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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종합연구
FTA, 공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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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MCA 자동차 원산지 규정의 이행 현황과 시사점
북미 자동차 산업은 1994년 NAFTA 발효를 계기로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 간 생산 및 공급망 통합이 본격화되었다. 그러나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무역적자 심화(특히 대멕시코)와 신통상규범 보완 등을 이유로 NAFTA 재협상을 추진하였다. ..
김민성 외 발간일 2026.04.29
FTA, 공급망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2. 선행 연구와의 차별성
3. 연구의 구성
제2장 USMCA 자동차 원산지 규정의 주요 내용 및 분쟁, 연계 조항
1. 자동차 원산지 규정의 주요 내용
2. 자동차 원산지 규정 관련 분쟁의 핵심 쟁점 및 패널 결정
3. 자동차 관련 연계 조항
4. 소결
제3장 USMCA 발효 전후 북미 자동차 산업의 주요 변화 분석
1. 북미 지역 자동차 산업의 구조
2. 북미 지역의 USMCA 자동차 원산지 규정 관련 품목 무역 변화
3. 한국의 북미 지역에 대한 자동차 산업 무역 및 투자 변화
4. 소결
제4장 USMCA 원산지 규정 이행 현황과 핵심 쟁점
1. USMCA 원산지 규정의 이행 현황
2. 이해관계자별 주요 의견 사항
3. 원산지 규정 이행의 핵심 쟁점
4. 소결
제5장 전망 및 시사점
1. USMCA 공동 검토와 자동차 원산지 규정 개정 전망
2. 북미 시장 변동성 확대와 한국 자동차 기업의 대응 방향
3. 북미 시장 변동성 대응을 위한 정부의 중소·중견기업 지원방안
4. 생산 구조 및 기술 변화와 원산지 규정의 중장기적 과제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북미 자동차 산업은 1994년 NAFTA 발효를 계기로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 간 생산 및 공급망 통합이 본격화되었다. 그러나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무역적자 심화(특히 대멕시코)와 신통상규범 보완 등을 이유로 NAFTA 재협상을 추진하였다. 2018년 타결된 USMCA의 주요 성과 중 하나로 역내 생산 촉진을 위한 자동차 원산지 규정의 강화를 들 수 있다. 구체적으로 경량차량의 역내가치포함비율(RVC)을 75%로 상향하고 부품을 핵심·주요·보조로 구분(각각 RVC 75/70/65%)하는 한편, 북미산 철강 및 알루미늄 구매 비율(70% 이상)과 노동가치비율(LVC) 요건(고임금 생산 비중) 등을 도입하였다. 동시에 이행을 위해 단계적 적용과 대체 단계별 준비제도(ASR) 등을 통해 유연성을 부여하였다. 그러나 자동차 RVC 계산에서 핵심 부품 생산에 사용된 비원산지 재료의 역내산 인정 여부(roll-up 허용 여부)를 두고 미국과 캐나다·멕시코 간 분쟁이 발생하였다. 패널 결정에서 멕시코와 캐나다가 승소하였으나 현재까지 합의가 지연되면서 제도 운영의 불확실성이 확대되었다. 또한 제232조 예외 서한, 공동 검토 메커니즘, 특정 사업장 노동 신속대응 메커니즘(RRM) 등의 연계 조항이 국내 정치·이해관계 및 협상 레버리지와 결합되면서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닫기
한편 북미 자동차 시장은 미국 중심으로 형성되어 멕시코와 캐나다가 주요 공급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멕시코의 생산기지 역할이 강화되는 특징이 나타났다. 공급망 분석 결과 북미 생산차의 역내 함량은 제조사 국적 및 제조사별로 상이하나 통상적으로 USMCA 역내 가치(함량)는 약 70%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 제조사의 역내 함량은 50~60%로 낮지 않지만 한국산 함량 비중이 40% 내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교역 측면에서는 USMCA 전후로 경량차량 및 자동차 부품 교역에서 미국의 수입, 멕시코와 캐나다의 수출 구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멕시코가 핵심·고부가치 부품 영역까지 역할을 확대하며 역내 공급망이 견고해지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한국의 자동차 수출에서 북미 지역 비중은 60%이며, 2019~24년 대미 수출 비중은 경량차량(38%→50%)과 부품(21%→35%) 모두 확대되었다. 해외직접투자도 미국·멕시코(일반 부품)와 미국·캐나다(이차전지)로 이원화되는 흐름이 뚜렷하며, 특히 대미 투자가 급증하였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원산지 규정 외에도 미·중 갈등, 전동화 전환, 코로나 팬데믹, 공급망 교란, 미국 정책 변화 등 외부 요인이 병행된 결과로 원산지 규정의 단독 효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행 측면에서 살펴보면, USMCA의 원산지 규정은 단계적 적용 및 ASR 활용으로 전면 이행이 시작된 초기 단계에 있다. 규정의 엄격성, 미해결 분쟁, 공동 검토에 따른 개정 가능성, 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기업의 특혜 활용 부담이 커졌고 일부는 특혜 포기로 이어졌다.
그 결과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중 관세 납부 비중이 NAFTA 대비 전반적으로 상승했는데, 특히 멕시코산 자동차 부품의 관세 납부 비중은 2024년 22%까지 증가하였다. 또한 자동차 부품을 중심으로 한 사후 검증 건수가 증가하고 위반율도 27%로 높다. 북미산 철강 및 알루미늄 구매와 LVC 관련 인증 검토 및 검증 과정에서도 집행기관과 기업 모두 초기 혼란을 겪었으며, 기업들은 규정 준수를 위한 행정 부담을 지속적으로 제기하였다. 더불어 이해관계자 간에도 핵심 쟁점별로 입장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쟁점으로는 핵심 부품의 롤업 적용과 목록 조정, 북미산 철강 및 알루미늄 구매 요건 강화(기준치 상향, 적용 범위 확대, 공정 요건 추가 등), LVC 개정(임금 하한 도입 등), 전기차·자율주행차량 등 첨단 차량에 대한 추가적인 유연성, 인증 및 검증 완화, RRM 운영 개선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제232조와의 연계, 경제 안보 및 핵심광물 협력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안되었다. 2026년 공동 검토에서 완성차 제조사와 부품 공급업체는 현행 체제를 유지하되 행정 및 기술적 측면 개선과 예측 가능성 제고에 중점을 두자는 입장인 반면, 철강·알루미늄 업체 및 자동차 노조는 원산지 규정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2026년 공동 검토는 단순 평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협정의 개정 및 연장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북미 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번 공동 검토에서 합의가 도출되지 않고 연례 검토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전망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원산지 규정의 경우 여타 FTA 대비 이미 엄격한 요건과 기업 준수 부담, 전기차 캐즘, 제232조 조치 등을 고려했을 때 대폭적인 강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 미해결 분쟁에 대한 합의 도출, 인증 및 검증 부담 완화, 제232조로 인한 제조사 간 경쟁 여건 문제 해결, 3국 간 경제 안보 및 핵심광물 협력 등이 핵심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한국기업은 미국 생산 확대를 중심으로 캐나다(배터리 및 핵심광물 생산기지)와 멕시코(완성차 및 부품의 보조 생산기지)를 활용하되, 시장 및 정책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ASR 만료와 집행 강화에 따른 원산지 판정 및 증빙, 사후 검증에 대비하여 원산지관리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정부는 최신 정책 및 규정 정보의 상시 제공, 현지 전문 컨설팅 지원, 관세당국과의 소통 등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전동화·소프트웨어 기반 차량 전환(SDV) 등으로의 전환이 부품 구성과 가치 비중을 바꾸는 만큼 한국형 원산지 규정에 대한 연구도 선제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
한국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을 위한 정책과제 연구
본 연구는 점점 더 첨예화되고 있는 미중 전략경쟁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국중심주의적, 보호무역주의적 산업통상정책의 확대 기조 속에서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 방향을 모색한다. 여기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란 최..
구경현 외 발간일 2026.02.27
공급망, 해외직접투자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주요 연구 내용과 차별성
제2장 해외직접투자를 통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형성과 기업 경쟁력 제고
1. 해외직접투자와 주요 산업별 해외 소싱 구조 변화
2. 해외직접투자와 주요 산업별 수출 변화
3. 해외직접투자가 국내 기업 성과와 고용에 미친 영향
제3장 미ㆍ중 전략경쟁 시대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편 동향과 주요 요인
1. 미중 전략경쟁과 글로벌 통상환경의 변화
2. 주요 다국적 기업의 생산 네트워크 재편 동향: 최근 해외직접투자 변화를 중심으로
3. 설문조사를 통한 주요 산업별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 요인 분석
제4장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 방향: 상대국별 정책과제
1. 기본 정책 방향
2. 미국과 중국에 대한 정책 방향
3. 글로벌 사우스 주요국에 대한 정책 방향
제5장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 방향: 국내 정책과제
1. 산업정책
2. 대외ㆍ통상 정책
3. 국제개발협력 정책
4. 소결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본 연구는 점점 더 첨예화되고 있는 미중 전략경쟁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국중심주의적, 보호무역주의적 산업통상정책의 확대 기조 속에서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 방향을 모색한다. 여기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란 최종 제품 생산에 필요한 여러 생산 공정을 다양한 국가에서 분담하여 수행하는 해외 생산 분업 체계를 의미한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국내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적극적으로 결부되어 형성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분석에 초점을 맞추었다.닫기
본 연구의 목적은 크게 네 가지이다. 첫째, 한국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우리나라 주요 산업 국내 생산의 해외 소싱 구조 및 수출에 미친 영향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기업 성과와 고용에 미친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한다(제2장). 둘째,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본격화된 미중 전략경쟁과 주요국의 산업통상정책 변화 속에서 한국 및 글로벌 다국적 기업의 해외직접투자를 통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편 동향을 파악하고 그 재편 요인을 분석한다(제3장). 셋째, 향후 한국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의 중심지로서 미국과 중국, 글로벌 사우스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주요 산업별 해외 생산 협력국으로서 해당 국가들의 특성을 분석하여 효과적인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을 위한 국가별 주요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제4장). 넷째, 앞선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한국 주요 산업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한국의 산업ㆍ통상 정책 및 대외협력정책 과제를 제시한다(제5장).
본 연구는 장기간 해외직접투자를 통해 형성해온 한국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라는 관점에서 한국 글로벌 공급망의 특성과 역할을 이해하고, 재구축 필요성 및 주요 고려 요인을 분석하여 우선순위 정책과제를 도출하는 연구라는 점에서 앞선 글로벌 공급망 연구들과 구별된다. 본 연구의 차별적 기여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첫째, 해외직접투자를 통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형성이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국내 생산을 위한 해외 소싱 구조 변화와 (중간재) 수출 구조 변화를 동시에 상당 부분 설명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였다(제2장 1절과 2절).
둘째, 장기간(2006~23년)에 걸친 기업 수준 패널 데이터 및 도구변수를 활용하여 해외직접투자가 기업의 국내 매출뿐만 아니라 고용도 유의미하게 증가시켰음을 보였다(제2장 3절).
셋째, 글로벌 다국적 기업의 기업 간 투자 자료를 활용하여 2010년대 이후부터 최근(2024년)까지 산업별 해외직접투자 흐름의 변화를 정리하고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편 양상의 주요 특징을 도출하였다(제3장 2절).
넷째, 우리나라 주요 10개 산업의 전문가 및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현장에서 판단하는 우리나라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의 필요성과 주요 위기 및 기회 요인, 정책 수요 등을 산업별로 정리하여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편 흐름의 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제공하였다(제3장 3절).
다섯째, 문헌 조사, 통계 및 계량 분석, 해외 현지조사, 전문가 및 기업인 대상 설문조사, 산업 및 지역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 그리고 글로벌 사우스 주요 5개국에 대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 우선순위 정책과제를 제시하였다(제4장).
여섯째, 위에서 제시한 국가별 정책과제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국내 정책 방향을 산업정책, 대외ㆍ통상 정책, ODA 정책의 범주로 나누어 제시함으로써 미중 전략경쟁 시대하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재구축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로드맵을 제안하였다(제5장).
각 장의 주요 연구 내용을 상술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제2장에서는 한국은행 산업연관 실사표와 UN comtrade 품목별 무역 자료, 수출입은행의 해외직접투자 경영분석, 산업별 해외직접투자 누적잔액 등의 자료를 이용하여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해외 소싱 구조 변화와 해외 진출 기업의 매입-매출 구조 변화를 개괄하고 특성을 도출하였다. 아울러 조건부 상관관계 회귀분석을 통해 한국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주요 산업별 해외 소싱 및 수출 구조 변화의 상당 부분을 설명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해외직접투자가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형성에서 담당한 역할의 중요성을 조명하였다. 마지막으로 2006~23년 시기 기업활동조사의 비공개 인가 자료를 활용하여 기업 수준의 장기 패널 데이터를 구축하고, 도구변수를 활용해 해외직접투자가 기업의 고용과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해외직접투자가 한국기업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적극적 수단이었을 뿐만 아니라, 고용 창출 및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도 중요한 채널이었다는 실증적 증거를 제공하였다.
제3장에서는 2017년 미국 트럼프 1기 행정부 등장 이후 심화ㆍ발전된 미중 전략경쟁의 주요 경과를 검토하고 이것이 어떠한 양상으로 전 세계적인 자국중심주의적 산업통상정책의 확산으로 이어졌는지 살펴보았다. 이어서 Orbis의 기업 간 해외직접투자 자료를 활용하여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 글로벌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 양상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처음 등장한 2017년 이후부터 2024년 최근까지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보았다. 이를 통해 대중국 투자 흐름의 급격한 감소와 대미국 투자 흐름의 급격한 증가로 특징지을 수 있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편 양상을 실증적으로 확인하고, 이러한 세계 투자 흐름의 변화와 한국 글로벌 기업 해외직접투자 흐름의 변화를 주요 산업별로 비교ㆍ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국내 주요 10개 산업의 전문가 및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미 트럼프 행정부 이후 새로운 국제통상질서하에서 각 산업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 필요성과 방향성, 위기 및 기회 요인, 정책 수요 등을 파악하고 최근 진행 중인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편의 주요 요인을 분석하였다.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의 필요성에 대해서 전체 응답자의 81.6%가 ‘매우 필요하다’ 혹은 ‘필요하다’라고 응답하였으며, 재구축 시 1순위 고려 요인으로 ‘첨단 기술 확보 및 개발(22%)’을 ‘생산 비용 절감(20%)’과 함께 가장 많이 선택한 것이 특징적이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시대를 맞이해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차원에서 한국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기 요인으로는 ‘미국의 고관세 정책(29%)’,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16%)’, ‘보조금 등 주요국의 자국 우선 산업정책(15%)’ 등을 꼽았다. 반면 가장 큰 기회 요인으로는 ‘중국 견제에 따른 경쟁력ㆍ시장 확보(28%)’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다변화 계기(19%)’를 선택하였다.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을 위해 해외직접투자 확대가 필요한 국가로는 미국(49%)을 꼽은 응답자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베트남(10%)과 인도(9%)를 선택한 응답자가 많았다.
제4장에서는 앞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우선 한국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 방향에 대한 네 가지 기본 정책 방향(△해외직접투자에서 수출 증가로 이어지는 한국의 Win-Win 글로벌 전략 효과의 유지ㆍ확대 및 고도화, △국내 주요 산업 및 미래 산업의 혁신 통로 확보, △국내 제조 생태계의 핵심 역량 보존 및 고도화를 통한 대세계 비교우위와 전략적 가치 제고, △글로벌 사우스와 같은 미래 신흥 시장에 대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 여건 마련)을 제안하였다. 또한 이 기본 정책 방향하에서 미국, 중국, 글로벌 사우스 주요국 각각에 대한 정책과제를 제시하였다. 글로벌 사우스 주요국으로는 앞선 설문조사 결과와 각국의 시장 규모, 산업/무역/투자 구조, 대표성 등을 고려하여 인도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멕시코, 브라질을 선정하였다. 한국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 관점에서 각 국가가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을 평가하고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우선순위가 높은 정책과제와 대응 방향을 제시하였다. 구체적으로 국가별로 제시한 우선순위 정책과제는 다음과 같다.
