 자유 협정(Freedom of Movement Agreement, FOM)의 근거를 찾을 수 있는 만큼, EU의 확대는 유럽 지역 내의 이민 자유화의 확대라는 일면을 갖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EU 확대 시점과 이동의 자유 협정(FOM) 시점에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짧은 기간 대규모 유입으로 기존 회원국 노동시장에 큰 혼란이 예상되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EU 확대와 이동의 자유 협정 발효 간 정책 시차를 활용하여, EU 확대와 이동의 자유(FOM)의 영향을 분리하여 살펴본다. 국제 이주의 경우 각 출발국과 목적국 쌍(pair)에 대한 이주 규모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최근까지도 가용 데이터가 있는 선진국 위주의 분석이 진행되었는데, 본 연구에서는 최신 데이터를 활용하여 224개 출발국, 목적국 쌍에 대한 양국 간 이주에 대해 분석하였다. 먼저 출발국과 목적국 간의 다자간 저항(multilateral resistance)을 포함하는, 기존 문헌에 비해 확장된 중력 모형을 활용하여 실증 분석에 대한 이론적 기반을 도출한다. 실증 분석의 경우 다자간 저항을 포함한 포아송 준최대우도 (Poisson Pseudo-Maximum Likelihood) 추정과 함께, 최근 개발된 이질성에 견고한 이중차분 추정량을 활용한 분석을 통해 EU 확대의 단계적 시행으로 인한 잠재적 편향을 직접적으로 고려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EU 가입은 양국간 이주 흐름의 증가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신규 가입국에서 기존 회원국으로의 이주 흐름이 증가하는 뚜렷한 비대칭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중동부유럽으로의 EU확대 이후 기존 문헌에서 단편적으로 확인한 동-서유럽 간 이주 패턴을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결과이다. 이에 더해 이러한 비대칭성이 FOM 협정의 효과를 통제한 후에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도 학술적 기여가 크다. 해당 분석 결과는 이주 반응의 지연을 고려하기 위한 EU 확대 시점의 조정 52 The Impact of EU Enlargement and Brexit on International Migration및 EU 외 자유 이동 협정을 포함하는 분석에서도 견고하게 나타나, 결과의 일관성을 재확인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브렉시트가 역이주(return migration)에 미친 영향을 추가로 분석하였다. 2016년 국민투표 이후 영국에서 EU 회원국으로의 역이주가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며, 특히 2000년 이후 가입한 중동부유럽 국가들로의 이동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결과는 이민 정책의 비대칭적 효과와 국가 간 이질성을 보여주며, 브렉시트 이후 장기적 이주 패턴을 이해하기 위한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
주요 선진국 과학기술 분야 규제 혁신 전략 분석 연구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지속되면서 미국 등 주요국은 핵심 과학기술 분야에서 자국 기술과 산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기술 보호 및 육성을 위한 법·제도적 기반을 정비..
최용찬 외 발간일 2025.05.28
경제안보, 기술협력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의 주요 내용
3. 기존 문헌 조사
제2장 주요 선진국 규제 혁신 정책 환경
1. 미국의 규제 혁신 정책 환경
2. 영국의 규제 혁신 정책 환경
3. EU의 규제 혁신 정책 환경
4. 소결
제3장 주요 선진국 과학기술 분야 규제 혁신 전략
1. 미국 과학기술 분야 규제 혁신 전략
2. 영국 과학기술 분야 규제 혁신 전략
3. EU 과학기술 분야 규제 혁신 전략
4. 소결
제4장 결론 및 정책 제언
1. 주요 연구 결과
2. 한국의 규제 환경 평가
3. 정책 제언
참고문헌
부록: 신산업 분야 선제적 규제개혁 로드맵 추진 현황
1. 개요
2. 선제적 규제 혁파 로드맵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지속되면서 미국 등 주요국은 핵심 과학기술 분야에서 자국 기술과 산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기술 보호 및 육성을 위한 법·제도적 기반을 정비하고 있으며, 기술 경쟁력 확보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와 산업 생태계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핵심 기술 분야의 발전을 지원하면서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기술 보호를 위한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는 등 정교한 정책 설계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 혁신 전략을 분석함으로써 선진국의 과학기술 발전 전략과 혁신 생태계 조성 방식,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적 접근법을 비교·분석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에서 다루지 않았던 과학기술 분야별 규제 혁신 전략들에 대한 다면적 분석을 통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 미래 규제 환경에 대한 우리의 효과적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 영국, EU는 자국 내 생산과 기술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보조금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과 EU는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대규모 투자와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영국은 반도체 설계와 지식재산(IP), 화합물 반도체(compound semiconductors) 분야에서의 강점을 활용해 전략적 우위를 유지하려 한다. 첨단바이오 분야에서는 미국이 연방정부 차원의 조정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해 바이오 기술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있으며, 영국은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규제 장벽을 낮추고 있다. EU는 바이오 기술과 바이오 제조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간소화를 추진하면서 시장 출시 절차를 단축하는 다양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도 「생명공학육성법」 시행 및 바이오 대전환 국가 전략 등을 추진중이다. AI 분야에서 미국은 분야별 가이드라인과 행정명령을 통해 규제를 정비하고 있으며, 영국은 유연한 규제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EU는 세계 최초로 AI Act를 제정해 위험 기반 규제 체계를 마련했고, 한국 역시 2026년 AI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있으나 하위 법령 등이 부족해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양자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전략적 규제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있으며, 영국과 EU도 연구개발 지원과 규제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 「양자기술산업법」 시행 및 퀀텀 이니셔티브 전략 등을 발표하고 있지만, 규제 발굴 및 미래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런 선진국의 규제 혁신 정책에 대응하는 전략으로는 다음을 들 수 있다. 과학기술 분야 규제 환경에 발맞추어 규제 개혁의 우선순위에 대한 권고와 함께 경제 전반의 혁신을 지원할 거버넌스를 확립하고, 과학기술 분야 규제 환경 및 규제 요건을 스캐닝할 수 있는 체계·전략을 선제적으로 준비하며, R&D 단계에서부터 통합적으로 규제에 접근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선제적 규제 혁신 로드맵 재설계 시 주기 설정, 절차 및 관련 추진 근거를 준비하며, 주요 과학기술 분야 규제 프레임워크를 준비하고,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 확보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해 대규모 재정 지원 등을 통한 혁신 전략을 추진하는 한편, 주요 기술 국제 표준 및 규제 개발에 대한 강력한 참여를 바탕으로 국제 규제와의 정합성이나 조화를 위한 글로벌 협력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주요 과학기술 분야 규제 샌드박스를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미중 무역 분쟁과 통상정책 변화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미중 무역 분쟁 이후 미국과 중국 간의 경제적 긴장이 지속되었으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대중 강경 기조가 유지되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복귀하면서 대규모 관세 전쟁을 다시 예고한바 이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정책적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
곽도원 외 발간일 2025.05.27
관세, 해외직접투자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미중 무역 분쟁과 제3국 경제
제2장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통상정책이 수입 및 수입 단가에 미치는 직접 영향 및 대제3국 전이 효과 분석
1. 서론
2. 실증분석 자료 및 모형
3. 전이 효과 분석
4. 소결
제3장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통상정책이 한국 기업의 해외직접투자에 미치는 영향
1. 서론
2. 이론적 논의
3. 실증분석
