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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정책, 산업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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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의 농업 경쟁력과 한-인도 협력 방안

    세계 5대 경제대국인 인도는 세계 최대 농업 생산 국가이기도 하다. 인도는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넓은 경작가능 국토를 이용하여 밀, 쌀, 콩 등의 식량곡물은 물론 옥수수, 면화, 땅콩, 카레 및 향신료, 면, 설탕, 유종자, 신선 과일 및 채소..

    이순철 외 발간일 2022.12.30

    농업정책, 산업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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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및 목적
    2. 연구 내용 및 방법
    3.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4. 연구의 구성

    제2장 인도의 농업 경쟁력과 정책
    1. 인도 농업의 현황 및 특징
    2. 인도 농업의 경쟁력과 기회
    3. 인도 농업의 정책과 제도
    4. 소결

    제3장 인도의 농업기업 경쟁력 분석
    1. 개요
    2. 농업기업 현황
    3. 기업 효율성 및 경쟁력 분석
    4. 기업의 국제협력 현황과 사례
    5. 소결
    제4장 인도 농업 교역과 국제협력 현황
    1. 인도 농업의 교역 및 정책
    2. 인도 농업의 외국인직접투자 동향과 정책
    3. 인도의 공적개발원조
    4. 인도의 농업 국제협력
    5. 한국의 대인도 농업 협력
    6. 소결

    제5장 인도 농업 부문의 TBT/SPS 현황과 대인도 수출 효과 분석
    1. 인도 농업 부문의 TBT/SPS 현황과 특징
    2. 대인도 수출 효과에 대한 실증분석
    3. 소결 및 시사점

    제6장 한-인도 농업협력의 방향 및 과제
    1. 한-인도 농업협력의 방향
    2. 협력과제 및 정책제언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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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세계 5대 경제대국인 인도는 세계 최대 농업 생산 국가이기도 하다. 인도는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넓은 경작가능 국토를 이용하여 밀, 쌀, 콩 등의 식량곡물은 물론 옥수수, 면화, 땅콩, 카레 및 향신료, 면, 설탕, 유종자, 신선 과일 및 채소 등 다양한 농산물을 대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 인도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정책과 지원 정책으로 인하여 농업에 대한 투자가 증대되고 있어, 인도 농업의 발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인도는 농식품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뿐만 아니라, 인증 및 검사 등 비관세장벽조치를 강화하여 해외기업의 인도 농업시장 진입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한편 한국은 대인도 무역에서 흑자를 시현하고 있지만, 유독 농업 부문에서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인도 현지에서도 K푸드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인도시장에 대한 식품기업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 우크라이나 사태, 기후변화 등으로 국내 식량안보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인도는 농산물 확보원의 다각화를 위한 가장 유망한 대상국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인도 농업에 관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인도 농업의 경쟁력이나 잠재력은 물론 농업의 한계 및 과제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한국이 인도와의 농업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과 유망 협력 분야를 파악하기 위해 인도 농업의 경쟁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자간 상생의 협력 방향과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고에서 인도 농업의 경쟁력을 분석하는 목적은 한국과의 협력 방안을 도출하는 데 있기 때문에, 먼저 인도 농업의 세계적인 위치와 경쟁력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두었다. 경쟁력 및 잠재력 측정에는 인도의 농업 생산 현황, 정책, 세계적인 위치, 그리고 경쟁력 측정 접근 방법이 도입되었다. 또한 농업의 경쟁력에서는 생산성과 효율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본고에서는 기업단위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측정하였다. 그리고 기업의 외부환경에 노출된 기회와 과제를 파악하기 위해 SWOT 분석과 더불어 기업단위에서의 해외협력 사례를 분석하여 대인도 진출 기회를 탐색하였다. 동 분석은 자료포락분석(DEA)과 현지 전문가 면담 및 간담회를 통해 이루어졌다. 

    제2장과 3장에서 국내 경쟁력을 파악한 후, 제4장과 5장에서는 인도 농업 부문의 교역과 해외협력 현황 및 정책을 분석하여 인도 농업의 국제협력 정도를 파악하고, 한국기업의 대인도 진출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마지막으로 인도 농업의 비관세장벽 중 TBT와 SPS를 분석하여 인도 농업의 보호주의 현황을 살펴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았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본고에서는 양국이 상생할 수 있는 협력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핵심 과제 및 전략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실천 과제를 상세하게 제언하였다.

    이상의 연구를 통하여 발견하게 된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2장 분석을 통해 인도 농업의 경쟁력 및 기회는 생산 측면에서 세계 최대 수준이라는 점을 발견하였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국토 및 인구를 보유하였고, 경작가능 토지는 미국 다음으로 넓으며, 농촌인구는 세계에서 가장 많다. 곡물생산은 중국, 미국 다음으로 3위, 상업용 곡물은 세계 2~3위 수준이며, 일반채소 및 과일, 감자, 양파는 중국에 이어 다음으로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가축 및 유제품 생산에서도 세계에서 상위 10위권에 속한다. 즉 인도에서는 식량 및 비식량 곡물은 물론 원예작물, 가축, 수산물 등에서 대규모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포터의 다이아몬드 모델을 이용한 실증 분석에서도 인도의 농업생산 경쟁력은 세계 2위로 나타났다. 그리고 젊은층이 많은 14억 인구의 이점, 가공식품에 대한 높은 수요 전망, 공급망 및 인프라 개선, 글로벌 아웃소싱 잠재성 등이 인도 농업의 기회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최근에 인도정부가 생산성, 농지관리, 농산물 가격보상 지원, 농업 현대화, 정책 및 거버넌스 개혁, 가치사슬 및 농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인도 농업의 발전을 더욱 견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농업생산의 높은 성장 잠재성 및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인도 농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다른 부문에 비해 투자 규모나 수준도 낮은 편이다. 여전히 인도 농업의 잠재력을 시현하기에는 많은 과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인도 농업기업의 생산성은 개선할 여지가 많지만 기회요인도 많다는 점이 제3장 분석에서 나타났다. 인도 농업기업을 대상으로 재무적 분석을 한 결과, 농업의 규모 대비 기업화 수준이 부족하고, 수출 참여기업도 미미하였다. 기업의 효율성 분석에서는 대체로 효율성이 낮게 나타났다. 작물재배업에서는 일부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축산업, 종자산업, 식품가공업은 보합 수준이며, 임업은 약화되었다. 전반적으로 기술진보의 효율성은 개선되었지만 순수 효율성과 규모 효율성은 낮아 전체적인 생산성을 하락시키고 있다. SWOT 분석에서 인도 농업의 경쟁력은 풍부한 원재료 생산과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 그리고 거대시장 확보에 있으며, 복잡한 규제, 낮은 품질 및 생산성은 약점으로 나타났다. 한편 자국의 축적된 경험을 활용하여 맞춤형 전략을 통해 진출한 외국계 다국적 기업들이 식품 부문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었다. 고무적인 점은 최근에 한류(K-move)의 영향으로 제과 및 라면 등의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셋째, 인도는 농산품 수출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이 제4장 분석을 통하여 재차 확인되었다. 특히 해산물, 쌀, 향신료, 물소 육류 등이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인도정부는 해외수출기지 건설, 주요 농산품 수출진흥포럼, 농산품 프로파일 제도, 1개 지역 1개 제품 제도 도입 등을 통하여 수출을 장려하고 있다. 인도는 외국인투자에 대해서는 장려하고 있지만 품목별로 상이한 개방 한도와 조건을 내걸고 있으며, 특히 멀티브랜드 소매거래에는 상당한 제약조건을 두었다. 인도는 기술협력, FTA를 통한 농업 부문의 국제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주로 FAO, WFP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과는 아직 협력 수준이 미미하여 인도 농업의 협력 잠재성을 활용하고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넷째, 제5장의 분석에 따르면, 인도는 다양한 비관세장벽을 운영하는 보호주의적 경향을 강하게 보이고 있다. 인도는 TBT 및 SPS 등에서 인간의 건강 및 안전 보호, 소비자 기만 행위 및 보호, 소비자 정보 제공 등 국민 보호 중심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환경보호도 주요 의제로 부상하였는데, 대부분의 조치는 조제품, 유지, 음료, 과실 및 견과류 등에 집중되고 있다. TBT/SPS의 무역 효과 메커니즘 및 실증모형 구축을 통한 분석에 의하면, 인도의 비관세조치는 대인도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수출국의 소득격차에 따라 다르게 작용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시기별로는 수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TBT보다 SPS의 경우 최대 5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지속되었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본고에서는 생산과 시장 측면에서 인도 농업의 경쟁력과 잠재성이 매우 높게 나타남에 따라 한-인도 협력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이 크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특히 인도는 주요 식량 및 비식량 곡물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 한국에는 비상시 대체할 수 있는 식량안보의 주요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것은 물론, 한국의 가공식품업체들이 필요한 농산물 원자재를 수입하기에도 적합하다. 다만 인도는 생산성, 효율성, 기회비용, 국제화가 부족하다는 점이 약점이다. 본고는 인도가 농업 생산의 약점을 개선한다면 한국의 중요한 농산물 소싱 국가가 될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여 양국이 상생할 수 있는 목표와 추진 전략, 그리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배경하에 본고는 구체적으로 한-인도 농업 협력의 목표를 ‘농업 경쟁력 우위 기반 활용을 위한 상생의 경제협력’으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중점 추진과제를 생산성 및 효율성 개선, 거래비용 축소, 국제협력 및 국제화 추진으로 선정하였다.

    인도를 대규모 농산물 소싱의 허브로 만들기 위해서 한국 입장에서는 식량안보와 식품 가공에 필요한 농산물을 공급하고, 인도에는 한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대규모 소싱 전략 품목은 식량안보 소싱화, 가공식품 원자재 소싱화, 거대 소비시장 허브화에 목표를 둔 식량곡물, 비식량곡물, 축산물 등이다. 이러한 품목 및 분야에 대한 대규모 소싱 허브화를 위하여 우선 양국간에 생산성, 효율성, 기회비용 축소, 국제화 추진을 위한 방안을 세부적으로 제시하였다. 특히 대인도 무역 및 투자를 위한 민간 부문의 진출 전략을 모색하고 활성화해야 한다는 점을 정책적 시사점으로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농업 부문에서 한-인도 간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 부문, 국제협력, 민간 부문에서의 협력방향과 과제를 제시하였다. 먼저 정부 부문에서는 ① 인도를 전략적 농업협력 국가로 지정 ② 한-인도 농업발전 및 개발협력 공동작업반 운영을 다음으로 국제협력에서는 ① 한-인도 CEPA 협정 개정을 통한 농업협력 제고 방안 ② 대인도 공적개발협력 방안 ③ TBT/SPS의 국제적 협력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민간 부문 협력을 위하여 ① 민간 부문 진출 전략과 활성화 과제 ② 민간 참여 확대 및 역량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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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현대사회에서 ‘소프트 파워’로서 문화의 힘은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세계화의 모습을 한 신자유주의는 문화를 자본과 상품의 영역으로 환생시켰다. ‘문화산업’, ‘창조문화’, ‘창조경제’ 등 문화의 경제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

    장용규 외 발간일 2022.12.30

    경제협력, 산업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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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2. 연구 목적 및 개요
    3. 연구 내용 및 방법

    제2장 문화콘텐츠 산업의 이해
    1. 문화콘텐츠의 정의
    2.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포괄적인 시각의 필요성
    3.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연구방법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1. 들어가기
    2. 한국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전망
    3.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전망
    4.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

    제4장 르완다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르완다의 문화 교류
    7. 르완다 사례의 의의
    제5장 나이지리아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문화 교류
    7. 나이지리아 사례의 의의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남아공의 문화 교류
    7. 남아공 사례 연구의 의의: 사회·경제·문화적 권리를 위한 정부의정책과 한계

    제7장 아프리카 3개국 문화콘텐츠 환경의 정책적 함의
    1. 세 국가의 문화 정책과 산업의 의미
    2. 우리 정부의 협력 방안
    3. 마무리 글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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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현대사회에서 ‘소프트 파워’로서 문화의 힘은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세계화의 모습을 한 신자유주의는 문화를 자본과 상품의 영역으로 환생시켰다. ‘문화산업’, ‘창조문화’, ‘창조경제’ 등 문화의 경제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문화자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상품화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세계 문화자본은 전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매력적인 문화 자원을 발굴해 자본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1990년대 초반부터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내세우며 문화산업 육성을 시작해왔다. 그 결과 1990년대 접어들면서 한국 드라마와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한류 또는 K-컬처라고 부르는 이 문화자본과 상품은 인근 아시아 국가를 기점으로 유럽과 북미 지역, 그리고 아랍과 라틴아메리카로 퍼져나갔고, 최근에는 아프리카에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국내외에서는 한류와 관련된 문화콘텐츠 연구가 시작되었다. 안타깝게도 국내 문화콘텐츠 연구에서 아프리카는 소외지역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교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과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 관심과 정보가 부족한 것도 주요 이유일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일부 국가이지만 2000년대 초부터 한국 문화콘텐츠가 소개되기 시작했고, 소비량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환경에 대한 연구는 더 이상 소외지역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

    본 연구의 필요성은 여기에 있다. 한류와 K-컬처로 대표되는 우리 문화콘텐츠를 아프리카에 소개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 즉 문화콘텐츠 생산과 유통, 소비 환경 등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문화콘텐츠 환경의 특성을 유형별로 살펴볼 수 있는데, 아프리카 55개 국가 중 르완다, 나이지리아, 남아공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했다.

