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Analyses APEC Study S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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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평양 전략 추진을 위한 한-태평양도서국 중장기 협력 방안
이 연구에서는 태평양도서국(이하 태도국)에 대한 협력 환경을 분석하고, 한국의 글로벌 중추국 도약에 기여할 수 있는 한-태도국 협력 방안을 제시하였다. 한국은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 차원에서 태도국과의 협력 강화를 시사했는데, 2023년 5월에..
최인아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협력, 대외원조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과 목적
2. 연구 범위와 방법
3. 연구 구성과 한계
제2장 태평양도서국의 주요 현황과 지역적 특징
1. 태평양도서국 개요
2. 태평양도서국의 경제ㆍ사회 현황과 특징
3. 태평양도서국의 국제적ㆍ지역적 위상
4. 소결
제3장 주요국의 태평양도서국 지원 정책과 협력 평가
1. 호주
2. 뉴질랜드
3. 미국
4. 일본
5. 중국
6. 소결 및 평가
제4장 한-태평양도서국 협력 현황과 향후 과제
1. 한-태평양도서국 협력 현황
2. 주요국과의 비교 및 평가
3. 향후 과제
제5장 한-태평양도서국 협력 확대 방안
1. 태평양도서국과의 협력 확대 필요성
2. 한-태평양도서국 협력확대 방안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이 연구에서는 태평양도서국(이하 태도국)에 대한 협력 환경을 분석하고, 한국의 글로벌 중추국 도약에 기여할 수 있는 한-태도국 협력 방안을 제시하였다. 한국은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 차원에서 태도국과의 협력 강화를 시사했는데, 2023년 5월에 처음으로 개최된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는 이러한 한국 정부의 의지를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계기가 되었다. 관건은 정상회의의 성과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느냐이다. 아울러 태도국을 둘러싼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태평양 지역에서 후발 공여국인 한국의 역할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 연구는 태평양 지역협력에 대한 태도국의 입장과 주변국의 협력 전략과 동향을 분석하여 한-태도국 협력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고자 했다.닫기
제2장에서는 그동안 국내에서 잘 조명되지 않았던 태도국의 지역적 특징과 외교적 위상을 고찰하였다. 대부분의 태도국이 좁은 면적과 적은 인구, 전 세계 주요 교역시장과 떨어져 있는 지리적 제약으로 경제 수준이 낙후되어 있으며, 원조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도서국 특성상 넓은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보유해 해양·수산 자원이 풍부하지만,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 증가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위기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기후변화는 태도국 EEZ의 해양생물자원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태도국은 탄소 배출량이 제로에 가까움에도 기후변화의 영향에 취약한 지역인 만큼 기후위기 적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또한 태도국은 성평등 수준이 낮고 교육, 보건과 같은 사회 인프라가 열악해 사회 인프라에 대한 개발협력 수요도 높다. 한편 태도국은 집단외교로 국가 규모를 능가하는 외교력을 발휘해왔다. 태도국은 태평양소도서개발국(PSIDS) 간 결속과 연대로 신기후체제 이행을 촉구해왔으며, 지속가능한 해양자원 관리를 위한 규범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강대국의 전략 경쟁 심화에 대응하고자,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주도로 ‘2050 푸른 태평양 대륙 전략(이하 2050 전략)’을 발표하고 태평양 지역협력의 주도권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태도국이 전략 경쟁의 졸(卒)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오히려 태도국은 자국의 경제·사회 발전에 필요한 외부 지원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전략 경쟁을 활용하고 있다.
