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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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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미얀마 국내 상황 및 주요국 미얀마 정책을 고려한 한국의 대미얀마 전략
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
김예경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관계, 국제정치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문제의 제기
2. 연구의 목적
3. 연구의 분석틀과 연구 방법
4. 연구의 구성과 한계
제2장 쿠데타 이후 미얀마
1. 2021년 군부 쿠데타 배경 분석
2.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국내 정치와 경제
3. 군부의 대외 관계
4. 소결
제3장 동남아, 미국, 일본의 대미얀마 관계
1. 아세안, 동남아 주요국과 미얀마의 관계
2. 미국과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제재
3. 일본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제재
제4장 중국, 러시아의 대미얀마 관계
1. 중국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관여
2. 러시아와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관여
제5장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시사점
1. 한국과 미얀마의 관계 동학
2. 대미얀마 정책의 환경
3.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제안
4. 소결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간 정부의 출범 등, 오랜 군부 통치를 뒤로 하고 정치적 변화의 희망을 보였다. 그러나 2021년 다시 군부가 정치의 전면에 등장하며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으면서 과거로 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미얀마는 군부의 쿠데타에도 불구하고 군부가 확실히 정권을 잡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민주화로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혼란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닫기
이러한 미얀마의 ‘민주화 역전’에 대해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대해 일제히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군부가 다시 정권을 잡은 미얀마에 강력한 경제제재를 단행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에 민감한 한국, 일본, 그리고 미얀마 문제로 인해 내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아세안과 일부 아세안 회원국 역시 이러한 제재 행렬에 동참하고 있으나, 그 정도는 각 국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이 국가들은 전면적 제재부터 선택적 제재까지 일반적으로 ‘제재’라는 대미얀마 대응을 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며 대체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추진한 유엔(UN) 차원의 제재와 규탄 성명을 무력화하는 등 정치적인 측면에서 미얀마 군부에 대해 더 온건한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미얀마 현재 정치 상황의 빠른 안정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군부의 쿠데타를 ‘국내 정치’로 보고 간섭을 자제하고 있다. 반면에 경제적으로는 미얀마와 협력을 지속 확대하는 추세이다. 특히 러시아는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두 국가는 기본적으로 ‘관여’의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관여는 정도에 따라 선택적 혹은 전면적 양상을 띤다.
한국에 있어 미얀마는 2011년 정치적 자유화 이후 ‘동남아에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국가 차원의 공적 원조도 크게 늘었고 미얀마에 대한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2021년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한국정부는 미얀마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정치적·경제적 관계를 중단한 상태다. ‘전면적인 제재’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히 높은 선택적 제재 조치’를 취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한국의 대아세안 관계, 경제 안보, 공급망 문제, 미얀마에 대한 투자 기회 등의 측면에서 미얀마와 관계를 재개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없는 것도 아니다. 미얀마 군부 통치라는 현실과 미얀마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 사이에 딜레마가 있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외정책이 가진 기본적인 정책 방향성을 놓고 볼 때 아직 경제적 기회를 보고 미얀마에 관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2025년 군부가 시행하는 선거가 치러지기까지 현재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변화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2025년 이후 미얀마 국내에서 펼쳐질 정치적 시나리오에 따라 한국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이다. 2025년 선거 이후 등장할 정부가 사실상 군부 통치의 연장선에 있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과 입장은 단기적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선거 이후나 이전에 민주화 세력이 군부를 넘어 정권을 장악하고 개혁을 실시한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크게 미얀마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선회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내전 상황, 실패 국가로 귀결된다면 한국의 정책은 전혀 다른 방향, 즉 난민 수용, 내전에 대응한 평화 유지, 미얀마 내 교민 보호 등이 정책의 주된 방향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에 따른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정책과 만나지 않을 수 없다. 시나리오에 따라서 미국과 일본, 한국의 정책은 서로 유사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부문에서 속도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미얀마가 민주화의 방향으로 돌아섰을 때 미얀마의 재건을 위해 혹은 군부 통치하 미얀마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공조가 필요할 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군부 독재가 지속되는 상황이 불리하지 않으며, 이를 최대한 활용해 영향력을 확장하려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세안이 움직이는 방향 역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바, 아세안 국가들과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다만 아세안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수용성이 좀 더 높아 군부 독재가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안정된다면 이 독재 정부를 승인하고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단절된 한-미얀마 관계’와 ‘한-아세안 협력에 포함된 미얀마와의 관계’ 사이에서 생겨나는 모순을 해결할 논리가 필요하다.
문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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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미얀마 국내 상황 및 주요국 미얀마 정책을 고려한 한국의 대미얀마 전략
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
김예경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관계, 국제정치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문제의 제기
2. 연구의 목적
3. 연구의 분석틀과 연구 방법
4. 연구의 구성과 한계
제2장 쿠데타 이후 미얀마
1. 2021년 군부 쿠데타 배경 분석
2.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국내 정치와 경제
3. 군부의 대외 관계
4. 소결
제3장 동남아, 미국, 일본의 대미얀마 관계
1. 아세안, 동남아 주요국과 미얀마의 관계
2. 미국과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제재
3. 일본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제재
제4장 중국, 러시아의 대미얀마 관계
1. 중국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관여
2. 러시아와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관여
제5장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시사점
1. 한국과 미얀마의 관계 동학
2. 대미얀마 정책의 환경
3.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제안
4. 소결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간 정부의 출범 등, 오랜 군부 통치를 뒤로 하고 정치적 변화의 희망을 보였다. 그러나 2021년 다시 군부가 정치의 전면에 등장하며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으면서 과거로 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미얀마는 군부의 쿠데타에도 불구하고 군부가 확실히 정권을 잡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민주화로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혼란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닫기
이러한 미얀마의 ‘민주화 역전’에 대해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대해 일제히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군부가 다시 정권을 잡은 미얀마에 강력한 경제제재를 단행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에 민감한 한국, 일본, 그리고 미얀마 문제로 인해 내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아세안과 일부 아세안 회원국 역시 이러한 제재 행렬에 동참하고 있으나, 그 정도는 각 국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이 국가들은 전면적 제재부터 선택적 제재까지 일반적으로 ‘제재’라는 대미얀마 대응을 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며 대체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추진한 유엔(UN) 차원의 제재와 규탄 성명을 무력화하는 등 정치적인 측면에서 미얀마 군부에 대해 더 온건한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미얀마 현재 정치 상황의 빠른 안정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군부의 쿠데타를 ‘국내 정치’로 보고 간섭을 자제하고 있다. 반면에 경제적으로는 미얀마와 협력을 지속 확대하는 추세이다. 특히 러시아는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두 국가는 기본적으로 ‘관여’의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관여는 정도에 따라 선택적 혹은 전면적 양상을 띤다.
한국에 있어 미얀마는 2011년 정치적 자유화 이후 ‘동남아에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국가 차원의 공적 원조도 크게 늘었고 미얀마에 대한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2021년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한국정부는 미얀마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정치적·경제적 관계를 중단한 상태다. ‘전면적인 제재’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히 높은 선택적 제재 조치’를 취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한국의 대아세안 관계, 경제 안보, 공급망 문제, 미얀마에 대한 투자 기회 등의 측면에서 미얀마와 관계를 재개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없는 것도 아니다. 미얀마 군부 통치라는 현실과 미얀마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 사이에 딜레마가 있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외정책이 가진 기본적인 정책 방향성을 놓고 볼 때 아직 경제적 기회를 보고 미얀마에 관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2025년 군부가 시행하는 선거가 치러지기까지 현재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변화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2025년 이후 미얀마 국내에서 펼쳐질 정치적 시나리오에 따라 한국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이다. 2025년 선거 이후 등장할 정부가 사실상 군부 통치의 연장선에 있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과 입장은 단기적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선거 이후나 이전에 민주화 세력이 군부를 넘어 정권을 장악하고 개혁을 실시한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크게 미얀마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선회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내전 상황, 실패 국가로 귀결된다면 한국의 정책은 전혀 다른 방향, 즉 난민 수용, 내전에 대응한 평화 유지, 미얀마 내 교민 보호 등이 정책의 주된 방향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에 따른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정책과 만나지 않을 수 없다. 시나리오에 따라서 미국과 일본, 한국의 정책은 서로 유사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부문에서 속도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미얀마가 민주화의 방향으로 돌아섰을 때 미얀마의 재건을 위해 혹은 군부 통치하 미얀마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공조가 필요할 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군부 독재가 지속되는 상황이 불리하지 않으며, 이를 최대한 활용해 영향력을 확장하려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세안이 움직이는 방향 역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바, 아세안 국가들과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다만 아세안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수용성이 좀 더 높아 군부 독재가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안정된다면 이 독재 정부를 승인하고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단절된 한-미얀마 관계’와 ‘한-아세안 협력에 포함된 미얀마와의 관계’ 사이에서 생겨나는 모순을 해결할 논리가 필요하다.
이기태
-
향후 미얀마 국내 상황 및 주요국 미얀마 정책을 고려한 한국의 대미얀마 전략
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
김예경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관계, 국제정치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문제의 제기
2. 연구의 목적
3. 연구의 분석틀과 연구 방법
4. 연구의 구성과 한계
제2장 쿠데타 이후 미얀마
1. 2021년 군부 쿠데타 배경 분석
2.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국내 정치와 경제
3. 군부의 대외 관계
4. 소결
제3장 동남아, 미국, 일본의 대미얀마 관계
1. 아세안, 동남아 주요국과 미얀마의 관계
2. 미국과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제재
3. 일본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제재
제4장 중국, 러시아의 대미얀마 관계
1. 중국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관여
2. 러시아와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관여
제5장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시사점
1. 한국과 미얀마의 관계 동학
2. 대미얀마 정책의 환경
3.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제안
4. 소결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간 정부의 출범 등, 오랜 군부 통치를 뒤로 하고 정치적 변화의 희망을 보였다. 그러나 2021년 다시 군부가 정치의 전면에 등장하며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으면서 과거로 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미얀마는 군부의 쿠데타에도 불구하고 군부가 확실히 정권을 잡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민주화로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혼란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닫기
이러한 미얀마의 ‘민주화 역전’에 대해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대해 일제히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군부가 다시 정권을 잡은 미얀마에 강력한 경제제재를 단행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에 민감한 한국, 일본, 그리고 미얀마 문제로 인해 내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아세안과 일부 아세안 회원국 역시 이러한 제재 행렬에 동참하고 있으나, 그 정도는 각 국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이 국가들은 전면적 제재부터 선택적 제재까지 일반적으로 ‘제재’라는 대미얀마 대응을 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며 대체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추진한 유엔(UN) 차원의 제재와 규탄 성명을 무력화하는 등 정치적인 측면에서 미얀마 군부에 대해 더 온건한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미얀마 현재 정치 상황의 빠른 안정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군부의 쿠데타를 ‘국내 정치’로 보고 간섭을 자제하고 있다. 반면에 경제적으로는 미얀마와 협력을 지속 확대하는 추세이다. 특히 러시아는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두 국가는 기본적으로 ‘관여’의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관여는 정도에 따라 선택적 혹은 전면적 양상을 띤다.
한국에 있어 미얀마는 2011년 정치적 자유화 이후 ‘동남아에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국가 차원의 공적 원조도 크게 늘었고 미얀마에 대한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2021년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한국정부는 미얀마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정치적·경제적 관계를 중단한 상태다. ‘전면적인 제재’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히 높은 선택적 제재 조치’를 취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한국의 대아세안 관계, 경제 안보, 공급망 문제, 미얀마에 대한 투자 기회 등의 측면에서 미얀마와 관계를 재개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없는 것도 아니다. 미얀마 군부 통치라는 현실과 미얀마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 사이에 딜레마가 있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외정책이 가진 기본적인 정책 방향성을 놓고 볼 때 아직 경제적 기회를 보고 미얀마에 관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2025년 군부가 시행하는 선거가 치러지기까지 현재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변화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2025년 이후 미얀마 국내에서 펼쳐질 정치적 시나리오에 따라 한국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이다. 2025년 선거 이후 등장할 정부가 사실상 군부 통치의 연장선에 있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과 입장은 단기적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선거 이후나 이전에 민주화 세력이 군부를 넘어 정권을 장악하고 개혁을 실시한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크게 미얀마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선회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내전 상황, 실패 국가로 귀결된다면 한국의 정책은 전혀 다른 방향, 즉 난민 수용, 내전에 대응한 평화 유지, 미얀마 내 교민 보호 등이 정책의 주된 방향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에 따른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정책과 만나지 않을 수 없다. 시나리오에 따라서 미국과 일본, 한국의 정책은 서로 유사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부문에서 속도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미얀마가 민주화의 방향으로 돌아섰을 때 미얀마의 재건을 위해 혹은 군부 통치하 미얀마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공조가 필요할 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군부 독재가 지속되는 상황이 불리하지 않으며, 이를 최대한 활용해 영향력을 확장하려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세안이 움직이는 방향 역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바, 아세안 국가들과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다만 아세안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수용성이 좀 더 높아 군부 독재가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안정된다면 이 독재 정부를 승인하고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단절된 한-미얀마 관계’와 ‘한-아세안 협력에 포함된 미얀마와의 관계’ 사이에서 생겨나는 모순을 해결할 논리가 필요하다.
