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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 무역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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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아 주요 5개국의 통상전략과 경제성장 경로 : 수출주도성장전략의 평가와 전망

    본 연구는 한국의 주요 교역 상대인 동남아시아 5개국(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의 경제성장 경로에서 무역이 갖는 의미를 실증적으로 추정하고, 5개국의 수출주도성장전략을 평가하여 한국의 무역 및 투자에 대한 시사점을 도..

    김남석 외 발간일 2024.10.11

    경제성장, 무역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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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각국의 경제성장 개관
    3. 연구의 구성

    제2장 동남아 주요 5개국의 경제성장 경로
    1. 경제성장 수렴 현상: 이론적 배경과 실증분석
    2. 5개국의 경제성장 수렴 현상
    3. 5개국의 경제성장과 구조적 변화

    제3장 동남아 주요 5개국의 수출과 경제성장 경로
    1. 수출과 경제성장
    2. 5개국의 수출생산성과 경제성장

    제4장 동남아 주요 5개국의 수출주도성장전략 경과
    1. 말레이시아 수출주도성장전략의 경과
    2. 베트남 수출주도성장전략의 경과
    3. 인도네시아 수출주도성장전략의 경과
    4. 태국 수출주도성장전략의 경과
    5. 필리핀 수출주도성장전략의 경과

    제5장 동남아 주요 5개국의 2020년대 수출주도성장전략 추이
    1. 말레이시아 2020년대 수출주도성장전략의 추이
    2. 베트남 2020년대 수출주도성장전략의 추이
    3. 인도네시아 2020년대 수출주도성장전략의 추이
    4. 태국 2020년대 수출주도성장전략의 추이
    5. 필리핀 2020년대 수출주도성장전략의 추이

    제6장 한국의 통상·협력 전략에 대한 시사점 및 결론
    1. 결론
    2. 한국의 대5개국 경제협력 방향에 대한 시사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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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본 연구는 한국의 주요 교역 상대인 동남아시아 5개국(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의 경제성장 경로에서 무역이 갖는 의미를 실증적으로 추정하고, 5개국의 수출주도성장전략을 평가하여 한국의 무역 및 투자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먼저 본 연구의 제2장은 동남아시아 5개국의 경제성장 경로를 경제성장 수렴 (economic growth convergence) 현상의 관점에서 추정한다. 이를 통해 5개국의 경제성장 경로가 갖는 일반성과 특수성을 성장 수렴 속도와 규모 차원에서 파악하고, 5개국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한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를 구조적 변화(structural change)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전 세계 국가를 표본 대상으로 한 분석과 동남아시아 5개국만을 표본 대상으로 삼은 분석을 서로 비교하면, 동남아 5개국에서 관찰되는 경제성장 수렴의 규모와 속도가 전 세계에 걸쳐서 일어나는 수렴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개국 각국에 대하여 개별 추정을 실시하면, 동남아시아 5개국 중에서는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 수렴 현상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난다. 중진국 함정에 대한 논의가 가장 활발한 두 국가에서 수렴 현상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관찰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동북아시아 3국(한국, 일본, 중국)과의 비교를 통해 발견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이미 고도 성장기를 경험한 한국과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에서는 경제성장 수렴 현상이 관찰되었지만, 고도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의 경우 수렴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한국 및 일본의 경우와 다르게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고소득 국가에 진입하기 이전의 상황에서 수렴 현상이 유의하게 관찰된다. 베트남과 중국만큼의 고도성장은 아니지만, 동남아시아 내에서는 비교적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도 경제성장 수렴 현상은 아직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관찰되지 않는다.

    경제성장 수렴 현상을 경제성장 둔화와 직접적으로 연결시킬 수 없는바, 본 연구의 제2장에서 구조적 변화 분석을 추가적으로 실시하였다. 생산성이 높은 산업 부문이 지속적으로 높은 고용 비율을 흡수해야 성장 유발형 구조적 변화(growth- enhancing structural change)가 일어나면서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이 발생한다. 하지만 자료 접근이 가능한 4개국(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에 대해서 계량경제학적 추정을 실시한 결과, 4개국 모두 성장 유발형 구조적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본 연구의 제3장에서는 2장의 이해를 바탕으로, 5개국에서의 수출과 경제성장 간 관계를 직접적으로 추정한다. 이를 위해 학계에서 통용되는 수출생산성 지수를 구축하여 수출생산성이 각국의 경제성장을 설명할 수 있는지를 통계적으로 검정하였다. 분석 결과 지금까지 동남아시아 5개국의 경제성장 경로를 살펴보면, 수출의 생산성이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축적된 국가는 태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은 수출 품목의 구성이 경제성장에 기여하지 못하는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각국은 중진국 함정을 극복하고 고소득 국가 진입을 앞당기기 위해 적극적인 수출주도성장전략을 입안하고 있다. 제4장에서는 각국의 수출주도성장전략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성공적이었던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들에 대한 평가를 제시한다.

    본 연구의 제5장은 4장에서 분석한 각국의 수출주도성장전략 역사의 연장선상에서, 각국이 최근에 도입한 수출주도성장전략을 좀 더 자세히 분석한다. △말레이시아의 신산업 정책 2030, 국가교역 청사진 2021~2025, △베트남의 수출입 전략 2030, △인도네시아의 Making Indonesia 4.0, RPJMN 5개년 계획, △태국의 제13차 NESDP 전략, Thailand 4.0 전략, 상공부 이행계획, △필리핀의 필리핀 개발계획 2023~2028, 필리핀 수출개발계획 2023~2028 등 5개국은 각국이 직면한 대외경제 여건과 자국의 비교우위를 감안하여 차별화된 수출주도성장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제5장의 분석을 기반으로 본 연구는 ① 5개국별 맞춤형 경제협력, ② 광물/식량 공급망 협력, ③ 미래 전략 산업 협력의 세 가지 차원에서 한국의 무역·투자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한다.

    먼저 ① 5개국별 맞춤형 경제협력에 있어서 말레이시아 신산업 정책 2030이 5개국 중 유일하게 명시한 항공우주 관련 정책 패키지와 필리핀 수출개발계획 2023~ 2028이 언급한 IT-Business Process Management 차원의 콜센터/건강정보 관리 등의 노동집약적 서비스 산업 육성계획을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한다. 말레이시아의 항공우주 산업 육성방안은 2024년 우주항공청을 설립하며 관련 산업 외연 확장에 적극적인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며, 필리핀의 노동집약적 서비스 산업 육성계획은 구조적인 저출산, 국내 실질임금 상승, 산업구조 변화를 겪고 있는 한국 민간 부문에 좋은 협력 대상이 될 수 있다.

    ② 광물/식량 공급망 협력에서 한국이 선제적인 협력 확대를 위해 주목해야 할 각국의 정책 기조는 다음과 같다. 말레이시아는 21대 핵심 업종으로 광업과 팜유 산업을 포함했고, 베트남 수출입 전략 2030은 별도의 식품 산업 전략 패키지를 통해 식품 산업 수출 증대를 위한 위생검역 절차 개선, 품질 표준 선진화 계획을 명시했다. 인도네시아는 「신광업법」에 기반하여 핵심광물 수출통제 전략을 국익에 초점을 맞추어 탄력적으로 구사하고 있으며, 필리핀의 수출개발계획은 금, 구리, 니켈 산업 육성방안을 담고 있다.

    ③ 미래 전략 산업 협력과 관련한 한-아세안 협력은 5개국의 수출주도성장전략이 모두 공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탄소 감축을 포함한 녹색전환 관련 기술, 반도체 관련 사업, 고부가가치 전기/전자 산업, 디지털 전환 기술 등을 중심으로 구상해볼 수 있다. 해당 분야에서 한국은 5개국에 대한 비교우위가 명확하고, 아세안 현지 진출 성공 사례들이 있어 아세안 시장에 친화적이다. 그리고 아세안 국가들로서는 미국-중국 간 전략경쟁 상황 속에서 양자택일의 문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한국과의 협력이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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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ploring Urban Perception on Climate Change in Developing Countries

    본 보고서에서는 개발도상국 시민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설문을 통해 조사하고 분석하였다.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시아, 남아시아에 위치한 8개 주요 도시에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으며, 개발도상국 시민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

    노윤재 외 발간일 2024.08.29

    경제협력, 환경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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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Executive Summary

    Chapter 1. Introduction
    1. Research Background
    2. Literature Review
    3. Survey and Data

    Chapter 2. Understanding the Drivers of Climate Change Perceptions
    1. Empirical Strategy
    2. Summary Statistics
    3. Climate Change Perceptions along Multiple Dimensions
    4. Climate Change Concerns in Specific Areas
    5. Willingness-to-pay (WTP) for Climate-Related Tax
    6. Discussion

    Chapter 3. Perceptions on the Severity and Impact of Climate Change
    1. Climate Change Beliefs and Attitudes
    2. Evaluation of Impact of Climate Change on Daily Life
    3. Perspectives on Policy Preferences and International Collaboration

    Chapter 4. Perceptions on Government Policies and International Cooperation
    1. Perceptions on Government Policies
    2. Factors Affecting the Formation of Perceptions on Government Policies
    3. Perceptions on International Cooperation

    Chapter 5. Policy Implications
    1. Implications for Public Awareness
    2. Implications for Loss and Damage Funds
    3. The Rising Expectations for the Global South’s Role in Climate Change Mitigation
    4. Policy Recommendations for South Korea in Climate Change Cooperation with the Global South

    References

    Appendix

    국문요약

    Contribu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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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본 보고서에서는 개발도상국 시민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설문을 통해 조사하고 분석하였다.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시아, 남아시아에 위치한 8개 주요 도시에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으며, 개발도상국 시민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 기후변화의 개인적 영향, 정부 및 국제 사회의 대응에 대한 평가와 정책 선호도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분석 결과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은 개인의 교육 수준, 경제적 상태, 기후변화 관련 경험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국가 및 지역별로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다르고, 기후변화 적응전략과 정책 선호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개발도상국 도시 거주자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다양한 인식을 이해함으로써 기후정책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도시민의 기후변화 인식을 조사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는 도시 환경의 정책 우선순위 설정을 위한 함의를 제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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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규제의 경제적 함의와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본 연구에서 수출규제 정책이란 국가가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국의 수출 흐름에 제약을 가하는 정책 일반을 의미한다. 현대의 수출규제 정책은 목적, 대상, 근거법에 따라 크게 수출제한, 수출통제, 경제제재로 분류할 수 있는데, ..