제3장에서는 주요국(호주, 뉴질랜드, 미국, 일본, 중국)의 대태도국 협력 정책을 분석해 한국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고자 했다. 호주는 PIF 회원국으로, 태도국이 신생독립국이던 시절부터 태도국의 안보와 경제발전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호주의 후견인적 접근과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산업은 PIF 내에서 태도국과의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어왔다. 이후 중국의 대태도국 협력 강화는 태도국이 호주와의 관계에서 레버리지를 확보하는 계기를 제공하였으며, 호주는 스텝 체인지(Step Change)와 같은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며 태도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해왔다. 특히 최근 호주는 PIF의 ‘2050 전략’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기후변화 관련 협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호주는 중국의 일대일로 견제 차원에서 태평양 인프라 금융시설(AIFFP)을 설립해 무상원조와 차관이 혼합된 인프라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한편, 호·미·일 3자 협의체와 푸른 태평양 동반자(PBP) 등의 소다자 협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호주는 수십 년에 걸친 태도국과의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협력 파트너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태평양의 소다자·다자 협력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한국도 태도국과의 협력 확대에서 호주가 쌓아온 네트워크와 협력 자산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뉴질랜드도 호주만큼이나 태도국과 오랫동안 긴밀한 협력관계를 다져온 국가이다. 뉴질랜드는 백인 중심 사회를 유지해온 호주와 달리, 인구 1/5에 해당하는 원주민계 국민을 기반으로 ‘태평양제도’로서의 정체성을 발전시켜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태도국의 목소리와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경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뉴질랜드는 개별국에 대한 양자 지원보다는 다자협력 메커니즘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한정된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의 효과성을 높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기구나 주요국과의 공동 협력을 중시하는 뉴질랜드의 전략은 태평양 지역협력의 후발 주자인 한국이 참고할 만한 접근법이다.
미국은 자유연합협정을 맺은 3국(팔라우, 미크로네시아연방, 마셜제도) 외에는 오랫동안 태평양 지역의 외교·안보를 우방국인 호주와 뉴질랜드에 일임해왔다. 그러나 태도국 내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가시화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태도국 전역에 대한 외교적 관여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2022년 9월 첫 ‘미-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태평양 파트너십 전략’을 발표하고, 해양안보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및 해양·수산자원 협력, 일대일로의 대안이 될 경제협력 이니셔티브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태도국과의 양자협력뿐만 아니라 푸른 태평양 동반자(PBP), 쿼드(Quad) 등의 소다자협의체를 통해 유사입장국들과 함께 태평양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 하고 있다. 미국이 상당한 재원을 앞세워 태도국의 당면 수요를 고려한 여러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의 대태도국 협력은 전략 경쟁의 맥락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이러한 점은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의 양자협력 및 한·미·일 협력을 모색하는 한국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PIF 대화상대국회의 창립 멤버인 동시에 식민종주국이 아닌 국가들 중 제일 먼저 태도국과 정상회담을 개최한 국가이다. 일본은 1997년 이래 3년 주기로 태도국과 정상회담(PALM)을 정례적으로 개최해오고 있다. 일본은 태도국에 대한 특정한 전략을 내놓는 대신 PALM을 계기로 태도국의 당면 수요를 반영한 협력 과제를 발굴해왔다. 정상회의 정례화를 통해 지난 3년간의 협력 성과를 재검토하고 협력 계획을 갱신해나가는 접근은 향후 한국 정부가 참고할 만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전통적으로 일본의 대태도국 협력은 경제협력 및 커뮤니티 기반의 개발협력 사업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FOIP) 차원에서 해양안보역량 강화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본도 미국, 호주와의 3자 협력 및 PBP 협의체 등을 통해 태평양 지역에서 유사입장국들이 우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과의 수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대태도국 협력을 확대해왔으나, 시진핑 정부 들어와 태도국과의 고위급 교류와 개발 지원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은 태도국의 시장성이 낮음에도 일대일로를 통해 다른 국가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인프라 프로젝트들을 지원해왔다. 