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ing Papers World Economy Brief
발간물
APEC Study Series
문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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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공급망 재편 정책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및 시사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존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난 상황에서 2021년에 출범한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에서 미국의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해외,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하..
조동희 외 발간일 2023.12.26
경제안보, 국제무역 미국목차닫기국문요약제1장 서론1. 연구의 배경 및 목적2. 선행연구3. 보고서의 구성제2장 미국정부의 공급망 재편 정책1. 배경2.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정책3. 주요국의 정책 대응제3장 반도체 및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공급망 현황1. 반도체2. 전기차 배터리제4장 기업의 대응1. 반도체2. 전기차 배터리3. 실증분석제5장 결론 및 시사점1. 보고서 요약2. 시사점참고문헌부록: 글로벌 공급망 결정요인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닫기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존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난 상황에서 2021년에 출범한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에서 미국의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해외,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정부의 정책 자체에 대한 논의는 무성한 데 비해, 공급망을 직접 결정하는 주체인 기업의 대응에 대한 실증적 증거는 아직 부족하다. 그런데 기업이 기존에 구축한 공급망은 해당 기업이 해당 시점에 최적화를 한 결과이고, 공급망 재편 정책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크다. 따라서 공급망을 결정하는 주체인 기업이 바이든 행정부의 의도대로 의사결정을 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이에 본 연구는 가용한 양적자료를 활용하여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및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재편 정책에 대한 해당 분야 주요 기업들의 반응을 실증분석하였다.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한국의 주요 수출산업이자, 한국이 포함된 공급망에서 미국과 중국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산업이다. 한국정부의 경제안보 정책 수립과 한국기업의 공급망 구축에 있어 해외 주요 기업의 의사결정은 중요한 고려 요인일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국정부의 경제안보 정책 수립과 한국기업의 공급망 구축 등을 위한 참고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서론에 이어지는 제2장은 미국정부의 공급망 재편 정책을 개괄한다. 제3장은 반도체(1절) 및 전기차 배터리(2절) 산업의 공급망 현황을 각 산업의 공급망 단계별로 분석한다. 제4장은 미국정부의 공급망 재편 정책에 대한 기업의 대응을 분석한다. 끝으로 제5장은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요약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정부와 기업들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한다.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직후 핵심 분야에서 미국의 대외 의존도를 점검하고 해당 분야의 공급망 재편 정책을 추진하였다. 취임 직후 발효한 미국 공급망 행정명령에 따라 100일 공급망 검토보고서와 6대 산업에 대한 부처별 보고서가 발표되었고, 미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 및 장비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 포함된 반도체 및 과학법과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하여 전기차 세액공제 요건이 포함된 IRA가 2022년 8월에 발효되었다.100일 공급망 보고서와 6대 산업 보고서는 반도체와 관련하여 미국이 연구개발과 설계에는 강하지만, 제조는 해외, 특히 아시아 의존도가 높다고 진단하였다. 이러한 진단 아래 반도체법은 미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해 약 542억 달러 규모의 재정을 지원한다. 그런데 이러한 지원을 받기 위한 조건인 가드레일 조항은 중국을 비롯한 특정 국가군에 일정 수준 이상의 반도체 제조시설 투자를 금지한다. 이에 대하여 미국 내외의 주요 이해당사자들은 우려를 표명하였다. 이들은 동 조항이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고, 그 결과 미국의 반도체 산업과 소비자들에게도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미국정부는 인공지능 관련 첨단반도체, 슈퍼컴퓨터 등을 제조하는 중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에 대한 수출통제와 미국인의 중국 내 활동 제한도 실시하고 있다.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하여 100일 공급망 보고서는 상류에 해당하는 원재료 생산에서 미국 공급망이 특히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는 핵심광물의 채굴과 가공이 대부분 미국 밖, 특히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하류인 배터리 셀, 모듈 및 팩 제조는 상대적으로 덜 취약하다고 분석하였는데, 이는 배터리 셀 생산부터 그 이후 단계가 최종소비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진단 아래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친환경 자동차에 세액공제를 제공할 때 공급망과 관련된 조건을 달고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에 포함되는 핵심광물 중 일정 비율 이상이 미국 혹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되거나 가공되어야 하고, 전기차 배터리의 부가가치 중 일정 비율 이상이 북미에서 제조되어야 한다. 2024년부터는 해외 우려대상기관에서 생산하는 배터리 부품이 포함된 전기차는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고, 2025년부터는 해외 우려대상기관에서 채굴 또는 가공된 핵심광물이 포함된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가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또한 미국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우방국들과 공급망 상류에서의 협력 강화를 추진하는 한편 핵심광물의 채굴 및 가공, 기존 배터리의 대체재 개발 등에 재정을 투자하고 있다.이러한 미국정부의 정책에 대하여 주요국들도 정책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본과 네덜란드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반도체 분야 수출통제에 동참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의 역량 강화를 대규모로 추진 중이고, 미국 및 미국의 수출통제에 동참하는 국가들에 대하여 수출통제로 맞대응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주요국인 대만은 자국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고, EU는 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대규모 재정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미국기업들이 가장 높고, 한국, 일본, 유럽, 대만 기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런데 미국의 반도체 산업은 제조 및 이후 단계를 해외, 특히 동아시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단일 국가 중 반도체 수요가 가장 큰 중국은 자국 기업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기업들이 후공정, 제조, 소재 등 상대적으로 저숙련 노동집약적이거나 부가가치가 낮은 단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산 현황은 교역 현황에도 반영되어서,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 중에서 대부분을 아시아가 차지하고, 특히 중국(홍콩 포함)과 한국의 비중이 매우 크다. 반면에 미국의 수출액은 최근 빠르게 감소하였다.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은 한국, 대만, 중국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반도체 설계는 일부 종합반도체기업을 제외하면 설계에 특화된 팹리스가 담당한다.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지적재산권과 전자설계자동화는 영미권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반도체 설계 자체도 미국기업들이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는 대만기업들이 선두이고, 그 뒤를 한국, 일본, 중국, 미국, 유럽의 기업들이 따르는 상황이다. 중국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제조역량이 부족해 낮은 수준의 반도체만 제조하고 있으나, 정부 주도로 반도체 제조역량 강화를 추진 중이다. 최신의 반도체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급속하게 오름에 따라, 팹리스와 파운드리 간 분업 형태가 널리 채택되고 있다. 후공정 시장에서는 대만과 미국 기업들이 선두에 서서 그 뒤를 중국, 한국, 일본, 유럽 기업들이 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첨단패키징이 각광을 받고 있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첨단패키징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첨단패키징의 기반 물질 제조도 중국에 집중되어 있다. 반도체의 기반 물질인 초고순도 다결정실리콘 생산은 중국기업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첨단반도체용 웨이퍼 생산은 일본기업들이 선두이고, 그 뒤를 대만, 독일, 한국 기업들이 따르고 있다.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화합물반도체의 경우, 관련 기술에서는 미국기업들이 선두이지만, 원료 제조는 모두 해외에서 하고 있다. 중국도 이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대형 반도체 기업들은 포토마스크를 자신의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직접 생산하지만, 팹리스들은 포토마스크 생산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포토마스크 공급은 일본과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고, 포토레지스트도 일본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 외에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화학물질, 가스, 습식화공약품 등은 미국, 일본, 유럽, 한국 기업들이, 반도체 제조장비는 미국, 일본, 네덜란드 기업들이 주로 공급한다. 후공정의 패키징, 검사 장비는 일본과 미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크다. 네덜란드와 일본 기업들은 리소그래피를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교역 현황에도 반영되어서,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에서는 일본, 미국, 네덜란드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공급망 단계에서 자국의 점유율이 높은 분야(특히 후공정)와 관련된 장비는 자급률이 높은 편이지만, 그 외의 분야는 자급률이 매우 낮다.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공급망의 첫 단계인 채굴을 제외한 모든 단계에서 중국이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하고 있으며, 채굴 단계에서도 채굴국에서 이루어지는 채굴의 상당 부분을 현지에 진출한 중국기업이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에서 일찍부터 우위를 점하게 된 것은 화석연료 기반 자동차 산업에서는 기존의 주요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국가 차원에서 일찍부터 전기차 분야에 대규모 투자와 지원(보조금 등)을 한 결과이다. 중국정부의 지원은 외국 기업에도 적용되어 해외투자 유입에도 기여하였다. 또한 정부조달, 통행 제한 등에서 전기차에 큰 혜택을 제공하였고, 배터리 연구개발에도 큰 투자를 하였다.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광물 채굴 지역은 콩고민주공화국(코발트), 인도네시아(니켈), 호주(리튬), 칠레(리튬) 등 소수이다. 중국기업들은 이러한 핵심광물의 가공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단 칠레의 경우 자국에서 채굴된 리튬을 가공 전 상태로 수출하기보다는 대부분 자국에서 가공한 후 수출한다. 이처럼 전기차 핵심광물의 채굴과 가공에서 중국의 비중이 압도적인 데 반해, 자원 부국인 미국의 비중은 미미하다. 여기에는 엄격한 환경법과 환경단체의 반발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이는 친환경을 전면에 내걸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방향과도 충돌한다. 배터리 셀, 모듈, 팩 제조에서도 중국기업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결과 중국은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이다. 최대 수입국인 독일, 미국은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 최근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수입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급증하였는데,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공급망 정책으로 대중국 수입이 어렵게 될 것을 예상하여 수입이 늘어난 결과이다.해외 기업들의 미국에 대한 반도체 분야 투자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전이자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에 이미 급등하기 시작하였고,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에 대한 반도체 분야 외국인직접투자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전부터 건수와 금액에서 모두 하향 추세를 보여왔고, 그러한 추세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기존에 중국에 크게 투자하던 종합반도체기업이 중국 대신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등 유럽과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향한 사례도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에도 미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는 2021년부터 빠르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투자의 주체는 대부분이 아시아인데, 중국기업의 투자도 2022년부터 급증하였다. 