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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주요국의 난민지원정책과 한국에 대한 시사점
근래 지구촌 곳곳에서는 전쟁과 내전이 빈발하고 있고, 최근에는 기후변화의 영향까지 겹쳐 전 지구적 난민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국제적 공조와 협력이 요구되는 현실이다. 그러나 난민사태에 대한 국제적 대응..
전제성 외 발간일 2023.12.30
ODA, 경제협력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제1장 서론1.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2. 선행연구 검토3. 연구 방법4. 연구 구성제2장 글로벌 난민 위기와 동남아시아: 역사와 현황1. 열린 지역체계 동남아시아와 난민 위기의 역사적 전개2. 동남아시아 역내 난민 현황3. 동남아시아 난민보호 프레임워크 개관제3장 아세안 주요국의 난민지원정책1. 태국2. 말레이시아3. 인도네시아4. 필리핀5. 캄보디아6. 국가별 사례 비교분석 함의제4장 결론: 한국에 대한 시사점1. 한국 난민지원정책 차원의 함의2. 한국 외교 및 국제개발협력 관련 시사점3. 한국 시민사회의 연대활동 관련 시사점참고문헌Executive Summary국문요약근래 지구촌 곳곳에서는 전쟁과 내전이 빈발하고 있고, 최근에는 기후변화의 영향까지 겹쳐 전 지구적 난민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국제적 공조와 협력이 요구되는 현실이다. 그러나 난민사태에 대한 국제적 대응은 이러한 현실에 적절히 응답하기보다는 오히려 역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호주와 미국 등 전통적인 이민 국가이자 「난민협약」 체약국으로서 난민에게 재정착 기회를 제공해온 서구 국가들에서는 갈수록 난민보호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현저하다. 서구 국가로의 재정착 기회가 무기한 연기됨에 따라 심화한 동남아시아 주요 난민 수용국의 이른바 ‘장기화한 난민 위기’는 1951년 「난민협약」과 1967년 「의정서」를 근간으로 하는 국제난민레짐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난민 문제는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들의 이동에 관한 것이기에 국제적 대응이 요구되는 사안이며, 「난민의 지위에 관한 1951년 협약」(이하 「난민협약」)과 「난민의 지위에 관한 1967년 의정서」(이하 「의정서」)로 대표되는 국제난민법은 그 당위적 필요성을 국제사회가 공유하고 책임을 분담하기 위한 목적에서 마련되었다. 한국 역시 이러한 노력에 동참하여 1991년에 「난민협약」과 「의정서」를 비준하고, 2013년에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국제법 기준에 부합하는 「난민법」을 제정하여 국제난민규범을 제도화하는 등의 선구적 실천도 보여주었다. 2015년부터는 연간 약 30명의 난민을 국내에 재정착시키는 시범사업 또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2018년의 제주도 예멘난민사건이 시사하는바, 국제적 규범과 책임을 이행하는 데 넘어야 할 사회적 벽은 아직 높다. 평균 난민 인정률 또한 2.8%에 불과하여 글로벌 난민보호 책임분담 기여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이 연구의 목적은 한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난민보호에 관한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난민정책을 마련하는 데 참고할 만한 시사점을 찾는 데 있다. 수십 년간 난민과 공존한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은 그 시사점을 탐색하기에 적절한 무대를 제공해줄 수 있다.동남아시아는 주요 난민 발생 지역이자 오랜 기간에 걸쳐 수많은 난민을 수용해왔다는 양면적 특성을 동시에 갖는 지역이다. 동남아시아의 지리환경적 입지를 토대로 형성된 ‘열린 지역체계’로서의 특성이 이러한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배경을 이룬다. 전통 시대 국가 건설 과정에서부터 서구 열강의 침탈과 독립 이후 근대적 국민국가가 수립되는 과정에서 치러야 했던 국가간 전쟁과 내전 등, 외부 세력의 영향과 내적 동인이 교차하는 가운데 동남아시아에서는 수많은 난민이 발생했고, 또한 그 열린 경로를 따라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난민을 받아들였다.이재민과 실향민, 난민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던 오래전부터 동남아시아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들의 이동은 그리 낯선 현상이 아니었다. 근대 국민국가가 형성된 이래 국가간의 경계와 출신지에 따라 사람을 구분하는 태도는 엄격해졌지만, 그런 가운데도 동남아시아 각국은 자국 영토로 들어와 사는 사람들의 존재를 묵인하고 비공식적인 수준에서나마 그들 사회로의 통합도 허용해왔다. 아세안 주요 난민 수용국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들은 「난민협약」과 「의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국제난민레짐의 틀에 비추어서만은 온당히 평가되기 어려운 난민보호의 다른 지평이 고려되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아세안 주요 난민 수용국의 실천이 갖는 함의에 주목하여 우리의 난민정책을 개선하는 데 참조할 시사점을 찾고, 또한 향후 이들 국가와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와 방도를 탐색하고자 한다.본 연구에서 연구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으로 삼은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난민협약」 및 「의정서」 비준 여부로, 이는 국제적 규준의 난민보호 관련 제도화가 일정 수준 이루어졌음을 뜻한다. 이러한 조건에 속하는 국가는 마찬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는 한국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하나는 「난민협약」 및 「의정서」 당사국은 아니나 수십 년간 난민을 받아들인 국가들로, 이 유형에 속하는 국가들의 경우 난민의 지위를 인정하지는 않지만 유엔난민기구(UNHCR: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나 국제이주기구(IOM: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 국내외 시민사회단체 등 비국가행위자에 의한 난민지원은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분적’ 혹은 ‘비공식적’ 난민보호를 제공하는 유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을 적용하여 본 연구에서는 전자의 유형으로 필리핀과 캄보디아를, 후자의 유형으로는 말레이시아와 태국, 인도네시아를 선정하여 총 다섯 개의 아세안 국가를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연구 대상으로 선정한 아세안 5개국의 난민보호 관련 실천이 갖는 함의와 한국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맥락의 대조(contrast of contexts)’ 방법을 통한 비교분석을 시도하였다. 비교분석을 위해 상정한 세 변수는 제도화ㆍ지리환경ㆍ정치체제 변수로, 연구 대상 5개국의 특성을 반영하였다. 먼저 제도화 변수 관련 비교분석은 연구 대상 선정 기준이기도 한 「난민협약」 및 「의정서」 비준 여부가 실질적인 난민보호와 어느 정도나 관련성을 갖는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였다. 두 번째는 지리환경 변수로,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구분하는 일반적인 기준인 대륙부(태국ㆍ캄보디아)와 도서부(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ㆍ필리핀)라는 지리환경적 특성과 난민보호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상정하였다. 지리환경 변수는 난민의 도래와 유출 방식, 규모, 다양성을 설명하는 데 주효하리라 가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정치체제 변수는 민주주의 수준과 난민보호 간의 상관관계를 가정한 것으로, 본 연구 대상 5개국 가운데 태국과 캄보디아는 선거권위주의 체제로, 나머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은 선거민주주의 체제로 구분하여 정치체제 특성이 어떤 측면에서 난민보호와 관련한 실천의 차이로 나타나는지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정치체제 변수는 행위자의 다양성, 시민사회의 자율성, 난민 선호 및 사회통합 등에 영향을 줄 것으로 가정하였다.동남아시아 지역의 난민 문제에 관한 기존 연구는 주로 「난민협약」과 「의정서」 등 국제법 비준 여부에 초점을 맞추어 난민보호 관련 제도화의 취약성을 비판하는 데 주력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이민법에 근거하여 난민 유입을 통제하는 주요 난민 수용국의 접근법을 방어적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이들 국가의 보호가 갖는 의미를 폄훼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아세안 주요국의 난민보호가 갖는 실천을 제도화 수준을 잣대로 평가하는 기존 연구는 중앙정부 외에도 지방정부, 국제기구, 시민사회, 난민주도조직 등 다양한 행위자에 의해 전개된 실천과 성취를 간과한다는 한계를 보인다. 본 연구는 현장 연구를 기반으로 국가 및 비국가행위자를 아우르는 다양한 행위자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면서 제도 및 정책상의 취약성을 극복하여 제한적인 수준에서나마 난민보호를 위한 실천을 전개해왔는지를 살펴본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을 갖는다.이 연구의 핵심 내용을 담고 있는 제3장은 아세안 5개국의 난민 현황과 다양한 행위자 수준에서 이루어진 난민보호 실천 및 그 함의에 관한 분석을 담고 있다. 태국은 지리적 영향으로 인해 주변국에서 발생한 난민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로 꼽힌다. 특히 인도차이나전쟁은 ‘인도적 억제(humane deterrence)’로 요약되는, 오늘날까지 태국 정부가 일관되게 고수하는 난민 대응의 기조가 형성되는 계기가 되었다. 캄보디아 난민이 급증하던 1979년에 제정된 이민법은 국가의 승인 없이 태국으로 들어온 사람 모두를 ‘불법이주민’으로 규정한다. 태국 정부의 이러한 접근법은 인도차이나 난민뿐 아니라 이후 대량 유입된 미얀마 난민을 포함하여 모든 난민에게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태국 정부는 미얀마와 태국의 국경을 따라 늘어선 9개의 난민캠프에 10만여 명에 이르는 미얀마 난민이 살아가는 것을 허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채 불법이주민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난민의 존재를 묵인하는 등의 형태로 난민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다. 비록 「난민협약」은 비준하지 않았지만, 헌법을 비롯한 국내법에 난민보호를 기대할 수 있는 조항을 명문화하고 있고, 다수의 국제인권법을 비준하여 보충적 보호를 제공할 수 있는 법적 여지를 허용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태국은 UNHCR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난민지원 NGOs 등의 접근 또한 허용함으로써 소극적인 수준에서나마 난민을 보호하고 있다. 미얀마 난민사태의 장기화 상황에 대한 대응으로 UNHCR과 미국 등 서구권 국가들이 2000년대 중반에 추진한 제3국 재정착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지방수용위원회(PAB: Provincial Admission Board)를 설치하여 지방정부를 통해 재정착 적격 난민의 등록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를 비롯하여 매따오 클리닉(Mae Tao Clinic)을 위시한 다양한 비국가행위자를 통해 난민에게 보건의료 서비스와 교육을 제공하는 등, 태국은 국가적 수준의 난민보호 제도화는 미흡하나 다양한 방식으로 난민을 보호하고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난민을 받아들이고 있는 국가는 말레이시아이다. 동남아시아 역외로부터 유입되는 난민뿐 아니라 인접 국가, 특히 태국을 거쳐 입국한 미얀마 난민까지 포함하여 말레이시아에는 2022년 기준 13만 4,554명의 난민이 체류하고 있다. 2015년 안다만해 로힝자 난민사태는 말레이시아의 난민지원정책에서 전환점이 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말레이시아 정부는 난민을 위한 영구적 해결 방안(durable solutions for refugees)을 찾기까지 자국 영토에 역내 난민들의 임시 거주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2021년 발발한 미얀마 쿠데타로 인해 말레이시아로 유입되는 난민 수가 급증함에 따라 말레이시아에서 난민 지위를 결정하고 보호하는 주요 주체였던 UNHCR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어 난민 상황이 취약해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말레이시아 역시 태국과 마찬가지로 이민법에 근거하여 난민을 관리하고 있으며, 그 결과 대부분의 난민이 법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채 불법체류자로서 임의 구금과 강제송환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는 실정이다.국제인권법은 「난민협약」을 비준하지 못한 국가들에서 보충적 난민보호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핵심 국제인권법 중 세 개―「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과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철폐에 관한 협약」,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만을 비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각각의 협약에 유보조항을 달아 그 효력을 약화하는 한계를 보인다. 그렇지만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는 국제기구와 다양한 국가기관 및 시민사회가 다양한 대안적 방법을 통해 난민의 권익 향상을 위한 활동을 허용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또한 최근 말레이시아 총리는 공식 석상에서 그동안 ‘불법이주민’으로 규정해 왔던 사람들을 최초로 ‘난민’이라는 용어로 지칭하는 한편, 역내 국가들에 난민 문제에 대한 공조와 협력을 촉구하는 등의 이니셔티브를 보여주고 있다. 2023년 2월, 말레이시아 산업법원이 부당해고와 임금체불 건으로 소를 제기한 난민 노동자에게 승소를 판결한 사건은 법적 지위와 관계없이 근로자로서 난민의 권리를 공식적으로 인정함으로써 난민보호와 관련하여 큰 획을 그은 사건으로 평가된다. 말레이시아는 2023년 상반기 동안 난민, 사형제도, 여성 등 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판결과 법안을 연달아 통과시키는 등의 성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말레이시아가 이룩한 이러한 성취는 「난민협약」 및 국제인권법 등을 근간으로 하는 국제난민레짐 못지않게 한 국가의 민주주의 발전 수준 역시 난민보호와 매우 긴밀한 상관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인도네시아 역시 태국, 말레이시아와 마찬가지로 「난민협약」에 가입하지 않았으며, 별도로 난민법을 제정하지 않은 채 이민법에 근거하여 난민 문제에 대응한다는 점에서 난민보호의 제도화 수준은 매우 취약한 편이다. 