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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종합연구

발간물

루오스치

  • 신기술 확산이 고용관계에 미친 영향에 관한 한중 비교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기후환경 위기를 배경으로 친환경 기술의 개발도 가속화되는 국면에서 과연 신기술은 고용 및 노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보기 위하여 본 연구가 기획되었다. 신기술의 발전은 한국과 중국 모두..

    조성재 외 발간일 2021.12.30

    경제관계, 노동시장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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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조성재·장영석)
    제1절 문제제기와 연구의 구성
    제2절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플랫폼
    제3절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고용 및 고용관계의 변화
    제4절 연구의 방법

    제2장  기술개발 지원과 산업정책에 대한 거시적 논의(조성재·장영석)
    제1절 한국의 기술개발 지원과 산업정책
    제2절 중국의 산업정책과 플랫폼경제 촉진
    제3절 소결
    <보론> 미국과 독일의 기술개발과 산업정책

    제3장  신에너지차 확산이 고용관계에 미친 영향(조성재·루오스치)
    제1절 들어가는 말
    제2절 한국의 전기차 생산 증대와 고용관계 변화
    제3절 중국의 신에너지차산업 동향과 고용관계의 변화
    제4절 한중 비교와 종합

    제4장  IT기술 적용이 섬유의류산업의 고용관계에 미친 영향(노세리·왕칸)
    제1절 들어가는 말
    제2절 한국 섬유의류산업의 IT기술 도입과 고용관계의 변화
    제3절 중국 섬유의류산업의 스마트화와 고용관계의 변화
    제4절 한중 비교를 통한 시사점

    제5장  플랫폼 노동의 확산: 음식배달업을 중심으로(손연정·장하오·조성재)
    제1절 들어가며
    제2절 한국의 음식배달플랫폼 노동 실태
    제3절 중국의 음식배달플랫폼 노동 실태
    제4절 한국과 중국의 음식배달플랫폼 산업 비교