4. 실증분석 결과
5. 소결
제4장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통상정책과 이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가 한국 경제에 미친 영향
1. 서론
2. 통상정책의 경제효과 분석을 위한 모형
3. 벡터자기회귀 모형과 소규모 개방경제하에서의 한국 경제
4. 소결
제5장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미중 무역 분쟁 이후 미국과 중국 간의 경제적 긴장이 지속되었으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대중 강경 기조가 유지되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복귀하면서 대규모 관세 전쟁을 다시 예고한바 이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정책적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본 연구는 미중 무역 분쟁으로 촉발된 관세 전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첫째로,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은 한국의 대미 수출 감소와 대중 수입 감소를 초래하여 무역 흐름을 변화시켰다. 그러나 미국의 비관세 장벽 강화로 인해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국의 대미 수출이 증가하였으며, 이는 한국이 중국의 대체 공급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무역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기존 주요 교역국 외에도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신흥 시장으로 시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 및 연구기관은 신흥 시장의 경제, 정치, 법률, 소비자 성향 등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하여 제공하는 시스템 구축 시 기업의 시장 다변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수출 산업 다변화를 위해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한국의 대미 산업재 수출이 중국과 보완적인 관계에 있는 만큼, 미국의 중국산 제품 관세 인상이 한국의 대미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반도체 및 기계류 등 산업재뿐만 아니라 소비재를 포함한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여 무역 분쟁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도화된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4차 산업혁명 기술 및 R&D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 공정을 개선해야 한다. 아울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혁신 기술 지원 및 세제 혜택 확대 정책을 추진하여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비관세 장벽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최근 무역 분쟁과 보호무역주의 기조 속에서 관세뿐만 아니라 비관세 장벽도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특히 관세 정책의 효과가 상당 부분 비관세 정책에 의해 상쇄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관세 정책의 부정적 효과에만 초점을 맞춘 대응은 불필요한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비관세 장벽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2018년 이후 미국은 중국을 대상으로 관세 외에도 다양한 비관세 장벽을 활용해 왔다. 이러한 조치에는 저작권법, 안보, 환경 및 보건 규제, 국내 기업 보조금 지급, 해외 기업의 리쇼어링 지원, 외환시장 대응, 통화 정책, 재정 정책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이러한 비관세 장벽은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한국을 비롯한 제3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편 미국의 수입 단가 상승은 위안화 평가절하 등으로 인한 미국 달러 강세 현상을 통해 일부 상쇄되었지만, 전반적으로 미국의 수입 단가는 크게 상승하였다. 다만 이러한 미국발 수입 단가 상승이 한국의 대미 수출 단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세 인상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다양한 비관세 조치에 의해 일부 완화되었음을 시사하며, 비관세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함을 보여 준다. 따라서 경제 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여러 정책을 조화롭게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관세 정책뿐만 아니라 비관세 정책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통상 전략을 수립하고,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사전 모니터링과 조기 경보 체계를 구축하여 비관세 장벽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셋째로, 해외직접투자(FDI) 전략의 조정이 필요하다.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 이후 한국 다국적기업들의 대미 FDI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특히 대기업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반면 중국에 진출한 한국 다국적기업들 중 수입 의존도가 높고 미국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지는 산업에서 한국 기업의 중국 내 해외 자회사 수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중국에 대한 전체 FDI 규모 자체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중국 내 FDI를 더욱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 미국의 대중 관세 조치는 한국 기업들이 아세안 지역 등 제3국으로 투자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로 인해 해당 지역으로의 FDI가 증가하였다. 이는 아세안 지역이 생산 비용이 낮고 미국 및 중국 시장과의 연계성이 강화된 지역으로 평가되며, 한국 기업들의 대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한국 기업들의 효율적인 FDI 전략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되, 국내의 고용 절벽과 산업 공동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넷째로, 과거 미국 통상정책 변화기를 분석한 결과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되면서 관세 조정에 앞서 불확실성이 먼저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원화가 달러 대비 절하되며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통상정책 불확실성 충격은 원화 절하 효과와 상충하면서 수출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한국의 주요 거시경제 변수에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반면 미국의 관세 인상 충격은 한국의 총생산과 달러화 기준 수출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며, 이는 원·달러 환율과 물가 변화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한국의 거시경제 정책이 더욱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며, 통화·재정·외환 정책을 조화롭게 운영하여 경제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요약하면, 미중 무역 정책 변화는 양국 간 무역 비용을 크게 늘려 교역량 감소와 수입 원가 상승 등의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제3국의 경제에도 구조적 변화를 가져왔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변화하는 무역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한 후속 연구와 정책적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지속되는 미중 무역 분쟁이 한국 무역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무역 정책을 더 정교하게 수립하고, 보호무역주의 기조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FDI 전략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미국의 통상정책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환율 변동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거시경제 정책의 신속성과 유연성을 높이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미중 무역 분쟁과 미국의 새로운 통상정책 아래에서도 한국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
홍해 위기가 우리 경제에 미친 영향과 물류 회랑 다변화에의 시사점
2023년 12월에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상선을 공격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은 홍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로 확산되었으며, 이에 따라 수에즈 운하를 통해 형성되었던 아시아와 유럽 간 물류 공급망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홍해를 지나 수..
