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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주요국의 저출산ㆍ고령화 대비 성장전략 연구와 정책 시사점 경제개발, 경제발전

저자 김양희, 강유덕, 손기태, 김은지, 이현진 발간번호 10-25 자료언어 Korean 발간일 2010.12.30

원문보기(다운로드:7,275) 저자별 보고서 주제별 보고서

이 연구는 일찍이 저출산ㆍ고령화를 경험한 주요국의 대응정책을 지속가능한 성장의 유지라는 맥락에서 재조명하고 그로부터 한국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저출산ㆍ고령화는 직접적으로는 노동시장의 구조변화를 초래하며 간접적으로는 이를 매개로 금융과 재정 및 산업에 영향을 끼쳐 잠재성장률을 하락시키고 경제활력을 저하시키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고도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저출산ㆍ고령화에 대한 문제인식이 낮았으나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퇴직연령에 접어들고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됨에 따라 2000년대 초부터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그동안 저출산ㆍ고령화 관련 논의의 중심축은 사회보장제도의 구축으로, 잠재성장률 저하를 완화시키기 위한 성장전략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특히 복지국가 구축을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은연중 성장을 경시하는 풍조가 있었고 따라서 복지를 성장과 연계시키려는 시도 또한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 연구는 복지제도 구축에 집중된 기존의 연구를 넘어서 복지와 성장 간의 선순환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각에서 저출산ㆍ고령화에 대비한 주요국의 성장전략을 살펴본다. 한편 지금까지 국내의 저출산․고령화 관련 연구의 대부분은 한국의 정책대응에 초점을 맞춰 이를 위한 벤치마크 대상으로서 해외 사례를 다루다 보니 다분히 우리나라의 관심사에 맞춰 단편적으로 해외사례를 이해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해외 각국은 경제 시스템뿐 아니라 역사적, 사회ㆍ문화적 토양도 상이하므로 해외사례 분석 시에는 이를 감안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지역연구의 시각에서 주요국(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의 고유한 경제사회적 구조와 특성에 주목하여 저출산ㆍ고령화에 직면한 그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둘러싼 주요 현안과 대응방안을 분야별로 분석한다.  
영국은 높은 출산율과 이민자의 지속적인 유입으로 인해 인구 증가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저출산에 대한 우려는 없다. 그러나 인구구조의 고령화가 성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영국정부가 출산율 제고를 위한 명시적인 가족정책을 시행하지는 않았으나, 세제해택과 여성의 고용률 제고를 위한 가족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이 결과적으로 출산율 제고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난다. 영국 노동정책의 특징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강조하는 것인데, 이는 고령자 고용정책에서도 드러난다. 영국의 고령자 고용률은 주변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이외에도 연금의 낮은 소득대체율로 인해 고령자가 파트타임 형식의 노동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고용과 연금정책에서 영국은 가급적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하고 있어 ‘대륙형 모델’과는 구분되는 모습을 보인다.
향후 고령화로 인한 지출증대는 영국의 재정건전성을 계속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비하여 영국정부는 2000년대 이후 중장기 재정개혁의 주요 목표로 고령화에 대비한 재정안전성의 확보를 들고 있다. 국가재정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금부담을 줄이기 위해 민간연금의 활용도를 높이고 연금수령연령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의 노인 빈곤율 증가를 우려하여 고령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저출산ㆍ고령화와 관련된 영국의 정책을 종합해 볼 때 영국의 대응전략에는 자유주의적 복지체제의 특성과 보수주의적 복지체제의 특성이 혼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프랑스 정부는 저출산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력한 가족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는 아동을 사회의 공동재로 인식하는 프랑스식 공화주의 전통에서 비롯된 것이다. 저출산ㆍ고령화에 대비한 프랑스의 노동력 확보정책은 사회정책과 고용정책의 유기적 결합을 토대로 하는 높은 여성 고용률 증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높은 출산율과 여성고용률을 유지하고 있는 프랑스는 양면에서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그 배경에는 영국과 마찬가지로 일ㆍ가정 양립과 양성평등을 중시하는 가족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는 조합주의적 고용시스템과 조기퇴직 문화로 인해 고령자 고용률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1970년대 중반 고실업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실시한 조기퇴직제가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 채 연금재정의 악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프랑스 정부는 수차례에 걸쳐 연금개혁을 실시하여 왔는데, 개혁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빈번하게 노출되는 어려움을 겪어 왔다. 최근 프랑스 정부는 연금수령 연령의 연장, 연금ㆍ근로겸직의 확대, 고령노동자의 구직면제제도 폐지 등을 통해 고령자의 고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점차 엄격한 선별이민 방식으로 변화하는 이민정책으로 볼 때, 프랑스 정부가 이민을 인구 고령화에 대한 대안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네덜란드는 여성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한편 일ㆍ가정 양립정책을 동시에 추구하여 높은 출산율과 여성고용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은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고용의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유연안정성을 추구하는 한편, 출산과 육아를 지원하였다.