▪ 미국: △정상ㆍ고위ㆍ실무ㆍ민간 통합 한-미 정례 협의체 구축, △미래 신산업 기술 협력 및 인재 양성을 통한 한-미 양방향 혁신 통로 마련, △한미 투자협력체계를 활용한 첨단산업 공급망 및 인프라 협력 강화
▪ 중국: △기 구축된 중국 내 생산설비의 기능 전환 및 활용도 제고, △공통 정책 목표에 기반한 대중 협력 및 시장 확대, △혁신 생태계 연계를 통한 대중 협력 공간 확대
▪ 인도: △정상급 중심의 고위급 정례 대화체의 제도화, △한국 중소기업의 인도 진출을 위한 패키지형 현지화 지원 체계 구축 △신산업 분야 고숙련 인재 교류 및 지역 협력 확대
▪ 베트남: △베트남 제조업 생태계 조성 및 고도화 지원으로 한국의 글로벌 핵심 공급망 확보, △공적자금(유무상 ODA) 확대를 통한 베트남의 경제 개혁과 비즈니스 환경 개선 지원, △한ㆍ베트남 공급망을 아세안 진출 확대의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
▪ 인도네시아: △핵심 협력 산업(철강, 자동차, 석유ㆍ화학) 연계 발전 논의,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강화, △주요 규제 개선 협력
▪ 멕시코: △미국과 멕시코 및 중남미 수출을 겨냥한 생산 네트워크 이원화 지원, △멕시코 내 글로벌 기업 및 로컬 기업과의 협력 확대를 위한 정부 간 또는 민관 협력 채널 강화, △자동차 제조 상류 부문 투자 확대를 위한 정책 수단 및 중국산 대체 수요 대응 전략 마련
▪ 브라질: △폐쇄적 지역주의 제도 맞춤형 현지 진출 지원 체계 마련, △브라질 거점 중남미 역내ㆍ외 수출 확대 기반 조성, △브라질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제5장에서는 제4장에서 제시한 상대 국가별 정책과제 수행의 지원 및 촉진이라는 측면에서 국내 산업정책과 대외ㆍ통상 정책, 그리고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대응 방향을 논의하였다. 먼저 산업정책 분야에서는 △산업 내 연구ㆍ개발 인력 수급을 위한 지원 강화, △한미 과학기술협력협정 개선을 통한 양자 간 과학기술 협력 강화,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지원 체계 연계성 강화를 제시하였으며, 대외ㆍ통상 정책 분야에서는 △북미 시장 접근성 확보를 위한 통상정책과 △해외 거점에 대한 국내 중소ㆍ중견 기업의 대기업 동반 해외 진출 지원 강화를 주요 정책 방향으로 꼽았다. 국제개발협력 정책 분야에서는 △생산 네트워크 주요 거점 국가에 대한 산업 ODA 전략 수립과 △현지국 고급 인력 육성을 목표로 하는 ODA 역량 강화 사업 강화를 우선순위 정책과제로 제시하였다. -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평가 및 시사점
미ㆍ중 전략경쟁 심화와 경제안보 법제 확산, 지정학적 리스크의 상시화 속에서, 글로벌 공급망은 비용과 효율 중심의 운영 논리를 넘어 안정적 조달과 경제안보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과 통상ㆍ산업 규제가 확산되면서..
정지현 외 발간일 2026.02.20
공급망 중국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및 목적
2. 선행연구 및 본 연구 차별성
3. 연구 방법 및 연구 구성
제2장 중국의 그린 전환 정책과 글로벌 영향력
1. 중국의 그린 전환 정책
2. 중국 그린 전환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 내 위상
3. 그린 전환 품목의 중국 영향력 평가
제3장 중국의 디지털 전환 정책과 글로벌 영향력
1. 중국의 디지털 전환 정책
2. 중국 디지털 전환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 내 위상
3. 디지털 전환 품목의 중국 영향력 평가
제4장 중국의 바이오 정책과 글로벌 영향력
1. 중국의 바이오 산업정책
2. 중국 바이오제약의 글로벌 공급망 내 위상
3. 바이오제약 부문의 중국 영향력 평가
제5장 결론 및 시사점
1. 연구 결과 종합
2.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영향력 종합 평가
3.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시사점
4. 한국에 대한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미ㆍ중 전략경쟁 심화와 경제안보 법제 확산, 지정학적 리스크의 상시화 속에서, 글로벌 공급망은 비용과 효율 중심의 운영 논리를 넘어 안정적 조달과 경제안보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과 통상ㆍ산업 규제가 확산되면서 공급망은 생산ㆍ무역의 연결망을 넘어 기술, 표준, 정책 대응이 결합된 전략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주요국은 핵심 품목을 중심으로 공급망 다변화와 역량 내재화를 병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거대 내수시장과 제조 기반에 더해 국가 차원의 전략과 정책수단을 동원하여 산업ㆍ기술 기반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도 공급망 연계를 확장해 왔다는 점에서 공급망 재편 논의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공급망 영향력은 교역 규모만으로 환원하기보다, 정책 방향과 산업구조 변화가 공급망의 역할과 연계 구조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는지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중국의 공급망 영향력을 단일 지표로 규정하지 않고, 관련 정책 추진과 산업 기반의 변화가 실제 공급망 연계 구조와 교역 양상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함께 점검하였다. 특히 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이라는 대전환 흐름이 핵심 투입요소와 생산체계를 바꾸는 한편, 미ㆍ중 전략경쟁이 기술ㆍ산업을 전략 자산으로 재정의하며 조달ㆍ투자ㆍ수출통제ㆍ표준 경쟁을 통해 공급망 구조를 직접 조정하는 압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 연구는 그린 전환, 디지털 전환, 바이오 분야를 분석의 중심 범위로 설정하였다. 그린 전환은 재생에너지 설비ㆍ전력망ㆍ전기차ㆍ배터리 등 실물 인프라와 제조 역량이 결합된 영역으로서 공급망 집중과 통상ㆍ규제 갈등이 병존하기 쉽고, 디지털 전환은 ICTㆍ반도체와 컴퓨팅 인프라를 매개로 기술 경쟁과 생산 네트워크 재배치가 맞물린다. 바이오 분야, 특히 바이오제약 분야는 공중보건과 산업경쟁력이 중첩되는 분야로서 원료ㆍ중간체부터 완제품까지 단계별 연계와 규제ㆍ품질 요인이 공급망 안정성과 시장 접근을 좌우한다.닫기
이에 따라 본 연구는 그린 전환, 디지털 전환,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의 관련 정책 문건과 추진 방향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동시에, 공급망 영향력을 교역지표로 분석하기 위하여 국제기구(WTOㆍOECDㆍUNCTAD 등)의 품목 분류와 미국의 공급망 핵심 품목(E.O. 14017 체계) 등을 결합하여 HS코드 6단위 수준에서 각 분야별 품목군을 구축하였다. 구체적으로 그린 전환 상품은 국제 환경상품 목록과 미국 공급망 핵심 품목 중 에너지 전환 관련 품목을 통합해 600여 개로 구성하고, 청정모빌리티, 배터리ㆍ에너지 저장,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전력망ㆍ에너지효율, 핵심 광물ㆍ소재 등으로 재분류하였다. 디지털 전환 분야의 무역적 범위는 ICT 관련 품목으로 설정하였으며, 이는 UNㆍOECD ICT 분류와 미국 공급망 핵심 품목 중 ICT 품목을 결합해 컴퓨터ㆍ주변기기, 통신장비, 가전, 전자부품, 반도체 등으로 구분하였다. 바이오제약 품목은 국제기구의 정의와 미국 공급망 핵심 품목 중 의약품ㆍAPI 리스트를 기반으로 완제품ㆍAPI를 선정하고 바이오제약 연계 중간재 품목을 추가하였다. 품목군 및 가공단계별 수출ㆍ수입 규모와 세계시장 점유율을 추적하고, 상대적 수출경쟁력은 현시비교우위(RCA)와 무역특화지수(TSI)로 평가하였으며, 중국의 수출 대상 국가ㆍ지역 분포와 주요국의 대중 수입 비중 분석을 통해 공급망 리스크와 대체가능성을 파악하였다.
제2장은 중국의 그린 전환 정책 전개와 산업 기반 확대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위상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분석하였다. 중국은 탄소피크ㆍ탄소중립 목표를 중심으로 그린 전환 정책을 체계화하였으며, 14차 5개년 계획 기간에는 그린 전환의 제도적 추진체계를 강화하였다. 또한 2025년 10월 말 발표된 15차 5개년 계획(건의문)에서도 그린 성장 기조가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 추진 결과로 중국은 재생에너지ㆍ전기차ㆍ배터리 등에서 대규모 공급 역량을 축적해 왔다. 2024년 중국의 재생에너지 신규 설비는 373GW, 누적 설비는 1,889GW로 전체 전력 설비의 약 56%를 차지하였으며, 신규 설비 기준 중국 비중도 약 64%에 달해, 중국이 에너지 전환 설비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였다. 무역경쟁력 측면에서는 그린 전환 전반에서 비교우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배터리ㆍ에너지 저장 및 청정모빌리티에 특화가 집중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배터리ㆍ에너지 저장의 RCA가 2022년에 2를 크게 상회하였고, 청정모빌리티 TSI는 2020년 이후 0.8~1.0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상승하여 매우 강한 순수출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나, 중국의 영향력이 특정 핵심 품목군에서 압도적으로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제3장은 중국의 디지털 전환 정책을 데이터 거버넌스와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정리하고, ICT 공급망에서 중국의 역할을 품목ㆍ가공단계별로 분석하였다. 중국은 2023년 3월 국가데이터국 신설을 공식화하였으며, 15차 5개년 계획(건의문)에서 ‘디지털 중국’ 건설에서의 데이터 자원 활용을 강조하고 데이터 인프라 강화, 통합 데이터 시장 구축, ‘동수서산(东数西算)’ 등 국가 주도 인프라 확충을 추진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무역구조 분석에서는 중국의 ICT 영향력이 원재료 단계보다 중ㆍ하류 제조ㆍ장비 단계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단계별 세계시장 점유율에서 소비재는 약 50% 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자본재는 20%대 초ㆍ중반으로 완만히 상승하며, 중간재도 10%대 후반에서 상승하는 반면 1차산품은 하락하여, 중국의 우위가 최종재ㆍ설비 중심으로 형성된 가운데, 중간재(부품) 영역에서도 영향력 확대 조짐이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경쟁력 지표에서는 ICT 전체 RCA가 2017년 약 2에서 2022년 1.6 내외로 하락해 비교우위 강도가 완만히 약화되는 가운데, 완제품은 높은 비교우위를 유지하고 전자부품ㆍ반도체는 1 내외에서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나, 부품ㆍ반도체 분야에서의 경쟁력 확대 흐름을 확인하였다.
제4장은 중국의 바이오경제 전략과 바이오제약 정책 추진을 정리하고, 바이오제약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중국의 영향력은 완제품보다 상류 원료ㆍ중간재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가ㆍ지역별 대중 수입의존도 분석에서 완제품 의존도는 대체로 한 자릿수에 머문 반면 API와 연계 중간재는 20~40% 수준이며 일부는 50~60%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 상류 단계에서의 구조적 의존과 병목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경쟁력 지표 분석에서도 상류 품목에서 비교우위와 순수출 특화가 상대적으로 뚜렷해 중국이 상류 공급기지로 기능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아울러 혁신 역량 측면에서는 라이선스 아웃 규모가 2024년 50억 달러를 상회하고 2025년 상반기에 66억 달러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나, 상류 공급기지 역할과 함께 혁신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거래 확대가 병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5장은 그린 전환ㆍ디지털 전환ㆍ바이오제약 3개 분야 분석을 종합하여, 중국의 공급망 영향력이 특정 분야와 가치사슬의 특정 단계에 집중되는 편중형 구조임을 재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급망 재편의 주요 방향과 한국의 대응 방안을 제시하였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완제품 역량 강화와 함께 APIㆍ중간체ㆍ연계 중간재의 대체 공급원 다변화, 최소한의 국내ㆍ역내 생산 기반 확보, 전략적 비축, China+1 등을 결합한 대응이 핵심 축으로 부상할 수 있음을 전망하였다. 한국의 경우 중국과의 연계ㆍ경쟁 양상이 분야와 단계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위험관리와 경쟁력 고도화의 조합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그린 전환 분야에서는 배터리ㆍ전력망ㆍ재생에너지 설비 등 중국의 특화가 강하게 나타나는 구간을 중심으로 조달 다변화, 표준ㆍ인증 대응, 핵심 소재ㆍ부품의 공급 안정화 조치가 요구된다.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는 반도체ㆍAI 등 민감 분야를 중심으로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와 공급망 안정성 제고가 중요하다.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는 완제품보다 APIㆍ중간체ㆍ연계 중간재에서 취약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상류 병목 완화와 규제ㆍ품질 기반의 공급 안정화 전략이 필요함을 제언하였다. 아울러 미국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바이오보안법(BIOSECURE Act) 관련 조항이 포함되어 2025년 12월 법제화된 점은 바이오 공급망의 ‘안보화’가 제도적으로 강화되는 흐름을 보여주며, 향후 정책 설계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 -
중국 반도체 산업의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중국은 지난 20여 년간 반도체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며 지속적으로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왔다. 특히 미국의 수출통제 강화와 미ㆍ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반도체 기술의 자립과 공급망 안전 확보를 핵심 국가 목..