강문수 외 발간일 2025.05.27
경제협력, 국제무역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선행연구 현황
3. 연구의 범위 및 구성
제2장 홍해 위기가 해상 물류와 우리나라 교역에 미친 영향
1. 홍해 위기의 배경과 경과
2. 홍해 위기가 중동 지역 해상 물류에 미친 영향
3. 홍해 위기가 우리나라 해상 물류에 미친 영향
제3장 중동 내 신(新)경제회랑을 통한 물류망 다변화 가능성
1. 중동 내 추진 중인 신경제회랑
2. 신경제회랑을 통한 공급망 다변화 가능성 검토
제4장 결론 및 시사점
1. 연구 요약
2. 물류 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 제언
참고문헌
부록: 실증 분석 결과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2023년 12월에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상선을 공격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은 홍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로 확산되었으며, 이에 따라 수에즈 운하를 통해 형성되었던 아시아와 유럽 간 물류 공급망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홍해를 지나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던 기존 물류 경로가 남아공 희망봉을 우회하는 경로로 바뀌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는 해운 물류비와 보험료 상승을 경험했으며, 이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와 물가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와 동시에 홍해 위기와 같은 물류 위기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육상 및 해상 물류망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인 공급망 지속을 위한 물류 기지 건설 관련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2023년에 열린 G20 회의에서 발표된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 India-Middle East-Europe Economic Corridor)’, 그리고 튀르키예와 이라크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개발 도로(Development Road)’ 등 중동 지역을 경유하는 경제회랑에 관한 논의가 홍해 위기 이후 늘어나기 시작했다. 수출 주도형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홍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물류비 상승과 함께 해운 물류 정시성이 약화하면서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협 요인이 있는바, 중국발 대륙 간 고속철도를 이용한 육상물류 확대와 남아공 희망봉을 우회하는 방법 이외의 대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맥락에서 ① 홍해 위기가 글로벌 및 국내 무역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 ②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 이라크·튀르키예를 통과하는 개발 도로 등 중동 내에서 활발히 진행되는 육상 물류망 구축이 한국에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등 두 가지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제2장에서는 홍해 위기의 발생 배경과 홍해 위기가 해상 물류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서술했다. 홍해 위기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예멘 후티 반군이 하마스와의 연대를 표명하며 1년여간 다양한 무기를 활용해 홍해를 지나는 주요 상선을 공격해 발생했다. 이에 대응하여 주요 해운사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공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경로를 택하기 시작하면서 해상 운항의 시간과 비용이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소비자 물가가 전 세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홍해 위기로 수에즈 운하 및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선박 통행량과 물동량이 크게 줄었는데, 주목할 점은 해운사들이 계속해서 남아공 우회 항로를 이용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두 개의 초크포인트를 통한 해상 교역이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세계 주요 항만의 선박 통행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며 물동량 역시 최대 6개월 동안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대외 무역에 집중해서 보자면, 홍해 위기 발생 이후인 2024년 1~9월 사이 한국의 대유럽 교역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미 교역 규모가 전년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결과는 홍해 위기가 한-유럽 간 물류 지연을 넘어 교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품목별로 보더라도 자동차, 전자제품, 화학제품, 철강, 광물성 연료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이 유럽 시장에서 전년대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대북미 및 대아시아 수출 규모는 증가했으며 실증 분석을 통해 홍해 위기 발생 이후 한국의 대유럽 교역 대비 대미 교역 및 대오세아니아 교역 규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홍해 위기 발생 이후 유럽으로 상품을 수출하던 우리 기업이 미국, 오세아니아, 아시아 시장을 대체 수출처로 고려하고 수출 시장 다변화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의 대중동 수출은 전반적으로 감소했으나 석유 등의 광물성 연료 수입은 증가하면서 교역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홍해 위기 발생에 따라 젯다 등의 항구뿐만 아니라 제벨 알리, 살랄라 등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항구의 물동량도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의 대중동 수출 규모 감소가 기업의 위험 회피 성향이라기보다는 해운 물류망이 변화하면서 생긴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
제3장에서는 기존 물류망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개발 도로와 IMEC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물류 다변화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두 개의 경제회랑 모두 수에즈 운하를 대체하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출범했다. 개발 도로는 이라크 남부 알포항에서 튀르키예를 거쳐 유럽까지 고속도로와 철도로 연결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며, 이라크와 튀르키예의 지정학적 이익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IMEC는 인도와 걸프 국가를 연결하는 동쪽 회랑과 걸프 국가와 유럽을 연결하는 북쪽 회랑으로 구성된다. 중국 견제, 아랍-이스라엘 데탕트 모멘텀 유지, 에너지 전환과 같은 글로벌한 목표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개발 도로와 차이가 있다. SWOT 분석을 통해 두 개 경제회랑의 실현 가능성을 평가해 본바, 강점 및 기회 요인보다 약점 및 위협 요인이 두드러져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발 도로와 IMEC는 중국, 이란, ISIS와 같은 외부 국가나 세력의 방해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한국의 참여 유인은 낮으나 그렇더라도 우리 정부와 기업이 개발 도로와 IMEC 건설및 활용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은 언제든 심화될 수 있으므로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특정 경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또 미국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인도, 중동 등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한-중동 경제협력을 제조와 물류 부문으로까지 확장해 양측의 관계를 돈독하게 할 방안으로 중동 내 신경제회랑에 참여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제4장에서는 연구 결과를 종합하고, 우리나라 해운 물류 산업의 회복력 강화를 통해 물류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장단기 정책을 제언했다. 단기적으로는 ① 항만 건설과 운영을 위한 민관협력 및 투자개발형 사업 개발, ② 중소 화주들을 위한 물류비 지원 펀드 설립을 통해 신규 물류망 구축과 위기 대응 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두 개 경제회랑의 특성을 고려해 각각 다른 방식으로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IMEC에 대해서는 기체결 정부 간 MOU를 기반으로 한 PPP 위주의 협력을 제안했고, 개발 도로에 대해서는 다국적 컨소시엄 및 ODA 형식의 협력 추진을 제안했다.