네덜란드는 전통적으로 가부장적인 질서가 강해 여성이 육아를 담당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여성의 일ㆍ가정 양립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네덜란드 정부는 우선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통해 여성이 다양한 형태로 취업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으며, 이러한 정책이 여성고용에 대한 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양성 간 그리고 정규직ㆍ비정규직 간 격차 완화를 골자로 하는 고용안정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네덜란드 정부는 육아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정부와 기업의 공동책임임을 강조하며 출산과 육아가 수월한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였다. 네덜란드 정부가 출산율 제고뿐 아니라 여성의 노동참가율 제고를 추구하게 된 배경으로는 석유위기를 계기로 사회정책의 중심축이 이전의 복지(welfare)에서 일(workfare)로 전환된 점을 들 수 있다. 네덜란드의 이민정책은 영국,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엄격하고 선별적으로 변하고 있어 더 이상 이민자가 노동력 공급의 주요 원천이 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네덜란드 정부의 재정상황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나 인구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재정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대비하여 네덜란드 정부는 세대내 형평성을 제고하고 양성간, 정규ㆍ비정규직 간에 공평한 연금제도를 구축하고자 연금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재정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민간연금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연금의 재정건전성 제고와 더불어 고령노동자 확보를 위해 실업수당기간을 단축하고 수령조건을 강화하였으며 차제에 연금수령연령 연장을 검토 중이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한 잠재성장율 저하 및 경제 활력 저하를 우려하는 나라가 되었다. 과거 수차례에 걸쳐 저출산 대책을 추진하였으나 그 성과가 미미하자 일각에서는 일본의 대책은 실패라고 단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출산율 제고와 여성의 노동참가율 제고를 위한 핵심조건이라 할 수 있는 일ㆍ가정 양립과 양성평등이 실현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유추할 수 있다.
저출산ㆍ고령화에 직면한 일본정부는 잠재성장률 저하를 막기 위한 독자적인 성장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신성장전략」을 수립하였다. 「신성장전략」은 저출산․고령화대책으로서 기존의 미진했던 분야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성장과 복지의 동시 추구를 목표로 하는 몇 가지 정책을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러나 이 전략에 소요되는 재원의 구체적인 조달방안이 제시되지 않는 등 추진의지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일본은 재정악화 상황이 심각하여 사회보장개혁이 시급히 요구되는 실정이다. 이 중 특히 초미의 관심사인 민주당의 연금개혁안의 핵심 사안으로 연금일원화, 최저보장연금, 조세방식으로의 전환이 거론되는 가운데, 그 실현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 이러한 연금개혁 지연이 장년 및 노령층의 노후불안을 조장하여 내수정체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해외사례 분석을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정책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다양한 대응전략 간의 유기적인 연계가 중요하다. 주요국이 저출산ㆍ고령화에 대비하여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어떠한 정책대응을 하고 있는지 살펴본 결과, 일본을 제외하고는 저출산ㆍ고령화에 대비한 명시적인 성장전략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 자체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히려 가족정책, 노동정책, 이민정책, 재정정책 간의 유기적 결합이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별도의 성장전략인 「신성장전략」을 수립하였으나 이는 그간의 많은 출산대책의 성과미약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재정악화라는 제약조건하에서 성장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배태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또한 저출산ㆍ고령화에 대비하여 별도의 성장전략을 수립하기보다는 각 부문별 정책의 유기적 조합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가령 프랑스의 경우 가족정책과 사회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한편 육아지원과 고용창출을 씨실과 날실처럼 엮어 출산율 제고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일본의 경우도 「신성장전략」에서 출산, 육아, 의료, 간병, 연금 등의 분야의 사회보장제도 구축 시 민간기업을 활용하여 신산업 육성과 연결시키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저출산ㆍ고령화 대응전략은 저출산, 고령화, 성장동력을 다분히 별개 영역으로 분리하여 성장은 마치 성장동력 확보 영역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상과 같은 주요국의 사례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둘째, 지속적인 노동공급을 위한 정책설계 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이 있는바, 이를 몇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자.