중국기업의 투자상대국이 기존에는 아시아와 서유럽 위주였으나, 2022년에는 북미의 비중이 급증하였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서유럽발 투자의 비중도 커졌다. 한편 이러한 외국인직접투자보다 미국기업의 자국 내 투자가 훨씬 더 활발하며, 미국의 주요 자동차 기업들은 한국의 배터리 기업과 합작투자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전통의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위치한‘Manufacturing Belt’ 지역(미시간, 오하이오, 인디애나 등)에 집중되었고, 한국 자동차 기업이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조지아 등 동남부 지역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반도체 분야 주요 기업들의 2019~23년 2/4분기까지 분기별 공시자료로 구축한 패널자료를 이용한 실증분석 결과, 최근 반도체 주요 기업의 매출에서 중국의 비중은 감소한 반면, 중국 외 지역의 비중은 증가하였는데, 중국 외 지역 매출 증가의 상당 부분은 미국 시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바이든 행정부의 수출통제가 공식화되기 전부터 발생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변화에 있어서 수출통제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기업들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 간 유의미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고, 중국 매출 비중 변화가 미국 매출 비중에 직접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최근 반도체 기업 매출의 지역 및 국가 간 분포 변화가 바이든 행정부 수출통제 정책의 직접적인 결과라는 유의한 근거는 발견하지 못했고, 수요측 요인(중국의 경기침체, 미국의 반도체 수요 증가 등)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이러한 연구 결과에 기반하여 본 보고서가 제시하는 정책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반도체 산업의 경우 최근 투자, 매출 등의 지역 분포 변화, 특히 중국 비중 감소와 미국 비중 증가는 바이든 행정부의 공급망 재편 정책이 실시되기 전에 생겨난 추이가 최근 유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를 바이든 행정부 정책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지역별 경기변동 상황, 지역별 반도체 수요의 변화 등 수요측 요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설령 정책의 영향이라 하더라도 변화의 전체가 바이든 행정부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이라기보다는, 상당 부분은 기업들이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그러한 방향의 정책이 펼쳐지리라고 예상하고 미리 대응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잠재적인 원인들은 갑작스럽게 외생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흐름 속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기업과 정부는 단기적인 외생적 변화를 우려하기보다는 장기적인 흐름에 대응하면서 그러한 흐름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특히 생산설비의 이전 및 신규투자는 되돌리는 비용이 매우 크므로, 기업들은 미국정부 정책의 변경 가능성에 대한 안전장치도 고려하면서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배터리 산업의 경우 향후 공급망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수요지를 중심으로 권역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은 한국, 일본 등 동맹국 기업들의 참여를 유인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소재-배터리 전지 및 팩-최종제품-폐기 단계의 생산공정에 대한 자국 내 공급망을 구축하는 중이다. 특히 2024년 부터는 우려대상기관에서 생산된 배터리 부품이 포함된 전기차가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고, 2025년부터는 이들에 의해 채굴되거나 가공된 핵심광물이 포함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도 제외될 예정인데, 중국이 우려대상기관에 포함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한국 포함)에서 배터리의 핵심광물이 생산되는 것을 인정한다는 점을 이용하기 위하여 중국기업들이 한국기업들과 합작으로 한국에 투자를 하고 있다. 해외투자 유입 증대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이러한 투자를 받아 생산된 배터리가 「인플레이션 감축법」 적용에서 배제될 위험이 있으므로 한국의 이해당사자들은 이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끝으로 2024년 11월로 예정된 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 보고서의 집필 시점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바이든 현 대통령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은 두 후보간 입장 차이가 매우 크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친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 중인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 부흥에도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차기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그동안의 전기차 및 배터리 관련 정책에 큰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에 투자를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한국기업들과 한국정부는 의사결정 시 이러한 중대한 정치적 요인을 주요 변수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반면에 반도체 관련 중국 견제 및 자국 산업 부흥은 둘의 지향점이 큰 틀에서 같다고 평가되고 있다. -
환율과 기초여건 간 괴리에 대한 연구: 시장심리를 중심으로
미래환율의 변동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중앙은행, 금융시장 참가자 및 정책당국자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현존하는 다양한 경제모형들의 환율 예측력이 크지 않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예를 들어 Meese and Rogoff (1983)가 확률보..
김효상 외 발간일 2021.12.30
금융정책, 환율목차닫기국문요약제1장 서론1. 연구의 배경2. 연구의 의의 및 구성3. 환율 예측력 평가 방법제2장 전통적 환율 결정요인과 예측모형1. 이론적 배경2. 분석자료3. 실증분석 결과4. 동태적 분석5. 소결제3장 시장 기대와 환율 예측1. 이론적 배경2. 분석자료3. 실증분석4. 소결제4장 환율 예측모형: 반대의견 전략1. 서론2. 실증분석 모형3. 표본 내 적합도 추정 결과4. 표본 외 예측 추정 결과5. 강건성 분석6. 소결제5장 머신러닝을 활용한 환율 예측1. 서론2. 이론적 배경: 시계열 기계학습 모형3. 실험설계4. 실증분석 결과5. 소결제6장 결론 및 시사점참고문헌부록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닫기미래환율의 변동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중앙은행, 금융시장 참가자 및 정책당국자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현존하는 다양한 경제모형들의 환율 예측력이 크지 않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예를 들어 Meese and Rogoff (1983)가 확률보행 모형이 경제 기초여건(economic fundamentals)의 변동을 반영한 모형보다 오히려 표본 외 샘플에서 환율 예측력이 더 우수하다는 결과를 보고한 이래로 후속연구들은 이러한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강건하고 체계적인 실증분석 결과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이에 본 연구는 기존 정형화된 환율 예측모형과 더불어 외환시장의 시장심리지수가 환율 예측에 도움이 되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시장심리지수를 사용하여 외환시장 딜러들이 사용하는 반대의견(contrarian opinion) 투자전략에 기반하여 환율을 예측해보았다. 또한 경제여건변수 및 시장심리지수를 종합적으로 활용한 기계학습 모형이 환율 예측력을 높일 수 있는지도 살펴보았다.본 연구는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2장에서는 전통적 환율 예측모형들을 소개하고, 경제여건을 사용한 모형들의 환율 예측력을 검정하였다. 특히 기존 연구에서 많이 분석된 주요 통화(major currency)뿐만 아니라 한국 원화를 포함한 여타 신흥국 통화까지 확장하였다. 선진국 중 캐나다 달러, 스위스 프랑, 영국 파운드화에 대하여 테일러 준칙 모형이 단기적 환율 설명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선진국 통화에 비하여 신흥국 통화가 경제여건을 사용한 대다수의 모형에서 장단기 환율 예측력이 높게 나타났다. 기존 연구와 유사하게 시기별, 통화별로 경제변수들의 환율 예측력에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제3장에서는 시장심리지수와 블룸버그 외환전망의 환율 예측력을 검정하였다. 제2장의 경제여건변수의 환율 예측력 결과와 동일한 여건하에서 비교하기 위하여 월별 데이터로 치환하였으며, 선형 단일 방정식 모형을 적용하였다. 분석 결과, 시장심리지수와 블룸버그 외환전망 모두 유로화에 대하여 단기적으로 환율 예측력이 높게 나타났으나,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해서는 확률보행 모형에 비해서 환율 예측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되었다.제4장은 외환시장 딜러들이 사용하는 반대의견 투자전략에 기초하여 환율 예측을 검정하였다. 반대의견 이론에 기초해서 개발된 4개 변수(선물시장 참가자들의 일일심리지수, 현물환율과 최대환율 간의 거리, 과거환율의 수익률, 과거환율의 변동성)들을 사용하여 미래환율을 예측하였으며, 이 중 현물환율과 최대환율 간의 거리가 예측력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율 예측력은 1주일부터 5년 사이의 모든 환율 예측기간에서 표본 내 적합성, 표본 외 예측력 모두에서 확률보행 모형에 비하여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최근에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의 개발이 활성화되고 분석에 이용 가능한 데이터의 양과 질이 개선됨에 따라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도입하여 시장 분석을 시도하는 많은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5장은 기초여건변수와 시장심리지수를 사용한 머신러닝 모형을 구성하여 환율 변동을 예측하였다. 분석 결과 일반적으로 머신러닝 모형을 기반으로 한 환율 예측이 선형 모형에 비하여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러 머신러닝 모형 중 합성곱 신경망의 환율 예측력이 높게 나타났다.제6장에서는 연구 결과를 종합하고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다양한 모형들의 환율 예측력을 점검하나 그 원인을 설명하기는 어려운 한계점을 갖는다. 예를 들어 전통적 환율모형 중 테일러 준칙 모형이 왜 환율 예측력이 높은지에 대한 실증적 해답을 구하기는 어렵다. 또한 신흥국의 경우 선물환 프리미엄 퍼즐(forward premium puzzle)이 나타나지 않는 것(Bansal and Dahlquist 2000)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부분이 환율모형의 예측력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시장 투자자, 시장구조 등을 반영한 이론모형에 대한 연구도 향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Does digitalization help employment stability during the COVID-19 pandemic?: Evi..
이 논문은 한국에서 수행된 설문조사 데이터를 사용하여 노동자의 ICT 사용 강도가 COVID-19 대유행 초기 단계에서 노동자의 고용안정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를 분석한다. 주요한 결과 중 하나로 팬데믹이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이 노동자의..
문성만 발간일 2021.10.20
APEC, ICT 경제목차닫기Executive SummaryI. IntroductionⅡ. Related LiteratureⅢ. Real-Time Survey Data3.1. Survey Design3.2. Summary StatisticsⅣ. Empirical Models4.1. A Model for Different Impacts of COVID-194.2. Models for the Role of DigitalizationV. Heterogeneous Impacts of COVID-19VI. Workers’ ICT Use and Impacts of COVID-196.1. ICT Use Intensity6.2. ICT Skills6.3. Internet ActivitiesVII. Policy Implications and Concluding RemarksReferences국문요약닫기이 논문은 한국에서 수행된 설문조사 데이터를 사용하여 노동자의 ICT 사용 강도가 COVID-19 대유행 초기 단계에서 노동자의 고용안정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를 분석한다. 주요한 결과 중 하나로 팬데믹이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이 노동자의 사회경제적 특성과 산업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특히, 서비스 혹은 건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임시직 노동자, 팬데믹 이전에 실업을 경험했던 노동자는 대유행의 초기 단계에서 실직, 일시 해고, 노동시간 단축, 혹은 임금이 감소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다음으로 우리는 노동자의 ICT 사용 강도(intensity)를 컴퓨터, 모바일 및 인터넷 사용시간을 사용하여 측정하였는데, ICT 사용 강도가 높은 그룹에 속하는 노동자일수록 팬데믹이 노동시장에 미친 부정적인 효과를 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디지털화와 한국의 협력방안
본 연구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디지털 격차가 경제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우선 역내 디지털화의 진전 정도를 살펴보고, 역내 주요국의 디지털 전환 정책을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활용하여 비교ㆍ분석하였다. 또한 디..