하지만 난민에 대해 엄격한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달리 인도네시아는 관용과 공존을 지향하는 정책을 추구한다. 특히 난민지원 관련 국제기구나 단체들과의 협력이 활발하여 부분적 또는 비공식적 난민보호가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보인다. 인도네시아에 소재하는 국제기구 중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기관으로는 UNHCR 인도네시아지부, IOM, 예수회난민지원단체(JRS: Jesuit Refugee Service), 난민권리보호회(SUAKA), 인권활동그룹(HRWG: Human Rights Working Group),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 인도네시아지부 등이 있다.인도네시아는 또한 다수의 국제인권법에 가입한 국가라는 점에서 난민에 대한 보충적 보호를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2009년, 아세안정부간인권위원회(AICHR: ASEAN Intergovernmental Commission on Human Rights) 창설에 기여하고, 유일하게 인권운동가를 정부 대표로 임명한 국가이기도 하다. AICHR은 아세안이 공식적으로 포괄하지 못하는 여러 인권 사안을 다루는 창구로서, 난민 문제 또한 이를 통해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필리핀은 오래전부터 역내외 다수의 국가에서 탈출한 난민을 받아들인 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 역사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후 러시아에서 탈출한 백(白)러시아인의 물결이 당도한 191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로도 필리핀은 아홉 차례에 걸쳐 전 세계 난민을 받아들였으며, 세계사적으로도 매우 이른 시기인 1981년에 「난민협약」과 「의정서」를 비준하였다. 인도차이나 난민 위기 사태 당시에도 필리핀은 총 30만 명에 육박하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 난민을 받아들이기도 했다.필리핀은 「난민협약」 당사국으로서 1988년에 아세안 국가 가운데는 최초로 공식적인 난민심사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필리핀 법무부의 난민 및 무국적자 보호부는 2012년, 난민 지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무국적자 지위 결정에 관한 절차’를 도입하기도 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2022년 3월에는 「난민 및 무국적자 귀화 촉진에 관한 규칙(Rule on Facilitated Naturalization of Refugees and Stateless Persons)」을 제정했는데, 이는 세계 최초로 사법부가 주도하여 난민과 무국적자의 귀화 절차를 간소화하는 데 나선 예로 평가된다.필리핀은 UNHCR이 추진하는 ‘난민과 함께하는 도시(Cities #WithRefugees)’ 캠페인 참여국 중 하나이다. 이는 지방정부 차원에서 국제적 난민보호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는 사례로, 필리핀에서는 2019년부터 13개 도시가 연대 성명서에 서명하여 전 세계 250개 이상의 도시와 함께 난민을 지원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동참하고 있다. 2023년 8월에 필리핀은 ‘새로운 환승 협약(new transit agreement)’에 가입하는 등 국제사회의 난민보호 규범을 이행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에 체류하는 난민 수가 2022년 기준 856명으로 많지 않다는 사실은, 제도화 자체가 난민보호의 충분조건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캄보디아는 과거 인도차이나 난민사태의 한 축을 이루는 대규모 난민을 발생시킨 국가이기는 하나, 필리핀에 이어 1992년 「난민협약」에 가입하고 난민보호와 밀접한 9개 핵심 국제인권법을 모두 비준했거나 서명한 국가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캄보디아는 필리핀에 비견할 만하다. 하지만 2022년 기준 캄보디아에 체류하고 있는 난민 수는 총 24명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베트남전쟁의 여파로 탈출한 베트남 산지인(山地人, Montagnard) 난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1993년 총선거를 통해 새로운 체제가 수립된 이후로도 정치적 불안으로 인해 국내실향민(IDPs)이 대거 발생하는 등 자체적으로 감당해야 할 난민 문제 또한 적지 않다.캄보디아는 헌법에 보편적 인권 보장과 국제법 준수 의지를 표명하고 있고, 2009년에 「난민인정절차 시행령」을 제정하여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수준에서 난민보호를 위한 법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시행령 제정 이후 이전까지 UNHCR이 관할하던 난민지위결정(RSD: Refugee Status Determination) 업무가 캄보디아 정부로 이관되면서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난민지위결정 절차 진행 기간이 매우 지연되고, 정부 차원의 지원 또한 전무하여 난민 신청자의 경제적ㆍ심리적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2009년 위구르족 비호신청자를 중국으로 강제송환한 후 막대한 원조를 수령하고, 이어 2014년에는 호주와 나우루 거류 난민 수용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대가로 5,500만 호주달러를 받는 등 캄보디아는 난민을 경제적 거래의 대상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캄보디아는 JRS를 제외하고는 난민보호 관련 비국가행위자의 활동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 또한 안고 있다.아세안 5개국의 난민보호 실천 사례를 비교분석한 결과, 연구 방법에서 제시한 세 가지 변수는 상당 부분 유효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지리환경적 요인은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높은 난민 수용률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단지 지리적 인접성이라는 차원에서뿐 아니라 대륙부와 도서부 동남아시아가 갖는 사회문화적 특성이 일정 수준 반영되었다는 점에서도 지리환경 변수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특히 말레이시아 사례에서 두드러지는데, 도서부 동남아시아의 특징 중 하나인 이슬람이라는 종교 배경이 미얀마 로힝자족을 비롯한 무슬림 난민을 끌어당기는 흡인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난민 수용국의 경제적 조건은 지리적 접근성 못지않게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국가별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동남아시아 역내 최대 노동력 수입국인 말레이시아와 태국으로 향하는 난민의 흐름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현상은 반대로 「난민협약」 당사국임에도 난민의 취업 기회가 매우 제한적인 필리핀과 캄보디아의 난민 수가 매우 적은 현상을 설명하는 데도 유효하다. 경제변수는 동남아시아의 장기화한 난민 위기 상황과 관련하여 특히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서구권 국가로의 재정착이 기약 없이 지연되는 상황에 대비하여 난민들은 생계유지가 가능한 조건을 찾아 경유지 국가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불법이주민으로서의 불안정한 지위를 감수해야 하는 고충이 있기는 하나 경제적 필요에 따라 이들의 존재를 일정 수준 묵인하는 국가가, 기회 자체를 얻기 힘든 국가보다 선호된다는 사실이 아세안 5개국의 균일하지 않은 난민 분포율에서 확인된다.목숨을 걸고서라도 본국에서 탈출하는 난민으로서는, 단지 생명을 부지하는 것만이 그러한 위험을 무릅쓰는 궁극의 목표는 아닐 것이다. 난민들은 경제적 기회뿐 아니라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와 존엄을 지킬 수 있는 곳, 또는 최소한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갈 여지가 있는 곳을 찾아 이동한다. 난민보호와 민주주의의 관계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아세안 5개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비교한 결과는 이러한 가정을 뒷받침한다.본 연구에서는 태국과 캄보디아를 선거권위주의 체제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선거민주주의 체제 국가로 대별하는 비교분석의 틀을 구상하였다. 이는 선거제도를 갖추었더라도 권위주의 통치가 강성한 경우 이러한 제도의 효과가 제대로 발현되기 어렵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틀은 태국으로 향하는 대규모 난민 이동을 설명하지 못하는 난점을 갖는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선거제도에 국한하지 않고 전반적인 민주주의 수준을 비교하여 난민보호와의 관계를 파악하였다. 민주주의 및 자유지수를 비교한 결과 난민 수용률 및 난민보호 수준 사이에는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틀은 특히 아세안 5개국 가운데 민주주의 지수에서 유일하게 권위주의로 평가된 캄보디아의 저조한 난민보호 현황을 설명하는 데 유효했다. 선거라는 제도 자체는 존재하더라도 집권 정당을 견제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의 활동이 억압되고, 소수자의 권익을 옹호하여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시민사회가 부재하는 환경에서 난민과 같이 취약한 집단에 대한 보호는 기대하기 어렵다. 비록 ‘결함이 있는 민주주의’로 평가되기는 하나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및 필리핀의 경우 난민의 권리 보호를 위한 시민사회 활동이 활발하고, 난민 역시 수동적인 보호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자신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난민보호의 수준은 난민을 받아들이는 국가의 민주주의 발전 수준과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아세안 5개국의 난민보호 실천에 관한 분석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한국 정부의 난민지원정책, 외교 및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 한국 시민사회의 연대활동이라는 세 차원에서의 정책적 시사점을 탐색하였다.1) 한국 난민지원정책 차원의 함의아세안 5개국 사례는 먼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협력체계 구축 및 강화가 난민보호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태국의 경우 국가 차원의 난민심사제도를 갖추고 있지는 않으나 지방수용위원회를 구성하여 난민이 거주하는 지역의 지방정부가 난민의 적격 여부를 심사하고 그에 합당한 지위를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필리핀 또한 ‘보호 대상자를 위한 지방정부 지원에 관한 제안서’를 발표하여 난민보호를 위한 지방정부의 책임과 자율성을 높였다. 필리핀의 13개 도시가 참여하는 UNHCR의 ‘난민과 함께하는 도시(Cities #WithRefugees)’ 캠페인 사례는 난민과 함께 살아가는 지역사회가 자발적으로 나설 때 실질적인 난민보호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난민정책에 관한 지방정부의 자율성 보장은 그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난민보호를 위한 충분한 재원과 지침을 마련하지 않은 채 지방정부에 그 책임만 떠넘긴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지방정부에 자율성을 부여하되, 난민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상호존중을 위한 지침을 마련하고 난민을 수용하는 지역사회에 적절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방법은 정주사회의 부담을 완화하고 수용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아울러 2024년이면 10년이 되는 우리의 재정착 시범사업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고,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우리 사회에 정착할 의지가 높은 난민에 대한 재정착 및 보충적 유입경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는 2015년부터 재정착 시범사업을 통해 연간 약 30명의 난민을 국내에 정착시키고 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태국 매솟의 난민캠프에 거주하던 미얀마 난민을, 2018년부터는 말레이시아 도심 난민을 정착시켰다. 한국 정부는 난민캠프를 따로 두지 않고 도심 지역에 난민을 재정착시키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스스로 생계를 책임지는 도심 난민의 상황이 우리나라의 노동 시장 구조와 비슷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며, 실제로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으로 재정착한 난민들의 경제적 자립도는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사례는 재정착 전 난민들이 살아오던 환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재정착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하지만 아직은 그와 같은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는바, 그 폭을 늘려나가려는 노력이 요구된다.보충적 유입경로를 통한 난민 수용은 근래 크게 주목받고 있는 대안적 해법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난민 유학생을 유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 경로를 통한 보호에 동참하고 있다. 법무부의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도 근로에 기반한 보충적 유입경로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재정착 시범사업과 마찬가지로 현재까지는 그와 같은 기회가 매우 제한적인 수의 난민에게만 주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도 난민이 종사할 수 있는 직업군을 매우 협소하게 제한하고 있어 학력 수준이 높고 전문적인 기술을 갖춘 난민이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난민을 일괄적으로 균일한 집단으로 간주하기보다는 개개인의 역량을 평가하여 적절한 취업 기회를 보장한다면 우리의 외국인력 고용제도가 갖는 한계를 보완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2) 한국 외교 및 국제개발협력 관련 시사점한-아세안 연대구상(Korea-ASEAN Solidarity Initiative)은 한국 정부의 인도ㆍ태평양 전략(Indo-Pacific Strategy) 가운데 동남아시아에 초점을 맞춘 외교정책이다. 이전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비교할 때 한-아세안 연대구상은 ‘가치’와 ‘비전통 안보’를 중시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가치외교’는 자유와 인권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난민 문제를 포괄할 여지가 크다. 