이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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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미얀마 국내 상황 및 주요국 미얀마 정책을 고려한 한국의 대미얀마 전략
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
김예경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관계, 국제정치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문제의 제기
2. 연구의 목적
3. 연구의 분석틀과 연구 방법
4. 연구의 구성과 한계
제2장 쿠데타 이후 미얀마
1. 2021년 군부 쿠데타 배경 분석
2.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국내 정치와 경제
3. 군부의 대외 관계
4. 소결
제3장 동남아, 미국, 일본의 대미얀마 관계
1. 아세안, 동남아 주요국과 미얀마의 관계
2. 미국과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제재
3. 일본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제재
제4장 중국, 러시아의 대미얀마 관계
1. 중국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관여
2. 러시아와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관여
제5장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시사점
1. 한국과 미얀마의 관계 동학
2. 대미얀마 정책의 환경
3.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제안
4. 소결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간 정부의 출범 등, 오랜 군부 통치를 뒤로 하고 정치적 변화의 희망을 보였다. 그러나 2021년 다시 군부가 정치의 전면에 등장하며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으면서 과거로 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미얀마는 군부의 쿠데타에도 불구하고 군부가 확실히 정권을 잡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민주화로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혼란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닫기
이러한 미얀마의 ‘민주화 역전’에 대해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대해 일제히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군부가 다시 정권을 잡은 미얀마에 강력한 경제제재를 단행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에 민감한 한국, 일본, 그리고 미얀마 문제로 인해 내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아세안과 일부 아세안 회원국 역시 이러한 제재 행렬에 동참하고 있으나, 그 정도는 각 국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이 국가들은 전면적 제재부터 선택적 제재까지 일반적으로 ‘제재’라는 대미얀마 대응을 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며 대체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추진한 유엔(UN) 차원의 제재와 규탄 성명을 무력화하는 등 정치적인 측면에서 미얀마 군부에 대해 더 온건한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미얀마 현재 정치 상황의 빠른 안정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군부의 쿠데타를 ‘국내 정치’로 보고 간섭을 자제하고 있다. 반면에 경제적으로는 미얀마와 협력을 지속 확대하는 추세이다. 특히 러시아는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두 국가는 기본적으로 ‘관여’의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관여는 정도에 따라 선택적 혹은 전면적 양상을 띤다.
한국에 있어 미얀마는 2011년 정치적 자유화 이후 ‘동남아에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국가 차원의 공적 원조도 크게 늘었고 미얀마에 대한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2021년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한국정부는 미얀마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정치적·경제적 관계를 중단한 상태다. ‘전면적인 제재’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히 높은 선택적 제재 조치’를 취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한국의 대아세안 관계, 경제 안보, 공급망 문제, 미얀마에 대한 투자 기회 등의 측면에서 미얀마와 관계를 재개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없는 것도 아니다. 미얀마 군부 통치라는 현실과 미얀마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 사이에 딜레마가 있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외정책이 가진 기본적인 정책 방향성을 놓고 볼 때 아직 경제적 기회를 보고 미얀마에 관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2025년 군부가 시행하는 선거가 치러지기까지 현재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변화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2025년 이후 미얀마 국내에서 펼쳐질 정치적 시나리오에 따라 한국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이다. 2025년 선거 이후 등장할 정부가 사실상 군부 통치의 연장선에 있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과 입장은 단기적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선거 이후나 이전에 민주화 세력이 군부를 넘어 정권을 장악하고 개혁을 실시한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크게 미얀마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선회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내전 상황, 실패 국가로 귀결된다면 한국의 정책은 전혀 다른 방향, 즉 난민 수용, 내전에 대응한 평화 유지, 미얀마 내 교민 보호 등이 정책의 주된 방향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에 따른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정책과 만나지 않을 수 없다. 시나리오에 따라서 미국과 일본, 한국의 정책은 서로 유사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부문에서 속도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미얀마가 민주화의 방향으로 돌아섰을 때 미얀마의 재건을 위해 혹은 군부 통치하 미얀마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공조가 필요할 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군부 독재가 지속되는 상황이 불리하지 않으며, 이를 최대한 활용해 영향력을 확장하려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세안이 움직이는 방향 역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바, 아세안 국가들과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다만 아세안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수용성이 좀 더 높아 군부 독재가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안정된다면 이 독재 정부를 승인하고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단절된 한-미얀마 관계’와 ‘한-아세안 협력에 포함된 미얀마와의 관계’ 사이에서 생겨나는 모순을 해결할 논리가 필요하다. -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주요국의 국내정치 동학과 한국의 경제안보전략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뿐 아니라 지경학적 경합이 심화하면서 경제안보 이슈가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본 연구는 ① 역내 주요 국가의 인도·태평양 전략, 특히 경제안보에 초점을 둔 인도·태평양 전략을 국내정치 요인을 ..
박재적 외 발간일 2023.09.13
경제안보, 정치경제목차닫기국문요약제1장 서론1. 연구 배경, 연구 목적2. 연구의 필요성, 선행연구와의 차별성3. 보고서 구성4. 사례연구 장 구성제2장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그리고 국내정치1. 인도·태평양 공간의 부상과 끼인 국가들의 국제정치 전략2. 경제안보 개념과 구조3. 국내정치와 국제정치의 상호작용, 그리고 경제안보제3장 미국 국내정치와 인도·태평양 경제안보 전략·정책1. 미국의 경제안보 논의: 배경과 정의2. 미국의 경제안보 정책 기조와 주요 국내정치 변수3. 미국의 국내정치 변수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정책에미치는 영향4. 미국 국내정치 변수에 의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정책이 영향을 받은 예5. 미국 국내정치 요소를 고려할 때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정책 전망제4장 일본 국내정치와 인도·태평양 경제안보 전략·정책1. 일본의 경제안보 논의: 배경과 정의2. 일본의 경제안보 정책 기조와 주요 국내정치 변수3. 일본의 국내정치 변수가 일본의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정책에미치는 영향4. 일본 국내정치 변수에 의해 일본의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정책이 영향을 받은 예5. 일본 국내정치 요소를 고려할 때 일본의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정책 전망제5장 호주 국내정치와 인도·태평양 경제안보 전략·정책1. 호주의 경제안보 논의: 배경과 정의2. 호주의 경제안보 정책 기조와 주요 국내정치 변수3. 호주의 국내정치 변수가 호주의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정책에미치는 영향4. 호주 국내정치 변수에 의해 호주의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정책이 영향을 받은 예5. 호주 국내정치 요소를 고려할 때 호주의 인도·태평양 지역경제안보 정책 전망제6장 인도 국내정치와 인도·태평양 경제안보 전략·정책1. 인도의 경제안보 논의: 배경과 정의2. 인도의 경제안보 정책 기조와 주요 국내정치 변수3. 인도의 국내정치 변수가 인도의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정책에미치는 영향4. 인도 국내정치 변수에 의해 인도의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정책이 영향을 받은 예5. 인도 국내정치 요소를 고려할 때 인도의 인도·태평양 지역경제안보 정책 전망제7장 인도네시아 국내정치와 인도·태평양 경제안보 전략·정책1. 인도네시아의 경제안보 논의: 배경과 정의2. 인도네시아의 경제안보 정책 기조와 주요 국내정치 변수3. 인도네시아의 국내정치 변수가 인도네시아의 인도·태평양 지역경제안보 정책에 미치는 영향4. 인도네시아 국내정치 변수에 의해 인도네시아의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정책이 영향을 받은 예5. 인도네시아 국내정치 요소를 고려할 때 인도네시아의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정책 전망제8장 중국 국내정치와 인도·태평양 경제안보 전략·정책1. 중국의 경제안보 논의: 배경과 정의2.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중국의 반(反)인도·태평양 지역외교안보 정책3. 중국 당대회를 통해 본 중국의 반(反)인도·태평양 지역 경제 정책4. 중국의 반(反)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정책 전망제9장 한국의 경제안보전략에 대한 함의1. 장별 요약2. 한국과 양자 관계에서의 함의3.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차원에서 한국에 대한 함의참고문헌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닫기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뿐 아니라 지경학적 경합이 심화하면서 경제안보 이슈가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본 연구는 ① 역내 주요 국가의 인도·태평양 전략, 특히 경제안보에 초점을 둔 인도·태평양 전략을 국내정치 요인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② 주요 국가와의 양자 관계 및 인도·태평양 지역 차원에서 한국이 경제안보 전략 및 정책을 펼치는 데 고려해야 할 사항을 제시한다.이를 위해서 본 연구는 서론을 포함하여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서론에 이어 제2장은 인도·태평양 지역 지정학 및 지경학적 경합의 맥락에서 경제안보를 위치시키고, 경제안보 개념과 담론에 관한 기존 연구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어 국내정치와 국제정치의 상호 작용에 관한 논의를 소개함으로써 이어지는 사례연구의 이론적 맥락을 제시한다.제3장부터 제8장까지는 사례연구이다. 먼저 제3~7장은 국내정치적 환경이 다른 5개국의 경제안보 정책을 분석한다. 5개국 동일하게 ① 국가 X에서 경제안보 논의: 배경과 정의 ② 국가 X의 경제안보 정책 기조 ③ 국가 X의 국내정치 변수가 국가 X의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이후 논의를 검증하기 위해 ④ 국내정치 변수에 의해 국가 X의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정책이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사례 두 가지를 기술한다. 이어 국내정치 요소를 고려할 때 국가 X의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정책을 전망해 본다. 제8장은 중국의 경우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안보전략에 반대하고 있는바, 반(反)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의 관점에서 중국의 접근을 살펴본다.제9장은 제1~8장의 논의로부터 한국의 경제안보전략에 대한 함의를 도출한다. 첫째는 한국과 국가 X 간 양자 차원에서의 고려사항이고, 둘째는 전반적인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의 관점에서 한국에 대한 함의를 살펴본다. -
인도태평양 전략과 신남방정책의 협력 방향
아세안과 인도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이자 세계경제의 성장 엔진으로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지역이다. 한국정부도 2017년 ‘신남방정책’을 발표하고 아세안 및 인도와의 전방위적 협력 강화를 모색해왔다. ..
최인아 외 발간일 2020.12.30
경제협력, 국제정치 인도남아시아목차닫기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2. 연구의 범위와 방법
3. 연구의 구성
4. 연구의 의의와 한계제2장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신남방정책에 대한 함의
1. 인도태평양 전략의 배경과 주요 내용
2. 신남방정책과의 협력 필요성 검토제3장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신남방 주요국의 입장과 대응
1. 아세안의 입장과 대응
2. 인도의 입장과 대응
3. 소결제4장 신남방 주요국에서의 협력수요 분석
1. 경제협력 환경평가 및 협력수요 분석
2. 비전통안보 협력 환경평가 및 협력수요 분석
3. 소결제5장 신남방지역에서의 한ㆍ미 협력 기회 및 방향
1. 경제 분야 협력
2. 비전통안보 분야 협력제6장 결론 및 정책 시사점
1. 전략적 고려사항
2. 주요 정책과제참고문헌
부록
1. 일본의 인태 지역 경제 분야 주요 사업(2019~20년)
2. 호주의 인태 지역 경제 분야 주요 사업
3.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 설문보고서(2020년)
4. 하류메콩이니셔티브(LMI)의 주요 프로젝트
5. 최근 인도의 미국ㆍ호주ㆍ일본과의 주요 합동군사훈련
6. 약어(Acronym)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아세안과 인도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이자 세계경제의 성장 엔진으로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지역이다. 한국정부도 2017년 ‘신남방정책’을 발표하고 아세안 및 인도와의 전방위적 협력 강화를 모색해왔다. 그러나 인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강대국 경쟁이 심화되면서 신남방정책은 다양한 지역 전략과의 관계 설정이라는 도전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특히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하 인태 전략)이 동맹국가들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인태 전략과 신남방정책 간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한국정부는 인태 전략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견지했으나, 2019년 두 정책 간의 ‘조화로운’ 협력을 추진할 것을 발표하고, 경제협력, 거버넌스, 비전통안보 중심의 협력을 모색해나가기로 합의하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인태 전략에 대한 신남방국가들의 입장과 협력수요를 분석하여 인태 전략과 신남방정책 간의 협력 방향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닫기
먼저 2장에서 인태 전략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신남방정책과의 협력 가능성을 고찰하였다. 인태 전략이 기존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과 어떻게 다른지를 분석하고, 인태 전략의 주요 추진 방법과 수단을 살펴보았다. 이후 인태 전략과 신남방정책의 비교를 통해 양 정책 간의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두 정책이 안보 분야에서는 상이한 접근방식을 보이고 있으나, 경제ㆍ사회ㆍ비전통안보 등 비군사적 분야에서는 협력을 추진할 요인이 충분히 있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3장에서는 인태 전략에 대한 신남방국가들의 입장과 대응을 살펴보았다. 인태 전략이 지역 질서를 좌우할 거대 전략임을 고려할 때, 인태 전략에 대한 신남방국가들의 입장 검토는 인태 전략과 신남방정책의 협력을 추진하는 데 선행되어야 할 주요 과제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신남방 주요국의 대미 외교ㆍ안보 및 경제협력 평가를 통해 이들 국가가 인태 전략에 어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지, 인태 전략에 대해 어떠한 선택적 협력을 추진할지를 전망하였다. 먼저 아세안 국가들은 인태 지역에서 미국이 외교ㆍ안보ㆍ경제 등 모든 면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면서도, 중국의 영향력을 고려해 인태 전략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대중국 경제의존도, 중국 위협에 대한 인식도 및 협력 분야의 성격에 따라 인태 전략에 대해 상이한 수준의 협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ㆍ안보 측면에서는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과 많은 갈등을 겪고 있는 베트남이 인태 전략에 가장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으로 전망되며, 싱가포르는 역내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의 안보협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동맹국인 태국과 필리핀은 지난 몇 년간 중국에 기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미국과 현 동맹 관계를 유지하는 선에서 협력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중립 노선을 표명하되, 자국의 해양역량 강화를 위한 선택적 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과의 안보협력 수준이 낮고 중국의 영향권에 놓여 있는 미얀마ㆍ캄보디아ㆍ라오스는 인태 전략에 대해 침묵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 측면에서는 아세안 회원국 모두 인태 전략 이니셔티브를 환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의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를 줄이고 싶어하는데, 인태 전략이 이를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의 경우 미국 인태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서 대중 견제라는 전략적 이해관계 공유를 바탕으로 외교ㆍ안보 및 경제적 측면 모두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세안과 마찬가지로 인도 또한 미국의 인태 전략이 대중국 봉쇄정책으로 발전하는 데는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2020년 6월 국경유혈사태 이후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과의 전략적ㆍ경제적 협력을 보다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아세안과 인도 모두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인태 전략의 배타성에는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세안은 ‘인도ㆍ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AOIP)’ 문서를 통해 인태 지역이 특정국을 배제하지 않는 포용적 협력의 장(場)임을 천명하였으며, 인도 또한 자체적으로 ‘인도태평양 비전’을 제시하며 개방성과 포용성에 기반한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아세안은 인태 지역 협력에 있어 ‘아세안 중심성’을 내세우며 인태 전략의 ‘전략적’ 요소를 상쇄하고자 경제협력, 연계성, 비전통안보 등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신남방국가에서의 한ㆍ미 협력이 포용적인 경제협력과 인간안보 중심의 비전통안보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4장에서는 신남방국가들의 이해에 부합하면서도 한ㆍ미 상호협력이 유망한 경제협력과 비전통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신남방 주요국의 협력수요를 파악하였다. 먼저 디지털,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 대한 주요국의 개발 방향과 전망을 살펴보고, 각국의 분야별 협력수요와 함께 한국과 미국의 협력경쟁력을 분석하였다. 분야별 협력수요와 한ㆍ미의 경쟁력 분석은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경쟁력지수(GCI)를 활용해 신남방 주요국의 분야별 발전 단계를 기준으로, 세계은행(WB), 국제경영개발원(IMD),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에서 발표한 각종 지수 및 데이터를 활용해 분야별 협력수요와 이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협력경쟁력 및 협력점수를 도출하였다. 비전통안보의 경우 그 대상 지역을 아세안으로 한정하고 환경, 재해ㆍ재난, 보건, 해양이라는 네 가지의 큰 주제하에 아세안 지역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하위 주제들을 선정해 구체적인 협력 이슈와 수요를 파악하였다.