본 연구는 2023년 12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홍해 위기가 세계 경제, 그리고 우리나라 해운 물류와 수출입에 끼친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나라의 물류망 다변화 가능성을 짚어 보았다. 분석 과정에서 품목과 지역을 대분류 중심으로 다뤄 세부적인 분석이 부족했으며, 현재 개발 도로와 IMEC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전 단계인 탓에 이들 경제회랑이 글로벌 및 국내 물류 시스템에 미칠 구체적인 영향을 평가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더욱 심층적인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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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대북협력사업 자료집
지난 30여 년간 국제기구·주요국가·NGO들의 대북협력 사업에 대한 자료를 정량적·정성적으로 분석한 자료집입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발간일 2025.03.30
북한원문보기목차머리말
표/그림 목차
용어 설명
제1장 조사 및 연구 개요
1. 배경
2. 목적
3. 조사 범위 및 구성
4. 주요 자료
제2장 대북협력사업 개관
1. 대북협력사업 구조도
2. 국제사회의 대북 ODA 지원 통계
3. 북한의 주요 사건
제3장 공여주체별 대북협력사업
1. 양자원조
2. 다자원조
3. 국가별 대북협력사업
4. 기구/기관별 대북협력사업
제4장 사업 분야별 대북협력사업
1. 대북협력사업 분야 개관
2. 주요 사업 분야별 대북협력사업
3. 경제 및 생산 분야별 대북협력사업
제5장 대한민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제6장 국제 NGO의 대북협력사업
1. 프리미어 어전스(Premiere Urgence Internationale, 프랑스)
2.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International, 영국)
3. 컨선월드와이드(Concern Worldwide, 아일랜드)
4. 독일 세계식량원조(Welt Hunger Hilfe, 독일)
5. 트라이앵글제너레이션 휴머니테어(Triangle Génération Humanitaire, 프랑스)
6. 핸디캡 인터내셔널(Handicap International(Humanity & Inclusion), 벨기에)
제7장 국제금융기구의 비회원국 지원 사례
1. 국제금융기구의 가입요건
2. 국제금융기구의 비회원국 지원사례
3. 시사점
제8장 결 론
1. 요약
2. 논의와 시사점
부 록
약 어
색인국문요약지난 30여 년간 국제기구·주요국가·NGO들의 대북협력 사업에 대한 자료를 정량적·정성적으로 분석한 자료집입니다. -
디지털콘텐츠무역에서의 저작권 보호에 관한 연구
본 연구는 디지털콘텐츠 무역에서 지식재산권 보호의 중요성과 특히 지식재산권 보호의 국제적 확산이 가져오는 경제적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디지털콘텐츠 무역에서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자 할 때, 디지털콘텐츠의 국제적 유통에서 ..
김현수 외 발간일 2024.12.31
국제무역, 지식재산권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의 구성과 내용
제2장 디지털콘텐츠 시장과 무역 현황
1. 디지털콘텐츠의 정의 및 분류
2. 디지털콘텐츠 시장 현황
3. 소결
제3장 디지털콘텐츠 무역과 지식재산권 보호
1. 다자에서의 디지털콘텐츠 관련 지식재산권 논의 동향
2. 양자에서의 디지털콘텐츠 관련 지식재산권 보호
제4장 지식재산권 보호의 국제적 확산이 디지털콘텐츠 무역에 미치는 영향
1. 선행연구
2. 모형 및 분석 자료
3. 분석 결과
제5장 디지털플랫폼에 대한 저작권 보호 의무 부과 필요성 분석
1. 모형
2. 디지털플랫폼 기업의 최적 감시 노력 수준
3. 글로벌 관점에서의 디지털플랫폼 저작권 보호 의무 부과 필요성
4. 국가별 관점에서의 디지털플랫폼 저작권 보호 의무 부과 필요성
제6장 통상 측면에서의 디지털콘텐츠 저작권 보호에 대한 시사점
1. 각 장의 주요 내용 요약
2. 정책적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정책연구브리핑본 연구는 디지털콘텐츠 무역에서 지식재산권 보호의 중요성과 특히 지식재산권 보호의 국제적 확산이 가져오는 경제적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디지털콘텐츠 무역에서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자 할 때, 디지털콘텐츠의 국제적 유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플랫폼에 부여할 수 있는 적절한 역할 및 의무의 수준을 파악하고 이를 유도할 수 있는 국제적 공조의 필요성에 대해 탐구하고자 한다.