비전통 안보에 대한 강조 역시 초국적 이슈로서 국제적 협력과 거버넌스를 요하는 난민 문제에 대한 적절한 접근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난민 문제를 가치외교 및 비전통 안보 외교의 이슈로 상정하여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는데, 동남아시아 난민 문제와 관련한 협의의 경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East Asia Summit), 아세안+3(APT: ASEAN Plus Three) 등의 협의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전 지구적으로 심화하는 난민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난민 발생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난민은 분쟁국이나 취약국에서 발생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분쟁국과 취약국의 사회안정과 경제성장을 위한 국제개발협력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난민 발생의 원인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난민 문제에 대한 범분야(cross-cutting) 접근과 「국제개발협력기본법」, 국제개발협력 관련 제도 및 정책 등을 적절히 활용하여 제도적으로 난민을 적극 수용하고 지원하려는 노력도 요구된다.이러한 맥락에서 한국 정부 또한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개발협력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이 수행한 국제개발협력 프로그램 중 난민 관련 사업은 극히 일부로 확인된다. 현재 일부 공여국에서는 국내 유입 난민 지원 방안 중 하나로 ODA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 또한 난민 문제에 대한 인식 제고와 중장기적 전략 구축을 위해 ODA 활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공여국 내 난민지원 할당금(in-donor refugee costs), IOM, UNHCR 등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협력 확대, 중앙-지방정부 간 유기적인 연대와 협력 등이 있다.3) 한국 시민사회의 연대활동 관련 시사점한국의 시민사회는 1990년대부터 새로운 방식의 국제연대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고, 2000년대부터는 아시아연대운동이 국제활동의 핵심어로 자리하게 되었다. 이주민 보호는 운동의 중요한 축을 이루었으며, 그 보호 대상에는 난민과 비호신청자도 포함된다. 이런 점에서 시민사회 차원의 국제적 연대활동은 난민보호와 관련하여 중요성을 띠는데, 문제는 난민지원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의 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의 비영리 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 관리정보 시스템에 등록된 1만여 개의 단체 가운데 난민지원 활동을 하는 단체는 14개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대부분이 국내 유입 난민을 지원하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어 동남아시아를 비롯하여 많은 난민이 거주하고 있는 현장에 대한 지원활동은 저조한 형편이다. 동남아시아를 경유지로 삼는 난민이 증가하고 또한 대기 상태가 장기화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들을 지원하는 단체의 수를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 하지만 난민 문제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단체 수를 늘려가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보건의료ㆍ교육ㆍ환경ㆍ평화ㆍ여성ㆍ인권운동 단체가 기존의 활동에 난민사업을 하위 범주로 포괄해나갈 필요가 있다.몇 안 되는 단체의 현장지원 활동이 태국 매솟이나 방글라데시의 콕스 바자르와 같이 난민이 밀집된 특정 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점도 우리 시민사회 연대활동의 한계라 할 수 있다. 태국에 입국했던 난민들이 말레이시아로 다시 떠나는 흐름이 말해주듯이 난민들은 계속해서 이동하고 있고, 그 결과 동남아시아 각지에 산재하는 양상을 보인다. 한국 시민사회 역시 이러한 상황에 맞춰 활동 지역을 지리적으로 확산해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동남아시아 현지 난민지원 활동 단체들과의 연대는 활동 지역 확장에 필요한 인적ㆍ물적 자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아울러 정부 재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도를 찾으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난민지원 활동을 하려는 시민사회단체가 자체적으로 난민지원 활동 단체로서의 정체성을 피력하면서 같은 목적을 가진 다른 단체들과 연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난민보호 활동이 점점 더 가시화될 때 정부의 국제개발협력 분야 중 하나로 난민지원이 범주화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본 연구에서 다룬 아세안 국가들의 난민지원단체들이 난민보호를 위해 국제기구 및 정부와 함께하는 삼각협력에 익숙하다는 점 역시 우리 시민사회가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우리나라 시민사회단체들은 국제연대의 일환으로 아시아태평양난민권리네트워크(APRRN: Asia Pacific Refugee Rights Network)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연대의 파급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학계와 유엔 산하 기구들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아울러 난민 심사체계와 인권보호 등 법ㆍ제도 차원의 지원뿐 아니라 보충적 유입경로를 활성화하고 난민 데이터를 수집 및 진단하는 활동을 병행하는 등 다각적이고 포괄적인 난민보호 접근법도 구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Assessing Vietnam’s Progress toward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A Comp..
Nguyen Hong Thu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발전, 경제성장원문보기목차Acknowledgement
Executive Summary
Chapter Ⅰ. Introduction
1. Purpose of Research
2. Literature Review
3. Research Content
4. Methodology
5. Limitations
Chapter Ⅱ. Socio-Economic Development and Progress of SDGs Implementation in Vietnam
1. Overview of the Socio-Economic Development Process in Vietnam
2. The Progress of SDGs Implementation in Vietnam
3. Sub-Conclusion of Chapter 2
Chapter Ⅲ. Assessing the Progress of SDGs Implementation in Vietnam and the Factors Affecting the Progress of SDGs Implementation at the Provincial Level
1. Assessing the Progress of SDGs Implementation in Vietnam
2. Factors Affecting the Progress of SDGs Implementation at the Provincial Level in Vietnam
3. The Context, Difficulties, and Challenges for Implementing SDGs in Vietnam
4. Sub-Conclusion of Chapter 3
Chapter Ⅳ. Progress of SDGs Implementation of Some Countries in Southeast Asia
1. The Progress of the SDGs Implementation in Southeast Asia
2. The Progress of SDGs Implementation in Indonesia
3. The Progress of SDGs Implementation in Lao PDR
4. The Progress of SDGs Implementation in Myanmar
5. Sub-Conclusion of Chapter 4
Chapter Ⅴ. Lessons Learned, Recommendation for Vietnam and Implications for Korea
1. Lessons Learned for Vietnam
2. Recommendation for Vietnam
3. Implications for Korea
4. Conclusion
References국문요약 -
시진핑 시기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강화 전략 평가와 시사점
WTO 가입 이후 무역 등 경제력 증대에 기반하여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해 온 중국은 미중 전략 경쟁과 주요국의 대중국 견제 등에 대응하면서, 스스로 주도하거나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글로벌 질서 구축에 대한 필요성을 보다 강하게 느끼게 되었..
정지현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안보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및 필요성
2. 영향력의 개념
3. 선행연구 및 차별성
4. 연구 범위 및 구성
제2장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및 대외전략 변화
1.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변화
2. 시진핑 시기 중국 대외전략의 변화
제3장 경제 분야 영향력 강화 전략 및 평가
1. 무역통상
2. 통화금융
제4장 외교 분야 영향력 강화 전략 및 평가
1. 글로벌 파트너십
2. 국제개발협력
3. 기후변화 대응
제5장 안보 분야 영향력 강화 전략 및 평가
1. 자원안보
2. 해양안보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1. 중국의 영향력 강화 전략 평가 및 전망
2.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정책연구브리핑WTO 가입 이후 무역 등 경제력 증대에 기반하여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해 온 중국은 미중 전략 경쟁과 주요국의 대중국 견제 등에 대응하면서, 스스로 주도하거나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글로벌 질서 구축에 대한 필요성을 보다 강하게 느끼게 되었다. 이에 국가 주도적인 영향력 강화 전략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강화는 미국 등 선진국과의 경쟁 및 갈등을 심화하면서 개도국 등 신흥국의 진영화 유대를 강화하고 있으며, 한국의 대외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어 관련 대응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강화 전략을 경제, 외교, 안보 측면에서 분석, 평가, 전망하고 우리의 대응방안을 모색하였다.
제2장에서는 세계 주요 기관에서 분석한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지수의 추이 변화와 특징을 파악하여 시진핑 시기의 글로벌 영향력 변화 정도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영향력 변화가 중국의 국가 목표 및 대외 전략 변화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석한 후 미국과의 갈등 심화 및 경제안보 강화 속 중국의 영향력 확대 전략을 파악하였다. 제3~5장은 각각 경제, 외교, 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시진핑 시기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강화 전략을 분석하고 이들 전략과 그 영향력에 대해 평가하였다.
제3장은 경제 분야를 무역통상과 통화금융으로 구분하여 영향력 강화 전략을 분석 및 평가하였다. 우선 무역통상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 강화 전략은 무역 고도화를 통한 중간재 수출국으로의 성장 및 공급망 우위 확보, 공급망 우위를 활용한 수출 규제 등 통상안보 강화, RCEP 타결 등 지역경제협력 네트워크 확충, 일대일로 협력국과의 무역/투자 증대(표준 수출) 및 해외시장/해외자원 선점 측면에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핵심기술의 해외 의존, 개도국 중심의 낮은 수준의 FTA, 일대일로의 부작용 증대와 경쟁 플랫폼 등장, 중국의 무역·투자·기술·산업 및 국제표준 활동 등에 대한 선진국의 견제 심화 등의 한계도 나타났다.
통화금융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 강화 전략은 국제통화금융체제 개혁과 역할 확대, 양/다자 통화금융 협력을 통한 위안화 유동성 공급망 구축에서 일정 성과를 거두었다. 다만 AIIB, NDB 등이 IMF, ADB 등 기존 다자금융기구의 대안적 다자기구로 성장하는 데는 장기간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위안화 국제거래 활성화를 위한 역외 위안화 시장 형성과 자본계정 자유화, 국제결제시스템 구축에 성과를 보였다. 그중 중국의 자본계정 자유화는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나, 결과적으로 중국의 국경간 위안화 자본거래가 시진핑 시기 급속히 증가하였다. CIPS의 회원기관과 거래규모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한편 국제금융표준제정 참여 주도, 위안화 석유거래 등의 정책은 성과가 미미하였고, 국제통화금융체제 개혁안으로 제시된 SDR 사용 확대는 국제적으로 널리 수용되지 못하였다.
제4장은 외교 분야를 글로벌 파트너십, 국제개발협력, 기후변화 대응 협상 측면으로 구분하여 중국의 영향력 강화 전략을 분석하였다. 우선 글로벌 파트너십 분야에서 중국은 양자, 소·다자 협력 체제 및 공공외교 등을 통해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주요한 특징은 대만을 겨냥한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전략이 작동하고 있고, 개도국 및 주변 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협력을 중시하고 있으며, 강화된 경제력과 풍부한 문화자산 등을 활용한 공공외교를 추진했으나 그 효과는 미미하였다는 것이다.
개발협력 분야에서 중국의 전략은 수원국에 대한 공공재 제공 확대, 일대일로 플랫폼 활용, 지역협력 메커니즘 활용 정책 등에서 성과가 나타났다. 상당 비중의 수원국들은 이 정책들이 자국의 무역, 투자 성장과 인프라 격차 축소, 경제·기술 발전 등에 기여하였고 정치적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하였다. 수원국의 개발목표를 진전시키고 지속가능한 개발목표를 달성함으로써 국제개발협력 거버넌스 및 관련 국제표준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 중국은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 내 ‘베이식(BASIC)’ 협의체와 ‘같은 견해를 가진 개도국 모임(LMDC)’ 등을 통해 개도국과의 소통을 강화하여 개도국의 입장을 모으고 협상력을 강화해 이해관계를 관철시켜 왔다. 그러나 기후 거버넌스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강화는 탄소중립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 책임 확대가 수반되어야 지속될 수 있다.