5장에서는 3~4장에서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신남방지역에 대한 한ㆍ미 협력 기회를 경제협력과 비전통안보 협력으로 구분해 제시하고, 각 분야별 협력 방향에 대해 제언하였다. 먼저 신남방국가의 대중국 경제의존도, 신남방정책의 극대화, 국별 정책 대응능력과 분야별 개발ㆍ협력 수요 및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베트남ㆍ인도네시아ㆍ인도에 대한 협력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분야별 협력방안으로는 디지털의 경우 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ㆍ필리핀ㆍ태국ㆍ인도에 대한 ICT 인프라 협력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신남방국가의 디지털 제도 수립 및 정책 개선을 중점적으로 지원해 신남방지역의 디지털 표준 수립에 기여해야 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신남방국가 에너지 시스템의 질적 개선과 더불어 재생에너지 규제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협력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효율성 개선에 대한 연도별 목표 설정 및 관련 규제 확립 등에 대한 컨설팅 제공을 시작으로 ‘에너지 시스템 질적 개선에 대한 이니셔티브’를 공동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인프라의 경우 도로 연계성 강화, 수자원 인프라 건설, 전력 설비 확충을 중점 협력 분야로 선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도 개량 및 교통량 계측 프로젝트, 하류 메콩 지역 내 수자원 인프라 구축, 중점 협력국에 대한 한ㆍ미 전력 인프라 공동 데스크 설치를 고려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관련 부처와 미국의 국제금융개발공사(DFC), 인프라 사업 및 지원 네트워크(ITAN), 인도태평양 사업자문기구(TAF) 간 정례 협의를 통해 유망 협력 분야에 대한 구체 사업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비전통안보의 경우 아세안의 협력수요 중 기존에 신남방정책과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협력사업 간의 연계성을 제고하고 한ㆍ미 간 상호보완성이 높은 분야를 선별해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한ㆍ미 주무 부처 간 정책 대화 활성화가 중요하므로 KOICA와 USAID 간 정례협의체 및 특정 분야 협력 증진을 위한 ‘한ㆍ미 상호협력기금’ 설치를 고려해볼 수 있다. 분야별 중점 협력 분야로는 환경 분야의 경우 기후변화 대비 친환경 정책 수립 및 평가 시스템 구축 지원, 아세안 연무관리 로드맵에 대한 단계별 재원 지원, 메콩 지역의 생물다양성 보존 지원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재해ㆍ재난 예방 및 대응과 관련해서는 위성정보를 활용한 메콩 지역 내 홍수ㆍ가뭄 예ㆍ경보 제공 및 홍수 대비 인프라 구축, 아세안의 자연재해 예ㆍ경보 시스템 구축 지원, 인태 지역 구조구난 대응 및 역량 강화 지원 등이 유망 협력 분야로 꼽힌다. 보건 분야에서는 아세안 국가들의 코로나19 대응 및 신종 감염병 예방ㆍ대응 역량 강화를 우선 지원할 필요가 있으며, 해양협력의 경우 해양에서의 구조구난(SAR), HA/DR, 인신매매, 마약 밀매, 소형무기 밀매 등의 초국가적 범죄 대응 및 동남아 국가들의 해양법 집행 역량 강화에 힘쓸 필요가 있다. 특히 동남아 국가들의 해양능력 배양은 아세안의 협력수요가 높은 분야이며, 미국의 전략적 수요에도 어느 정도 부합하기 때문에 한ㆍ미 동맹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결론인 6장에서는 신남방지역 내 한ㆍ미 협력 추진에 있어 한국이 전략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과 중점 정책과제에 대해 논하였다. 먼저 인태 전략에 대한 신남방국가들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신남방정책을 한ㆍ미 동맹 강화의 수단으로 삼기보다는, 신남방정책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인태 전략과 접점이 있는 분야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신남방정책 자원의 한계를 고려하여 큰 틀에서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한국의 역량과 정책자원의 한계를 고려할 때 집중할 대상국이나 분야를 명확히 구분한 후 두 정책 간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인도와의 협력 방향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미국의 인태 전략에서 인도가 갖는 중요성이 매우 높은 반면, 지금까지의 신남방정책은 아세안에 집중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인태 전략과의 협력은 한국의 신남방정책이 인도와의 협력을 보다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스마트시티, 신재생에너지 등 인도가 필요로 하는 특정 분야를 비롯해 인도가 아세안과 추진하는 연계성 강화 프로젝트에 한국과 미국이 협력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보다 큰 틀에서 한국의 경쟁력 제고 및 미국과의 협력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는 디지털 분야 협력 확대를 위한 기반 조성, 스마트시티, 메콩 지역과의 협력, 비전통안보 분야에 대한 협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분야는 한국이 에너지, 인프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신남방지역의 디지털 산업 발전의 가속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미국도 중국의 디지털 실크로드 견제를 위해 신남방지역에 대한 디지털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한국과 미국이 신남방지역의 디지털 표준 및 규범 수립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시티와 메콩 협력의 경우 디지털, 인프라, 에너지, 환경, 재난 대응 등 신남방정책의 3P 각 분야별 요소를 아우를 수 있는 협력사업 발굴이 용이한 분야이다. 비전통안보 협력은 경제협력과 더불어 신남방정책이 인태 전략과 협력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전략적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P 이슈를 종합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영역으로, 향후 신남방정책이 보다 협력을 강화해야 하는 중점과제에 속한다. 특히 아세안의 협력수요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해양협력의 경우,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의 대아세안 안보 협력의 범위를 한층 더 확대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인태 전략에 대한 신남방국가들의 입장과 대응, 3대 경제 분야 및 4대 비전통안보 분야의 협력수요 분석을 바탕으로 인태 전략과 신남방정책 간 협력에 대해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선행연구와 차별성을 갖는다. 2021년 바이든 신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의 인태 전략도 일부 수정될 것으로 전망되나, 인태 전략의 중국 견제 기조와 주요 추진 수단들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제시한 한ㆍ미 협력 방향은 바이든 정부에서도 유효할 것으로 판단되며, 본 연구의 분석 내용들이 신남방지역에 대한 한ㆍ미 협력정책 수립에 유용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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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미얀마 국내 상황 및 주요국 미얀마 정책을 고려한 한국의 대미얀마 전략
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
김예경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관계, 국제정치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문제의 제기
2. 연구의 목적
3. 연구의 분석틀과 연구 방법
4. 연구의 구성과 한계
제2장 쿠데타 이후 미얀마
1. 2021년 군부 쿠데타 배경 분석
2.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국내 정치와 경제
3. 군부의 대외 관계
4. 소결
제3장 동남아, 미국, 일본의 대미얀마 관계
1. 아세안, 동남아 주요국과 미얀마의 관계
2. 미국과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제재
3. 일본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제재
제4장 중국, 러시아의 대미얀마 관계
1. 중국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관여
2. 러시아와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관여
제5장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시사점
1. 한국과 미얀마의 관계 동학
2. 대미얀마 정책의 환경
3.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제안
4. 소결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간 정부의 출범 등, 오랜 군부 통치를 뒤로 하고 정치적 변화의 희망을 보였다. 그러나 2021년 다시 군부가 정치의 전면에 등장하며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으면서 과거로 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미얀마는 군부의 쿠데타에도 불구하고 군부가 확실히 정권을 잡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민주화로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혼란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닫기
이러한 미얀마의 ‘민주화 역전’에 대해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대해 일제히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군부가 다시 정권을 잡은 미얀마에 강력한 경제제재를 단행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에 민감한 한국, 일본, 그리고 미얀마 문제로 인해 내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아세안과 일부 아세안 회원국 역시 이러한 제재 행렬에 동참하고 있으나, 그 정도는 각 국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이 국가들은 전면적 제재부터 선택적 제재까지 일반적으로 ‘제재’라는 대미얀마 대응을 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며 대체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추진한 유엔(UN) 차원의 제재와 규탄 성명을 무력화하는 등 정치적인 측면에서 미얀마 군부에 대해 더 온건한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미얀마 현재 정치 상황의 빠른 안정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군부의 쿠데타를 ‘국내 정치’로 보고 간섭을 자제하고 있다. 반면에 경제적으로는 미얀마와 협력을 지속 확대하는 추세이다. 특히 러시아는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두 국가는 기본적으로 ‘관여’의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관여는 정도에 따라 선택적 혹은 전면적 양상을 띤다.
한국에 있어 미얀마는 2011년 정치적 자유화 이후 ‘동남아에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국가 차원의 공적 원조도 크게 늘었고 미얀마에 대한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2021년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한국정부는 미얀마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정치적·경제적 관계를 중단한 상태다. ‘전면적인 제재’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히 높은 선택적 제재 조치’를 취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한국의 대아세안 관계, 경제 안보, 공급망 문제, 미얀마에 대한 투자 기회 등의 측면에서 미얀마와 관계를 재개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없는 것도 아니다. 미얀마 군부 통치라는 현실과 미얀마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 사이에 딜레마가 있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외정책이 가진 기본적인 정책 방향성을 놓고 볼 때 아직 경제적 기회를 보고 미얀마에 관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2025년 군부가 시행하는 선거가 치러지기까지 현재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변화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2025년 이후 미얀마 국내에서 펼쳐질 정치적 시나리오에 따라 한국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이다. 2025년 선거 이후 등장할 정부가 사실상 군부 통치의 연장선에 있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과 입장은 단기적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선거 이후나 이전에 민주화 세력이 군부를 넘어 정권을 장악하고 개혁을 실시한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크게 미얀마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선회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내전 상황, 실패 국가로 귀결된다면 한국의 정책은 전혀 다른 방향, 즉 난민 수용, 내전에 대응한 평화 유지, 미얀마 내 교민 보호 등이 정책의 주된 방향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에 따른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정책과 만나지 않을 수 없다. 시나리오에 따라서 미국과 일본, 한국의 정책은 서로 유사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부문에서 속도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미얀마가 민주화의 방향으로 돌아섰을 때 미얀마의 재건을 위해 혹은 군부 통치하 미얀마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공조가 필요할 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군부 독재가 지속되는 상황이 불리하지 않으며, 이를 최대한 활용해 영향력을 확장하려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세안이 움직이는 방향 역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바, 아세안 국가들과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다만 아세안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수용성이 좀 더 높아 군부 독재가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안정된다면 이 독재 정부를 승인하고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단절된 한-미얀마 관계’와 ‘한-아세안 협력에 포함된 미얀마와의 관계’ 사이에서 생겨나는 모순을 해결할 논리가 필요하다. -
아세안 주요국의 난민지원정책과 한국에 대한 시사점
근래 지구촌 곳곳에서는 전쟁과 내전이 빈발하고 있고, 최근에는 기후변화의 영향까지 겹쳐 전 지구적 난민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국제적 공조와 협력이 요구되는 현실이다. 그러나 난민사태에 대한 국제적 대응..