    예상준 외 발간일 2023.12.30

    경제안보, 무역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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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의 주요 내용

    제2장 수출규제 사례의 장기적 조망
    1. 서론
    2. 산업화 시기: 기술 유출 통제를 위한 수출규제
    3.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ㆍ군사안보적 수출규제
    4. 현대 수출규제의 경제적 효과
    5. 소결

    제3장 수출규제의 유형화와 사례 분석
    1. 수출규제의 유형화
    2. 수출제한
    3. 수출통제
    4. 경제제재
    5. 소결

    제4장 국가간 경제제재가 글로벌 가치사슬에 미치는 영향 - 수출제재를 중심으로
    1. 서론
    2. 분석 자료
    3. 분석 모형
    4. 분석 결과
    5. 소결

    제5장 첨단기술 수출통제 정책의 이론적 근거와 공급망 재편에 대한 함의
    1. 서론
    2. 이론모형
    3. 소결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1. 수출규제 사례의 장기적 조망
    2. 수출규제의 유형화와 사례 분석
    3. 국가간 경제제재가 글로벌 가치사슬에 미치는 영향 - 수출제재를 중심으로
    4. 첨단기술 수출통제 정책의 이론적 근거와 공급망 재편에 대한 함의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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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본 연구에서 수출규제 정책이란 국가가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국의 수출 흐름에 제약을 가하는 정책 일반을 의미한다. 현대의 수출규제 정책은 목적, 대상, 근거법에 따라 크게 수출제한, 수출통제, 경제제재로 분류할 수 있는데, 최근 각국의 수출규제는 이 세 가지 분류에서 모두 늘어나는 추세이다. 각국 기업이 복잡한 거래 관계로 얽혀 있는 오늘날 글로벌 공급망을 따라 파급되는 수출규제의 영향을 파악하는 것은 공급망 안정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과제이다. 본 연구는 그동안 국제무역에 관한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을 받았던 수출규제 정책의 시행 배경과 경제적 효과, 수출규제 정책의 시행에 따른 공급망의 변화 등을 살펴봄으로써 수출규제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를 높이고자 하였다.

    제2장에서 우리는 이미 산업혁명기 때부터 횡행한 수출규제의 대표적 사례들을 조망하고 각 사례에서 달성하고자 했던 정책 목표와 실제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출규제가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어떤 환경에서 수출규제가 성공적인 정책 수단이었는지를 살펴보았다. 또한 냉전 이후 수출규제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여러 연구를 살펴봄으로써 수출규제 정책의 시행과 대응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사항을 정리하였다.

    제2장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산업혁명 시기의 수출규제는 주로 첨단기술의 유출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었다. 당시의 국제 환경은 첨단기술을 가진 선도국과 이를 따라잡으려는 국가간의 경쟁이 존재했고, 제조 장비와 기술자의 국외 이동이 기술 유출의 주요 채널로 인식되었으며, 후발주자인 국가 내에서는 선도국으로부터의 기술 유출을 묵인하는 등 오늘날 미ㆍ중 패권 경쟁 구도와 유사한 여러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수출규제의 효과는 점점 떨어지게 되었는데, 이는 지식재산권 제도의 개선, 생산 기술의 고도화 등으로 인해 제조 장비와 기술자의 국외 이동에 따른 기술 이전의 효율성이 점점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오늘날 첨단기술 수출통제 정책의 효과 또한 지식재산권에 대한 규범 강화와 기술 발전의 경로에 따라 변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시기의 수출규제는 주로 군사안보적 측면에서 시행되었다는 특징을 갖는다. 특히 미국과 동맹국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다자간 수출통제체제인 CoCom은 냉전 초기 공산권으로의 군사물자 이동과 관련 기술의 유출을 통제하는 데 효과적으로 기능하였다. 당시 서방국가와 공산권이 첨예하게 대립한 점, 생산기술의 변화 속도가 느린 점 등이 CoCom의 성공을 견인하였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산업 다변화, 기술 변화의 가속화, 글로벌 공급망 및 가치사슬의 고도화 등으로 인해 국가마다 공산권과의 이해관계 및 교역 패턴이 달라지고, 수출통제 품목의 적발이 어려워지면서 CoCom 체제는 점차 효용성을 잃게 되었다. 이와 같은 한계 요인들은 이후 등장한 다자적 수출통제 협의체에서도 유사하게 관측된다. 다자적 수출통제체제의 성공은 각국의 이해관계가 유연하게 조율되고, 첨단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를 반영해야 보장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수출통제 대상 품목을 차등화하거나, 수출 당사국의 경제적 불가피성 등을 고려한 수출허가 시스템을 도입하여 각국의 이탈 유인을 줄여야 한다. 또한 효율적인 정보 공유에 기초한 상향식 시스템을 도입하여 시장의 의사결정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냉전 이후 시행된 현대의 수출규제 정책들은 결과적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을 뿐더러, 장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을 나타냈다. 미국이 항공우주산업에서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실시한 수출통제 정책은 결과적으로 미국의 산업적 우위를 강화하는 데 이바지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2007~08년 식량 위기 당시 러시아, 우크라이나, 동남부 아프리카 국가들의 곡물 및 식료품 수출규제는 오히려 자국 시장의 가격 변동성을 증가시켰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규제는 국제시장과의 가격 괴리, 가격 변동성 심화, 시장 불확실성 증대를 초래하여 밀 생산자들의 투자를 저해하는 결과를 낳았고, 이는 중장기적으로 산업 생산성을 떨어뜨렸다. 미국, 캐나다, 코스타리카, 인도네시아, 가나 등의 목재 수출규제는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으로 해당 국가 목재 산업의 생산성을 장기적으로 감소시켰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 조치는 단기적으로 국제시장에서의 중국산 희토류의 시장지배력을 증가시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국 외 국가의 희토류 생산이 증가하고 희토류의 대체재가 개발되는 한편 희토류 재활용에 나서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중국의 시장지배력은 다시 감소하였다. 중국 상무부의 기술 수출통제는 관련 산업 내 기업의 잠재 수요를 제한하여 기업 이윤을 낮추고, 신기술의 거래비용을 증가시켜 R&D 투자의 편익 감소에 따른 투자 감소를 초래하였다. 수출규제는 예상치 못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불가피할 경우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하여 불확실성을 낮추고, 수출규제의 경제적 영향에 취약한 경제주체를 보호하는 정책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수출규제가 규제 대상국뿐 아니라 시행국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무분별한 수출규제를 줄이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제3장에서 우리는 현대의 수출규제 정책을 목적, 대상, 근거법을 기준으로 수출제한, 수출통제, 경제제재의 세 가지 범주로 분류하고 각 유형별 수출규제 정책의 법적, 제도적 근거와 사례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각 수출규제 정책에 관한 시사점과 대응 방향을 도출하였다.

    수출제한은 수출국 수요 충족, 환경 보호, 천연자원 보호 등의 목적으로 시행되는 수출금지 또는 제한 정책이다. GATT 제11조에 따라 일반적으로 금지되지만, 필수 상품 부족 방지, 환경 보호, 천연자원 보호 등의 경우에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수출제한 사례로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인도네시아의 니켈 원광 수출 제한 등이 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수출제한 사례는 WTO 분쟁해결절차가 진행되었으나 중국은 상소심에서 패소하였고, 인도네시아도 패널 단계에서 패소했으나 기능 정지 상태인 상소심 절차에 회부하면서 후속 절차가 중단된 상태이다. 비록 필수 상품 부족 방지 또는 천연자원 보호 등이 수출제한 조치의 이유로 제시되더라도 조치의 구조와 합리적 대안의 존재 등을 바탕으로 엄격한 심사가 이루어진다는 점이 이러한 WTO 분쟁해결절차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WTO 상소기구의 기능 마비로 인해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자원 수출국의 수출제한 조치가 도미노처럼 이어지지 않으려면 수출제한 조치에 영향을 받는 국가들이 함께 중장기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단기적으로는 부당한 수출제한 조치를 WTO에 제소해야 한다.

    수출통제는 안보 목적으로 수출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조치로, 주로 군용물자와 이중용도 품목이 대상이다. GATT 제21조(안보상의 예외)를 충족하는 수출통제는 WTO 협정에 위반되지 않는 것으로 인정된다. 수출통제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2022년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와 2023년 중국의 게르마늄 및 갈륨 수출통제 조치가 있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통제 조치에 대해 WTO 분쟁해결절차에 따른 협의를 요청했으나, 미국은 자국의 안보와 관련된 사안으로 WTO 패널이 이를 심리할 권한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수출통제 조치는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자국에 대한 안보 위협을 근거로 군사적 용도로 전용될 수 있는 첨단기술을 중국이 확보하지 못하도록 수출통제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첨단 반도체 관련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해야 한다. 한편 중국이 중요 원자재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수출통제의 형식으로 시행하는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주요국의 안보 논리에 의한 일방주의적 조치가 확산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이를 경계하고 대응해야 한다.

    경제제재는 국제법을 위반한 국가에 무역제한을 취하는 압박 조치이다. WTO 협정에서는 GATT 제21조 안보상의 예외 규정을 통해 경제제재를 정당화할 수 있다. WTO의 분쟁해결절차를 밟은 대표적인 경제제재 사례로는 미국의 쿠바 자유 및 민주적 연대법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산 상품 통과 제한 조치가 있다. 미국의 쿠바 자유 및 민주적 연대법은 EU 수출자의 쿠바산 설탕 수출을 제한하여 GATT 제11조 등에 위반되는 조치로 지적되었으나, 미국이 EU와 정치적 합의를 도출함에 따라 WTO 분쟁해결절차에서 판정이 내려지기 전에 관련 절차가 종결되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산 상품 통과 제한 조치는 GATT 제5조 및 제10조를 위반하는 조치로 지적되었으나, 러시아는 당시 미국, EU 등 다수 국가로부터 받고 있던 경제제재를 안보상의 예외 규정이 적용되는 증거로 제시하여 해당 조치가 패널로부터 정당화되었다. 경제제재는 국제사회에서 자주 사용되는 수단이지만, 제3국 또는 피제재국과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제재국은 국제사회의 법적 판단을 받기보다 정치적 해결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발전으로 국가 경제의 상호의존성이 높아진 오늘날, 타국간 경제제재는 제3국인 우리나라의 중간재 교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제재 수위가 높다면 러시아-통과운송 사건처럼 피제재국이 경제제재에 대한 대항조치를 취한 후 GATT 제21조를 통해 이를 정당화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전면적인 제재를 시행하기보다는 피제재국 국민에 대한 인권 침해 논란을 최소화하고 제재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똑똑한 제재’와 같은 대안을 활용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접근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똑똑한 제재’에 관한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제4장에서는 국가간 경제제재가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대상은 1950~2022년까지 시행된 수출제재로, GSDB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와 관련된 통계는 세계투입산출표를 통해 계산한 전방참여도, 그리고 WITS 데이터의 국가간 수출 자료와 BEC 코드를 연계하여 수집한 소비재, 중간재, 자본재 수출액을 활용하였다.

    분석 결과 국가간 수출제재는 제재부과국의 피제재국으로의 전방참여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중간재 및 자본재 수출이 감소하며, 소비재 및 원재료 수출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재부과국은 피제재국으로의 수출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제3국으로의 수출전환을 모색할 수 있으나, 2014년 러시아를 대상으로 수출제재를 이행한 제재부과국의 수출전환효과를 분석한 결과 제3국으로의 중간재 및 자본재 수출전환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경제제재가 제재부과국에도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의 경제제재는 일반적으로 피제재국에 대한 한국의 중간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확인하였다. 2010년대 후반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수출제재를 단행한 사건을 살펴본 결과, 제재 기간에 한국의 중간재 수출이 중국 외 제3국으로 전환되었으며 이 중 아세안 지역으로의 수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비재 수출의 경우 중국 외 제3국으로의 수출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북미 지역으로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감소폭을 상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기업들이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할 때 아세안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거나 아세안 기업과의 거래 관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대외경제정책 수립에 있어 아세안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이 강조되는 대목이다.