정형곤 외 발간일 2026.02.27
경제안보, 공급망 중국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2. 선행연구 검토
3. 연구의 구성과 차별성
제2장 중국 반도체 수출입 구조 분석
1. 중국 반도체 수출입
2. 중국 반도체 수출입 유형 및 지역 분석
제3장 중국의 반도체 생산 지역 분포
1. 서론
2. 반도체 기업 현황 및 생산 지역 분포
3. 지역적 분포의 결정 요인
4. 결론 및 시사점
제4장 중국 반도체 첨단기술 개발 현황과 기술 격차 분석
1. 글로벌 첨단 반도체 기술 개발 동향
2. 중국 반도체 기술 개발 현황
3. 중국 반도체 기술의 격차 분석
4. 중국의 기술 격차 극복 노력
5. 소결
제5장 중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
1. 서론
2. 산업 발전 현황과 주요 기업
3. 중국 반도체 산업 발전 과정과 정책
4. 금융 지원
5. 인재 양성과 유치
6. 인프라
7. 결론 및 시사점
제6장 중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분석
1. 중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분석
2. 중국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분석
3. 광ㆍ개별 소자 산업의 경쟁력 분석
4. 반도체 제조용 장비 산업의 경쟁력 분석
5. 실리콘 웨이퍼, 소재 및 부품 산업의 경쟁력 분석
제7장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영향 분석
1. 서론: 연구 배경 및 목적
2. 기본 DID 분석: 수출통제의 평균 효과
3. HS8 상위 30개 품목별 영향 분석
4. 정책 효과의 동태적 변화 분석
5. 주요국의 파트너 대체효과 분석
6. 추가적인 공급망 영향 분석: 국산화 및 집중도 변화
7. 소결 및 시사점
제8장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1. 중국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특징과 변화 방향
2. 공급망 안정성 확보 방안: 한국 정부와 기업의 대응
3. 기술력 경쟁 우위 유지 전략
4. 국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 방안
5. 미ㆍ중 갈등하에서의 산업 전략
6. 국제 협력 및 리스크 분산 전략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중국은 지난 20여 년간 반도체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며 지속적으로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왔다. 특히 미국의 수출통제 강화와 미ㆍ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반도체 기술의 자립과 공급망 안전 확보를 핵심 국가 목표로 설정하고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반도체 전략은 세 가지 측면에서 뚜렷한 특징을 보인다.닫기
첫째, 정부 주도의 강력한 산업정책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제조 2025」, 「국가집적회로산업발전추진요강」 등 일련의 전략 문서를 통해 반도체 산업을 전략 핵심 분야로 규정하고, 자금 지원, 세제 혜택, 인재 육성 등 다양한 수단을 종합적으로 동원해왔다. 둘째, 핵심 기술의 국산화를 통한 기술 자립이 주요 목표로 설정되었으며, 특히 장비 및 소재 분야에서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산화율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셋째, 중장기적으로는 세계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 중국 중심의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자국 주도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핵심 공정 기술, 특히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고급 설계 툴, 첨단 제조 장비 및 특수 소재 분야에서 해외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적 취약성은 미국 주도 수출 규제 정책의 주요 타깃이 되었고, 특히 2022년 10월 이후 강화된 수출통제 조치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에 실질적인 제약을 가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실증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이벤트 스터디 및 DID(Difference-in-Differences) 분석을 적용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재 이후 중국의 대미 반도체 수입은 약 31% 감소하는데, 이는 비제재 품목 대비 3배 이상의 감소폭이다. 특히 이 같은 감소는 수출통제가 직접적으로 겨냥한 고성능 칩, 고순도 소재, 첨단 장비 등 ‘핵심 공정’ 품목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이는 중국의 공급망 병목현상이 심화되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정책 효과는 단기적 충격에 그치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서 구조적인 제약으로 전이되는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2022년에는 수입 급감이 관측되었고, 2023년에 다소 완화되었지만 2024년에 다시 수입이 감소하였는데, 이는 단순히 일시적 충격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누적적인 제약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미국과 동맹국들이 공동으로 수출통제를 강화하는 움직임도 중국의 대체 조달 전략에 추가적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은 기존 선행연구에서 주로 정성적으로 서술되던 정책 효과를 계량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기여가 크며, 특히 수입 감소 양상과 시간적 추이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제시된 정책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한국은 중국의 반도체 자립화 전략과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위협과 기회를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기술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첨단 장비ㆍ소재 수출의 기회가 존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 역시 기술 보호와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중국 내 생산기지의 전략적 활용과 동시에 국내 반도체 기술력 강화라는 이중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 반도체 산업은 기술 자립을 향한 외부의 압력과 내부적 전략 사이에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질서도 이러한 변화에 따라 재편되고 있다. 한국은 이러한 격변의 흐름 속에서 민감하게 균형을 유지하면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전략적 전환점에 서 있다. 본 보고서는 이러한 판단을 위한 실증 기반과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에 비해 한층 심화된 통찰을 제공한다. -
미중 무역전쟁 이후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역내 및 글로벌 분업관계 변화: 우회수출기..
미중 무역전쟁 이후 글로벌 가치사슬의 구조적 변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본 연구에서는 주요 아시아 7개국을 대상으로 글로벌 가치사슬(GVC) 변화 양상을 분석하였다. 특히 GVC 변화에 따라 인도 및 베트남을 비롯한 주요 아세안 국가들이 간접수출..
이순철 외 발간일 2026.01.13
GVC, 공급망 인도·남아시아 ASEAN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2. 주요 연구 내용과 방법
3. 연구의 접근 전략
제2장 미중 무역전쟁 전후 주요국의 부가가치 수출 변화 분석
1. 분석방법
2. 국가별 부가가치 기준 수출 분해
3. 소결
제3장 부가가치 기반 상호수출의존 및 생산분업관계
1. 주요국의 부가가치 수출 의존도 변화
2.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도 및 위치 변화
3. 소결
제4장 주요국의 부가가치 수출 변화요인 분석
1. 수출변화요인 분석에 대한 이론적 배경
2. 주요국의 부가가치 수출 변화요인 분석
3. 소결
제5장 주요국의 간접 및 우회수출 구조 변화
1. 주요국의 간접수출 경유지별 구조 변화
2. 주요국의 간접수출 목적지별 구조 변화
3. 국가별 및 산업별 우회수출 구조 변화
4. 주요국 간접 및 우회 수출구조 비교 분석
제6장 GVC 대응 전략 및 제언
1. 정책적 제언
2. 기업의 대응 전략
3. 향후 연구 방향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미중 무역전쟁 이후 글로벌 가치사슬의 구조적 변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본 연구에서는 주요 아시아 7개국을 대상으로 글로벌 가치사슬(GVC) 변화 양상을 분석하였다. 특히 GVC 변화에 따라 인도 및 베트남을 비롯한 주요 아세안 국가들이 간접수출 및 생산기지로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하였다. 이를 위해 ADB의 2015~23년에 다자간 세계투입산출표(MRIO) 자료를 활용하여 가장 최근 자료를 포함한 분석을 수행하였다. 무엇보다도 미중 무역전쟁 전후의 GVC 변화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분석 시기를 △미중 무역전쟁 이전, △트럼프 1기 정부 시기, △바이든 집권 시기로 구분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본 연구는 한국이 인도 및 주요 아세안 국가들(베트남 및 인도네시아)과의 협력을 통해 급속한 GVC 변화에 대응하고 나아가 글로벌 경제 질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닫기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분석을 수행하였다. 먼저 제2장에서는 미중 무역전쟁 전후 주요국의 부가가치 수출 변화를 분석하였다. 3장에서는 부가가치에 기반한 상호수출의존 및 생산분업 관계를 살펴보았으며, 4장에서는 주요국의 부가가치 변화요인을 규명하였다. 5장에서는 간접수출의 경유지별·최종 목적지별 구조 변화, 그리고 국가별·산업별 우회수출 구조 변화를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GVC 변화에 대응하여 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와의 협력 및 대응 방안을 중심으로 정책적 제언과 기업의 대응 전략을 제시하였으며, 향후 연구 방향도 함께 논의하였다.
제2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정책이 GVC 구조 전반에 충격을 주었으나, 한국·중국·일본·대만과 같이 상대적으로 산업화가 진전된 국가들은 회복력 있는 대응을 보인 반면, 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는 영향을 더 크게 받아 구조적 변화가 관찰되었다. 국가별 분석 결과 한국, 일본, 대만은 중간재 중심의 수출 구조를 유지하였고, 중국은 상대적으로 높은 충격을 받았음에도 최종재 중심의 FVA 구조를 유지하며 글로벌 생산기지로서의 입지를 방어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인도는 중간재 중심의 수출 구조로 전환하였으며, 베트남은 FVA 의존도가 높아지는 수출 구조로 변화하였다. 인도네시아는 중간재 및 재수출 부문의 비중이 다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결과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에 있어 트럼프 시기의 고관세 정책은 산업 구조의 외부 의존성과 국내 부가가치 수출 역량의 한계를 드러내는 계기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 제3장에서는 수직특화 구조를 분석하였다.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인도는 트럼프 시기에 참여도가 하락하였다가 단기 반등 후 2021년부터 다시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일본과 대만은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2021년부터 상승세로 전환되었으며, 베트남은 일부 변동이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제4장에서는 미국의 고관세정책으로 나타난 수출 변동 요인을 부가가치계수 변화, 기술계수 변화, 최종수요 규모 변화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산업구조의 고도화 수준에 따라 부가가치 수출과 기술력의 차이에 따라 영향이 다르게 나타났다. 중국, 한국, 일본과 같은 산업 선진국의 경우 부가가치계수와 기술계수 변화가 주요 요인으로 확인되었고, 생산성 향상과 기술혁신이 수출 증대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되었다. 이에 반해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같은 신흥국은 최종수요 확대가 부가가치 수출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선진국이 기술집약적 산업을 기반으로 GVC에 참여하는 반면, 신흥국은 외국인투자 유입 및 GVC 후방 참여를 통해 수요 기반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제5장에서는 GVC 변화에 따라 주요 아시아 국가들이 간접 및 우회수출 기지로서의 전략적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을 실증 분석하였다. 한국, 일본, 대만과 같은 선진 산업국들은 대(對)미 수출을 위한 경유 경로의 다변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들 국가는 기술집약적 산업 구조와 높은 GVC 참여도를 바탕으로 경유지 네트워크를 고도화하면서 정교한 복수 경로 전략을 전개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중국은 주요 간접수출 경유지인 동시에 최종 목적지라는 이중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반면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같은 신흥국들은 새로운 경유 및 간접수출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시장을 겨냥한 경유 및 우회수출 기지로서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아울러 중국의 중간재가 경유국을 통해 미국으로 우회수출되는 구조를 분석한 결과, 국가별 편차는 있으나 대략 20~30% 수준의 비교적 높은 우회수출 비중이 관찰되었다. 특히 한국, 일본, 대만을 경유하는 우회수출 비중이 매우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중국 제품들이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창출 국가를 우회수출 경로로 이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는 단순한 우회수출 거점을 넘어 GVC의 주요 생산 허브로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이 관찰되었다.
제6장에서는 선행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의 GVC 변화에 따른 인도, 베트남 등 주요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방안을 제안하였다. GVC 대응 전략으로는 기술적 무역 다각화, 한국의 GVC 포지셔닝 전략 수립, 관세 격차 조사 및 GVC 재편 방안 마련, 특혜무역협정(FTA) 활용 극대화 및 확대 등을 제안하였다. 아울러 인도와 아세안의 우회수출 거점으로서의 역할 변화에 대한 정책적 제언과 함께 글로벌 생산 및 수출기지 전략 구축, 기업의 품목별 대응 전략을 제시하였다. 끝으로 본 연구의 의의와 한계, 그리고 향후 연구 과제를 제시하였다. -
브라질의 통상 다변화 전략과 시사점: 유럽과의 협력을 중심으로
브라질은 중남미 최대의 경제 대국이지만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그러나 2023년 룰라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는 통상정책을 개방적으로 전환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가 최근 브라질..
박미숙 외 발간일 2026.02.27
FTA 중남미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2.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및 연구의 구성
제2장 브라질의 통상 대상 다변화 동기
1. 동기 1: 무역 편중을 완화하기 위한 통상 대상 다변화
2. 동기 2: 조기 탈산업화를 극복하기 위한 산업협력
3. 동기 3: 전략적 자율성을 도모하기 위한 다자무역
4. 룰라 3기 정부에서의 통상전략 변화
제3장 MERCOSUR와 유럽 간 FTA
1. MERCOSUR-EU Partnership Agreement
2. MERCOSUR-EFTA FTA
3. 소결
제4장 브라질과 유럽의 산업협력 사례
1. 항공
2. 핵심광물
3. 에너지 전환
제5장 결론 및 시사점
1. 연구 요약 및 평가
2. 한국과 브라질의 통상관계
3. 한국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브라질은 중남미 최대의 경제 대국이지만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그러나 2023년 룰라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는 통상정책을 개방적으로 전환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가 최근 브라질의 통상 다변화를 빠르게 진전시킨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브라질의 통상 다변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이에 이 연구는 브라질 경제 내부에 통상 대상 다변화를 필요로 하는 구조적 요인이 존재한다고 보고, 세 가지 동기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닫기
첫째, 특정국에 편중된 무역구조를 완화해야 할 필요성이다. 둘째, 조기 탈산업화를 극복하기 위한 산업협력의 필요성이다. 브라질은 선진국이 탈산업화를 시작한 소득 수준보다 훨씬 낮은 소득에서 탈산업화가 진행되었기에, 룰라 3기 정부는 신산업정책(NIB: Nova Industria Brasil)을 추진하여 제조업 재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무역협정 체결 및 통상 대상 다변화는 단순한 시장 개방을 넘어 기술 이전, 투자 유치, 공급망 편입, 산업협력을 위한 제도적 틀로 기능할 수 있다. 셋째, 국제 외교 무대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다자무역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다. 통상 다변화는 특정 강대국에 대한 의존을 낮추고 다자체제 내에서 브라질의 협상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배경 아래, 브라질은 2024년 12월 EU와의 무역협정을 타결하고 2025년 9월 EFTA와의 FTA를 서명하면서 통상 대상 다변화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이 연구는 브라질이 체결한 MERCOSUR-EU Partner- ship Agreement와 MERCOSUR-EFTA FTA의 협정문을 분석하고, 브라질과 유럽 간의 산업협력 사례를 고찰하여 브라질의 통상 다변화 특징을 다음과 같이 파악하였다.
첫째, 브라질은 산업별로 차별화된 개방 전략을 선택하여, 자국의 전략 산업을 보호하면서도 제조업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장 개방을 추진하였다. 둘째, 브라질은 협정 체결 과정에서 산업정책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정책 자율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였다. 이에 따라 원자재 수출세 부과, 정부 조달에서 통합보건시스템(SUS) 제외, 혁신 기술 개발 사업에 대해 제한 입찰 허용, 오프셋 조치 등이 가능토록 협정을 체결하였다. 서비스와 투자 분야 개방은 포지티브 방식을 채택하여 제조업과 제조업 지원 서비스는 전면 개방하되, 전략 분야는 최소한으로 개방하고 자국 기업을 우대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다. 셋째, 환경과 무역을 연계하는 새로운 규범을 도입하여 지속가능발전에서의 협력을 유도하였다. 넷째, 유럽은 지리적 표시와 관세 할당으로 자국의 농축산물을 보호하였기에, 브라질이 시장 개방으로 얻는 수혜는 기대보다 적을 수 있다. 다섯째, 브라질과 유럽 간 산업협력에서 브라질은 단순한 제품 공급을 넘어 기술 이전, 공동 개발, 현지 생산, 인력 양성을 포괄하고자 한다.
브라질과 유럽의 사례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한-브라질 통상관계에 몇 가지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우선 브라질은 중국이나 EU에 대한 무역집중도가 높기 때문에, 한국이 무역 다변화 대상으로서 가치가 있음을 강조해야 한다. 둘째, 현재 룰라 3기 정부와 같이 통상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정부에서 2021년 중단된 한-브라질 TA 협상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 셋째, 브라질이 신산업정책에서 주력하는 분야에서 한국의 강점을 활용한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브라질에 한국 10대 전략광물이 모두 매장되어 있고 희토류 매장량이 중국 다음으로 많기에, 핵심광물 공동개발을 고려할 수 있다. 넷째, 브라질에 무조건적 개방을 요구하기보다 브라질의 정책 자율성과 한국기업의 기회를 고려하여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다섯째, 그간의 단발적인 한-브라질 정부 간 협력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 간 협력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브라질 TA는 장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에, 양국 산업계를 대표하는 기관이 민간 부문의 협력을 병행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 -
중국의 해외 생산·공급 거점 다변화와 한·중 경쟁력 분석
미ㆍ중 전략경쟁의 심화와 디리스킹, 보호무역 및 산업정책의 확산은 글로벌 가치사슬(GVC)과 공급망의 구조적 재편을 촉진하고 있다. 특히 핵심광물ㆍ에너지, 첨단부품ㆍ장비, 디지털ㆍ그린 전환과 연계된 전략산업 분야에서 각국은 공급망 취약성..