또한 2022년 중-솔로몬제도 간 안보협정 체결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의 대태도국 협력은 경제협력에서 안보협력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아울러 중국은 비상물자 비축, 기후변화 대응, 빈곤감축 및 개발협력 등 태도국을 대상으로 한 분야별 협력센터를 설치해 태도국과 실질 협력을 제고하는 한편, 중국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차원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태도국과의 남남협력을 강조하며, 전략 경쟁 맥락에서 접근하는 서방국의 협력 전략과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대일로가 개발도상국의 부채 리스크를 부추긴다는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은 태도국 경제의 취약성을 더욱 가중한다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4장에서는 한-태도국 간 협력 현황을 평가하고, 한-태도국 관계 확대를 위한 향후 과제와 방안을 제시하였다.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한국은 태도국과의 협력 역사가 짧으며, 협력 분야와 범위도 해양·수산과 개발협력에 편중된 편이다. 2022년 한국의 대태도국 교역 규모는 약 55억 5,4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입 대비 0.4%에 못 미치는 비중이다. 2022년 기준 한국의 대태도국 투자도 4억 1,200만 달러로, 한국 전체 해외투자금액의 0.5%에 불과하다. 다만 태평양 지역이 한국 원양산업 어획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해양·수산 분야에서는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1995년 PIF의 대화상대국이 된 이래 양자 ODA와 한-PIF 협력기금을 통해 태도국의 개발협력 사업들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한국의 2002~21년 대태도국 누적 원조 비중은 회원국 전체의 0.42%(1억 4,000만 달러)로 OECD DAC 회원국 중에는 9위에 해당하지만, 원조 규모가 각각 20억 달러 이상이자 총합 원조 비중이 97% 이상인 상위 5개국(호주, 뉴질랜드, 미국, 일본, 프랑스)에 비하면 그 규모나 비중이 현저히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개발협력 분야는 해양·수산, 기후변화, 보건 등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왔으며,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인프라, 인권, 젠더, 거버넌스 부문의 협력이 미진했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태도국 개발협력은 기후와 보건 등 태도국의 현지 수요에 부합하는 사업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주요국들이 무역·투자 증진, 노동 이동, 인프라, 인적 교류, 군사·안보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한국도 태도국과의 협력 다변화를 모색해나갈 필요가 있다.
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의 역할을 제고하려면 2023 한-태평양도서국 정상선언과 행동계획을 이행하는 것은 물론, 태도국에 대한 한국의 외교적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큰 당면과제로 꼽힌다. 아울러 한국은 제한된 예산과 인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사업의 효과성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소도서국가들인 태도국은 정부의 외교·행정 역량이 높지 않아 최근 급증하는 개발협력을 감당하기에 수원역량이 낮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따라서 산발적인 사업 추진보다는 부처별 ODA 사업을 분야별·주제별로 그루핑해 조율·관리할 필요가 있다. 태도국이 PIF를 중심으로 원조 사업에 대한 조율 기능을 강화하려 함에 따라, 한국도 ‘2050 전략’의 이행 계획과 매칭할 협력 사업들을 발굴 및 제안할 필요가 있다. 또한 태도국은 일회성의 단기 프로젝트를 선호하지 않는 만큼, 장기적으로 여러 분야에서 복합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프로그램적 접근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태도국에 대한 원조 경쟁이 심화되어 중복 사업 등 ‘원조 비효율성 야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다른 주요 공여국과의 조율과 협력도 중요한 과제이다. 무엇보다 한국의 대태도국 협력이 전략 경쟁의 맥락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태평양 지역협력의 후발주자로서 한국 고유의 역할에 대한 정체성을 정의하고 이에 기반한 협력을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다.
제5장에서는 상기 분석을 바탕으로 한-태도국 협력 심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였다. 첫째, 한국의 인태 전략과 ‘2050 전략’ 간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한국 인태 전략의 3대 비전(자유·평화·번영)과 ‘2050 전략’의 7대 주제별 영역 간의 연계를 토대로 도출한 중점추진 과제는 다음과 같다. 먼저 ‘자유’ 비전의 목표로서 ‘포용적인 태평양 지역질서 구축 및 보편적 가치 확대’를 설정하고, PIF 주도의 태평양 지역협력 발전을 지원하는 한편, 굿 거버넌스와 성평등 제고로 태도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 ‘평화’ 비전의 목표로는 ‘포괄안보협력 확대를 통한 태평양 지역의 평화 증진’을 설정하고, IUU 어업 대응역량 강화, 기후위기 대응역량 강화, 감염병 대응 체계 강화를 중점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번영’의 경우 ‘태평양 지역의 회복력 증진과 역량 강화’를 목표로 삼고, 지속가능한 해양자원 관리 강화, 기후 회복력 제고와 녹색 성장 지원, 경제 발전을 위한 사회 인프라 확충 및 역량 강화를 지원해야 한다.