제2장에서는 우리나라 디지털콘텐츠 시장과 무역 동향을 살펴봄으로써 디지털콘텐츠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의 변화를 살펴봤다. 우리나라 디지털콘텐츠 산업의 매출액은 2013년 28조 5,000억 원에서 2021년 64조 2,000억 원으로 연평균 10.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디지털콘텐츠산업의 사업체당 매출액은 연평균 11.6% 증가했고 종사자당 매출액 또한 연평균 8.8% 증가하는 등 사업 실적이 점차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콘텐츠산업 수출은 2018년 96억 2,000만 달러에서 2022년 132억 4,000만 달러로 연평균 8.3% 증가했다. 콘텐츠산업의 무역수지는 2018년 84억 달러 흑자에서 2022년 120억 9,000만 달러로 크게 증가했으며, 게임, 음악, 방송, 지식정보, 캐릭터, 콘텐츠솔루션 등의 분야에서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제3장에서는 무역의 관점에서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지식재산권 보호 논의 동향을 정리하였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저작권 문제에 대해 다자 차원에서 큰 진전이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이를 양자 협정 또는 그 밖의 다른 협정을 통해 다루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양자간 협정에서 지식재산권 보호 조항의 발전 양상을 추적하면서 전 세계 FTA에 포함된 디지털콘텐츠 관련 지식재산권 보호 수준을 데이터베이스화하였다. FTA의 디지털콘텐츠 관련 지식재산권 보호 조항을 i) WTO TRIPS 협정 준수 및 WIPO 관장 지식재산권 국제 협약에 대한 가입 또는 준수, ii)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에 대한 조항, iii) 집행 관련 조항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디지털콘텐츠 관련 지식재산권을 포함하는 FTA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4장에서는 FTA에서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가 디지털콘텐츠 무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증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제3장에서 식별한 디지털콘텐츠 관련 TRIPS 플러스 요소를 담은 FTA(IPA)를 체결하였을 때 디지털콘텐츠 무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분석하였다. 2005~19년 사이에 IPA를 체결하였는지 여부를 구분한 뒤 IPA를 체결한 국가와 IP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 간의 대세계 무역과 양자 무역의 차이를 살펴봄으로써 IPA의 무역효과를 도출하였다. 대상 산업은 디지털콘텐츠와 관련성이 높은 통신ㆍ컴퓨터ㆍ정보서비스, 지식재산권사용료, 개인ㆍ문화ㆍ여가서비스로 한정하였다. 대세계 수입의 경우 통신ㆍ컴퓨터ㆍ정보서비스와 개인ㆍ문화ㆍ여가서비스 부문에서 IPA 체결국의 수입이 IP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의 경우 지식재산권 사용료의 수출은 IPA 체결로 인해 상대적으로 감소했으며 개인ㆍ문화ㆍ여가서비스 수출은 IPA 체결과 양의 관계를 보였다. 분석 결과를 소득 수준별로 나누어서 살펴보면 IPA 체결을 통한 통신ㆍ컴퓨터ㆍ정보서비스 부문 수입의 상대적 증가는 특히 중하소득국가가 수입 증가를 견인하였음을 확인하였다. 통신ㆍ컴퓨터ㆍ정보서비스 부문 수출의 상대적 증가는 고소득국가에서 유의하게 나타났음을 고려할 때, 통신ㆍ컴퓨터ㆍ정보서비스 부문에서는 IPA 체결로 인해 고소득국가로부터 중하소득국가로의 국경간 공급이 더 활발해졌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지식재산권 보호로 인해 변화할 국경간 공급에 대한 직관적, 이론적 예측과 일치하였다.
제5장에서는 디지털콘텐츠를 중계하는 글로벌 플랫폼과 관련된 저작권 보호 책임 의무 부과 필요성에 대해 분석하였다. 제5장에서는 2국가 이론모형을 수립하고 분석 결과를 살펴 두 국가의 총 후생을 고려한 글로벌 관점에서 디지털플랫폼에 저작권 보호 의무를 부과할 필요가 있는 경우는 언제인지, 그리고 총 후생 관점에서 저작권 보호 의무 강화가 필요한 경우 국가별 저작권 보호 의무 부과 유인은 어떻게 다르며, 이들이 FTA 등 자발적인 합의를 통해 저작권 보호 의무를 강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답하고자 하였다. 두 국가의 총 후생 관점에서 볼 때, 플랫폼의 저작권 보호 의무를 강화하는 규제는 두 국가에서 모두 혁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콘텐츠 제작자 잉여를 증가시킨다. 반면 소비자 잉여의 경우 더 많은 콘텐츠 수로 인해 증가할 가능성과 콘텐츠 독점 공급에 따른 제작자간 경쟁 감소로 인해 줄어들 가능성이 병존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플랫폼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저작권 보호 감시 수준보다 보호 의무를 더욱 강화하는 규제는 소비자 잉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 두 국가의 총 후생에도 항상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어 두 국가가 각자 독립적으로 플랫폼에 저작권 보호 강화 의무를 부과할 유인이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두 국가가 각자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총 후생의 관점에서 플랫폼의 저작권 보호 노력을 강화할 유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두 국가가 각자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면 그러한 규제가 도입될 수 없음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국가가 콘텐츠 공급자 규모, 소비자 규모 측면에서 어느 정도 대칭적이라면 FTA 등의 자발적 합의를 통해 저작권 보호 의무를 강화할 유인이 발생함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현재 우리나라가 추진 중인 EPA 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현재 한국이 EPA를 추진 중인 국가들의 기체결 FTA 내 지식재산권 보호 수준과 현행 지식재산권 보호 법제 수준을 기준으로 해당 국가들을 크게 세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그룹은 기체결 FTA에서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의 지식재산권 보호 조항을 포함하여 체결하였으며, 국내 법제도 비교적 강력하게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있는 국가군이다. 둘째 그룹은 기체결 FTA에서 포괄적으로 지식재산권 전반에 대한 보호 조항을 포함하여 체결하였으나 국내 법제가 디지털콘텐츠 저작권을 실효적으로 보호하기에 미흡한 국가군이다. 셋째 그룹은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재산권 보호 조항을 포함한 FTA를 체결한 적이 없으며, 국내 법제 역시 디지털콘텐츠 저작권을 실제적으로 보호하기 어려운 환경의 국가군이다. 이러한 분류에 따라 국가별 FTA 정책 방향을 가늠해 보고, 어느 수준을 목표로 하여 지식재산권 보호 제도 구축을 요청할 것인지 판단할 수 있다.