제5장은 안보 분야를 자원안보와 해양안보로 구분하여 중국의 영향력 강화 전략을 분석하였다. 우선 자원안보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 강화 전략인 보유 광물 개발 및 통제 강화, 적극적인 해외광물 투자 개발 등은 중국이 핵심광물의 공급망을 선점하면서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중국은 자체적으로 자원안보를 강화하고 해외에서 자원 관련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의 제재에 직접 대응하고, 미국 이외 제3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며, 자국의 기술자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해양안보 분야에서 중국은 원양 작전이 가능한 강한 해군 건설, 해양안보 활동 범위 확대, 전략적 가치가 높은 주요 해역 거점에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하면서 대내적으로 해양관할권 강화, 해경의 법 집행력 강화, 국내법 정비와 국제법 대응 능력 향상을 통해 해양분쟁에서 법률적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해상민병을 활용한 회색지대전략은 갈등 상대국의 행위를 방해하고 있으며, 해경을 통해 남중국해 법 집행을 강화하는 등 영향력이 증대되었다.
제6장에서는 본 연구의 내용을 종합 정리하고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우선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강화 전략의 특징, 평가 및 전망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분야별 영향 및 전망을 정리하였다. 이어 이러한 중국의 영향력 강화 전략에 대응한 우리의 대응방안을 분야별로 제시하였다. -
대외충격의 자본유출입 효과와 경기안정화 정책 분석
본 보고서는 주요 대외충격이 국경간 자본이동과 주요 거시경제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경기안정화 정책의 효과를 분석하였다. 국경간 자본유출입이 자유로운 개방경제는 비슷한 부존자원을 가진 폐쇄경제에 비해 심도 있는 금융 시스템(..
한원태 외 발간일 2023.12.29
국제금융, 금융정책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의 내용과 구성
제2장 팬데믹 이후 주요 대외충격과 국가간 자본유출입
제3장 주요 대외충격의 국가간 자본유출입에 대한 영향
1. 서론
2. 경제 정책 불확실성 지수
3. 대외충격이 자본유출입에 미치는 영향
4. 국가별 특성에 따른 불확실성 충격의 영향 비교
5. 소결
제4장 대외충격과 경기안정화 정책
1. 연구 배경
2. 선행연구
3. 통합적 정책 모형(Integrated Policy Framework)
4. 모형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5. 정책 실험(Counterfactual Analysis)
6. 소결
제5장 결론 및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정책연구브리핑본 보고서는 주요 대외충격이 국경간 자본이동과 주요 거시경제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경기안정화 정책의 효과를 분석하였다.
국경간 자본유출입이 자유로운 개방경제는 비슷한 부존자원을 가진 폐쇄경제에 비해 심도 있는 금융 시스템(financial deepening)과 강건한 거시경제 제도 및 정책을 갖추어 더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해 왔다. 그런데 자본시장 개방을 통해 심도 있는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경제위기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aminsky and Reinhart(1999)는 1970년 이후 2000년까지 발생했던 26개의 은행위기 에피소드 중 18개의 에피소드에서 위기 발생 시점 이전 5년 이내에 해당 국가의 금융시장이 개방되었던 사실을 확인하였다. 국경간 자본이동의 자유도가 높아지면 더 높은 투자 수익을 위해 경제성장이 빠른 국가들로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고, 이는 자산 가격을 높여 신용팽창을 일으킨다. 결국 대규모 자본유입은 해당 국가 통화의 고평가를 유발하고 경상수지 적자를 키워서 ‘서든스톱(Sudden Stop)’ 경제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Reinhart(2012)는 금융위기의 전조증상으로서 급격한 주가 상승, 부동산 가격 급등, 형 경제성장률 추이 및 부채 규모 급등과 함께 대규모 자본유입을 보고하였다. 즉 과도한 자본유입은 대출을 촉진하고 자산 가격을 올리며 민간 및 공공부문의 부채를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경간 자본유출입은 경제성장을 위한 투자를 활성화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반면, 대외경제의 충격을 전이시켜 파급 효과를 일으키고 거시경제의 변동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본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불확실성의 시대에 직면한 세계경제 현황을 따라 국경간 자본유출입 이슈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2020년 코로나19 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마주하였다. 2020년 3월 팬데믹이 선포되고 전염병의 위기가 절정에 달하면서,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은 경제활동을 봉쇄하였다. 이로 인해 전염병의 위기는 실물경제의 위기로 이어져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유례없는 재정부양책을 실시하였고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 양적완화를 통해 금융 여건을 완화하고 대규모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다. 미국은 2020년 4월 3조 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실시하였고 미 연준은 2020년 3월 기준금리를 0%로 내린 뒤 국채뿐만 아니라 지방채, 회사채, 정크본드, 상장지수 펀드(ETF)도 매입하는 유례없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양적완화)을 시행하였다.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일본도 2020년 4월 GDP의 20%에 달하는 108조 엔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였고, 유럽연합 역시 회원국별로 GDP 대비 10~20% 수준의 경기부양책을 준비하였다. 이러한 재정지출과 양적완화에 의해 대규모 유동성이 각국 자산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자산 가격은 오르는 반면 실물경제는 침체 불균형이 발생했다. 또한 신흥국 자산시장으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3년 긴축발작 당시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자금이 유입되었다. 이러한 금융 불균형은 2022년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과 맞물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당국의 고민을 깊어지게 했다.
자본유출입은 국경간 리스크 전이의 주요 경로로 작용하는데, 급격한 자본이동하에 대외충격은 대내 시스템적 리스크를 촉발하여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높인다. 오늘날과 같이 미ㆍ중 전략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보호주의 및 자국우선주의 강화 등으로 무역 규범 및 금융 인프라의 국제 레짐(international regime)이 제재도구화되는 탈세계화 추세는 국가간 자본이동의 파급 효과에 더 큰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고는 팬데믹 위기 이후 주요 대외충격과 정책 대응 및 국경간 자본유출입 현황을 파악하고, 불확실성이 자본유출입에 미치는 효과를 재점검한다. 그리고 최근 IMF(국제통화기금)에서 진행되고 있는 통합적 정책 체계(Integrated Policy Framework)의 주요 모형을 이용하여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본 보고서는 제1장 서론 및 제5장 결론을 포함하여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2장은 2020년 팬데믹 위기 이후 나타난 주요 대외충격을 논의하고 이에 따른 자본유출입 양상과 정책 이슈를 정리하였다. 먼저 2020년 팬데믹 위기 당시 세계경제는 –2.8%의 역성장을 기록했는데,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0.1%의 역성장보다 더 심각한 경기침체를 시사하는 수치이다. 2009년에는 중국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서면서 글로벌 경제활동을 촉진하여 원자재 수출국의 경기회복을 견인하였고, 인도 또한 2009년 8.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여 중국과 인도에 무역의존도가 높은 신흥 국가들의 경기회복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2020년 팬데믹 위기 당시에는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도 심각한 경기침체를 경험하였다. 코로나19 위기가 절정이었던 2020년 3월과 4월에 신흥국에서 막대한 자본유출이 발생했는데 이는 2013년 긴축발작 시점의 자본유출과 비교하여 약 세 배 이상의 규모에 달한다. 국경간 자본이동의 변동성이 유례없이 커지면서 신흥국의 환율안정 및 금융안정이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고 자유변동환율제를 택한 신흥국이 달러페그제를 도입한 국가들보다 경상수지의 조정이 유연하게 일어나 경기회복이 더 신속하게 전개되었다. 팬데믹 위기 당시 외국인 자본유출에도 불구하고 미 국채 시장은 미 연준의 대규모 양적완화를 통해 안전한 피난처(safe haven)의 위상을 이어갔고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였다. 반면 신흥국은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여 미국과 같은 양적완화를 단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신흥국에서는 재정지출을 위해 국채를 발행해도 채무불이행 리스크로 인해 국채 수익률이 높게 형성된다. 국채금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새로 화폐를 발행하여 국채를 매입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더욱 하락하게 되고 인플레이션 및 외환위기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양적완화에 있어 선진국과 신흥국 간 정책 여력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 또한 막대한 재정지출과 양적완화로 시장에 공급된 유동성이 2020년 하반기부터 재개된 경제활동과 맞물려 이연소비로 이어졌고 빠르게 회복된 총수요를 밸류체인 교란으로 인해 공급이 쫓아가지 못하면서 공급납기시간이 지연되고 생산요소 및 생산품의 가격이 인상되었다. 이는 2022년 심화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시사하는 현상으로서 결국 통화 정책 기조가 금리 인상으로 급격히 전환되는 시발점이 되었다. 이에 더해 코로나 위기 이후 정부부채가 급증하면서 세계 각국의 재정 여력(fiscal space)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2014년 이후 주요국 국채 수익률이 꾸준히 감소하여 정부부채를 통한 경기안정화가 가능해지리라는 견해가 있었지만, 결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가 아닌 민간 수요가 시장에 공급된 국채를 어느 정도로 흡수하였는지가 중요한 핵심이었다. 2020년 한 해 동안 GDP 대비 정부부채가 가장 높게 상승한 미국과 캐나다는 약 40% 이상의 국채가 민간 수요에 의해 흡수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의 국채가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에 의해 흡수된 것으로 드러나 이 유럽 국가들의 재정 여력은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제3장에서는 불확실성 충격이 자본유출입과 거시경제변수에 미친 효과를 실증 분석하였다. 패널 회귀분석 결과 글로벌 불확실성 지수(GEPU)의 증가는 GDP대비 총자본유입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국가별 불확실성 지수(CEPU)는 자본유출입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가 도출되지 않았다. 이는 자본유입의 변동이 국내 요인으로 인한 불확실성보다는 대외 요인과의 연관이 더 크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후에는 대외충격을 세분하여 글로벌 불확실성, 미국 정책금리, 국제 유가의 총 세 가지 대외충격에 대해 패널 VAR 분석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경제 정책 불확실성 1단위 상승 충격에 따라 단기이자율이 0.1%p 상승하였고, 주가지수는 0.08%p 하락하였으며 그 영향이 7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자금의 유입도 분기별 GDP 대비 0.1%p 감소하였다가 3개월 이후부터 회복되었다. 미국 금리가 한 단위 상승한 경우, 개별 국가들의 단기이자율이 0.1%p 상승하였고 이 효과는 지속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지수는 단기적으로 0.013%p 하락하였고, 자본유입이 분기별 GDP 대비 0.03%p 줄어들었다. 한편 유가충격은 다른 대외충격에 비해 자본유출입에 미친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글로벌 경제 정책 불확실성(GEPU) 충격의 파급 효과를 선진국과 신흥국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선진국에서는 불확실성 충격에 대해 금리가 소폭 하락하였고, 신흥국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다. 단기적으로 선진국의 주가지수가 0.1%p 하락하였고, 펀드자금 유입도 분기별 GDP 대비 0.3%p 하락하였다. 또한 고부채 국가들은 글로벌 경제 정책 불확실성(GEPU) 충격에 대해 산업생산의 하락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추정되었고 주가지수 및 명목통화가치 하락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금융개방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글로벌 불확실성 충격 이후 자본유출이 더 크게 나타났다.