전제성 외 발간일 2023.12.30
ODA, 경제협력목차닫기국문요약제1장 서론1.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2. 선행연구 검토3. 연구 방법4. 연구 구성제2장 글로벌 난민 위기와 동남아시아: 역사와 현황1. 열린 지역체계 동남아시아와 난민 위기의 역사적 전개2. 동남아시아 역내 난민 현황3. 동남아시아 난민보호 프레임워크 개관제3장 아세안 주요국의 난민지원정책1. 태국2. 말레이시아3. 인도네시아4. 필리핀5. 캄보디아6. 국가별 사례 비교분석 함의제4장 결론: 한국에 대한 시사점1. 한국 난민지원정책 차원의 함의2. 한국 외교 및 국제개발협력 관련 시사점3. 한국 시민사회의 연대활동 관련 시사점참고문헌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닫기근래 지구촌 곳곳에서는 전쟁과 내전이 빈발하고 있고, 최근에는 기후변화의 영향까지 겹쳐 전 지구적 난민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국제적 공조와 협력이 요구되는 현실이다. 그러나 난민사태에 대한 국제적 대응은 이러한 현실에 적절히 응답하기보다는 오히려 역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호주와 미국 등 전통적인 이민 국가이자 「난민협약」 체약국으로서 난민에게 재정착 기회를 제공해온 서구 국가들에서는 갈수록 난민보호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현저하다. 서구 국가로의 재정착 기회가 무기한 연기됨에 따라 심화한 동남아시아 주요 난민 수용국의 이른바 ‘장기화한 난민 위기’는 1951년 「난민협약」과 1967년 「의정서」를 근간으로 하는 국제난민레짐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난민 문제는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들의 이동에 관한 것이기에 국제적 대응이 요구되는 사안이며, 「난민의 지위에 관한 1951년 협약」(이하 「난민협약」)과 「난민의 지위에 관한 1967년 의정서」(이하 「의정서」)로 대표되는 국제난민법은 그 당위적 필요성을 국제사회가 공유하고 책임을 분담하기 위한 목적에서 마련되었다. 한국 역시 이러한 노력에 동참하여 1991년에 「난민협약」과 「의정서」를 비준하고, 2013년에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국제법 기준에 부합하는 「난민법」을 제정하여 국제난민규범을 제도화하는 등의 선구적 실천도 보여주었다. 2015년부터는 연간 약 30명의 난민을 국내에 재정착시키는 시범사업 또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2018년의 제주도 예멘난민사건이 시사하는바, 국제적 규범과 책임을 이행하는 데 넘어야 할 사회적 벽은 아직 높다. 평균 난민 인정률 또한 2.8%에 불과하여 글로벌 난민보호 책임분담 기여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이 연구의 목적은 한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난민보호에 관한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난민정책을 마련하는 데 참고할 만한 시사점을 찾는 데 있다. 수십 년간 난민과 공존한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은 그 시사점을 탐색하기에 적절한 무대를 제공해줄 수 있다.동남아시아는 주요 난민 발생 지역이자 오랜 기간에 걸쳐 수많은 난민을 수용해왔다는 양면적 특성을 동시에 갖는 지역이다. 동남아시아의 지리환경적 입지를 토대로 형성된 ‘열린 지역체계’로서의 특성이 이러한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배경을 이룬다. 전통 시대 국가 건설 과정에서부터 서구 열강의 침탈과 독립 이후 근대적 국민국가가 수립되는 과정에서 치러야 했던 국가간 전쟁과 내전 등, 외부 세력의 영향과 내적 동인이 교차하는 가운데 동남아시아에서는 수많은 난민이 발생했고, 또한 그 열린 경로를 따라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난민을 받아들였다.이재민과 실향민, 난민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던 오래전부터 동남아시아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들의 이동은 그리 낯선 현상이 아니었다. 근대 국민국가가 형성된 이래 국가간의 경계와 출신지에 따라 사람을 구분하는 태도는 엄격해졌지만, 그런 가운데도 동남아시아 각국은 자국 영토로 들어와 사는 사람들의 존재를 묵인하고 비공식적인 수준에서나마 그들 사회로의 통합도 허용해왔다. 아세안 주요 난민 수용국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들은 「난민협약」과 「의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국제난민레짐의 틀에 비추어서만은 온당히 평가되기 어려운 난민보호의 다른 지평이 고려되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아세안 주요 난민 수용국의 실천이 갖는 함의에 주목하여 우리의 난민정책을 개선하는 데 참조할 시사점을 찾고, 또한 향후 이들 국가와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와 방도를 탐색하고자 한다.본 연구에서 연구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으로 삼은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난민협약」 및 「의정서」 비준 여부로, 이는 국제적 규준의 난민보호 관련 제도화가 일정 수준 이루어졌음을 뜻한다. 이러한 조건에 속하는 국가는 마찬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는 한국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하나는 「난민협약」 및 「의정서」 당사국은 아니나 수십 년간 난민을 받아들인 국가들로, 이 유형에 속하는 국가들의 경우 난민의 지위를 인정하지는 않지만 유엔난민기구(UNHCR: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나 국제이주기구(IOM: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 국내외 시민사회단체 등 비국가행위자에 의한 난민지원은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분적’ 혹은 ‘비공식적’ 난민보호를 제공하는 유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을 적용하여 본 연구에서는 전자의 유형으로 필리핀과 캄보디아를, 후자의 유형으로는 말레이시아와 태국, 인도네시아를 선정하여 총 다섯 개의 아세안 국가를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연구 대상으로 선정한 아세안 5개국의 난민보호 관련 실천이 갖는 함의와 한국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맥락의 대조(contrast of contexts)’ 방법을 통한 비교분석을 시도하였다. 비교분석을 위해 상정한 세 변수는 제도화ㆍ지리환경ㆍ정치체제 변수로, 연구 대상 5개국의 특성을 반영하였다. 먼저 제도화 변수 관련 비교분석은 연구 대상 선정 기준이기도 한 「난민협약」 및 「의정서」 비준 여부가 실질적인 난민보호와 어느 정도나 관련성을 갖는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였다. 두 번째는 지리환경 변수로,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구분하는 일반적인 기준인 대륙부(태국ㆍ캄보디아)와 도서부(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ㆍ필리핀)라는 지리환경적 특성과 난민보호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상정하였다. 지리환경 변수는 난민의 도래와 유출 방식, 규모, 다양성을 설명하는 데 주효하리라 가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정치체제 변수는 민주주의 수준과 난민보호 간의 상관관계를 가정한 것으로, 본 연구 대상 5개국 가운데 태국과 캄보디아는 선거권위주의 체제로, 나머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은 선거민주주의 체제로 구분하여 정치체제 특성이 어떤 측면에서 난민보호와 관련한 실천의 차이로 나타나는지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정치체제 변수는 행위자의 다양성, 시민사회의 자율성, 난민 선호 및 사회통합 등에 영향을 줄 것으로 가정하였다.동남아시아 지역의 난민 문제에 관한 기존 연구는 주로 「난민협약」과 「의정서」 등 국제법 비준 여부에 초점을 맞추어 난민보호 관련 제도화의 취약성을 비판하는 데 주력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이민법에 근거하여 난민 유입을 통제하는 주요 난민 수용국의 접근법을 방어적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이들 국가의 보호가 갖는 의미를 폄훼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아세안 주요국의 난민보호가 갖는 실천을 제도화 수준을 잣대로 평가하는 기존 연구는 중앙정부 외에도 지방정부, 국제기구, 시민사회, 난민주도조직 등 다양한 행위자에 의해 전개된 실천과 성취를 간과한다는 한계를 보인다. 본 연구는 현장 연구를 기반으로 국가 및 비국가행위자를 아우르는 다양한 행위자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면서 제도 및 정책상의 취약성을 극복하여 제한적인 수준에서나마 난민보호를 위한 실천을 전개해왔는지를 살펴본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을 갖는다.이 연구의 핵심 내용을 담고 있는 제3장은 아세안 5개국의 난민 현황과 다양한 행위자 수준에서 이루어진 난민보호 실천 및 그 함의에 관한 분석을 담고 있다. 태국은 지리적 영향으로 인해 주변국에서 발생한 난민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로 꼽힌다. 특히 인도차이나전쟁은 ‘인도적 억제(humane deterrence)’로 요약되는, 오늘날까지 태국 정부가 일관되게 고수하는 난민 대응의 기조가 형성되는 계기가 되었다. 캄보디아 난민이 급증하던 1979년에 제정된 이민법은 국가의 승인 없이 태국으로 들어온 사람 모두를 ‘불법이주민’으로 규정한다. 태국 정부의 이러한 접근법은 인도차이나 난민뿐 아니라 이후 대량 유입된 미얀마 난민을 포함하여 모든 난민에게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태국 정부는 미얀마와 태국의 국경을 따라 늘어선 9개의 난민캠프에 10만여 명에 이르는 미얀마 난민이 살아가는 것을 허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채 불법이주민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난민의 존재를 묵인하는 등의 형태로 난민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다. 비록 「난민협약」은 비준하지 않았지만, 헌법을 비롯한 국내법에 난민보호를 기대할 수 있는 조항을 명문화하고 있고, 다수의 국제인권법을 비준하여 보충적 보호를 제공할 수 있는 법적 여지를 허용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태국은 UNHCR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난민지원 NGOs 등의 접근 또한 허용함으로써 소극적인 수준에서나마 난민을 보호하고 있다. 미얀마 난민사태의 장기화 상황에 대한 대응으로 UNHCR과 미국 등 서구권 국가들이 2000년대 중반에 추진한 제3국 재정착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지방수용위원회(PAB: Provincial Admission Board)를 설치하여 지방정부를 통해 재정착 적격 난민의 등록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를 비롯하여 매따오 클리닉(Mae Tao Clinic)을 위시한 다양한 비국가행위자를 통해 난민에게 보건의료 서비스와 교육을 제공하는 등, 태국은 국가적 수준의 난민보호 제도화는 미흡하나 다양한 방식으로 난민을 보호하고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난민을 받아들이고 있는 국가는 말레이시아이다. 동남아시아 역외로부터 유입되는 난민뿐 아니라 인접 국가, 특히 태국을 거쳐 입국한 미얀마 난민까지 포함하여 말레이시아에는 2022년 기준 13만 4,554명의 난민이 체류하고 있다. 2015년 안다만해 로힝자 난민사태는 말레이시아의 난민지원정책에서 전환점이 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말레이시아 정부는 난민을 위한 영구적 해결 방안(durable solutions for refugees)을 찾기까지 자국 영토에 역내 난민들의 임시 거주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2021년 발발한 미얀마 쿠데타로 인해 말레이시아로 유입되는 난민 수가 급증함에 따라 말레이시아에서 난민 지위를 결정하고 보호하는 주요 주체였던 UNHCR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어 난민 상황이 취약해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말레이시아 역시 태국과 마찬가지로 이민법에 근거하여 난민을 관리하고 있으며, 그 결과 대부분의 난민이 법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채 불법체류자로서 임의 구금과 강제송환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는 실정이다.국제인권법은 「난민협약」을 비준하지 못한 국가들에서 보충적 난민보호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핵심 국제인권법 중 세 개―「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과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철폐에 관한 협약」,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만을 비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각각의 협약에 유보조항을 달아 그 효력을 약화하는 한계를 보인다. 그렇지만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는 국제기구와 다양한 국가기관 및 시민사회가 다양한 대안적 방법을 통해 난민의 권익 향상을 위한 활동을 허용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또한 최근 말레이시아 총리는 공식 석상에서 그동안 ‘불법이주민’으로 규정해 왔던 사람들을 최초로 ‘난민’이라는 용어로 지칭하는 한편, 역내 국가들에 난민 문제에 대한 공조와 협력을 촉구하는 등의 이니셔티브를 보여주고 있다. 2023년 2월, 말레이시아 산업법원이 부당해고와 임금체불 건으로 소를 제기한 난민 노동자에게 승소를 판결한 사건은 법적 지위와 관계없이 근로자로서 난민의 권리를 공식적으로 인정함으로써 난민보호와 관련하여 큰 획을 그은 사건으로 평가된다. 말레이시아는 2023년 상반기 동안 난민, 사형제도, 여성 등 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판결과 법안을 연달아 통과시키는 등의 성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말레이시아가 이룩한 이러한 성취는 「난민협약」 및 국제인권법 등을 근간으로 하는 국제난민레짐 못지않게 한 국가의 민주주의 발전 수준 역시 난민보호와 매우 긴밀한 상관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인도네시아 역시 태국, 말레이시아와 마찬가지로 「난민협약」에 가입하지 않았으며, 별도로 난민법을 제정하지 않은 채 이민법에 근거하여 난민 문제에 대응한다는 점에서 난민보호의 제도화 수준은 매우 취약한 편이다. 하지만 난민에 대해 엄격한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달리 인도네시아는 관용과 공존을 지향하는 정책을 추구한다. 특히 난민지원 관련 국제기구나 단체들과의 협력이 활발하여 부분적 또는 비공식적 난민보호가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보인다. 인도네시아에 소재하는 국제기구 중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기관으로는 UNHCR 인도네시아지부, IOM, 예수회난민지원단체(JRS: Jesuit Refugee Service), 난민권리보호회(SUAKA), 인권활동그룹(HRWG: Human Rights Working Group),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 인도네시아지부 등이 있다.인도네시아는 또한 다수의 국제인권법에 가입한 국가라는 점에서 난민에 대한 보충적 보호를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2009년, 아세안정부간인권위원회(AICHR: ASEAN Intergovernmental Commission on Human Rights) 창설에 기여하고, 유일하게 인권운동가를 정부 대표로 임명한 국가이기도 하다. AICHR은 아세안이 공식적으로 포괄하지 못하는 여러 인권 사안을 다루는 창구로서, 난민 문제 또한 이를 통해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필리핀은 오래전부터 역내외 다수의 국가에서 탈출한 난민을 받아들인 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 역사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후 러시아에서 탈출한 백(白)러시아인의 물결이 당도한 191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로도 필리핀은 아홉 차례에 걸쳐 전 세계 난민을 받아들였으며, 세계사적으로도 매우 이른 시기인 1981년에 「난민협약」과 「의정서」를 비준하였다. 인도차이나 난민 위기 사태 당시에도 필리핀은 총 30만 명에 육박하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 난민을 받아들이기도 했다.필리핀은 「난민협약」 당사국으로서 1988년에 아세안 국가 가운데는 최초로 공식적인 난민심사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필리핀 법무부의 난민 및 무국적자 보호부는 2012년, 난민 지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무국적자 지위 결정에 관한 절차’를 도입하기도 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2022년 3월에는 「난민 및 무국적자 귀화 촉진에 관한 규칙(Rule on Facilitated Naturalization of Refugees and Stateless Persons)」을 제정했는데, 이는 세계 최초로 사법부가 주도하여 난민과 무국적자의 귀화 절차를 간소화하는 데 나선 예로 평가된다.필리핀은 UNHCR이 추진하는 ‘난민과 함께하는 도시(Cities #WithRefugees)’ 캠페인 참여국 중 하나이다. 이는 지방정부 차원에서 국제적 난민보호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는 사례로, 필리핀에서는 2019년부터 13개 도시가 연대 성명서에 서명하여 전 세계 250개 이상의 도시와 함께 난민을 지원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동참하고 있다. 2023년 8월에 필리핀은 ‘새로운 환승 협약(new transit agreement)’에 가입하는 등 국제사회의 난민보호 규범을 이행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에 체류하는 난민 수가 2022년 기준 856명으로 많지 않다는 사실은, 제도화 자체가 난민보호의 충분조건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캄보디아는 과거 인도차이나 난민사태의 한 축을 이루는 대규모 난민을 발생시킨 국가이기는 하나, 필리핀에 이어 1992년 「난민협약」에 가입하고 난민보호와 밀접한 9개 핵심 국제인권법을 모두 비준했거나 서명한 국가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캄보디아는 필리핀에 비견할 만하다. 하지만 2022년 기준 캄보디아에 체류하고 있는 난민 수는 총 24명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베트남전쟁의 여파로 탈출한 베트남 산지인(山地人, Montagnard) 난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1993년 총선거를 통해 새로운 체제가 수립된 이후로도 정치적 불안으로 인해 국내실향민(IDPs)이 대거 발생하는 등 자체적으로 감당해야 할 난민 문제 또한 적지 않다.캄보디아는 헌법에 보편적 인권 보장과 국제법 준수 의지를 표명하고 있고, 2009년에 「난민인정절차 시행령」을 제정하여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수준에서 난민보호를 위한 법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시행령 제정 이후 이전까지 UNHCR이 관할하던 난민지위결정(RSD: Refugee Status Determination) 업무가 캄보디아 정부로 이관되면서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난민지위결정 절차 진행 기간이 매우 지연되고, 정부 차원의 지원 또한 전무하여 난민 신청자의 경제적ㆍ심리적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2009년 위구르족 비호신청자를 중국으로 강제송환한 후 막대한 원조를 수령하고, 이어 2014년에는 호주와 나우루 거류 난민 수용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대가로 5,500만 호주달러를 받는 등 캄보디아는 난민을 경제적 거래의 대상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캄보디아는 JRS를 제외하고는 난민보호 관련 비국가행위자의 활동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 또한 안고 있다.