정지현 외 발간일 2025.12.30
공급망 중국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및 연구 목적
2. 선행연구와 본 연구 차별성
3. 연구 방법 및 연구 구성
제2장 중국의 해외 생산ㆍ공급거점 변화, 요인 및 주요 거점
1. 중국의 해외진출 현황 및 특징
2. 중국의 해외 생산거점 변화
3. 중국의 해외 공급거점 변화
4. 중국의 대미국 우회 수출거점(부가가치 무역)
5. 중국의 해외 진출거점 다변화 요인
6. 주요 거점 지역 선정
제3장 종합적 생산ㆍ공급 거점 아세안에서의 한ㆍ중 경쟁력
1. 투자 현황 및 구조 변화
2. 수출입 구조 및 경쟁 우위
3. 협력프레임
4. 주요 분야별 협력 사례
5. 현지와의 갈등 요인과 중국의 대응
제4장 자원ㆍ지정학 거점 중남미에서의 한ㆍ중 경쟁력
1. 투자 현황 및 구조 변화
2. 수출입 구조 및 경쟁 우위
3. 협력프레임
4. 주요 분야별 협력 사례
5. 현지와의 갈등 요인과 중국의 대응
제5장 고급시장ㆍ첨단 생산거점 EU에서 한ㆍ중 경쟁력
1. 투자 현황과 구조 변화
2. 수출입 구조 및 경쟁 우위
3. 협력프레임
4. 주요 분야별 협력 사례
5. 현지와의 갈등 요인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1. 중국의 해외 생산ㆍ공급 거점 다변화 특징 및 전망
2. 주요 거점 지역별 한ㆍ중 경쟁력 평가
3. 한국의 경쟁력 제고 방안
4. 대중국 전략에 대한 제언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미ㆍ중 전략경쟁의 심화와 디리스킹, 보호무역 및 산업정책의 확산은 글로벌 가치사슬(GVC)과 공급망의 구조적 재편을 촉진하고 있다. 특히 핵심광물ㆍ에너지, 첨단부품ㆍ장비, 디지털ㆍ그린 전환과 연계된 전략산업 분야에서 각국은 공급망 취약성 완화와 경제안보 강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중국은 해외직접투자(OFDI), 대외도급공사, 무역(수출입) 및 제3국 경유(가치사슬 연결) 경로를 결합하여 해외 네트워크를 재구성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해외진출ㆍ공급망 전략 및 대중국 전략에도 구조적 제약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본 연구는 중국의 해외 생산ㆍ공급거점 다변화 양상을 투자ㆍ무역ㆍ인프라(네트워크)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도출한 중요 거점지역에서의 한ㆍ중 경쟁력을 비교ㆍ검토함으로써 한국의 경쟁력 제고 및 대중국 전략 방향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닫기
본 연구는 ‘해외 생산거점–해외 공급거점–인프라ㆍ네트워크 거점’의 3개 기능을 중심으로 분석 범위를 설정하고, 기능별로 계량 지표를 결합하여 중국의 해외거점 구조를 파악하였다. 해외 공급거점은 광업 OFDI, 1차금속제조 OFDI, 광물(원광) 수입, 중간재ㆍ자본재 수입을 활용하여 중국의 핵심자원 조달 및 투입재 확보 양상을 입체적으로 분석하였고, 인프라ㆍ네트워크 거점은 대외도급공사 계약액ㆍ매출액 및 BRI 참여국 비중을 사용하여 인프라 연결성과 프로젝트 기반 네트워크 확장을 측정하였다. 해외 생산거점은 제조업 OFDI와 자본재ㆍ중간재 수출 지표를 중심으로 해외 가공ㆍ제조 기능의 분산과 고도화를 파악하였다. 이러한 지표들은 국가ㆍ지역별 규모와 비중의 시기별 변화를 추적한 뒤 표준화(정규화)하여, 지표들이 어떤 방식으로 중첩되는지에 따라 생산거점형, 공급거점형, 생산ㆍ공급 복합거점형, 인프라 선도형, 잠재거점형 등 유형별 거점 국가ㆍ지역을 도출하였다.
제1장에서는 연구 배경과 문제의식을 제시하고, 중국의 해외진출을 단순한 투자 확대가 아니라 생산ㆍ공급ㆍ인프라 기능이 결합된 네트워크로 이해할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기존 연구가 특정 지역이나 특정 산업의 단편적 사례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완하기 위해, 본 연구는 다수의 계량 지표를 활용한 유형화 작업을 선행하고 이를 토대로 주요 지역을 선별하여 지역별 심층 분석을 하는 구성으로 설계하였다. 이 과정에서 부가가치 기준 무역 자료를 활용하여 제3국을 경유하는 ‘우회거점(허브)’의 역할을 분석하는 방법론도 포함하여, 단순 교역총액이 아니라 가치사슬 연결 방식의 변화를 포착하고자 하였다.
제2장에서는 중국의 해외 생산ㆍ공급거점 변화를 투자(OFDI), 대외도급공사, 수출입의 결합 구조로 점검하였다. 먼저 대외도급공사에서 아프리카 집중이 완화되면서 아세안 비중이 크게 확대되고 최근 2~3년 동안 중동ㆍ중남미ㆍ비EU/CIS 지역의 추진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였다. 이는 중국의 인프라 네트워크가 특정 지역 편중에서 벗어나 다지역으로 분산되며, 향후 해외투자 및 무역과의 결합 가능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BRI 고도화 단계에서 대외도급공사가 인프라 연결성 강화와 장비 수출ㆍ해외투자 연계를 촉진하는 핵심 도구로 기능하며, EPC–PPP–BOT 등 복합형 인프라 계약 방식이 정책적으로 제시되는 점을 통해 ‘건설–운영–자본(투융자)’의 결합이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실제로 BRI 국가 관련 대외도급공사 비중이 2023년부터 80%를 크게 상회하는 점은, 인프라 네트워크가 중국 해외 네트워크의 핵심 경로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역 측면에서는 중국의 수출입 상대국 구성이 장기적으로 다변화되는 흐름을 확인하였다. 수입에서는 동북아 비중이 감소하고 아세안을 중심으로 비EU/CIS 및 중남미 비중이 확대되었고, 수출에서도 동북아 비중이 축소되는 반면 아세안 비중이 크게 확대되며 중남미ㆍ비EU/CISㆍ중동ㆍ남아시아 등으로 시장이 다변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HHI 지표를 통해 중국의 수출입 상대국 집중도가 장기적으로 감소(다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수출 국가의 집중도 감소가 더 빠르게 진행되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중국이 해외 생산기지의 분산뿐 아니라 자원ㆍ원자재 및 중간재 공급국 다변화를 병행하며,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네트워크를 재설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제2장 후반부에서는 앞서 설정한 기능별 지표들을 표준화ㆍ종합하여 유형별 거점 국가ㆍ지역을 도출하였고, 이후 장별 심층 분석(제3장~제5장)에서 해당 유형의 대표 사례를 중심으로 투자ㆍ무역 구조, 협력프레임, 기업 활동 및 갈등 요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즉, 본 연구는 ‘기능–지표–유형–지역 심층분석’의 연결 구조를 통해 중국 해외거점 다변화의 맥락과 작동 메커니즘을 일관되게 제시하였다.
제3장에서는 중국의 종합적인 생산ㆍ공급거점인 아세안에서, 제조ㆍ공급망 연계 투자 확대와 무역 구조 변화,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협력 메커니즘과 현지 갈등 요인을 함께 분석하였다. 아세안은 중국의 제조업 OFDI, 중간재ㆍ자본재 교역, 일부 자원 조달 기능이 동시에 결합되는 지역으로 생산ㆍ공급 기능이 중첩되는 특징을 보이며, 이에 따라 한ㆍ중 경쟁과 협력이 가장 입체적으로 전개되는 공간으로 나타났다. 아세안 수입시장에서 한ㆍ중 간 점유율 격차가 크게 나타나며(특히 자본재), 전자 및 기계/장비 중심의 중간재 교역이 경쟁의 핵심 축으로 작동하고, 생산거점화가 심화될수록 단순 수출 경쟁을 넘어 공급망 내 분업ㆍ현지 조달ㆍ표준 적합성으로 경쟁 요소가 확장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투자 및 기업 진출에서는 전기차ㆍ배터리 등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거점 내 생태계 구축’ 경쟁이 관찰된다. 한국은 인도네시아를 전기차 생산거점으로 선제 선택하고 배터리 셀 합작 공장(HLI 그린파워) 등을 통해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였으나, 동일한 정책 인센티브가 중국 후발 기업에도 적용되면서 가격 경쟁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의 시장 침투가 확대되는 과정이 나타났다. 또한 니켈ㆍ소재 등 업ㆍ미드스트림에서 중국의 장악력이 높아 완전한 수직계열화에는 제약이 존재하며, 중국 측은 생산 투자와 더불어 표준ㆍ제도 적응 및 인력 양성까지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출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아세안이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전기차ㆍ배터리ㆍ전자 등 전략산업의 분업 구조가 재편되며, 기업 진출 과정에서 현지 갈등 요인(규제, 환경ㆍ노동, 지역사회 이슈 등)과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증대되었다. 결과적으로 아세안 거점 전략은 투자ㆍ무역 확대만이 아니라 표준ㆍ현지제도 대응, 공급망 내 역할 재정의, 그리고 갈등 예방ㆍ관리 역량을 포함하는 종합 접근이 요구된다.
제4장은 자원ㆍ지정학 거점(공급거점 기능이 중심이 되는 공간)인 중남미 지역을 대상으로, 한ㆍ중의 자원 확보ㆍ시장 접근 전략과 연계된 투자ㆍ무역 구조 및 협력프레임을 분석하였다. 중남미는 전환광물ㆍ에너지 및 원자재 조달과 긴밀히 연계되는 동시에, 일부 국가에서 가공ㆍ제조 및 내수시장 접근이 결합되는 특징을 보인다. 중남미의 수입시장(특히 자본재)에서 중국과 한국의 위상을 품목ㆍ업종 구조로 비교한 결과, 중국이 전자ㆍ기타 제조 등에서 의미 있는 규모를 형성하는 가운데 한국은 전자 및 일부 운송장비 중심 구조를 보이며 증가율과 품목 구성이 상이하였다. 소비재ㆍ자본재 전반에서 중국의 시장 침투가 심화되고 있으며, 한국은 특정 품목ㆍ산업에 강점을 가졌으나 시장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 측면에서 제약적이다.
아울러 중남미에서는 대외 협력프레임이 인프라ㆍ에너지ㆍ자원 개발 프로젝트와 결합되는 경우가 많아, 정권 교체ㆍ규제 변화ㆍ사회적 갈등 등 프로젝트 기반 리스크와 지정학적 변수를 동시에 고려한 사전 대응이 중요하다. 이에 한국의 중남미 거점 전략은 자원ㆍ시장ㆍ인프라를 연계하되 제도ㆍ사회ㆍ지정학 리스크를 전제로 한 운영 설계와 사전 예방형 갈등 관리가 핵심 과제로 제기된다.
제5장은 EU를 고급시장ㆍ첨단생산 거점이자 규범ㆍ제도 환경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공간으로 보고, 무역ㆍ투자 구조 변화와 협력프레임, 기업 진출 사례, 그리고 규제ㆍ통상갈등 요인을 결합해 한ㆍ중 경쟁력을 평가하였다. 무역 측면에서 EU 자본재 수입시장에서는 중국 점유율이 40% 이상으로 매우 높지만 2021년 47%에서 빠르게 감소하는 흐름이 제시되며, 소비재 수입시장에서도 중국 점유율이 2013년 31.7%에서 2024년 26.4%로 감소하는 양상이 제시된다.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소비재에서 1% 미만 수준으로 낮고, 자본재에서도 변화 폭이 제한적이다. 이는 EU 시장에서 중국의 상대적 위상 변화(분야별 조정)와 함께, 한국이 품목ㆍ시장별로 보다 정교한 전략을 요구받는 환경임을 의미한다. 협력프레임은 정상외교ㆍ제도 기반이 핵심이나, 정치ㆍ규범 변수에 의해 성과가 제약될 수 있으며, 실제로 EUㆍ중국 포괄적투자협정(CAI)은 비준ㆍ이행이 지연되고 있다. 반면 한ㆍEU FTA(2011년 잠정 발효, 2015년 전체 발효)는 제도 기반 협력의 핵심 틀로 작동하고 있다.
한편 EU의 제도 환경 변화가 한ㆍ중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EU의 외국인투자 심사 규정(2020년 발효)은 안보 또는 공공질서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제3국 투자를 EU 차원에서 점검ㆍ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핵심 인프라ㆍ기술, 핵심 투입 요소(에너지ㆍ원자재) 공급, 민감정보 접근 등 판단 요소를 제시함으로써 대EU 투자 환경을 구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또한 집행위가 연례 보고서를 작성하고, 경제안보 강화 차원에서 수출 통제ㆍ이중용도 기술 등과의 연계를 논의하는 등 제도적 확장도 진행되고 있어, 중국(및 한국) 기업의 대EU 진출은 시장 논리뿐 아니라 규범ㆍ경제안보 논리와의 정합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제6장은 이상의 분석을 종합하여 중국 해외 생산ㆍ공급거점 다변화의 핵심 특징과 향후 전개 방향, 그리고 한국의 대응 전략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중국의 해외거점 다변화가 ① 생산 기능의 지역별 분산, ② 공급 기능의 품목별ㆍ지역별 선택적 다변화, ③ 인프라ㆍ네트워크 기능의 BRIㆍ디지털ㆍ그린 전략과의 결합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아세안은 제조ㆍ조립ㆍ중간재 허브(일부 자원ㆍ부품 공급지 포함)로, 중남미ㆍ아프리카ㆍ대양주는 전환광물ㆍ에너지 공급거점이자 점진적 가공ㆍ제조 허브로, EUㆍ동북아는 고급 자본재ㆍ기술ㆍ규범 거점으로 차별화된 역할이 강화되는 방향을 제시하였다. 또한 생산거점형 국가 중 일부는 공급ㆍ인프라 기능을 추가로 확보하며 복합거점형으로 이동할 수 있고, 인프라 선도형ㆍ잠재거점형으로 분류되는 일부 중동ㆍ아프리카ㆍ중남미 국가는 자원 개발ㆍ제조 진출과 결합하여 새로운 생산ㆍ공급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음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한국이 중국의 해외 네트워크 재편을 ‘진출 확대 여부’가 아니라 ‘유형별 거점 구조 변화’의 관점에서 상시 모니터링하고, 그 변화 속에서 한국의 생산ㆍ공급ㆍ인프라 전략을 거점별로 재배치하는 등 ‘글로벌 생산ㆍ공급거점 전략’을 정교화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아세안에서는 가치사슬상 역할(완성ㆍ부품ㆍ장비ㆍ소재)과 현지 규제ㆍ갈등 요인을 결합한 맞춤형 진출 전략이 중요하며, 중남미에서는 자원ㆍ에너지 협력과 제조ㆍ시장 접근을 연계하되 프로젝트 기반 리스크 관리 체계의 고도화가 요구된다. EU에서는 규범ㆍ경제안보 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규범 준수, 기술ㆍ데이터ㆍ공급망 투명성 등)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된다. 나아가 대외도급공사와 BRI의 결합이 강화되는 환경에서 인프라ㆍ산업단지ㆍ에너지 프로젝트와 연계된 네트워크 경쟁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공공ㆍ민간의 연계를 통해 정보ㆍ리스크ㆍ분쟁 대응 역량을 제도화하고, 기업의 현지 운영ㆍ협력 모델을 고도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
통상조약법의 발전방향에 관한 연구
제1장 서론 제1절 연구배경 및 목적 2012년 제정된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이하 「통상조약법」)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통상조약 체결 과정에서 드러난 절차적 투명성 부족과 국민적 참여 미흡 문제를 개선..
권현호 외 발간일 2026.01.29
FTA, 경제개방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배경 및 목적
2. 연구내용 및 한계
제2장 통상조약법의 체결목적 및 연혁
1. 입법배경 및 목적
2. 입법 과정의 주요 쟁점
3. 평가 및 시사점
제3장 주요국 통상조약 체결 및 이행제도
1. 미국
2. EU
3. 일본
4. 중국
제4장 통상조약법의 주요 내용 및 운용사례
1. 통상조약법의 주요 내용 분석
2. 운용사례 및 평가
제5장 통상조약법의 쟁점 및 개선 방안
1. 통상조약 정의에 관한 문제
2. 통상협상 및 정책 수립 과정
3. 법 이행 및 평가 단계
4. 기타 통상조약법의 고려사항
제6장 결론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제1장 서론닫기
제1절 연구배경 및 목적
2012년 제정된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이하 「통상조약법」)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통상조약 체결 과정에서 드러난 절차적 투명성 부족과 국민적 참여 미흡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당시 정부의 통상교섭이 소위 밀실행정으로 불투명하게 이루어져 협정문이 최종 서명된 후에야 공개되는 등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문제의식하에 「통상조약법」은 협상 개시부터 이행 후 평가까지 전 과정의 절차를 투명화하고 법적 지침을 마련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제도화함으로써 향후 통상조약 체결·이행을 보다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진행하기 위한 기반으로 도입되었다.