    제5장은 미국과 중국의 수출규제 정책의 합리성을 분석한 이론모형을 제시한다. 이 모형은 미국과 중국의 사례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국가간 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는 분석틀을 제공한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은 안보 측면에서 상호 배타적인 관계에 있다. 미국이 중국에 첨단기술을 수출하면 중국의 군사적 역량이 강화되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 반면 중국의 입장에서는 첨단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군사적 역량을 강화하는 기회가 된다. 본고의 모형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고자 첨단기술과 연관된 품목의 수출에 따라 양국에 발생하는 상반된 외부효과가 존재한다고 가정하였다.

    미국이 중국에 첨단기술을 수출함으로써 발생하는 안보적 위협은 미국기업이 이윤을 추구함에 따라 발생하는 외부효과로 볼 수 있다. 기업은 자국 안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경제적 이익을 위해 첨단기술을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업의 이윤 추구를 제한하고 자국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수출통제와 아웃바운드 투자심사 강화 등과 같은 조치를 취할 유인이 있다.

    첨단 반도체 상품과 기술에 대한 수출통제는 해당 품목의 수출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의 안보세를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첨단 반도체 및 그와 관련된 서비스는 미국 본토에서 생산된다. 반면 중국정부가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필요한 중요 원자재에 대해 강력한 수출제한 조치를 시행할 가능성은 중국이 미국기업의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을 자국에 유치함으로써 얻는 군사적 이익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중국이 미국기업의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을 자국에 유치함으로써 얻는 군사적 이익이 크지 않다면, 중국은 미국 본토의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데 집중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기업의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을 자국에 유치함으로써 얻는 군사적 이익이 매우 크다면, 중국은 미국기업 유치를 위해 원자재 수출제한 조치를 강력하게 시행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의 수출통제 조치가 계속될 때 미중 간 첨단 반도체 생산의 공급망이 단절되는 계기는 역설적으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실패했을 때 나타난다. 만약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성공하여 미국 첨단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투자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실질적으로 얻는 경제 외적인 이익의 크기가 크지 않다면 중국정부는 원자재 수출통제 정책을 고수할 유인이 사라진다. 이는 산업혁명 후기에 수출통제 정책이 사라진 것과 같은 맥락이다. 본고의 모형은 첨단기술과 관련된 품목의 수출에 따라 발생하는 외부효과가 양국 모두에 긍정적인 경우 또한 분석한다. 이 경우 선진국은 수출규제를 고려하지 않는 반면, 개도국은 선진국의 투자로 인한 외부효과를 누리기 위해 원자재 수출을 제한할 유인이 있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니켈 원광 수출금지 사건과 유사한 결과이다.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통제로 인해 향후 미국 첨단기술 기업의 중국 내 투자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첨단기술의 대중국 우회 수출국으로 지목되지 않도록 전략물자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국익을 훼손하는 산업스파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핵심 원자재 보유국과 협력하는 한편, 이 국가들 내에서 자원 이기주의가 횡행할 경우를 대비해 같은 처지에 있는 제조업 선진국들과 공동 대응 및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이지만 어려운 과제로서, WTO 체제를 정상화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제6장에서는 앞 장에서 분석한 내용을 정리하고 각 장의 분석 내용에 대한 시사점과 정책 제언을 기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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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통상규범의 경제적 효과 추정에 관한 연구

    디지털 경제와 디지털 무역의 성장과 더불어 디지털 무역에 대한 공통 규범을 정립하고 디지털 경제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다자 차원에서는 WTO 전자상거래 협상이 진행 중이며, 양자 차..

    김현수 외 발간일 2023.12.29

    무역구조, 무역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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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3. 연구의 구성과 내용

    제2장 디지털 무역장벽과 통상규범
    1. 디지털 무역장벽
    2. 디지털 통상규범을 통한 무역장벽의 완화

    제3장 디지털 통상규범이 무역장벽에 미치는 영향
    1. 선행연구
    2. 무역장벽 추정
    3. 디지털 통상규범이 무역비용에 미치는 영향

    제4장 디지털 통상규범의 거시경제적 영향
    1. 이론모형
    2. 디지털 통상협정의 거시경제적 영향 분석: WTO 전자상거래 협상

    제5장 디지털 통상규범과 데이터 경제성장
    1. 선행 연구
    2. 이론모형
    3. 데이터 경제의 시장균형과 특징
    4. 디지털 통상규범의 수용과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제6장 결론
    1. 주요 내용 요약
    2.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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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디지털 경제와 디지털 무역의 성장과 더불어 디지털 무역에 대한 공통 규범을 정립하고 디지털 경제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다자 차원에서는 WTO 전자상거래 협상이 진행 중이며, 양자 차원에서는 기존 지역무역협정의 전자상거래 챕터를 개선하거나 독자적 형태로 디지털 무역협정을 체결하기도 한다. 한국 역시 다수의 디지털 통상협정을 추진하며 디지털 통상 네트워크를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 통상협정을 통해 형성된 규범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가 경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통상 네트워크가 확대됨에 따라 디지털 통상협정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 대한 필요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일반균형모형의 구축을 통해 디지털 통상협정의 경제적 효과를 정량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통상협정에서 주요한 디지털 통상규범을 파악하고 규범 도입 이후의 변화를 정량적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디지털 경제의 특성을 포함한 일반균형모형을 구축하여 규범의 도입으로 인한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거시경제적 영향을 분석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 살펴본다.

    본 연구는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된다. 제2장에서는 국가간 디지털 무역을 제한할 수 있는 정책 규제나 기술장벽 등 디지털 무역장벽에 대해 살펴보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 도입되고 있는 디지털 통상협정 내 주요 내용을 검토한다. 전자적 전송에 대한 관세 부과 움직임을 비롯하여 데이터 지역화 요건, 국경간 정보 이전 제한 조치, 차별적인 기술 표준이나 부담이 되는 테스트 및 인증 요구, 필터링 및 차단, 영업 비밀의 침해 또는 강제 기술 이전 등이 대표적인 디지털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무역장벽과 관련해서는 전자적 전송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WTO 차원의 명시적인 다자간 규범이 없는 상황이다. WTO 전자상거래 협상이 현재 진행 중이나 아직까지는 타결되지 않은 상태이며 많은 국가에서 지역무역협정의 전자상거래/디지털 무역 챕터를 통하여 규범을 마련하고 있다. FTA를 통한 디지털 통상규범 마련에 가장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으로, 계속 그 적용 범위를 확대해가면서 규범의 자유화 수준도 높여가고 있다. 또한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받아 디지털 무역뿐 아니라 중소기업 포용, AI, 핀테크 등의 협력 규정을 포함한 디지털 경제협정도 체결되고 있으며 디지털 경제협정을 통해 이전의 FTA 전자상거래 챕터가 개정되는 경우도 있다. 각 협정마다 체결한 국가의 디지털 정책, 관련 협상이 이루어지고 타결된 시기, 서비스 챕터와의 연계 여부 등에 따라 디지털 무역장벽을 완화하고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규정들의 포함 여부 및 적용 범위와 예외 범위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제3장에서는 디지털 통상규범으로 인한 무역장벽이 무역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디지털 통상규범의 영향을 일반균형모형을 통해 분석하였기 때문에 이를 위해 내생변수인 무역에 미치는 영향이 아닌 외생변수인 무역장벽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디지털 통상규범은 수입국의 법과 제도 변화를 통해 모든 교역 상대국에 무차별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특혜무역협정처럼 체결 당사국에만 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본고는 무역비용을 수입국 무역비용과 양국간 무역비용으로 구분하여 분석한다. 또한 기본모형과 더불어 시차모형, 규제 수준 통제모형, 국가 소득별 모형을 추가로 추정한다. 분석 결과, 소비자 보호와 데이터 이동, 그리고 데이터 지역화 조치 등의 조항은 무역비용과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데이터 이동 규범은 대부분의 서비스 산업에서 전방위적으로 무역비용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난다.

    제4장에서는 디지털 통상규범의 거시경제적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틀로서 이론적 모형을 구축한다. 이 모형은 Caliendo and Parro(2015)와 Antras and Chor(2018)의 모형을 기반으로 하므로 다국가 다산업 간 생산과 무역이 이루어지는 방식은 이 모형들과 동일하나 데이터 경제의 특성을 반영하여 가계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모형에서 데이터는 가계의 소비행위로부터 생성되는데 가계는 자신의 소비로부터 더 많은 데이터가 생성될수록 데이터 유출과 동의하지 않은 활용에 대한 우려로 인해 비효용을 느낀다. 이러한 데이터의 생성과 외부성을 고려하여 가계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모형에 제3장에서 추정한 디지털 통상협정 체결에 따른 무역비용의 변화를 반영하여 WTO 전자상거래 협상 사례를 표본으로 삼아 분석을 실시한다. 분석 시나리오는 ① 현재까지 합의된 것으로 알려진 전자상거래 원활화와 소비자 보호 관련 규범만을 포함하여 낮은 수준으로 협상이 타결되는 상황, ② 합의에 이르지 못한 개인정보 보호나 소스코드, 데이터 관련 규범까지 포함하여 높은 수준으로 협상이 타결되는 상황, ③ 미국의 제안 철회로 WTO하에서 높은 수준의 합의가 어려워진 점을 감안하여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 사이에서만 높은 수준의 별도 협정이 체결되는 상황으로 구성한다. WTO 전자상거래 협상이 낮은 수준에서 타결되는 경우 협상 참여국들에서는 긍정적인 수출 및 수입효과와 후생효과가 예측되었으며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긍정적인 생산효과도 나타난다. 반면 협상 미참여국에서는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어들면서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한다. WTO 전자상거래 협상이 높은 수준으로 타결되었을 경우 낮은 수준으로 타결되었을 경우보다 더 큰 폭의 수출 및 수입효과가 나타난다. 주목할 만한 점 한 가지는 협상 미참여국에서도 수출, 수입과 후생이 낮은 수준이나마 증가한다는 점이다. 이는 디지털 무역규범이 국내 법과 제도의 개선을 촉진함에 따라 모든 교역 상대국에 대해 무역비용이 낮아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인다. 높은 수준의 디지털 통상규범 도입을 지지하는 일부 국가들간에 별도의 협정이 체결되는 경우에는 첫째 시나리오에서와 같이 협정 참여국과 미참여국 간 경제적 효과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제5장에서는 동태적 데이터 경제의 성장모형을 구축하고 디지털 통상규범의 도입에 따라 국내 데이터 규제가 개선될 때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일반균형모형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디지털 통상규범의 도입에 따른 데이터 규제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최종재, 중간재, 연구개발 부문 등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뿐 아니라 데이터 개방에 따른 프라이버시 침해 및 데이터 사용 남용 등으로 인해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디지털 통상규범의 도입에 따른 국내 데이터 규제 변화를 원시 데이터의 저량과 접근성 측면에서 구분하고 성장과 후생효과를 살펴본다. 디지털 통상규범의 적용에 따라 데이터 저량이 확대되거나 데이터 접근성이 개선되는 규제 변화 효과가 발생하면 최종재, 중간재, 연구개발 부문의 노동 비중 변화, 산업 데이터, R&D 데이터 증가율 변화 등과 함께 데이터 활용이 증가하면서 경제와 기술의 성장률이 높아진다. 이 모형에서는 데이터 저량을 충분히 늘리는 규제 변화가 없더라도 디지털 통상규범이 데이터 접근성을 크게 개선하는 규제 변화로 이어지면 경제 성장률뿐 아니라 소비자 후생 수준이 동시에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난다.