장영신 외 발간일 2020.12.30
APEC, ICT 경제 동남아대양주목차닫기국문요약제1장 서론1. 연구 필요성 및 목적2. 연구 범위 및 방법3. 선행연구 및 연구 차별성제2장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디지털화와 디지털 협력 분석 31.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와 디지털 경제의 성장2. APEC 내 디지털화 현황3. APEC 포라 내 디지털 경제/정보통신 협력사례 분석4. 소결제3장 아시아-태평양 주요국의 디지털 전환 정책 비교ㆍ분석1. 주요국별 디지털 전환 정책의 특징2. 아시아-태평양 주요국의 디지털 전환 정책 비교ㆍ분석3. 소결제4장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디지털화와 경제성과1. 디지털화의 측정과 분석자료2. 아태지역의 디지털화와 경제성장 간의 상관관계 분석3. 아태지역의 디지털화와 소득불평등 간의 상관관계 분석4. 소결제5장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디지털화와 노동시장 성과: 한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1. 분석자료, 디지털화의 측정 및 기초통계량2. 디지털화와 취업확률 간의 상관관계 분석3. 디지털화와 임금 간의 상관관계 분석4. 소결제6장 결론1. 연구결과 요약 및 평가2. APEC 포라 내 디지털 협력 노력과 한국의 기여3. APEC에서의 디지털 포용 협력 강화와 한국의 역할 제고참고문헌부록1. 디지털 전환 정책 핵심 키워드 및 디지털 경제 관련 핵심 어휘2. 국별 정책 중점 분야 비중 데이터3. 국별 정책 분석결과에 대한 강건성 검증4. 정책 출처 목록5. 디지털화와 경제성장 간 관계(APEC 소득 그룹별 분석)6. APEC 디지털경제운영그룹과 정보통신작업반의 협력사업 동향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닫기본 연구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디지털 격차가 경제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우선 역내 디지털화의 진전 정도를 살펴보고, 역내 주요국의 디지털 전환 정책을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활용하여 비교ㆍ분석하였다. 또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강도의 차이가 국가별 총계 수준의 경제성과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개인별 인적자본 축적의 메커니즘을 통한 노동시장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분석하였다. 분석결과를 통해 APEC과 소속 회원국들이 디지털 포용 정책에 역량을 집중하여야 할 근거를 제시하고, 역내 디지털 포용 국제공조 플랫폼으로서의 APEC 기능 강화 방향과 한국의 역내 디지털 협력 강화를 위한 협력방안을 제안하였다.2장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발전 단계별 디지털화의 진전 정도와 역내 주요 국가의 디지털 경쟁력을 비교하고, APEC 포라 내 디지털 경제협력 현황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국제통신연합(ITU)이 제공하는 ICT 지표를 활용하여 APEC 역내 고소득ㆍ저소득 회원국의 디지털 격차를 살펴보고,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제공하는 세계디지털경쟁력순위(World Digital Competitiveness Ranking) 등을 활용하여 역내 주요 10개 개발도상국의 디지털 경쟁력을 비교ㆍ분석하였다. 분석결과 ICT 인프라 활용의 질적 측면, 기업의 ICT 활용도 측면에서는 APEC 내 소득 그룹별 디지털 격차가 존재하였지만, 다행스럽게도 디지털화의 기본 인프라인 ICT 접근성 측면에서는 그 격차가 감소되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2017년 처음으로 ‘디지털 경제에 관한 APEC 실행 어젠다’ 및 ‘APEC 인터넷 및 디지털 경제 로드맵’이 채택된 후 APEC 포라 내에서 디지털 경제 관련 협력사업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장에서는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활용하여 APEC 내 디지털 선도국인 한국을 포함해 미국, 중국, 일본뿐만 아니라, 주요 개발도상국인 말레이시아, 베트남이 최근 10년간 추진한 디지털 전환 정책의 중점 추진 분야를 비교ㆍ분석하였다. 국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디지털 선도국은 기본 및 응용 연구, 인재 유치 및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는 반면, 디지털 개도국은 공공분야 개혁과 인프라 조성에 집중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디지털 선진국과 개도국 그룹 모두 그간의 디지털 전환 정책이 국가의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분절적으로 추진되어 왔으며, 디지털 포용과 디지털 분야 국제협력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점을 확인하였다.4장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디지털화의 진전이 경제성장과 소득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국가 단위에서 ICT의 접근성(예, 인구 100명당 유ㆍ무선 전화 가입자 수의 합)과 이용강도(예, 인구 100명당 인터넷 사용자 수 중 유선 브로드밴드 가입자 수의 비중)를 대리하는 변수들을 사용하여 디지털화의 정도를 측정하였다. 114개국을 포함하는 전체 샘플과 APEC 21개 회원국 중 자료 이용이 가능한 17개국을 포함한 APEC 샘플에 대하여 디지털화와 경제성장률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두 샘플 모두 ICT 접근성이 높을수록 경제성장률이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ICT 이용강도의 경우에도 경제성장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두 샘플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하였다. 한편 표준화된 세계소득불평등 데이터베이스(The Standardized World Income Inequality Database)에서 자료 이용이 가능한 134개국을 포함하는 전체 샘플과 APEC 18개 회원국을 포함하는 APEC 샘플의 Gini 지수를 활용하여 디지털화의 진전이 소득불평등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ICT 접근이 용이할수록 소득불평등은 감소함을 확인하였다. ICT 이용강도의 경우, 전체 샘플에서는 그 강도가 강할수록 소득불평등도를 유의하게 악화시켰고, APEC 샘플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유사한 결과를 얻었다. 이러한 부의 관계는 브로드밴드를 통한 인터넷 접속비용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소득이 낮을수록 서비스 이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경제발전 단계별로 소득수준에 따라 디지털화가 소득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고소득 그룹은 두 샘플 모두에서 ICT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또는 ICT 이용강도가 강할수록 소득불평등도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보였다. 반면 저소득 그룹의 경우에는 두 샘플 모두에서 ICT 접근성이 높을수록 소득불평등도가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저소득 그룹에서 ICT 이용강도가 소득불평등도에 미치는 영향은 전체 샘플과 APEC 샘플의 결과가 달랐다. 저소득 그룹 전체 샘플의 경우 ICT 이용강도와 소득불평등도의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반면, APEC 샘플에서는 ICT 이용강도가 강할수록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지만 소득불평등도가 완화되었다. 즉 경제발전 단계별로 디지털화의 내용에 따라 소득불평등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5장에서는 노동자 개인의 ICT 접근성, 이용강도, 이용강도와 인적자본의 상호작용을 대리하는 변수들을 사용하여 개별 경제주체의 디지털화 정도를 측정하였다. APEC 내에서 고소득 그룹인 한국과 저소득 그룹인 베트남의 개별 인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디지털화 및 노동시장 성과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활용하여디지털화가 취업확률과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개별 국가 내에서 디지털화가 취업확률과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한국과 베트남 샘플 모두에서 ICT 이용강도가 강할수록, 예를 들어 컴퓨터, 모바일 또는 인터넷 이용시간 중 업무나 학업에 사용된 시간의 비중이 증가할수록 취업확률과 임금이 유의미하게 높아졌지만, 베트남 샘플의 경우에는 통계적 유의성이 약했다. 이러한 유의성의 차이는 한국에서는 ICT 이용이 필수적인 직군이 베트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일 것으로 추론된다. 한편 ICT 이용정도를 질적으로 측정하기 위하여 인터넷을 통한 업무 수행 이외에 인터넷을 활용한 자료 및 정보 획득활동, 구직활동 경험, 인터넷 뱅킹 경험 등에 대한 다양한 ICT 이용정도를 조사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는데, 베트남 샘플에서는 이러한 ICT 질적 지수가 높은 노동자일수록 취업확률과 임금이 높았다. 이는 베트남의 경우, ICT 이용강도를 양적으로 측정하는 변수보다 질적으로 측정하는 변수가 노동시장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더 적절하게 포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ICT 접근성 정도가 노동시장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게 나타났는데, 한국 샘플의 경우 관련성이 크게 없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베트남 샘플에서는 ICT 접근성이 높을수록 취업확률도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본 보고서 2~5장의 분석결과는 APEC 및 소속 회원국이 디지털화 진전의 부작용으로 초래될 수 있는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디지털 포용에 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함을 시사한다. 6장에서는 APEC이 디지털 포용 국제공조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방향을 설정하는 데 고려해야 할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융복합성이 디지털 경제의 중요한 특성인 점을 고려하여APEC의 디지털 포용 협력에서 역내 다양한 주제별ㆍ영역별 포라 간 협력(collaboration within APEC fora)이 강조되어야 한다. 둘째, 세계 최대 규모의 지역협력체인 APEC의 경제적 위상을 고려하여, 다양한 경제발전 수준에 있는 회원국들의 디지털 포용에 대한 상이한 이해관계가 균형 있게 반영될 수 있도록 협력(balanced cooperation among APEC economies)이 강화되어야 한다. 셋째, 다른 국제기구나 지역협의체와 달리 민관협력을 꾸준히 강조해온 APEC의 특성을 활용하여, 디지털 포용 이슈에 대하여 정부-민간기업-전문가 간의 삼각공조 채널(public-private-expert triangular partnership)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아울러 APEC이 역내 디지털 포용 국제공조 플랫폼 기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강국인 한국이 주도적으로 역내 디지털 포용 의제를 선점하고,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리더(rule-setter)가 되기 위해 다섯 가지의 협력방안을 제안하였다. 첫째, 한국이 APEC 내 정보통신 분야에서 주도적으로 제안한 디지털혁신기금을 디지털 포용 협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이 기금을 활용한 사업을 평가하는 데 APEC 포라간 또는 회원국간 협력을 활성화하도록 유인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 기준을 제안할 것을 제시했다. 둘째, APEC 내에서 효과적인 디지털 포용 정책을 발굴하고 성공사례를 공유하기 위하여 ‘디지털 포용 정책 및 집행 모범 사례집’ 발간사업과 성과확산 세미나를 추진하고, 이를 우리 정부가 국가발전전략으로 제시한 한국판 뉴딜의 중요한 축인 디지털 뉴딜과 연계할 것을 제시했다. 셋째, 국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성공적 방역 집행 경험과 치료 데이터 정보 등이 APEC 내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K-방역 기반 보건 분야 온라인 플랫폼 구축사업을 코로나19 대응 정책정보 공유에 관심이 많은 말레이시아 등의 회원국과 공동 추진함으로써 역내 보건 분야 디지털 포용 의제를 선점할 것을 제안하였다. 넷째, APEC 역내 선진국과 개도국의 경제발전 단계와 경제적 상황을 고려한 디지털화 측정 지수 개발 및 디지털화의 경제적 효과 측정에 대한 연구조사를 위하여 역내 디지털 선도국이자 중견국인 한국의 역할을 강화할 것을 제시했다. 다섯째, APEC 회원국의 디지털화 현황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장기적으로 수집ㆍ관리할 수 있는 ‘APEC 디지털화 통합데이터 정보시스템(ADIDIS: APEC Digitalization Integrated Data Information System)’을 구축할 것을 제안하고, 사업설계와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ICT 강국인 한국의 전문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
이민이 EU의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과 정책 시사점
본 연구는 유럽연합(EU)의 이민과 노동시장을 분석한다. 구체적으로, EU 및 유럽 주요국의 이민 관련 제도를 살펴보고 그 특징을 파악하며, 이러한 특징을 한국과 비교하여 한국의 관련 제도 발전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한다. 또한 상황..