둘째, 한국은 타 공여국에 비해 개발협력 규모가 작은 만큼 주요 협력 분야와 국가를 선정하여 재원을 집중하고 사업의 효과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한국의 대태도국 협력 성과와 현지 수요를 고려하였을 때 해양수산, 기후, 보건, 젠더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중점협력국으로는 피지, 파푸아뉴기니, 솔로몬제도, 마셜제도, 미크로네시아를 고려해볼 수 있다. 아울러 개발협력 사업의 효과성을 증진하기 위해, 단발적 사업 수행을 지양하고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또한 재원의 효율적 활용과 사업 리스크 분산을 위해서는 국제기구 및 다른 공여국과의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한국의 인태 전략이 유사입장국과의 협력을 강조함에 따라 주요 공여국과 공조해 인태 지역협력 네트워크를 중층적으로 확충해나갈 필요가 있다. 우선 미국 주도의 푸른 태평양 동반자(PBP) 협의체를 기반으로, 태평양 지역의 소다자·다자 협력에서 역할을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가야 한다. 다만 PBP가 미국 주도의 이니셔티브라는 점에서 태도국에 전략 경쟁의 수단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미국, 호주, 일본이 제안하는 프로그램에 수동적으로 편승하기보다는 한국이 상대적으로 우위가 있는 협력 사업을 발굴해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울러 태도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주요국과의 양자·소다자 협력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유사입장국 중에서는 호주 및 미국과의 협력이 가장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와는 ‘한-호주 인도-태평양 대화’ 등 기존의 협의체를 활용해 서로의 협력 전략, 우수 협력 사례 및 경험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계 협력 방안을 점진적으로 모색해나가야 한다. 호주의 AIFFP가 지원하는 인프라 사업의 일부를 한국 EDCF 자금으로 지원하거나, 호주가 추진하고 있는 국방협력 프로그램(DCP)에 참여함으로써 태도국 해양안보 역량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미국은 이미 한국과 동남아시아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고, 많은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력 가능성이 높은 국가이다. 특히 미국은 한국이 상대적으로 협력이 미진한 거버넌스 관련 협력 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굿 거버넌스 증진’에 기여할 공동 사업을 적극 발굴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최근 한·미·일 3자 협력의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한·미·일, 혹은 한·미·호 간 정책대화를 활성화해 태도국에 대한 협력 공조를 강화해나가야 한다.
넷째, 한-태도국 간 지속가능한 협력 기반을 구축하려면 한국의 대태도국 외교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민간 교류 저변을 넓히고 국내에서의 태도국 연구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태도국 내 대사관 인력을 충원하는 한편, 대사관 수도 점진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아울러 정상회담 정례화는 대태도국 협력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 동력을 제공하는 만큼, 3년 주기로 정상회담을 개최해 태도국과의 우선 협력 분야를 갱신해나갈 필요가 있다. 민간교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양·수산 및 기후변화와 관련된 국제 콘퍼런스를 정례적으로 개최해 양측 전문가 간의 1.5~2.0 트랙 교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태평양관광기구(SPTO)의 한국 지사와 협력해 태도국 관광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을 제고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려면 청년 교류 활성화가 중요한 만큼 한-태도국 청년 교류 프로그램과 더불어 태도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장학·연수 지원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편 국내에서 태도국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국내 태도국 지역 전문가 양성을 위한 장학제도 강화 및 연구 지원이 필요하다. -
호주의 중장기 통상전략과 한·호주 협력 방안
본 연구에서는 호주의 중장기 통상전략을 네 개의 분야(공급망 재편, 디지털 무역, 기후변화 대응, 인도·태평양 개발협력)에 초점을 맞춰서 분석하고, 한·호주 협력 확대 방안을 도출한다. 호주의 정책적 대응을 분석하기에 앞서, 호주가 해당 분..