    제6장은 정책 수립 및 추진 과정에서 이 연구의 분석 방법론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분석 결과에 기반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본 연구가 제시하는 분석 방법론은 디지털 통상협정의 사전ㆍ사후 평가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디지털 통상규범별 무역장벽 완화효과를 제시하고 있는바, 디지털 통상협정을 사전 평가할 때에 더욱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해볼 수 있다. 협상이 합의되어 협정문이 완성된 후 실시하는 사전영향평가 단계에서도 엄밀한 분석과 함께 국내 경제 전반에 걸친 영향에 대한 포괄적 평가가 가능하다. 협정문에 포함될 규범들이 결정되면 규범의 유무를 비교하여 무역비용 완화 수준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국가 또는 국가군(群)과의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통상협정에 대한 가상적인 경제 영향 평가를 실시함으로써 디지털 통상협정의 잠재 협상 상대국을 지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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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 KIEP 정책연구 브리핑

    주요 연구보고서의 연구 목적과 내용, 정책 시사점을 정리한 요약 리포트입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발간일 2024.06.28

    경제협력

    원문보기

    목차


    글로벌 경제안보 환경 변화와 한국의 대응

    일본의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관리와 한·일 간 협력방안 연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EU의 ‘개방형 전략적 자율성’ 확대에 미친 영향

    수출규제의 경제적 함의와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해외직접투자가 기업의 지식재산권 확보와 성과에 미치는 영향 

    순대외금융자산이 경제안정과 금융 국제화에 미치는 영향 분석

    대외충격의 자본유출입 효과와 경기안정화 정책 분석

    빅데이터 기반의 국제거시경제 전망모형 개발 연구 

    디지털 통상규범의 경제적 효과 추정에 관한 연구 기후클럽 형성에 대한 통상정책적 대응방안 연구

    기업결합과 혁신: 미국 디지털플랫폼과 경쟁정책을 중심으로 

    대외정책과 연계성 제고를 위한 전략적 ODA 추진방식 개선방안 연구 

    팬데믹 이후 국제사회의 불평등 현황과 한국의 개발 협력 과제 

    에너지안보 강화와 탄소중립을 위한 한국의 대응방안 

    디지털금융을 통한 아프리카 금융포용성 개선방안 연구 

    주요국의 산업별 디지털 전환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미중 기술경쟁 시대 중국의 강소기업 육성전략과 시사점 

    시진핑 시기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강화 전략 평가와 시사점

    중남미 국가의 서비스시장 개방이 GVC 참여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아세안 경제통합의 진행상황 평가와 한국의 대응 방향: TBT와 SPS를 중심으로

    인도태평양 시대 한·인도 경제협력의 방향과 과제 

    인도 서비스 산업 구조 분석과 한-인도 산업 협력 확대 방안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에너지 보조금 정책개혁의 영향과사회적 인식에 관한 연구 

    대러 경제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한-러 경제협력 안정화 방안 

    북한의 관세 및 비관세제도 분석과 국제사회 편입에 대한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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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주요 연구보고서의 연구 목적과 내용, 정책 시사점을 정리한 요약 리포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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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러 경제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한-러 경제협력 안정화 방안

    본 연구보고서는 대러 경제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한-러 경제협력 안정화 방안을 모색하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의 갈등이 종국에 해소되어 끝난다고 하더라도, 서방과 러시아 간의, 더욱 확장적으로는 특..

    정민현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성장, 경제협력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연구의 방법 및 범위
    3.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제2장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와 러시아의 대응
    1.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의 특징과 함의
    2. 2014년, 2022년 대러시아 제재의 경제적 영향 비교

    제3장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
    1. 대러 제재 장기화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
    2. 대러 제재 장기화가 러시아 산업구조전환에 미치는 영향

    제4장 제재 장기화와 러시아 정부의 대응
    1. 러시아의 대외협력 방향
    2. 러시아의 주요 산업 발전전략

    제5장 결론: 한-러 경제협력 안정화 방안
    1. 요약
    2. 한-러 경제협력 안정화를 위한 정책 방향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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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본 연구보고서는 대러 경제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한-러 경제협력 안정화 방안을 모색하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의 갈등이 종국에 해소되어 끝난다고 하더라도, 서방과 러시아 간의, 더욱 확장적으로는 특정 이념과 다른 이념 간의 뿌리 깊은 전통적 갈등이 일거에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떤 식으로든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견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장기적 측면의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러 제재로 인해 한-러 경제협력 환경이 악화된다고 하더라도 양국간의 경제협력이 양적ㆍ질적으로 위축되는 것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양국 경제협력의 잠재력이 아직 충분히 발현되지 않았기도 하거니와, 미래에 밀도 있는 경제협력이 진행된다면 양국이 거둘 수 있는 협력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러 제재 장기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러 경제협력 안정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이 러시아에 가한 경제제재의 다양한 특성을 2014년 크림반도 사태 이후의 제재와 심층적으로 비교 분석하였다. 2014년 제재가 특정 분야에 대한 표적성 및 경고적 특성을 주로 지니고 있는 데 반해 2022년 제재는 분야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적 포괄성과 실질적 징벌성을 주요 특성으로 한다. 이렇게 대별되는 특성으로 인해 2022년 대러 제재가 러시아 경제의 주요거시경제지표에 미친 영향은 매우 심대하였다. 특히 △ 민간소비ㆍ투자, △ 산업 생산, △ 수출 지표에서 제재의 즉각적 영향이 2022년에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는 제재의 양과 질에 있어 2022년 제재가 2014년 제재에 비해 훨씬 가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방의 대러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정합적인 분석 틀을 활용하여 보다 엄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본고에서는 벡터자기회귀모형(VAR)을 활용한 시계열 분석을 수행하였다. 그리고 일반적인 구조전환 거시경제 모형을 러시아 경제 사정에 맞게 확장ㆍ변형한 새로운 이론 틀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대러 제재 장기화가 러시아 경제성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우선 2014년 3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미국, EU, 영국이 부과한 모든 제재를 제재 일시, 공식 발표 여부, 제재 내용, 형태 및 특성 등 다양한 기준으로 정리하여 대러 제재의 종합적인 강도를 측정하는 지수(index)를 구축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구축한 제재지수, 천연가스 가격, 산업생산지수(industrial production), 수출액/수입액(ratio), 실질실효환율의 5개 변수로 구성된 VAR모형을 고려하였다. 분석 결과 대러 제재는 러시아 경제에 장기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특히 VAR 분석 결과 제재 충격은 러시아의 산업 생산을 크게 하락시켰고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은 1년 이상 지속되었다.

    본고는 대러 제제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장기적 효과를 산업구조전환(structural transformation) 관점에서 이론적으로 분석하였다. 대러 제재의 요체가 △ 금융 제약 심화, △ 첨단산업 발전에 필요한 중간재 수입 제한, △ 기술 협력 제한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대러 제재로 인해 러시아 경제의 금융 마찰(financial friction)이 심화되고 부문별 생산성 향상이 위축될 경우 러시아 경제의 산업구조전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이론적으로 엄밀하게 검토하였다. 이를 위해 부문별로 생산성이 다를 수 있고 금융 마찰이 존재하는 다부문경제성장모형(multi-sector growth model)을 건설하였다. 이론 분석에 따르면 부문간 마찰이 심해지면 고부가가치 부문의 생산성이 하락하여 러시아 경제의 장기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산업구조전환이 지연된다. 같은 논리로 대러 제재에 의해 고부가가치 부문의 기술 진보가 위축되어 생산성 개선이 늦어지면 산업구조전환 지연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대러 제재는 러시아 경제의 장기 성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산업구조전환을 지연시킴으로써 러시아 경제가 이른바 중진국 함정에 빠질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대러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러시아 정부 입장에서는 이러한 악영향을 소거하기 위해 다양한 대내외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본고는 제재 대응을 위한 러시아 연방정부 차원의 대외 및 대내 전략을 살펴보았다. 전쟁 이후 달라진 대외협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러시아 대외전략은 제재로 인한 통상 및 기술 고립을 비롯한 국가 경제 전반에 걸친 위협요인에 대한 대응을 핵심으로 한다. 이러한 국제 질서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러시아는 서방의 비우호적인 행동에 대응해 러시아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며, 다양한 영역에서 다각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모색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전쟁 이후 대내 산업 육성 전략으로 △ 자동차, △ 금속, △ 마이크로 전자산업(반도체), △ 통신산업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 부문의 발전 전략을 발표하였다. 또한 대러 금융제재로 금융 제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장기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성공적인 산업구조전환을 달성하려면 금융 부문의 효율화가 필수적이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는 자국 금융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금융산업 발전 전략을 발표하였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금융시장 발전 전략도 함께 고찰하였다.

    앞에서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과 러시아의 경제협력 안정화 방향을 단기와 중장기로 나누어 모색하였다. 즉 우리나라가 현재와 같은 제재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단기로 상정하고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협력 안정화 방향을 살펴보았을 뿐 아니라, 향후 우리나라가 더 유연한(완화적인) 제재를 부과할 수 있을 때의 협력 안정화 방향도 함께 고민하였다.

    단기적 관점에서는 양국 경제협력과 관련한 최소한의 정부 대화 채널 유지가 중요하다. 특히 양국 경제협력에서 지금까지 유의미한 역할을 했던 거버넌스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 같은 위원회 및 산하 분과 위원회, 소위원회 회의, 한-러 경제협의회, 한-러 지방 협력 포럼 등의 거버넌스를 탄력적으로 개최하여 대러 경제제재라는 제한된 협력 환경에서 가능한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을 지속 논의하여야 한다. 또한 현재까지 부과된 대러 제재에 적용되지 않는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품, 화장품 및 의류 등의 소비재는 대러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품목들로 대러시아 주요 수출품에 해당한다. 따라서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국과 러시아 양국의 교역 및 투자를 유지하는 것이 양국 경제협력 안정화에 매우 긴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정학적 불안에서 야기되는 다양한 대내외 불확실성을 소거하는 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민간 기업 입장에서 러시아 진출에 따르는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직접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

    우리 정부가 지금보다 유연한(완화적인) 대러 제재를 취할 수 있는 중장기적 시계에서는 전략적 협력 파트너로서 한국이 갖는 기회요인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향후 협력 기회가 다대한 첨단산업 분야, 특히 자동차 및 반도체 산업에서의 협력 기회를 십분 활용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해당 산업에 대한 러시아의 전략 및 정책과 러시아 내 산업 현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충분한 정보를 축적하여야 한다. 이러한 정보가 준비되어 있어야 앞으로 보다 완화적인 제재를 취할 수 있는 시점이 도래하였을 때 적합한 협력 전략을 수립하여 즉각적인 민간 협력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협력 효과뿐 아니라 협력 수요가 높은 첨단산업(자동차, 반도체)을 중심으로 즉각적인 협력 복원 및 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에너지 분야 협력 활성화를 통해 한-러 경제협력 안정화 및 확대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 정부는 전쟁 이후 극동으로의 새로운 에너지 공급망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러시아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로의 수출 확대를 희망하고 있으므로 에너지 분야에서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때 에너지 분야에서의 양국간 협력은 기후변화 대응(탈탄소화)과 연계하여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향후 금융산업에서의 양국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살펴본다. 서방의 포괄적인 대러 금융제재로 인해 러시아 정부는 자국 금융 부문의 발전 필요성을 더욱 분명하게 인식하였다. 디지털 금융 부문에서 기술 및 개발 노하우가 축적된 우리 기업의 대러시아 금융 진출 방안도 선제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한 통화ㆍ금융 제도 선진화를 위한 양국의 제도적 협력 연계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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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안보 환경변화와 한국의 대응

    우크라이나 전쟁, 미ㆍ중 패권 경쟁으로 국제 환경이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주요국들은 공급망 재편과 산업 육성 정책, 연구의 안보 강화 같은 새로운 형태의 경제안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본 연구는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경제안보 환경의 변화..