조동희 외 발간일 2020.12.30
목차닫기서언국문요약제1장 서론1. 연구의 배경 및 목적2. 선행연구3. 보고서의 구성제2장 이민유입 관련 제도 및 정책1. 역내 이민2. 역외 이민: EU 차원의 대응3. 역외 이민: 유럽 주요국의 대응4. EU-아프리카 간 협력5. 한국의 노동이민유입 관련 제도제3장 이민유입 현황1. 거주 외국인 규모2. EU 역내 거주 외국인의 특징3. 소결제4장 이민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분석1. 관측단위2. 실증분석 모형3. 자료4. 결과: 이민유입이 국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5. 결과: 외국인 취업자 규모가 내국인 취업자 규모에 미치는 영향6. 결과: 외국인 취업자 비율이 종사상 지위 구성에 미치는 영향7. 소결제5장 결론 및 시사점1. 연구결과 요약2. 정책 시사점참고문헌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닫기본 연구는 유럽연합(EU)의 이민과 노동시장을 분석한다. 구체적으로, EU 및 유럽 주요국의 이민 관련 제도를 살펴보고 그 특징을 파악하며, 이러한 특징을 한국과 비교하여 한국의 관련 제도 발전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한다. 또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를 높이고자 EU의 이민 현황을 체계적으로 살펴본다. 이민유입과 관련하여 EU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가장 관심이 높은 주제는 이민유입이 유입국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일 것이다. 이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돕고자, 본 연구는 EU의 자료를 이용하여 이민유입이 해당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다. 이처럼 제도, 현황, 영향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한국의 주요 교역상대인 EU의 이민과 노동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한편, 이와 관련된 한국의 제도 발전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 이민유입이 한국의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가늠할 참고자료를 제공한다.제2장은 이민유입 관련 EU 및 유럽 주요국의 제도와 정책을 살펴보고, 이들이 이민으로 깊이 연관되어 있는 주요 역외국과 체결한 협정도 살펴본다. 우선 EU 및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회원국 국민은 EU 역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고 거주할 수 있다. EU 및 EFTA 회원국 국적이 없는 이민자가 EU 회원국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입국허가, 노동허가, 거주허가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절차에 대해 EU는 회원국의 공동 대응을 지향하고는 있으나, 이민정책은 EU보다는 개별 회원국의 권한이 더 큰 분야이다. 이 때문에 EU 차원의 제도는 주로 지침(directive)이어서 각 회원국이 별도의 입법을 하여 이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회원국 간 제도상 차이가 크다. 합법적으로 유입되는 이민에 대한 EU 차원의 제도 중 대표적인 것으로, 고숙련노동력 유치를 위한 EU 블루카드(EU Blue Card)를 꼽을 수 있다. 블루카드는 거주와 노동을 모두 허용한다. 또한 EU는 사내파견 노동자와 계절노동자에 대한 제도도 두고 있다.유럽 주요국가도 고숙련노동력 유치를 위하여 자체적으로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고 신속화하는 제도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은 관련 절차를 간소화한 ‘패스트트랙(fast track)’ 제도를 실시하고 있고, 프랑스는 창업가를 우대하고 지원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영국은 최근 「이민법」 개혁을 통해 점수 기반 이민제도를 도입하였는데, 이 제도는 고숙련노동자와 영국에 부족한 기술을 보유한 노동자에게 유리하다. 또한 유럽 주요국은 자국에 유입된 이민자들이 사회에 잘 통합되도록 언어 습득 등을 지원하는 정책도 펴고 있다. 한편 난민 지위를 인정받으면 대부분의 경우 내국인과 동일하게 취업이 가능하다.불법적으로 유입되는 이민과 난민에 대한 EU 차원의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GAMM(Global Approach to Migration and Mobility)을 꼽을 수 있다. GAMM의 틀에서, 불법이민유입 통제와 난민유입 관리를 위해 EU는 상대국(불법이민 및 난민 유출국)에 대한 정치적 수단, 법적 수단, 상대국 지원 등 종합적인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 시리아 내전으로 불법이민유입 및 난민유입이 급증하자 EU는 EU 차원의 대응을 강화하고자 수차례 협정안을 제안하였으나, 회원국 간 입장 차이로 협상 진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U로 유입되는 난민의 대표적인 경유국으로 터키를 꼽을 수 있다. 터키를 경유하는 난민유입 규모를 통제하고자(예: 터키로 송환), EU는 터키와 협정을 체결하고 그 대가로 터키에 비자 면제, 재정 지원 등을 약속하였다. 또한 EU는 불법이민유입 및 난민유입 통제를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과도 여러 다자협정(예: 라바트 프로세스, 발레타 선언 및 행동계획, 마라케시선언 및 행동계획 등)과 양자 협력체계(예: 이동성 파트너십)를 맺고 있다.제3장은 EU의 이민유입 현황을 살펴본다. 2019년 현재 EU 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약 4,145만 명으로, EU 전체 인구 중 외국인이 8%가 넘는 셈이다. 그중 역외 외국인이 역내 외국인보다 약 1.3배 더 많다. 생산가능인구 중에서는 외국인이 약 3,172만 명으로, EU 전체 생산가능인구의 약 9.6%를 차지한다. 이처럼 전체 연령에서보다 생산가능인구에서 외국인의 비율이 더 높다는 것은 노동을 위한 이민이 다른 이유의 이민보다 더 활발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EU 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규모는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로, 2005~19년에 연평균 약 120만 명씩 증가하였다. 특히 역내 외국인의 경우 규모는 역외 외국인보다 작지만, 증가 속도는 2배 넘게 빨랐다. 거주 외국인 규모가 가장 큰 5개국은 인구 및 경제 규모가 가장 큰 5개국과 일치한다. 경제 및 인구 규모 최대국인 독일이 외국인 규모도 가장 크고, 외국이 규모가 큰 5개국 중 인구 대비 외국인 비율도 월등하게 높으며, 외국인 규모의 증가 속도도 가장 빠르다. 영국은 역내 외국인이 더 많지만,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역외 외국인이 역내 외국인의 2배가 넘는다.역내 외국인 규모의 추이는 2004년에 EU에 가입한 중동부 유럽 10개국의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2019년에 EU 역내에 거주하는 역내 외국인의 출신국별 규모는 루마니아가 최대이고, 폴란드, 이탈리아, 포르투갈도 각각 100만 명이 넘는다. 이 5개국 중 2000년 이후에 EU에 가입한 중동부 유럽 국가들(루마니아, 폴란드)은 타 EU 회원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의 규모가 자국에 거주하는 인구 대비 매우 크다. 역외 외국인의 5대 출신국은 터키, 모로코, 시리아, 중국, 인도이다. 이 중 터키인은 독일에 집중되어 있고, 모로코인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몰려있다. 시리아는 인구가 2,000만 명 내외에 불과하지만, 2011년 내전 발발 이래 EU 역내에 거주하는 인구가 매년 급격하게 증가하였고, 절반 이상이 독일에 몰려 있다.역내 외국인은 경제활동참가율과 취업률이 내국인보다 높은 반면, 역외 외국인은 내국인보다 낮다. 이처럼 역내 외국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역외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보다도 높은 것으로 볼 때, 역내 외국인의 경우 역외 외국인보다 노동이민자의 비율이 더 높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역외 외국인의 실업률은 내국인뿐만 아니라 역내 외국인보다도 현저하게 높은데, 이는 역외 외국인이 EU 역내에서 취업하기가 내국인뿐만 아니라 역내 외국인보다도 현저하게 더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제4장은 EU 및 EU와 노동이동이 자유로운 EFTA에서 노동이민유입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다. 유럽의 자료로 유사한 연구를 수행한 선행연구들이 대부분 개별 국가를 분석대상으로 삼은 데 비해 본 분석은 EU 및 EFTA 전체를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역내 노동이동의 자유를 감안할 때, 노동이동이 자유로운 지역 전체를 분석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본 분석은 선행연구와 차별화된 장점이 있다. 또한 본 분석은 노동시장의 지리적 정의에 따라 분석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선행연구들의 고민을 반영하여, 노동시장의 지역적 정의로 총 3가지(국가, NUTS 1단위 및 2단위)를 사용하였다. 또한 이민자가 이민 대상 지역을 선택할 때 해당 지역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것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선택편이에 따른 문제를 완화하기 위하여 지역고정효과를 통제하였으며, 선행연구들이 제안한 도구변수도 사용하였다. 자료는 EU의 2011년 인구주택총조사(횡단면)를 이용하였고, 2001년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도구변수로 활용하였다.관측단위를 지역×교육수준×연령 조합으로 추정한 결과, 외국인 비율이 증가하면 해당 노동시장의 고용률은 소폭 증가하고 실업률은 소폭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자료를 이용한 선행연구들과는 달리 이러한 영향의 크기는 지역을 국가로 정의할 때보다 국가보다 작은 단위인 NUTS 1단위 및 2단위로 정의할 때 더 크게 나타났다. 관측단위를 지역×직종×연령 조합으로 추정한 결과, 외국인 취업자 수가 증가할수록 해당 노동시장의 내국인 취업자 수도 소폭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인 노동자와 내국인 노동자가 적어도 완전한 대체관계는 아님을 의미한다. 또한 외국인은 내국인에 비해 해당 노동시장에서 자영업보다는 임금노동을 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하였으나 전체적으로 추정치의 크기는 미미하였다. 종합적으로 볼 때, 제4장의 실증분석 결과는 노동이민유입에 대해 널리 퍼져 있는 우려가 기우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제5장은 제2~4장의 연구결과를 요약하고 한국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한다. 우선, 제2장에서 살펴보았듯이 유럽 주요국은 고숙련노동력 유치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는데, 제도적으로는 한국도 고숙련 노동이민에 대해 유럽 못지않게 적극적이다. 예를 들어, 고숙련노동력 유치를 위한 EU의 대표적 제도인 블루카드의 경우, 일자리 제안(job offer)을 먼저 받은 상태여야 발급되는 반면, 한국에서는 전문직의 경우 구직기간에도 한국에 합법적으로 머무르며 취업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 현재 취업 자격을 가지고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중 전문직 종사자(E-1~E-7 비자 소지자)는 8%에 불과하고, 92%는 비전문인력이다. 한국정부는 이처럼 고숙련 외국인 노동이민유입이 부족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펴고 있다(예: 가족 초청 범위 확대, 국제 장학 프로그램 확대, ‘일-학습 연계 비자’ 확대, 뿌리 산업 분야 외국인 숙련 인력 양성 등). 