포괄적 정책목표 수립과 환경변화에의 대응 필요성이다. 프랑스의 사례는 청년노동과 고령노동 간에는 대체관계가 성립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진의 인터뷰에 응했던 프랑스의 한 전문가는 특정 연령에 초점을 맞춘 정책보다는 고용 전체의 확대를 도모하는 정책이 더 바람직하다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저출산ㆍ고령화 시대의 고용정책이 청년, 여성, 고령자 간에 분절되어 상호 대체관계를 띠게 하는 것보다는 총 고용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다. 한편, 프랑스 정부는 1970년대 여성고용의 증가와 더불어 출산율이 저하되자 일ㆍ가족 양립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족정책을 시행하여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점에서 우리나라의 2차 저출산ㆍ고령화 계획이 저출산 정책의 주요 대상을 저소득 가정에서 맞벌이 등 일하는 가정으로 전환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일ㆍ가정 양립과 양성평등 추진시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싶다. 안정적인 출산율을 자랑하는 세 나라의 사례를 통해 출산율 제고의 핵심요소는 일ㆍ가정 양립과 양성평등을 중핵으로 하는 적극적인 가족정책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Sleebos(2003), 은기수 외(2005)에 따르면 이것이 출산율 제고의 핵심이라는 점은 출산율이 높은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바이기도 하다. 나아가 일ㆍ가정 양립은 여성노동력의 안정적인 확보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기여한다는 점에서 복지혜택의 증대인 동시에 주요한 성장동력 확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네덜란드에서 실시하고 있는 다양한 휴가제도는 우리의 유연근무제와 동시 병행될 경우 일ㆍ가정 양립의 일상화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이것이 여성 노동시장의 유연안정성 확보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기반이 축적된 이후 3차 계획 추진 시 시도해 볼 만 하다.
저출산대책에 관한 한 일본은 실패사례에 가깝다. 따라서 일본이 종합출산대책을 수차례 도입했음에도 저출산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요인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2차 저출산ㆍ고령화 계획에서도 다양한 지원책이 제시되고 있으나 재정상의 제약을 감안할 때, 5년간 231개 과제의 동시추진 방식과 일ㆍ가정 양립 등 핵심과제에의 선택과 집중 방식 중 어느 것이 효과적일지 진지한 검토가 요청된다. 더욱이 일본에서는 저출산 문제가 고령화문제보다 뒷전으로 밀리게 된 배경에 유권자의 연령구조가 자리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우리 또한 고령화가 더 진전되어 선거에서 고령유권자의 요구가 과도하게 표출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기 이전에 조속히 저출산대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안정성 제고의 중요성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프랑스에서 청년층의 실업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벽이 높아 후자에서 전자로의 이동이 어렵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고령자 고용률이 낮은 이유 중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에 따른 기업의 부담이라는 요소도 무시하기 어렵다. 이러한 특성은 일본의 사례에서도 발견된다.
장래의 노동력 감소에 대비하여 추가적인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유연안정성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단, 여성 및 고령자의 노동참가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불가피하나 이는 국가의 고용안정성 확보와 병행되어야 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안정성 양태와 정도는 나라별로 차이가 나타난다. 영국이 가장 유연하고 최근에는 안정성도 추구하는 추세이며, 네덜란드는 여성노동자를 중심으로 유연안정성을 추구하고 있다. 일본은 그간 유연성은 강화된 반면 안정성이 약화되었기 때문에 민주당은 이를 시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점에서 우리의 2차 저출산ㆍ고령화계획은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한국 노동시장에서의 유연성 제고나 안정성 강화가 비정규직 양산을 부추기거나 역으로 이들의 처우개선에 집중되는 등 비정규직에만 국한될 경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즉 정규직의 유연성 제고와 비정규직의 보호수준 강화를 동시 추구함으로써 양자간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그 비용은 국가나 기업에 전가되어 조세부담이 증가하는 국민이나 기업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고자 한다.
시장의 활력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미시적으로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저출산ㆍ고령화 2차 계획이 기업에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방향으로 변화될 듯하자 이미 기업들의 반발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이 협력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하거나 불가피한 경우 강력한 이행수단을 마련하여 실질적인 참여율을 높이지 않으면 각종 정책 프로그램들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다.
프랑스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고령노동자의 노동시장 참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면 기업의 협력을 염두에 둔 미시적인 접근이 요청된다. 첫째, 연공서열임금의 부분적 시정 등 고령화시대에 조응하는 고용임금제도에 대한 모색이 필요할 것이다. 이는 노사정간 대합의를 필요로 하는 것이므로 장기 로드맵이 요청될 수 있다. 둘째, 저출산ㆍ고령화 시책에 대한 기업의 자발적인 협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인센티브 제공을 중시하는 영국 방식과 강제성이 있는 규제를 중시하는 프랑스 방식 중 어느 것이 유효할지를 둘러싼 상벌체계의 경제적 효과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인고용에 대해서는 점진적인 접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에서 이민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적어도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의 최근 흐름을 감안할 때 우리 또한 매우 신중한 접근이 요청된다. 이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이민자 증대에 따른 사회통합비용을 고려하여 고급인력 위주의 선별적 이민정책으로 선회하였다는 점은 우리의 이민정책 도입 시 참고할 만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단계적으로 이민자보다 다문화가정의 사회통합정책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지일 수 있으며, 네덜란드 사례와 같이 이들의 노동시장유입 촉진을 위해서는 언어교육 등의 사회통합정책과 보육지원이 요청된다.