첫째 국가군에는 디지털콘텐츠 저작권의 집행이 실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이 국가들 중 상당수는 법제 수준에 비해 집행이 미흡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온라인 불법 복제와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 등이 만연한 상황이다. 이 국가들에 대해서는 지식재산권 집행,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의 집행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근 영국이 체결하는 FTA에서의 집행 조항을 참고하여 도입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비교적 높은 수준의 지식재산권 보호 조항을 가지고 있음에도 디지털 환경에서 온라인 불법복제가 만연한 국가에 대해서는 온라인 불법 복제물이 확산되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스트리밍 및 공유 웹사이트에 대한 차단 등을 통해 실효적으로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둘째 국가군에게는 상대국의 기체결 FTA에 포함되지 않았던 보호 조항을 추가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국가군 중에는 WIPO 인터넷 조약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들이 상당수 존재하는바 WCT와 WPPT 가입을 의무화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WIPO 인터넷 조약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들을 대상으로는 WIPO 인터넷 조약에 가입을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되, 가입 및 국내 법제 정비까지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WCT나 WPPT의 일부 조항을 EPA 지식재산권 챕터에 직접 삽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셋째 국가군에게는 높은 수준의 지식재산권 보호 조항을 EPA에 추가하는 것보다 해당 국가 내에서 콘텐츠 시장의 기반 조성과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을 도움으로써 자의에 의해 지식재산권 보호 필요성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그 일환으로서 EPA에 콘텐츠 분야의 공동제작협정이나 문화협력의정서를 포함시킨다면 국제 공동제작에 의한 노하우 습득과 인력 육성 등을 통해 협정 체결국에서 콘텐츠산업의 기반을 조성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지식재산권의 보호를 강화하여 콘텐츠산업을 육성한 경험을 KSP 등을 통해 전수ㆍ공유함으로써 협정 상대국의 관심과 참여를 보다 확대시키는 전략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
일방주의적 공급망 정책에 대한 국제통상법적 과제와 정책 시사점
1947년 GATT와 1995년 WTO 다자무역체제가 출범한 이래 무역자유화는 전 세계 교역량 증가와 공급망의 세계화를 통한 생산의 국제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보다 최근에는 국가안보, 국내 산업 육성, 노동권ㆍ환경보호 등 비교역적 가치가 중요한 고려..
이천기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안보, 국제무역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필요성
2. 연구의 목적ㆍ범위ㆍ구성
제2장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주요 내용과 특징
1. 개관
2. 공급망 및 안보 관련 규제
3. 환경 관련 규제
4. 노동 관련 규제
5. 그 밖의 이슈
6. 소결
제3장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통상법적 쟁점
1. 개관
2.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에 대한 국제통상규칙의 규율 현황 및 한계
3. 새로운 현상으로서의 공급망 특화 부문별 단독 협정ㆍ양해각서
4. 소결
제4장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이행으로 인한 통상법적 쟁점
1. 개관
2.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와 영업비밀 보호
3. 공급망 규제와 공공참여ㆍ기업책임
4. 소결
제5장 결론 및 시사점
1.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유형별 대응 방향
2. 한국의 대내외 공급망 정책의 통상법적 유의사항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정책연구브리핑1947년 GATT와 1995년 WTO 다자무역체제가 출범한 이래 무역자유화는 전 세계 교역량 증가와 공급망의 세계화를 통한 생산의 국제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보다 최근에는 국가안보, 국내 산업 육성, 노동권ㆍ환경보호 등 비교역적 가치가 중요한 고려사항이 됨에 따라 공급망은 효율성 추구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목표가 되어 각국이 추구하는 다양한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과거의 효율성 중심 공급망에서 탈피하여, 가치와 이념을 공유하는 새로운 공급망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경제와 안보의 연계성이 강화됨에 따라, 주요국들은 경쟁적으로 경제안보 전략을 발표하고 있으며, 보조금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해 역내 생산 및 공급망 구축을 지원하는 등 국가 차원의 대응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문제는 전통적인 WTO/FTA 국제통상규칙은 안보ㆍ환경ㆍ노동ㆍ인권 등 다양한 비무역 이슈가 무역과 연계해서 글로벌 공급망을 규제하는 일방주의적 조치의 확산을 제대로 규율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국제통상규칙의 법적 한계로 인해 영향권에 속한 대상 기업들은 기존에 국가간 합의에 따라 통상협정에서 약속되었던 정당한 시장접근 기대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등장하는 공급망 규제에 따라 높아진 준수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본 연구는 국제적(주로 양자적) 또는 일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규제 현상을 식별ㆍ유형화하고 관련된 현행 국제통상규칙의 현황과 한계를 확인하여 향후 우리의 대외 통상정책 방향성 설정과 국내 관련 법제 정비를 위한 정책 시사점을 도출한다.
제2장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규제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법ㆍ제도ㆍ정책 현황을 파악하고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새로운 현상을 유형화한다. 현행 지정학ㆍ지경학적 갈등과 각국의 자국 중심주의, 국내 산업 보호 강화 추세하에서 대다수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는 핵심광물ㆍ원자재, 산업보조금ㆍ첨단산업 등 공급망 및 국가안보, 노동권ㆍ환경보호 분야 등에 집중되어 있다. 이를 반영하여, 제2장에서는 최근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가 주로 발현되는 분야를 공급망 및 안보, 환경, 노동, 기타 이슈로 분류하여 조치별로 세부 내용을 검토한다.
제3장과 제4장에서는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 자체와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이행으로 인한 통상법적 쟁점을 검토한다. 제3장에서는 공급망 규제에 적용되는 현행 국제통상규칙의 규율 현황 및 그 한계를 WTO 다자통상규칙을 중심으로 논의한다.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주체, 대상, 입안ㆍ이행 방식, 조치의 법적 성격에 따른 유형 분류, 법적 정당화 가능성 측면에서 국제통상규칙이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형성 단계에서 어떠한 역할을 해 왔는지, 어느 범위와 수준까지 적용 가능하며 실질적으로 억제력이 있는지 여부에 주목한다. 나아가 ‘상품 무관련 생산ㆍ가공 방법(NPR PPM)’에 근거한 무역조치의 적법성에 대한 국제 판정례의 입장 변화 가능성과 국가안보 예외의 향후 발전 방향을 전망한다.