문제는 이러한 정책이 유학생, 연구자, 일부 산업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숙련 노동이민 확대가 한국경제에 실직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고숙련노동자에게 보다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제도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영국의 사례처럼, 현재는 외국인 노동자의 비율이 높지 않은 직종이나 산업이더라도, 숙련노동력이 부족한 분야를 구체적으로 발굴하여 해당 분야의 노동이민유입을 활성화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외국인 숙련인력 양성을 뿌리 산업에 국한하는 기존 제도도 재고해 볼 문제이다. 또한 비숙련 노동이민에 대한 한국의 대표적인 제도인 고용허가제가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는 것은 지나치게 엄격해 보인다. 고용허가제의 다른 특징들, 예를 들어 고용주가 내국인 구인 노력을 한 다음, 내국인 채용에 실패했을 경우에만 외국인 고용을 허용하는 것 등은 본 보고서의 제2장에서 살펴본 유럽 주요국의 사례와 유사하다. 그러나 성실 재입국을 통해 재입국한 노동자도 종전 사업장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규정은 다소 완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스페인에서는 동일 분야에 한해 외국인 노동자의 이직을 허용하고 있다. 근무지를 사업장 한 곳으로 제한하는 경우 이 제도를 악용하여 고용주가 외국인 근로자를 부당하게 대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고용주에게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예외적으로 사업장 변경이 가능하기는 하나, 저숙련 외국인 근로자가 고용주의 귀책사유를 증명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그 외에도 사업장 내 동료 간 괴롭힘, 부당한 업무 분장 등 고용주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부당한 대우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비숙련노동자로 하여금 숙련인력이 되도록 노력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사업장 변경 제한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제3장에서 중동부 유럽, 특히 루마니아를 사례로 들어 주요 이민 대상국이 EU 가입 전에는 물리적 거리가 가까운 곳이었으나 EU 가입 후에는 물리적 거리가 멀더라도 경제 규모가 크고 소득수준이 높은 서유럽 주요국으로 바뀐 사실을 살펴보았다. 이는 노동시장의 제도적 통합이 심화되면 노동이민의 결정요인 가운데 경제적 요인이 물리적 요인을 압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노동이민유입을 추진할 경우, 상대국을 굳이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찾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른 측면에서는 선호되지만 물리적으로 멀기 때문에 노동이민유입 상대국으로 고려되지 않았던 국가가 있다면 이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제3장에서 역외 외국인의 경우 역내 외국인과 달리 내국인보다 경제활동참가율과 취업률이 낮고 실업률은 높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노동이민유입을 목적으로 외국인을 받아들이더라도, 노동시장에서 이들에게 적용되는 제도가 내국인과 다를 경우 이들이 실제 취업을 하는 데는 어려움이 클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노동공급을 늘릴 목적으로 노동이민유입을 추진할 경우, 해당 외국인이 노동시장에서 내국인과 유사한 제도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야 당초 의도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끝으로, 본 보고서의 제4장의 실증분석 결과는 노동이민유입이 해당 노동시장의 내국인 취업 규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대중적인 우려가 현실과는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외국인 노동자와 내국인 노동자가 적어도 완전한 대체관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본 보고서의 제2장에서 간단하게 언급하였듯이 한국은 노동이민유입이 저숙련노동력 및 특정 산업에 집중된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노동시장에는 대체로 내국인의 노동공급이 부족하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외국인 노동자와 내국인 노동자가 적어도 완전한 대체관계는 아닐 가능성이 있다. 저출산, 고령화, 인적자본 수준 향상, 저숙련 대상 일자리 기피 등에 따라 한국경제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필요성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인바, 외국인 노동자가 내국인 노동자를 대체할 것이라는 대중적인 우려도 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노동이민유입이 내국인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함으로써 노동이민유입에 대한 대중의 막연한 반감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한편 본 실증분석은 취업률, 실업률, 취업자 수 등 취업 규모에 대한 측도를 활용하여 이루어졌다. 그런데 노동이민유입은 해당 노동시장의 공급에 영향을 미치므로 균형임금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노동이민유입이 해당 노동시장의 임금, 특히 내국인의 임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
주요 선진국 근로장려금 제도의 영향평가 및 시사점
본 연구는 한국 근로장려세제의 제도적 특성과 효과를, 유사한 취지의 제도를 가장 오래 실시해온 미국 및 영국과 비교ㆍ분석하였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근로ㆍ자녀장려금을 대폭 확대한 취지를 고려하여, 근로장려금이 저소득가구의..
조동희 외 발간일 2019.12.30
노동시장, 조세제도목차닫기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2. 연구의 목적
3. 선행연구
4. 보고서 개요제2장 한국, 미국, 영국의 근로장려세제
1. 근로장려세제 개요
2. 한국
3. 미국
4. 영국제3장 분석방법 및 모수 설정
1. TaxBEN 개괄
2. 개념정의
3. 모수 설정: 공통 사항
4. 모수 설정: 한국
5. 모수 설정: 미국
6. 모수 설정: 영국제4장 분석 결과
1. 소득지원효과
2. 근로유인효과제5장 결론 및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닫기본 연구는 한국 근로장려세제의 제도적 특성과 효과를, 유사한 취지의 제도를 가장 오래 실시해온 미국 및 영국과 비교ㆍ분석하였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근로ㆍ자녀장려금을 대폭 확대한 취지를 고려하여, 근로장려금이 저소득가구의 소득지원효과와 근로유인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두었다. 근로장려세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들은 근로장려세제 외에도 저소득가구를 위해 다양한 현금성 복지정책들을 실시하고 있다. 본 연구는 근로장려세제의 효과를 이러한 다른 정책들과의 관계 속에서 분석하기 위해 TaxBEN의 시뮬레이션을 이용하였다. 한 국가 내에서 총소득이 같더라도 가구유형에 따라 복지급여, 소득세 등이 달라질 수 있음을 감안하여, 본 연구는 한국의 근로장려금 수급가구를 대표하는 4가지 가구유형(단독가구, 무자녀홑벌이가족가구, 한자녀한부모가구, 한자녀홑벌이가족가구)을 고려하였다. 또한 마찬가지의 이유로 성인의 나이는 40살, 부양자녀는 6살, 주거비 지출액은 평균소득 대비 20%로 설정하였다. 실업상태에 있거나 총소득이 매우 낮아서 실업급여를 수급할 수 있는 경우, 편의상 기여기반 실업급여가 아닌 사회부조를 받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영국의 WTC는 근로시간 하한이 있어서, 시간당 임금이 충분히 낮지 않으면 근로시간이 하한을 넘는 순간 소득기준을 초과하게 된다. 따라서 영국은 시간당 임금이 최저임금(평균임금의 41%)인 경우를 고려하였다. 소득지원효과는 순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측정하였고, 근로유인효과는 ∆비경제활동인구가 근로소득을 얻을 때 근로장려세제의 유무에 따른 순소득 증가분의 차이와 ∆취업자의 근로소득이 증가할 때 근로장려세제가 METR에 미치는 영향으로 측정하였다.
우선 한국과 비교할 때 미국 제도의 특징은 근로장려금이 물가변동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한국도 근로ㆍ자녀장려금에 물가변동을 반영하면 실질 지급액이 전년대비 감소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미국은 일부 지방정부(주로 주정부)도 자체적인 근로장려금을 지급하는데, 지방정부 근로장려금은 주로 연방 근로장려금 산정액에 일정 비율을 더해주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한국의 지방정부도 이를 참고할 만하다. 영국 제도의 특징은 수급자격에 근로시간 하한이 있다는 것이다. 즉 일정 시간 이상 근로해야만 수급자격이 있는 것이다. 또한 주당 30시간 이상 근로하는 경우에 대한 할증금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불연속은 소득재분배 및 근로유인에 왜곡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의 경우 총소득이 매우 낮은 수준에서는 생계급여와 주거급여가 순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근로ㆍ자녀장려금의 비중은 매우 낮다. 총소득이 증가할수록 생계급여의 비중이 빠르게 줄어드는 대신 근로장려금의 비중은 증가한다. 같은 총소득 수준에서 근로장려금의 소득지원효과를 비교하면 ‘단독가구<무자녀홑벌이가족가구<한자녀한부모가구<한자녀홑벌이가족가구’ 순이다. 2018년 세법개정을 통한 근로ㆍ자녀장려금 확대로 소득지원효과가 상당히 커졌는데, 특히 유자녀가구의 경우 증가 폭이 더 크다. 한편 주거급여는 총소득이 소득상한 미만일 경우 급여액이 총소득과 관계없이 일정하게 산정되므로 저소득가구의 순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소득상한 인근에서 소득재분배에 왜곡을 일으킨다. 2018년 세법개정은 이러한 왜곡을 다소 완화하였다.
미국의 경우, 무자녀가구의 순소득은 한국의 생계급여에 해당하는 SNAP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EITC의 비중은 한국의 동일한 상황에서 근로장려금이 차지하는 비중보다 낮다. 유자녀가구의 경우, 총소득이 매우 낮을 때는 SNAP과 TANF가 순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총소득이 증가할수록 EITC와 CTC의 비중이 커지고 SNAP과 TANF의 비중은 줄어든다. 특징적인 것은 CTC뿐만 아니라 EITC의 비중도 무자녀가구보다 한자녀가구에서 더 크다는 점이다.
영국의 경우, 근로시간이 WTC의 근로시간 하한 미만일 때는 순소득이 주로 HB, 소득기반 JSA, (자녀가 있는 경우) CTC로 구성된다. WTC를 수급하는 경우에는 순소득 중 WTC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자녀한부모가구에서 가장 크다. CTC가 순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앞서 살펴본 한국, 미국보다 크고 안정적이다. 한편 HB의 소득재분배 왜곡 현상은 한국의 주거급여보다 약하다.
근로ㆍ자녀장려금이 저소득가구의 근로유인에 미치는 영향은, 우선 한국의 경우 비경제활동인구의 근로유인은 확실하게 증진시킨다. 반면에 이미 노동공급을 하고 있는 저소득가구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듯이 점증구간에서는 근로유인을 증진시키지만, 점감구간에서는 약화시킨다. 특히 주거급여가 종료되는 총소득 수준이 근로장려금의 평탄구간 또는 점감구간에 위치하고 있어서, 근로장려금이 초래하는 노동공급 축소 유인이 주거급여 종료에 의해 더 악화된다. 불연속적인 주거급여(및 본 연구에서 다루지 않는 한부모 복지급여) 산정방식이 저소득가구의 노동공급을 왜곡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근로ㆍ자녀장려금이 이 문제를 더 악화시킬 우려가 있는 것이다. 2018년 세법개정으로 이러한 현상은 미약하게나마 개선되었다. 또한 세법개정 후, 유자녀가구의 경우 총소득이 0에 가까울 때 METR이 음수이다. 이는 개정 전에는 자녀장려금이 생계급여와 중복 수혜가 불가능하였으나 개정 후에는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총소득이 매우 낮은 수준(개정 후 점증구간)에서는 개정 후 METR이 개정 전보다 낮지만, 개정 후에는 평탄구간이 시작되는 총소득 수준이 더 낮아서, ‘개정 후 평탄구간 시작점~개정 전 평탄구간 시작점’에서는 개정 후 METR이 더 높다.