「통상조약법」 제정은 단순한 법적 절차의 정비를 넘어, 대형 FTA 협상 과정에서 축적된 국민적·의회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대응책이었다. 통상정책 결정이 더 이상 행정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민경제와 국민생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영역으로 인식되면서, 정책의 민주적 정당성 확보와 공공 참여의 확대 요구가 높아졌다. 즉 「통상조약법」은 낮아진 공공 신뢰도를 회복하고 통상정책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려는 시도의 일환이었다. 다만 법 시행 후 실제 운영 과정에서 절차의 형식화로 법 취지가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기술 발전과 급속한 환경 변화 속에 여러 이해관계자가 법 해석과 이행의 측면에서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는 등 다음과 같은 제도적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첫째, 적용 대상의 한계로, 「통상조약법」은 포괄적 시장개방을 목적으로 하거나 국민경제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조약만을 통상조약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통상, 공급망, 환경·노동 등 새로운 통상 이슈를 다루는 협정들은 전통적인 시장개방과 거리가 있음에도 국가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유형의 조약들은 현행 「통상조약법」의 정의에 포괄되지 않아 국회의 동의나 공론화 등 민주적 절차의 사각지대에 놓일 우려가 제기된다. 결국 법률이 현실의 통상환경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민주적 통제와 정책 대응력의 약화라는 문제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둘째, 국회의 역할 제한과 관련하여 소위 민주적 정당성 문제가 제기된다. 「통상조약법」은 조약 체결 전 국회에 협상 계획과 결과를 보고하도록 규정하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보고가 형식적인 절차에 그쳐 국회의 의견이 협상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한-미 FTA나 한-중 FTA 등 대형 통상협정 협상에서도 국회가 과정과 결과에 제대로 관여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으며, 이는 정부의 독선적 밀실협상의 산물로 지적되었다. 일각에서는 국회의 전문성 부족이나 이해관계 상충으로 인한 과도한 개입이 협상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현실적 한계를 거론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중대한 통상정책 결정의 민주적 정당성을 위해 국회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다. 결국 국회의 통상조약 협상 관여 문제는 민주적 통제 확보 대 협상 효율성 극대화 사이의 근본적인 긴장에서 불거진 사안으로, 단순한 권한 확대를 넘어 전문성 강화와 행정부-입법부 간 협력체제 구축 등 실질적 통제 구현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드러낸다.
셋째, 협상 과정의 투명성 부족 문제도 제기된다. 통상협상 및 체결 과정에서 정보 비공개 관행은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되었다. 물론 협상의 모든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겠지만, 어떤 정보를 누구에게 언제 얼마나 공개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과 제도가 미흡한 상황이다. 현행법은 협상 전 공청회 개최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절차를 명시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단편적·형식적 절차에 그쳐 시민사회가 협상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거나 감시할 통로가 부족하며, 수렴된 의견을 협상에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장치도 미약하다. 그 결과 중요한 정보가 협상 후에야 공개되거나, 한-미 FTA 협정문 번역 오류 논란과 같이 투명성 문제가 불거진 사례도 있었다. 결국 통상조약 체결 과정에서 누구에게 어떤 정보를 어떻게 공개하고, 이해관계자의 실질적 참여를 어떻게 보장할지를 아우르는 복합적인 투명성 문제가 대두되며, 이는 협정문의 단순 공개를 넘어 제도적 참여 메커니즘의 강화와 국민신뢰의 확보 측면에서 중요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넷째, 체결된 통상조약의 이행과 국내제도의 정합성 문제가 나타난다. 「통상조약법」은 발효 후 10년 이내의 통상조약에 대해 경제적 효과와 피해산업 지원대책의 실효성 등을 평가하여 국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발효 이후에도 상당 기간 사후평가를 법제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통상조약의 국내이행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입법절차와의 연계를 강화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현행 법률은 이행평가 조항 외에 구체적인 이행지원 근거가 미비하여, 실제 협정이행 과정에서 부처간 조율이나 보완 입법 등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통상조약 이행의 영향은 전국에 미치지만, 지방정부나 중소기업은 대응 역량이 부족하여 조약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거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통상조약 체결·이행 과정에서 지방정부 및 중소기업 등 취약 주체에 대한 지원과 의견수렴 구조를 강화하고, 중앙-지방 및 정부-민간 간 유기적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할 필요성이 강조된다. 이는 국제법적 의무이행을 넘어, 통상조약 이행에 따른 국내산업 영향의 관리와 사회적 형평성의 확보까지 고려해야 하는 과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본 연구는 급변하는 국제통상환경에서 대한민국 통상정책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통상조약 체결·이행 절차의 정당성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현행 「통상조약법」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궁극적으로 앞서 언급된 「통상조약법」의 한계를 심층적으로 평가하고 이에 대한 실질적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데 연구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본 연구는 「통상조약법」 개선을 위한 정책방향을 다음 네 가지 측면에서 모색하고자 한다.
첫째, 「통상조약법」의 제도적 정합성 제고이다. 우선 「통상조약법」의 기본 구조와 핵심 조항을 면밀히 검토하여 부족한 부분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제도적 완성도를 높이는 개선방향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통상조약법」이 점차 복잡해지는 국제통상질서에 부합하고 미래통상환경의 변화에도 유연하고 견고하게 대응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갖추도록 한다. 다시 말해, 법률이 현시점의 통상환경에 고정되지 않고 새로운 형태의 통상규범도 포괄할 수 있는 ‘진화하는 법률’로 기능하도록 개편을 모색한다.
둘째, 조약 체결 과정의 민주적 정당성 및 투명성 강화 방안의 모색이다. 국가 경제주권에 영향을 미치는 통상조약에 대한 국민적 동의와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회의 통상협상 보고·심의 권한을 실질화하고 시민사회 의견수렴 절차를 제도화하는 한편 정보의 공개 범위 확대 등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렇듯 협상 이전 단계부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참여형 통상협상 모델을 지향함으로써, 정부-국회-시민사회 간 정보 공유를 통한 신뢰 구축과 국민적 수용성 제고를 도모한다. 이를 통해 통상정책 결정 과정 전반에 걸쳐 절차적 민주주의를 강화하면서도, 국가이익과 협상기밀의 균형점을 찾는 현실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고자 한다.
셋째, 통상조약 이행절차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통상조약의 효과가 국내에서 제대로 실현되도록 국내이행 시스템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한다. 이에 따라 부처간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관련 입법을 적시에 추진하며, 이행 사후평가 메커니즘을 강화하는 등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한다. 아울러 지방정부와 중소기업 등 이행 역량이 취약한 주체에 대한 지원체계를 구축하여 협정이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정책 효과의 전국적 공유를 도모한다. 이러한 개선을 통해 국제적 의무의 이행을 넘어 통상조약으로 인한 국내 경제·사회적 영향을 관리하고, 통상정책의 실질적인 수용성과 공정성을 높이고자 한다.
넷째,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법적 기반의 강화를 모색한다. 디지털 무역, 기후변화, 공급망 재편 등 신(新)통상 이슈의 부상에 대비하여 「통상조약법」의 확장성과 대응력을 강화한다. 또한 우리 「통상조약법」의 국제적 정합성을 확보하고, 예측성을 지니면서도 안정적으로 통상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개선방향을 모색한다. 이를 통해 「통상조약법」이 단순한 절차법을 넘어 국가통상전략과 경제안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으로 기능하도록 함으로써, 변화하는 통상환경에서 국익을 극대화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법제도의 정비를 지향한다.
제2절 연구내용 및 한계
이러한 연구방향에 따라 본 연구는 현행 「통상조약법」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검토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를 위해 제2장에서는 「통상조약법」을 제정하게 된 배경과 제정 당시의 논의 과정을 검토한다. 그리고 법제정 이후 제기되었던 다양한 쟁점들을 소개함으로써 「통상조약법」이 추구하는 근본적인 목적과 향후 분석의 대상이 되는 다양한 법적 쟁점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제3장은 주요 국가들의 통상조약 체결 및 이행 제도를 검토한다. 즉 우리나라의 「통상조약법」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미국이나 EU의 관련 법제도를 분석함으로써 우리나라 법제도의 장단점을 파악하고자 시도한다. 한편 제4장과 제5장에서는 「통상조약법」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직접 다룬다. 우선 제4장에서는 현행 「통상조약법」의 주요 내용을 검토하고, 동법을 적용하여 운용한 실제 사례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우선 「통상조약법」의 핵심 조항들을 통상조약의 교섭, 체결, 비준, 발효 및 이행의 전 단계별로 면밀히 분석한다. 그리고 제5장에서는 앞선 분석 결과를 토대로 현행 「통상조약법」의 핵심 쟁점들을 다면적으로 다루는 동시에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제6장에서는 앞선 분석 결과를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통상조약법」의 발전방향에 대한 최종적인 정책 제언을 제시한다.
이러한 연구를 수행함에 있어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제한을 갖는다. 우선 방법론적으로 본 연구는 객관적인 문헌분석에 기초한다. 또한 그동안 체결한 주요 통상조약의 체결 과정을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 인터뷰 등을 수행한다. 본 연구가 문헌분석, 실증분석, 사례연구 및 전문가 활용이라는 다각적인 방법을 채택한 것은 통상법 연구가 단순한 이론적 논의를 넘어 실제 정책 수립에 기여해야 한다는 실용적 목표를 반영하기 위함이다. 다만 본 연구에 사용되는 자료의 경우 통상협상의 특성상 비공개 정보가 많고, 실제 운용사례에 대한 자료의 경우는 접근성이 제한적일 수 있어 실증분석의 깊이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더욱이 미래 통상환경의 변화는 예측 불가능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발전방향이 모든 미래 상황에 완벽하게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한계가 있음에도 본 연구는 현행 「통상조약법」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유의미한 정책적·학술적 기반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제2장 통상조약법의 체결목적 및 연혁
제1절 입법배경 및 목적
「대한민국 헌법」 제6조 제1항은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라고 규정한다. 즉 조약이 법률과 동일한 구속력을 지닌다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 운영에서는 이 원칙이 절차적 통제와 견제라는 헌법정신을 온전히 구현하지 못했다. 과거 체결된 다수의 조약이 국회의 동의 없이 비준되었고, 동의를 거쳤더라도 이미 협상이 마무리된 다음에 형식적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통상조약은 단순한 관세 조정에 그치지 않는다. 통상조약은 산업정책, 환경기준, 보건제도, 사법절차 등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규범을 포함하며 그 영향력은 법률 못지않다. 그럼에도 국회가 내용을 실질적으로 수정하거나 대안을 제시할 통로는 사실상 막혀 있었다. 정보의 비공개 관행과 협상의 독점구조가 맞물리면서, 국민주권과 권력분립이라는 원칙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런 배경에서 협상 개시부터 이행에 이르는 전 과정을 투명하게 만들고,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별도의 절차법 제정 요구가 커졌다.
「통상조약법」은 대통령의 조약체결권한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실질화하고, 협상 전·중·후 단계에서의 국회보고와 공청회 개최, 정보공개를 의무화한다. 이를 통해 절차적 정당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고, 정부·국회·민간이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동의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통상정책 운영을 목표로 한다.
제2절 입법 과정의 주요 쟁점
현대의 통상조약은 WTO 협정, 자유무역협정, 투자협정 등 다양한 형태로 체결되며, 국가정책의 경계선을 다시 그린다. 예컨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서는 쌀 시장개방을 둘러싸고 격렬한 반대 여론이 일었다. 정부는 충분한 사전검토 없이 양보안을 내놓았고, 그 결과 쌀 가격 하락과 농가의 소득 감소 현상이 이어졌다.
한-칠레 FTA 체결 당시에는 주요 과수품목의 피해 우려가 컸다. 그러나 정부의 피해 추산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고, 협상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밀실협상’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한-미 FTA에서는 농축산물 개방과 함께 ISDS 제도 도입이 논란이 되었으며, 미국 중심의 통상정책이 국내산업 구조에 부담을 주었다. 게다가 한-유럽 연합 자유무역협정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로 노동 분야까지 분쟁이 확산하면서, 통상이 무역을 넘어 사회·노동 정책까지 파급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통상조약 절차에는 몇 가지 고질적 문제가 있었다. 협상 과정은 불투명했고, 정부는 핵심 정보를 제한적으로만 공개했다. 소위 ‘고시류 조약’을 활용해 국회의 동의를 건너뛰는 사례도 있었으며, 국회 동의의 대상이 되는 조약 범위 자체가 모호해 행정부 재량이 과도하게 넓었다. 절차 규정은 여러 법령에 흩어져 있었고, 부처별 관행에 따라 운영되다 보니 일관성이 떨어졌다. 이처럼 제도와 운영 모두에서 구멍이 있었고, 이는 국내 법체계와 국제규범 간의 충돌 위험을 높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체결된 「통상조약법」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나타낸다. 첫째, 국회 동의권의 범위와 관련하여 협상개시 전 동의를 의무화하는 방안은 외교교섭의 신속성을 해칠 우려가 있어 채택되지 않았다. 대신 협상의 개시·경과·결과를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최종 단계에서 헌법상 동의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둘째, 조약의 국내효력 시점에 대하여 국회의 이행법률 제정 이후 발효하도록 하는 규정은 헌법상 일원론 체계와 맞지 않아 삭제되었다. 대신 발효 전에 필요한 이행입법을 신속히 처리하도록 절차를 보완했다. 셋째, 통상조약의 정의와 범위에 있어 재정 부담이나 국민의 권리·의무에 중대한 변동을 초래하는 경우는 원칙적으로 동의 대상에 포함하되, 집행 성격의 합의는 보고로 갈음하도록 범위를 조정했다. 넷째, 정보공개와 국가기밀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규정하되, 국가안보·전략상 필요가 있을 때만 예외를 인정했다. 그럼에도 국회가 요청하면 조건부로 자료를 제공하도록 했다. 다섯째, 전문가와 직능대표가 함께 참여하는 민간자문위원회를 상설 자문기구로 두어, 협상 의제별 의견을 수렴하고 공개하는 절차를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산업영향평가와 국내대책과 관련하여 사전·중간·사후의 세 단계 평가를 거쳐, 피해 우려가 큰 부문에는 전환 지원과 경쟁력 강화 대책을 포함한 보완 조치를 마련하도록 했다.