    르완다는 동부 아프리카의 내륙에 위치한 소국이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거버넌스가 투명하고 건전한 정부 정책을 펼치고 있는 국가이다. 르완다는 불리한 지정학적 조건과 부족한 자연자원을 우수한 인적자원과 문화자원으로 극복하려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작지만 강한 국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르완다는 정부 주도형 문화콘텐츠 정책을 펼치는 대표적인 국가라고 볼 수 있다. 르완다는 다른 두 국가에 비해 문화콘텐츠 환경에 정부의 개입이 적극적인 국가이다. 이는 르완다 미디어 현대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 과거 르완다 정부는 미디어를 장악해 인종 혐오를 부추기고 제노사이드(Rewanda Genocide)를 선동했던 과거의 어두운 미디어사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르완다 정부는 국가적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을 추구하기 위해 미디어를 규제하는 정부 주도형 문화콘텐츠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경제규모나 인구수에 있어서 아프리카 대륙의 거인이며 풍부한 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나이지리아는 일찌감치 문화콘텐츠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는데 독특하게도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와 개입보다 민간 영역에서 자유롭게 문화산업을 선도하는 민간 주도형 문화콘텐츠 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민간인이 문화콘텐츠 시장을 장악하는 한편 대부분의 문화콘텐츠가 비공식 경제 시장에서 소비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소규모 영세 자본과 비공식 경제가 주도하는 나이지리아 문화콘텐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나이지리아 정부는 영화산업과 같은 문화콘텐츠 산업에 적극 개입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민간의 힘으로 일으켜 세워 ‘나이지리아의 자존심’ 또는 ‘나이지리아의 자랑’으로 언급되는 영화산업에 정부가 간섭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남아공은 르완다와 유사한 역사적 아픔을 경험했지만 자본주의 체제가 일찌감치 자리 잡은 국가이다. 남아공은 정부가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 달리 국가 차원에서 문화자원을 상품화하기 위한 노력이 가장 적극적인 국가이다. 실제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자국의 문화상품을 적극적으로 수출하는 대표 국가이기도 하다. 남아공은 정부의 문화콘텐츠 관련 정책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길며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미디어 산업 정책의 대전환을 이룬 사례이다. 남아공의 경우 문화콘텐츠 환경에서 민간과 정부의 역할이 상호보완 관계에 있으며 남아공 정부는 자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을 세계 문화콘텐츠 가치사슬에 참여시키기 위한 정책 수립에 적극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세 국가는 우리 정부의 공공외교와 개발협력, 산업·무역 정책의 관점에서 문화콘텐츠 교류 증진을 위한 연구대상국으로 매우 적합하다.

    이들 세 국가는 문화콘텐츠 환경을 주도하는 정부와 민간의 참여 정도에서 차이를 보인다. 세부적으로 르완다의 사례는 과거의 갈등을 치유하고 화해하며 평화적인 국가 건설과 경제 발전에 문화콘텐츠를 활용하고자 하는 정책의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민간이 주도해서 문화콘텐츠를 활용하고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사례이다. 마지막으로 남아공의 경우 문화콘텐츠 환경을 이용해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의 증진을 지향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문화콘텐츠의 역할은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거나 평화와 단결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르완다에서 라디오가 과거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가 현재 국가통합을 위한 선전도구로 활용되는 예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르완다의 사례는 우리나라의 발전 방향과 유사성이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의 대아프리카 협력관계는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외교와 ODA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문화콘텐츠 교류가 공공외교와 ODA 협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으로 낮지만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의 「23년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ODA 예산 중 아프리카(18.9%)는 여전히 아시아 다음으로 큰 개발협력 대상지역이다. ODA 항목에는 없지만 문화 ODA 비중은 일본과 프랑스의 뒤를 잇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지난 수년간 아프리카와의 문화 ODA는 우리나라의 기술과 경험에 기반을 둔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문화 인프라(DR콩고 국립박물관, 작은 도서관 건립 등) 사업이 중심이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부처에서 한류(특히 영화) 판권을 사들여 아프리카에 무상 제공하는 사업 등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교류는 일방적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 연구는 아프리카 3개국과의 문화콘텐츠 교류를 다음과 같이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먼저 아프리카 3개국의 사회·문화적 특성, 정부와 민간 영역의 문화콘텐츠 환경에 개입 정도 등을 파악한 뒤 정부가 공공외교의 측면을 강조할 것인지, 문화 ODA를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국내 민간자본의 적극 진출을 지원할 것인지를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르완다의 경우 국내 민간자본이 적극 진출하기에는 시장규모가 작고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공공외교를 이용한 협력관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영화산업은 ‘나이지리아의 자존심’으로 불리며 개인 또는 민간 중소자본이 주도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따라서 나이지리아와의 문화콘텐츠 협력은 우리나라 공공기관이 직접 협력하는 방식보다 국내 기업 및 민간 문화자본의 진출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KOTRA와 같은 기관이 국내 민간 문화자본의 투자를 컨설팅하고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관련 정보를 지원하는 등의 유관 기관과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영화산업이 현저하게 영리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문화콘텐츠 산업의 수익성을 우선하는 지원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남아공의 경우 중간 소득국가에 속하기 때문에, ODA를 통한 협력은 불가능지만, 공공과 민간의 혼합형 교류는 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KOICA와 지자체 등이 컨소시움을 결성해 남아공과 문화콘텐츠를 교류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KOICA가 파일럿 에이전시(pilot agency)의 역할을 통해 남아공의 문화콘텐츠의 개발협력 분야를 설정하고, 지자체가 구체적 협력을 수행한다면 작은 규모로 순발력 있는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국제교류재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 역량 강화 ODA 프로젝트’가 KOICA와 지자체와의 협업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관계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양 지역 간에 경제 교류가 미미한 현실에서 문화콘텐츠 교류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다만 아프리카 대륙은 더 이상 소외지역이 아니고 이미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문화상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함은 분명한 사실이라는 점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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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정권 16년: 주요 국제 이슈와 정책 평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집권했던 2005년 1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의 약 16년간 독일과 EU의 위상에 변화가 있었다. 한때 ‘유럽의 병자(病者)’로 불리던 독일이 경제발전과 산업 활성화를 이룩했고, 글로벌 무대에서도 정치·경제 전 방면에서 입지..

    이현진 발간일 2022.09.08

    경쟁정책, 정치경제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I  서론

    Ⅱ  글로벌 경제 이슈
     1.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2. 보호무역주의와 대미 갈등

    Ⅲ  국제 정치 이슈
     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2.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와 EU의 회원국 지키기

    Ⅳ  환경·안보 이슈
     1. 독일 원전 전략의 변화와 환경정책
     2. EU 난민사태
     3. 코로나19 방역과 백신 보급을 위한 범유럽 차원의 대응

    Ⅴ  결론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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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집권했던 200511월부터 202112월까지의 약 16년간 독일과 EU의 위상에 변화가 있었다. 한때 유럽의 병자(病者)’로 불리던 독일이 경제발전과 산업 활성화를 이룩했고, 글로벌 무대에서도 정치·경제 전 방면에서 입지를 굳건하게 했다. 한편 EU 차원에서는 공동대응책을 제시함으로써 공동체로서 역내 결속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진행되었다. 메르켈 총리의 집권기 동안 좁게는 유럽, 넓게는 전 세계에 영향을 준 굵직한 이슈들이 다수 발생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갈등을 들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당시 메르켈 총리는 독일과 유럽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강조하면서도, 유로존과 EU가 해체되지 않도록 위기를 맞은 회원국들을 지원하면서 EU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면서 중국뿐 아니라 독일 및 EU도 심각한 갈등을 겪게 되었지만, 메르켈 총리는 자유무역주의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정치 분야에서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EU 확대 역사상 최초의 역주행이 된 브렉시트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거센 비난이 일었다. 독일의 경우 대러 에너지원 의존도를 고려할 때, 러시아와 대치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인 결정일 수 있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전략적으로 길게 끌어 대응하자는 국내 정치권의 의견에 편승하지 않고 유럽 내 자유와 평화를 깨뜨린 러시아에 대해 조속한 경제제재를 추진했고, 주변국들의 참여를 독려하면서 대러 제재를 강화했다. 한편 브렉시트가 현실이 되자 이로 인한 EU의 균열을 우려한 메르켈 총리는 EU 잔류의 이점을 적극 홍보했고, 영국과의 협상에서는 노딜로 끝나더라도 영국의 편의를 봐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해 오히려 극적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환경·안보 분야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촉진한 독일의 원전 폐쇄,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의 EU 유입사태,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을 들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독일 내 반원전 여론이 거세지자 메르켈 총리는 이를 반영하여 조속한 원전 폐쇄 결정을 강행했다. 시리아 난민들이 유럽, 특히 독일로 물밀듯이 유입되었을 때는 국내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인도적 차원에서 이들을 받아들였으며, 터키와의 협상을 통해 이들의 유입 수준을 감소시키는 성과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유럽 차원에서 백신 확보 등 독일과 유럽 전체의 방역을 추진했고, 팬데믹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는 독일기업들을 빠르게 지원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정책적인 관심을 기울였다. 메르켈 총리는 앞서 언급한 이슈들에 대한 대처에서 결국 유권자들의 지지와 공감을 끌어낼 수 있었는데, 본인의 리더십 스타일대로 천천히 차근차근접근하면서 독일에서 실시하는 정책들을 EU 정책에도 투영하여 EU의 통합을 꾀하는 정책 방향을 선택했으며, 궁극적으로는 독일과 EU 내 정치·경제적 안정을 가져오는 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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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보조금 규제의 새로운 현상: 역외보조금·기후변화 보조금·환율보..

    급변하는 국제 정치·경제 환경하에서 공급망 재편과 리쇼어링, 기술경쟁, 기후변화, 통화가치 저평가 등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다양한 국제적 현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가들의 정책 목표와 수단 또한 진화해 왔다. 특히 보조금은 국가의..