    제6장  종합결론(조성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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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기후환경 위기를 배경으로 친환경 기술의 개발도 가속화되는 국면에서 과연 신기술은 고용 및 노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보기 위하여 본 연구가 기획되었다. 신기술의 발전은 한국과 중국 모두 사활적 이해를 걸고 국가와 산업계가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는 분야이지만, 신기술이 고용관계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의되고 있지 못하다. 본 연구는 한중 양국의 신기술 개발 지원 정책을 분석함과 동시에, 신에너지자동차, 섬유의류산업, 그리고 플랫폼 노동과 관련한 산업별 사례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이 같은 간극을 메워보고자 하였다.
       이론적으로는 디지털 기술의 성격을 규정하고,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존 논의들을 검토하였다. 특히 협의의 플랫폼 노동에 대한 논의를 넘어서서 플랫폼을 데이터를 추출, 분석, 사용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규정하고, 다양한 영역과 층위에서의 플랫폼에 대해 논의하였다. 그 결과 의외로 비제조업에 대한 플랫폼 논의에 비해 제조업의 산업 플랫폼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지적하였으며, 따라서 본 연구에서와 같이 산업별 분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이 부각되었다. 아울러 디지털 기술을 포함한 신기술의 확산이 모두 급진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종국에는 노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노동보호와 교육훈련 등이 필요하다는 기존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았다. 
       2장에서는 신기술의 발전과 관련한 한국과 중국의 산업정책을 중심으로 거시적 분석을 실시하였다. 아울러 <보론>에서는 미국과 독일의 산업정책을 소개하였는데, 미국은 선진 제조(advanced manufacturing)를 천명하고 각종 지원책을 쏟아낸 바 있으며, 독일 역시 산업 4.0 개념을 중심으로 특히 디지털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국은 한국판 뉴딜을 중심으로 신기술 개발 정책이 추진되고 있음을 소개하였다. 또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자리를 잃게 되는 노동자들을 위한 고용안전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항목을 명시적으로 포함하였다. 한국판 뉴딜은 2020년 7월 발표 이후 1년만인 2021년 7월 1.0에서 2.0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는데, 1.0에서 사람투자와 고용안전망으로 표시되었던 영역을 휴먼 뉴딜로 승격시킴으로써,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사회의 능력 향상과 통합성이 유지되어야 함을 분명히 하였다. 그러나, 2025년까지 총사업비 220조원을 들이는 사업이 다음 정권에서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중국은 <중국 제조 2025>를 중심으로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와 발을 맞추었는데, 중국은 이 프로그램에 따라 2035년에는 제조업 강국의 중간 수준으로, 2045년에는 제조업 강국 중 선두 대열로 발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다양한 산업별 대책이 수립되고 추진되는 가운데, 본고에서는 창신 능력 제고의 방식과 중점 영역 돌파 방식에 대해서 검토하였는데, 산학연 연계 방식에 의한 추진 방식이 돋보였으나, 로봇 산업의 사례를 보았을 때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중점 영역 돌파 방식은 전략적 산업을 10개로 선정하고 있는데, 많은 부분에서 미국의 전략과 중첩되어 미중 간의 마찰이 일어날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비제조업을 포함하여 플랫폼 경제, 플랫폼 기업, 공유경제 등 신경제가 추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중국 당국은 최근 이러한 플랫폼 경제가 노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보호 정책을 발표하였다. 이것이 향후 현장에서 정책 의지대로 준수될 것인지, 준수가 된다면 기존의 플랫폼을 매개로 한 고용관계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등에 대한 전망이 중요한 국면인 것으로 보인다.
       3장에서는 신에너지차 사례를 다루었다. 기후위기가 날로 심화되는 상황에서 자동차산업의 근본적인 지형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솔린엔진을 중심으로 한 내연기관차 130여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배터리 전기차, 수소연료전기차 등의 신에너지차의 개발과 보급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신에너지차와 탈탄소화, 그리고 그에 앞서 진행되어 왔던 전자화 등은 일자리의 양과 질, 그리고 고용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그러한 양상에서 한국과 중국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한국의 경우는 탈탄소화 정책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가운데, 정부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을 매개로 신에너지차의 내수 판매와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측면에서 현대자동차는 2021년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토대로 한 아이오닉5를 출시하였으며,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제품기술 측면에서는 급진적인 혁신이 일어나고 있지만, 생산기술 측면에서는 점진적인 변화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 12라인에서는 엔진서브 공정이 없어지는 것 이외에는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라인 구성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또한 엔진서브 공정의 소멸과 엔진변속기 물량의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매년 2,000여명에 이르는 정년퇴직자가 발생할 예정이어서, 전환배치를 통하여 일자리 감소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전기차 등장에 따른 가치사슬 전체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하여 모듈조립업체인 MA사 사례, 배터리 셀 업체 L사, 이를 조립하는 배터리 팩 업체 MN사, 그리고, 수소전기차용 분리막을 생산하는 S사 사례 등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전기차로의 전환에 따라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가치사슬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거기서는 새로운 고용이 창출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전기차 대중화에 따라 고용이 감소한다는 일반론보다 더 심층적으로 논의를 전개하여, 일자리가 줄어드는 업체와 부문, 일자리가 늘어나는 직무와 영역 등에 대한 조사에 기초하여 일자리 대책이 수립될 필요가 확인되었다. 더욱이 신에너지차의 보급과 그에 수반하는 전자화 등에 따라 오퍼레이터의 탈숙련화와 엔지니어에 대한 인력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는데, 이에 대응하는 인력 공급 시스템 등이 강구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중국 자동차산업에서 유사한 변화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생산 기지이며, 소비처이기도 하다. 중국 당국은 전기차 등에서 앞서 나가기 위하여,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과 인프라 지원 등을 강화해왔다. 그에 따라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부문에서도 세계 생산량과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앞서 나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배터리 전기차 등의 선도업체들은 테슬라와 비야디(比亞適) 등이며, 오히려 내연기관차의 전통적 강자였던 이치폭스바겐(一汽大衆)이나 광저우도요타(廣州豊田) 등은 전기차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치폭스바겐이 돌진식 접근을, 광저우도요타가 점진식 접근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두 기업은 기존 고용관계와 생산방식의 연장선상에서 전기차 생산을 접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중국에서도 제품기술의 급진적 혁신과 생산기술의 점진적 혁신이 대비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은 두 기업의 대표적인 부품협력업체인 P사와 N사에서도 확인되었다.