    최원석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안보, 경제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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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의 범위와 구성
    3.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제2장 국제질서의 변화와 경제안보의 부상
    1. 지정학적 갈등과 국제질서의 변화
    2. 공급망 안정화 정책의 출현 배경과 함의
    3. 신흥기술의 안보화와 기술통제의 부상

    제3장 주요국의 경제안보 정책: 공급망 안정화
    1. 미국의 공급망 안정화 정책
    2. EU의 공급망 안정화 정책
    3. 중국의 공급망 안정화 정책
    4. 주요국의 공급망 안정화 정책 평가
    5. 소결

    제4장 주요국의 경제안보 정책: 과학기술외교
    1. 미국
    2. EU
    3. 중국
    4. 소결

    제5장 한국의 대세계 공급망 및 기술 영향력 분석
    1. 한국의 대세계 수입의존도 분석
    2. 경제안보 품목의 수입의존도 분석
    3. 한국의 대세계 수입 의존 품목 중장기 협력국 분석
    4. 한국의 핵심기술 분야 영향력 분석
    5. 소결

    제6장 결론
    1. 주요 내용 요약
    2. 한국의 경제안보 정책 추진 현황
    3. 정책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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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우크라이나 전쟁, 미ㆍ중 패권 경쟁으로 국제 환경이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주요국들은 공급망 재편과 산업 육성 정책, 연구의 안보 강화 같은 새로운 형태의 경제안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본 연구는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경제안보 환경의 변화 속에서 미국ㆍ중국ㆍEU의 경제안보 정책이 갖는 위협 및 기회요인을 파악하고, 한국의 경제안보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품목과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그 대응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제2장에서는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강대국 경쟁의 부활, 상호의존의 무기화와 ‘디리스킹’의 부상, 진영화와 연대 경쟁을 중심으로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지난 30여 년간의 지정학적 갈등과 국제질서의 변화를 설명하였다. 특히 탈냉전 시대 30여 년간이 세계적 자유무역과 경제적 상호의존의 시대였다면, 2018년 이후로는 미ㆍ중 경쟁과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더욱 지속가능하며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및 경제교류 파트너를 찾고 연대하려는 네트워크 재편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또한 공급망 안정화 정책의 출현 배경과 함의를 통해 정부 주도의 산업 정책과 통상위협 조치의 증가, 상호의존성의 무기화와 공급망 관문 효과를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국가가 자국 이익 우선의 외교전략을 추구하고, 경제안보를 위해 핵심ㆍ신흥기술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면서 과학기술 협력에 있어서도 커다란 변화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제3장에서는 미국과 EU, 중국의 공급망 정책을 반도체ㆍ이차전지ㆍ핵심광물 분야 중심으로 분석하고, 통상위협 요소들을 살펴보았다.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과 EU의 「유럽반도체법은 모두 다자간 수출통제 체제에 기반하고 있다. 다만 EU와 미국이 다자 협의체의 결정에 따른 수출통제 협력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산업 육성을 우선한다는 점에서 향후 보조금 경쟁 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반도체를 명시한 지원법은 아직 제정하지 않았으나, 미국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과 혁신 강화를 위한 지원 정책은 계속 추진 중이다.

    미국은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하면서 국내 이차전지 산업 육성을 추진 중이며, 친환경차 관련 세액공제를 위한 핵심광물 및 이차전지 부품 요건을 규정한 조항(Sec. 13401)을 포함시켰다. 이 조항은 후속 발표된 시행지침(안)을 통해 핵심광물 채굴 및 가공에 대한 지역 조건을 ‘미국과 밀접한 경제협력 관계이며 핵심광물 관련 협정을 체결한 국가’로 확대 적용하는 등 논의가 진행 중인데, 세액공제 규모가 미국 의회예산처의 추정치와 달리 더 크게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부 조치에 따른 경제적 영향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EU는 「기후중립 산업법」을 통해 역내 제조역량 목표율을 제시하면서 역내 기업 유치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차전지 관련 순환경제 구축을 선도하면서 ‘한시적 위기 및 전환 프레임워크(TCTF)’를 통해 역내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기준을 완화하는 등 기업 지원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은 2009년부터 중국 내 친환경차 보급을 통해서 이차전지 산업의 수요 확대와 생태계를 조성했으며, 중국 국내기업들은 기술 초기부터 정부 지원을 받았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기술로 세계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반도체, 이차전지와 다르게 핵심광물 분야에서는 중국이 국제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희토류, 갈륨, 마그네슘 등 일부 자원 분야에서 수출통제를 시도 중이나, 경제발전으로 인해 중국도 핵심광물 최대 소비국이 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핵심광물 무기화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각국의 핵심광물 목록이 겹치고 일부 광물의 지역적 편재로 인해 공급망 다변화가 어려운 점은 새로운 통상위협 요소가 될 여지가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중국과 EU 그리고 미국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산업 정책을 추진 중이며, 이들 정책이 향후 EU와 미국 간 통상갈등의 원인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한편 공급망 관리에서 선도적인 국가는 미국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행정명령 후속 조치 중 하나로 ‘공급망 핵심 품목 리스트’를 공개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였고, 곧 최종 목록을 바탕으로 공급망 관리 방향을 포함한 새로운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목록 내 품목들은 향후 주요국에서도 경제안보와 연관된 품목으로 관리될 가능성이 커서, 이를 고려한 수입의존도 분석을 제5장에서 실시하였다.

    제4장에서는 주요국의 과학기술외교 정책을 분석하였다. 원자력, 사이버 보안이 포함된 ICT 기술과 이중 용도를 갖는 기술은 미국과 EU 회원국 간의 협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EU 및 미국과 중국 간의 동 기술 분야 협력은 축소되었다. 특히 미국은 2021년부터 우려대상국과의 협력보다는 유럽 국가들과 한국, 일본 등 유사입장국과 원자력, 우주 관련 기술 분야에서의 협정을 통해 기술협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또한 EU와의 무역기술위원회(TTC)를 통해 인공지능, 유전자 활용 바이오 기술에 관한 국제 표준 제정 등의 추진으로 향후 영향이 클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EU가 추진하고 있는 과학기술외교 현황을 EU의 국제 과학기술 협력 사업인 ‘호라이즌 2020’을 통해 살펴보았다. 동 사업의 집행 내용을 보면 EU 회원국 89.1%, 준회원국 9.1%, 준회원국을 제외한 제3국은 1.8%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비(非)EU 회원국이 준회원국으로 가입하는 것이 EU와의 과학기술 협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함을 보여준다. 한편 ‘호라이즌 2020’을 통한 EU와 중국 간의 과학기술 협력 규모는 매우 축소되었으나, 기후변화 및 팬데믹 대응 등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은 여전히 추진 중이다. 중국 역시 EU, 미국과의 기술협력 중에서 이중 용도를 갖는 기술 분야의 협력은 축소되었으나 미국과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 중이며, EU와도 식품, 농업, 바이오 및 관련 영역, 기후변화 및 생물 다양성 관련 연구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미국, EU, 중국이 경쟁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핵심기술(AI, 양자컴퓨팅, 차세대 정보통신 등) 분야에서의 협력은 점차 진영화가 진행 중이나,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과 같은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협력은 미ㆍ중 간에도 여전히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유사입장국과의 협력이 점차 중요해지는 핵심기술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 영향력을 점검하고, 국내 기술 경쟁력 강화와 분야별 협력국가 모색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핵심기술 분야에서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기술 영향력 평가 지표를 통해 경제안보 관점에서 필요한 중장기 협력국을 제5장에서 제시하였다.

    제5장에서는 제3장과 제4장에서 제시한 품목 및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의 공급망 분석과 핵심기술 분야에서의 영향력을 분석하였다. 공급망 분석은 최근 한국의 대세계 수입의존도를 품목 단위로 분석하여 한국 공급망 문제를 식별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하였다. 한국의 반도체 수입 품목 중 주요국의 경제안보 관련 정책과 연관된 품목을 선별하여 수입의존도를 살펴본 결과, 해당 품목에 대한 수입은 점차 상승하고 있지만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감소하였다. 한국은 해당 품목을 주로 일본,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나, 품목별 단일국 수입의존도는 대부분 60%대 이하이며 대체 수입국도 적어도 하나 이상 존재한다. 다만 한국의 반도체 수입 품목 중에서 동 품목의 비중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이차전지 품목 수입은 최근 빠르게 증가 중이며, 이차전지 재료와 부품관련 수입 비중이 확대되었다. 한국의 이차전지 수입 품목 중 주요국의 경제안보 정책과 연관된 품목의 수와 수입액, 그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는 중이다. 특히 해당 품목에 대한 한국의 수입은 상당수 중국으로부터 이루어지고 있어서 대중국 의존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이차전지 관련 주요국의 정책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핵심기술 분야의 영향력을 평가한 지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에너지 및 환경과 첨단 정보통신 분야에서 타 분야와 비교해 기술 영향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었으나, 양자 관련 기술과 감지 및 내비게이션 기술 분야에서 영향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핵심기술 분야 중에서도 한국의 기술 영향력이 낮으면서 동시에 기술 영향력 상위국 간의 영향력 차이가 큰 기술 분야 여섯 개를 선별하여 경제안보 관점에서 국내 기술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중장기 협력 대상국을 제시하였다.

    제6장에서는 한국의 경제안보 정책을 법제화를 통한 핵심기술 지정 및 공급망 안정화 추진과 대외협력 현황을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또한 정책 시사점으로 주요국과의 경제안보 협력방안을 제시하였다. 먼저 미국과는 핵심 분야 관련 인력 교류 확대와 양자간 공급망 관련 조정기구 구축, 핵심광물 개발 협력을 제시하였다. 또한 EU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게이트웨이’와 ‘호라이즌 유럽’ 참여, 준회원 가입에 역량 집중, 한ㆍEU FTA에서의 공급망 협력 개정을 통한 관계 재정립 등을 제시하였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한국의 공급망에서 중요한 개도국(아세안, 인도, 멕시코ㆍ중국)과 ODA를 통한 협력, 공급망 대화채널 구축 및 녹색 전환 협력 추진방안도 제시하였다. 이 밖에도 한국의 경제안보를 위해서 △ 능동적 경제안보 정책 추진을 위한 부처간 소통체계 마련, △ 글로벌 공급망의 ‘프리미엄 중간재’ 공급 추진, △ 공급망과 핵심기술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중점협력국가(일본ㆍ독일ㆍ영국ㆍ이탈리아 등)와의 협력 추진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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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의 중장기 통상전략과 한·인도 협력 방안

    국제무대에서 인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는 2023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되었고, 경제규모는 현재 세계 5위에서 2030년이 되기 전에 3위 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서방국가와 중국의 외교적 마찰이 심화하면서 인도가 선진..