일본과 같이 FTA를 통한 신중하고 점진적인 인력유입의 효과도 검토해 봄 직하다. 일본의 경우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 국한시켜 소수의 간호사 및 간병인 등을 유입하는 데 그쳐 상대국으로부터 불만을 사기도 하였으나, 인력유입의 경제사회적 비용을 감안할 때 그러한 접근방식 자체를 비판하기는 어렵다.
세종시를 ‘일ㆍ가정 양립 모델도시’로 지정할 것을 제안한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16개 중앙행정기관 및 20개 소속기관 그리고 16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행정도시인 세종시로 이전될 예정이다. 이전대상자 중에는 기혼여성도 다수를 차지하며 이들 중 아직 자녀가 영유아인 대다수는 현재 거주지 인근의 양가 부모나 사설 도우미의 지원으로 버겁게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현재 세종시의 건설계획에는 유치원 이상 교육시설에 대한 계획만 확정되어 있을 뿐 여성근무자들의 원활한 일ㆍ가정 양립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거의 전무하여, 이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애초 예정된 ‘공공부문 선도모델 발굴 확산’ 사업을 확대하여 세종시를 대상으로 일ㆍ가정 양립과 양성평등이 실현되도록 종합적인 정책 패키지를 마련하여 이를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일ㆍ가정 양립 모델도시’로 지정할 것을 제안한다. 일ㆍ가정 양립은 한두 가지 사업으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업이 중층적으로 배치되고 상호 연계되어야 비로소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점에서 백지 상태에서 출발하는 소규모의 철저한 계획도시인 세종시에서 저출산ㆍ고령화 사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이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차기 계획에 반영할 수 있다면 이는 관련 대책의 가시적인 성과 도출에 기여할 뿐 아니라, 전국 규모의 시범 추진 이전에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데도 보탬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세 번째 시사점은 재정 효율성 증대를 위한 평가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우리가 분석한 네 건의 사례 모두 고령화 관련 지출증대가 재정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연금 및 의료보험 개혁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전통적으로 국가의 역할이 지대했던 연유로 재정악화가 심각해져 최근 연금개혁을 단행하였으나 이 과정에서 세대간 갈등을 야기하며 상당한 진통을 겪었던 점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한국은 앞으로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상당한 재정수요가 불가피하며 남북관계의 특수성으로 인해 향후 한반도 정세의 급변 시에도 대비해야 하므로 여타국에 비해 재정지출의 효율성 및 재정여력 확보가 더욱 긴요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1차 저출산ㆍ고령화계획에 계획대비 4.7%가 증가한 총 42조 2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였다. 문제는 이상과 같은 예산배분에 조응하는 성과를 거두었는가에 대한 평가가 그 범위와 깊이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점이다. 저출산 대책이 대규모 재정지출을 동반하는 만큼, 이를 객관적으로 투명하게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그러한 필요성이 늦게나마 2차 저출산ㆍ고령화계획에서 지적되었다는 점은 다행이며 추후 구체적인 조치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This study reviews policy responses of four countries-United Kingdom, France, Netherlands and Japan-to low birth and population aging, focusing on the interaction between social welfare and economic growth policy. Particular attention is given to whether there exists an explicit growth strategy in these countries in an era with an aging population.
The case study on the United Kingdom shows that the British government has not taken specific measure in terms of family policy to increase the birth rate, but the government has pushed for family-friendly policies based on tax reduction and promotion of work participation by women. As for labor policy, the British government traditionally put priority on flexible labor markets rather than job security, which has been reflected in labor policy for old workers. The government tends toward 'market mechanism' in labor policy and the pension system. In this regard, the British model is clearly differentiated from the ‘Continental model’ in Europe.