미국의 경우, 우선 한국의 생계급여와 달리 SNAP을 수급하고 있더라도 총소득이 증가하면 순소득이 증가하므로 CTC와 EITC가 없더라도 비경제활동인구가 노동공급을 할 유인이 있다. 이는 한국의 경우 근로ㆍ자녀장려금이 없다면 생계급여를 수급하고 있는 비경제활동가구가 노동공급을 할 금전적 유인이 없는 것과 대비된다. CTC 및 EITC가 METR에 미치는 영향은 유자녀가구의 경우가 무자녀가구의 경우보다 훨씬 크다. 이는 유자녀가구만 CTC를 받을 뿐만 아니라, EITC 산정방식도 유자녀가구에 더 후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WTC는 근로시간 하한 조건과 30시간 할증금 때문에 비경제활동인구인 가구가 노동공급을 적게 할 금전적 유인은 전혀 주지 않으나, WTC의 근로시간 하한 이상 또는 30시간 이상으로 노동공급을 할 금전적 유인은 크게 제공한다. 이미 노동공급을 하고 있는 경우에도 WTC의 근로시간 하한에 해당하는 총소득 수준에서 METR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주당 근로시간 30시간에 해당하는 총소득 수준에서도 METR이 하락한다. 즉 영국의 WTC는 근로시간 하한 및 30시간 할증금에 따라 특정 구간에서 노동공급을 증가시킬 금전적 유인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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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하청 간 거래관행이 혁신에 미치는 영향: 독일ㆍ미국의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본 연구는 자동차산업에서 완성차기업과 부품기업 간 원-하청 거래관행이 하청 부품기업의 혁신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선행연구를 따라 자동차산업 내 원-하청 간 거래관계를 크게 시장거래, 관계계약, 수직통합..
조동희 외 발간일 2019.12.30
산업구조, 생산성목차닫기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2. 연구의 목적
3. 보고서 개요제2장 선행연구
1. 원청-하청 거래관계의 유형
2. 관계특수성(relation-specificity)
3. 기회주의적 행위에 대한 해결 방안
4. 신뢰제3장 완성차기업-부품기업 간 거래관계에 대한 이론적 틀
1. 기본모형: 시장거래(arm’s length trade)ㆍ일회성 거래(one-shot transaction)
2. 관계계약(relational contract)ㆍ반복거래(repeated transaction)
3. 수직통합(vertical integration)제4장 세계 자동차 부품산업 현황 및 완성차기업-부품기업 간 거래관계의 해외 사례
1. 세계 자동차 부품산업 현황
2. 독일 사례
3. 미국 사례제5장 완성차기업과의 거래관계가 부품기업의 혁신성과에 미친 영향에 대한 실증분석
1. 한국과 미국
2. 한국에 대한 추가 분석
3. 소결제6장 결론 및 정책시사점
1. 연구결과 요약
2. 정책시사점
3. 연구의 한계참고문헌
부록 횡단면 분석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닫기본 연구는 자동차산업에서 완성차기업과 부품기업 간 원-하청 거래관행이 하청 부품기업의 혁신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선행연구를 따라 자동차산업 내 원-하청 간 거래관계를 크게 시장거래, 관계계약, 수직통합으로 구분하였다. 이 세 가지 유형은 하청 부품기업이 실시하는 관계특수 투자의 정도, 원-하청 간 정보교류의 정도, 신뢰 수준, 협상력 분포 등에 큰 차이가 있다. 본 연구는 우선 제3장에서 각 거래유형의 특성을 반영한 게임이론 모형을 개발하고, 이어질 사례분석과 실증분석의 지침이 될 이론적 틀을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제4장에서 자동차 부품산업의 주요국인 독일과 미국의 사례를 분석하여 완성차기업-부품기업 간 거래관계가 특정 유형을 취하게 되는 원인을 분석하였다. 제5장에서 한국과 미국의 관측자료를 이용하여 원-하청 간 거래관행, 특히 하청 부품기업의 매출분산도가 하청 부품기업의 혁신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였다. 끝으로 제6장은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자동차산업 내에서,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기조인 혁신성장과 공정경제의 관계에 대한 정책시사점을 제공한다.
본 연구에서 고안한 이론모형의 주요 예측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품기업-완성차기업 간 일회성 거래(즉 시장거래)에서는, 부품기업이 특정 완성차기업에 납품할 부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관계특수적 투자를 꺼리게 되는 과소투자문제가 발생한다. 과소투자문제의 심각성은 △ 특정 완성차기업을 위한 투자를 다른 완성차기업을 위해 전용하는 것이 수월할수록 완화되고 △ 부품기업의 투자가 해당 완성차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수록 심해진다. 둘째, 부품기업-완성차기업 간 거래관계가 반복적일 경우(즉 관계계약의 경우) 과소투자문제가 완화될 수 있다. 반복거래를 통해 과소투자문제가 해결될 여지는 △ 부품기업이 특정 완성차기업을 위해 실시한 투자를 다른 완성차기업에 전용하는 것이 더 수월할수록 △ 부품기업의 투자가 해당 완성차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클수록 △ 투자비용이 적을수록 커진다. 셋째, 수직통합도 과소투자문제를 완화시킨다. 즉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부품기업과 완성차기업이 공통으로 결합이윤을 극대화하는 경우, 이들이 분리되어 각자의 이윤을 극대화시키는 경우보다 과소투자문제가 덜 심각하다. 수직통합으로 과소투자문제가 해결될 여지는 특정 완성차기업을 위한 투자를 다른 완성차기업을 위해 전용하는 것이 어려울수록 커진다.
본 연구의 사례분석은, 우선 세계 자동차 부품산업의 현황을 경영성과와 연구개발투자에 집중하여 살펴보았다. 경영성과 면에서는 독일, 미국, 일본을 세계 자동차 부품산업의 3대 주요국으로 꼽을 수 있고, 한국은 이들보다 규모가 현저히 작다. 주요 3개국의 경영성과는 ‘독일>일본>미국’ 순이다. 본 연구의 이론적 틀이 예측한 바와 같이 매출액의 지역 간 분산도가 낮을수록, 즉 매출이 특정 지역에 더 의존하고 있을수록 경영성과가 저조한 경향이 있다. 연구개발투자에 있어서도 독일, 미국, 일본을 주요 3개국으로 꼽을 수 있고, 이들의 연구개발투자 수준은 경영성과와 마찬가지로 ‘독일>일본>미국’ 순이다. 또한 본 연구의 이론적 틀이 예측했듯이 매출의 지역 간 분산도가 클수록 연구개발투자가 더 활발할 뿐만 아니라 설비투자와 비교할 때, 즉 상대적으로도 더 활발한 경향이 있다.
독일은 자동차 부품산업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편이고, 경영성과와 혁신성과가 가장 뛰어나며 연구개발투자도 가장 활발하다. 또한 완성차기업보다 부품기업이 혁신을 주도하는 경우가 더 많다. 독일 자동차 부품산업의 뛰어난 경영성과와 혁신활동의 배경으로 역사적 특수성에 따라 부품기업-완성차기업 간 관계에서 부품기업이 높은 협상력을 가지는 점과 부품기업-완성차기업 간 높은 신뢰수준을 꼽을 수 있다.
미국 또한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강국인데, 완성차기업-부품기업 간 관계가 독일과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발전과정은 앞서 언급한 세 가지 거래형태를 모두 보여주는데, 특히 ‘시장거래 및 수직통합→관계계약’으로 변해왔다. 자동차산업의 초기에는 다수의 영세 완성차기업들이 난립하였다가 Ford, GM, Chrysler의 3대 기업으로 정리되었다. 이들은 1970년대까지는 시장거래와 수직통합을 병행하며 하청 부품기업에 대한 높은 협상력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일본 완성차기업들의 진출이 확대되어 경쟁이 심화되었고, 전기ㆍ전자 산업의 혁신이 자동차에 적용되었다. 이에 따라 완성차기업-부품기업 간 정보교류를 통한 혁신의 필요가 높아졌고, 그 결과 관계계약이 보편화되었다.
본 연구의 실증분석은 매출분산도가 클수록 혁신성과가 좋아진다는 것을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발견하였다. 즉 다수의 원청 완성차기업으로부터 고르게 매출을 발생시키는 하청 부품기업일수록 혁신성과가 더 좋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하청기업이 특정 원청기업을 위해 실시한 관계특수적 투자를 다른 원청기업을 위해 전용하는 것이 수월할수록 하청기업의 투자가 증가하고, 따라서 혁신성과가좋아질 것이라는 이론적 예측을 뒷받침한다. 또한 한국의 관측자료가 제공하는 추가적인 정보를 이용하여 외상결제비율, 계열사 여부 등 한국 자동차산업의 특성에 대한 분석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외상결제는 하청 부품기업의 혁신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의 정책당국이 하도급거래의 주요 문제로 외상결제를 꼽고 있는 것을 뒷받침한다. 또한 원-하청 간 거래관행이 하청기업의 혁신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해당 하청기업의 자산규모, 계열사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도 발견하였다. -
The Effects of Minimum Wages on Wage Inequality and Gender Pay Gap in APEC Econo..
본 연구는 APEC 회원국의 1990~2017년 자료를 이용하여 불균형패널을 구축하고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불평등 및 남·녀 임금격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본 연구는 최저임금 이외에 임금불평등 및 남·녀 임금격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시경제..
문성만 발간일 2019.11.20
APEC, 노동시장목차닫기Executive Summary
I. Introduction
II. Literature Review
III. Minimum Wages in APEC Economies
III. Minimum Wages in APEC Economies 16
IV. Data
V. Empirical Model
VI. Results
6.1. Results from the linear models
6.2. Main ResultsVII. Conclusion54
References
국문요약닫기본 연구는 APEC 회원국의 1990~2017년 자료를 이용하여 불균형패널을 구축하고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불평등 및 남·녀 임금격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본 연구는 최저임금 이외에 임금불평등 및 남·녀 임금격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시경제변수들 을 통제한 모형을 추정하였다. 특히 개별 국가별 최저임금의 영향을 추정하기 위해 이차항모형을 사용하였다. 최저임금의 인상은 임금분포의 하단에 있는 임금불평등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었으며, 특히 여성의 임금분포에 미치는 영향이 남성보다 더 컸다. 이는 남·녀 임금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또한 최저임금의 상승은 남성과 여성의 중위임금 격차를 줄였다. 반면에 최저임금의 상승은 임금분포의 상단에 있는 임금불평등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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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 성장 관련 유럽 및 미국의 정책사례 연구
본 보고서는 현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구체적인 정책들의 설계, 집행, 평가에 대한 참고자료를 제공하고자 작성되었다. 특히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계획·집행되고 있는 다양한 정책 중 주거비 경감(2장), 공..