       중국의 네 개 기업 사례로부터 중국 고용관계의 특성들이 확인되었는데, 공회(工會, 노동조합)의 영향력은 조합원들의 복지와 기술훈련 등에서는 크게 발휘되지만, 임금이나 고용의 결정에서는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 이후 민주적 선거와 사용자와의 단체교섭을 진행해왔던 N사에서조차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따라서, 전기차로의 전환은 기존에도 독일식, 혹은 일본식으로 인사노무관리를 취해왔던 이치폭스바겐과 광저우도요타의 경로의존적 전략이 나타났으며, 이에 비해 기업의 지불능력과 시장 내 위상이 취약한 P사와 N사에서의 상대적으로 취약한 근로조건이 대비되었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서 4절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추출하였다. 아직은 신에너지차 산업의 지배적 패러다임이 부재한 상태에서, 기술결정론을 넘어서 제도적 맥락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술과 인간노동의 조화를 꾀할 수 있는 정책과 사회적 대화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안하였다.
       4장은 섬유의류산업 사례이다. 섬유의류산업 내에 도입되는 디지털 기술은 근로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 본 연구는 이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하여 섬유의류산업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다가 최근 연구개발에서부터 생산까지 세계적으로 섬유의류산업의 장악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 기업 사례와 한국 기업 사례를 조사하여 디지털 기술 적용에 따른 고용변화를 비교하고자 한다. 중국은 대량생산체계를 가진 대표적 방직, 의류기업을 조사하였으며, 한편 알리바바와 같은 IT기술을 이용한 의류생산 기업의 플랫폼화를 조사하였다. 한국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대량생산체계를 가진 대표적인 섬유, 의류 생산 기업을 조사하였으며, 또 한 가지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여 대량생산체계에서 맞춤형 생산체계로 변화를 주고 있는 사례를 조사하였다. 
       먼저, 중국의 조사결과를 보면, 스마트화는 노동관계 관리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 생산 단위는 탄력적으로 변했고, 노동자와 기층관리자의 소득은 현저히 높아졌고, 작업시간은 축소되었고, 여성 노동자에게는 더 큰 직업 경력 발전의 기회가 주어졌다. 그리고 중국 정부는 해당 산업의 인력 육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는데, 중앙정부는 노조·정부 각급 단위 부문·업종협회·기업 등과 협력하여 노동자에게 인재 육성 유형의 교육을 제공하고, 노동자의 인적자본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또한 여전히 스마트화를 추진하였으나, 의류 제작의 원재료의 문제로 인하여 생산 과정을 기술과 노동이 함께 처리해야 한다는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인력감축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또한 안정적인 노동관계를 유지하여 이를 통한 기업 경쟁력을 높이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조사결과를 보면, 디지털 기술을 통하여 산업 업그레이드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확인된다. 정보화, 자동화, 지능화 기술을 활용하여 원가경쟁이 아닌, 제품의 품질 경쟁을 하려 하는 것으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지향하고 있는 경향이 확인되며, 생산비용의 절감을 통해 생산 효율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고용의 변화를 보면, 사례 모두 디지털 기술이 섬유의류산업의 노동집약적 특성, 그리고 이로 인한 인건비 경쟁 모델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동화, 정보화, 지능화 기술의 도입을 통해 노동집약적이 아닌 자본집약적으로 산업의 형태가 변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산업 내 인력에게 요구되는 기술과 지식 요건이 상승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현장 기능직과 기술직 모두 지식과 기술 요건이 향상되고 이로 인해 임금이 상승하고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근로조건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기능직과 기술직 모두 높은 숙련 수준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근로자들이 가지는 재량권 상승 가능성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중국과 한국의 사례를 종합적으로 비교해보면, 먼저, 중국과 한국 모두 디지털 기술의 도입은 섬유의류산업의 큰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의 도입 결과 노동력에 의존하였던 산업이 자본과 노동력에 동시에 의존하는 산업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중국과 한국 모두 섬유의류산업에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여 스마트화를 추구하는 것을 국가 단위에서 매우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두 국가 모두 섬유의류산업을 산업의 근간으로 여긴다는 점에서 기술을 통한 산업 업그레이드를 지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차이는 투자되는 비용의 차이도 있지만, 중국의 경우 이러한 기술혁신을 통한 통제력 강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차이를 가진다. 셋째, 디지털 기술 도입은 양국 모두 기능직과 기술직 근로자들의 지식 및 숙련 요건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양국 모두 지급하는 보상의 금액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볼 수 있어 관련 산업 내 인력의 소득이 현저하게 높아질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또한 중국과 한국 모두 디지털 기술을 통한 생산으로 작업시간이 축소될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불량의 감소와 동시에 생산성의 증가는 초과근무를 발생시키지 않고 동시에 작업시간의 단축을 가져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과 한국 기업사례들에서 포착되는 공통점은 디지털 기술의 활용을 통해 인력감축이 이루어지기 보다는 기술과 인력의 조화를 통한 안정적 생산과 안정적인 노사관계에 힘쓰고 있는 점이 발견된다. 이는 디지털 기술 도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득을 자본과 노동이 나눌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국가 모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기술혁신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적절한 노동력의 공급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자본과 노동의 대화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하였기 때문에 디지털 기술이 결국에는 사업체와 노동자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도입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볼 수 있다. 
       5장은 플랫폼 노동 사례이다. 한국에서는 2010년부터 디지털 플랫폼 경제가 급속한 성장을 이루어 왔으며, 2020년 코로나19의 충격으로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고 고용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은 더욱 가속화되고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로 온라인 유통과 배달음식 시장이 크게 확대되면서 관련 플랫폼 산업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 되었다. 특히, 음식배달플랫폼 시장은 기술발전과 고령화, 1인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의 변화 등에 힘입어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플랫폼경제 종사자의 규모는 2020년 기준으로 약 179만 명(취업자의 7.46%)으로 추산되며, 그중 절반 이상이 배달 노동자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배달플랫폼 노동은 기본적으로 플랫폼 노동에 내재되어 있는 불안정성과 저임금, 취약한 사회안전망 등의 문제에 더해 안전의 문제까지 안고 있다. 배달노동자에 대한 보호를 위해서는 노동법적 측면, 사회보장 측면, 노사관계 측면에서 모두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데, 본 절에서는 기존 연구들과는 달리 한국의 음식배달플랫폼 시장의 노사관계 형성 및 발전과정, 향후 노사관계 전망 등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주문플랫폼 기업과 배달 노동자 노동조합들에 대한 사례연구를 시행하였다. 배달 플랫폼 노동과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온 문제들인 배달수수료 문제, 할증요금, 배달 노동자 안전 문제, AI 배차 시스템, 배달시간 제한 등 여러 이슈에 대해 음식주문플랫폼 기업 A사는 2020년 노조와의 단체교섭을 통해 논의하였고 각 이슈들에 대해 상호 합의를 이루어 단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배달 플랫폼 산업에서 노사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안과 밖에서 각각 진행되어 개별 기업을 뛰어넘는 산업 단위의 자율협약이 맺어지기도 하였다. 