김남석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협력, 국제무역, 무역장벽, 무역정책목차닫기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연구의 구성 및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3. 연구 방법론
제2장 공급망 재편
1. 호주·중국 간 무역갈등과 공급망 변화
2. 호주의 공급망 관리전략 분석
3. 호주의 핵심 광물 공급망
4. 한국의 대응방향 및 한·호주 간 협력 방안
제3장 디지털 무역
1. 디지털 무역의 정의와 특성
2. 호주의 디지털 무역 현황
3. 디지털 무역에 대한 호주의 정책 대응
4. 한국의 대응 방향 및 한·호주 간 협력 방안
제4장 기후변화 대응
1. 호주 기후변화 관련 현황
2. 호주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
3. 호주의 기후변화 대응 국제협력 동향
4. 한국의 대응 방향 및 한·호주 간 협력 방안
제5장 인도·태평양 개발협력
1. 호주의 원조 정책 기조와 인도·태평양 전략
2. 호주의 개발협력 현황과 주요 정책
3. 호주의 신개발협력 정책과 향후 전망
4. 한국의 대응방향 및 한·호주 협력 방안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1. 연구 내용 요약
2. 협력 방향 및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닫기본 연구에서는 호주의 중장기 통상전략을 네 개의 분야(공급망 재편, 디지털 무역, 기후변화 대응, 인도·태평양 개발협력)에 초점을 맞춰서 분석하고, 한·호주 협력 확대 방안을 도출한다. 호주의 정책적 대응을 분석하기에 앞서, 호주가 해당 분야에서 직면한 상황을 진단하여 정책적 대응의 배경을 파악한다. 호주의 산업 정책 및 대외 협력 정책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한국과 호주 양국이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에 관하여 논한다.
2020년대 들어 세계는 팬데믹, 강대국 간의 전략 경쟁, 일련의 국가간 무력 충돌 등을 거치면서 공급망 위기와 보호무역주의 확대를 경험하고 있다. 이에 각국은 가치를 공유하거나 동맹 관계에 있는 국가 집단을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한국 역시 자유민주주의적 가치와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는 호주 등 유사입장국과 경제 연대를 확대함으로써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악화될 수 있는 대외경제 여건에 탄력적으로 대응 가능한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공급망 재편과 관련하여, 호주는 최근 중국과의 갈등을 계기로 많은 현안을 경험했다.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통상 분야에서 관세 조치, 수입제한 조치 등이 이어졌다. 중국은 호주의 가장 큰 교역 상대국이었고, 중국 역시 호주와의 교역에 많이 의존하는 품목들이 있었기 때문에, 두 국가 간의 무역 갈등은 역내 공급망 안정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호주는 비록 비교적 신속히 대체 교역처를 찾아 공급망 파트너를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호주정부는 국가 차원의 공급망 관리 시스템과 급변 상황에 대한 대응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절실히 체감했다. 이에 호주정부는 대외 협력을 통하여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고 있다. 호주가 인도, 일본과 형성한 공급망 협력체인 ‘공급사슬 이니셔티브’, 영국과 운영 중인 ‘호주·영국 공동 공급사슬 이니셔티브’, 쿼드를 통한 공급망 협력, 그리고 IPEF 적극 참여를 통해 제조업, 보건·의료, 에너지 자원, 그리고 식량 자원 등에 대해 폭넓은 공급망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호주정부는 산업과학자원부 산하에 공급망회복력청을 두고, 각 부처 간의 협업을 조율하여 핵심 품목에 대한 집중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향후 핵심 전략 산업의 중요한 원료가 되는 핵심 광물에 대해서는 별도의 국가 전략인 ‘핵심 광물전략’을 2019년, 2022년, 2023년에 걸쳐서 발표했다.