아세안 5개국의 난민보호 실천 사례를 비교분석한 결과, 연구 방법에서 제시한 세 가지 변수는 상당 부분 유효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지리환경적 요인은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높은 난민 수용률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단지 지리적 인접성이라는 차원에서뿐 아니라 대륙부와 도서부 동남아시아가 갖는 사회문화적 특성이 일정 수준 반영되었다는 점에서도 지리환경 변수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특히 말레이시아 사례에서 두드러지는데, 도서부 동남아시아의 특징 중 하나인 이슬람이라는 종교 배경이 미얀마 로힝자족을 비롯한 무슬림 난민을 끌어당기는 흡인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난민 수용국의 경제적 조건은 지리적 접근성 못지않게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국가별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동남아시아 역내 최대 노동력 수입국인 말레이시아와 태국으로 향하는 난민의 흐름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현상은 반대로 「난민협약」 당사국임에도 난민의 취업 기회가 매우 제한적인 필리핀과 캄보디아의 난민 수가 매우 적은 현상을 설명하는 데도 유효하다. 경제변수는 동남아시아의 장기화한 난민 위기 상황과 관련하여 특히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서구권 국가로의 재정착이 기약 없이 지연되는 상황에 대비하여 난민들은 생계유지가 가능한 조건을 찾아 경유지 국가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불법이주민으로서의 불안정한 지위를 감수해야 하는 고충이 있기는 하나 경제적 필요에 따라 이들의 존재를 일정 수준 묵인하는 국가가, 기회 자체를 얻기 힘든 국가보다 선호된다는 사실이 아세안 5개국의 균일하지 않은 난민 분포율에서 확인된다.목숨을 걸고서라도 본국에서 탈출하는 난민으로서는, 단지 생명을 부지하는 것만이 그러한 위험을 무릅쓰는 궁극의 목표는 아닐 것이다. 난민들은 경제적 기회뿐 아니라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와 존엄을 지킬 수 있는 곳, 또는 최소한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갈 여지가 있는 곳을 찾아 이동한다. 난민보호와 민주주의의 관계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아세안 5개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비교한 결과는 이러한 가정을 뒷받침한다.본 연구에서는 태국과 캄보디아를 선거권위주의 체제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선거민주주의 체제 국가로 대별하는 비교분석의 틀을 구상하였다. 이는 선거제도를 갖추었더라도 권위주의 통치가 강성한 경우 이러한 제도의 효과가 제대로 발현되기 어렵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틀은 태국으로 향하는 대규모 난민 이동을 설명하지 못하는 난점을 갖는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선거제도에 국한하지 않고 전반적인 민주주의 수준을 비교하여 난민보호와의 관계를 파악하였다. 민주주의 및 자유지수를 비교한 결과 난민 수용률 및 난민보호 수준 사이에는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틀은 특히 아세안 5개국 가운데 민주주의 지수에서 유일하게 권위주의로 평가된 캄보디아의 저조한 난민보호 현황을 설명하는 데 유효했다. 선거라는 제도 자체는 존재하더라도 집권 정당을 견제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의 활동이 억압되고, 소수자의 권익을 옹호하여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시민사회가 부재하는 환경에서 난민과 같이 취약한 집단에 대한 보호는 기대하기 어렵다. 비록 ‘결함이 있는 민주주의’로 평가되기는 하나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및 필리핀의 경우 난민의 권리 보호를 위한 시민사회 활동이 활발하고, 난민 역시 수동적인 보호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자신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난민보호의 수준은 난민을 받아들이는 국가의 민주주의 발전 수준과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아세안 5개국의 난민보호 실천에 관한 분석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한국 정부의 난민지원정책, 외교 및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 한국 시민사회의 연대활동이라는 세 차원에서의 정책적 시사점을 탐색하였다.1) 한국 난민지원정책 차원의 함의아세안 5개국 사례는 먼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협력체계 구축 및 강화가 난민보호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태국의 경우 국가 차원의 난민심사제도를 갖추고 있지는 않으나 지방수용위원회를 구성하여 난민이 거주하는 지역의 지방정부가 난민의 적격 여부를 심사하고 그에 합당한 지위를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필리핀 또한 ‘보호 대상자를 위한 지방정부 지원에 관한 제안서’를 발표하여 난민보호를 위한 지방정부의 책임과 자율성을 높였다. 필리핀의 13개 도시가 참여하는 UNHCR의 ‘난민과 함께하는 도시(Cities #WithRefugees)’ 캠페인 사례는 난민과 함께 살아가는 지역사회가 자발적으로 나설 때 실질적인 난민보호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난민정책에 관한 지방정부의 자율성 보장은 그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난민보호를 위한 충분한 재원과 지침을 마련하지 않은 채 지방정부에 그 책임만 떠넘긴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지방정부에 자율성을 부여하되, 난민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상호존중을 위한 지침을 마련하고 난민을 수용하는 지역사회에 적절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방법은 정주사회의 부담을 완화하고 수용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아울러 2024년이면 10년이 되는 우리의 재정착 시범사업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고,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우리 사회에 정착할 의지가 높은 난민에 대한 재정착 및 보충적 유입경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는 2015년부터 재정착 시범사업을 통해 연간 약 30명의 난민을 국내에 정착시키고 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태국 매솟의 난민캠프에 거주하던 미얀마 난민을, 2018년부터는 말레이시아 도심 난민을 정착시켰다. 한국 정부는 난민캠프를 따로 두지 않고 도심 지역에 난민을 재정착시키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스스로 생계를 책임지는 도심 난민의 상황이 우리나라의 노동 시장 구조와 비슷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며, 실제로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으로 재정착한 난민들의 경제적 자립도는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사례는 재정착 전 난민들이 살아오던 환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재정착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하지만 아직은 그와 같은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는바, 그 폭을 늘려나가려는 노력이 요구된다.보충적 유입경로를 통한 난민 수용은 근래 크게 주목받고 있는 대안적 해법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난민 유학생을 유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 경로를 통한 보호에 동참하고 있다. 법무부의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도 근로에 기반한 보충적 유입경로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재정착 시범사업과 마찬가지로 현재까지는 그와 같은 기회가 매우 제한적인 수의 난민에게만 주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도 난민이 종사할 수 있는 직업군을 매우 협소하게 제한하고 있어 학력 수준이 높고 전문적인 기술을 갖춘 난민이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난민을 일괄적으로 균일한 집단으로 간주하기보다는 개개인의 역량을 평가하여 적절한 취업 기회를 보장한다면 우리의 외국인력 고용제도가 갖는 한계를 보완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2) 한국 외교 및 국제개발협력 관련 시사점한-아세안 연대구상(Korea-ASEAN Solidarity Initiative)은 한국 정부의 인도ㆍ태평양 전략(Indo-Pacific Strategy) 가운데 동남아시아에 초점을 맞춘 외교정책이다. 이전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비교할 때 한-아세안 연대구상은 ‘가치’와 ‘비전통 안보’를 중시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가치외교’는 자유와 인권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난민 문제를 포괄할 여지가 크다. 비전통 안보에 대한 강조 역시 초국적 이슈로서 국제적 협력과 거버넌스를 요하는 난민 문제에 대한 적절한 접근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난민 문제를 가치외교 및 비전통 안보 외교의 이슈로 상정하여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는데, 동남아시아 난민 문제와 관련한 협의의 경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East Asia Summit), 아세안+3(APT: ASEAN Plus Three) 등의 협의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전 지구적으로 심화하는 난민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난민 발생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난민은 분쟁국이나 취약국에서 발생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분쟁국과 취약국의 사회안정과 경제성장을 위한 국제개발협력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난민 발생의 원인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난민 문제에 대한 범분야(cross-cutting) 접근과 「국제개발협력기본법」, 국제개발협력 관련 제도 및 정책 등을 적절히 활용하여 제도적으로 난민을 적극 수용하고 지원하려는 노력도 요구된다.이러한 맥락에서 한국 정부 또한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개발협력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이 수행한 국제개발협력 프로그램 중 난민 관련 사업은 극히 일부로 확인된다. 현재 일부 공여국에서는 국내 유입 난민 지원 방안 중 하나로 ODA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 또한 난민 문제에 대한 인식 제고와 중장기적 전략 구축을 위해 ODA 활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공여국 내 난민지원 할당금(in-donor refugee costs), IOM, UNHCR 등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협력 확대, 중앙-지방정부 간 유기적인 연대와 협력 등이 있다.3) 한국 시민사회의 연대활동 관련 시사점한국의 시민사회는 1990년대부터 새로운 방식의 국제연대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고, 2000년대부터는 아시아연대운동이 국제활동의 핵심어로 자리하게 되었다. 이주민 보호는 운동의 중요한 축을 이루었으며, 그 보호 대상에는 난민과 비호신청자도 포함된다. 이런 점에서 시민사회 차원의 국제적 연대활동은 난민보호와 관련하여 중요성을 띠는데, 문제는 난민지원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의 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의 비영리 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 관리정보 시스템에 등록된 1만여 개의 단체 가운데 난민지원 활동을 하는 단체는 14개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대부분이 국내 유입 난민을 지원하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어 동남아시아를 비롯하여 많은 난민이 거주하고 있는 현장에 대한 지원활동은 저조한 형편이다. 동남아시아를 경유지로 삼는 난민이 증가하고 또한 대기 상태가 장기화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들을 지원하는 단체의 수를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 하지만 난민 문제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단체 수를 늘려가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보건의료ㆍ교육ㆍ환경ㆍ평화ㆍ여성ㆍ인권운동 단체가 기존의 활동에 난민사업을 하위 범주로 포괄해나갈 필요가 있다.몇 안 되는 단체의 현장지원 활동이 태국 매솟이나 방글라데시의 콕스 바자르와 같이 난민이 밀집된 특정 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점도 우리 시민사회 연대활동의 한계라 할 수 있다. 태국에 입국했던 난민들이 말레이시아로 다시 떠나는 흐름이 말해주듯이 난민들은 계속해서 이동하고 있고, 그 결과 동남아시아 각지에 산재하는 양상을 보인다. 한국 시민사회 역시 이러한 상황에 맞춰 활동 지역을 지리적으로 확산해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동남아시아 현지 난민지원 활동 단체들과의 연대는 활동 지역 확장에 필요한 인적ㆍ물적 자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아울러 정부 재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도를 찾으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난민지원 활동을 하려는 시민사회단체가 자체적으로 난민지원 활동 단체로서의 정체성을 피력하면서 같은 목적을 가진 다른 단체들과 연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난민보호 활동이 점점 더 가시화될 때 정부의 국제개발협력 분야 중 하나로 난민지원이 범주화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본 연구에서 다룬 아세안 국가들의 난민지원단체들이 난민보호를 위해 국제기구 및 정부와 함께하는 삼각협력에 익숙하다는 점 역시 우리 시민사회가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우리나라 시민사회단체들은 국제연대의 일환으로 아시아태평양난민권리네트워크(APRRN: Asia Pacific Refugee Rights Network)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연대의 파급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학계와 유엔 산하 기구들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아울러 난민 심사체계와 인권보호 등 법ㆍ제도 차원의 지원뿐 아니라 보충적 유입경로를 활성화하고 난민 데이터를 수집 및 진단하는 활동을 병행하는 등 다각적이고 포괄적인 난민보호 접근법도 구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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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미얀마 국내 상황 및 주요국 미얀마 정책을 고려한 한국의 대미얀마 전략
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
김예경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관계, 국제정치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문제의 제기
2. 연구의 목적
3. 연구의 분석틀과 연구 방법
4. 연구의 구성과 한계
제2장 쿠데타 이후 미얀마
1. 2021년 군부 쿠데타 배경 분석
2.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국내 정치와 경제
3. 군부의 대외 관계
4. 소결
제3장 동남아, 미국, 일본의 대미얀마 관계
1. 아세안, 동남아 주요국과 미얀마의 관계
2. 미국과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제재
3. 일본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제재
제4장 중국, 러시아의 대미얀마 관계
1. 중국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관여
2. 러시아와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관여
제5장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시사점
1. 한국과 미얀마의 관계 동학
2. 대미얀마 정책의 환경
3.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제안
4. 소결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간 정부의 출범 등, 오랜 군부 통치를 뒤로 하고 정치적 변화의 희망을 보였다. 그러나 2021년 다시 군부가 정치의 전면에 등장하며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으면서 과거로 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미얀마는 군부의 쿠데타에도 불구하고 군부가 확실히 정권을 잡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민주화로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혼란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닫기
이러한 미얀마의 ‘민주화 역전’에 대해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대해 일제히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군부가 다시 정권을 잡은 미얀마에 강력한 경제제재를 단행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에 민감한 한국, 일본, 그리고 미얀마 문제로 인해 내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아세안과 일부 아세안 회원국 역시 이러한 제재 행렬에 동참하고 있으나, 그 정도는 각 국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이 국가들은 전면적 제재부터 선택적 제재까지 일반적으로 ‘제재’라는 대미얀마 대응을 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며 대체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추진한 유엔(UN) 차원의 제재와 규탄 성명을 무력화하는 등 정치적인 측면에서 미얀마 군부에 대해 더 온건한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미얀마 현재 정치 상황의 빠른 안정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군부의 쿠데타를 ‘국내 정치’로 보고 간섭을 자제하고 있다. 반면에 경제적으로는 미얀마와 협력을 지속 확대하는 추세이다. 특히 러시아는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두 국가는 기본적으로 ‘관여’의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관여는 정도에 따라 선택적 혹은 전면적 양상을 띤다.