제3절 평가 및 시사점
「통상조약법」은 국민주권과 대의제 원리를 절차 속에 구현하며, 국회 동의권의 실질적 위상을 높였다. 또한 정보 접근과 심의 지원장치를 마련하여 민주적 통제와 외교 효율성 간 균형을 모색한 점이 의의로 평가된다. 다만 절차가 형식에 그치지 않도록 심의의 실효성을 높이고, 국회-정부 간 협력 구조를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향후 통상정책의 중장기전략을 법제화하고, 무역 외 영역의 중요 조약에도 이와 유사한 민주적 통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제3장 주요국 통상조약 체결 및 이행제도
제1절 미국
미국의 통상조약 체결절차와 권한 구조는 헌법과 연방법률에 근거하여 대통령과 의회가 상호견제와 협력을 통해 분담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미국 헌법」 제1조 제8절은 의회에 외국과의 통상규제권(Commerce Clause)을 부여하여 관세, 수입규제, 무역정책 전반에 대한 입법권이 국회에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동시에 제2조 제2절은 대통령이 상원의 ‘출석의원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 조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외교·통상 협정 체결에 있어 행정부와 입법부 간의 공동책임 구조를 마련하였다. 이러한 헌법 조항에 따라 미국은 역사적으로 전통적인 조약(treaty) 절차를 활용해 왔으나, 냉전기 이후 특히 20세기 후반부터는 다수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의회승인협정’(Congressional-Executive Agreement)의 형식으로 체결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 방식은 양원 모두에서 과반수 찬성만으로 발효할 수 있어, 상원의 초다수 동의를 요구하는 전통적 조약보다 정치적으로 유연하고 신속히 처리하기에도 유리하다. 또한 대통령이 의회의 사전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체결할 수 있는 ‘단독행정협정’(Sole Executive Agreement)도 존재하는데, 이는 주로 방위협력, 기밀정보 교환, 군사주둔지 운영, 특정 외교적 합의 등 한정된 분야에서 활용되며 무역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드물게 쓰인다.
「1974년 무역법」(Trade Act of 1974)은 미국 통상정책에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이 법은 대통령에게 일정 기간 무역협정 협상 권한을 위임하고, 해당 협정을 의회에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통상촉진권한’(Trade Promotion Authority: TPA) 제도의 법적 토대를 제공하였다. TPA 절차에 따르면, 행정부는 협상 개시 최소 90일 전에 의회와 관련 상임위원회에 서면으로 통보하고, 협상의 목표와 주요 쟁점을 공개해야 한다. 협상 과정에서도 행정부는 의회와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체결 후에는 협정문과 함께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한다. 의회는 TPA 절차하에서 해당 법안을 수정 없이 찬성 또는 반대 표결만 할 수 있으며, 이는 행정부가 협상한 협정의 내용이 국내정치 과정에서 변형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TPA는 일몰 규정에 따라 2021년 7월 만료되었고, 이후 현재까지 갱신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TPA 없이 대통령 권한을 활용하여 협정을 체결하고, 의회가 사후입법을 통해 이를 승인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23년 미-일 핵심광물협정, 미-일 디지털 무역협정, 미-대만 21세기 무역 이니셔티브 등이 있다. 이러한 방식은 정치적으로 빠른 대응을 가능하게 하지만, 의회의 정치적 상황이나 입법 일정에 따라 발효가 지연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또한 미국에서는 체결된 조약이 국내법에서 곧바로 효력을 갖는지 그 여부에 따라 ‘자기집행적’(self-executing) 조약과 ‘비자기집행적’(non-self-executing) 조약으로 구분한다. 자기집행적 조약은 별도의 국내입법 없이 바로 법원 등에서 적용될 수 있지만, 비자기집행적 조약은 반드시 별도의 이행입법을 거쳐야 국내법상 권리·의무를 발생시킨다. 대다수의 FTA는 비자기집행적 조약에 해당하므로 연방의회가 관세법, 무역법, 관련 규제법령을 개정·제정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자기집행성 판단은 조약 문언의 구체성과 명확성, 당사국의 의도, 미국 헌법의 구조, 그리고 관련 판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한다. 예를 들어 문언이 직접적이고 완결적인 법적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면 자기집행적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미국은 대통령과 의회가 협정 체결 과정에서 더욱 유연하고 다층적으로 권한을 나누어 갖는 배분 구조로 되어 있으며, 협정 형식도 전통적인 조약, 의회승인협정, 단독행정협정 등 다양하게 운용된다. 반면 한국은 「대한민국 헌법」 제60조에 따라 ‘통상조약’을 국회의 동의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어, 대통령의 협상 권한에 대해 입법부가 사전·사후적으로 강한 통제권을 행사한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로 인해 미국은 TPA를 활용할 경우 협정을 신속히 발효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제도가 부재한 시기에는 입법절차가 길어지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이중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양국의 제도 차이는 통상협정의 추진 속도, 협상전략, 그리고 국내정치의 영향력 측면에서 뚜렷한 대비를 보인다.
제2절 EU
EU는 미국이나 우리나라와 같이 별도의 독자적인 통상조약법과 같은 통상 분야 조약 체결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다만 EU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에 대응해 ‘개방적 전략적 자율성’을 채택하고, 협력과 독자적 행동 능력을 병행하는 통상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EU의 경우, 통상조약 체결의 법적 기반은 「유럽연합기능조약」(TFEU) 제3조와 제207조에 두고 공동통상정책을 EU의 배타적 권한으로 규정하며, 「리스본 조약」 이후 서비스 무역, TRIPS, 외국인직접투자(FDI)까지 범위를 확대하여 의회의 공동결정 권한을 강화하고 있다. 협정의 체결은 범위 조사, 협상 위임, 협상진행, 합의·비준, 적용·발효의 5단계로 진행되며, 혼합협정은 회원국 개별 비준이 병행되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ECJ 싱가포르 의견을 통해 투자보호와 ISDS가 혼합영역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최근 FTA와 투자보호 관련 부분을 분리하는 EU-only 모델이 활용되고 있다.
EU 내에서 통상조약의 체결에 관여하는 주요 참여기관으로는 집행위원회, EU 이사회, 유럽의회가 있으며, 각기 기획·협상, 권한 승인·비준, 감시·동의 기능을 수행하고, 일반입법절차를 통해 통상 이행체계를 공동결정한다. 발효된 협정은 EU-only의 경우 「EU법」에 즉시 통합되며, 혼합협정은 각국의 국내 절차를 거쳐 법·행정조치로 도입된다.
한편 통상조약의 이행 및 집행의 측면에서 EU는 무역집행규정 개정을 통해 WTO 등에서 분쟁해결이 완료되기 이전이라도 맞대응이 가능해지고, 적용 범위도 서비스 무역, 지재권, ‘무역 및 지속가능한 발전’(TSD) 분야로 확대되었다. 또한 연례 이행·집행보고서로 활용률, 장벽 해소, 분쟁·이행 성과를 데이터 기반으로 공개하고, 국내자문단(DAG)을 통한 이해관계자 및 시민사회 감시 장치를 운영하나 영향력의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최고통상집행관(CTEO)과 단일접수창구(SEP)를 마련하여 신고·예비평가·정식조사를 일원화하고 있으며, 기체결된 FTA에서는 국가 간 공동위원회·전문위원회를 통해 정례적으로 이행을 점검하고 논의한다.
또한 무역 방어 및 대응 시스템으로 반덤핑, 반보조금 등 무역방어수단(TDI)을 현대화하고 절차 신속화, 저관세부과원칙(LDR) 유연화, 시장왜곡 접근방지장치 등을 도입하여 집행력을 강화하고 있다. 경제적 강압 대응수단(ACI)은 조사, 촉구, 협의 및 대응의 절차로 관세·수입규제·조달배제를 동원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무역전환 모니터링 태스크포스가 관세감시 데이터에 기초해 위험품목을 선별하고 무역방어수단(TDI) 등의 조치를 연계하고 있다. 이밖에 FDI 심사제도가 안보·공공질서 보호를 위해 EU 및 회원국 간 정보 공유와 조율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EU는 협상 지침·경과의 공개, 의회·시민사회 참여 제도화, 최고통상집행관(CTEO)·단일접수창구(SEP) 중심의 통합 집행, 경제적 강압 대응수단(ACI) 등 경제안보 대응장치, 연례평가를 통해 피드백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은 지침 비공개와 국회 사후동의 중심 체계, 분산된 집행·분쟁 기능, 경제안보 대응법제의 부재, 사후평가의 한계가 있으므로 EU 제도의 절차적 투명성, 참여 확대 방안, 집행·분쟁 통합책, 경제안보수단, 연례평가체계 등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EU의 다층 거버넌스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어 국내 행정환경에 맞춘 선별적 적용이 필요하다.
제3절 일본
일본도 EU와 마찬가지로 통상조약에 특화된 조약 체결 및 이행 절차는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일본의 경우 통상 관련 조약 체결 시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용어보다는 ‘경제연계협정’(EPA)이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경제연계협정은 FTA의 요소에 더해 무역 이외의 분야, 예를 들면 사람의 이동이나 투자, 정부조달, 양자간 협력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협정을 말한다.
일본은 크게 두 가지 기본방침에 따라 경제연계협정을 체결한다. 우선 2004년에 마련된 「향후 경제연계협정의 추진에 관한 기본방침」을 들 수 있다. 경제연계협정 추진의 기본방침은 WTO를 보완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일본의 대외관계 발전 및 경제적 이익 확보에 기여해야 하며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경제연계를 추진한다는 일본의 기본입장이 내재되어 있다. 다음으로는 2010년 11월에 채택된 「포괄적 경제연계에 관한 기본방침」 등에 따라 경제적 관점, 나아가 외교전략상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한 후 경제연계협정의 체결을 포함한 경제연계 관계의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통상조약 체결과 관련해서 2004년 및 2010년에 관련 기본방침을 마련해 두었지만, 통상조약의 체결과 관련된 절차 및 그 이행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즉 일본에는 우리나라의 「통상조약법」과 같은 국내법이 존재하지 않으며, 일본의 협상 과정에서 절차란 과거의 협상으로부터 경험칙으로 축적된 것으로서 구체적인 규정에 따른 절차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통상조약의 체결 및 이행과 관련된 내용은 일반적인 조약의 체결 및 이행과 다르지 않다.
일본정부는 대외적으로 맺은 여러 문서 중 국회의 승인을 요한다고 판단되는 사례를 국회승인조약으로 국회에 제출한다. 그러나 전후 「일본 헌법」에서는 국회승인조약의 범위에 대해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이에 1974년 오히라 마사요시 외무대신이 ‘국회승인조약의 판단기준’에 대하여 보고하면서, 일명 ‘오히라 3원칙’이라는 것이 국제승인조약의 판단기준으로 정착하게 된다. 이 오히라 3원칙 중에서 법률사항을 포함하는 것으로서 국제약속의 체결로 인하여 새로운 입법조치가 필요한 경우 국회승인을 요하는데, 통상조약인 경제연계협정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따라서 일본이 맺는 경제연계협정은 국회승인이 필요한 조약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경제연계협정의 체결로 인해 국내적으로 새로운 입법 조치가 필요해지므로, 국회승인조약의 이행을 위한 국내법의 정비도 함께 이루어진다. 따라서 국회에는 조약뿐만 아니라 그 국내담보법안도 함께 제출되어야 한다. 국내담보법안은 신규 법률안 또는 기존 법률의 개정안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법을 일반적으로 ‘국내담보법’이라는 명칭으로 부른다.
일본에서는 국회승인조약을 체결하는 경우, 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국내담보법을 완전히 정비한다는 입법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따라서 실무적으로는 조약의 체결과 이행이 동시에 병행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통상조약과 국내이행법의 정합성을 고려하는 측면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제4절 중국
중국도 미국 이외에 앞서 분석한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통상조약에 대한 별도의 조약 체결 제도가 없어 일반적인 제도가 그대로 적용된다. 다만 중국은 조약의 체결과 관련하여 비준 관련 내용이 다소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즉 전통적으로 비준은 정부에 대한 감독의 성격을 띠는 입법기관이 맡은 추후의 절차인 데 반해, 중국은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와 중앙정부인 국무원이 모두 비준의 권한을 갖는다. 다만 양자가 비준하는 조약의 범위에는 차이가 있으며 국무원의 비준에 대해서는 ‘핵준’이라는 별도의 용어를 사용한다. 그럼에도 규정상 양자가 비준하는 범위에는 일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물론 조약의 국내발효를 위해서 어떠한 기관이 비준하는지는 해당 국가의 권한임이 분명하다.
중국은 통상조약의 이행에 대해 WTO 협정은 간접적용, FTA는 직접적용의 형태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고인민법원의 사법해석에 의하면 무역협정은 직접적용이 아닌 간접적용의 대상으로서 국내법으로의 수용을 거쳐, 다시 말해 국내적으로 입법 과정을 거쳐 국내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규정하므로 FTA를 포함한 모든 통상조약은 간접적용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관행을 살펴보면 FTA에 대한 국내입법의 부재, FTA마다 이행입법을 제정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이유 등에서 FTA는 직접적용된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지닌다. 따라서 WTO 가입을 배경으로 제정된, 앞서 언급한 최고인민법원의 사법해석에 대해서는 그 범위를 제한하는 수정작업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한편 통상조약의 이행과 관련하여 국무원에서 국내 무역정책규정과 통상조약의 일치성을 판단하도록 한 제도는 통상조약을 최대한 이행하고자 하는 중국정부의 노력을 반영한 시도로 보인다. 국무원은 다른 국가의 통상조약 합치 여부에 관한 판단의 기능도 담당하고 있다.
제4장 통상조약법의 주요 내용 및 운용사례
제1절 통상조약법의 주요 내용 분석
제1절에서는 통상협정 협상 전·중·후 전 과정에서 「통상조약법」의 구조적 의의를 설명하며, 민주적 통제와 투명성을 제고하고 이행평가를 보장하는 개선방향을 논의하였다.
협상개시 전의 절차에는 공청회 개최, 통상조약체결계획 보고, 경제적 타당성 검토가 포함된다. 공청회는 국민참여를 제도화한 중요한 민주적 통제 장치로 평가되지만, 형식적 운영과 정보 비공개라는 한계가 있으며, 이에 따라 사전 자료 공개나 피해산업 대표 발언 보장, 온라인 병행 진행과 의견 반영서 공개 등 최소 운영요건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통상조약체결계획 보고는 국회의 사전관여를 제도화해 투명성을 높였으나, 보고의 내용·시기가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형식화할 우려가 있다. 이에 공청회 결과와 경제적 타당성 검토를 연계하여 보고하도록 표준화하고, 미국 TPA처럼 협상 목표와 쟁점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경제적 타당성 검토는 협상 정당성과 국민설득의 기반을 제공하지만, 정부 주도 분석으로 편향 가능성이 있고, 환경·노동 등 지속가능성 요소나 정책 반영의 구속력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어 독립적 평가기구의 참여 확대, 다차원적 평가 도입, 국회보고·공개 의무의 강화가 필요하다.