본 보고서는 호주와 한국의 협력 수요를 바탕으로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 협력을 고도화하고, 특히 스마트 제조 분야에서 양국이 공급망 시스템을 연계할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한국의 ‘핵심 광물 확보전략’ 추진의 일환으로, 호주와 핵심 광물 위기대응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핵심 광물 관련 인프라 조성에 있어서 국제 인증, 표준화, ESG, 친환경 채광 기술 등에 대해 양국의 비교우위를 조화시켜 공동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호주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민간 부문 디지털 전환 진척을 바탕으로, ‘디지털 경제 전략’과 ‘디지털 무역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호주 당국은 2030년까지 세계 10위 이내의 디지털 경제 및 디지털 사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양자(quantum) 기술 상업화, 5G 기술 혁신 등을 포함한 복수의 핵심 과제를 발전시키고 있다. 호주의 외교통상부는 ‘디지털 무역 전략’ 고도화를 위해 13개 디지털 무역 규칙을 설정하여 중점 관리하고 있다.
APEC, OECD, G20 등 호주가 이미 디지털 무역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온 역사를 바탕으로, 호주 외교통상부는 앞으로도 디지털 무역 관련 협력 의제를 주도하기 위해 디지털 무역 신분야 협력 추진에 적극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한국과 호주가 양자 무역협정을 선제적으로 개선하여 다가올 디지털 무역 확대에 대비한 규범을 마련하고, 2025년 한국이 개최할 APEC 등에서의 신규 의제를 상호 조율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디지털 무역 국제 표준 설정에 양국이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과, 양자 기술 고도화에 있어서 우리의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과 호주의 ‘국가 양자전략’을 연계하여 공동 사업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호주정부는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사회적·경제적 변화와 함께, 이와 관련한 산업 구조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파워링 오스트레일리아’, 「기후변화법 2022」, ‘국가수소전략’ 등의 국가전략을 수립했다. ‘파워링 오스트레일리아’ 전략은 호주정부의 핵심적인 기후변화 대응전략으로, 재생에너지 활용과 온실가스 감축, 관련 산업에서 일자리 창출,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국가수소전략’은 수소 에너지 관련 사업을 향후 호주의 핵심 에너지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실행 방안 21개를 담고 있다.
국가적 전략에 더해 호주정부는 일본, 독일, 한국 등과 함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대외 협력의 범위와 깊이를 확장하고 있다. 한국 역시 호주와 기후변화 대응 협력을 민·관 모두에서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2022년 복수의 기후변화 대응 관련 MOU를 체결했고, 한국 기업의 자회사가 호주 퀸즐랜드 주정부의 재정 지원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의 한국·호주 협력 실적을 바탕으로 수소 부문 협력 강화, 친환경 교통수단 부문 협력 강화, 탄소무역장벽 공동 논의 확대 등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특히 수소 부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소 도입선 협력 중장기 로드맵 구축, 호주 수소 부문 진출 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 실증사업 재정 지원, 호주 현지 업체 정보 데이터 구축, 관련 품목의 통관 효율화 등이 필요하다.
호주의 최근 개발협력 사업 추진은 호주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명시하는 대외기조를 반영하여, 태평양 도서국들과 동남아시아 국가에 많이 집중되어 있다. 호주의 신개발협력 정책은 태평양 도서국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으며, 호주 당국은 ‘2040 동남아시아 경제전략’을 기반으로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민간투자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한다. 한국 역시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립하여 추진 중인바, 태평양 도서국과 동남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호주의 개발협력 실적은 한국의 개발협력 사업 고도화에 제공하는 시사점이 많다.
본 보고서는 한국·호주 협력을 통해 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맞춤형 개발협력 프로그램을 발굴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태평양 도서국을 둘러싼 원조 경쟁에 따른 비효율성을 예방하기 위해 공여국 간 조율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한국, 호주, 미국의 3자 채널 차원의 협력이나, 호주가 주도하는 소다자협력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세안에 대해서는 한국과 호주 양국이 모두 지지하는 아세안의 AOIP 이행을 위해 관련 프로젝트를 공동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기존의 ‘한국·호주 아세안 고위급 정책대화’에서 발굴된 주요 협력 프로젝트를 발전적으로 계승하여 동남아 인프라 개발, 스마트시티, 사이버·디지털 혁신 분야 등의 신분야 발굴에서도 양국이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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