한국에 있어 미얀마는 2011년 정치적 자유화 이후 ‘동남아에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국가 차원의 공적 원조도 크게 늘었고 미얀마에 대한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2021년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한국정부는 미얀마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정치적·경제적 관계를 중단한 상태다. ‘전면적인 제재’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히 높은 선택적 제재 조치’를 취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한국의 대아세안 관계, 경제 안보, 공급망 문제, 미얀마에 대한 투자 기회 등의 측면에서 미얀마와 관계를 재개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없는 것도 아니다. 미얀마 군부 통치라는 현실과 미얀마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 사이에 딜레마가 있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외정책이 가진 기본적인 정책 방향성을 놓고 볼 때 아직 경제적 기회를 보고 미얀마에 관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2025년 군부가 시행하는 선거가 치러지기까지 현재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변화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2025년 이후 미얀마 국내에서 펼쳐질 정치적 시나리오에 따라 한국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이다. 2025년 선거 이후 등장할 정부가 사실상 군부 통치의 연장선에 있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과 입장은 단기적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선거 이후나 이전에 민주화 세력이 군부를 넘어 정권을 장악하고 개혁을 실시한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크게 미얀마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선회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내전 상황, 실패 국가로 귀결된다면 한국의 정책은 전혀 다른 방향, 즉 난민 수용, 내전에 대응한 평화 유지, 미얀마 내 교민 보호 등이 정책의 주된 방향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에 따른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정책과 만나지 않을 수 없다. 시나리오에 따라서 미국과 일본, 한국의 정책은 서로 유사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부문에서 속도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미얀마가 민주화의 방향으로 돌아섰을 때 미얀마의 재건을 위해 혹은 군부 통치하 미얀마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공조가 필요할 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군부 독재가 지속되는 상황이 불리하지 않으며, 이를 최대한 활용해 영향력을 확장하려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세안이 움직이는 방향 역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바, 아세안 국가들과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다만 아세안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수용성이 좀 더 높아 군부 독재가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안정된다면 이 독재 정부를 승인하고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단절된 한-미얀마 관계’와 ‘한-아세안 협력에 포함된 미얀마와의 관계’ 사이에서 생겨나는 모순을 해결할 논리가 필요하다. -
미얀마 국가협력전략(CPS) 수립을 위한 개발협력방안 연구
2015년부터 미얀마가 제2기 중점협력국으로 새롭게 선정되었다. 미얀마를 중점협력국으로 선정한 배경에는 서방세계의 경제제재 완화 이후 미얀마의 개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점 이외에도 풍부한 자원보유와 향후 발전 잠..
강인수 외 발간일 2015.12.30
경제개발, 경제협력목차닫기국문요약
약어 표기
제1장 서론1. 연구 배경 및 목적
2. 선행연구 및 본 연구의 차별성
3. 본 연구의 한계 및 향후 과제
제2장 미얀마의 개발환경 및 개발수요1. 개발환경과 정치·경제 상황
가. 신정부 출범 이전 정치·경제
나. 신정부 출범 이후 정치 현황
다. 신정부 출범 이후 경제 현황
2. 빈곤감축 전략 및 국가개발계획
가. 각종 지표 현황
나. 빈곤감축 전략
다. 단기 및 장기 국가개발계획
3. 수원국의 수원정책 및 제도적 환경
제3장 우리나라 및 국제사회의 미얀마 지원 현황1. 우리나라의 지원 현황
가. 유상원조
나. 무상원조
2. 주요 공여국 및 다자기구의 지원 현황
가. 주요 공여국(기구) 총괄
나. 주요 공여국의 대(對)미얀마 지원 현황과 전략
다. 주요 공여기관의 대(對)미얀마 지원 현황과 전략
3. 국제사회 지원 사례의 시사점
제4장 우리나라의 미얀마에 대한 무역과 투자 현황1. 한국의 대(對)미얀마 교역 현황과 특징
가. 한국의 대(對)미얀마 교역 현황
나. 한국의 대(對)미얀마 교역 특징
2. 한국의 대(對)미얀마 투자 현황과 특징
가. 대(對)미얀마 외국인투자 현황
나. 한국의 대(對)미얀마 투자 현황과 특징
제5장 우리나라의 개발협력전략1. 중점협력국 진입과 개발협력전략
가. 중점협력국 진입
나. 미얀마에 대한 개발협력전략
2. CPS 작성 방향
가. CPS의 보완 필요성
나. CPS 작성 지침
다. CPS 평가 대비 고려사항
3. 중점분야 선정 방법과 선정 결과
가. 중점분야 선정 방법
나. 중점분야 선정 결과 및 추진 방향
제6장 결론
참고문헌
부록1. CPS 평가틀의 평가기준
2. 2015년 총선 결과
3. 2015년 총선 참가 정당
4. 미얀마의 외국인투자 장려분야 및 제한분야
5. 미얀마의 투자인센티브제도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닫기2015년부터 미얀마가 제2기 중점협력국으로 새롭게 선정되었다. 미얀마를 중점협력국으로 선정한 배경에는 서방세계의 경제제재 완화 이후 미얀마의 개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점 이외에도 풍부한 자원보유와 향후 발전 잠재력이 크다는 점 등이 반영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신규 중점협력국으로 선정된 미얀마를 대상으로 국가협력전략(CPS) 수립 시 고려해야 할 대상국의 기초 환경과 개발 수요, 분야별 개발 현황을 조사·분석하고, 우리나라의 비교우위와 전략적 협력 방향을 연구하여 주요 협력분야에 대한 지원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대상국 현황 및 개발전략·정책 문서, 개발지표 현황 관련 자료 등 관련 문헌을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수원국 정부 관련 부처 및 공여기관, 현지 사업 이행기관과 면담 조사를 실시하여 향후 협력전략 및 지원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유용한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미얀마에 대한 개발협력전략은 기본적으로 한국 ODA의 차별화를 위한 원칙과 틀을 갖추고, 원조효과성과 관련된 국제원조규범에의 부합도를 제고하며, 한국 원조체제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점들을 반영하여 미얀마에 대한 CPS는 지역연구 및 기존 원조성과 분석, 지원 목표와 원칙, 지원 분야 및 이행수단, 포괄적 이슈, 성과관리 시스템 등을 핵심 구성요소로 하여 한국 ODA의 차별적인 특성과 국제원조규범을 반영하도록 작성되어야 한다. 한국의 경제개발 성공 경험을 단순히 경제성장률 제고의 의미로만 해석하지 말고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제도, 사회, 교육 등을 포함한 광의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미얀마에 대한 개발협력전략은 기본적으로 한국의 비교우위를 살릴 수 있으면서 미얀마의 수요를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으로 수립되어야 한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한국의 미얀마에 대한 유무상 통합 원조 중점분야는 △ 농업·농촌 개발 △ 기술직업교육(TVET) △ 교통·전력·통신 등 경제 인프라 구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한 분야를 추가한다면 △ 공공행정 역량 강화 정도가 중점분야가 될 수 있다. 2015년 11월 미얀마 총선에서 국민민주주의연합(NLD)이 압승을 거둠에 따라 커다란 정치적 변화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앞서 제시한 중점분야의 경우 NLD 집권 이후에도 여전히 유효한 분야로 사료된다. -
전략지역 심층연구 논문집 1: 동남아, 인도‧남아시아
이 논문집은 신흥경제국에 대한 국내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수행한 2013년 [전략지역 심층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발간되었습니다. 논문집에는 동남아, 인도, 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인식의 지평을 ..
장준영 외 발간일 2013.12.30
경제관계, 경제협력목차머리말닫기
1. 미얀마의 종족과 종교갈등: 역사적 전개와 신정부의 대응
∙장준영_한국외국어대학교 동남아연구소 연구원
2. 미얀마 신문에 나타난 한국과 일본의 국가 이미지 비교: 협력국 대 동반자 국가
∙신진영_한국외국어대학교 북벵골만 연구사업단 연구교수
3. 미얀마 종족갈등과 민주주의: 이중과제와 권력공유제도
∙홍재우_인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4. 아세안경제공동체 추진 현황과 과제: ‘단일시장과 단일생산기지’를 중심으로
∙김형종_창원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5. 라오스 WTO 가입 과정과 주요 과제
∙이요한_라오스 수파누봉(Souphanovong)대학교 교수
6. 아편, 주석, 고무: 페낭 화인사회의 형성과 전개, 1786~1941
∙강희정_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 교수
7. 한국의 대(對)인도 FDI가 양국간 산업 내 무역에 미친 영향 분석
∙이순철_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8. 인도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전략: 기호학 분석을 중심으로
∙이지석_세명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
9. 인도 모바일 앱 사용자의 충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
∙이명무_경희대학교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10. 탈냉전 이후 적대적 분할국의 핵확산 연구: 파키스탄과 북한을 중심으로
∙라윤도_건양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KIEP 전략지역심층연구 발간자료 목록(2011~13년)국문요약닫기이 논문집은 신흥경제국에 대한 국내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수행한 2013년 [전략지역 심층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발간되었습니다. 논문집에는 동남아, 인도, 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인식의 지평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10편의 논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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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외교정책의 변화와 주요국과의 관계
이 연구의 목적은 독립 이후 미얀마 외교정책의 변화와 발전 과정을 정권별로 분류하고, 각 정권에서 나타난 외교 관계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일차 목적이 있다. 나아가 2011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개혁개방의 원인 가운데 지금까지의 외교정책과의 ..