The French case is unique in that France has enjoyed the highest fertility rate among OECD countries. In France, there has been a deep-rooted tradition that children are ‘public goods’, and that the government has responsibility for their care and education. It is this tradition, reminiscent of ‘The Republic’, which contributed to the high fertility rate in France. As for labor policy, it would be difficult to consider the French case as successful, because employment rate among the older population in France is very low, compared to other European countries. This is partly due to the French model of employment based on corporatism and its culture of early retirement. Recently, the French government has pushed for increasing employment rate among the older population through compulsory measures, such as extension of legal retirement age for state pensions and enforcement of job seeking efforts for older jobless people, in combination with certain incentives such as rights to pension benefit for holding an additional job.
The case of Netherlands is characterized by its ‘flexicurity approach’ on labor policy for women. The Dutch government has emphasized flexible labor markets but has developed various measures for job security as well, based on the equal treatment between male and female workers and between full-time and temporary workers. The government makes efforts to secure fiscal consolidation through stricter policy on unemployment benefits and by raising the age for state pensions.
The study on Japan provides us with various insights on aging population policy, because Japan was the first country to begin experiencing serious problems associated with population aging. This had led to worries in government and society in general concerning the loss of economic growth potential. The consecutive governments have enacted policy initiatives to tackle low birth rates, but they were not successful. In the course of implementing these policies, Japan’s public finance has deteriorated and this necessitated the current welfare reforms to secure fiscal consolidation. However, major reforms, such as pension reforms, have been delayed due to political conflict; uncertainty in state pension reform caused downturns in domestic demands in fear of loss of disposable income for the future.
These case studies provide us with some important policy implications. First, it is important to develop well-designed combination of policies in different areas. Until now, Korea's policy response to low birth and population aging have tended to consider low birth, population aging and growth momentum separately. The focus was on securing growth momentum in an ageing society. But case studies show that it is necessary to interweave policies of different areas so that they can contribute collectively to sustainable economic growth.
Second, labor policy should focus on increasing total amount of employment, rather than replacing employment between different categories of workers. The previous French government encouraged older workers to retire early to reduce the unemployment rate of the younger segment of the population. This initiative turned out to be a failure, resulting instead in a very low rate of labor participation by older people without achieving the initial goal.
Third, it is important to provide some incentives to firms to cooperate with the government's policy initiatives on aging. Without voluntary (though incentives) or compulsory (through legal obligation) participation of the private sector, it can hardly be expected that labor policy for the older population would bring about tangible outcomes.
Against these case studies, some policy initiative should be considered as follows. First, it is recommended that the Korean government develop Sejong City as a model of compromise between work and family life. Given that construction for Sejong City is ongoing and important sections of various Ministries and public institutions will move in, the government initiating various policy experiments would not be unreasonable. Second, it is urgent to develop concrete measures for evaluating the performance of government policies on low birth and population aging. Considering that the government plans to invest more in these policies will entail budget constraints, it will be more important to evaluate adequately performance of such public spending.