    이천기 외 발간일 2021.12.30

    무역정책, 산업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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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차례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2. 연구의 목적과 구성

    제2장 역외보조금
    1. 논의의 배경
    2. EU 역외보조금 규정의 입법 경과
    3. 입법안의 주요 내용
    4. 평가

    제3장 기후변화 보조금
    1. 논의의 배경
    2. 주요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무역정책의 연계 동향
    3. 배출권 무상할당에 대한 보조금 상계조치 부과 가능성
    4. 친환경 전환과 주요국의 배터리 산업 지원 보조
    5. 평가

    제4장 환율보조금
    1. 논의의 배경
    2. 미국의 환율보조금 상계관세 도입
    3. 평가

    제5장 결론 및 시사점
    1. EU의 역내 공급망 확보 움직임과 연계하여 역외보조금 규제 강화에 대비
    2. EU 진출기업의 공급망·자금조달 방식 점검과 역외보조금 관련 정보의 DB화
    3. EU 역외보조금 규제 개시에 앞서 충분한 제도 구체화 요구 필요
    4. 녹색 산업 지원정책과 WTO 다자통상체제의 조화를 위한 다자적 논의 주도
    5. WTO 기후면제 및 허용보조금 재도입 검토
    6. 배출권 무상할당을 이유로 한 상계관세가 본격화될 가능성에 대비
    7. 환율보조금에 대한 정부·기업 차원의 다면적 대응
    8. 새로운 보조금 현상의 양자·다자적 공론화 노력 필요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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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급변하는 국제 정치·경제 환경하에서 공급망 재편과 리쇼어링, 기술경쟁, 기후변화, 통화가치 저평가 등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다양한 국제적 현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가들의 정책 목표와 수단 또한 진화해 왔다. 특히 보조금은 국가의 정책목표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로부터의 경제회복, 탈탄소화 촉진 등과 맞물려서 다양한 보조금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각국이 국내 정책 달성을 위해 보조금을 활용하는 경우가 보다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조금 문제를 두고 국제적 차원에서 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 변경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미국과 EU는 WTO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국제통상 규칙의 틀을 벗어나 보조금 규제의 횡적 범위를 넓히고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보조금 유형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 연구는 미국과 EU가 제시하는 새로운 보조금 규칙의 외연을 역외보조금, 기후변화 보조금, 환율보조금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첫째, EU 집행위가 2021년 5월 5일 발표한 ‘역외보조금’ 규정 입법안은 EU 역외국 정부가 제공하는 보조금으로 인해 발생가능한 상품 측면의 무역왜곡 문제를 넘어 기업결합과 투자, 경쟁, 공공조달 문제까지를 규율하고자 하는 것이다. 위 입법안의 배경에는, 역외국 정부가 EU 역내시장에 위치한 기업의 무역·투자 활동에 보조금을 공여함으로써 역내시장을 왜곡하고 공정한 경쟁기회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WTO 보조금 규칙과 EU 차원의 국가보조 규칙, 반보조금 규정, 기업인수합병규정(EUMR), 공공조달 지침, EU 회원국 차원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심사 제도 등을 통해 보조금을 통한 시장경쟁 왜곡 문제가 일부 규율되어 왔으나, 재정적 기여의 공여대상이 공여당국의 관할지역 이원, 특히 EU 역내시장에 위치한 경우에 대해서는 위 규칙들을 통해 실효적인 규제가 이루어지지 못해 왔다. 역외보조금 규정의 일차적 적용 대상은 중국일 것으로 보이나, 중국 외 국가의 대EU 투자 또는 보조금 공여 현황에 따라서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EU 교역국으로 실질적인 적용대상이 확대될 가능성도 현 시점에서 배제할 수 없다. 한편 EU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진출 기업 입장에서 역외보조금 규정을 사전 준비하는 데 입법안의 내용만으로는 부족하고 추가적으로 구체화가 필요한 잔여 쟁점들이 다수 남아 있다. 나아가 입법안에 제시된 사전 신고의무의 발동요건이 재정적 기여를 기준으로 규정되어, 혜택이나 특정성 유무를 불문하고 즉 시장조건에 따라 지급된, 또는 공여대상이 한정되지 않고 산업 전반에 비특정적으로 공여되는 정부의 정책지원에 대해서도 사전 신고의무를 부담하고 EU 집행위의 승인을 확보해야 하는 등 EU 진출기업 입장에서는 기업 의사결정에 대한 리스크와 과도한 정보공개 요구로 인한 부담을 수인해야 할 우려가 있다. 역외보조금 규정은 관계회사 간 내부거래를 통해 재정적 기여가 이전된 경우까지를 모두 규율대상으로 하므로, EU 진출기업 차원에서는 자사의 공급망과 자금조달 방식에 대해 자체적으로 사전 점검하고 객관성을 검증받을 수 있는 수준의 DB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입법안 제2장 일반 메커니즘하에서 EU 집행위가 지나치게 광범한 조사권한을 향유하게 될 것이 우려된다. 현재 유럽의회와 EU 이사회의 검토가 진행 중인 EU 역내 입법절차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되며, 입법안의 내용이 확정될 경우 필요하다면 입법안의 최종 채택 이전 단계에서 우리 기업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신기후체제의 출범이 본격화되고 국가마다 배출 감축을 위한 국내 산업 정책을 준비·시행하는 과정에서,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환경조치가 국제무역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환경과 통상 문제의 ‘연계(linkage)’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 기후변화 완화 정책과 산업 정책이, 내지는 환경적 가치와 교역 가치가 교차하는 예로서, (ⅰ)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 배출권거래제를 운영하면서도 자국 산업의 경쟁력 유지와 탄소누출 방지 목적으로 무상할당이 제공되는 경우, (ⅱ)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운송 부문에서의 탄소배출 감축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전기차 보급 확산 목적으로 배터리 연구·개발에 공여된 보조금이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환경조치임과 동시에 신성장산업에서 자국의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산업보조금으로서 문제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현행 WTO 보조금 규칙은 이러한 보조금에 대한 환경 예외를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ⅰ)의 경우 즉 EU ETS 내에서 배출권을 100% 무상으로 할당받는 경우를 미 상무부는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 보아 2020년 12월 11일에 상계관세 부과를 결정한 바 있으며 (ⅱ) 재생에너지 개발 및 전기차 전환을 위한 배터리 개발 등 친환경 신성장산업에서의 기술경쟁이 치열해지고 경쟁우위 선점을 위해 미국, EU, 중국 등 주요국 모두가 지금처럼 대규모 보조금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과거 에어버스와 보잉사를 둘러싼 EU와 미국의 보조금 분쟁에서처럼 국가 간의 통상마찰이 격화될 우려가 있다. 국제통상규범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기후변화 완화를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촉진하는 것이어야 한다. 기후·통상 정책이 중첩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긴장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녹색’ 산업 보조금에 대한 예외를 국제무역 체제에서도 인정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기후면제(Climate Waiver)’가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으며, 과거 WTO 보조금협정 제8조에 규정되었던 허용보조금 조항을 재도입하거나 반박 가능한 추정 조항을 신설하는 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미국을 중심으로 환율보조금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 등 주요 교역상대국이 자국 통화가치를 의도적으로 저평가하여 대미 수출경쟁력을 확보하였다고 주장해왔다. WTO 보조금협정 협상 당시 국가들은 환율 문제를 IMF에 일임하고 있었으며, 당시에는 통화가치 저평가로 인한 글로벌 불균형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지 않아 협상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측면도 있다. 미 연방의회 차원에서 교역국의 환율조작에 상계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법안이 몇 차례 제기되었으나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다가, 2020년 4월에 상무부 차원에서 규정(CFR) 개정을 통해 통화가치 저평가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에 대한 근거가 마련되었다. 위 개정 상계관세 규정을 통해 교역상대국 정부의 개입으로 해당국의 통화가 저평가된 경우 환전 시 발생한 혜택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중국산 트위스트 타이 상계관계 사건의 최종판정에서는 환율보조금에 관련된 결정을 연기하였으나 베트남산 타이어 상계관세 사건의 최종 판정에서 미 상무부는 환율보조금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를 결정하였다. 한편 환율보조금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에 대해 특히 재정적 기여, 혜택의 산정, 특정성 요건과 관련하여 WTO 보조금협정과의 합치성 논란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상수지, 환율 등이 펀더멘털에 부합하다는 평가를 IMF로부터 받고 있으며 미 재무부 반기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지 않아 보인다. 다만 베트남산 타이어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중국, 베트남 등 미국의 환율 상계관세 부과 대상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유력한 국가에 진출한 한국기업 입장에서는 미국의 환율 상계관세 조사에 기업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하나의 조사 대상물품에 대해 환율보조금 긍정판정이 내려질 경우, 해당 조사 대상국이 수출하는 그 외 다른 상품에까지 환율 상계관세 조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원화가치의 적정성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보조금 현상이 일부 국가의 일방조치가 아닌 양자·다자적 합의를 위해 공론화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보조금 문제에 대해 모든 국가들이 합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WTO 다자 채널 또는 FTA 양자 채널을 통해 도출해내는 작업이 최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CPTPP, USMCA 등 가장 최근의 FTA에서는 본 연구에서 살펴본 새로운 보조금 현상에 관한 규율이 EU나 미국의 일방조치가 아니라 이미 양자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져 ‘국제조약으로서’ 체결된 경우가 일부 확인된다. 국제법에 기반하지 않은 일국의 일방조치는 국가 간의 상호합의에 기초하지 않은 것이므로 그 목적이 정당할지라도 중장기적으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역외보조금, 기후변화 보조금 등 국경을 넘어서 발생하는 초국경적 파급효과에 실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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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용적 혁신성장을 위한 주요국의 경쟁정책 분석과 정책적 시사점

    전 세계 주요국의 상위 1%의 소득비중은 증가하고 있으며 불평등지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 연구들은 세계화, 숙련편향적 기술진보, 디지털전환 등을 불평등 심화의 요인으로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보다 최근에는 이러한 요인들과 함께 시..

    한민수 외 발간일 2021.12.30

    경쟁정책, 산업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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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과 목적
    2. 연구 구성과 용어 정리

    제2장 산업집중도의 심화와 경쟁정책의 변화
    1. 글로벌 산업집중 현황 및 원인   
    2. 미국 및 유럽 경쟁정책의 변화
    3. 소결

    제3장 산업집중도가 노동소득분배율 및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1. 도입
    2. 이론적 배경    
    3. 데이터 및 실증분석
    4. 포용적 혁신성장과 경쟁정책     
    5. 소결

    제4장 우리나라 경쟁정책의 경제적 영향 분석
    1. 연구의 목적과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2. 우리나라의 경쟁정책제도 및 경쟁법 집행     
    3. 실증분석  
    4. 소결

    제5장 요약 및 정책적 시사점
    1. 요약
    2. 포용적 혁신성장을 위한 경쟁정책 제언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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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전 세계 주요국의 상위 1%의 소득비중은 증가하고 있으며 불평등지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 연구들은 세계화, 숙련편향적 기술진보, 디지털전환 등을 불평등 심화의 요인으로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보다 최근에는 이러한 요인들과 함께 시장경쟁의 약화 및 산업집중도 심화가 불평등 심화의 주요한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시장경쟁을 촉진하는 경쟁정책의 역할에 대해서도 기존의 전통적인 시각을 넘어서 불평등 심화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고민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배경하에 본 연구는 주요국의 사례조사와 실증분석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서 우리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포용적 혁신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경쟁정책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제2장에서는 최초의 반독점법인 「셔먼법(Sherman Act)」을 제정한 미국과 세계 경쟁정책 역사의 또 다른 한 축인 EU의 산업집중도 변화를 살펴본 후 두 지역의 경쟁정책의 최근 동향을 살펴보았다. 미국과 EU 모두 최근 디지털 경제의 확산과 함께 산업집중도는 대체로 증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지역의 경쟁법 집행도 강화되면서, 소비자 후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경쟁적 행위뿐 아니라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도 규제하는 방향으로 경쟁정책의 방향이 변화하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의 경우 산업 전반에서 노동자, 기업가, 소비자의 피해 예방과 이익 증진과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범정부적인 노력을 촉구하는 한편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는 행정명령(Executive Order on Promoting Competition in the American Economy)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EU 역시 시장경쟁을 왜곡하는 다양한 우회적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서 기업결합 규제, 공공조달 참여 제한, 직권조사 개시 등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디지털 경제의 확대에 대해서도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미국의 경우 「더 강한 온라인 경제: 기회, 혁신, 선택(A Stronger Online Economy: Opportunity, Innovation, Choice)」 법안을 발의했으며, EU 역시 「EU의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공정경쟁을 강화하는 규제 법안」을 발표하였다. 