장준영 발간일 2012.12.31
경제개방, 경제개혁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2. 분석틀
3. 기존 문헌의 검토 및 연구의 구성
제2장 민간정부 외교정책과 변화(1948~1962)
1. 비동맹중립노선의 수립
2. 자유주의권과의 관계: 미국, 인도, 유럽
3. 사회주의권과의 관계: 중국, 소련 및 위성국가
4. 소결: 방어적 비동맹중립외교
제3장 군부정권 시기 외교정책과 변화(1962~1988)
1. 버마식 사회주의와 군부의 외교관
2. 자유주의권과의 관계: 미국, 인도, 유럽
3. 사회주의권과의 관계: 중국, 소련 및 위성국가
4. 소결: 공세적 비동맹중립외교
제4장 신군부정권 시기 외교정책과 변화(1988~2010)
1. 탈냉전과 신군부의 인식 변화
2. 주변국(정권 지지 국가) 관계: 중국, 인도, 아세안
3. 강대국(정권 반대 국가) 관계: 미국, 유럽연합
4. 소결: 방어적 비동맹중립외교
제5장 신정부 시기 외교정책과 변화(2011~현재)
1. 개혁개방과 헤징전략
2. 정권 지지 국가와의 관계: 중국, 인도, 아세안
3. 강대국(정권 반대 국가) 관계: 미국, 유럽연합
4. 소결: 공세적 비동맹중립외교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닫기이 연구의 목적은 독립 이후 미얀마 외교정책의 변화와 발전 과정을 정권별로 분류하고, 각 정권에서 나타난 외교 관계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일차 목적이 있다. 나아가 2011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개혁개방의 원인 가운데 지금까지의 외교정책과의 개연성을 추출하고, 신정부에서 추진하는 외교정책의 노선과 그 방향을 토대로 외교정책의 변화를 추측하는 데 이차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이 연구는 미얀마 외교정책을 정치인 개인 수준, 국가적 수준, 국가 간 수준 등 세 시각에 따라 진행되었다.
미얀마 외교정책의 기조는 비동맹중립노선으로서 독립운동가들의 정치사상, 독립 이후 미얀마를 둘러싼 지정학적 상황 등 정치인 개인 수준과 국가 간 수준이 결정 요인이었다. 특히 불교, 인문주의, 사회주의의 등 정치사상은 국가적 수준의 외교정책 요인을 흡수하는 양상을 보였다.
냉전 종식 이전까지 미얀마는 동서 양 진영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국가의 재건과 경제발전을 위해 외부세계의 원조를 즉각적으로 수용하는 편승 전략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미국, 소련, 중국 등 강대국은 미얀마를 자국의 영향 하에 두기 위해 물적 지원뿐만 아니라 이념까지 수출했다. 그중 미얀마 외교정책의 최우선 국가인 중국은 1960년대 문화혁명의 영향권을 미얀마까지 확장함으로써 따라 양국 간 긴장관계를 고조시키기도 했다. 이 틈을 타 소련이 미얀마 진출 전략을 가시화하는 등 냉전 시기 미얀마를 둘러싼 강대국의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미얀마는 1971년 비동맹회담에서 탈퇴하는 등 국제 질서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처하면서 비동맹중립노선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대응했다.
냉전 종식 직후 출범한 미얀마 신군부정권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은 정권에 대한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고, 1993년부터 경제제재를 포함한 포괄적 제재를 실시했다. 정권 유지를 최대 철학이자 목적으로 삼고 있는 신군부는 서방의 압력을 돌파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밀월 관계로 발전했다. 한편, 신군부는 비자유주의권 국가들과 복교 또는 수교를 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미얀마의 편을 들어 줄 수 있는 국가들과의 느슨한 연대를 지향했다.
외연을 확대한 외교 전략과 관계없이 미얀마의 대 중국 의존도는 심화되었다. 1997년 ‘건설적 개입’으로 미얀마를 가입시켰던 아세안도 2006년 미얀마의 아세안 의장국 수임을 두고 찬반양론으로 분열되었다. 이에 반해 중국은 미얀마 문제가 국제적으로 공론화될 때마다 미얀마를 비호했고, 정치적 보은 차원에서 미얀마의 천연자원을 획득하여 자국의 경제발전 환경을 구축하는 정경분리의 원칙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2007년 미국이 주도한 미얀마 문제의 유엔 안보리 상정, 같은 해 8월 발생한 샤프란혁명, 2008년 마웅에 당시 군사평의회 부의장의 중국 방문 등은 중국에 대한 미얀마의 입장이 변화하는 결정적 계기였다. 다시 말해 중국은 자국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미얀마를 지렛대로 활용했고, 미얀마 신군부정권에 대한 서방의 압력과 비난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입장으로 변화했다.
군부 통치로 인한 피로감과 정권 붕괴의 위기감은 미얀마 군부의 통치 형태를 변화시켰고, 종국에는 2011년 신정부의 출범 뒤 전례 없는 개혁개방으로 이어졌다. 그중 편승과 고립을 반복하던 외교정책은 미얀마의 지정학적 가치를 앞세운 헤징전략으로 변화했다. 이제 불확실한 지역 구도하에 미얀마는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세력균형을 유지하며 자국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채택할 것이다. 이에 반해 미국은 미얀마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며 중국을 직접적으로 견제하고, 중국은 미얀마에 대한 현재의 정책을 변함없이 유지하며 미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할 것이다. -
미얀마 사회문화·정치와 발전잠재력
2011년 민정출범을 계기로 미얀마의 정치경제환경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 미얀마는 풍부한 노동력과 넓은 영토에 매장된 각종 천연자원에도 불구하고 군부독재와 국제적 고립으로 인해 오랫동안 경제발전을 이루지 못한 국가였다. 그러나 2010년 총..
오윤아 외 발간일 2011.12.30
경제개발, 경제협력목차닫기국문요약
제1장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2. 연구의 내용과 구성제2장 미얀마 사회와 문화: 이데올로기와 국민통합
1. 사회문화적 특징: 다양한 종족과 종교
2. 사회문화와 경제발전
가. 불교문화와 경제발전: 불교도 경제
나. 사회주의와 경제발전: 버마식 사회주의
3. 사회문화와 국민통합
가. 종교적 요인과 갈등의 기원
나. 최근 갈등 양상과 해결책: 제2차 삥롱회담의 시도
4. 소결제3장 미얀마 사회문화와 인적자원: 발전잠재력과 현황
1. 미얀마의 전통문화와 인적자원
가. 인적자원 투자에 기여하는 문화적 규범
나. 인적투자에 기여하는 문화ㆍ제도적 기반: 수도원ㆍ종교 학교
다. 개발협력에 대한 시사점
2. 미얀마 인적자원 현황
가. 인구
나. 교육
3. 고용과 해외이주노동
가. 고용
나. 해외이주노동
4. 소결제4장 신정부 출범 이후 개혁개방과 향후 전망
1. 정치 분야 개혁
가. 정치권력의 이동
나. 정치적 자유화와 정치활동 기회 보장
다. 국민화해와 국가통합
2. 경제 분야 개혁
가. 경제 자유화
나. 환율 개혁
다. 국영기업의 민영화
3. 개혁개방의 함의와 향후 전망
가. 개혁개방의 원인과 배경
나. 가능성과 한계
4. 소결제5장 신정부 출범 이후 외교정책 변화와 향후 전망
1. 미얀마 외교정책의 다변화
2. 서방세계의 대미얀마 외교정책
가. 미국
나. EU
3. 주변국가
가. 중국
나. 인도
4. 소결제6장 결 론
참고문헌
부 록
Ⅰ. 미얀마 현대정치사
Ⅱ. 미얀마 신정부 인사 프로필 및 정치 분야 중요 발표문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2011년 민정출범을 계기로 미얀마의 정치경제환경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 미얀마는 풍부한 노동력과 넓은 영토에 매장된 각종 천연자원에도 불구하고 군부독재와 국제적 고립으로 인해 오랫동안 경제발전을 이루지 못한 국가였다. 그러나 2010년 총선을 계기로 탄생한 민간정부가 군부의 정치적 영향력이 상당한 상황에서도 미얀마 안팎의 예상을 뒤엎고 적극적이고 신속한 정치개혁을 펼치고 있다. 경제가 정치에 종속되어 있는 미얀마의 상황에서 이러한 정치적 변화는 오랫동안 가능성만으로 남아 있던 미얀마의 개방과 경제발전이 이제 가능하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미얀마의 국내적 변화는 최근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동아시아 복귀외교,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 신흥지역의 경제적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국제적 맥락과 맞물려 더욱더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닫기
본 보고서는 이러한 시점에서 미얀마의 발전잠재력을 기존 연구와 다른 시각에서 분석하였다. 기존의 미얀마에 대한 관심이 천연자원이나 산업 분야 중심이었다면 본 연구는 전통적인 사회문화와 현재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정치상황을 통해 전환점에 선 미얀마의 경제발전 잠재력을 살펴보았다. 본 연구는 크게 1부와 2부로 나누어 2장과 3장이 포함되어 있는 1부에서는 미얀마의 사회문화가 경제발전에 어떻게 기여 또는 저해를 해왔는지 분석하였다. 이어 4장과 5장으로 이루어진 2부에서는 미얀마의 경제발전이 사실상 정치적 상황에 의해 결정되어온 역사적 상황을 감안하여 최근 진행되는 개혁개방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미얀마 사회문화의 근간을 형성하는 불교와 종족다양성은 1948년 독립 이후 미얀마의 근대적 정치발전과 경제성장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불교와 전근대적 왕권개념이 독립 이후 미얀마 통치자들의 정치관과 경제정책에 정치이데올로기로 작용하여 비합리적인 경제정책을 낳았다. 정치엘리트들은 불교를 그대로 경제정책에 적용하는 과오를 범했고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근대적 권력개념과 같은 비현실적이고, 비상식적인 문화적 개념을 이용하였다. 경제민족주의를 내세운 군부정권에 들어서도 불교는 정치의 전면에 등장했고, 추가로 경직된 군사문화가 사회 전반에 침투함에 따라 국가구조의 왜곡은 강화되었다. 불교와 버마족 위주로 근대국가를 건설하려고 한 중앙정부의 정책에 대해 소수종족들은 크게 반발하였고, 이는 국민국가 달성에 큰 위협요소로 작용했다. 이후 내전과 이에 따른 물리력에 의해 현재 국가구조에 강제통합된 소수종족의 중앙정부에 대한 반감은 뿌리를 내릴 정도로 고착화되었다.
한편 미얀마의 사회문화는 인적자원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발전잠재력에 큰 기여를 해왔다. 불교와 같은 제도종교를 중심으로 미얀마의 사회문화는 인적자원을 강조하는 문화적 규범과 종교학교라는 제도적 기반을 통해 비우호적인 정치경제적 환경에서도 미얀마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적자원을 보유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기초적 문해력을 제외한 미얀마의 인적자원 현황은 투자부족으로 낙후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 자원의 투입과 제도적 개선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미얀마의 인적자원은 급속히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2011년 초 신정부 출범 이후 정치개혁 및 경제개혁도 예상외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신정부가 출범했을 당시 개혁개방에 대한 기대가 낮았던 것이 사실이나 이후 아웅산수찌와 떼인세인 대통령의 만남, 아웅산수찌의 경제개혁 포럼과 같은 주요 정부행사 참석, 대규모 정치범 사면, 아웅산수찌의 정치적 복권과 일반 시민들의 정치활동 기회 확대 등 정치개혁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치개혁과 함께 미얀마 정치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인 소수민족 문제에 있어서도 신정부는 소수종족 반군단체와 정전협상을 새롭게 시도하였다. 그러나 정부와 소수민족 간 불신이 깊고, 신헌법에 따라 새롭게 재정된 국경수비대로의 편입을 주요 반군단체들이 거부하고 있으며, 보다 근본적으로 중앙ㆍ지방 간의 권력분배에 대해 중앙정부와 소수민족단체들의 입장이 상이하기 때문에 정전협상과 이를 발판으로 하는 국민통합의 여정은 험난하다.
경제 분야 개혁개방은 시장자유화 조치와 민간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2010년 총선 이후 본격화되고 있다. 먼저 경제특구법과 외국인투자법이 신설 및 개정되고 있는 더웨(Dawei) 심해항구 관련 특별법이 2011년 통과되었고 이어 본격적인 경제자유화를 위한 경제특구법이 발표되었다. 또한 1988년 도입되었으나 사문화되었던 외국인투자법이 대폭 수정되고 있고 미얀마투자위원회도 재정비되었다. 미얀마 경제개혁의 가장 큰 이슈인 환율 개혁은 신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국제통화기금(IMF) 작업반을 초청하여 문제해결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2011년 10월 시중 민간은행에 1962년 군사쿠데타 이후 최초로 합법적인 환전기능을 허용하였고 미얀마 국영은행의 해외지점 개설도 추진될 예정이다. 신정부는 또한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2010년 천연가스 충전소 및 주요소 매각에 이어 일부 제철소, 부동산 등 15개 정부 부서 소유의 75개 국영기업의 민영화가 예상된다.
미얀마가 당초 예상과 달리 급속한 개혁개방을 추구하게 된 원인은 떼인세인 대통령의 개혁의지, 개혁파로 변신한 군부의 성향 변화, 딴쉐 전 의장의 출구전략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군부 내 강경파의 존재와 아웅산수찌의 정치적 역할, 군부의 기득권 유지와 같은 변수에 따라 개혁개방의 방향과 속도, 지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의 개혁개방은 대외관계 개선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미얀마가 2014년 ASEAN 의장국을 수임하고자 한 것은 ASEAN 내 입지와 발언권을 강화하고, 국가의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여 국내정치에서 현 정권의 입지를 강화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또한 서방세계의 경제제재를 돌파하고, 중국 의존도 일색의 외교관계의 청산 등 지속적인 국가발전의 걸림돌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개혁개방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서방세계의 대미얀마 봉쇄전략으로 인해 미얀마 군사정권은 정권 유지를 위해 친중 구도의 외교정책을 실시했고, 이는 권력층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반중국 정서로 발전하였다. 동아시아의 경제발전을 모델로 자국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인도도 미얀마를 선점한 중국으로 인해 별다른 경제적ㆍ안보적 이득을 누리지 못했다.