    김경훈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관계, 경제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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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및 필요성
    2. 연구 구성 및 방법

    제2장 공급망 재편
    1. 인도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 현황
    2. 인도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 활성화 전략 및 성과
    3. 한·인도 협력 방안

    제3장 디지털 전환
    1. 인도의 디지털 전환 현황
    2. 인도의 디지털 전환 전략
    3. 한·인도 협력 방안

    제4장 기후변화 대응
    1. 인도의 기후변화 영향 및 취약성
    2. 인도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
    3. 한·인도 협력 방안

    제5장 남-남 개발협력
    1. 인도의 남-남 개발협력 현황
    2. 인도의 삼각개발협력
    3. 한·인도 협력 방안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1. 연구 내용 요약
    2. 협력 방안 및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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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국제무대에서 인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는 2023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되었고, 경제규모는 현재 세계 5위에서 2030년이 되기 전에 3위 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서방국가와 중국의 외교적 마찰이 심화하면서 인도가 선진국의 주요한 협력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선진국은 인도와 교역, 투자, 개발협력, 안보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거대 소비시장 확보와 생산기지 이전을 목표로 한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자금이 인도에 유입되고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도 인도와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본 연구는 공급망 재편,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남-남 개발협력 등 4개의 주요 협력 분야를 선정해 인도 내 현황, 인도의 전략, 한국과 인도의 협력 방안을 분석했다.

    인도에서는 전방 및 후방 부문의 글로벌 가치사슬 무역 참여도가 2010년대 초중반 감소세를 보이다가 2010년대 말에 상승세로 전환되었다. 복잡 가치사슬 참여도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 가치사슬 참여도가 2010년대 말부터 글로벌 가치사슬 무역 참여도의 증가를 이끌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2010년대 초와 2020년대 초 글로벌 가치사슬 무역 참여도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인도의 이러한 점진적인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는 산업화 전략의 초점이 해외 부가가치를 활용한 수출 확대보다는 국내 부가가치 창출에 맞춰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정책은 ‘생산연계 인센티브’다. 2010년대 중후반에 추진된 ‘메이크 인 인디아’ 전략은 투자 절차와 인프라를 개선해 사업환경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한편 2020년대 초부터 도입된 ‘생산연계 인센티브’는 제조업체의 국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보조금을 제공하는 방침이다. 더불어 인도는 제조업 투자유치를 위해 쿼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와 같은 국제 협의체에서 공급망 관련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인도정부가 제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글로벌 기업이 앞다투어 인도에 생산기지를 설립하는 상황에서 한국 제조업체도 인도의 거대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인도 내 제조업 투자를 확대하는 데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한국 제조업체의 인도 진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 인도 정부는 공급망과 관련된 고위급 정례적 대화를 설립할 수 있다. 이 소통 창구를 통해 양국의 경제부처는 한국기업이 인도에 진출하면서 직면하는 어려움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으며, 회의에서 논의되는 사안은 향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개정에도 반영될 수 있다. 한편 인도와의 개발협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한국정부는 인도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사업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프라 부문을 지원해 연결성을 강화하고, 인도 기업과 인력에 중간재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교육 및 전수할 수 있다.

    인도의 디지털 경제는 그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속도 면에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인도에서 디지털 통신망, 기기, 콘텐츠, 금융, 전자상거래가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더불어 인도에서 디지털로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 교역이 늘어나고 있으며, 상당한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가 다양한 분야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디지털 경제의 성과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도에서는 자국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혜택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디지털 경제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정부는 전자신분증 제도 아다하르, 전자결제 제도 UPI, 전자상거래 제도 ONDC를 출범한 바 있다. 한편 인도정부는 디지털 데이터의 ‘공공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즉 데이터의 국경 간 자유로운 이동과 이를 위한 국제 교역규범 설정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이다. 최근 디지털 산업 발전을 위해 인도정부가 데이터 관련 규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해외기업의 인도 시장 및 데이터 접근성을 제한해 자국 기업의 발전을 도모하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

    디지털 협력 분야가 다양하다는 점과 인도가 디지털 경제를 국가발전 전략의 핵심 축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정부는 인도정부와 고위급 협력회의 제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 회의에서는 디지털 공공재, 통신망, 인공지능, 금융, 표준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으며, 협의 내용이 인도에 진출한 한국 디지털 기업의 전략에 반영될 수 있도록 민간 부문에 신속하게 전달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정부는 현재 발전단계에 있는 인도의 법제도 및 규제에 대한 분석을 지속하고, 위기 요인 발생 시 관련 내용을 기업들과 공유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 산업의 스타트업과 연구개발 활동에 한국과 인도가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인도는 기후변화 관련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는 국가 중 하나다. 이미 폭염과 폭우에 따른 피해 소식이 인도에서 자주 들려오고 있으며, 통계자료도 인도 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약 90년 전과 최근의 인도 기온을 비교해 보면 겨울은 따뜻해지고 여름은 그 기간이 길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강수량은 몬순의 절정기인 6월에는 줄어들고 몬순 후반기인 8~10월에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후변화와 함께 홍수, 폭풍 등 재난 발생 횟수도 잦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생명과 주거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노동생산성을 저하해 경제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어, 인도정부는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 관련 국가행동계획’하 신재생에너지 확대, 생태계 및 산림 보호, 지속가능한 도시 조성 등 주요 분야에서 대응책을 마련했으며, 자연재해 피해가 커지는 점을 고려해 ‘국가 재난관리 계획’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인도정부는 기후변화 완화 정책도 도입하고 있는데,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 및 실행 방안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도는 기후변화 관련 정책을 국제사회에서도 추진하면서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사우스의 선도 국가가 되려는 모습도 보인다. 인도는 ‘국제 태양광 동맹’과 ‘재해 복원력 있는 인프라를 위한 국제 연합’의 설립 및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다자 협의체를 통해 인도는 여타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 도입과 인프라 확충을 지원하고 있다.

    인도의 기후변화 관련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적응 및 완화를 위한 양자간·다자간 협력 등 다층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정부는 인도와 기후변화 분야에서 협력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정례적으로 고위급 대화 채널을 구축할 수 있다. 해당 회의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부문과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인도의 수요와 한국의 경쟁력을 파악하여 협력 전략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정부는 인도가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하여 국제적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도가 주도하고 있고 이미 다수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참여하는 ‘국제 태양광 동맹’과 ‘재해 복원력 있는 인프라를 위한 국제 연합’에 한국이 가입해 다양한 국가와 함께 국제문제 해결에 나설 필요가 있다. 더불어 한국정부는 인도와의 개발협력 사업을 녹색 분야에 집중하고 개발협력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녹색금융 도구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인도는 여타 개발도상국과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위한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도의 남-남 개발협력은 1950년대에 시작되었고 2010년대부터 빠르게 심화되었다. 인도는 남-남 개발협력을 위해 다양한 정책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인도의 양자간 유무상 원조는 부탄, 네팔 등 주변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인도는 수출입은행을 통해 차관도 제공하고 있는데, 최대 수원국은 방글라데시다. 수출입은행 차관의 경우 인도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용도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에 있는 다수의 국가에 제공된다. ‘인도 기술 및 경제협력 프로그램’은 개발도상국 인력을 인도에 초청해 교육 및 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주변국에 백신을 기부하는 등 국제사회의 재난 해결에도 기여한 바 있다. 많은 선진국은 주요 공여국으로 부상한 인도를 삼각개발협력의 조력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 인도가 국내 개발문제를 해결하면서 쌓아온 풍부한 정보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특정 국가와 오랜 기간 개발협력을 수행해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삼자개발협력은 협력 진출 경험이 제한적인 국가에서 선진국의 개발자금을 활용해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인도에 제공한다. 이러한 전략을 기반으로 인도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과 다양한 유형의 삼각개발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도 글로벌 중추국가로 부상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인도와의 삼각개발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국제 태양광 동맹’과 ‘재해 복원력 있는 인프라를 위한 국제 연합’과 더불어 ‘글로벌 바이오연료 연합체’와 디지털 부문의 ‘원퓨처(One Future) 연합’ 등 G20 뉴델리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다자 협력체에 한국도 가입함으로써 삼각개발협력 기회를 도출할 수 있다. 한국은 삼각개발협력을 아직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지 않은 상황으로, 전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우선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 이후 한국과 인도가 삼각개발협력 의지 및 목표를 담은 공식 문서를 체결하고 양국의 특장점을 반영한 구체적인 사업을 발굴하는 조직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보고서는 한국정부가 인도와 원활하게 경제협력을 하기 위한 사전적 준비를 강조했다. 첫째, 경제 규모,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해 우리는 인도를 여느 개발도상국이 아닌 핵심적인 협력 대상국으로 인식하고 이에 걸맞은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인도의 발전에 따라 개발금융 도구에 대한 수요가 다양화되는 점을 고려해 한국정부도 원조 기관 및 공공금융 기관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자금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해야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인도정부가 자국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상황으로, 한국기업은 인도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진출 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한국정부는 이를 위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양국의 기업 및 인적 교류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에 대비해 인도 내 재외국민의 거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한국정부의 섬세한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주요 협력 도구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무상원조, 유상원조를 한국의 각각 다른 정부기관이 담당하는 상황에서 대인도 전략을 총괄하는 정부 체제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밀접한 조율을 통해 협력 도구 간 시너지를 확대하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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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골의 중장기 통상전략과 한·몽골 협력 방안

    본 연구는 중장기적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강건한 한·몽골 경제협력을 위한 협력체계 모색을 목표로 한다. 본고에서 고려한 협력 분야는 양국의 경제협력에 있어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사료되는 △광물 분야, △디지털 분야, △기후변화 대응 분야,..

    정민현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협력, 무역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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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연구의 대상 및 방법


    제2장 공급망 재편

    1. 몽골의 대외전략과 교역·투자

    2. 몽골의 핵심 광물 공급망 동향 및 주요 전략

    3. 한·몽골 핵심 광물 협력 방향


    제3장 디지털 협력

    1. 몽골의 디지털 산업 현황

    2. 몽골의 디지털 발전전략 분석

    3. 한·몽골 디지털 협력 방향


    제4장 기후변화 대응

    1. 몽골의 기후변화 대응 배경과 필요성

    2. 몽골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

    3. 한·몽골 기후변화 대응 협력 방향


    제5장 보건·의료 협력

    1. 몽골의 보건·의료 현황

    2. 몽골의 보건·의료 발전전략

    3. 한·몽골 보건·의료 협력 방향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1. 연구 내용 요약

    2. 협력 방향 및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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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본 연구는 중장기적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강건한 한·몽골 경제협력을 위한 협력체계 모색을 목표로 한다. 본고에서 고려한 협력 분야는 양국의 경제협력에 있어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사료되는 △광물 분야, △디지털 분야, △기후변화 대응 분야, △보건·의료 분야 등 총 4개 분야이다. 본고에서는 각 분야별로 최대한 가용 자료를 확보하여 몽골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으며 동시에 방대한 문헌분석을 통해 해당 분야 발전을 위한 몽골 정부의 전략과 세부 정책을 세심하게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각 분야에서 한국과 몽골 양국의 중장기 협력 방향을 도출하였다.