 서 언 


국문요약 


제1장 서 론 
1. 문제의식과 연구 목적 
2. 선행연구: 세 가지 논점을 중심으로 
가. 저출산ㆍ고령화와 성장 
나. 저출산ㆍ고령화와 노동시장 
다. 저출산ㆍ고령화와 재정-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모색 


제2장 주요국의 저출산ㆍ고령화 실태 
1. 주요국의 저출산ㆍ고령화 현황과 전망 
가. 저출산 현황과 전망 
나. 고령화 현황과 전망 
2. 주요국의 저출산ㆍ고령화 원인과 영향 분석 
가. 저출산ㆍ고령화의 원인 
나. 저출산ㆍ고령화의 영향 
3. 주요국의 저출산ㆍ고령화 대책 
가. 저출산 대책 
나. 고령화 대책 
4. 소결 


제3장 영 국 
1. 저출산ㆍ고령화 현황과 전망 
가. 인구구조 및 전망 
나. 인구 고령화의 문제점
2. 분야별 전략 
가. 가족정책: 시장주도하 공적역할 강화 
나. 재정정책: 지출의 효율성 강화와 민간부문의 활용 
다. 노동정책: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를 통한 고령자 고용촉진
라. 이민정책: 선별적 이민을 통한 경제적 효과 최적화 
3. 소결 


제4장 프랑스
1. 저출산ㆍ고령화 현황과 전망 
가. 인구구조 및 전망 
나. 인구 고령화의 문제점
다. 인구 변화와 경제성장률 
2. 분야별 전략 
가. 가족정책: 가족정책을 통한 출산율 제고와 여성고용 확보 
나. 재정정책: 연금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 
다. 노동정책 
라. 이민정책: 엄격한 이민정책의 유지 
3. 소결 
 
제5장 네덜란드 
1. 저출산ㆍ고령화 현황과 전망 
가. 인구구조 실태 및 전망 
나. 인구 고령화 실태 및 전망 
2. 분야별 전략 
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정책 
나. 고령자의 사회참여 정책
다. 이민자의 사회통합 정책 
3. 소결 


제6장 일 본 
1. 저출산ㆍ고령화 현황과 전망 
가. 저출산ㆍ고령화 실태 
나. 저출산ㆍ고령화 전망 
2. 분야별 전략 
가. 저출산정책의 실패와 새로운 정책 방향 모색 
나. 고령재정부담 완화를 위한 사회보장개혁-연금을 중심으로 
다. ‘신성장전략’의 주요 내용 및 평가 
라. 소극적인 외국인정책으로 노동력 제고에 실패 
3. 소결 


제7장 결론과 시사점 
1. 주요국의 저출산ㆍ고령화 대비 성장전략 
가. 영국 
나. 프랑스 
다. 네덜란드
라. 일본 
2. 한국에의 정책 시사점 
가. 한국의 저출산ㆍ고령화 현황과 전망 
나. 한국의 저출산ㆍ고령화 대책 
다. 해외사례 연구의 정책 시사점 


참고문헌 


부 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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