아울러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공제회 방식의 상호부조 활동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한국에서 배달 플랫폼 노동의 이러한 집단적 노사관계의 진전은 배달 플랫폼 노동자 보호를 위한 제도화의 발판을 다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음으로 중국 플랫폼 경제는 디디추싱(滴適出行)으로 대표되는 교통이동 산업과 메이투안(美團) 및 어러머(餓了麽)로 대표되는 플랫폼 배달 산업이 이용자 규모와 소득 비중 등의 방면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음식배달플랫폼 산업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급속히 성장하였는데, 2020년 말 중국 음식배달앱 가입자는 4억 1,9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디지털 경제 발전과 함께 디지털 플랫폼경제 종사자의 규모도 지속적인 증가추세에 있으며, 중국의 3개 주요 디지털 플랫폼인 알리바바, 메이투안, 디디추싱의 고용량만 계산해도 2019년 기준으로 1억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의 플랫폼 배달 산업 취업자는 하청(subcontracting)과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의 두 가지 취업형태로 구분되는데, 하청배달원의 경우 플랫폼이 제3의 용역회사와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형성해 이 용역회사의 관리와 업무지시를 받는 형태이며, 크라우드소싱은 플랫폼을 포함하여 그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주문을 수주하여 배달서비스를 수행하는 형태이다. 중국의 C 배달 플랫폼에 대한 사례조사를 통해 이러한 두 유형의 배달원에 대해 노동관계 상황, 인구학적 특성, 소득 수준 및 사회보장 가입 상황 등을 비교분석하였다. 중국의 배달원들은 남성 위주의 ‘3저 집단(저연령화, 저인적자본, 저사회적 자본)’으로 일컬어지며, 두 유형 간 소득수준과 사회보장 적용 범위 등에서 큰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디지털 플랫폼 경제가 중국의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코로나19의 경제 위기 속에서 고용과 민생을 보장해주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플랫폼 경제 발전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시장 잠재력과 강력한 기술적 지원을 바탕으로 향후에도 더욱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중국 플랫폼 경제의 발전 속도를 중국 정부의 거버넌스 및 법률 규제 능력이 따라가지 못함으로써 중국의 플랫폼 경제는 일련의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예컨대 독점 문제와 이용자 정보보안 문제는 현재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플랫폼 경제 발전으로 각종 새로운 형태의 취업과 고용형태가 출현하고 있는데 현재 중국의 법체계가 이를 적절히 규제, 관리하지 못함으로써 플랫폼 종사자의 노동권이 침해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부와 플랫폼, 노조와 사회 각계에서 함께 플랫폼 고용의 관리 규범 수준을 제고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중 사례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디지털 플랫폼 경제는 한국과 중국 양국에서 모두 최근 10년 간 빠르게 성장해 왔으며 최근으로 오면서 중국에서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되었지만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로나19 위기는 특히 한국에서 플랫폼 산업의 발전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플랫폼 경제의 발전이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플랫폼 노동과 관련한 새로운 문제점들도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한국과 중국에서 직면하고 있는 플랫폼 노동 관련 문제들은 대체로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음식배달플랫폼 시장과 관련하여 한국과 중국의 상황을 비교해 보면, 두세 개의 플랫폼 기업이 시장을 양분 또는 삼분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음식배달 서비스 구조에 있어서는 양국의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한국의 경우 음식주문중개와 배달대행이 분리된 구조인데 반해 중국은 대부분의 다른 해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주문중개사가 곧 배달대행사인 구조라는 차이가 있다. 배달 노동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한국과 중국 모두 남성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20-30대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크라우드소싱형 배달노동자는 전업보다 부업 비중이 높다는 점도 양국에서 유사하게 발견되는 점이다. 
       플랫폼 노동자의 보호와 관련하여 양국에서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 가운데 배달 노동자와 플랫폼 간에 사실상의 고용관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가 지속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크라우드소싱 배달원의 경우 탈조직화와 탈고용관계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이들을 기존의 노동법과 사회보장체계에서 보호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한중 양국 모두 해결 방안을 찾고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의 음식배달 플랫폼 산업의 특징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차이점은 배달 노동자의 조직화와 집단적 노사관계의 진전 현황에서 발견된다. 한국에서는 배달 노동에서 합법적인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으며, 집단적 노사관계 형성과 제도화, 그리고 사회적 대화에서도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중국에서는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배달 노동자에 대한 공회 설립의 다양한 경로와 방법을 모색 중이고 아직까지는 공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공인파업이나 시위 등의 형태로 배달노동자들이 플랫폼 사와 갈등을 빚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21년 7월 중국 당국은 플랫폼 노동에 대한 보호 방안을 발표하였는데, 그 영향이 현장에서 어떻게 나타날지에 대해 관찰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종합결론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결과에 대한 간단한 소개에 이어 연구의 시사점을 몇 가지 도출하고 있다. 그것은 과거와 달리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기(catch-up)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대등한 경쟁관계로 돌입했다는 점, 따라서 양국 모두 신기술 개발 지원을 포함하여 산업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국이 민간과의 협력에 중점을 두는 반면, 중국은 국가 주도의 선별적 지원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 신기술이 고용과 노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한국이 명시적 고려를 하고 있는 데 비하여, 중국은 간접적, 사후적 방식에 머물고 있다는 점, 디지털 기술과 자동화의 확산에 따라 양국에서 공통적으로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비하여 전통적 숙련 노동자는 탈숙련화의 위기를 맞으면서 단순 오퍼레이터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 관련하여 직종간 임금격차가 커지고 있는데, 중국의 경우가 그 정도가 더 심하다는 점, 신기술에 조응하여 플랫폼노동이나 알리바바(阿里巴巴)의 코뿔소(犀牛) 프로젝트 같은 새로운 조직 형태가 등장하여 확산하고 있다는 점, 이러한 새로운 조직형태의 등장이 노동자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한국이 노조, 시민단체, 학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데 비하여 중국의 경우 공회의 역할이 한정적이어서, 당과 정부가 대책을 세울 때까지는 피해를 입는 노동자가 있을 수 있다는 점, 한국 자동차산업에서 단기적으로는 노조의 규제력으로 큰 변화가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고용 감소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 섬유의류산업에서 중국이 안고 있는 정치외교적 리스크와 한국이 안고 있는 산업기반의 약화와 같은 차별성이 있다는 점 등이 지적되었다.
       요컨대, 본 연구는 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일자리가 대폭 줄어든다거나, 탈숙련화가 불가피하다거나 하는 기술결정론적 논의보다는 부문별, 산업별, 기업별, 국가별로 신기술의 영향은 달라질 수 있으며, 인간 노동과 기술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하고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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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5규획시기 중국 제조업 고용관계의 변화