    상술한 연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몽골의 중장기 대외통상전략을 체계적으로 살펴보았다. 기본적으로 몽골의 중장기 대외통상전략을 관통하는 핵심 원칙은 이른바 ‘균형적 대외관계 수립’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몽골은 경제안보 측면에서 국가간 균형적 협력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특히 에너지와 광물 부문에서 균형적 투자 유치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통상전략의 기본 방향은 광물 분야 발전을 위한 대외협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몽골에는 한국의 핵심 광종인 몰리브덴, 텅스텐, 구리, 리튬 등의 광물자원의 부존이 매우 풍부하지만 주요 광종 대부분은 인접국인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술력 및 제조시설 미비로 주요 수출 광종인 몰리브덴과 텅스텐을 미가공의 형태로 다량 수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내륙국이라는 지정학적 한계로 수출 시장성이 인접국으로의 수출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는 균형성을 목표하는 몽골의 대외통상전략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따라서 인접국이 아닌 이른바 ‘제3의 이웃국’으로의 수출을 유도하여 균형적 통상관계를 확립할 수 있도록 광물자원의 고부가가치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결국 한국에 있어 핵심 광종이라고 할 수 있는 리튬, 텅스텐 등의 희소 광물에 대한 고부가가치화 사업에 양국의 협력이 매우 긴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으로의 수출은 중국을 통한 육로 및 항로 운송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리튬과 텅스텐 등의 희소 광종은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항공 운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몽골은 2020년부터 리튬 탐사 사업을 본격화하였으며 아직 발견되지 않은 양질의 리튬 매장량이 다대한 것으로 평가되어 양국의 미래 협력 전망이 밝다. 또한 몽골 정부는 외국인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활용하여 대규모 광산 개발 시현 및 가공 기술 이전을 도모하고 있어 운송·물류 및 통관 인프라 발전 사업에서도 양국의 협력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본고는 디지털 분야의 협력 방향 도출을 위해 몽골의 디지털 산업 현황을 심도있게 고찰하고 정부의 디지털 발전전략을 살펴보았다. 몽골 ICT 산업이 몽골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몽골 ICT 산업 종사자 중 고등교육 수료자의 절대적 수가 다른 분야에 비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고등교육 수료자의 증가 역시 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몽골 ICT 산업의 노동생산성 개선이 지체되는 현상과 연관되는 문제로 향후 몽골이 전자정부 시스템을 확립하고, ICT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인력 양성을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양국의 디지털 분야 협력 확대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한국기업의 몽골 진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몽골 현지 ICT 전문인력의 부족은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단기에 한국과 몽골 양국간 디지털 무역·투자를 급격히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대신 장기적인 안목에서 ODA를 적극 활용하여 현지 ICT 인프라 확충과 인력 양성에 기여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간, 전문가간 교류를 활성화함으로써 양측의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KSP 사업을 통해 ICT 부문 법제 자문, 정책 자문, 연구 자문 등을 활발하게 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기업간 협력 활성화를 위한 기반 확보, 정보 공유 등을 추진해야 한다. 최근 몽골 정부가 ‘전자 지방정부’, ‘전자통관 시스템’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므로 이와 관련된 정책적 자문을 하거나, 디지털화 또는 전자화, 나아가 AI와 같은 시스템을 도입함에 따라 나타나는 각종 부작용 및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 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의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고는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하여 한·몽골 협력 방향 역시 도출하였다. 이를 위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몽골의 주요 정책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한국과 몽골의 협력 시너지가 높은 분야를 식별하였다. 무엇보다도 몽골은 현재 에너지와 농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핵심으로 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수립하였다. 이와 함께 대기오염, 폐기물 관리와 같은 몽골의 현안 과제를 기후변화 이슈와 연계해 대응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대몽골 기후변화 대응 협력은 NDC 및 비전 2050의 녹색성장 계획을 바탕으로 기후변화와 연계된 현안을 고려한 분야에서 적절한 사업을 발굴 및 추진하는 것이 유망할 것으로 판단된다. 해당 분야는 에너지, 농업, 임업, 대기오염, 폐기물의 다섯 개로 정리할 수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및 저장장치, 발전 용량 및 효율 제고 기술 등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협력 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발전시설 및 송배전 인프라 노후화로 송배전 손실률 및 발전소 내부 전력 소비량이 20% 이상을 차지해 발전소 및 송배전·난방 인프라의 현대화를 위한 협력 수요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 부문의 탄소 감축 정책은 가축 수 감소가 핵심이다. 그러나 국민경제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목축 농가의 소득 보전을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치가 병행되어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목초지 재생 및 방목지 관리, 가축 질병 관리,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스마트 목축·기업형 목축 시스템과의 접목을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 몽골은 온실가스 흡수원 증가 및 토지 황폐화 개선을 위해 조림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단기간에 대규모의 조림 사업이 실시됨에 따라 기후에 맞는 수종의 종자와 모종·묘목, 임업용 기계 및 관련 장비, 관개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인구의 절반이 울란바토르에 거주하는 등 인구집중도가 높은 몽골은 심각한 대기질 저하와 폐기물 처리 문제에 직면해 있다. 수도로의 인구 이동이 계속되면서 울란바토르 외곽의 게르 지역이 확장되었고, 공공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공하지 않은 원탄(raw coal)을 난방에 사용하는 것이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또한 인구 증가와 함께 폐기물도 크게 증가해 단순 매립에 의존했던 기존 폐기물 처리 시스템도 개선이 필요하게 되었다. 대기오염 부문에서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 기술, 난방 인프라 구축 및 주택 건설 등 게르 지역 개선 사업, 노후 차량의 배기가스 배출 저감 등 관련 협력이 가능하며, 폐기물 분야에서는 폐기물 분리 및 재활용 시스템과 관련 설비, 폐기물 처리장·매립지 등의 인프라 조성, 매립지 메탄가스 처리 등 분야에서 협력이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보건·의료 부문에서 한·몽골 경제협력 방향을 도출하였다. 이를 위해 몽골의 보건·의료 부문 현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동 분야 발전을 위한 몽골 정부의 정책을 세심하게 살펴보았다. 몽골은 빠른 도시화와 산업화를 경험하면서 다양한 보건·의료 위기에 직면했다. 대기오염 심화와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형성 등으로 몽골 국민의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했으며, 급속한 사회변동 속에 악화되고 있는 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가 사회적 부담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아직 만연한 결핵 발병과 더불어 코로나19 등 과거에는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감염병에 대한 대응능력 부족도 몽골의 보건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몽골은 건강이 곧 국가 자산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취약한 보건·의료 서비스와 인프라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과 몽골의 보건·의료 협력 확대와 내실화를 위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술과 혁신은 의료 시스템의 개선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산업의 영역을 확대함으로써 신산업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몽골도 ‘비전 2050’에서 첨단 의료기술 도입과 이헬스(eHealth) 서비스 확대를 긴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ICT와 의료 서비스, 의료기기의 융합 산업인 스마트 헬스케어 또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점진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활성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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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을 위한 한-태평양도서국 중장기 협력 방안

    이 연구에서는 태평양도서국(이하 태도국)에 대한 협력 환경을 분석하고, 한국의 글로벌 중추국 도약에 기여할 수 있는 한-태도국 협력 방안을 제시하였다. 한국은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 차원에서 태도국과의 협력 강화를 시사했는데, 2023년 5월에..

    최인아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협력, 대외원조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과 목적
    2. 연구 범위와 방법
    3. 연구 구성과 한계

    제2장 태평양도서국의 주요 현황과 지역적 특징
    1. 태평양도서국 개요
    2. 태평양도서국의 경제ㆍ사회 현황과 특징
    3. 태평양도서국의 국제적ㆍ지역적 위상
    4. 소결

    제3장 주요국의 태평양도서국 지원 정책과 협력 평가
    1. 호주
    2. 뉴질랜드
    3. 미국
    4. 일본
    5. 중국
    6. 소결 및 평가

    제4장 한-태평양도서국 협력 현황과 향후 과제
    1. 한-태평양도서국 협력 현황
    2. 주요국과의 비교 및 평가
    3. 향후 과제

    제5장 한-태평양도서국 협력 확대 방안
    1. 태평양도서국과의 협력 확대 필요성
    2. 한-태평양도서국 협력확대 방안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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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이 연구에서는 태평양도서국(이하 태도국)에 대한 협력 환경을 분석하고, 한국의 글로벌 중추국 도약에 기여할 수 있는 한-태도국 협력 방안을 제시하였다. 한국은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 차원에서 태도국과의 협력 강화를 시사했는데, 2023년 5월에 처음으로 개최된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는 이러한 한국 정부의 의지를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계기가 되었다. 관건은 정상회의의 성과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느냐이다. 아울러 태도국을 둘러싼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태평양 지역에서 후발 공여국인 한국의 역할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 연구는 태평양 지역협력에 대한 태도국의 입장과 주변국의 협력 전략과 동향을 분석하여 한-태도국 협력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고자 했다.

    제2장에서는 그동안 국내에서 잘 조명되지 않았던 태도국의 지역적 특징과 외교적 위상을 고찰하였다. 대부분의 태도국이 좁은 면적과 적은 인구, 전 세계 주요 교역시장과 떨어져 있는 지리적 제약으로 경제 수준이 낙후되어 있으며, 원조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도서국 특성상 넓은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보유해 해양·수산 자원이 풍부하지만,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 증가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위기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기후변화는 태도국 EEZ의 해양생물자원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태도국은 탄소 배출량이 제로에 가까움에도 기후변화의 영향에 취약한 지역인 만큼 기후위기 적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또한 태도국은 성평등 수준이 낮고 교육, 보건과 같은 사회 인프라가 열악해 사회 인프라에 대한 개발협력 수요도 높다. 한편 태도국은 집단외교로 국가 규모를 능가하는 외교력을 발휘해왔다. 태도국은 태평양소도서개발국(PSIDS) 간 결속과 연대로 신기후체제 이행을 촉구해왔으며, 지속가능한 해양자원 관리를 위한 규범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강대국의 전략 경쟁 심화에 대응하고자,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주도로 ‘2050 푸른 태평양 대륙 전략(이하 2050 전략)’을 발표하고 태평양 지역협력의 주도권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태도국이 전략 경쟁의 졸(卒)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오히려 태도국은 자국의 경제·사회 발전에 필요한 외부 지원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전략 경쟁을 활용하고 있다.