조동희 외 발간일 2018.12.31
경제개혁, 노동시장목차닫기서언
국문요약
제1장 서론
제2장 주거비
1. 현황 비교
2. 유럽 사례
가. 영국
나. 프랑스
3. 미국 사례
가. 오바마 행정부 이전
나. 오바마 행정부의 사례
4. 정책 시사점
부록. 통신비 지원 정책
가. 유럽 사례
나. 미국 사례
제3장 공공·사회 서비스 고용
1. 현황 비교
2. 유럽 사례
가. 스웨덴의 의료서비스 인력 고용
나. 영국의 공공·사회 서비스 고용 추이
3. 미국 사례
가. 1970년대 고물가·저성장에 대한 대응으로 공공·사회 서비스 고용 확대
나.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에 대한 대응
4. 정책 시사점
제4장 최저임금
1. OECD 회원국의 최저임금 현황
2. 실증분석 모형 및 자료
가. 실증분석 모형
나. 자료
3. 결과
가. 연령별 고용효과
나. 산업별 고용효과
다. 기업이윤 효과
라. 소득분배 효과
4. 정책 시사점
제5장 결론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닫기본 보고서는 현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구체적인 정책들의 설계, 집행, 평가에 대한 참고자료를 제공하고자 작성되었다. 특히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계획·집행되고 있는 다양한 정책 중 주거비 경감(2장), 공공·사회 서비스 고용 확대(3장), 최저임금 인상(4장)을 다루었다. 주거비와 공공·사회 서비스 고용은 주제의 중요성에 비해 언론, 학계, 대중의 관심이 낮고 알려진 바도 적다고 판단하였다. 이 분야에서는 복지 선진국이라고 알려진 유럽과, 대공황부터 2008년 금융위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경제위기 시기에 이 분야에서 다양한 정책을 시도한 미국으로부터 참고할 점이 많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주거비와 공공·사회 서비스 고용에 대해서는 유럽 및 미국의 현황을 비교하고, 현황 비교에서 눈에 띄는 국가 및 특징적인 역사적 사례를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최저임금은 앞의 두 가지 주제들에 비해 이미 언론, 학계, 대중의 관심이 충분히 높으므로 현황 비교나 개별 사례 분석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대신 현 정부가 실행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여,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객관적 근거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보고서는 OECD 회원국 패널자료를 이용하여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에 대한 국가 단위 실증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보고서의 주요 발견은 다음과 같다. 우선 한국은 저소득층에 대한 주거비 지원 수준이 유럽 및 미국과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다. 2016년 한국의 GDP 대비 주택임대료 현금지원액의 비중은 약 0.06%로, 미국(0.11%)의 절반 수준이며, 영국(1.35%) 및 프랑스(0.8%)와는 비교할 수 없이 낮다. 또한 영국과 프랑스는 주거급여의 수급가구가 전체 가구의 19%에 이를 정도로 수급 층이 넓다. 영국은 월 평균 급여액이 56만 원이 넘고 수급액 결정의 지역 단위를 152개로 나누어서 지역별 주택임대료 현실을 급여액에 반영하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주거지원 정책 초기에 정부가 개발·운영하는 공공주택 위주에서 민간이 개발·운영하는 정책으로 중요성이 옮겨진 후, 보다 최근에는 주거급여 형태의 정책으로 중점이 이동하였다.
다음으로, 한국의 인구 대비 공공·사회 서비스 고용 규모는 유럽 및 미국과 비교할 때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보다 소득수준이 높다고 알려진 국가뿐만 아니라, 한국보다 소득수준이 현저하게 낮은 중동부유럽 국가들보다도 낮다. 인구가 너무 적지 않은 유럽 국가 중 인구 대비 공공·사회 서비스 고용 규모가 가장 큰 곳인 스웨덴과 한국의 의료서비스 고용을 비교할 때, 한국은 의료인력 수 자체가 훨씬 적을 뿐 아니라,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 의료인력이 지나치게 밀집해 있다. 이는 스웨덴에 비해 한국의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지역간 격차도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의 경우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의 고용이 감소했던 시기도 있었으나,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의 고용은 꾸준히 빠르게 증가하였다. 미국의 경우 1970년대 고물가-고실업(stagflation)에 따른 경기침체 대응책으로 공공·사회 서비스 고용을 대폭 늘렸는데, 연방정부는 예산 및 지침만을 제공하고 운영은 지방에 일임하였다는 것이 특징이다. 오바마 행정부도 금융위기에 이은 경기침체 시에 경기부양책으로 공공·사회 서비스 고용을 늘린 바 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서, 본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연령별 고용률, 산업별 고용률, 산업별 이윤율, 임금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였다. 자료는 OECD 회원국 중 법정최저임금제를 실시하는 국가들의 불균형패널을 사용하였고, 필요한 자료의 가용 여부에 따라 추정모형마다 포함된 국가 및 연도가 다르다. 최저임금이 중위임금에 가까울수록 최저임금 인상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노동자들의 비중이 클 것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의 비중을 주 설명변수로 사용하였고, 추정모형별로 선형모형과 이차항모형을 각각 추정하였다. 추정 결과는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가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의 비중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이차항모형에서 이차 항의 영향이 유의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 효과의 크기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 그 방향도 긍정에서 부정으로, 또는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꿀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에 임금불평등은 전반적으로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
Consumer Goods Market Integration among Asia Pacific Economic Cooperation Member..
본 논문은 APEC 경제 상품시장의 통합 정도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1980~2015 기간 동안 APEC 경제의 소비자 물가지수와 환율 데이터를 사용하여 구매력 평가로부터의 이탈과 균형으로의 수렴 정도를 측정한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먼저..
문성만 발간일 2017.12.10
APEC, 경제통합목차닫기Executive Summary
Ⅰ. Introduction
Ⅱ. Measurement of Market Integration
Ⅲ. A Theory of PPP
Ⅳ. Empirical Methods
Ⅴ. Summary Statistics of Consumer Prices and Exchange Rates for APEC Member Economies
Ⅵ. Empirical Methods
1. Panel Unit Root Test Results
2. RobustnessⅦ. Concluding Remarks
References
국문요약닫기본 논문은 APEC 경제 상품시장의 통합 정도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1980~2015 기간 동안 APEC 경제의 소비자 물가지수와 환율 데이터를 사용하여 구매력 평가로부터의 이탈과 균형으로의 수렴 정도를 측정한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먼저 구매력 평가의 이탈이 단기적인 현상인지를 검정한다. 이를 위해 세 개의 샘플 기간 - 1981~2015, 1997~2015, 그리고 1981~1996 - 을 고려한다. 패널 단위근 검정에 따르면, 1997~2015의 샘플 기간에만 구매력 평가의 이탈이 단기적인 현상이고 다른 두 개의 샘플 기간에서는 구매력 평가의 이탈이 영구적이었다. 다음으로 구매력 평가의 이탈이 장기균형으로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추정하였는데, 장기균형의 중간지점까지 도달하는 데 약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 추정치는 기존 연구들의 추정치 - 약 3~5년 - 와 비교하면, 빠른 편이다. 이 결과는 수송기술 및 정보통신기술의 발달, 그리고 다양한 자유무역협정이 APEC 회원국간 교역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는 주장과 부합한다.
핵심용어: 구매력 평가설, 교역장벽, 패널 단위근검정, 반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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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출구전략 효과 및 시사점
2013년 12월 시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테이퍼링과 2014년 10월 발표된 양적완화의 종료는 미국의 본격적인 통화정책 정상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이르면 2015년 말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미통화당국은 2008년 ..
윤여준 외 발간일 2015.12.30
금융정책, 통화정책목차닫기서언
국문요약
제1장 서론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2. 연구의 구성 및 방법
3. 양적완화 전?후의 미국경제
제2장 미국 대공황 당시 통화정책1. 대공황 개요
가. 1920년대 미국경제
나. 대공황 시기의 미국경제
다. 대공황의 원인
라. 뉴딜 정책
2. 대공황 시기 통화정책의 성격 및 효과
가. 1920년대 후반과 1930년대 통화정책
나. 대공황 시기의 양적완화 정책
3. 반사실적 분석
4. 시사점
제3장 출구 도구 및 전략1. 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
가. 초과지급준비금의 작동원리
나. IOER과 출구전략
2. 밸런스쉬트 정상화
가. 현재 밸런스쉬트의 구성
나. LSAP의 배경 및 효과
3. 기타 출구전략
가. 역레포
나. 단기예금
4. 출구전략 시나리오
가. 시나리오
나. 예상 효과
제4장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실증분석1. 서론
2. 실증분석 방법
가. 데이터
나. 충격 식별
3. 실증분석 결과
가. 단기금리 인상 시나리오
나. 밸런스쉬트 정상화 시나리오
4. 소결
제5장 결론1. 요약
2.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닫기2013년 12월 시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테이퍼링과 2014년 10월 발표된 양적완화의 종료는 미국의 본격적인 통화정책 정상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이르면 2015년 말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미통화당국은 2008년 시작된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다수의 비전통적인(unconventional) 정책도구들을 양산하였다. 먼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0.25% 수준까지 낮추었고, 대규모 자산매입(LSAP: Large Scale Asset Purchase)을 통해 장기국채, 주택정당증권 등의 자산을 매입하였다. 전통적으로 연준이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단기국채를 위주로 매매하였음을 볼 때, 대규모 자산매입을 통해 연준이 사들인 자산의 면면은 양적완화 정책의 비전통성에 중요한 일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대규모’라는 말이 시사하듯 LSAP를 통한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 역시 전례 없는 것으로, 이 기간 중 총 4.5조 달러의 자산을 매입하였고 이로 인해 연준의 밸런스쉬트(Balance Sheet)는 크게 증가했다. 정리해 보면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제로하한선(Zero Lower Bound)에 도달한 기준금리를 인상시키는 문제 그리고 비전통적인 자산을 포함하고 있으며, 크게 증가한 연준의 밸런스쉬트를 처리하는 문제로 생각할 수 있다.
본 연구는 통화정책 정상화가 수반하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연준이 이를 위해 어떠한 출구전략을 고려하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각 출구전략에 대한 효과를 분석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이러한 과정의 세부적인 이해 없이는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 역시 제한적일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이 본 연구의 주된 목적이다.