협상 단계에서는 국회보고와 의견 제시가 핵심이다. 이는 통상협상 과정에서 국회의 정보 접근과 의견 제시를 제도화한 점에서 한국 통상정책의 민주적 통제장치로 평가할 수 있다. 협상진행 보고에 관해서는 협상안에 주요한 변경이나 국내경제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때 국회에 보고하고 이에 국회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중요한 사항의 범위가 불명확하고 국회 의견 반영의 구속력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국회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데, 가령 협상 전·중·후 단계별 보고체계와 영향평가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통상조약 체결 및 비준 단계의 절차는 영향평가, 협상결과 보고, 국회 비준동의 요청, 설명회 개최로 이루어지며, 이는 협정의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영향평가는 경제적 분석에 치우쳐 환경·사회적 지표가 미흡하고, 정책 반영 의무는 선언적 성격에 그쳐 실효성이 낮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또한 평가 시점이 가서명 이후로 한정되어 재협상 부담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협상 과정 중 예비평가를 병행하는 EU식 다단계 평가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협상결과 보고 역시 개요 수준에 머물러 국회의 실질적 통제 기능이 약하므로, 공청회 개최 및 경제적 타당성 검토와 연계해 보고하고 주요 평가결과를 포함하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국회 비준 과정은 헌법상 정당성을 보장하지만, 자칫 정쟁으로 흐를 위험이 있어 경제·환경 평가결과의 제출 의무와 자문기구 검토절차를 병행하도록 하는 개선안이 요구된다. 설명회 또한 단순 브리핑에 그치지 않도록 전문가·산업계·노동계가 참여하는 쌍방향 토론 구조를 도입해 사회적 수용성과 학습효과를 강화해야 하며, 이를 통해 「통상조약법」이 의도한 민주적 통제와 투명성을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통상조약법」상 이행평가 제도는 발효 후 일정 기간 내 평가보고를 의무화하여 미국·EU와 유사한 수준의 제도적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으나, 그 운영 과정에서 행정 부담, 정보공개 범위 및 평가목적의 한계 등 다양한 쟁점이 드러난다. 첫째, 모든 FTA에 대한 평가 의무가 누적되면서 산업통상부와 연구기관, 국회에 과중한 행정·재정 부담이 예상되므로, 중요도에 따라 평가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거나 표준화된 축약형 모델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둘째, 평가결과 공개는 투명성 확보를 위해 중요하지만, 상대국이 이를 협상 압박의 도구나 분쟁의 증거로 활용할 위험이 있어 합리적 공개 범위의 설정이 요구된다. 셋째, 이행평가는 협정 의무의 충실성 판단이 아니라 국내 파급효과와 보상정책의 적절성 점검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피해 원인이 협정 자체인지 다수 협정 간 상호작용에 따른 것인지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 넷째, 평가 주기를 5년 단위로 단축·정례화하거나 독립 평가기구를 도입해 객관성과 정책 피드백을 높이는 방안이 제시되지만, 행정 부담·재정 문제·정책 일관성 훼손의 우려가 병존한다. 다섯째, 노동·환경·디지털 등 신통상 의제를 포함한 포괄적 평가체계로 확장하고, 국회보고와 청문회 권고권을 연계하는 제도화를 통해 민주적 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 특히 한–EU FTA 국내자문단(DAG) 모델은 시민사회·노동계·산업계가 참여해 이행을 모니터링하는 장치로서 한국형 제도에 참고점이 되며, 인력·예산 부담을 고려할 때 분기별 소규모 패널 운영이나 온라인 의견창구 설치, 한시적 태스크포스 편성 등 경량 참여기제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종합하면 이행평가 제도는 제도적 투명성과 사회적 정당성을 높이는 핵심장치이지만, 현실적 부담을 고려한 합리적 범위 설정과 민주적 통제 강화 간 균형 유지가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제도의 민주성과 정책 정당성을 높이고 국제규범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제2절 운용사례 및 평가
한국의 통상조약은 과거 한–칠레 FTA, 한–미 FTA, 한–EU FTA를 거치며 절차적 투명성과 민주적 정당성 확보의 필요성이 두드러졌고, 이를 제도화한 결과가 「통상조약법」의 제정이라 할 수 있다. 한–칠레 FTA에서는 농업 피해의 우려가 있음에도 사전분석과 공청회 개최가 형식적으로만 진행되어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었고, 이는 향후 국회 정보권의 강화와 영향평가 제도 설립의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한–미 FTA 협상은 경제적 효과가 강조되었으나 밀실협상 논란, 정보 비공개, 촛불시위로 대표되는 사회적 반발을 초래하며 절차적 신뢰 부족의 문제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로 남았다. 한–EU FTA 역시 경제효과 분석의 격차, 한글본 번역 오류 논란 등이 절차적 정당성 논의를 불러왔고, 특히 발효 이후 노동·환경·인권 문제가 분쟁절차로 비화하면서 무역협정이 심화된 협정(deep agreement)으로 진화하는 흐름을 보여주었다. 2012년 7월 18일 「통상조약법」이 발효된 이후 동법의 초기 적용 사례로는 한–미 FTA 개정협상이 있다.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 정부는 동법에 따라 경제적 타당성 검토, 공청회 개최, 국회보고 의무를 수행하였고 국회는 개정의정서를 비준했다. 그러나 실제 공청회와 국회보고는 형식적 수준에 머물렀고, 국회의 실질적 의견 제시와 이행평가 제도는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지적되었다. 또한 한–인도 CEPA, 한–칠레 FTA 개선협상 등에서도 새로운 의무와 시장개방 효과를 동반했지만, 법에 명문 규정이 없어 해석에 의존해야 하는 불확실성이 드러났다. 이는 개정·개선 협정에도 명시적 절차 규정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신통상 의제 협정인 DEPA와 IPEF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였다. DEPA는 세계 최초의 디지털 무역협정으로 데이터 이동, 인공지능, 전자결제 등 새로운 의무를 포함하지만, 관세인하가 없어 「통상조약법」상의 전형적 절차(공청회 개최, 국회보고, 영향평가)가 축약적으로만 적용되었다. 「IPEF 공급망 협정」도 관세인하 없이 경제안보협력과 상설기구 설치를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나, 정부는 이를 「통상조약법」 대상이 아니라고 보아 국회보고나 영향평가절차를 생략하였다. 그러나 협정은 국제법상 조약으로 발효되어 국내효력이 발생했고, 이후 공급망위원회, 위기대응네트워크, 노동력개발네트워크 등 이행기구 설치와 한국의 의장국 역할이 뒤따르며 행정부에 반복적으로 의무를 부여하였다. 이 과정에서 「통상조약법」 절차와 국제조약 이행 간에 괴리가 발생했으며, 국회보고와 이행평가의 제도화가 과제로 남았다.
평가하면 「통상조약법」은 공청회 개최, 경제적 타당성 검토, 국회보고 등을 제도화하여 과거의 불투명성과 사회적 갈등을 개선하는 진전을 이뤘다. 그러나 공청회의 형식적 운영, 국회 의견 제시와 설명회의 실효성 부족, 이행평가의 장기화 등은 여전히 한계로 남았다. 특히 신통상 의제 협정은 「통상조약법」 적용의 공백을 드러내며, 동법의 정의 규정과 절차 범위를 보완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에 따라 첫째, 경제안보형 협정(공급망, 디지털, 청정경제 등)도 통상조약에 포함하여, 사전영향평가나 국회보고 등 최소 절차가 작동하도록 정의 규정을 보완하는 「통상조약법」 적용 범위의 개정이 필요하다. 둘째, 모든 협정에 동일한 절차를 강제하기보다는 절차 트리거 제도를 도입해 일정한 정도의 경제·사회적 영향이 예상되는 경우에만 축약형 절차(설명자료 공개, 전문가·업계 의견 청취, 국회보고)를 자동 가동하는 방식을 설계할 수 있다. 셋째, 발효 이후 이행평가와 국회보고의 정례화가 필요하다. 특히 상설위원회 등이 포함된 협정은 국회의 통제와 후속 평가체계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제5장 통상조약법의 쟁점 및 개선방안
제1절 통상조약 정의에 관한 문제
「통상조약법」은 ‘통상조약’을 가리켜 WTO나 FTA와 같은 포괄적 대외 시장개방을 목적으로 하되 동시에 「대한민국 헌법」 제60조 제1항에 따른 국회 비준동의 대상인 조약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는 지나치게 협소하여 실제로 통상 관련 협정의 상당수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있다. 특히 ‘포괄적 대외 시장개방’의 의미가 모호해 특정 산업 분야를 다루는 협정이나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협정조차 「통상조약법」의 적용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국민경제에 중요한 영향’이라는 판단기준 역시 추상적이고 주관적이어서, 디지털 무역협정이나 공급망 협정과 같이 새로운 형태의 협정이 그 대상인지 불명확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나아가 미국이 최근 각국과 체결하는 무역합의처럼 공동성명, 국내 행정명령 등 비구속적 형식을 취하는 경우, 시장접근 확대나 규범적 효과가 있더라도 법률상 통상조약으로 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불명확성은 향후 디지털 통상, 공급망 협력 등 새로운 통상 의제의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에 따라 정의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포괄적 대외 시장개방’이라는 협소한 기준 대신, 경제·통상 분야에서 국민경제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합의 전반을 포함하도록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 또한 「대한민국 헌법」 제60조 제1항상 국회동의 요건과의 연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디지털 무역협정, 공급망 협정 등 새로운 유형의 합의도 포함할 수 있도록 「통상조약법」상 정의를 재설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개정을 통해 「통상조약법」의 적용 범위를 현실에 맞게 확장하여, 향후 다양한 형태의 무역·통상 합의에 대해 국회와 국민의 참여, 투명성, 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제2절 통상협상 및 정책 수립 과정
현행 통상정책 수립 및 협상 과정은 산업통상부가 주도적으로 총괄·조정 역할을 맡고 있으나, 대외경제장관회의가 기획재정부 소속으로 운영되면서 부처간 조정 기능이 분산되는 한계가 있다. 통상 문제는 환경·기후, 안보, 외교 등과 긴밀히 연계되는데, 이 과정에서 산업통상부·기후에너지환경부·외교부·농해수부·국방부 등 부처간 이해관계 충돌이 잦아 정책 조율이 지연되는 문제가 나타난다. 따라서 초기 단계부터 다양한 부처가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의사결정 권한을 나눌 수 있는 초부처적 조정 메커니즘의 강화가 필요하다.
국회 차원에서도 현재 통상조약 심사 기능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집중되어 있어 외교·안보·농어업 등 파급효과가 큰 분야별 전문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개정안들은 외교통일위원회, 농해수위원회 등 다른 상임위원회에도 보고하는 것을 의무화하거나, 경제적 타당성 검토 결과를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등 보고·심사 구조의 다원화와 사전검토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통상조약법」에서는 통상조약의 국내 보완정책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한편 2025년부터 시행된 「통상환경변화 대응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은 통상조약 등의 이행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예방하거나 가능한 한 줄이고 통상대응지원업종 경영기업 또는 그 소속 근로자 등이 통상환경의 변화로 인해 입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의 국내대책을 별도로 다룬다. 그런데 이러한 두 법률 사이의 복잡한 구조는 여러 문제를 내포한다. 「통상조약법」에 따른 국내산업 보완, 그리고 「통상환경변화 대응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작업은 불가피하게 일부 중복되거나, 중복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에 영향을 받는 기업이나 산업계에 혼선을 초래할 우려가 없지 않다. 따라서 추후 좀 더 통합적인 법 설계를 고민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제3절 법 이행 및 평가 단계
현행 「통상조약법」은 정보공개, 국회보고, 공청회 개최, 영향평가 등 여러 장치를 통해 국민의 알권리와 정책 투명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협상 상대국의 비공개 요청이나 국익 침해 우려를 폭넓게 인정하여 핵심 내용이 협상 중에는 거의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공청회 역시 개시 전 1회 개최에 그치고, 국민의견제출 제도는 정부의 재량적 수용에 의존해 민간 참여가 형식적 절차에 머무는 한계가 있다. 또한 투명성 강화장치가 주로 협상 전·후 단계에 집중되어 있어 협상 도중의 실시간 정보공유나 이해관계자 참여는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못한다. 이러한 구조는 급변하는 국제통상환경에서 통상정책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 이에 따른 개선방향으로는 첫째, 협상 도중 중요 쟁점 변경이나 조건 변화가 있는 경우 국회와 국민에게 신속히 알리는 중간 공개·중간 평가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둘째, 영향평가가 협상 타결 직전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단계별·분야별 누적형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 셋째, 공청회 개최와 자문절차를 상설화하여 주요 산업단체, 노동·환경단체, 학계 전문가 등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국민의견 제출에 대해서는 정부의 수용 여부와 사유를 반드시 공개하도록 하여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제4절 기타 통상조약법의 고려사항
「통상조약법」 제20조의 상호주의는 상대국의 협정 불이행 시 “상응 조치”를 허용하지만, 어떤 절차·수단·비례성을 기준으로 집행할지 구체성이 부족하여 실효성이 제한된다. 다른 국내법률의 상호주의가 상호적 대우 부여나 조건부 협력인 데 비해, 「통상조약법」은 제재·보복 성격이 있어야 함에도 집행 설계가 빈약하다. 특히 미국 및 EU 등의 경우 협정상 권리침해를 근거로 구체적인 절차 아래 양허정지나 추가관세 조치 등을 운용하는 반면, 우리 법은 그러한 절차적 안전장치와 수단 메뉴의 명시가 미흡한 편이다. 따라서 상호주의 조항은 발동 요건과 비례성 판단, 가용할 만한 대응수단으로의 추가 및 종료, 재검토 절차를 명료화하는 방향으로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동법 제16조~제19조는 경제적 권익 보장, 피해 대응, 남북교역 특수성, 농어업·중소기업 보호 등을 선언하지만, 국제분쟁에서 작동할 구속력 있는 절차나 기준이 결여하여 대외적 효력은 제한적인 편이다. 이에 각 조항은 절차의 구체화를 통해 실효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제6장 결론
대한민국의 「통상조약법」은 2012년 제정 이후 통상정책 결정의 투명성과 민주적 통제를 제도화함으로써 과거 한–미 FTA 체결 당시 불신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 국회보고, 공청회 개최, 경제적 타당성 검토의 절차를 통해 대통령의 조약체결권에 대한 국회의 견제력이 강화되었고, 통상정책이 행정부의 독점 영역에서 국민적 합의기반의 공적 정책으로 전환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 무역, 경제안보 이슈 확산 등 환경 변화 속에서 현행 법제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첫째, 동법의 적용 대상이 ‘시장개방형’ 협정에 한정되어 디지털·공급망·기술 협력 등 새로운 형태의 협정은 법적 사각지대에 있다. 둘째, 국회보고절차가 형식화되어 실질적 의견 개진이 어렵고 상임위원회 간 통합심의가 불가능하다. 셋째, 공청회·자문절차가 형식에 그쳐 국민신뢰를 약화하며, 넷째, 사후평가와 피해산업지원 제도가 분산되어 정책 피드백의 일관성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통상조약법」을 단순한 절차법이 아닌 ‘통상 거버넌스 통합법’으로 발전시킬 필요성을 제시한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절차의 민주성과 외교적 유연성의 조화를 특징으로 하는 ‘균형점 모델’과, 법제 간 정합성과 통합이행체계의 구축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한다.
우선, 균형점 모델은 다음 세 가지 방향을 포함한다. 첫째, ‘법적 포괄성 확대’이다. 즉 「통상조약법」의 적용 범위를 ‘통상조약 등’으로 넓혀 디지털 무역, 공급망, 환경·기술 협정 등도 민주적 통제 아래 두어야 한다. 둘째, ‘절차 트리거 제도의 도입’이다. 이는 협정의 경제적 중요도에 따라 축약형·전면형 절차를 구분하여 행정부의 신속성과 민주주의를 병행하려는 시도이다. 셋째, ‘국회의 실질적 통제 강화’다. 즉 외통위·농해수위·기재위 등 다원적 보고체계와 ‘비공개 협상정보 공유제도’를 도입해 입법부의 협상 영향력을 확대한다. 넷째, 행정부의 책임성 강화를 위해 ‘책임성 보고 조항’을 신설하고, 산업계·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상설 민간자문위원회를 설치함으로써 참여형 거버넌스를 제도화해야 한다.
한편 이행체계의 통합성 강화를 위해서는 첫째, 사후평가–국내대책–입법 간 연계 구조를 명문화하고, 독립평가기구를 설치하며, 기술지원 중심의 피해보완체계를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일본식 ‘조약 병행입법제도’의 도입을 검토하여 비준동의와 국내입법을 동시에 심의함으로써 제도적 공백을 해소하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셋째, EU의 ‘경제적 강압 대응수단(ACI)’을 참고해 상호주의 조항의 실효성을 높이고, 협정 불이행 시 관세인상·양허정지 등 대응절차를 명문화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을 통해 궁극적으로 「통상조약법」은 ‘국가 통상정책의 헌법적 기본법’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즉 협상·비준·이행·피해구제를 포괄하는 통합체계로 재설계하여 정권교체나 조직개편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가능한 통상국가’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법적 포괄성, 절차적 민주주의, 전략적 유연성, 정합적 이행체계, 그리고 국제적 신뢰성 등의 5개 원칙을 제시하였다.