      중국은 13차 5개년 계획 기간 중 또 한 차례의 고용관계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노동집약적 공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화 전략의 후과로 소득분배가 악화된 것에 대응하기 위한 ‘조화사회’ 건설 노선이 전면에 부상했었지만, ..

    조성재 외 발간일 2016.12.30

    노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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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2. 연구의 구성과 방법


    제2장  중국 노동시장과 노동정책의 거시적 변화

    1. 최근 노동환경의 변화
    2. 노동정책의 변화와 전망


    제3장  자동차산업 사례

    1. 머리말
    2. 중국 자동차산업의 특성과 최근 동향
    3. 완성차업체 A사 사례
    가. 회사 개요
    나. 생산 현황
    다. 인사노무관리 현황
    4. 부품업체 B사 사례
    가. 회사 개요 및 생산 현황
    나. 인사노무관리 현황
    5. 소 결


    제4장  휴대전화산업 사례

    1. 서 론
    2. 중국기업의 부상과 휴대전화 산업의 변화
    3. 가치사슬의 변화와 노동조건 및 고용관계
    4. 고용관계 변화 사례:산둥 지역을 중심으로
    가. 경영환경
    나. 생산방식 및 공정혁신
    다. 기본적인 임금 및 복리대우
    라. 인력의 유지 및 육성, 관리
    마. 노사관계
    5. 소 결