제2장에서는 대공황 당시 미국에서 시행되었던 통화정책을 현 금융위기 이후의 통화정책과 비교 분석함으로써 현재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미국의 대공황은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길고도 혹독한 불황의 시기였다. 양적완화는 2008년 말 시행된 것이 미국에서의 시초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 대공황 기간인 1932~36년까지 실행된 것이 시초라고 볼 수 있다. 당시의 양적완화 정책은 시작 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인해 큰 저항에 직면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1936년까지 지속될 수 있었고, 이 기간 중 통화량은 계속 증가했다. 하지만 연준은 1933년 저점을 돌파한 미국경제의 회복세와 초과지급준비금의 가파른 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지급준비율 인상을 통한 성급한 출구전략을 단행하게 된다. 이는 1937~38년 또다시 미국경제를 경기침체에 빠트리는 계기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 종료는 대공황이 장기간 지속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로 작용하였다. 오늘날 연준이 왜 양적완화를 장기간 동안 지속했고, 여전히 정책 정상화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지는 대공황 당시의 통화 정책 사례를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제3장에서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수행할 정책 도구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먼저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논의되는 정책도구로 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지급(IOER: Interest on Excess Reserves)을 들 수 있다. 통화정책 정상화와 관련해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는 바는 인플레이션이다.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연준에 예치되었던 지급준비금이 현격히 증가했으나 현재 인플레이션은 안정적으로 2%를 하회하는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본원통화의 증가가 상응하는 통화공급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통화승수효과에 의한 통화창출이 지지부진했다는 의미이다. 통화창출이 부진했던 이유는 금융위기로 인한 안전자산(즉 은행들 입장에서는 자금 대출보다는 안전자산인 초과지급준비금 보유를 선호) 선호사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가 회복되면 의례히 그렇듯 은행들은 초과지급준비금 보유를 감소시키려 할 것이고, 예치되어 있던 다량의 초과지급준비금이 방출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수 있다. IOER은 시중은행들로 하여금 초과지급준비금 보유에 대한 유인을 제공하므로 IOER 인상을 동반한(즉 기준금리와 IOER 간의 스프레드를 증가시키지 않는)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물론 금리인상 초기에는 IOER의 동반 인상 없이도 기준금리와 IOER 간의 스프레드 차가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므로 앞에서 언급한 초과지급준비금의 대량 유출 및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한 가능성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가능성은(IOER의 동반 인상 없이) 금리인상 누적에 따른 스프레드가 커질 경우 발생할 여지가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통화정책 정상화는 비단 기준금리를 인상시키는 것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양적완화로 인해 급격히 증가한 연준의 밸런스쉬트를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문제도 출구전략의 중요한 요소이다. 밸런스쉬트 정상화에는 두 가지 측면이 존재하는데, 먼저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하여 5배 이상 증가한 밸런스쉬트의 규모를 축소시키는 문제와 현재 연준의 자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장기국채 및 주택저당증권을 처리하는 문제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에 근거하여 판단해 보면 최초 금리인상 전에는 밸런스쉬트의 규모를 감소시키지 않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즉 금리인상 전까지는 만기가 도래하는 자산은 재투자를 통해 규모를 유지할 것이며, 최초 금리인상 후 더 이상 재투자를 하지 않거나 재투자의 규모를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볼 때 연준의 밸런스쉬트는 매우 점진적인 과정에 의해 정상화될 것이라는 점을 예측할 수 있다. 한편 주택저당증권의 경우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주택시장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으므로 처리에 있어 더욱 민감한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연준의 기본적인 입장은 매각을 최대한 자제한다는 것이다.
양적완화를 비롯한 연준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은 거의 전례가 없었던 것으로 이에 대한 정상화 효과는 불분명하며 의견도 분분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서 일차적으로 장기금리 혹은 수익률 곡선의 움직임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기준금리가 아닌 장기금리가 궁극적으로 실물 및 금융 부문에 영향을 주는 변수라고 볼 때 이를 중심에 놓고 논의하는 것이 복잡하고 예측하기 힘든 통화정책 정상화의 효과 분석에 대한 체계성을 제공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먼저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서 긴축발작(Taper Tantrum)과 유사한 현상 발생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긴축발작’은 2013년 5월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LSAP의 규모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긴축계획을 발표한 직후 금융시장이 보인 반응을 일컫는다. 당시 이러한 계획이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는 충분한 예측과 컨센서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과도한 반응을 보였는데, 미 10년 국채수익률이 한 달 사이에 100베이시스 포인트나 증가했으며, 신흥국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쳐 이들의 통화가치가 급락했고, 자본유출이 크게 증가하여 유동성 경색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아마도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관련해 가장 많은 우려가 나타나는 부분은 이러한 현상이 되풀이될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이와는 정반대의 우려 역시 존재하는데,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반응하지 않아 금리차(term spread)가 압축되고 극단적인 경우 수익률 곡선의 역전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밸런스쉬트 정상화는 상기된 바와 같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나 이 경우 정상화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이에 따른 리스크도 존재하기 때문에 만기도래에 의한 자산처분이 아닌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연준이 자산을 매각할 경우 해당 자산의 시장공급을 증가시켜 가격 하락을 초래하고 수익률 상승을 불러오게 된다. 다시 말해서 연준의 밸런스쉬트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장기금리 상승에 대한 압력은 증가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장기금리의 움직임이 의미하는 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금리가 소비, 투자 등 총수요에 미치는 실물부문에 대한 영향을 생각할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 혹은 자산매각 등으로 인해 장기금리가 급격히 상승한다면, 이는 완연한 회복 국면에 접어든 미국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한편 미국의 금리인상은 오히려 미국경제보다는 신흥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더욱 클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미국경제의 두드러진 회복세는 미국채의 매력도를 증대시켜 신흥국으로부터 급격한 자본유출을 불러올 수 있으며 이들 경제 전반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반대로 장기금리가 반응하지 않아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압축된다면 이는 경제주체들의 위험감수(risk taking)와 수익률추구(reaching for yield)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단기차입-장기대여(borrowing shortlending long)’의 전략을 취하고 있는 시중의 금융기관에 장?단기 스프레드 감소는 수익성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만회를 위해 고수익·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수익률추구(reaching for yield)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금융안정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레버리지가 높을 경우 더욱 위험해진다.
제4장에서는 이러한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 VAR 모형을 이용하였다. 이를 통해 단기금리 인상 충격과 자산매각에 의한 밸런스쉬트 정상화 충격이 가해질 경우 관련 변수의 움직임을 살펴봄으로써 미국경제가 받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먼저 단기금리가(일회성으로) 0.5%p 상승하는 충격을 가했을 경우, 충격 직후 연준의 초과지급준비금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시작될 경우 대부분의 초과지급준비금이 방출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앞에서 언급한 대로 IOER의 조정을 통한 금리인상이 없을 경우 야기될 인플레이션의 위험성에 대해 시사하고 있다. 한편(미국 입장에서) 순자본 유입은 전반적으로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미국을 제외한 세계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자본유출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장기금리의 반응은 크지 않아 장·단기 금리 차의 축소 및 수익률 곡선의 역전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와 관련, 분석결과 나타난 다우존스지수의 증가는 미국 내로의 자본유입 및 장단기 금리 차 축소로 인한 수익률추구(reaching for yield) 현상과 연관되어 해석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지속적인 주식시장 버블 형성의 위험성도 존재함을 의미한다. 연준의 국채매각 충격에 대한 분석결과 예상과는 달리 충격 직후 장기금리는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궁극적으로는 상승하는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서는(이에 대한 적절한 이론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좀 더 주의 깊은 분석이 요구된다. 한편 자산매각 충격으로 인해 다우존스지수는 충격 직후 감소하나 이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미국으로의 자본유입 역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해 보면 연준의 국채매각을 통한 밸런스쉬트 정상화는 금리인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효과들을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되었다.
언급된 바와 같이 분석결과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의한 미국 내로의 자본유입은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비교적 안정적인 거시건전성 및 외환보유고를 갖추고 있으며, 이는 기타 신흥국과는 확연히 차별되는 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긴축발작의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한국경제 역시 단기적인 충격을 경험할 수 있으나 그 효과의 지속성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한국의 정책 당국이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비, 다양한 자본이동 관리정책 및 거시건전성 정책을 고안?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이 제한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
Why Did Korean Domestic Demand Slow Down after the Asian Financial Crisis?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내수증가율은 10년 넘게 현저한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아시안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내수부진을 단기적 경기변동이 아닌 구조적인 현상으로 보고 국민계정의 지출 측면에..
황운중 외 발간일 2015.12.30
경제발전, 금융위기목차닫기-
국문요약닫기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내수증가율은 10년 넘게 현저한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아시안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내수부진을 단기적 경기변동이 아닌 구조적인 현상으로 보고 국민계정의 지출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그 원인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국민계정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 변수들의 금융위기 전후 추세를 분석한 결과 수출의 내수 파급효과 부진 및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가율 하락이 장기 내수부진의 구조적 원인으로 파악되었다.
본 연구는 먼저 수출의 내수 파급효과가 부진한 원인으로 한국 수출을 주도하였던 대기업들의 투자행태 변화를 지적하였다. 금융위기 이전 수출 기업의 지속적인 국내투자(설비투자, 신산업 창출을 위한 개발 투자 등)는 생산성 증가 및 고용 창출 등으로 이어져 내수 활성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었던 반면, 금융위기 이후 수출 기업의 해외투자(해외 설비투자 등) 증가 및 수입중간재 의존도 증가에 따른 국내 생산 및 고용의 감소를 내수부진의 주된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장기 내수부진의 또 다른 원인으로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가율 감소를 지적하였다. 가계의 소득 증가율 감소는 금융위기 이후에 나타난 노동시장의 구조변화(영세 자영업자, 비정규직, 중소기업 근로자의 비중 증가 및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재취업하지 못한 자영업 가구와 임금근로 가구 사이에 소비행태의 차이를 발견하였다. 즉 임금근로자의 경우 금융부채와 소비지출 간 양(+)의 관계가 있는 반면, 자영업자의 경우 음(-)의 관계가 나타났다. 이는 사업자금 마련 등을 위한 대출로 커진 부채 부담이 자영업자의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함을 의미한다. 자영업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의 경우 자영업 가구의 높은 부채비율이 소비제약으로 이어져 전체 소비지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지막으로 비정규직 고용과 기업의 생산성 관계를 분석한 결과, 정규직 전환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인 경제성장은 공급측면의 생산능력에 의해 결정되며 기업의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비정규직 고용이 기업 생산성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실증분석은 매우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어져 온 장기 내수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출기업의 국내투자 활성화 정책이 우선시 되어져야 한다. 또한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가치사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업 및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i) 외국인 기업의 국내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 등 정부차원의 노력, ii) 기술혁신 및 품질향상 등 기업의 자구적 노력. 마지막으로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가계소득 증가 차원의 정책으로는 비정규직 및 영세 자영업자와 관련한 이슈들이 있다. 노동시장의 개혁을 통해 비정규직 비중을 낮추고 정규직 고용을 확대하는 정책이 우선시 되어져야 한다. 또한 은퇴한 근로자들의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책은 장기적으로 영세 자영업자의 비중을 줄이고 동시에 소득수준을 높여주는 효과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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