결국 「통상조약법」은 협정절차를 규율하는 행정법을 넘어, 민주성과 전략성을 조화시키는 통상 거버넌스의 헌법적 근간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러한 개혁을 통해 한국은 디지털·공급망·기후·안보 등 복합적인 통상질서 속에서 민주주의와 전략적 통상정책을 조화시키는 선진 통상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
개도국의 공급망실사 대응과제와 국제협력에 대한 시사점
공급망실사는 글로벌 분업체계가 급진전하던 1990년대 들어 ESG 이행, 동등한 경쟁 환경(level playing filed) 조성의 일환으로 출발하였으며, 유럽을 중심으로 제도화되면서 기업의 실질적인 의무 사항으로 발전하였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지정..
김정곤 외 발간일 2026.02.06
공급망, 지속가능발전목표목차국문요약닫기
제 1장서론
1. 연구 배경
2. 연구 목적과 주요 내용
제2장 공급망실사의 발전과정과 개도국에 대한 함의
1. 개도국 공급망 확대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2. 글로벌 규범으로의 발전: UN, OECD, ILO 등 국제기구의 논의
3. 주요국의 공급망실사 제도화 현황 및 특징
4. 요약 및 시사점
제3장 개도국의 공급망실사 대응과제
1. 공급망실사의 경제적 영향
2. 개도국의 도전과제
3. 국제협력 사례
4. 요약 및 시사점
제4장 결론 1. 포스트-2030 시대 공급망실사 국제협력
2. 정책 제언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공급망실사는 글로벌 분업체계가 급진전하던 1990년대 들어 ESG 이행, 동등한 경쟁 환경(level playing filed) 조성의 일환으로 출발하였으며, 유럽을 중심으로 제도화되면서 기업의 실질적인 의무 사항으로 발전하였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공급망실사가 공급망 블록화의 수단으로까지 사용되고 있다. 공급망실사 규제는 실사의무가 부여된 기업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의 공급망 내 협력사들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개도국 기업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국의 대부분 산업의 중간재, 원자재 조달이 개도국 생산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는바, 개도국의 공급망실사 대응 역량 강화는 한국에 중요한 현안이다.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을 이행하는 52개 국가에서 국가연락처(NCP: National Contact Points)를 통해 접수된 고충사항(grievance)에 따르면, 공급망실사 이행이 중요한 현안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인권, 고용,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침 준수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공급망실사 제도는 공급망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하지만 그 이행을 위한 역량은 국가마다 다르며, 이러한 비대칭성은 글로벌 가치사슬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광물 공급망의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와 ESG 리스크가 중첩된 분야로, 공급망실사의 적정한 이행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공급망실사 규제 확산에 따라 개도국 기업들이 직면하게 될 주요한 도전과제는 규범 수용 역량 강화, 실사 시스템 및 인프라 구축, 기업 경쟁력 강화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공급망실사에 적합한 행정절차와 법 적용, 개도국 여건에 맞는 제도 적용, 개도국의 실행력 강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 실사 시스템 및 인프라 구축을 통해 개도국 기업들의 기본적인 실사 대응 조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셋째, 개도국 기업들은 관련 데이터 접근과 실사 프레임워크 탐색에 필요한 기술적 노하우 부족, 엄격한 실사 요구에 따른 자금조달 여건 악화 등에 대응해야 한다. 개도국들은 이러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하고 있으며, 공급망실사와 관련한 국제협력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최근 국제협력은 노동집약적 산업인 의류 및 섬유, 농업 분야와 광물 분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협력 내용은 노동환경 개선 및 최저임금 보장, 인권실사 역량 강화 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광물 분야의 경우 자원 안보적 관점에서의 협력이 부각되고 있다. 공급망실사를 이행하기 위해 개도국의 제도·데이터 인프라 구축, 감독기관 역량 강화, 중소기업 교육·컨설팅, 기술지원 등 종합적인 지원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며, 한국의 전략적 이익,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고려할 때 한국의 개발협력정책은 공급망실사 역량 지원 사업을 한 축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개도국에 대한 공급망실사 협력은 ① 국제 규범 정합성 및 제도 역량 강화 지원, ② 개도국의 공급망 추적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③ 지속가능 경쟁력 및 친환경 생산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어, ODA의 전략적 활용, 통상협정과의 연계성을 도모하는 한편, 국내기업의 공급망실사 이행 지원을 위한 거버넌스 개선 노력 중심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닫기 -
기업 자료를 활용한 한·아세안 가치사슬 분석과 시사점
2020년대 들어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의 정치 불안정 등 지정학적 위험이 증대되면서 글로벌 밸류 체인 재편 압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25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 간의..
이충열 외 발간일 2026.01.13
공급망, 산업정책 ASEAN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및 차별성
제2장 국제 산업공급망/가치사슬 형성 및 기업 협력의 이론적 분석
1. 산업공급망/가치사슬 형성 이론
2. 국제 기업 협력 이론
제3장 아세안 산업/무역의 공급망/가치사슬 분석
1. 아세안 경제 및 산업과 공급망/가치사슬
2. 아세안의 무역과 공급망/가치사슬
제4장 아세안 기업의 공급망/가치사슬
1. 아세안 기업의 특성별 구분
2. 아세안의 상장기업
3. 아세안의 비상장기업
4. 아세안의 기업 활동 종합
제5장 한·아세안 공급망/가치사슬 구축
1. 한국과 아세안 경제/산업/기업의 특성과 공급망/가치사슬
2. 한국과 아세안 공급망/가치사슬 협력의 구조와 정책 방향
참고문헌
부록
1. 제조업 분류 기준
2. 무역지수별 설명 및 결과표
3. 아세안의 무역구조와 생산 분절화 모형 추정
4. 아세안 주요 비상장기업 현황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2020년대 들어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의 정치 불안정 등 지정학적 위험이 증대되면서 글로벌 밸류 체인 재편 압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25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 간의 정치·경제적 갈등은 그동안 중국을 중요한 가치사슬 혹은 공급망으로 활용하였던 우리나라 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주었다. 이때 아세안이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부상하면서 한국과 보다 적극적인 가치사슬 및 공급망 형성 가능성이 부각되었다.닫기
한국과 아세안 간의 국제공급망 및 가치사슬 연구는 크게 (1) 한국과 아세안 국가의 전반적인 산업구조를 분석하고, 양 지역 간의 보완성 및 대체성을 살펴보는 연구와 (2)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의 전반적인 무역 관계를 살펴보는 연구로 구성되었다. 이 연구들이 과거 20년 이상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과 아세안 간 무역 및 투자가 크게 증가하였고, 1인당 GDP, 임금, 자원부존량 등 경제 여건의 차이에 따라 상호 보완적인 가치사슬이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들 연구는 국가와 산업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공급망의 주체인 기업의 활동과 형태에 대한 분석을 포함하지 않았다. 실제로 업종별 기업들의 형태나 아세안 내 대기업 및 중소기업, 외국계기업 등의 형태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이다. 아세안 기업 분석을 통하여 한국과 아세안 간 가치사슬의 형태와 특징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과 아세안 간 기업 자료를 기반으로 한 밸류 체인 분석이 부족한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개별 국가별로 기업에 대한 통계와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세안 국가 대부분의 1인당 소득이 낮은 가운데 지배구조 면에서 투명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대부분의 자료가 공시되지 않는다. 상장기업은 그나마 거래소의 규정에 따라 기업 자료가 공개되지만, 국제기준의 회계제도가 정착되어 있지 않아 이들 통계에 대한 신뢰성은 높지 않다. 또한 많은 기업이 비상장 상태로 운영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 비상장기업은 기업 자료를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일부만 제공한다.
둘째, 개별 국가 차원에서 통계 습득이 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아세안과 같은 여러 나라를 포함한 지역 내 통계를 수집하여 분석하는 것은 너무도 방대한 작업이다. 아세안은 10개국으로 구성되었고, 이 국가에 포함된 기업 수도 매우 많다. 따라서 이러한 기업 통계를 모두 수집하여 분석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으로, 연구자가 단독으로 수행하기 쉽지 않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아세안 기업의 포괄적인 자료를 수집하여 다음과 같은 분석을 시도하였다. 첫째, 아세안 상장기업의 자료를 종합하였다. 아세안 9개국 증권거래소를 통하여 개별 기업의 자료를 습득한 후 이를 분석하였다. 이때 개별 기업의 자료는 자산과 부채, 수익률 등 일부 재무 자료에 제한되었다. 각국 기업 자료를 비교·분석하려면 기본적인 공통 프레임이 필요한데, 이를 재무 자료로 사용한 것이다.
둘째, 아세안 비상장기업의 경우 각국의 대표 비상장 대기업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였다. 이때 이들 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재무 자료를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문이나 잡지, 홍보물, 웹사이트 등과 같은 공개된 자료를 사용하였다. 한편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여러 연구자가 제공하는 중소기업의 특징을 활용하고 전문가 인터뷰를 통하여 분석하였다.
셋째, 한국과 아세안 기업 간 협력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현지에 진출한 일본계와 중국계 기업의 현황을 조사하였다. 이들 외국계 기업은 대부분 비상장 기업으로 공신력 있는 통계자료가 제한적이었으나, 신문·잡지·홍보물·웹사이트 등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자료를 사용하였다.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아세안 현지 상장기업은 주로 ① 내수 중심의 서비스 부문, ② 제조 산업의 식품 부문, ③ 광업 내 원자재 개발을 통한 수출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아세안 상장기업 중 제조업종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업종은 식료품 제조업이고, 이어서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1차 금속, 고무 및 플라스틱 제조업으로, 주로 농식품 가공업이나 천연자원 가공업으로 나타났다.
둘째, 아세안 내 비상장 대기업은 크게 내수와 자원 개발 사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① 소매, 부동산, 식품 등 내수 기반의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거나, ② 석유, 석탄, 코발트, 리튬 등 자원 및 에너지 개발 등에 참여하면서 독과점 시장을 형성하고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었다. 또한 아세안 내 비상장 대기업은 가족 중심의 경영 및 정치권과의 유착 등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갖는다.
셋째, 아세안 내 중소기업은 나라마다 ‘중소기업’ 정의에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규모가 매우 영세한 가운데 주로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은 금융 접근성이 제한되고, 낮은 기술 기반, 디지털 기술 활용 부족, 저생산성의 문제점을 갖는다.
넷째, 아세안 내 외국계 기업 중 일본계 및 중국계 기업은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었다. 일본계 기업은 1990년대 초부터 아세안에 진출하여 전기·전자, 자동차 부문에서 지역가치사슬을 형성하였고, 현지 인프라 구축과 교육훈련 사업을 추진하는 등 현지화 과정을 거쳤다. 반면 중국계 기업의 아세안 진출은 일본이나 한국 기업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늦은 2010년대 이후에 이루어졌다. 이는 일대일로 정책, 미국과의 무역 마찰 해소를 위한 중국정부의 정책 변화와 기업의 경제적 유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특정 국가 중심의 대규모 사업으로 평가된다. 중국계 금융기관의 자금을 활용하여 원자재 관련 대형 인프라 사업도 동시에 수행하였다.
다섯째, 아세안 내 한국계 기업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었다. 이들의 아세안 진출은 1990년대 한국 내 사양산업인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시작되어 2000년대에 본격화되었고, 최근에는 전기·전자 및 자동차 분야로 확대되며 일부는 현지 천연자원을 활용하는 목적으로 진출하였다. 한국계 대기업은 대부분 제조업 분야에서 현지 공장을 운영하며, 한국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해 현지에서 최종재를 생산한 뒤 제3국으로 수출한다. 또한 한국계 중소·중견 기업의 상당수는 한국계 대기업의 협력업체로서 현지 공장을 통해 한국계 대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품과 중간재를 공급한다. 한편 한국계 대기업 및 중견 기업은 현지에서 부품을 구입하여 활용하는 비율이 높지 않았으며, 한국계 중소기업은 주로 노동집약적인 제조업 부문에서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현지 한국계 대기업에 부품을 제공하거나 하청 업무를 담당한다.
한국과 아세안 간 공급망의 향후 변화 형태는 아세안 기업의 업종과 역할 변화에 대한 가정에 따르게 된다. 하지만 많은 아세안 기업이 현재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하여 아세안 기업들의 제조업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아세안과의 공급망 혹은 가치사슬 구축은 현지의 한국계 기업이 주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한국정부는 현지 한국계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각종 정책을 추진하여야 한다. 아세안 노동자의 임금이 계속 상승하고, 지대·운송비 등 비용 상승 요인이 발생할 경우 아세안 내 한국계 기업의 수익성은 계속 떨어질 것이고, 급기야 아세안에서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 아직까지 중남미나 인도 및 아프리카 등 타 지역이 아세안을 대체할 지역으로 부상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아세안에 노동생산성 향상 및 기업 효율성 개선을 위한 정책을 한국 기업과 정부가 추진하여야 하는 것이다.
아세안 내 한국계 기업의 수익성 악화 및 생산기지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현지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물류비를 포함한 각종 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첫째, 아세안 노동자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는 아세안 노동자를 단순 노동자에서 숙련 노동자, 혹은 최소한 중·저 기술 노동자로부터 고생산성 노동자로의 업그레이드를 의미한다. 둘째, 아세안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경영 컨설팅이 필요하다. 이는 아세안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현지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 컨설팅을 의미한다. 셋째, 한국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나 경영 능력이 우수한 한국계 대기업이 공급망 내에 있는 현지 중소기업 및 한국계 중소기업과 협력하는 것이다. 넷째, 현지 물류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하여 아세안의 항만 및 도로 등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여야 한다. 신규 고속도로 건설, 항만 시설 확충, 통관 시스템 전자화, 전력 시설 확보 등의 사업을 통하여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다섯째, 새로운 공단 및 자유무역지대 건설을 통하여 임대료 및 물류비 상승을 억제하여야 한다. 국내 기업이 향후 새로운 협력을 추진하려면 각종 인프라가 갖추어진 새로운 산업공단이나 자유무역지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시급한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아세안의 한국계 기업 지원이나 현지 지원이 한국의 경제성장을 위한 공급망 구축 혹은 가치사슬 형성 정책의 일환이라는 점을 한국 정부와 국민이 인식하여야 한다.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는 다수의 정치인, 공무원, 그리고 국민 들이 국제무역을 ‘국내에서 생산된 물건을 해외에 판매하는 행위’로 한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으며,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이 국제시장에서 상호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글로벌 가치사슬이 심화된 오늘날의 국제 무역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정부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를 활용하여 국제무역의 구조적 변화와 기업 활동의 실질적 양상을 정치권, 행정조직, 그리고 국민 전반에 체계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특히 아세안 지역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이 궁극적으로 국내에 기반을 둔 한국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직결된다는 점을 정부와 국민이 인식할 수 있도록 전략적이고 지속적인 홍보 노력이 요구된다.
둘째, 아세안 지역에서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의 ODA 사업 집행액 가운데 약 23.8%가 아세안 지역에 배분되고 있으며, 수원국별 지원 규모를 기준으로 살펴볼 경우 인도네시아(2위), 베트남(3위), 캄보디아(4위), 필리핀(5위), 라오스(6위) 등, 상위 10위권 내에 아세안 국가가 5개국이나 포함되어 있다. 이는 아세안이 한국 ODA 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전략적 중요성이 상당함을 시사한다. 아세안 국가들에 ODA 자금을 지원할 때 현지의 한국계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추진한다면, 가치사슬 형성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한국과 아세안 간의 정치 및 재계의 인적 교류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한국과 아세안 간의 협력은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이해는 결국 활발한 인적 교류를 통해 형성된다. 따라서 한국과 아세안 정치·경제계 인사들의 정기적인 포럼이나 세미나 등이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한국과 아세안 간 젊은 세대의 교류와 전문가 간 학술회의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젊은 학생들은 결국 미래 비즈니스를 주도할 인력인바 이들의 교류는 향후 협력의 기반이 될 것이다.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표시기준 (공공누리, KOGL) 제4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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