다음으로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에 대한 FTA 등 양자ㆍ복수국 간 통상규칙 규율 현황에 관해 상품무역 관련 챕터를 중심으로 검토한다. 전반적으로 FTA 상품무역 관련 챕터에는 앞서 검토한 WTO 다자통상규칙이 인용ㆍ편입되거나 유사 내용이 그대로 포함되나, 일부 경우에는 WTO 협정의 규율 수준을 넘는 ‘WTO plus 조항’이 반영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이러한 양자ㆍ복수국 간 접근법이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에 대한 유인을 낮추는 효과를 가지는지 평가한다.
또한 보다 최근에 확인되는 공급망 이슈에 특화된 부문별 협정ㆍ양해각서의 체결ㆍ이행 현황을 핵심광물 분야를 중심으로 검토한다. 대표 사례로서 IPEF 공급망협정, 미ㆍ일 핵심광물협정(CMA), 미ㆍEU CMA 협상,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EU의 전략적 파트너십 사례에 주목한다. 공급망 관련 국제규칙의 최근 형성ㆍ논의 동향의 특징을 확인하고, 핵심광물 확보 및 관련 공급망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우리나라 통상협정의 새로운 구성요소 및 새로운 유형의 국제 (통상) 협정의 방향성 설정에 관한 시사점을 도출한다.
제4장에서는 (ⅰ) 공급망 규제와 영업비밀 보호 문제, (ⅱ) 공급망 규제 제도 내 민간 행위자의 참여 내지는 영향력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공급망 규제를 적용받는 국가ㆍ기업의 입장에서 대비해야 할 사안에 관해 논의한다. 주요 공급망 규제 사례를 살펴보면 규제국이 자국 시장을 레버리지로 규제 대상 기업에게 자사의 공급망 전반에 걸쳐 상당히 포괄적인 범위의 생산ㆍ가공 방법 관련 정보를 요구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국제법과 주요국의 국내법에서 이러한 영업비밀 문제를 어떻게 규율하고 있는지 현황을 확인하고 국제법과 국내법 차원에서 대응방안을 제시한다. 나아가 정부 차원의 공급망 규제에 민간 행위자가 일부 관여 또는 참여하는 현상도 최근 확인되는데, 본 연구에서 정의하는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 사례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특히 미국 USMCA에 따른 ‘특정 사업장 노동신속해결 메커니즘(RRM)’ 이래 본격화되고 있는 공공 참여 및 기업책임 강조 추세에 주목한다.
제5장에서는 세부 유형별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수신자(addressee)일 경우 한국이 취해야 할 대응방향과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내 정책의 설계ㆍ발신자(addresser)인 경우에 참고할 만한 정책 시사점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우선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수신자일 경우에는, 특정국이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기 이전 단계에서 정부 차원의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한 수입선 다변화 및 특정국에 대한 핵심광물 의존도 분산, 핵심광물 국제협정 및 협의체에의 적극적인 참여 및 유사 입장국간 연계와 협력이 요구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핵심광물 공급망 정책 방향과 국가 간 협력을 효과적으로 지지할 수 있을 국제법적 정책 수단으로서 양자ㆍ복수국 간 협정의 설계 및 활용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강제노동 관련 공급망 규제에 대해서는, 기업 차원에서 강제노동 실제 사용 여부에 대한 판단 및 글로벌 공급망 내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협력사에 대한 모니터링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선제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강제노동과 관련한 교역국의 잠재적 리스크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대상 기업들에 제공하는 등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대상 기업들이 해외 사업활동에서 추가적인 부담을 겪지 않고 글로벌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관련 국내 법령의 식별 및 제ㆍ개정 노력도 필요하다.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로 인한 기업 영업비밀 노출에 대해서는 2020년에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ㆍ중 사이에 체결되었던 미ㆍ중 1단계 무역협정 중 영업비밀과 관련된 제1.9조를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다자ㆍ양자 간 협상 및 논의에서 참고할 수 있다. 동 협정은 ‘영업비밀 및 기업비밀정보’에 관한 별도의 절을 두고 ‘규제 절차’에서 누출될 가능성이 있는 영업비밀 보호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 유일한 사례다. 나아가 미국 등 일부 교역국이 국내법 또는 복수국간 협정을 통해 주도하고 있는 민간 참여ㆍ기업책임의 강조 추세와 맞물려, 우선 소다자 채널을 통해 국제 통상환경에서의 공공 참여에 대한 국가들의 공통된 이해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와 조사 대상 기업의 반론권 및 정보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투명성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논의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내 정책의 설계ㆍ발신자 입장에서, 현행 국제통상규칙상 적법하게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는 주어진 정책재량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기후ㆍ노동ㆍ공급망 정책 내 다중 정책목표를 추구하는 제도 설계가 유용할 수 있다. 한편 한국 입장에서도 핵심 품목과 전략산업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산업 지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나, 온쇼어링 기반의 산업 지원 기조를 국내에 도입하는 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국내 산업 지원 정책 설계 시 현지부품 사용 요건(LCR)과 관련된 보조금의 사용과 국내 산업 지원제도의 ‘상업적 고려’에 대해 유의해야 하며, WTO 피소 가능성에 대한 대비뿐 아니라 주요 교역국이 국내법에 따라 부과할 수 있는 상계관세 리스크에 대한 고려도 요구된다. 새로운 유형의 산업 지원 정책을 포함한 다양한 신통상 이슈를 두고 우리 국내 법제 및 정책의 대외적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
국제개발협력 지식생태계 활성화 방안
2009년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한 이후 한국은 31개 DAC 회원국 중에서 총 ODA 규모가 15위에 이를 정도로 빠른 속도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확대해 왔다.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원조활동이 어떠한 성과를 낳고 있으며, 효과를 확대하기..