    제3장에서는 산업집중도 심화가 포용적 혁신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국가ㆍ산업별 패널데이터를 통해서 실증분석하였다. 여기서는 포용성을 대표하는 추정치로서 노동소득분배율을 사용하고 혁신을 대표하는 추정치로서 총요소생산성을 사용하였다. 또한 Battiati et al.(2021)의 방법론을 이용하여 국가ㆍ산업별 마크업을 추정하고, 산업집중도에 대한 추정치로서 이렇게 추정된 마크업을 사용하였다. 한편 무역의존도, 연구개발비, 해외직접투자, 금융개방도 등에 대한 추정치도 기타 통제변수로서 활용하였다.1995년부터 2017년까지의 EU KLEMS 등의 데이터를 활용한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산업집중도의 심화는 총요소생산성을 증가시키기는 하지만, 노동소득분배율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실증분석 결과를 근거로 할 때 산업집중도의 심화는 포용적 혁신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4장의 첫 번째 부분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쟁정책을 위반 유형에 따라서 △ 전통적 경쟁촉진정책 △ 경제력 집중억제시책 △ 소비자정책 △ 대중소기업 공정거래정책의 네 가지 분야로 나누고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주요한 변화 추세를 발견하였다. 

    첫째, 전통적 경쟁촉진정책에서 법집행 실적 자체가 감소하고, 경제력 집중억제시책 분야에서도 높은 수준의 제재조치 건수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가 나타난 것은 대중소기업 공정거래정책 등 다른 분야에 정책당국의 인적 자원과 역량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전통적 경쟁촉진정책 분야의 집행 감소는 불공정관행의 감소에 기인하기보다는 사건 자체가 복잡해지고 경제적 효과 입증이 어려워지면서 사건처리 자체가 어려워진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둘째, 시장파급력이 큰 대형사건 처리에 더욱 집중하는 경향도 관찰되고 있다. 이는 정책당국이 한정된 인적ㆍ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중소기업 공정거래정책 분야의 경우 제도적 규율과 법집행 모두가 강화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 분야의 조치 건수는 「하도급법」, 「가맹사업법」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법위반사업자에게 자진시정을 통한 경고보다 가장 높은 수준의 제재인 과징금 부과 및 고발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제4장의 두 번째 부분에서는 이상의 네 가지 분야에서의 우리나라 경쟁정책 집행현황의 변화의 영향을 포용적 혁신성장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포용적 혁신성장지수’로서 △ 산업집중도지수 △ 요소소득(factor income)분배지수 △ 미래성장동력지수의 세 가지 지수를 선정해 지수별 경쟁법 집행의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우리의 실증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산업집중도 완화 효과와 관련해서는, 네 가지 경쟁정책 분야 가운데 대중소기업 공정거래정책만 일관되게 효과가 있었다. 또한 이 정책만이 대기업의 모든 수익성 관련 추정치(총자본순이익률, 당기순이익, 영업이익)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대중소기업 공정거래정책 분야에서의 법집행이 집중도를 완화시킨다는 추가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요소소득분배지수와 관련해서는 첫 번째 실증분석 결과와 마찬가지로 대중소기업 공정거래정책 분야에서의 법집행 강화는 중소기업에 비해 대기업의 총요소소득, 노동소득, 자본소득 모두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경쟁정책이 생산요소를 공급한 대가로 얻은 소득의 기업규모별 격차를 완화시킴으로써 포용성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전통적 경쟁촉진정책 역시 미약하지만 10% 유의수준에서 포용성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미래성장동력지수와 관련해서는 경쟁정책이 기업규모별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대다수의 평균적인 기업의 연구개발 지출은 확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의 분석 결과가 대중소기업 공정거래정책 분야에서의 법집행만이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전통적 경쟁촉진정책의 경우 획정된 시장 자체가 우리 연구의 산업분류보다 협소하므로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경제력 집중억제시책의 경우에도 이것이 소유집중을 규율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우리 분석의 직접적인 검증대상이 아니었다. 더 나아가 개별 정책이 지향하는 정책적 목표와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정책 분야별로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비록 우리 연구에서는 주로 대중소기업 공정거래정책 분야에서만이 포용성에 미치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이러한 결과가 다른 정책이 포용성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우리 보고서는 우리나라 공정거래정책이 지속가능한 포용적 혁신성장에 기여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정책제언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범정부적 차원에서 경쟁정책의 방향성을 재정립해야 한다. 이를테면 우리나라 경쟁정책의 범위를 넓혀서, 기존의 미시적인 경쟁제한 효과와 함께 ‘공정성’, ‘포용성’, ‘사회적 후생’ 등의 가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함으로써 산업정책적 차원과 거시경제적 효과도 중시하는 방향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경쟁당국을 컨트롤 타워로 하여 범정부적 차원에서 경쟁정책의 중요성을 재검토하고, 국내 경제정책에서 경쟁정책의 새로운 방향성을 재정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둘째, 독과점 시장구조 완화를 위한 경쟁제한적 규제 개선에 보다 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물론 현재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에도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고, 매년 20여 개 안팎의 규제 개선과제를 발굴하여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규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관련 부처의 비협조로 시장에 파급력이 큰 규제를 발굴하여 개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민경제적 차원에서 ‘포용적 혁신성장’에 방점을 두고 경쟁당국에 힘을 실어주면서 대대적인 독과점 시장구조 개선을 위해서 노력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대응해 경쟁정책의 패러다임을 재정립해야 한다. 첫째, 플랫폼 비즈니스의 혁신, 확장성 및 발전 가능성을 저해하는 과도한 실체법적 사전규제는 지양하되, 시장경쟁을 왜곡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행태적 조치를 넘어선 구조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규제의 효과가 불분명한 상황하에서는 시장주의적 접근법(market-based approach)에 기반한 간접 규제를 먼저 도입해 그 효과를 분석한 후에 추가적인 규제 도입을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 둘째, 기업결합심사 시 경쟁법 위반 여부의 핵심인 경쟁제한성 판단에 있어 사업자가 경쟁 친화적 효과를 먼저 증명하도록 하는 ‘입증책임의 전환’을 디지털 분야에 도입하여 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셋째, 경쟁당국의 인적ㆍ물적 자원 확충을 통해 디지털 경제 분야의 경쟁법 이슈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도 미국 등 다른 경쟁당국처럼 기업결합심사 수수료(filing-fee) 징수를 제도화함으로써 경쟁당국의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전문성 제고를 위한 인력 충원 및 연구기능 강화도 고려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플랫폼 노동시장에서의 수요독점(gig economy) 이슈에 대한 연구와 적극적 경쟁정책 집행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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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디지털전환 정책의 평가와 시사점

       본 연구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일본의 디지털전환 정책을 연구 주제로 삼았다. 디지털전환의 범위는 ‘행정분야의 디지털화’, ‘산업의 디지털화 및 디지털전환’, 그리고 ‘디지털산업기반 정비’와 같이 비교적 광범위하다. 일본..

    김규판 발간일 2022.05.20

    ICT 경제, 산업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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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목적  
    2. 연구 범위 및 구성  
    3. 선행연구 검토  

    제2장 디지털정부 구상과 규제개혁  
    1. 디지털정부 구상
    2. 디지털시대의 규제개혁

    제3장 주요 산업분야의 디지털전환
    1. 제조업 분야
    2. 농업분야: 스마트농업
    3. 인프라·물류 분야  

    제4장 디지털산업기반의 정비
    1. 반도체
    2. 디지털인프라: 포스트 5G, 데이터센터
    3. 디지털산업: 클라우드 산업

    제5장 결론
    1. 요약 및 평가
    2. 정책적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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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본 연구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일본의 디지털전환 정책을 연구 주제로 삼았다. 디지털전환의 범위는 ‘행정분야의 디지털화’, ‘산업의 디지털화 및 디지털전환’, 그리고 ‘디지털산업기반 정비’와 같이 비교적 광범위하다. 일본정부가 표방하는 IT·디지털 정책은 사실상 총무성 소관의 디지털정부 구현 정책을 의미하며, 산업분야에서는 경제산업성, 농림수산성, 국토교통성과 같은 정부부처의 각종 정책·시책으로 ‘분절’되어 있고, 디지털산업기반 영역에서는 주로 총무성과 경제산업성이 정책·시책을 분점하는 등, 디지털전환 정책을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
       일본의 디지털전환 정책을 전술한 3개 분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와 각 분야에서의 정책적 시사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본정부의 행정분야 디지털화, 즉 디지털정부 구현 정책은 공공영역에서의 규제개혁과 정부·지자체 간 정보시스템의 표준화, 민간영역에서의 규제개혁에 역점을 두고 있다. 공공영역에서의 규제개혁은 서면·날인·대면주의의 개혁, 온라인 이용 촉진, 납세의 전자화 등 세 가지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지자체 간 정보시스템 표준화는 그간 일본의 전자정부 구현에 가장 큰 장애물로 인식되었던 마이넘버 카드와 마이나포털의 이용 활성화를 위해 표준사양 설정 등 정부부처와 지자체의 데이터 형식을 표준화한다는 시책이다. 민간영역에서의 규제개혁은 디지털시대를 맞이하여 디지털전환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를 완화한다는 정책이다. 민간영역에서의 서면·날인·대면주의의 개혁, 디지털사회의 기반 정비 관련 규제개혁, 금융·해상물류·자율주행·원격의료 등 제반 분야에서의 규제개혁이 정책 어젠다로 부각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전자정부 구현 측면에서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뒤처져 있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공공데이터의 민간활용 분야에서 일본은 2016년 「관민데이터 기본법」을 제정한 이후 많은 지자체들이 관민데이터 활용 추진계획을 수립하는 등 실질적으로 공공데이터의 민간활용을 촉진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1년 6월 국회에 제출된 소위 ‘디지털전환 3법’ 중 「데이터기본법」은 공공데이터의 민간활용과 민간데이터 활용을 활성화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수 있으나, 일본의 ‘베이스레지스트리’와 같은 공공정보기반을 구축하는 작업부터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규제개혁과 관련하여 일본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 대응과정에서 전격적으로 실시한 원격진료 허용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본정부의 의료분야 규제개혁은 ‘2014년 일반용 의약품의 온라인 판매 허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보다 앞서고 있는데, 2020년 4월 코로나19 대책의 일환으로 잠정적으로 승인한 ‘초진 원격진료의 특례조치’를 2022년도부터 상시화하기로 결정하였다.
       둘째, 본 연구는 산업부문 중 제조업, 농업, 인프라·물류 분야를 대상으로 일본정부의 디지털화·디지털전환 정책과 기업의 동향을 분석하였다. 우리 정부의 ‘디지털뉴딜’ 정책 역시 스마트산단, 스마트시티, 스마트물류체계 구축 등 산업분야의 디지털전환을 강조하고 있지만, 각각의 영역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정책의 방향성과 기술역량 측면에서는 일본 산업계의 디지털전환 사례를 면밀히 검토하여 국내 보급·확산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일본정부가 시범사업을 통해 지원하고 있는 기업 공통의 데이터기반 구축 사업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스마트산단이 개별 기업의 스마트공장을 넘어 산업단지 내 기업들이 보유한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와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일본정부처럼 우리 정부도 기반구축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업 차원에서는 일본 제조업 기업이 공장자동화를 넘어서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관련 기업을 플랫폼에 끌어들여 산업용 디지털 플랫폼에 주력하고 있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건설업체 역시 건물관리뿐만 아니라 건설현장을 원격관리하는 데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으며, 물류업체도 육상물류와 해상물류 업계를 중심으로 각종 자동화기술과 디지털기술을 조합한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적극적이다. 우리 정부의 스마트농업 정책과 관련해서는 일본 농림수산성의 ‘스마트농업 실증프로젝트’와 같이 정부가 기업, 연구기관 등과 산관학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로봇트랙터 등 첨단 농기계, 드론, 센서, 클라우드 서비스, AI 등 소위 4차 산업혁명 기반기술을 현지 및 업종 분야에 맞춰 적용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시범사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인프라·물류 분야에서는 일본 국토교통성이 2020년 4월 개시한 ‘플래토(plateau) 프로젝트’처럼 우리 정부도 도시정비의 디지털전환 작업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국토교통성은 일본 도시의 ‘디지털트윈’을 작성하여 전국의 3D 도시모델을 정비하고, 도시계획 입안이나 도시정비, 방재, 도시서비스의 시뮬레이션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2021년 11월 기준, 일본의 56개 도시가 플래토 프로젝트를 통해 대규모 3D 도시모델을 정비하였으며, 향후에는 3D 도시모델 활용 측면에서 민간사업자가 참여하는 유스케이스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셋째, 디지털인프라, 즉 디지털산업기반 분야는 한·일 경제협력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일본정부는 포스트 5G 분야에 대한 기술개발 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일본기업의 5G 통신장비 분야에서의 취약한 경쟁력은 향후 포스트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한·일 간 협력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포스트 5G 통신장비 시장은 물론, 포스트 5G 기술을 활용한 제조업, 스마트 모빌리티, 인프라·물류 등 산업분야의 디지털전환을 고려할 경우 포스트 5G 통신장비 시장에서의 한·일 협력은 새로운 협력 패러다임으로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일본정부는 데이터센터의 분산화와 그린 데이터센터 정비에 초점을 맞춰 데이터센터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일본정부는 데이터센터의 국내 최적 배치와 국내 유치를 주요 정책과제로 제시하고 있으나, 지진과 같은 일본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헤징할 수 있는 묘안은 없어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정부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직후처럼 일본기업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일본정부는 국내 클라우드 산업 육성책에 매우 적극적인데, 우리 정부나 기업으로서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내세우고 있는 디지털산업 경쟁력 강화책, 즉 하이브리드형 클라우드 시스템 개발과 초분산형 클라우드 아키텍처 개발에 관심을 갖고 국내 기업 육성과 함께 일본기업과의 협력방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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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보호주의하에서 미국의 대외경제정책 평가와 방향