그러나 “아시아 복귀 외교”를 주창한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미얀마의 개혁개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힐러리 클린턴 장관이 미얀마를 전격적으로 방문함으로써 미얀마를 둘러싼 지역구도는 급변하게 되었다. 미얀마는 클린턴 장관의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 외교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트고, 궁극적으로 경제제재 해제를 유인함으로써 지속적인 개혁개방을 추진하겠다는 야심찬 의도를 보였다. 이에 반해 중국은 지금까지 누려온 미얀마 내 특권을 두고 미국, 미국과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지게 되었다.
한국으로서는 미얀마의 사회문화와 최근의 정치상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양국간 경제협력을 위해 다음의 사항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첫째, 한국의 발전경험을 바탕으로 미얀마 정책결정자들의 경제개발분야 역량강화에 대한 지원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독립 이후 미얀마의 국가지도층은 경제정책 수립에 있어 합리적인 정책결정보다는 전근대적 권력개념이나 종교에 바탕을 둔 정치이데올로기에 우선순위를 두었다. 본격적인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전문관료의 역량을 높이는 것이 필요한데, 한국은 미얀마 전문관료의 역량강화 측면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미얀마 측의 수요도 있으므로 한국정부와 국책연구기관, 학계가 미얀마 정부와 협력을 추진하여 발전잠재력의 실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한국이 미얀마의 자원개발, 사회간접자본 건설과 관련된 협력을 추진하는 경우 미얀마의 민족갈등 문제가 심각함을 이해해야 한다. 이 분야의 개발과정에서 소수민족과 버마족의 갈등을 촉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향후 경제개발이 본격화되면 천연자원이 많이 매장되어 있는 국경지역에서 자원과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불가피할 수 있다.
셋째, 미얀마의 정치개혁이 본격화되면 서방국가들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본격적인 국제개발협력이 재개되어 주요국뿐만 아니라 신흥국과의 경쟁이 예상된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지도층과 일반 대중들이 한국의 경제성장과 대중문화에 큰 호감을 가지고 있고 한국의 미얀마에 대한 지정학적 이해가 상대적으로 부재하다고 미얀마에서 인식되고 있어 향후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얀마 진출에 매우 우호적인 환경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미얀마에 대한 개발협력은 이러한 전략적 특수성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넷째, 국내정치와 맞물린 대외관계 개선이 미국과 EU의 경제제재 해제로 이어지면 미얀마에서 자원개발과 저임노동력을 이용한 생산기지 건설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해빙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많은 한국기업들이 현지방문을 통해 미얀마 진출을 타진했으나 2011년 전반기에 개혁개방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사업개시로 이어지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변화상황을 고려하여 보다 적극적인 투자지원책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 -
2010년 총선 이후 미얀마 체제 변동 전망과 그에 따른 한국의 진출 전략
본 보고서는 2011년 새롭게 출범할 미얀마 신정부의 대내외 정책과 미얀마에 대한 주요국의 외교정책 변화 가능성을 검증하여 한국의 대응과 미얀마 진출 전략을 모색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본 보고서에서는 1990년 이래 20년 만에 치러..
장준영 발간일 2010.12.30
경제발전, 경제전망목차닫기국문요약
제1장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2. 기존 논의의 검토
3. 연구의 범위와 보고서의 구성
가. 연구 범위와 방법
나. 보고서의 구성제2장 미얀마 개관
1. 자연 및 인문환경
가. 자연환경
나. 인문환경
2. 최근 정치 및 경제동향
가. 정치동향
나. 경제동향
3. 미얀마의 대외관계와 한국․미얀마 외교관계
가. 미얀마 대외관계
나. 한국․미얀마 관계제3장 미얀마 총선과 체제변동
1. 총선 개요
가. 역대 총선과 특징
나. 신헌법 작성과 국민투표
다. 2010년 총선 일정
2. 총선 준비 과정과 선거운동
가. 총선 관련 법령 공포
나. 군부의 선거 참여
다. NLD의 선택과 향후 행보
라. 총선에 관한 국제사회의 반응과 미얀마의 대응
3. 총선의 의의 및 향후 정국변화 전망
가. 총선결과 분석
나. 국제사회의 반응
다. 향후 군부의 행보 및 신정부 구성 전망제4장 미얀마의 경제개혁과 한국․미얀마 경제교류
1. 미얀마 경제의 특성 및 장단점
가. 주요 경제정책 및 산업구조
나. 미얀마 경제의 장점
다. 미얀마 경제의 단점
2. 국영기업의 민영화 추진 정도 및 전망
가. 국영기업과 군부의 경제권 장악
나. 국영기업의 민영화 추진 현황
다. 민영화 평가와 향후 전망
3. 한국․미얀마의 경제 관계
가. 한국․미얀마 교역동향
나. 산업별 투자동향
다. 한국․미얀마 경제협의체 평가제5장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 변화와 한국의 대응
1.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 변화 가능성 점검
2. 정권지지국가
가. 중국
나. 인도
다. 아세안 및 아세안 회원국
3. 정권반대국가
가. 미국
나. 유럽연합
다. 일본
4. 한국의 대응과 미얀마 진출 전략 점검
가. 한국의 대응 전략 설정
나. 진출 유망분야 및 전략 점검제6장 결 론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부록
국문요약닫기본 보고서는 2011년 새롭게 출범할 미얀마 신정부의 대내외 정책과 미얀마에 대한 주요국의 외교정책 변화 가능성을 검증하여 한국의 대응과 미얀마 진출 전략을 모색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본 보고서에서는 1990년 이래 20년 만에 치러진 미얀마 총선 과정과 결과 분석, 총선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반응과 미얀마의 대응, 총선을 앞둔 미얀마의 경제개혁을 민영화에 맞춰 분석하고 전망하며, 한국과 미얀마의 외교 및 경제교류 현안을 점검한다. 미얀마의 대외 정책 변화,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 변화 가능성과 함께 한국과 미얀마 관계의 현안을 바탕으로 향후 한국의 대응과 미얀마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본 보고서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이번 총선은 2008년 신헌법이 국민투표에서 통과된 이후부터 비민주적이고 자유롭지 못하고 불공정하며 모든 구성원이 참여할 수 없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고, 3월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선거정국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은 바뀌지 않았다. 1990년 총선에서 승리한 국민민주주의연합(NLD), 샨민족민주주의연합(SNLD) 등 주요 정당이 정당 등록을 하지 않았고, 아웅산수찌(Aung San Suu Kyi)를 포함한 2,100명에 이르는 정치범들은 입후보뿐만 아니라 투표 행위 자체가 금지된 선거제도가 도입되었다.
친군부 인사로만 구성된 선거위원회, 갖은 규제와 독소조항이 포함된 선거 관련 법령의 제정 및 공포, 현 정부 구성원들이 참여한 정부 여당의 구성 등 이번 선거는 정부가 주창한 자유롭고 공정한 다당제 민주체계에 의한 총선이 아니라 정부 주도의 관권선거라고 평가할 수 있다.
총선의 정통성이 크게 훼손된 것은 사실이지만 출범할 신정부는 지역환경적 측면에서 정통성을 보장받을 가능성이 농후하고, 중립적인 입장을 지키던 국가들이 미얀마와 협력 또는 현지 진출 노선을 채택할 수 있다. 국내적으로 최소한 군사평의회에 의해 국가질서가 유지되는 군부정권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게 된 신정부는 집권을 위해서 현재와 같이 물리력에 의존하고 폐쇄적인 전략을 고수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신정부는 구성원 면에서 큰 변화가 없지만 국영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탈피하여 민영화와 향후 시장개방을 추진하여 경제발전을 통한 물질적 혜택과 복지를 국민에게 전시함으로써 집권의 명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총선 실시와 결과에 대한 주요국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으며, 이런 구도는 향후 미얀마에 대한, 그리고 미얀마의 외교정책 변화를 암시한다. 거시적 측면에서 정권지지국가와 정권반대국가의 대미얀마 정책은 변함없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지만 주목할 점은 미얀마의 외교정책 변화이다. 미얀마 총선과 신정부를 지지할 가능성이 큰 주변 주요국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이뤄졌던 미얀마의 자원개발에 대한 주도적인 참여와 미얀마 해상을 중심으로 한 지역 패권 장악을 목적으로 현재보다 공세적이고 적극적인 외교전략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얀마는 자국의 지정⋅지경학적 가치를 극대화하고 국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지금까지 주변강대국에 의존한 외교정책 대신 다각화된 외교노선을 통해 세력균형자로서의 위상을 제고할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도 현재까지 중립적인 대미얀마 전략을 대폭 수정하여 신흥시장으로 떠오르는 미얀마를 선점하는 데 일익을 담당해야 하며, 지역 패권 경쟁의 관찰자가 되기보다 미얀마를 중심으로 한 아세안과의 관계 증진에 매진함으로써 중국과 인도를 견제할 수 있는 대안 세력으로 부상할 필요가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지속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국익 제고, 대외 이미지 개선, 평화롭고 조화로운 지역질서를 창출하는 선진외교에 기여하는 방안이자 아시아 중견국가로서의 위상을 확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정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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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미얀마 국내 상황 및 주요국 미얀마 정책을 고려한 한국의 대미얀마 전략
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
김예경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관계, 국제정치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문제의 제기
2. 연구의 목적
3. 연구의 분석틀과 연구 방법
4. 연구의 구성과 한계
제2장 쿠데타 이후 미얀마
1. 2021년 군부 쿠데타 배경 분석
2.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국내 정치와 경제
3. 군부의 대외 관계
4. 소결
제3장 동남아, 미국, 일본의 대미얀마 관계
1. 아세안, 동남아 주요국과 미얀마의 관계
2. 미국과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제재
3. 일본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제재
제4장 중국, 러시아의 대미얀마 관계
1. 중국과 미얀마의 관계: 선택적 관여
2. 러시아와 미얀마의 관계: 전면적 관여
제5장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시사점
1. 한국과 미얀마의 관계 동학
2. 대미얀마 정책의 환경
3.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 제안
4. 소결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본 연구에서는 한국정부의 대미얀마 정책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미얀마의 정치·경제 상황과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전략을 도출하였다. 미얀마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개혁, 2015년 이후 민간 정부의 출범 등, 오랜 군부 통치를 뒤로 하고 정치적 변화의 희망을 보였다. 그러나 2021년 다시 군부가 정치의 전면에 등장하며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으면서 과거로 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미얀마는 군부의 쿠데타에도 불구하고 군부가 확실히 정권을 잡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민주화로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혼란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닫기
이러한 미얀마의 ‘민주화 역전’에 대해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대해 일제히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군부가 다시 정권을 잡은 미얀마에 강력한 경제제재를 단행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에 민감한 한국, 일본, 그리고 미얀마 문제로 인해 내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아세안과 일부 아세안 회원국 역시 이러한 제재 행렬에 동참하고 있으나, 그 정도는 각 국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이 국가들은 전면적 제재부터 선택적 제재까지 일반적으로 ‘제재’라는 대미얀마 대응을 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며 대체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추진한 유엔(UN) 차원의 제재와 규탄 성명을 무력화하는 등 정치적인 측면에서 미얀마 군부에 대해 더 온건한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미얀마 현재 정치 상황의 빠른 안정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군부의 쿠데타를 ‘국내 정치’로 보고 간섭을 자제하고 있다. 반면에 경제적으로는 미얀마와 협력을 지속 확대하는 추세이다. 특히 러시아는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두 국가는 기본적으로 ‘관여’의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관여는 정도에 따라 선택적 혹은 전면적 양상을 띤다.
한국에 있어 미얀마는 2011년 정치적 자유화 이후 ‘동남아에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국가 차원의 공적 원조도 크게 늘었고 미얀마에 대한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2021년 군부에 의한 쿠데타 이후 한국정부는 미얀마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정치적·경제적 관계를 중단한 상태다. ‘전면적인 제재’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히 높은 선택적 제재 조치’를 취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한국의 대아세안 관계, 경제 안보, 공급망 문제, 미얀마에 대한 투자 기회 등의 측면에서 미얀마와 관계를 재개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없는 것도 아니다. 미얀마 군부 통치라는 현실과 미얀마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 사이에 딜레마가 있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외정책이 가진 기본적인 정책 방향성을 놓고 볼 때 아직 경제적 기회를 보고 미얀마에 관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2025년 군부가 시행하는 선거가 치러지기까지 현재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을 변화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2025년 이후 미얀마 국내에서 펼쳐질 정치적 시나리오에 따라 한국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이다. 2025년 선거 이후 등장할 정부가 사실상 군부 통치의 연장선에 있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과 입장은 단기적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선거 이후나 이전에 민주화 세력이 군부를 넘어 정권을 장악하고 개혁을 실시한다면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크게 미얀마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선회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내전 상황, 실패 국가로 귀결된다면 한국의 정책은 전혀 다른 방향, 즉 난민 수용, 내전에 대응한 평화 유지, 미얀마 내 교민 보호 등이 정책의 주된 방향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에 따른 한국의 대미얀마 정책은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의 정책과 만나지 않을 수 없다. 시나리오에 따라서 미국과 일본, 한국의 정책은 서로 유사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부문에서 속도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미얀마가 민주화의 방향으로 돌아섰을 때 미얀마의 재건을 위해 혹은 군부 통치하 미얀마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공조가 필요할 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군부 독재가 지속되는 상황이 불리하지 않으며, 이를 최대한 활용해 영향력을 확장하려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세안이 움직이는 방향 역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바, 아세안 국가들과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다만 아세안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수용성이 좀 더 높아 군부 독재가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안정된다면 이 독재 정부를 승인하고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단절된 한-미얀마 관계’와 ‘한-아세안 협력에 포함된 미얀마와의 관계’ 사이에서 생겨나는 모순을 해결할 논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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