    제5장  TV 및 디스플레이  산업 사례

    1. TV산업
    가. 글로벌 TV산업 및 시장
    나. 중국 TV산업 및 시장
    2. 디스플레이산업
    가.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 및 시장
    나.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 및 시장
    3. 현지조사 결과 분석
    가. 난징개발구 소개
    4. 소 결
    가. 기존 인사노무관리 관행에 대한 고민 및 새로운 시도
    나. 권리의식과 준법경영
    다. 다양한 방식의 근로형태 존재


    제6장  조선산업 사례

    1. 중국 조선산업 현황
    가. 중국 조선산업 3대 지표 현황
    나. 중국 조선산업의 수출 현황
    다. 중국 조선산업의 매출액 및 이윤액 현황
    라. 중국 조선산업 생산경영 현황
    2. 중국 조선산업 발전정책 및 인력 문제
    가. 중국 조선산업 발전 촉진과 구조조정 정책의 전개과정
    나. 중국 조선산업의 국제 경쟁력 평가-기술, 기술인력을 중심으로
    다. 중국 조선산업 기술인력 육성정책의 과거와 현재
    라. 사내 하청 노동자와 기술 진보 및 전승의 문제
    3. 중국 조선산업의 전망


    제7장  광둥성 사례

    1. 광둥성의 경제 환경과 노동 정책
    2. 가전산업과 자동차산업
    3. 광둥성 가전산업
    가. Midea그룹-난샤 에어컨 스마트제조공장
    나. GMCC美芝(GMCC메이즈)
    4. 광둥성 자동차산업
    가. 완성차 조립업체?GTMC
    나.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광저우덴소(廣州電裝)
    5. 소 결