       본 연구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임기 4년 동안 실시되었던 보호주의적 대외경제정책의 영향을 분석 및 평가하고, 2020년 11월 미국 대선으로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거나 추진할 예정인 대외경제정책의 방향을 전망하고자 하..

    강구상 외 발간일 2021.12.30

    무역정책, 산업정책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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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필요성  
    2. 연구의 방향 및 구성  

    제2장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경제정책 주요 내용 및 평가  
    1. 배경  
    2. 주요 내용
    3. 평가  

    제3장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경제정책 영향 분석  
    1. 자국 통상법에 근거한 수입규제 조치  
    2. 2018년 세제개편이 미국의 해외직접투자(FDI)에 미친 영향

    제4장 바이든 신행정부의 대외경제정책 방향
    1. 정책 수립 배경
    2. 정책 주요 내용
    3. 전망

    제5장 결론 및 정책 시사점  
    1. 요약  
    2. 정책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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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본 연구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임기 4년 동안 실시되었던 보호주의적 대외경제정책의 영향을 분석 및 평가하고, 2020년 11월 미국 대선으로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거나 추진할 예정인 대외경제정책의 방향을 전망하고자 하였다. 전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대외경제정책 기조로 내세우며 자국 통상법인 201조, 232조, 301조에 근거하여 대미 교역국을 상대로 수입제한 및 관세부과 조치를 시행하였다. 이와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다양한 무역구제제도를 활용한 통상정책은 해당 조치의 영향을 받게 된 국가들로부터 큰 반감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그와 같은 정책에 대한 대응으로서 각국의 대미 보복관세부과 및 WTO 제소 등의 빌미를 제공하였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에 체결된 일부 무역협정이 미국에 불리하다는 점을 내세우며 재협상을 강력하게 추진하였을 뿐만 아니라, 양자주의에 기반한 신규 무역협상도 적극적으로 실시하였다. 특히 전자의 대표적인 예로는 취임한 지 3일 만에 발표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통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타결, 한ㆍ미 FTA 재협상을 꼽을 수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정책뿐만 아니라 다른 대외경제정책을 추진하면서도 보호주의적 기조를 여실히 드러내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예는 외국인의 대미 직접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목적으로 제정된 ‘외국인투자위험심사현대화법(FIRRMA)’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동법은 2010년대 들어 급격히 증가하던 중국의 대미 투자를 견제하려는 성격이 강했다. 중국의 대미 투자는 주로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형태로 이뤄졌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이와 같은 시도로 자국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외국인투자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FIRRMA 개정을 추진하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중 해외에 진출해 있는 자국 기업들을 본국으로 회귀시키기 위한 리쇼어링 정책 또한 펼쳐 왔다. 대표적으로 2017년에 상ㆍ하원 의회를 통과하여 2018년 1월부터 발효된 「세금 감면 및 일자리법(Tax Cuts and Jobs Act of 2017)」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에 35%였던 미국 법인세율을 21%로 영구 인하하고 미국 다국적 기업들의 국외 조세 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과세제도 개편을 단행함으로써,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리쇼어링 인센티브를 확대함은 물론 오프쇼어링에 따른 징벌적 조치를 부과하고자 하였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트럼프 행정부의 양자주의적이고 일방적인 무역정책 시행은 주요 대미 교역국들로부터 큰 반감을 불러일으키면서 미국의 국제사회 신뢰도를 크게 추락시켰다. 이와 더불어 2021년 1월에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시기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수입품에 대한 무분별한 관세부과 조치로 미국의 농가, 제조업자, 소비자들에게 큰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강력히 비판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그와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품 관세부과 조치가 미국경제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증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한 232조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부과 조치와 301조 대중 수입품 관세부과 조치가 미국 산업 내 고용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면 관세부과에 따른 자국산업 보호경로를 통해 고용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당 관세부과 조치가 산업생산에 미친 영향을 보면 자국산업 보호경로와 보복관세 경로를 통해 산업생산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서는 미국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부과 조치로 자국산업이 보호되는 효과를 누리면서 마진율을 제고하기 위해 전략적인 생산량 감축을 시도했을 가능성과 대미 교역국의 보복관세 부과로 인한 미국 수출기업들의 생산 위축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편 232조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부과 조치를 제외하고 광범위한 품목에 걸쳐 시행된 301조 대중 수입품 관세부과 조치가 미국 고용 및 산업생산에 미친 영향을 추가로 살펴보았다. 그 결과 301조 조치는 관세부과에 따른 3가지 영향 경로(자국산업 보호경로, 생산비 상승경로, 보복관세 경로)를 통해 미국 고용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01조 관세부과 조치가 산업생산에 미친 영향을 보면, 앞서 2가지 관세부과 조치의 종합적인 영향에서와 마찬가지로 자국산업 보호경로와 보복관세 경로가 미국 산업생산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켰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상기의 결과를 종합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부과 조치가 미국 산업 고용에는 다소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으나, 산업생산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기대했던 정책 효과를 달성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된다. 또한 301조 대중관세로 피해를 본 미국 기업들을 구제하기 위한 관세 면제요청 승인 결정요인을 살펴보았다. 실증분석 결과, 대중수입액이 많은 품목일수록, 특정 HTS(84 또는 85)에 해당되는 품목일수록, 제3차 대중관세 대상에 해당되는 품목일수록 면제요청 승인 확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ㆍ중 간 통상갈등 상황하에서, ‘중국제조2025’와 같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굴기 움직임과 대중 수입의존도 증가에 따른 자국의 경제적 안보 위협을 우려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견제 수단으로 301조 대중관세 부과 조치가 사용되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했던 기타 대외경제정책의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2018년 세제개편이 미국의 해외직접투자(FDI)에 미친 영향에 관한 실증분석도 진행하였다. 실증분석 결과, 해당 세제개편은 미국의 FDI를 감소시키는 단기적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다만 2017년 미국의 해외직접투자액과 비교하여 2018년 수치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주로 구글, 애플, 아마존과 같은 미국의 거대 다국적 기술기업들이 소위 조세피난처로 불리는 영국령 버뮤다나 아일랜드에 유보하고 있던 국외소득을 본국으로 환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여 조세피난처를 분석자료에서 제외한 후 실시한 회귀분석결과에서도 미국 FDI에 대한 세제개편의 부정적 효과가 확인되었다. 아울러 이러한 결과와 대칭적으로 조세피난처 더미변수를 세제개편 더미변수와 교차항(interaction term)으로 구성하여 회귀분석을 실시했을 때, 세제개편이 해외직접투자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조세피난처의 경우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세제개편이 발효된 다음 해인 2019년 미국의 해외직접투자액이 일정 부분 반등한 것은 2018년 조세제도 개편이 지속적으로 FDI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낳지는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해당 세제개혁이 특히 미국의 빅테크를 포함한 다국적 기업들에는 단기적인 리쇼어링 인센티브가 될 수 있음을 본 실증분석에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상기와 같이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했던 대외경제정책의 영향 분석 및 평가를 바탕으로 2021년 1월 새롭게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경제정책 방향을 살펴보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이고 보호주의적인 통상정책이 미국의 국제사회 리더십을 크게 추락시켰을 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컸음을 강하게 비판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지금까지 보여준 정책 행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그것과 크게 다르진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예컨대 트럼프 행정부가 대미 교역국을 상대로 실시했던 232조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부과 조치와 관련하여,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EU와 철강관세 철회에 합의했을 뿐 다른 교역국들에 대해서는 관세를 철폐하지 않았으며, 중국 수입품에 대한 301조 관세부과 조치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오히려 바이든 행정부는 이 같은 대미 교역국을 대상으로 한 관세부과 조치를 일종의 레버리지로 활용하여 자국이 의도하는 바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다시 말해 미ㆍ중 간 패권경쟁 상황에서 해당 조치들을 활용하여 동맹국의 협조를 요청함으로써 공동의 대중 견제 전선을 구축하는 한편, 중국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관세부과 조치로 압박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다양한 방식을 통해 중국 견제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과정에서 현재 유명무실한 WTO 구조개혁을 미국이 주도하거나 가장 큰 동맹파트너인 EU와 협력하는 방안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중국 통상정책으로서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타결했던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중국 측의 약정사항 이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한편, 인권 및 환경 이슈와 통상 이슈를 연계함으로써 중국정부의 정책 변화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중국정부가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강제노동을 시켜 생산한 제품의 수입을 규제하거나 중국산 탄소과다배출 제품에 탄소국경조정세 또는 쿼터를 부과하는 방안 등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검토되고 있는 통상정책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기타 대외경제정책 방향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보호주의적 색채가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시기였던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미국 내 확산 시 마스크, 인공호흡기, 방호복과 같이 필수 의료물자가 부족했던 상황과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을 목도하면서 이와 같은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예컨대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정부 조달 분야에서 자국산 제품이 우선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규정한 ‘미국산제품우선구매법(Buy American Act)’ 적용을 강화하기로 하였고, 주요 품목(반도체, 대용량 배터리, 중요 광물, 의료물자) 및 산업(국방, 보건, ICT, 에너지, 운송, 농업)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미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상기 분석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첫째, 디지털 무역규범 현대화에 대비하여 그에 따른 경제적 영향에 대한 면밀한 분석 및 검토와 함께 WTO 전자상거래 협상에 참여하는 중견국들과의 디지털 교역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미국이 수준 높은 디지털 무역규범을 요구하며 WTO 전자상거래 협상을 주도하고 있고, 이러한 협상이 미국과 EU를 비롯한 거대 선진 경제권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둘째,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미 연방정부 차원에서 제공되는 혜택을 활용하는 한편, 미국과 규범에 기반한 공급망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한ㆍ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미국 또한 해당 분야에서 자국의 공급망상 취약지점을 보완하고자 한다는 점을 충분히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셋째, 우리나라는 기존에 미국으로부터 적용받고 있는 무역구제조치에 대해 미국과 원만한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앞선 실증분석 결과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부과 조치가 미국 산업에 당초 기대한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보긴 어렵고,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EU 회원국에 부과하던 232조 철강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역시 미국과 공급망을 강화할 필요성을 제기함으로써, 기존 구제조치를 철폐하기 위해 미국을 설득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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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국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분석 및 정책시사점

       본 연구는 한국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참고자료를 제공하고자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를 국제비교하고, 주요국의 사례를 심층분석하며,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결정요인에 대한 실증분석을 실시하였다. 국..