제4장에서는 IMF(국제통화기금)의 통합적 정책 체계를 통해 해외금리인상충격의 경기변동 파급 효과를 알아보고 경기안정화 정책의 효과를 비교ㆍ분석하였다. 신흥 소규모 개방경제와 선진 소규모 개방경제에 대한 해외금리 인상의 경기변동 파급 효과는 주로 인플레이션의 변동성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선진국에서는 대외충격이 발생해도 인플레이션이 안정되었던 반면, 신흥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유의하게 발생하였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수출 수요의 감소가 생산의 감소로 이어져서 경기부양을 위해 정책금리를 인하하는 반면, 신흥국에서는 생산 감소보다 물가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외환시장개입 및 자본이동관리 정책을 통화 정책과 혼합할 경우 신흥국에서 경기안정화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으며, 특히 실질환율의 상승을 같은 강도로 제한했을 때 외환시장개입 정책이 자본이동관리 정책보다 거시안정성을 더 높이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순대외채권국은 해외금리 인상에 의한 환율의 상승이 매우 제한적이었고, 따라서 수입 중간재의 비용이 크게 증가하지 않아서 생산위축이 순대외자산 균형 국가에 비해 작게 나타났다. 정책 실험 결과, 순대외채권국은 외환시장개입 및 자본이동관리 정책을 통화 정책과 혼합할 때 산출의 변동성이 안정되었지만 소비와 무역수지의 변동성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의 경우, 환율안정에 따라 수입 중간재 가격변동이 작아져서 산출의 경기변동 폭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반면 소비와 무역수지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은 외환시장개입 및 자본이동 관리에 의한 충격이 국제금융시장에서 금융 거래의 단기 변동성을 높이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
디지털 통상규범의 경제적 효과 추정에 관한 연구
디지털 경제와 디지털 무역의 성장과 더불어 디지털 무역에 대한 공통 규범을 정립하고 디지털 경제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다자 차원에서는 WTO 전자상거래 협상이 진행 중이며, 양자 차..
김현수 외 발간일 2023.12.29
무역구조, 무역정책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3. 연구의 구성과 내용
제2장 디지털 무역장벽과 통상규범
1. 디지털 무역장벽
2. 디지털 통상규범을 통한 무역장벽의 완화
제3장 디지털 통상규범이 무역장벽에 미치는 영향
1. 선행연구
2. 무역장벽 추정
3. 디지털 통상규범이 무역비용에 미치는 영향
제4장 디지털 통상규범의 거시경제적 영향
1. 이론모형
2. 디지털 통상협정의 거시경제적 영향 분석: WTO 전자상거래 협상
제5장 디지털 통상규범과 데이터 경제성장
1. 선행 연구
2. 이론모형
3. 데이터 경제의 시장균형과 특징
4. 디지털 통상규범의 수용과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제6장 결론
1. 주요 내용 요약
2.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정책연구브리핑디지털 경제와 디지털 무역의 성장과 더불어 디지털 무역에 대한 공통 규범을 정립하고 디지털 경제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다자 차원에서는 WTO 전자상거래 협상이 진행 중이며, 양자 차원에서는 기존 지역무역협정의 전자상거래 챕터를 개선하거나 독자적 형태로 디지털 무역협정을 체결하기도 한다. 한국 역시 다수의 디지털 통상협정을 추진하며 디지털 통상 네트워크를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 통상협정을 통해 형성된 규범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가 경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통상 네트워크가 확대됨에 따라 디지털 통상협정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 대한 필요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일반균형모형의 구축을 통해 디지털 통상협정의 경제적 효과를 정량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통상협정에서 주요한 디지털 통상규범을 파악하고 규범 도입 이후의 변화를 정량적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디지털 경제의 특성을 포함한 일반균형모형을 구축하여 규범의 도입으로 인한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거시경제적 영향을 분석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 살펴본다.
본 연구는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된다. 제2장에서는 국가간 디지털 무역을 제한할 수 있는 정책 규제나 기술장벽 등 디지털 무역장벽에 대해 살펴보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 도입되고 있는 디지털 통상협정 내 주요 내용을 검토한다. 전자적 전송에 대한 관세 부과 움직임을 비롯하여 데이터 지역화 요건, 국경간 정보 이전 제한 조치, 차별적인 기술 표준이나 부담이 되는 테스트 및 인증 요구, 필터링 및 차단, 영업 비밀의 침해 또는 강제 기술 이전 등이 대표적인 디지털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무역장벽과 관련해서는 전자적 전송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WTO 차원의 명시적인 다자간 규범이 없는 상황이다. WTO 전자상거래 협상이 현재 진행 중이나 아직까지는 타결되지 않은 상태이며 많은 국가에서 지역무역협정의 전자상거래/디지털 무역 챕터를 통하여 규범을 마련하고 있다. FTA를 통한 디지털 통상규범 마련에 가장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으로, 계속 그 적용 범위를 확대해가면서 규범의 자유화 수준도 높여가고 있다. 또한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받아 디지털 무역뿐 아니라 중소기업 포용, AI, 핀테크 등의 협력 규정을 포함한 디지털 경제협정도 체결되고 있으며 디지털 경제협정을 통해 이전의 FTA 전자상거래 챕터가 개정되는 경우도 있다. 각 협정마다 체결한 국가의 디지털 정책, 관련 협상이 이루어지고 타결된 시기, 서비스 챕터와의 연계 여부 등에 따라 디지털 무역장벽을 완화하고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규정들의 포함 여부 및 적용 범위와 예외 범위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제3장에서는 디지털 통상규범으로 인한 무역장벽이 무역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디지털 통상규범의 영향을 일반균형모형을 통해 분석하였기 때문에 이를 위해 내생변수인 무역에 미치는 영향이 아닌 외생변수인 무역장벽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디지털 통상규범은 수입국의 법과 제도 변화를 통해 모든 교역 상대국에 무차별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특혜무역협정처럼 체결 당사국에만 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본고는 무역비용을 수입국 무역비용과 양국간 무역비용으로 구분하여 분석한다. 또한 기본모형과 더불어 시차모형, 규제 수준 통제모형, 국가 소득별 모형을 추가로 추정한다. 분석 결과, 소비자 보호와 데이터 이동, 그리고 데이터 지역화 조치 등의 조항은 무역비용과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데이터 이동 규범은 대부분의 서비스 산업에서 전방위적으로 무역비용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난다.
제4장에서는 디지털 통상규범의 거시경제적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틀로서 이론적 모형을 구축한다. 이 모형은 Caliendo and Parro(2015)와 Antras and Chor(2018)의 모형을 기반으로 하므로 다국가 다산업 간 생산과 무역이 이루어지는 방식은 이 모형들과 동일하나 데이터 경제의 특성을 반영하여 가계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모형에서 데이터는 가계의 소비행위로부터 생성되는데 가계는 자신의 소비로부터 더 많은 데이터가 생성될수록 데이터 유출과 동의하지 않은 활용에 대한 우려로 인해 비효용을 느낀다. 이러한 데이터의 생성과 외부성을 고려하여 가계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모형에 제3장에서 추정한 디지털 통상협정 체결에 따른 무역비용의 변화를 반영하여 WTO 전자상거래 협상 사례를 표본으로 삼아 분석을 실시한다. 분석 시나리오는 ① 현재까지 합의된 것으로 알려진 전자상거래 원활화와 소비자 보호 관련 규범만을 포함하여 낮은 수준으로 협상이 타결되는 상황, ② 합의에 이르지 못한 개인정보 보호나 소스코드, 데이터 관련 규범까지 포함하여 높은 수준으로 협상이 타결되는 상황, ③ 미국의 제안 철회로 WTO하에서 높은 수준의 합의가 어려워진 점을 감안하여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 사이에서만 높은 수준의 별도 협정이 체결되는 상황으로 구성한다. WTO 전자상거래 협상이 낮은 수준에서 타결되는 경우 협상 참여국들에서는 긍정적인 수출 및 수입효과와 후생효과가 예측되었으며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긍정적인 생산효과도 나타난다. 반면 협상 미참여국에서는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어들면서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한다. WTO 전자상거래 협상이 높은 수준으로 타결되었을 경우 낮은 수준으로 타결되었을 경우보다 더 큰 폭의 수출 및 수입효과가 나타난다. 주목할 만한 점 한 가지는 협상 미참여국에서도 수출, 수입과 후생이 낮은 수준이나마 증가한다는 점이다. 이는 디지털 무역규범이 국내 법과 제도의 개선을 촉진함에 따라 모든 교역 상대국에 대해 무역비용이 낮아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인다. 높은 수준의 디지털 통상규범 도입을 지지하는 일부 국가들간에 별도의 협정이 체결되는 경우에는 첫째 시나리오에서와 같이 협정 참여국과 미참여국 간 경제적 효과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제5장에서는 동태적 데이터 경제의 성장모형을 구축하고 디지털 통상규범의 도입에 따라 국내 데이터 규제가 개선될 때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일반균형모형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디지털 통상규범의 도입에 따른 데이터 규제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최종재, 중간재, 연구개발 부문 등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뿐 아니라 데이터 개방에 따른 프라이버시 침해 및 데이터 사용 남용 등으로 인해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디지털 통상규범의 도입에 따른 국내 데이터 규제 변화를 원시 데이터의 저량과 접근성 측면에서 구분하고 성장과 후생효과를 살펴본다. 디지털 통상규범의 적용에 따라 데이터 저량이 확대되거나 데이터 접근성이 개선되는 규제 변화 효과가 발생하면 최종재, 중간재, 연구개발 부문의 노동 비중 변화, 산업 데이터, R&D 데이터 증가율 변화 등과 함께 데이터 활용이 증가하면서 경제와 기술의 성장률이 높아진다. 이 모형에서는 데이터 저량을 충분히 늘리는 규제 변화가 없더라도 디지털 통상규범이 데이터 접근성을 크게 개선하는 규제 변화로 이어지면 경제 성장률뿐 아니라 소비자 후생 수준이 동시에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난다.
제6장은 정책 수립 및 추진 과정에서 이 연구의 분석 방법론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분석 결과에 기반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본 연구가 제시하는 분석 방법론은 디지털 통상협정의 사전ㆍ사후 평가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디지털 통상규범별 무역장벽 완화효과를 제시하고 있는바, 디지털 통상협정을 사전 평가할 때에 더욱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해볼 수 있다. 협상이 합의되어 협정문이 완성된 후 실시하는 사전영향평가 단계에서도 엄밀한 분석과 함께 국내 경제 전반에 걸친 영향에 대한 포괄적 평가가 가능하다. 협정문에 포함될 규범들이 결정되면 규범의 유무를 비교하여 무역비용 완화 수준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국가 또는 국가군(群)과의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통상협정에 대한 가상적인 경제 영향 평가를 실시함으로써 디지털 통상협정의 잠재 협상 상대국을 지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질서 재편: 분야별 전망과 한국의 정책과제
우크라이나 전쟁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에서 아직 회복되지 못한 세계질서에 더 큰 충격을 가했으며, 그 결과 되돌리기 어려운 변화가 일어났다. 전쟁발발 이전부터 진행되던 변화들이 전쟁 과정에서 더욱 증폭된 형태로 가속화 하는 양상을 보이..
설인효 외 발간일 2023.12.29
국제안보, 국제정치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상세요약
제1장 서론
제2장 탈냉전 질서의 종언
제3장 분야별 변화 전망
1. 안보 · 군사
2. 국제기구ㆍ 제도
3. 경제ㆍ에너지
4. 디지털 거버넌스
5. 과학기술
6. 기후변화
제4장 인도-태평양 지역과 한반도
1. 안보·군사
2. 국제기구ㆍ제도
3. 경제ㆍ에너지
4. 디지털 거버넌스
5. 과학기술
6. 기후변화
제5장 결론: 한국의 정책과제와 대응방향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우크라이나 전쟁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에서 아직 회복되지 못한 세계질서에 더 큰 충격을 가했으며, 그 결과 되돌리기 어려운 변화가 일어났다. 전쟁발발 이전부터 진행되던 변화들이 전쟁 과정에서 더욱 증폭된 형태로 가속화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탈냉전과 세계화 질서 30년의 종언을 알리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향후 3에서 5년의 시기 동안 세계질서 재편의 결과가 그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그것은 ‘과거 질서의 회복’, 또는 ‘새로운 질서의 등장과 구체화’이기보다, 단일의 세계질서 구축은 어려우며 다양한 질서가 공존하며 질서 구축을 위한 힘겨루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한다. 즉 세계질서는 기본적으로 다질서 세계의 양상을 띠며 전개될 것이다.