    제8장  장쑤성 사례

    1. 배경
    2. 장쑤성의 노동의 정치경제학
    3. 섬유/의류업의 고용관계
    4. 전자산업의 고용관계
    5. 소 결


    제9장  결 론

    1. 업종별, 지역별 연구의 비교와 종합
    2. 고용관계 특징과 한국계 기업의 대응 방향


    참고문헌


    보론: 베이징·톈진 지역 갈등해결 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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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중국은 13차 5개년 계획 기간 중 또 한 차례의 고용관계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노동집약적 공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화 전략의 후과로 소득분배가 악화된 것에 대응하기 위한 ‘조화사회’ 건설 노선이 전면에 부상했었지만, 이제 임금수준의 빠른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다음 단계의 정책들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외국자본은 물론 중국 자본들도 해외로 쉽게 이전하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더 이상의 빠른 임금인상은 일자리의 유지나 창출에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省정부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기간 지속적 임금인상은 불가피한데, 그것은 노동력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또한 신세대 농민공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 무한공급되는 것으로 간주되었던 농민공의 경우도 80, 90년대생 이후 세대는 도시에 정착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업 내 고용관계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함이 없다. 이러한 신세대 농민공의 권리의식 향상과 빈번한 이직은 결국 노동시장의 인건비 상승 압력으로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빠른 임금인상 추세에 대응하여 산업고도화 정책에 주력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자동화와 로봇 도입 전략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동화 중심 전략은 구조조정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높이게 될 것이다. 중국은 노동 NGO 활동을 억압하는 등 최근 노사관계의 불안 요인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으며, 그 대안으로서 기존의 공회를 중심으로 한 고용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회주의적 특색을 갖는 이러한 새로운 고용관계가 어떤 실질적인 내용성을 갖고, 또한 자기 재생산의 합리성을 갖출 수 있는가는 의문으로 남겨져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선전을 비롯한 광둥성 일부 도시에서 실험되고 있는 공회 직선제와 서구식 단체교섭 발전을 전면에 내세우고자 하는 중국 내 일각의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3차 5개년 계획 시기 동안 이러한 시도와 기존의 억압적 노동정책 사이에서 끝없이 불안정한 정책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이러한 중국 노동시장, 노사관계, 노동정책의 변화에 대해 산업현장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를 업종별, 지역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자동차, 휴대폰, TV 및 디스플레이, 조선 산업과 광둥성 및 장쑤성 지역에 대한 매트릭스 연구를 통해 우리는 중국의 산업 및 고용노동 분야 변화의 최전선을 확인하였다. 기업들에 대한 방문 조사는 한국 연구자든, 중국 연구자든 핵심 방법론이었으며, 그 전후의 문헌 분석과 전문가 인터뷰 및 토론 등으로 보충되었다. 이러한 질적 연구방법과 현장 중심의 접근법이야말로 현실과 이론을 매개하는 생생한 연구방법이며, 이로부터 정부와 업계는 물론 지식사회에 던지는 시사점이 제대로 도출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본 연구는 최근 중국이 서비스산업화나 IT 산업의 빠른 발전이 논의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제조업 중심 국가이며, 서비스산업이나 IT 산업 역시 제조업이라는 뼈와 근육을 토대로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조업을 중점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중국 제조업에서 초기 발전 전략의 중심이었던 섬유의류와 신발, 완구, 그리고 가전산업 등은 이제 빠른 임금인상을 버티지 못하고 동남아나 남미 등으로 이전하고 있다. 하지만, 본 연구의 사례대상이었던 광둥성의 에어컨과 컴프레서 기업이나 장쑤성의 가전기업들, 그리고 역시 장쑤성의 섬유의류기업들은 중국 내에서도 규모가 크고, 세계적 차원의 글로벌 생산네트워크(GPN)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대기업들이다. 우리는 이들이 최근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노동력 부족과 빠른 임금인상 등 노동시장 변화의 압력을 받아 주로 로봇 도입 등 자동화로 대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자체적인 경영상의 판단과 더불어 중국 정부의 자동화 촉진 정책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여하튼 이러한 변화 속에서 중국 업체들의 고용관계는 불안정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계 초대형 기업들이 중소기업들과 함께 대거 동반 진출해 있는 자동차, 휴대폰, TV 및 디스플레이 산업은 최근 수년간 심각한 전환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산업에서 분명 한국은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 내수 시장에서는 저가격을 내세운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맥없이 밀리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이에 비하면 중국에 진출한 초국적기업들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어 왔으나, 최근 1~2년간 SUV 시장 확대 속에서 창청, 창안 등 로컬업체들의 약진이 눈부시다. 그 영향으로 베이징현대차와 둥펑위에다기아차 모두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공장 이전, 혹은 물량 축소 등의 경우가 여러 분야와 기업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내수 중심의 사업을 전개해온 자동차 A사 사례, 여전히 수출 물량이 확보된 휴대폰 A사, 그리고 TV에서 모니터와 노트북 생산으로 핵심 품목을 변경한 5장의 A사 사례 등은 모두 제조업 생산기지로서의 중국의 중요성이 유지되고 있음을, 그리고 그를 위하여 자동차 A사의 원키트 시스템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생산부문의 혁신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생산을 유지하는 한 관련 부품업체들의 생산활동 역시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대기업과 더불어 관련 부품업체들을 함께 방문 조사했기 때문에 중견기업, 혹은 중소기업들의 애로와 희망도 포착할 수 있었는데, 대기업과 동반진출한 운명공동체로서, 이들은 생산성과 품질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관리 측면에서 중국계 기업들은 상당한 정도로 한국 기업들을 따라잡은 것으로 여겨지지만, 여전히 4장의 휴대폰 A사 생산라인 단축이나 3장 자동차 A사 3공장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 기업들 역시 부단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성과 품질 수준에서 여전히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우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제품개발이나 마케팅, 금융이나 물류가 아닌 가치사슬의 중류인 생산부문 자체의 경쟁력에서 어떤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가 조선산업이다. 