    조동희 외 발간일 2021.12.27

    경쟁정책, 노동시장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선행연구  
    3. 보고서의 구성  

    제2장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 국제비교  
    1. 국제표준산업분류 개요  
    2. 국제표준산업분류 대분류 Q의 일자리 규모 국제비교
     
    제3장 주요 해외 사례  
    1. 영국
    2. 일본
    3. 스웨덴  
    4. 독일

    제4장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 결정요인 분석  
    1. 실증분석 개요
    2. 실증분석 모형 및 자료  
    3. 추정 결과

    제5장 결론
    1. 주요 연구 결과  
    2.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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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본 연구는 한국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참고자료를 제공하고자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를 국제비교하고, 주요국의 사례를 심층분석하며,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결정요인에 대한 실증분석을 실시하였다. 국제비교에서는 OECD의 자료를 이용하여 인구 대비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를 국가 간에 비교하였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 정책을 고려하여,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값과 보고서 작성 시점에서 OECD가 제공하는 가장 최근 수치인 2019년 값을 비교하였다. 사례분석은 최근 널리 사용되는 사회복지체제 분류의 유형별 대표 국가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보수주의의 독일, 자유주의의 영국, 사회민주주의의 스웨덴, 동아시아의 일본을 분석하였다. 현재 한국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에 참고가 될 정보가 사회서비스의 정의,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의 특징, 사회서비스에 대한 정부 지출 규모,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라는 판단 아래 사례별로 상술한 네 가지 측면을 분석하였다. 실증분석에서는 관련 문헌에서 적정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의 결정요인으로 제시된 변수들을 설명변수로 하여, 인구 대비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의 결정요인을 OECD 회원국의 패널자료를 이용하여 추정하였다.
       제2장의 국제비교에서는 가용 자료의 한계를 고려하여 국제표준산업분류 4차 개정(ISIC Rev. 4)의 대분류(Section) Q(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를 사회서비스로 정의하였다. 인구 천 명당 대분류 Q의 일자리 수를 보면, 한국은 문재인 정부가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정책을 실시하기 직전 연도인 2016년에 36.3개로 OECD 평균인 47.2개보다 약 11개 적었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가장 최근의 가용 자료인 2019년에는 42.7개로 OECD 평균인 49.8개 대비 격차가 약 7개로 줄어들었다. 특히 두 시점 간 OECD 회원국은 평균적으로 2.7개 증가하였는데, 한국의 증가 폭은 6.3개로 가장 컸다. 사회서비스의 대표적 실수요층인 고령(65세 이상) 인구에 대비해 보면, 한국은 고령 인구 천 명당 대분류 Q 일자리가 2016년에는 275.4개로 OECD 평균인 282.2개보다 낮았으나, 2019년에는 287.1개로 OECD 평균인 284.3개보다 높아졌다. 두 시점 간 OECD 회원국은 평균적으로 2.1개 증가하였는데, 한국은 이를 크게 상회하여 11.6개 증가하였다. 이처럼 빠른 증가는 문재인 정부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정책의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증가 속도는 본 연구에서 실시한 실증분석(제4장)의 예측과 유사하다.
       사례분석(제3장)의 첫 번째 사례인 영국에서 사회서비스는 주로 ‘사회적 돌봄서비스(social care service)’를 지칭하는 협의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영국의 사회서비스에서 돌봄서비스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사회서비스 공급 체계에서 영국의 특징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이 뚜렷하게 구분되고, 민간의 비중이 매우 높으며, 지방정부의 세부 사항에 대한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영국의 사회서비스 관련 정부지출과 일자리는 가용 자료의 한계를 고려하여 잉글랜드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잉글랜드 지방정부의 성인 돌봄서비스에 대한 지출은 최근 꾸준하게 증가하여 2019~20 회계연도에는 약 197억 파운드에 이르렀다. 여기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고 성인 1인당으로 환산하면, 성인 1인당 실질 지출액은 450파운드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잉글랜드의 성인 돌봄서비스 일자리도 최근 꾸준하게 증가하여 2019~20 회계연도에 약 165만 개를 기록하였다. 이 중 대부분은 민간(비영리단체 포함) 소속이고, 신규 일자리도 민간을 중심으로 창출되고 있다. 잉글랜드의 성인 돌봄서비스 일자리 중 대부분은 시설 돌봄서비스와 재가 돌봄서비스이다.
       두 번째 사례인 일본에서는 사회서비스 대신 ‘복지서비스’나 ‘사회복지서비스’라는 개념이 사용되는데, 이는 복지나 보호를 요하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대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가리킨다. 따라서 일본의 정의는 돌봄서비스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사회서비스 공급 체계에서 일본의 특징으로는 장기 불황을 겪던 1990년대에 실시한 개혁의 결과로 민영화와 시장화가 상당히 이루어졌고, 2000년대에 실시한 지방분권화의 결과로 기초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제 전반의 고용상황에 따라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의 방향이 바뀌어 왔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일본 정부의 예산 분류 중 사회서비스와 관계가 가장 높은 것은 ‘민생비(연금 관계 제외, 아동복지, 개호 등 노인복지, 생활보호 등)’로, 2019년 정부 지출의 약 22%를 차지하고, 재원의 약 70%를 지방정부가 부담한다. 일본의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2019년 약 117만 개를 기록하였다. 시설 유형별로는 아동복지시설의 일자리가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유료양로원, 장애인지원시설 순이다.
       세 번째 사례인 스웨덴에서는 사회서비스의 수요자 유형(고령자, 장애인, 아동)별로 사회서비스가 정의된다. 예를 들어 고령자와 장애인 대상 사회서비스는 재가 활동 지원, 주거시설 제공 등이 대표적이고, 아동은 보육 및 교육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스웨덴의 사회서비스 공급은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 모형에 따라 공공이 주도하고 있다. 민간의 참여가 허용은 되지만, 민간이 차지하는 비율은 30% 미만에 그친다. 스웨덴 정부에서 사회서비스를 담당하는 보건사회부는 부처 중 영향력과 예산 규모가 가장 크다. 중앙정부는 사회보장제도의 정책 방향 결정, 지방정부 관리감독 등을 맡고, 제도의 운영은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한다. 광역지방자치단체는 보건의료서비스를 주로 담당하고, 기초지방자치단체는 보육, 초중등 교육, 주거, 재택돌봄서비스 등을 주로 담당한다. 지방정부의 재원은 광역 및 기초 단위의 지방세와 중앙정부 교부금으로 충당한다. 스웨덴 정부 예산에서 사회서비스 관련 항목의 비율은 약 30%이다. 특히 ‘건강, 의료 및 사회서비스’ 항목의 지출은 2020년 약 1,018억 스웨덴 크로나(SEK)로, 전체 예산의 8.5%를 차지한다. ISIC 대분류 Q 기준 스웨덴의 사회서비스 취업자는 약 76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약 15%에 달한다.
       네 번째 사례인 독일에서는 사회서비스는 공공에서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대인서비스(예: 돌봄서비스) 중 수요자의 필요에 맞게 개별화된 경우를 가리킨다(즉 의무교육, 예방 목적의 보건의료서비스 등 제외). 이는 국제표준산업분류 상으로는 중분류(Division) 87(Residential care activities) 및 88(Social work activities without accommodation)에 가깝다. 독일 사회서비스 공급 체계의 특징은 국가 주도의 중앙집권적 체계가 분산형으로 발전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에도 독일의 사회서비스 공급 책임은 지방의 행정부인 기초자치단체에 있고, 사회서비스 전달 주체는 주로 지역사회의 비영리단체들(예: 민간 사회복지기관)이다. 이들의 재원은 정부 보조금, 사회서비스 이용료, 기부, 모금, 복권기금의 후원 등이다. 연방정부의 예산에서 이들에 대한 보조금은 약 2,100만 유로이다. 최근 독일의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꾸준하게 증가하여 2019년 약 246만 개를 기록하였고,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5.8%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요양시설의 근무환경이 악화되고, 다른 EU 회원국 국적의 인력 공급이 제한되어 전년대비 관련 일자리 수가 감소하였다.
       제4장에서는 국제표준산업분류의 대분류 Q를 기준으로 인구 천 명당 사회서비스 일자리 수를 사회서비스 수요와 공급의 주요 결정요인으로 지목되는 변수들에 대하여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OECD 회원국의 1991~2020년 패널자료를 이용하였고, 국가 고정효과 및 연도 고정효과를 통제한 고정효과모형을 이용하였다. 추정 결과, 1인당 GDP로 측정한 소득수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그다음으로는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GDP에서 정부의 최종소비가 차지하는 비율, 고연령(65세 이상) 인구 비율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저연령(15세 미만) 인구 비율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고용률의 영향은 미미하였다. 실증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대비 2019년(실증분석의 표본에 한국의 자료가 포함된 가장 최근 연도) 한국의 인구 천 명당 사회서비스 일자리 수 변화율을 예측하면 약 18.4%이다. 이는 관측값, 즉 해당 기간 한국의 인구 천 명당 사회서비스 일자리 수 실제 변화율인 16.1%를 소폭 상회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정책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우선 본 연구에서 조사한 사례 중 대부분은 사회서비스를 돌봄서비스를 중심으로 좁게 정의하고 있다. 관련 양적연구도 이와 유사하게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국제표준산업분류 대분류 Q 또는 중분류 87과 88로 정의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의 관련 제도와 정책은 사회서비스를 매우 추상적으로 서로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 추상적 정의가 정책의 자유도를 높인다는 장점을 감안하더라도, 본 연구에서 살펴본 주요국의 사례와 비교할 때 한국의 현행 정의는 지나치게 추상적이다. 또한 정책 간 서로 다른 정의를 사용하는 데다 관련 학술연구와도 사용하는 정의가 상이하기 때문에 관련 정책에 대한 비교나 일관된 평가가 어렵고, 학계에서 정부 정책에 기여할 가능성을 최대한 살리지도 못할 우려가 있다. 정책 설계와 평가의 정확성을 높이고, 학계의 연구가 정부 정책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우려면 사회서비스 및 사회서비스 일자리에 대한 정의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정책을 실시하기 직전인 2016년 대비 한국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 확대 속도는 지나치지 않다. 오히려 한국의 실제 확대 속도는 실증분석 결과의 예측을 소폭 하회한다. 따라서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정책은 실증적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최근 유력 정당의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에서 유력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목표보다도 훨씬 큰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공약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정책은 정치적 공감대도 있다고 할 수 있다. 단 향후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 설계 시 국내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관련 문헌의 주요 관심사가 최근에는 일자리의 양보다 질로 옮겨 가고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를 감안하여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의 목표에서 일자리의 질에 가중치를 더 둘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의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고용률이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반면에 사회서비스 수요의 주요 결정요인이라고 볼 수 있는 소득수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고령 인구 비율 등은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본 실증분석 모형을 최적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에 대한 모형으로 해석할 경우, 본 결과는 정부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정책이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의 일환으로서보다는 소득수준 상승,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확대,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사회서비스 수요 증가에 부응하기 위한 정책으로서 더 타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의 경우에도 노동시장이 극도로 침체되었던 장기불황기에는 고용 증진을 위하여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를 추진하였던 적이 있지만, 노동시장이 개선된 후에는 정책 방향을 변경한 바 있다. 따라서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의 초점이 일자리보다는 사회서비스 수요에 맞춰질 필요가 있다.
       한편 본 연구는 2019년 말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는 다루지 않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회서비스 일자리와 관련하여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고용 구조(전일제 대 시간제)와 코로나19 확산 간 관계이다. 예를 들어 한 요양시설에서 총 8시간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1인(갑)을 8시간 고용하는 경우와 서로 다른 2인(갑과 을)을 각각 4시간씩 고용하는 경우를 비교하자. 갑과 을이 요양시설 외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 같다면, 종사자가 바이러스를 요양시설로 전파할 가능성은 갑과 을을 각각 4시간씩 고용하는 경우가 더 크다.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 설계 시 감염병 발생 상황까지 염두에 둔다면 이러한 고용 구조의 영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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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의 디지털 전환 전략과 시사점: 5G 네트워크 구축과 데이터 경제 육성을 중심으로

       중국의 디지털 전환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국경제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미ㆍ중 무역 분쟁은 점차 디지털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거버넌스와 데이터 관련 규범을 분석..