    제3장에서는 주요국(호주, 뉴질랜드, 미국, 일본, 중국)의 대태도국 협력 정책을 분석해 한국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고자 했다. 호주는 PIF 회원국으로, 태도국이 신생독립국이던 시절부터 태도국의 안보와 경제발전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호주의 후견인적 접근과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산업은 PIF 내에서 태도국과의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어왔다. 이후 중국의 대태도국 협력 강화는 태도국이 호주와의 관계에서 레버리지를 확보하는 계기를 제공하였으며, 호주는 스텝 체인지(Step Change)와 같은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며 태도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해왔다. 특히 최근 호주는 PIF의 ‘2050 전략’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기후변화 관련 협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호주는 중국의 일대일로 견제 차원에서 태평양 인프라 금융시설(AIFFP)을 설립해 무상원조와 차관이 혼합된 인프라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한편, 호·미·일 3자 협의체와 푸른 태평양 동반자(PBP) 등의 소다자 협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호주는 수십 년에 걸친 태도국과의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협력 파트너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태평양의 소다자·다자 협력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한국도 태도국과의 협력 확대에서 호주가 쌓아온 네트워크와 협력 자산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뉴질랜드도 호주만큼이나 태도국과 오랫동안 긴밀한 협력관계를 다져온 국가이다. 뉴질랜드는 백인 중심 사회를 유지해온 호주와 달리, 인구 1/5에 해당하는 원주민계 국민을 기반으로 ‘태평양제도’로서의 정체성을 발전시켜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태도국의 목소리와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경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뉴질랜드는 개별국에 대한 양자 지원보다는 다자협력 메커니즘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한정된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의 효과성을 높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기구나 주요국과의 공동 협력을 중시하는 뉴질랜드의 전략은 태평양 지역협력의 후발 주자인 한국이 참고할 만한 접근법이다.

    미국은 자유연합협정을 맺은 3국(팔라우, 미크로네시아연방, 마셜제도) 외에는 오랫동안 태평양 지역의 외교·안보를 우방국인 호주와 뉴질랜드에 일임해왔다. 그러나 태도국 내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가시화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태도국 전역에 대한 외교적 관여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2022년 9월 첫 ‘미-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태평양 파트너십 전략’을 발표하고, 해양안보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및 해양·수산자원 협력, 일대일로의 대안이 될 경제협력 이니셔티브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태도국과의 양자협력뿐만 아니라 푸른 태평양 동반자(PBP), 쿼드(Quad) 등의 소다자협의체를 통해 유사입장국들과 함께 태평양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 하고 있다. 미국이 상당한 재원을 앞세워 태도국의 당면 수요를 고려한 여러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의 대태도국 협력은 전략 경쟁의 맥락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이러한 점은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의 양자협력 및 한·미·일 협력을 모색하는 한국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PIF 대화상대국회의 창립 멤버인 동시에 식민종주국이 아닌 국가들 중 제일 먼저 태도국과 정상회담을 개최한 국가이다. 일본은 1997년 이래 3년 주기로 태도국과 정상회담(PALM)을 정례적으로 개최해오고 있다. 일본은 태도국에 대한 특정한 전략을 내놓는 대신 PALM을 계기로 태도국의 당면 수요를 반영한 협력 과제를 발굴해왔다. 정상회의 정례화를 통해 지난 3년간의 협력 성과를 재검토하고 협력 계획을 갱신해나가는 접근은 향후 한국 정부가 참고할 만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전통적으로 일본의 대태도국 협력은 경제협력 및 커뮤니티 기반의 개발협력 사업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FOIP) 차원에서 해양안보역량 강화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본도 미국, 호주와의 3자 협력 및 PBP 협의체 등을 통해 태평양 지역에서 유사입장국들이 우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과의 수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대태도국 협력을 확대해왔으나, 시진핑 정부 들어와 태도국과의 고위급 교류와 개발 지원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은 태도국의 시장성이 낮음에도 일대일로를 통해 다른 국가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인프라 프로젝트들을 지원해왔다. 또한 2022년 중-솔로몬제도 간 안보협정 체결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의 대태도국 협력은 경제협력에서 안보협력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아울러 중국은 비상물자 비축, 기후변화 대응, 빈곤감축 및 개발협력 등 태도국을 대상으로 한 분야별 협력센터를 설치해 태도국과 실질 협력을 제고하는 한편, 중국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차원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태도국과의 남남협력을 강조하며, 전략 경쟁 맥락에서 접근하는 서방국의 협력 전략과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대일로가 개발도상국의 부채 리스크를 부추긴다는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은 태도국 경제의 취약성을 더욱 가중한다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4장에서는 한-태도국 간 협력 현황을 평가하고, 한-태도국 관계 확대를 위한 향후 과제와 방안을 제시하였다.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한국은 태도국과의 협력 역사가 짧으며, 협력 분야와 범위도 해양·수산과 개발협력에 편중된 편이다. 2022년 한국의 대태도국 교역 규모는 약 55억 5,4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입 대비 0.4%에 못 미치는 비중이다. 2022년 기준 한국의 대태도국 투자도 4억 1,200만 달러로, 한국 전체 해외투자금액의 0.5%에 불과하다. 다만 태평양 지역이 한국 원양산업 어획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해양·수산 분야에서는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1995년 PIF의 대화상대국이 된 이래 양자 ODA와 한-PIF 협력기금을 통해 태도국의 개발협력 사업들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한국의 2002~21년 대태도국 누적 원조 비중은 회원국 전체의 0.42%(1억 4,000만 달러)로 OECD DAC 회원국 중에는 9위에 해당하지만, 원조 규모가 각각 20억 달러 이상이자 총합 원조 비중이 97% 이상인 상위 5개국(호주, 뉴질랜드, 미국, 일본, 프랑스)에 비하면 그 규모나 비중이 현저히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개발협력 분야는 해양·수산, 기후변화, 보건 등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왔으며,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인프라, 인권, 젠더, 거버넌스 부문의 협력이 미진했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태도국 개발협력은 기후와 보건 등 태도국의 현지 수요에 부합하는 사업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주요국들이 무역·투자 증진, 노동 이동, 인프라, 인적 교류, 군사·안보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한국도 태도국과의 협력 다변화를 모색해나갈 필요가 있다.

    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의 역할을 제고하려면 2023 한-태평양도서국 정상선언과 행동계획을 이행하는 것은 물론, 태도국에 대한 한국의 외교적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큰 당면과제로 꼽힌다. 아울러 한국은 제한된 예산과 인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사업의 효과성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소도서국가들인 태도국은 정부의 외교·행정 역량이 높지 않아 최근 급증하는 개발협력을 감당하기에 수원역량이 낮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따라서 산발적인 사업 추진보다는 부처별 ODA 사업을 분야별·주제별로 그루핑해 조율·관리할 필요가 있다. 태도국이 PIF를 중심으로 원조 사업에 대한 조율 기능을 강화하려 함에 따라, 한국도 ‘2050 전략’의 이행 계획과 매칭할 협력 사업들을 발굴 및 제안할 필요가 있다. 또한 태도국은 일회성의 단기 프로젝트를 선호하지 않는 만큼, 장기적으로 여러 분야에서 복합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프로그램적 접근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태도국에 대한 원조 경쟁이 심화되어 중복 사업 등 ‘원조 비효율성 야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다른 주요 공여국과의 조율과 협력도 중요한 과제이다. 무엇보다 한국의 대태도국 협력이 전략 경쟁의 맥락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태평양 지역협력의 후발주자로서 한국 고유의 역할에 대한 정체성을 정의하고 이에 기반한 협력을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다.

    제5장에서는 상기 분석을 바탕으로 한-태도국 협력 심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였다. 첫째, 한국의 인태 전략과 ‘2050 전략’ 간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한국 인태 전략의 3대 비전(자유·평화·번영)과 ‘2050 전략’의 7대 주제별 영역 간의 연계를 토대로 도출한 중점추진 과제는 다음과 같다. 먼저 ‘자유’ 비전의 목표로서 ‘포용적인 태평양 지역질서 구축 및 보편적 가치 확대’를 설정하고, PIF 주도의 태평양 지역협력 발전을 지원하는 한편, 굿 거버넌스와 성평등 제고로 태도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 ‘평화’ 비전의 목표로는 ‘포괄안보협력 확대를 통한 태평양 지역의 평화 증진’을 설정하고, IUU 어업 대응역량 강화, 기후위기 대응역량 강화, 감염병 대응 체계 강화를 중점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번영’의 경우 ‘태평양 지역의 회복력 증진과 역량 강화’를 목표로 삼고, 지속가능한 해양자원 관리 강화, 기후 회복력 제고와 녹색 성장 지원, 경제 발전을 위한 사회 인프라 확충 및 역량 강화를 지원해야 한다.

    둘째, 한국은 타 공여국에 비해 개발협력 규모가 작은 만큼 주요 협력 분야와 국가를 선정하여 재원을 집중하고 사업의 효과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한국의 대태도국 협력 성과와 현지 수요를 고려하였을 때 해양수산, 기후, 보건, 젠더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중점협력국으로는 피지, 파푸아뉴기니, 솔로몬제도, 마셜제도, 미크로네시아를 고려해볼 수 있다. 아울러 개발협력 사업의 효과성을 증진하기 위해, 단발적 사업 수행을 지양하고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또한 재원의 효율적 활용과 사업 리스크 분산을 위해서는 국제기구 및 다른 공여국과의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한국의 인태 전략이 유사입장국과의 협력을 강조함에 따라 주요 공여국과 공조해 인태 지역협력 네트워크를 중층적으로 확충해나갈 필요가 있다. 우선 미국 주도의 푸른 태평양 동반자(PBP) 협의체를 기반으로, 태평양 지역의 소다자·다자 협력에서 역할을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가야 한다. 다만 PBP가 미국 주도의 이니셔티브라는 점에서 태도국에 전략 경쟁의 수단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미국, 호주, 일본이 제안하는 프로그램에 수동적으로 편승하기보다는 한국이 상대적으로 우위가 있는 협력 사업을 발굴해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울러 태도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주요국과의 양자·소다자 협력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유사입장국 중에서는 호주 및 미국과의 협력이 가장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와는 ‘한-호주 인도-태평양 대화’ 등 기존의 협의체를 활용해 서로의 협력 전략, 우수 협력 사례 및 경험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계 협력 방안을 점진적으로 모색해나가야 한다. 호주의 AIFFP가 지원하는 인프라 사업의 일부를 한국 EDCF 자금으로 지원하거나, 호주가 추진하고 있는 국방협력 프로그램(DCP)에 참여함으로써 태도국 해양안보 역량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미국은 이미 한국과 동남아시아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고, 많은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력 가능성이 높은 국가이다. 특히 미국은 한국이 상대적으로 협력이 미진한 거버넌스 관련 협력 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굿 거버넌스 증진’에 기여할 공동 사업을 적극 발굴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최근 한·미·일 3자 협력의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한·미·일, 혹은 한·미·호 간 정책대화를 활성화해 태도국에 대한 협력 공조를 강화해나가야 한다.

    넷째, 한-태도국 간 지속가능한 협력 기반을 구축하려면 한국의 대태도국 외교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민간 교류 저변을 넓히고 국내에서의 태도국 연구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태도국 내 대사관 인력을 충원하는 한편, 대사관 수도 점진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아울러 정상회담 정례화는 대태도국 협력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 동력을 제공하는 만큼, 3년 주기로 정상회담을 개최해 태도국과의 우선 협력 분야를 갱신해나갈 필요가 있다. 민간교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양·수산 및 기후변화와 관련된 국제 콘퍼런스를 정례적으로 개최해 양측 전문가 간의 1.5~2.0 트랙 교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태평양관광기구(SPTO)의 한국 지사와 협력해 태도국 관광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을 제고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려면 청년 교류 활성화가 중요한 만큼 한-태도국 청년 교류 프로그램과 더불어 태도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장학·연수 지원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편 국내에서 태도국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국내 태도국 지역 전문가 양성을 위한 장학제도 강화 및 연구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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