박성훈 외 발간일 2024.12.31
ODA, 대외원조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제2장 국제개발협력 지식생태계 개관
1. 한국 공적개발원조 규모와 특징
2. 국제개발협력 지식생태계의 개념 및 구성요소
3.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지식생태계 현황
제3장 국내 국제개발협력 전문인력 양성 및 활용 체제의 현황 분석
1. 국내 전문인력 양성 및 활용 체계 개관
2. 설문조사를 통한 제약요인 분석
3. 설문조사 결과 평가
제4장 선진 공여국의 전문인력 양성 및 활용 정책 벤치마킹
1. 일본
2. 호주
3. 영국
4. 사례 분석의 시사점
제5장 한국 국제개발협력 전문인력 양성 및 활용 개선을 위한 정책방안
1. 전문인력 공급 및 수요 측면의 제약요인
2. 제약요인 해소를 위한 정책방안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2009년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한 이후 한국은 31개 DAC 회원국 중에서 총 ODA 규모가 15위에 이를 정도로 빠른 속도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확대해 왔다.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원조활동이 어떠한 성과를 낳고 있으며, 효과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ODA 성과를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특히 패키지화·대형화·브랜드화 등을 통해 대외원조 활동 전반의 효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예산 확대,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 등과 함께 국내에서도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국제개발협력 활동에 필요한 지식의 창출과 공유, 그리고 활용 및 확산이 이루어지는 지식생태계가 형성되는 것으로 관찰된다. 국가예산으로 시행되는 각종 ODA 활동이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예산을 제공하는 정부 및 공공기관 외에도 실제 프로젝트 실행에 참여하는 비정부기구 및 시민단체, 개발 컨설팅 기관, 관련 학회 및 연구단체 등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편에서는 자연스럽게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정책적으로 관련 분야의 지식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활성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생태계에 참여하는 각 기관들 간의 상호작용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만드는 작업은 전반적인 국제개발협력 활동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제고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더욱이 지식생태계의 효율성과 효과성의 제고에 있어서는 관련 지식을 체화하고 있는 전문인력의 공급과 수요, 특히 초급 전문인력을 어떠한 방식으로 양성하고 이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본 연구는 초기에 불과한 지식생태계 형성 단계를 보이고 있는 한국에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이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수행되는 데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초급 전문인력의 양성과 활용에 필요한 정책방안을 도출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삼았다. 본 연구에서는 문헌연구에 더하여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추가적인 방법론을 동원하였다. 첫째, 전문인력의 양성에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대학교, 그중에서도 국제개발협력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국제대학원을 선별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를 현황 분석 및 정책시사점 도출 등에 활용하고자 하였다. 둘째, 전문인력의 양성과 활용에서 한국보다 앞선 선진국 사례연구를 통해 한국이 활용할 수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우선 전문인력의 공급과 수요 부문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제약요인을 분석하였다. 우선 공급 부문에서는 초급 전문인력이 양성되는 교육과정에서 ‘현장지식 및 현장경험을 강조하는 통합적 교육과정이 미비’하고 ‘수원국에 대한 지역 전문성 교육과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과정의 연계성이 부족’하며, ‘국제개발협력과 관련된 자격증 제도의 성과가 미흡’하다는 점 등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수요 측면에서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ODA 예산과 이에 따른 프로젝트의 증가 속도에 비하여 이를 효율적·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민간 컨설팅 기관의 경쟁력이 부족’하며, ‘전문인력 일자리 정보 및 경력개발 지원 시스템의 미흡’으로 초급 전문인력으로 교육받은 청년층이 취업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는 점들이 가장 중요한 장애요인으로 지적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지금까지 분석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지식생태계의 현황과 문제점, 설문조사를 통해 살펴본 현장에서의 요구 및 선진국 사례연구를 통해 파악한 모범 정책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정책방안을 결론으로 제시하였다.
첫째, 본 연구진은 정부에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국가교육체계의 재정비와 정부의 역할 강화 필요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 가입 이후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지속적으로 국가예산을 증액하여 투입하는 양적인 확대에 치중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국가예산이 얼마나 효율적·효과적으로 사용되는지 점검하고, 한국의 국제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국가 위상을 드높이는 방향으로의 정책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국제개발협력 활동에 참여하는 전문인력의 질적 향상이며, 본 연구에서는 초급 전문인력의 양성과 활용을 위한 지식생태계 개선작업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방안으로 단·중기적으로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인력양성 프로그램들을 재검토하고, 특히 전문인력에 대한 기초교육을 실시하는 국제대학원을 선별하여 이들 프로그램의 질적 개선 및 양적 확대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물론 KOICA 등 관련 기관이 이미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들도 예산 증액을 통해 확대·개편하고, 국제대학원과의 연계 강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배가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국가 차원에서 (가칭) ‘한국 국제개발협력대학원’과 같은 기관을 설립하여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방법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둘째, 국가예산을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민간 컨설팅 기관의 참여 확대를 통한 전문인력 수요 기반 창출’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첫째 정책과제가 전문인력의 공급을 개선 및 강화하는 정책방안인 데 비하여 민간 컨설팅 기관의 활성화는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기반을 확충하는 의미가 크다. 특히 개발 컨설팅이 본질적으로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임을 고려하면, 민간 컨설팅 기업의 참여 확대를 통해 이들의 경험과 지식이 축적되고, 이러한 역량이 비단 한국이 추진하는 국제개발협력 활동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World Bank, ADB 등 국제기구들이 투입하는 대규모 원조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전문가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층이 적극적으로 국제개발협력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이에 더하여 전문가등급제 개선을 통한 초급 전문가(5등급)의 참여기회 확대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셋째, 앞에서 제시한 정책방안들이 각각 전문인력의 공급과 수요 개선을 통한 제약요인의 타파에 주력하고 있지만, 전문인력의 일자리 지원과 고용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급과 수요가 원활하게 매칭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통합 플랫폼에 기반한 국제개발협력 전문인력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다양한 개별 부문에 국한하여 운영되는 소규모 플랫폼들을 통합 운영하는 체제를 도입하는 한편, 이 플랫폼이 초·중급의 잠재적 전문인력을 위한 일자리 매칭 및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양방향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보다 전향적인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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