    최원석 외 발간일 2021.12.30

    산업구조, 산업정책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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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 범위와 구성
    3.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제2장 중국 디지털 전환 전략의 주요 내용 및 추진 현황
    1. 디지털 경제 개념 및 측정
    2. 중국의 디지털 전환 추진 경과
    3. 중국의 주요 디지털 전환 전략
    4. 소결

    제3장 중국 5G 네트워크 구축 전략과 기술 생태계 구성
    1. 중국 5G 네트워크 구축 전략
    2. 중국 5G 기술 생태계 현황
    3. 사례 분석: 중국 5G 혁신센터
    4. 소결

    제4장 중국 데이터 경제 구축 현황과 육성 정책
    1. 중국 데이터 경제 현황과 생태계
    2. 중국의 데이터 경제 육성 정책
    3. 중국의 데이터 자산화 추진 방안
    4. 사례 분석: 중국 스마트 제조
    5. 소결

    제5장 결론 및 시사점
    1. 요약
    2. 정책적 시사점과 제언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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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중국의 디지털 전환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국경제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미ㆍ중 무역 분쟁은 점차 디지털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거버넌스와 데이터 관련 규범을 분석하고 한ㆍ중 간 차이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히 데이터를 통해 전 사물을 연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5G 기술 기반의 디지털 분야 협력은 기존 협력과 달리 그 결과에 대해서 아직 불확실한 면이 많고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므로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 
       이 보고서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중국의 디지털 전환 추진 정책과 경쟁력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한국 디지털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적 시사점과 대중국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자 수행되었다. 특히 5G 기술과 데이터는 디지털 전환에서 가장 핵심이고 기초가 되는 분야이며,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뉴딜’ 전략도 데이터와 5G 기술을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어 중국의 5G 기술과 데이터 육성 방안을 분석하여 관련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 보고서의 제2장에서는 중국 디지털 전환 전략의 추진 현황과 특징을 살펴보았다. 우선 중국은 디지털 경제를 크게 ① 디지털 산업화 ② 산업의 디지털화 ③ 디지털화 거버넌스 ④ 데이터 가치화 등 4가지 부문으로 정의하고, 부문별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부문별로 그 개념과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중국의 ‘디지털 산업화’는 정보통신 산업의 부가가치 증가 및 발전을 의미하며, 정보통신(디지털) 산업에서의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산업 비중 확대와 인터넷 기업의 성장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산업화 촉진 등이 추진되고 있다. 둘째, ‘산업의 디지털화’는 1ㆍ2ㆍ3차 산업에 디지털 기술이 융합ㆍ응용되는 것으로 실물경제의 디지털 전환을 일으키는 부문을 의미한다. 특히 이 분야의 경제 규모는 중국 디지털 경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산업 인터넷의 발전이 2차 산업의 디지털화를 주도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이다. 셋째, 디지털화 거버넌스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행정 시스템 및 제도를 개선하는 것을 의미하며, 넷째, ‘데이터 가치화’는 디지털 경제의 생산요소로서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을 의미한다. 세 번째와 네 번째 분야는 그 경제 규모가 아직 추정되고 있지 않으나, 최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중국정부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이다.  
       2010년대 이후 중국의 주요 디지털 전환 정책들을 통해 디지털 전환 전략의 추진체계와 주요 분야별 전략을 분석하였다. 본 보고서에 따르면 첫째, 중국의 디지털 전환 전략은 국가 주석이 직접 총괄하는 최상위 기구인 ‘중앙 인터넷 안정 및 정보화 영도소조’에 의해 추진되는 등 점차 중앙정부의 핵심영역으로 발전해 왔다. 둘째, 중국정부의 디지털 거버넌스 구축은 데이터의 효율적 관리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관리를 통해 정부의 효율성 개선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셋째, 중국은 ‘제13차 5개년 규획(2016~2020년)’부터 ICT 산업에서의 원천기술 개발을 강조해 왔고, ‘제14차 5개년 규획(2021~2015년)’을 통해 세부적으로 기술 혁신이 필요한 분야를 선정하여 기술 발전뿐만 아니라 중점 산업별 생태계 구축을 중시하고 있다. 넷째, 중국정부는 스마트 제조와 서비스 산업 디지털화를 중심으로 5G 기술의 응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편 중국 디지털 경제의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용 소프트웨어의 국산화율이 낮고 국제 경쟁력도 취약한 수준인 점이 중국 디지털 전환의 한계점으로 판단된다. 또한 중국의 디지털 시장이 외국기업에 개방되지 않은 점과 중국이 주장하는 사이버 공간 내 정부 영향력 강화조치 등으로 인하여 향후 미국과 EU 등 선진국과의 갈등이 첨예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은 앞으로 중국이 디지털  분야에서 대외 협력을 추진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제3장에서는 중국정부의 5G 기술 개발 및 통신망 구축 전략과 5G 산업 주요 기업들의 기술 표준화 추진 전략 등을 살펴보았다. 중국은 2013년 IMT- 2020(5G) 추진단이 베이징에서 킥오프 회의를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5G 기술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였다. 중국은 2019년 6월 5G 통신 서비스 상용화를 시작으로 화웨이의 5G 통신장비를 활용하여 3.5GHz 주파수의 저비용 기지국을 늘리고 커버리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커버리지 확대로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 시장을 확장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술적 난관이 많은 20GHz 이상의 주파수 대역을 준비하는 등 다양한 주파수에 맞는 기술 개발 및 응용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는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중국정부는 ‘신형 인프라’ 투자 확대, 통신사 간 5G 통신망 구축 조정 등을 통해 5G 통신망을 빠르게 구축 중이다. 중국이 2019~20년 82만 대의 5G 기지국을 설치한 반면, 같은 기간 미국에 설치된 5G 기지국은 6만 대라는 점을 보면 중국의 5G 통신망 구축은 이미 미국을 앞서고 있다.
       따라서 5G 통신망을 토대로 중국에서는 5G 기술 생태계가 빠르게 조성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은 2018년부터 국내 표준화 체계를 개정하면서 기업, 연구기관 등 사회단체 등이 연합하여 표준 제정에 참여하는 ‘단체표준’을 도입하면서 5G 관련 기술의 표준화를 추진 중이다. 본 보고서는 중국 5G 기술 생태계 조성의 핵심 기관과 기업을 파악하기 위해서, 중국 내 정보통신 기술과 정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통신표준화협회’ 내 회원들의 ‘단체표준’ 협력 네트워크에 관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2020년 기준 중국의 주요 ICT 기업 및 기관 87개로 구성된 ‘단체표준’ 협력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중국정부의 정보통신 정책 연구기관인 ‘중국 정보통신연구원’이 중국 내 5G 기술 ‘단체표준’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중국 5G 기술 협력 네트워크에서 정부 싱크탱크의 조정 및 가이드라인 역할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통신기술 국제 표준화 과정에서 ‘중국 통신표준화협회’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어, 향후 5G 기술 국제표준 과정에서 미국기업과 중국기업 간 상호 견제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디지털 전환의 가장 큰 경쟁력은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디지털 분야의 기업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특히 본 보고서는 중국 내 통신사와 주요 5G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5G 혁신 네트워크 센터’를 새로운 ‘개방형 혁신’ 사례로 분석했다. 본 사례 분석의 결과에 따르면 중국 5G 생태계는 많은 대체 기업과 협력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협력 모델이 탄생할 수 있으며, 통신사보다는 통신장비 기업, 플랫폼 기업이 주도하는 5G 응용 혁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주요 1선 도시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2ㆍ3선 도시에서 다양한 형태의 응용혁신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4장에서는 중국 데이터 경제 구축 현황과 그 육성 정책을 분석하였다. 또한 중국에서 데이터와 실물경제의 융합으로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스마트 제조에 관한 분석을 진행하였다. 중국의 빅데이터 시장에서는 하드웨어의 비중이 절대적이며, 이는 세계 빅데이터 시장의 매출 구조가 서비스 분야에 절반 이상 집중된 것과 대조적이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중국 내 빅데이터 활용이 데이터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데이터를 현지에 배치하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중국은 기타 국가들의 데이터 경제와 비교하여 데이터 생산량, 정부 적극성(정책), 빅데이터 관리 부서(관리국)/데이터 은행 및 거래소(빅데이터 유통) 운영 등의 측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중국은 향후 서버ㆍ스토리지에 대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클라우드 응용, 인터넷 보안, IDC 운영능력 제고 등을 추진하면서 금융, 원격진료(온라인 진료),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등에 대한 기술선점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데이터 은행 및 데이터 거래소를 활성화하여 더 큰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노력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데이터 육성 정책의 중점방향은 빅데이터 수집에서 빅데이터 통합ㆍ공유를 통한 산업사슬 형성으로 점차 확산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자국 내 데이터 시장 활성화를 위한 관련 규범도 점차 정비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2021년에 제정된 「데이터 보안법」, 「개인정보 보호법」 모두 중국 내 데이터의 역외 이전에 관한 안전성 심사 및 인증 체계 등을 명문화하였다. 한편 이러한 중국 내 데이터 규범들은 ① 국가안보를 목적으로 한 정부기관의 데이터 통제 강화 ② 자국 내 시장 보호를 위한 비관세 장벽 수단으로 작용될 가능성 존재 ③ 관련법들이 이미 시행 중이나 세부 규칙이 제정되지 않은 점 등으로 인하여 한국기업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향후 한ㆍ중 디지털 협력이 양국의 제도 차이로 많은 거래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대한 양국의 정책소통이 디지털 협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된다. 
       중국이 최근 추진하고 있는 ‘데이터 자산화’는 데이터의 교환 가치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시장 유통 거래를 통한 경제적 이익실현이 그 특징이다. 중국은 첫 데이터 소유권 플랫폼으로 공업정보화부가 2019년 개통한 ‘인민 데이터 자산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의 합법 여부를 심사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플랫폼을 구축하여 운영 중이다. 또한 2014년 세계 최초의 데이터 거래소로 평가받는 ‘구이양(贵阳) 빅데이터 거래소’를 설립하여 데이터 거래 시장을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이에 필요한 법·제도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자산화를 실험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현재까지 중국 주요 지역에 민ㆍ관 합작 8개(구이양 등) 또는 민간 주도(충칭 등)로 오픈마켓 형태의 16개 데이터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여 운영 중이다.
       중국정부가 2015년 ‘중국제조 2025’를 발표하면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제조에 관한 사례 분석도 진행하였다. 중국의 「스마트 제조 발전지수 보고 2020」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자동차 제조업 △전자설비 제조업 △화학 제조업의 스마트 제조 수준이 다른 산업에 비해 가장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국 내 스마트 제조가 발전한 상위 10개 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이하 GVC) 참여도를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 산업 모두 GVC를 통한 수출이 늘어났으며, 특히 GVC 전방 참여도(다른 국가의 총수출에서 중국의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가 후방 참여도(중국의 총수출에 내재한 해외 부가가치 비중)에 비하여 증가함을 보였다. 따라서 향후 중국 스마트 제조의 경쟁력이 빠르게 성장한다면 자동차 제조업, 화학 산업, 전기 및 광학 장비 제조업의 GVC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이 커지고, 중국 내 공급사슬이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2019년까지 한국과 중국의 스마트 제조 평가를 비교한 결과, 양국의 수준은 유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중국과의 스마트 제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한국은 데이터 공유를 바탕으로 한 스마트 제조 모델 구축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제5장에서는 제2~4장에서 살펴본 분석들을 바탕으로 ① 한국의 디지털 전환 정책 방향 점검 ② 한국 5G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 ③ 정보통신 기술표준 전략 수립 ④ 한국의 데이터 시장 확대 방안 ⑤ 중국과의 디지털 통상규범 소통 채널 구축 ⑥ 중국 내 경제특구 활용 및 한ㆍ중 FTA 협상을 통한 디지털 서비스 개방 추진에 관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우선 한국은 디지털 전환에 대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정책 추진과 함께 민간의 보다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둘째, 한국 5G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5G 기지국 투자에 관한 지원 정책과 함께 5G 연관 산업들 간의 협력을 촉진할 기업 중심 플랫폼 구축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별로 특화된 산업에서 5G 응용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규제 프리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중요하다. 셋째, 국제표준을 위한 전략적 대응도 한국의 정보통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기업협회 등을 통한 기업 간 기술 개발 협력을 장려하고, 더 많은 기업이 국제표준 기구에 참여하여 기업 중심의 표준화 활동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통신기술을 둘러싼 미ㆍ중 기술 경쟁의 대응 방안으로서 대중국 협력 방안으로 소비재 관련 표준 협력을 진행하는 한편, 대미국 협력 방안으로 미국 내 통신장비 공급을 위한 관련 표준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6G 기술 표준화를 대비하여 위성통신 기술 확보를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도 중요하다. 넷째, 한국은 데이터 하드웨어 분야의 대중 수출 경쟁력 강화, 데이터 유통 및 거래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편 및 선도적 시범사업 추진, 빅데이터 및 AI 등 관련 기업 육성, 글로벌 데이터 무역 및 표준 개발, 디지털 및 데이터 관련 국제 협력 등에 대한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 
       한ㆍ중 디지털 협력에서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과제는 첫째, 양국간 디지털 통상 견해 차이를 줄이기 위한 쌍방향 대화 채널 구축이다. 이러한 대화 채널을 통해 데이터 및 전자상거래 규제 등 상호 국내법과 정책에 관한 투명성을 강화하고, 양국의 디지털 협력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개선 등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 중국의 다양한 경제특구 내 정책을 활용하여 양국의 전자상거래 및 디지털 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한ㆍ중 FTA 서비스 협상 시 EU와 중국 간 투자에 관한 포괄적 합의(CAI: Comprehensive Agreement on Investment)를 토대로 동일한 수준의 디지털 서비스 시장 개방을 주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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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조업 서비스화의 수출경쟁력 제고 효과 연구