안보 및 군사 분야를 둘러싼 초강대국 간의 경쟁은 탈냉전 종언 후 질서의 양상을 결정하는 기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분야 전반에서 치열한 대결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하 대중 전략의 근간은, 국제 리더십 회복을 통해 규칙ㆍ규범 질서 수호를 위한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미국 주도 구도에 대해 러시아, 중국 등 반대 국가들의 대응도 거세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군사질서 전반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며, 핵 비확산 질서에도 중층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초강대국 사이의 재래식 군비경쟁을 더욱 심화시키고 군사적 긴장도 고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기구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미국, 영국, 프랑스와 러시아의 갈등으로 인해 최근 효과적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반면 국제사회에서의 미미한 영향력에 대한 비판, 특히 상임이사국들이 대립하는 안건에 효과적으로 대응이 불가한 치명적인 제도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전 지구적 갈등과 위기 대응에서 유엔에 거는 기대는 여전히 높다. 국제경제 기구와 제도들에 있어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력과 중국, 러시아가 주도하는 세력 사이의 경쟁이 전개되고 있으나, 아직 어느 한 편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지 못한 국제경제를 더욱 침체 위기에 빠뜨렸고, 식량, 에너지 등 원자재를 포함한 상품과 서비스의 공급에 교란을 초래했다. 탈냉전 시대 압도적 경제 논리하에 유지되던 가치사슬(GVC) 등 경제적 상호의존은 점차 안보 논리에 따른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이나 동맹 및 우호국 중심의 무역, 경제 블록 형성 등의 형태로 재편되는 양상을 보인다. 물론 이러한 경제질서의 탈세계화, 블록화, 파편화 현상이 세계화의 완전한 와해 및 신경제질서의 도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 안보 논리가 국가 간 경제 관계 전반에 반영되고 자국 중심의 보호주의 기조가 더욱 강화되는 국면은 지속될 전망이다.
디지털 거버넌스에서는 탈냉전 질서의 종언을 쉽사리 단언하기 쉽지 않다. 그것은 디지털 거버넌스가 매우 폭넓은 영역과 층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며, 이러한 사안들의 넓은 폭은 하나의 질서로 규정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각 하부 영역들마다 다른 성격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이러한 영역들을 검토해 볼 때, 아직 뚜렷한 방향의 변화가 관측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중 전략경쟁이 촉발한 다양한 질서 전환, 즉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쇠락과 진영화질서의 부상, 자유무역의 쇠퇴와 보호무역주의의 부상, 자국중심적 산업정책과 기술민족주의 부상 등의 흐름을 가속화하며, 그에 따라 불안정한 양극질서와 신냉전 질서의 도래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고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중 양국이 주도하는 양대 중심 질서가 구축되는 한편, 중심을 이탈하고 중심 밖의 다연결성이 강화되는 복합적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으로 인한 패권 경쟁 양상이 강화되면서 기후변화 분야는 지구 공유재와 관련된 문제로서 다자 간 국제협력을 통해 대응해야 하는 분야인바, 진영화의 심화와 협력의 장애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현재까지 주요 협력 의제에 대한 논의는 예정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갈등과 협력 중단의 가능성이 잠재된 상태이다.
다질서 세계로의 이행은 한국의 국가정책 전반에 큰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은 분야 및 영역별로 질서의 재편과정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한국의 국가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질서 변화로 초래되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며, 단기적으로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국익을 보장할 수 있는 위상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 나아가 한국은 단순히 질서의 변화에 대응할 뿐 아니라 질서의 재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새로운 질서가 한국의 국익에 부합한 방향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 분야에서 발생한 변화가 다른 영역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가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틀을 정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향후 정책당국은 서로 다른 영역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그 방향을 전망하면서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한 영역에서 확보한 위상이 다른 영역의 질서 형성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 영역에 존재하는 협상의 레버리지를 다른 영역에도 적용하고, 한국에 불리한 조건을 수용해야만 할 경우 다른 영역에서 상응하는 보상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확대의 경제적 영향과 대응 방안
본 보고서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의 경제적 영향을 알아본다. 이를 위해 수출통제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와 관련된 반도체 산업 공급망을 분석하며 중국의 상대적 경쟁력을 파악한 뒤, 수출통제가 반도체 제조장비 및 첨단 컴퓨팅 반도체(..
김혁중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안보, 무역장벽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2. 연구의 내용과 구성
제2장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현황 및 주요국 대응
1. 반도체 수출통제 현황
2. 수출통제에 대한 기업 및 협단체의 반응
3. 주요국 대응
제3장 반도체 산업 공급망
1. 반도체 제조 장비
2. 반도체 소재
3. 파운드리
4. 메모리 반도체
5. 첨단반도체 설계
제4장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의 경제적 영향
1. 반도체 제조시설에 대한 수출통제의 영향
2. AI 반도체 수출통제의 영향
3. 소결
제5장 결론
1. 요약
2. 정책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본 보고서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의 경제적 영향을 알아본다. 이를 위해 수출통제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와 관련된 반도체 산업 공급망을 분석하며 중국의 상대적 경쟁력을 파악한 뒤, 수출통제가 반도체 제조장비 및 첨단 컴퓨팅 반도체(AI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제2장은 오바마에서 트럼프, 바이든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점차 그 강도와 범위가 커지고 있는 반도체 수출통제 제도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여러 행정부를 거치면서 반도체 수출통제가 기존 제재를 보완하기 위해 더욱 빈번하게 등장함을 확인했다. 오바마 정부에서 시도했던 수출통제의 경우 미국기업이 중국기업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수출통제를 우회할 수 있었다면, 트럼프와 바이든 정부에서는 이러한 우회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제재를 보완했다. 화웨이나 SMIC 같은 일부 기업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제재는 바이든 정부에서 중국 전역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수출통제로 그 범위가 대폭 확대되었다. 또한, 제2장에서는 광범위한 수출통제에 대한 다양한 기업, 협회, 단체의 우려를 확인하고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국가들이 어떤 대응을 하는지도 확인한다.
제3장은 장비ㆍ소재ㆍ파운드리ㆍ메모리 반도체ㆍ반도체 설계에 걸친 반도체 산업 공급망에 대해 살펴보면서 분야별 주요 기업과 중국의 반도체 산업의 기술 수준에 대해 분석한다. 반도체 제조장비, 메모리 반도체, 반도체 설계 측면에서 수출통제로 인해 개별 기업이 받을 수 있는 영향을 각종 공시 및 기업 발표 자료를 통해 알아보았으며,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빠르게 기술을 향상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제4장에서는 수출통제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제조시설과 AI 반도체(첨단 컴퓨팅 반도체) 영역에 수출통제가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다. 연구 결과 반도체 제조시설에 대한 대중국 수출통제는 미국의 반도체 제조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일부 차단하게 된다는 점에서 중국의 미국산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미국산 반도체 제조장비의 보완재 성격을 갖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 역시 감소하였다. 이와 더불어 AI 반도체 수출통제가 고사양 디램 수요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다. 본 보고서는 AI 반도체 수출통제와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수요 감소폭이 작을 수 있지만 향후 수출통제의 전개와 AI 반도체 시장 성장에 따라 장기적으로 잠재적인 영향이 클 수 있음을 지적한다.
제5장에서는 반도체 수출통제가 이종집적기술ㆍ차세대 전력반도체 등에 대한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과 외국산 반도체 제조장비에까지 통제가 이루어질 가능성을 전망한다. 마지막으로, 본 보고서는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경쟁력 확보와 위험 노출 감소를 위해 대체 생산시설 확보와 팹리스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
해외직접투자가 기업의 지식재산권 확보와 성과에 미치는 영향
일반적으로 해외직접투자(FDI)는 자본의 국외 유출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해외직접투자와 관련하여 자본의 유출, 일자리 유출, 산업기밀 유출, 산업 공동화 등의 부정적 논의와 인식이 지배적인 듯하다. 과거 그린필드 투자를 중심으로 한 논란은 최..
김종덕 외 발간일 2023.12.29
산업정책, 해외직접투자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과 목적: 해외직접투자 경제적 역할
2. 최근 선행연구 및 선행연구와의 차별점
3. 연구의 방향과 구성
제2장 한국의 해외직접투자와 대미 특허 현황
1. 선진기술 도입을 위한 해외직접투자 현황
3. 미국 내 현지 자회사의 연구개발 지출 현황
4. 소결
제3장 해외직접투자와 혁신: 이론적 검토
1. 시장통합을 통한 혁신의 경제적 영향
2. 소결: 해외직접투자, 특허와 기업의 성과 간의 관계
제4장 해외직접투자가 기업의 혁신성과에 미치는 영향
1. 분석의 배경
2. 분석모형 및 데이터
3. 분석 결과
4. 소결
제5장 해외직접투자 기업의 혁신성과가 국내 모기업 및 협력업체의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
1. 분석의 배경
2. 분석모형 및 데이터
3. 분석 결과
4. 소결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1. 결론: 해외직접투자에 대한 정책방향의 재고찰
2. 정책적 시사점: 글로벌 기업을 향한 혁신지원 정책방향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정책연구브리핑일반적으로 해외직접투자(FDI)는 자본의 국외 유출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해외직접투자와 관련하여 자본의 유출, 일자리 유출, 산업기밀 유출, 산업 공동화 등의 부정적 논의와 인식이 지배적인 듯하다. 과거 그린필드 투자를 중심으로 한 논란은 최근 M&A 등으로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에 본 보고서는 우리 기업의 M&A 등을 통한 선진시장 해외직접투자 증가와 관련된 혁신활동의 증가가 기업 자체의 성과와 국내 연계기업의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장기적 차원에서 객관적인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M&A 방식의 해외직접투자와 현지에서 획득한 지식재산권이 해당 기업 그리고 해당 기업과 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의 산업과 연관기업의 혁신활동 및 기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미시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하고자 하였다. 본 보고서는 각 장별로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하였다.
먼저 제2장은 이론적 측면에서 Akcigit, Ates, and Impullitti(2018) 모형을 바탕으로 해외직접투자를 고려함으로써 해외직접투자가 기업 혁신활동과 재무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메커니즘을 설명하였으며, 규모효과, 경쟁효과, 스필오버 효과를 주요 메커니즘으로 식별하였는데 혁신의 비용 역시 기업의 혁신활동과 재무성과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으로 식별되었다. 거대 선진시장에 대한 접근은 기업의 혁신과 관련하여 매출 규모를 늘리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절감시켜 준다는 차원에서 해외직접투자는 합리적이다. 반면 해외직접투자는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경쟁을 심화시킨다. 해외직접투자는 해외시장에 대한 접근으로 혁신 성공 시 선도기업으로서 높은 기대이윤을 창출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유사 상품과의 가격경쟁에 시달리거나 시장에서 퇴출되기도 한다.
독점성이 높은 혁신에 성공한 기업에 높은 이윤을 가져다 주지만 현재의 이윤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므로 추가적 혁신이 없을 경우 기업의 수익은 감소하고 결국 시장에서 퇴출된다. 기업은 생존을 위해 지속적으로 혁신해야 하는 구조이다. 특히 해외직접투자를 통한 해외 시장통합은 기업이 더 나은 품질과 혁신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혁신의 일환으로 수행되는 R&D나 출원한 특허 속에 내재된 지식이 업계와 시장에서 공유되는 스필오버 현상을 발생시킨다.