6장의 내용으로부터 우리는 중국의 조선산업이 2010년 이후 한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조선 생산국으로 부상하였지만, 질적 경쟁력 측면에서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가장 큰 이유는 사람관리의 난맥상과 이로 인한 낮은 생산성과 불안한 품질에서 찾을 수 있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양적 성장 중심 전략 하에 많은 지원을 받았던 중국 조선산업은 최근 세계적인 수요 감소 속에서 한 대형업체를 파산시키는 등 구조조정을 폭넓게 진행하고 있으며, 질적 고도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산업고도화 전략에서 인력부문의 역량 제고 전략은 부각되고 있지 않아, 오히려 우리가 현재의 위기를 잘 극복하게 되면 향후에도 더 많은 부가가치 창출의 기회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인 연구자들이 주로 산업별 연구를 수행하고, 중국 연구자들이 성별, 지역별 연구를 수행하도록 기획되었다. 광둥성과 장쑤성은 그동안 중국의 산업발전을 상징하는 지역들로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아왔다. 최초의 경제특구인 선전시를 비롯하여 상하이에 인접한 난징과 쑤저우, 쿤산 등은 모두 중국의 대표적 공업도시들이라고 할 것이다. 두 성은 산업정책과 노동정책에서 다소의 차이를 보이면서 고용관계 모델에서도 차별화된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다. 역사적으로 개방에 적극적인 광둥성은 외국인투자를 유치하는 데 적극적이었으며, 인력 측면에서도 전국의 농민공들이 대거 몰려들어, 현지인과 외지인이 함께 자유로운 노동시장 환경을 만들어온 것으로 특징지워진다.
      장쑤성은 쑤난모델로 명명되는 지방정부와 자본 간의 끈끈한 연결관계를 특징으로 하는 사업구조를 보여왔다. 이러한 쑤난모델은 광둥성의 주강삼각주 모델과도 다르고, 저장성의 원저우 모델과도 다른 고유성을 지녀왔다. 그렇지만 최근 수년간의 변화에 의해서 그러한 고용관계 모델에서도 일정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그것은 노동자들의 연대의식과 계층의식이 강화되는 것과 함께 신세대 농민공들의 권리의식 신장을 배경으로 한 단체행동이 확산되는 것이다.
      이러한 노동자 권리의식의 상승과 단체행동의 빈발에 대해 장쑤성 정부는 공회를 통한 이익대변을 추진하면서도 집단 쟁의에 대한 억압 중심 정책을 감추지 않는다. 그리고 이에 비해 좀 더 자유로운 노사 자율교섭 관행을 갖고 있던 광둥성 모델이 대조되지만, 최근 1~2년간 광둥성에서도 정부의 노동쟁의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중앙의 공산당 정책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한국의 중국 내 법인들은 가치사슬 상에서 중류의 제조 부문이 기본 미션이기 때문에 생산직 인력의 채용, 육성, 평가, 승진, 보상, 복지 등에 역점을 두고 있었다. 그렇지만, 바로 그 생산 중심의 사업구조로 인하여 인건비의 억제는 대단히 중요한 과제로 다가선다. 한국계 기업들은 중국에서 형성된 기존의 평판대로 서구나 일본계 기업보다는 임금수준이 다소 낮고, 대만계나 로컬 기업들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임금수준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도 확인되었다. 또한 고용인원 측면에서도 최소의 인력으로 최대의 생산성을 올리기 위한 노력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자산업에서는 인력을 최소화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과제가 계절적 수요변동이나 경기변동에 대응하여 인력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한국계, 중국계 기업 모두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다양한 비정규, 비전형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중국 당국의 파견 비율 10% 규제 정책에 따라 최근에는 파견 인원을 줄일 수밖에 없어서 다소간의 경직성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여하튼 현 단계는 파견에 대한 규제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실습생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이 발견되지만, 그 기본 목적이 정규직의 채용 경로로 활용하는 경우와 인력활용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경우로 나누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계 기업들은 상위 직급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파견된 주재원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따라서 한국 본사와 조율된 경영을 하기 용이하지만, 반대로 현지 관리자들의 승진 비전은 제약되는 단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화이트칼러 노동자들에 대한 인사관리는 덜 발달된 인상을 주고 있는데, 이는 5장에서 잘 설명하고 있듯이 한국에서 전개되어 온 인사관행을 무매개적, 무비판적으로 중국에 적용하면서 발생한 한계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한국 기업들은 직무와 역할에 대한 엄밀한 분석 속에서 새로운 인적자원관리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최저임금 인상률이 2016년 들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중속의 경제성장이 계속되고 있고, 동부 연안지역에는 인력난이 나타난지도 여러 해가 지났기 때문에 중국 당국의 억제 정책과 무관하게 인건비의 지속적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다. 결국 이에 상응하여 생산성이 더 빨리 향상되지 않는다면, 중국 사업장은 한국계 기업이든, 중국계 기업이든 곧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의 여러 사례에서 보았듯이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작업장 혁신에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한 점에서 작업장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한국 본사 공장의 더 빠른, 더 체계적인 혁신 메뉴가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 본사에서 이식된 혁신, 엔지니어 중심의 혁신은 중국 공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중국 근로자들의 혁신에 대한 동참 의식을 끌어낼 수 있는 고용관계 관리의 고도화 과제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작업장 혁신 전략이 생산성과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전향적 방침이라면, 갈등의 사전적 예방과 근로자 포섭적 전략은 노무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최소한의 투자이다. 중국 당국이 불안정한 고용관계 상황을 감안하여 억압적 노동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구조조정과 인건비 억제 등으로 인한 노동관계의 불안정은 중국의 어느 지역에서나 나타나고 있고, 더욱 확산될 수 있는 휘발성을 안고 있다. 이미 중국 사업장에서 파업을 경험한 한국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이러한 노무 리스크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한편으로는 종업원 복지와 고충처리 등을 통한 개별적 접근을 필요로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공회를 통한 집단적 접근을 필요로 한다. 중국 당국의 정책이 공회 활성화를 통한 갈등의 제도화로 요약되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은 공회의 실질화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존 사례들에서 보았듯이 파업이 발생할 경우 지역의 상급공회가 중재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상급 공회나 당 간부들과의 ‘꽌시’ 형성에도 노력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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