    본 연구에서는 제조업의 서비스화 중 특히 서비스를 최종재로 생산하여 제품과 함께 시장에 제공하는 행위(servitization)에 주목하여 제조기업에 의해 발생하는 서비스 매출과 수출을 파악함으로써 한국의 제조업 서비스화 진전 현황과 특징, 그리..

    김현수 외 발간일 2021.12.30

    무역정책, 산업정책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과 목적
    2. 연구의 내용과 차별성

    제2장 제조업 서비스화의 현황과 특징
    1. 제조업 서비스화의 개념과 진전 배경
    2. 제조업 서비스화의 유형과 서비스 무역
    3. 한국 제조업 서비스화의 수준과 특징

    제3장 제조기업의 서비스 매출이 기업성과에 미치는 영향
    1. 선행연구
    2. 분석자료와 모형

    제4장 제조기업의 서비스 수출이 상품 수출에 미치는 영향
    1. 선행연구
    2. 분석모형 및 자료
    3. 분석 결과

    제5장 한국 제조업 서비스화 관련 정책 현황과 시사점
    1. 제조업 서비스화 관련 정부정책 현황
    2. 정책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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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본 연구에서는 제조업의 서비스화 중 특히 서비스를 최종재로 생산하여 제품과 함께 시장에 제공하는 행위(servitization)에 주목하여 제조기업에 의해 발생하는 서비스 매출과 수출을 파악함으로써 한국의 제조업 서비스화 진전 현황과 특징, 그리고 이것이 기업의 성과와 상품 수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찰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도출된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분석기간인 2012~19년 사이에 제조기업의 총매출 중 서비스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진적이나마 유의미하게 상승하였음을 확인하였다. 2012년 제조기업 총매출 중 4.5% 수준이었던 서비스 매출은 2017년 15.9%까지 급증하였다가 이후 감소하여 2019년 6.9%의 비중을 나타냈다. 각 개별기업 단위로 총매출 중 서비스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인 서비스화율을 계산하여 분포별로 살펴보았을 때에도 2012년에 비해 2019년에 거의 대부분의 양(+)의 서비스화율 수준에서 기업 분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다수의 제조기업은 전혀 서비스 관련 매출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50인 이하의 소기업에서 높은 서비스화율을 나타냈는데 본 연구의 분석자료인 「기업활동조사」의 조사대상에는 상용근로자 50인 미만인 제조기업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서비스화율 분포가 실제보다 0의 방향으로 더 쏠려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산업별로 서비스화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각 산업에서 서비스 매출을 일으키는 기업의 비중으로 확인한 결과, 대체로 노동집약적 제조업인 식음료 제조업, 섬유 및 의류 제조업, 목재ㆍ인쇄업에서는 서비스화 추이가 감소하는 반면 자본집약적 제조업인 석유ㆍ화학, 전기ㆍ전자, 기계 제조업에서의 서비스화 추이는 2012년에 비해 2019년에 더 높게 나타났다. 자동차, 선박, 철도, 항공기와 그 외 부품 산업을 포함하는 수송장비 제조업은 분석기간 동안 큰 변화가 없었으며, 특히 서비스화율 분포가 다른 산업에 비해 뚜렷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한국 제조기업이 매출을 일으키는 서비스 사업을 유형별로 살펴본 결과, 유통 서비스가 제조기업의 가장 주요한 서비스 사업임을 확인하였다. 제조기업에 의한 유통 서비스 매출은 2012년 전체 서비스 매출의 약 74%, 2019년에는 약 60%를 차지하였다. 이는 시장에서 상품의 경쟁이 보다 심화되는 상황하에서 제조기업들이 전자상거래의 도입ㆍ확대나 오프라인 직영점 설립 등 유통사업으로의 확장을 통해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2012~14년 동안 제조기업들이 많이 참여하지 않던 전문서비스 및 엔지니어링 사업과 R&D 사업이 2015~16년부터 주요 사업으로 대두하기 시작했다. 다만 이러한 증가는 전자부품ㆍ컴퓨터ㆍ영상ㆍ음향ㆍ통신장비 제조업, 화학물질ㆍ화학제품 제조업 등 특정 산업에 의해 주도되는 경향이 발견되었다. 이는 세계시장에서 무한경쟁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업종에서 제조기업의 R&D 활동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그러한 활동을 통해 거둔 특허를 국내외 기업에게 제공하는 경우가 증가한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 한국의 제조업 서비스화 현황을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과 비교하였을 때, 전체 제조기업 중 서비스 매출을 일으키는 기업 비중은 미국 및  독일에 비해서는 다소 낮았으나 일본 및 프랑스와는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요국들에 비해 컴퓨터ㆍ전자ㆍ광학제품 제조업과 기계장비 제조업 등 일부 산업에 서비스 매출을 일으키는 기업이 집중되어 있었다. 또한 자회사 중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의 주사업내용과 매출액을 살펴본 결과, 한국 제조기업의 서비스 자회사 매출액은 대부분 도소매 업종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소매업뿐 아니라 정보통신업, 금융보험업,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등의 서비스 자회사에서도 고르게 매출을 기록하는 미국과 독일 등 주요국과 비교되는 한국 제조기업만의 특징이었다.

    넷째, 제조기업의 서비스 매출로 가늠한 서비스화가 기업의 이윤율, 매출, 고용 등 성과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한국 제조기업의 서비스화가 기업의 이윤율과 생산성 모두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도소매업이나 부동산업 등 기업의 생산성과 상대적으로 관계가 약한 서비스업을 제외한 협의의 서비스화지수를 이용한 결과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제조기업의 서비스화 경향에서는 학계에서 논란이 되었던 서비스화로 인한 시장경쟁 심화와 이윤율 저하 효과보다는 서비스화로 인한 기업의 생산성과 이윤율 제고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났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고용이나 매출 등 기업의 규모와 관련된 지표는 해당 지표의 장기적 추세를 통제하였을 때 서비스화에 따른 인과성을 찾지 못하였다.

    다섯째, 제조기업 중 제품과 서비스를 함께 수출하는 기업과 제품만 수출하는 기업의 수출성과를 비교하여 서비스 수출이 제조기업에 가져오는 수출 효과에 대해 살펴본 결과, 제조기업의 서비스 수출은 전체 수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효과는 서비스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기업 사이에서뿐 아니라 중소기업 사이에서도 나타났으며, 특정 기업이 서비스 수출을 실시하기 전과 후를 비교하였을 때에도 모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보였다. 산업별 수출 효과는 다소 이질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계장비 및 기타 제조업과 컴퓨터ㆍ전자ㆍ광학 제조업에서는 서비스 수출 여부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수출을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난 반면 자동차ㆍ운송장비 제조업에서는 계수 추정치가 양(+)의 부호를 갖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 서비스화율 분포를 나타낸 [그림 2-12]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자동차ㆍ운송장비 제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의 서비스화율을 나타내는 기업들이 적게 분포하였다. 전체 매출 대비 서비스 매출 비중이 적다는 것은 서비스 수출 비중도 적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고, 상대적으로 적은 서비스 수출로 인해 서비스 수출의 수출 효과가 확연하게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자동차ㆍ운송장비 제조업에서 완성차의 경우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제품 관련 서비스가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수출성과에 긍정적인 효과를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자동차 부품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특정 완성차 제조사의 수출 시 함께 수출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수출성과가 완성차의 수출성과와 강한 비례관계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수출성과가 다운스트림 산업의 수출과 강하게 연계되어 있는 업스트림 품목이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 자동차ㆍ운송장비 산업에서 서비스 수출의 수출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난 이유 중 하나로 판단된다.

    본 연구를 통해 제조기업이 서비스 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형태의 서비스화가 기업의 생산성과 이윤율 제고에 기여함을 보였으며, 더 나아가 해외시장에 제품과 함께 서비스를 제공할 때 더 높은 수출 효과가 나타남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추진되어온 정부의 제조업 서비스화 관련 정책들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을 추구하면서도 주로 IT 등 첨단기술과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조업 생산의 중간재로 투입하고 제조지원 서비스를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둔 반면, 최종재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 간 결합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수출 촉진에 대해서는 많은 정책적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에 제5장에서는 우리나라 제조업 서비스화 활성화 지원정책에 대한 시사점으로 △ 단계별 제조업–서비스업 연계 활성화 정책 고안 △ 제조업–서비스업 연계 비즈니스 개발 지원 △ 제조업 서비스화를 고려한 통계 개선에 대한 제언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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