이어 본 보고서는 이론적 논의를 바탕으로 해외직접투자를 통한 기업의 혁신활동과 재무성과라는 두 가지 측면을 각각 실증분석하였다. 제4장에서는 USPTO의 특허 데이터, Eikon M&A 데이터 등 미시 데이터를 이용하여 한국기업이 미국기업과 M&A를 실시한 이후 혁신활동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되는지 분석하였다. 신규 특허출원 건수, 특허후방인용 건수, 특허출원 건수와 특허피인용 건수의 합계를 측도로 사용하였으며, 분석 결과 미국기업에 대한 M&A가 특허후방인용 건수에 미치는 영향은 5% 수준에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M&A가 일어난 이후 미국에서의 혁신에 대한 한국기업의 인용이 M&A가 성공하지 못한 기업에 비해 증가하였다는 것으로 대미 기업 M&A가 한국기업의 미국 현지 혁신 활동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한국기업이 M&A를 실시한 이후 피합병 기업이 보유한 특허의 혁신 산출 총량 지표가 단기적으로 개선되는 효과가 확인되었다. 한국기업의 대미 M&A 투자가 통합된 기업의 혁신과 혁신의 품질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5장에서는 제4장에서 사용된 미시자료와 국내 협력기업 자료를 연계하여 미국기업을 M&A한 한국기업의 미국 특허 확보가 국내 모기업 및 1차 협력업체의 현재 재무성과에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인수기업의 재무성과에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주기 시작하는 것은 전 미국 특허 피인용 시점으로부터 2~4년이 지난 이후였다. 미국 특허 피인용 시점이 더 길수록 재무성과에 대한 영향의 크기나 통계적 유의성 측면에서 높은 관계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4~6년 전 인수기업의 미국 특허 피인용 횟수가 1건 증가할 때 현재 해당 기업의 매출액은 평균 44억 원, 영업이익은 12억 원 증가하였다. 주목해야 하는 사실은 유의한 관계가 대부분 하이테크 업종에 속한 인수기업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하이테크 인수기업의 미국 특허 질적 성과 지표는 해당 인수기업의 국내 1차 협력업체의 재무성과와도 유의한 양(+)의 관계를 보였다. 다만 미국 특허성과가 하청기업 재무성과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시간보다 1~2년 정도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하이테크 인수기업의 1차 협력업체 현재 매출액은 해당 인수기업의 과거 미국 특허 피인용수 중 4~6년 전의 것부터 서로 유의한 양(+)의 관계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5~7년 전 미국 특허 피인용수와는 더 뚜렷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보고서는 이론적 논의와 실증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특히, 해외시장 진출과 해외시장 특허 관련 정보 지원, 민간 금융시장을 활용한 금융ㆍ재무적 지원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최근 강화되고 있는 각국의 안보정책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정책적 지원방향에 대해 논의하였다. -
MDB를 활용한 ODA 활성화 방안: PPP를 중심으로
아시아의 인프라 수요는 2030년까지 연간 최소 1조 7,000억 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해당 국가나 다자개발은행(MDB)의 재원으로는 이 수요의 절반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국제적으로도 신흥국 인프라 개발재..
강인수 외 발간일 2023.12.29
ODA, 대외원조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제2장 MDB의 PPP 운영방식
1. PPP의 개념 및 유형
2. MDB의 PPP 관련 기능 및 역할 개요
3. 세계은행그룹의 PPP 관련 활동
4. ADB의 PPP 관련 활동
5. MDB PPP 운영방식 분석의 시사점
제3장 MDB 및 개발협력기관의 PPP 사례 분석
1. 공공 개발협력사업의 혼합금융 활용 현황
2. MDB의 기후변화 관련 PPP 사례
3. MDB PPP 사업의 기타 사례
4. MDB PPP 사례의 시사점
5. 프랑스 개발금융기관의 PPP 사례: 코트디부아르 바이오매스 발전소
제4장 한국의 PPP를 활용한 ODA 현황과 성과
1. 한국의 PPP를 통한 ODA 활성화 필요성
2. PPP 촉진을 위한 재원 지원
3. 정부의 MDB 협조융자 활성화 방안과 한계
4. 협조융자 및 PPP 활용 사례: 성과와 문제점
5. 한국의 PPP를 통한 ODA 사례의 시사점
제5장 결론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아시아의 인프라 수요는 2030년까지 연간 최소 1조 7,000억 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해당 국가나 다자개발은행(MDB)의 재원으로는 이 수요의 절반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국제적으로도 신흥국 인프라 개발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민간자본 활용이 가능한 민관협력사업(PPP)의 중요성이 커졌다. 우리나라도 국내기업의 수원국 인프라 개발 참여를 활성화하고 수원국의 재정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PPP 사업 지원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MDB나 개발금융기관(DFI)과 같은 국제금융기구 네트워크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직접 사업 발굴이 어려운 지역으로 진출 기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의 PPP 관련 ODA 정책과 사례, 그리고 MDB의 PPP 운영방식과 사례를 심층분석하여 한국의 PPP를 중심으로 한 MDB 활용방안을 도출하였다.
제2장에서는 MDB의 PPP 운영방식에 대해 살펴보았다. PPP의 유형과 사업구조, 이해관계자 분석을 토대로 PPP 사업에서 MDB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MDB가 PPP 추진환경 조성과 개도국의 PPP 역량 확충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살펴보고, 지분투자와 대출을 통한 PPP 프로젝트 직접 참여 및 신용위험과 정치적 위험을 낮추는 보증업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분석하였다. ADB와 세계은행그룹을 중심으로 살펴본 MDB의 PPP 운영 방식 및 절차에 관한 분석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PPP 프로젝트 사이클의 전 과정에 걸쳐 정책적 관심을 확대해야 한다. MDB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PPP 관련 활동을 살펴보면, 특정 PPP 프로젝트가 일정한 절차·과정에 의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PPP 프로젝트 사이클이 있는 것이다. 업스트림(upstream)으로 불리는 PPP 형성 이전단계부터 다운스트림(downstream)이라 칭해지는 실제의 협조융자·지분투자·보증 서비스 제공에 이르기까지 대체로 5단계의 과정을 거쳐서 PPP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한국의 민간기업들이 단순히 입찰공고에 반응하는 매우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프로젝트 사이클의 전 과정에서 관련 정보를 입수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둘째, ADB의 아태지역 프로젝트 준비기금(AP3F) 및 세계은행그룹의 글로벌인프라펀드(GIF) 등 신탁기금 출연을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프로젝트 사이클의 전 과정에서 상세한 프로젝트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서는 MDB가 개도국의 PPP 사업 추진을 도와주기 위해 운영하는 다양한 신탁기금 출연을 통해 PPP 사업의 전 과정에서 발언권을 강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신탁기금은 재정을 출연한 국가들이 ‘이사회’를 구성하여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일반적인 운영방식이다. ADB에서 운영하는 AP3F 신탁기금의 경우 일본, 호주, 캐나다 등 전통적인 기금출연국에 더하여 2023년부터 우리나라도 500만 달러의 기금을 출연하여 동참하고 있어, 향후 AP3F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은행그룹의 경우 GIF를 설치하여 다양한 형태로 개도국들의 PPP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바, 한국정부도 GIF에 대한 기금출연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한국 국적의 MDB 정직원 수를 대폭 확대하여 프로젝트 영향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또한 MDB 내에서 한국기업의 참여사업 발굴을 담당하는 각 MDB의 한국사무소에서도 인프라 및 PPP 담당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한국은 MDB에의 재정출연에 비하여 우리 국적의 정직원 수가 많이 부족한 나라로 손꼽힌다. MDB의 특성상 매우 잘 설계된 분업관계에 의해 직원들의 업무영역이 정해지는바, 한국 국적의 직원 수가 증가할수록 PPP를 포함한 다양한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의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넷째, MDB와의 공조를 통한 해외 PPP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가칭) PPP Focal Point’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MDB와의 공조를 통해 해외 PPP 사업에 대한 한국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관련 정보의 집중, 특정 PPP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전략 설계 등을 담당할 수 있는 정책 브레인 집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PPP Focal Point’를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Focal Point는 세계 여러 지역의 경제·정치 상황에 대한 정보 수집 및 처리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연구기관 또는 유사한 업무를 처리해 온 기관들에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로서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또는 KOTRA, KOICA 등이 가장 바람직한 기관으로 보인다.
제3장에서는 MDB와 주요 공여국의 PPP 사례를 분석하였다. 공공 개발협력사업에 MDB와 혼합금융(co-financing)을 활용한 현황을 살펴보고, 이 가운데 기후변화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MDB의 PPP 사례를 분석하였다. 수력발전,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폐기물 에너지화, 녹색 에너지 전송망 개선 사례 등을 통해 각 사업이 형성된 배경과 목적, 사업구조와 재원조달, 사업 특징을 분석하였다. 또한 프랑스 개발금융기관(DFI)인 Proparco의 코트디부아르 바이오매스 발전소 지원사례를 통해 프랑스 기업이 어떻게 이 PPP 사업을 수주하게 되었는지 분석하였다. MDB의 PPP 사례 분석으로부터 도출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이러한 시사점은 한국이 MDB PPP 사업에 보다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혼합금융 방식의 개발협력사업에 동원되는 민간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민간 기업 및 금융이 참여하는 PPP 개발협력사업은 MDB가 주도하는 사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향후 PPP 개발협력사업에 민간재원을 동원하는 데 양자간 개발협력기관(US DFC, Proparco, BII, FMO 등)의 역할이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MDB가 개발협력사업을 주도하는 경우, 사업 형성 이전부터 MDB가 오랜 기간 수원국 정부의 사업 분야 마스터플랜 및 개발계획 작성을 지원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구조, 재원조달 방안, 위험 경감 방안 등이 도출되고, 민간 및 공공 부문의 사업 참여 여지에 대한 정보가 MDB 주도의 개발협력 커뮤니티에 공유된다. 한국의 원조 및 개발협력 기관도 사업 형성 이전 및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야 사업의 방향, 구조, 참여기관 등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십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단계에서 획득한 사업 참여 기회에 대한 정보가 민간부문과 공유된다면 민간기업의 사업 참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세계은행그룹이 Scaling Solar 프로그램에서 자문, 투자, 보증 등을 원스톱 패키지로 묶어서 지원한 것이 사업 기획, 민간투자 유치, 유리한 전력요금 확보 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한국의 개발협력기관이 PPP 사업에 참여할 경우에도 여러 지원수단을 패키지로 묶어서 제공하는 시스템을 중장기적으로 구축한다면 지원의 효과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선진국의 양자간 개발협력기관은 특수목적법인(SPC)에 대출을 제공함으로써 PPP 사업에 활발하게 참여한다. 한국이 PPP 개발협력사업을 촉진하고 한국기업의 SPC 및 설계·조달·시공(EPC)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경협증진자금(EDPF)의 기능 및 역할 강화와 더불어 양자간 개발협력기관 설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제4장에서는 한국의 PPP를 통한 ODA 활성화 필요성과 지원 현황, MDB 협조융자 활성화 방안과 한계, 협조융자와 PPP 활용 사례를 중점적으로 분석하였다. 한국의 개발금융 확대 필요성과 경제협력기금(EDCF), 경협증진자금(EDPF), 해외 인프라 펀드 등이 한국기업의 개도국 PPP 참여 촉진에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정부가 제시한 MDB 협조융자 활성화 방안을 소개하고, 이 방안의 한계를 지적하였다. 특히 PPP 유형별로 EDCF와 연계하여 지원한 사례를 비교·분석하였다. 한국의 PPP를 활용한 ODA 사례로부터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EDCF를 활용하려는 민간사업자는 개도국 관점에서 EDCF의 진행절차를 이해하여 적절한 시기에 EDCF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민간사업자가 금융조달 단계에서 EDCF를 접촉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사업발굴 단계부터 EDCF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구조화하여야 한다.
둘째, EDCF와 연계 가능한 유망 PPP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EDCF를 중심으로 관계부처·기관과의 정보공유 및 협력 채널을 확대해야 한다.
셋째, EDCF-MDB 협조융자 체계를 활용하여 지원 가능한 대규모 PPP 사업 발굴을 협의하여야 한다. MDB 연례협의 등을 통해 정책 관련성, 우리 기업의 참여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PPP 후보사업 파이프라인을 확보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제기구들의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넷째, EDCF 정책협의 연계 등을 통해 수원국과의 협력 채널을 강화하여 수원국 내 PPP 후보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중장기 사업 풀(pool)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EDCF 현지 사무소를 통해 수원국 PPP 정책, 후보 사업 등을 조기에 파악하고, 수원국 원조 총괄부처 및 PPP 주무청 등과 협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PPP 사업이 최근 대형화·전문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수원국의 역량 강화를 위한 유기적인 유·무상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무상기관 자체 마스터플랜(M/P)·사업타당성 조사(F/S) 재원과 EDCF F/S 재원을 매칭하여 PPP 사업 적합형 F/S를 지원해야 한다.
여섯째, PPP와 관련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각 단계별 리스크에 대한 적절한 사전 평가와 이에 대한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각 위험별 부담을 누가 담당할 것인지 미리 정해 두어야 한다. 또한 MDB에서 이자율 스와프와 환리스크 헤징, 정치적 위험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MDB의 PPP 사업 참여는 국내 경험에 기반한 기술능력이나 경영능력을 충분히 보유한 한국 공기업들의 누적적자 해소나 새로운 사업 창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주요 공기업들은 태스크포스를 구성하여 국제적인 PPP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고, 수출입은행도 단순한 사업보증 단계에서 벗어나 사업 발굴을 추진해야 한다. PPP 분야의 전통적인 강자가 글로벌 회계법인이나 로펌이라는 점도 고려하여, 이들이 발굴하는 PPP 사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아직 한국기업들은 국제적 PPP 사업 참여 경험이 많지 않아 현금 흐름 통제(cash flow control)나 채권보전장치들에 대한 전문성이 높지 않다. 따라서 경험을 축적하고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인력 양성도 필요하다.
마지막 제5장에서는 MDB의 PPP 운영방식(2장)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책적 시사점과 MDB의 PPP 사례(3장), 한국의 PPP를 활용한 ODA 사례(4장)의 시사점을 토대로 한국이 MDB의 PPP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방안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개발금융기관(DFI) 설립이 필요하다. 우리의 경우 유상원조와 무상원조의 분절화 문제가 아직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원조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원조집행 과정과 구조를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무상원조와 차관뿐만 아니라 지분 참여, 보증 등 다양한 개발금융수단을 유기적으로 활용해 개도국 개발사업에 대한 참여를 늘려나가야 한다. 분절화 문제를 극복하고, 대규모 개도국 해외 인프라 사업 수주 기회를 늘리며, MDB 사업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한국형 DFI 설립이 필요하다.
둘째, 정부의 지원을 체계화해야 한다. 우리의 경우 부처별 개발협력자금, MDB 신탁기금 등 다양한 ODA 자금이 개별적으로 집행되기 때문에 전략적 방향성을 찾기 어렵고, 그 결과 ODA 자금이 MDB 사업 수주에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했다. MDB와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협력을 체계화해 나가야 한다.
셋째, MDB 사업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MDB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이에 대한 장기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수주를 위한 입찰 참여 단계에만 집중하지 말고, 프로젝트 사이클 전 단계에 걸쳐 정보를 수집하고 주요 관계자를 파악해서 마케팅을 해야 한다. 또한 민간기업과 공기업 모두 사업 수주 실패 경험이 축적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정보공유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넷째, 민간기업과 정보를 공유하고 쌍방향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채널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의 민간위원에 기업인 비중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
대러 경제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한-러 경제협력 안정화 방안
본 연구보고서는 대러 경제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한-러 경제협력 안정화 방안을 모색하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의 갈등이 종국에 해소되어 끝난다고 하더라도, 서방과 러시아 간의, 더욱 확장적으로는 특..
정민현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성장, 경제협력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연구의 방법 및 범위
3.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제2장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와 러시아의 대응
1.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의 특징과 함의
2. 2014년, 2022년 대러시아 제재의 경제적 영향 비교
제3장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
1. 대러 제재 장기화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
2. 대러 제재 장기화가 러시아 산업구조전환에 미치는 영향
제4장 제재 장기화와 러시아 정부의 대응
1. 러시아의 대외협력 방향
2. 러시아의 주요 산업 발전전략
제5장 결론: 한-러 경제협력 안정화 방안
1. 요약
2. 한-러 경제협력 안정화를 위한 정책 방향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정책연구브리핑본 연구보고서는 대러 경제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한-러 경제협력 안정화 방안을 모색하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의 갈등이 종국에 해소되어 끝난다고 하더라도, 서방과 러시아 간의, 더욱 확장적으로는 특정 이념과 다른 이념 간의 뿌리 깊은 전통적 갈등이 일거에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떤 식으로든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견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장기적 측면의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러 제재로 인해 한-러 경제협력 환경이 악화된다고 하더라도 양국간의 경제협력이 양적ㆍ질적으로 위축되는 것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양국 경제협력의 잠재력이 아직 충분히 발현되지 않았기도 하거니와, 미래에 밀도 있는 경제협력이 진행된다면 양국이 거둘 수 있는 협력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러 제재 장기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러 경제협력 안정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이 러시아에 가한 경제제재의 다양한 특성을 2014년 크림반도 사태 이후의 제재와 심층적으로 비교 분석하였다. 2014년 제재가 특정 분야에 대한 표적성 및 경고적 특성을 주로 지니고 있는 데 반해 2022년 제재는 분야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적 포괄성과 실질적 징벌성을 주요 특성으로 한다. 이렇게 대별되는 특성으로 인해 2022년 대러 제재가 러시아 경제의 주요거시경제지표에 미친 영향은 매우 심대하였다. 특히 △ 민간소비ㆍ투자, △ 산업 생산, △ 수출 지표에서 제재의 즉각적 영향이 2022년에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는 제재의 양과 질에 있어 2022년 제재가 2014년 제재에 비해 훨씬 가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방의 대러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정합적인 분석 틀을 활용하여 보다 엄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본고에서는 벡터자기회귀모형(VAR)을 활용한 시계열 분석을 수행하였다. 그리고 일반적인 구조전환 거시경제 모형을 러시아 경제 사정에 맞게 확장ㆍ변형한 새로운 이론 틀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대러 제재 장기화가 러시아 경제성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우선 2014년 3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미국, EU, 영국이 부과한 모든 제재를 제재 일시, 공식 발표 여부, 제재 내용, 형태 및 특성 등 다양한 기준으로 정리하여 대러 제재의 종합적인 강도를 측정하는 지수(index)를 구축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구축한 제재지수, 천연가스 가격, 산업생산지수(industrial production), 수출액/수입액(ratio), 실질실효환율의 5개 변수로 구성된 VAR모형을 고려하였다. 분석 결과 대러 제재는 러시아 경제에 장기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특히 VAR 분석 결과 제재 충격은 러시아의 산업 생산을 크게 하락시켰고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은 1년 이상 지속되었다.
본고는 대러 제제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장기적 효과를 산업구조전환(structural transformation) 관점에서 이론적으로 분석하였다. 대러 제재의 요체가 △ 금융 제약 심화, △ 첨단산업 발전에 필요한 중간재 수입 제한, △ 기술 협력 제한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대러 제재로 인해 러시아 경제의 금융 마찰(financial friction)이 심화되고 부문별 생산성 향상이 위축될 경우 러시아 경제의 산업구조전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이론적으로 엄밀하게 검토하였다. 이를 위해 부문별로 생산성이 다를 수 있고 금융 마찰이 존재하는 다부문경제성장모형(multi-sector growth model)을 건설하였다. 이론 분석에 따르면 부문간 마찰이 심해지면 고부가가치 부문의 생산성이 하락하여 러시아 경제의 장기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산업구조전환이 지연된다. 같은 논리로 대러 제재에 의해 고부가가치 부문의 기술 진보가 위축되어 생산성 개선이 늦어지면 산업구조전환 지연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대러 제재는 러시아 경제의 장기 성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산업구조전환을 지연시킴으로써 러시아 경제가 이른바 중진국 함정에 빠질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대러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러시아 정부 입장에서는 이러한 악영향을 소거하기 위해 다양한 대내외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본고는 제재 대응을 위한 러시아 연방정부 차원의 대외 및 대내 전략을 살펴보았다. 전쟁 이후 달라진 대외협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러시아 대외전략은 제재로 인한 통상 및 기술 고립을 비롯한 국가 경제 전반에 걸친 위협요인에 대한 대응을 핵심으로 한다. 이러한 국제 질서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러시아는 서방의 비우호적인 행동에 대응해 러시아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며, 다양한 영역에서 다각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모색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전쟁 이후 대내 산업 육성 전략으로 △ 자동차, △ 금속, △ 마이크로 전자산업(반도체), △ 통신산업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 부문의 발전 전략을 발표하였다. 또한 대러 금융제재로 금융 제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장기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성공적인 산업구조전환을 달성하려면 금융 부문의 효율화가 필수적이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는 자국 금융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금융산업 발전 전략을 발표하였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금융시장 발전 전략도 함께 고찰하였다.
앞에서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과 러시아의 경제협력 안정화 방향을 단기와 중장기로 나누어 모색하였다. 즉 우리나라가 현재와 같은 제재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단기로 상정하고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협력 안정화 방향을 살펴보았을 뿐 아니라, 향후 우리나라가 더 유연한(완화적인) 제재를 부과할 수 있을 때의 협력 안정화 방향도 함께 고민하였다.
단기적 관점에서는 양국 경제협력과 관련한 최소한의 정부 대화 채널 유지가 중요하다. 특히 양국 경제협력에서 지금까지 유의미한 역할을 했던 거버넌스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 같은 위원회 및 산하 분과 위원회, 소위원회 회의, 한-러 경제협의회, 한-러 지방 협력 포럼 등의 거버넌스를 탄력적으로 개최하여 대러 경제제재라는 제한된 협력 환경에서 가능한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을 지속 논의하여야 한다. 또한 현재까지 부과된 대러 제재에 적용되지 않는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품, 화장품 및 의류 등의 소비재는 대러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품목들로 대러시아 주요 수출품에 해당한다. 따라서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국과 러시아 양국의 교역 및 투자를 유지하는 것이 양국 경제협력 안정화에 매우 긴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정학적 불안에서 야기되는 다양한 대내외 불확실성을 소거하는 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민간 기업 입장에서 러시아 진출에 따르는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직접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
우리 정부가 지금보다 유연한(완화적인) 대러 제재를 취할 수 있는 중장기적 시계에서는 전략적 협력 파트너로서 한국이 갖는 기회요인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향후 협력 기회가 다대한 첨단산업 분야, 특히 자동차 및 반도체 산업에서의 협력 기회를 십분 활용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해당 산업에 대한 러시아의 전략 및 정책과 러시아 내 산업 현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충분한 정보를 축적하여야 한다. 이러한 정보가 준비되어 있어야 앞으로 보다 완화적인 제재를 취할 수 있는 시점이 도래하였을 때 적합한 협력 전략을 수립하여 즉각적인 민간 협력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협력 효과뿐 아니라 협력 수요가 높은 첨단산업(자동차, 반도체)을 중심으로 즉각적인 협력 복원 및 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에너지 분야 협력 활성화를 통해 한-러 경제협력 안정화 및 확대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 정부는 전쟁 이후 극동으로의 새로운 에너지 공급망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러시아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로의 수출 확대를 희망하고 있으므로 에너지 분야에서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때 에너지 분야에서의 양국간 협력은 기후변화 대응(탈탄소화)과 연계하여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향후 금융산업에서의 양국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살펴본다. 서방의 포괄적인 대러 금융제재로 인해 러시아 정부는 자국 금융 부문의 발전 필요성을 더욱 분명하게 인식하였다. 디지털 금융 부문에서 기술 및 개발 노하우가 축적된 우리 기업의 대러시아 금융 진출 방안도 선제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한 통화ㆍ금융 제도 선진화를 위한 양국의 제도적 협력 연계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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