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전체보고서

발간물

김영란

  • 한국과 중국의 인구정책 변화와 미혼여성의 결혼 및 출산가치관 비교연구

    1. 서론가. 연구 배경과 목적한국과 중국은 국가주도의 인구억제정책을 추진하였으나, 저출산·고령화로 인하여 출산 제고로 정책을 전환한 동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1970년대 국가주도로 가족계획사업을 실시하였다. 1983년 한국의 합계..

    김영란 외 발간일 2019.02.28

    중국사회문화

    원문보기

    목차

    제1장 서 론
    1. 연구 배경 및 목적
    2. 연구 내용과 연구 방법
    3. 연구의 한계점 및 의의


    제2장 한국과 중국의 인구동향
    1. 한국
    가. 총인구 추이
    나. 혼인 및 출산
    다. 여성의 경제활동
    2. 중국
    가. 총인구 추이
    나. 혼인 및 출산
    다. 여성의 경제활동
    3. 양국의 인구동향 비교


    제3장 한국과 중국의 인구정책 변화
    1. 한국
    가. 인구억제정책의 추진 및 적극적 저출산 대책으로의 전환
    나. 한국의 저출산 대응 가족지원정책
    2. 중국
    가. 인구억제정책 추진 및 두 자녀 정책으로의 전환
    나. 중국의 가족지원정책
    3. 양국의 정책 동향 비교


    제4장 서울과 베이징 미혼여성의 결혼 및 출산 가치관 비교
    1. 조사개요
    가. 조사 목적 및 조사 대상
    나. 조사 내용
    다. 표본 설계
    2. 응답자 특성
    가. 일반적 특성
    나. 부모 및 가족관련 사항
    3. 결혼 및 자녀 가치관 비교
    가. 결혼 관련 가치관
    나. 자녀 관련 가치관
    4. 본인의 결혼 및 출산 의향 비교
    가. 결혼 관련
    나. 자녀 관련
    다. 결혼에 대한 부모의 경제적 지원 관련
    5. 출산 양육지원 정책에 대한 의견
    6. 요약 및 시사점


    제5장 결론 및 정책제언
    1. 결론 및 시사점
    2. 정책제언
    가. 한국 : 가족제도의 성불평등 구조 변화
    나. 중국 : 가족지원정책 도입


    참고문헌


    부록
    1. 조사표(국문)
    2. 조사표(중문번역본) 

    닫기
    국문요약

    1. 서론
    가. 연구 배경과 목적
    한국과 중국은 국가주도의 인구억제정책을 추진하였으나, 저출산·고령화로 인하여 출산 제고로 정책을 전환한 동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1970년대 국가주도로 가족계획사업을 실시하였다. 1983년 한국의 합계출산율 2.06명으로 인구 대체 수준인 2.1명 이하로 감소한 이후 30년 이상 저출산 사회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2006년부터 범정부적으로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 역시 1980년대부터 엄격한 인구정책을 시행해왔으며, 2013년 말 기준 합계출산율이 1.67명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노인부양비 증가,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에 인구문제에 직면하여 2015년 10월 29일 제18기 5중전회에서 전면적 두 자녀 정책 시행을 발표하였다. 그렇지만 이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출산율이 반등할 것인가에 대한 전망은 미지수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1월 21일 발표에 따르면 2018년 출생아 수는 1,523만 명으로 2017년에 비해 200만 명이 급감하였다.
    2005년부터 장기간 적극적인 저출산 대응정책을 추진해온 한국과 달리 중국은 명시적인 대응 정책이 없으며, 자녀 양육 지원정책도 거의 없다. 명시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에서도 출산율 반등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데, 양육지원정책이 거의 없고 자녀부양의 책임을 모두 부모가 온전히 가지고 있는 중국에서 인구억제정책의 폐기라는 정책 선회만으로 출산율 반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저출산 대응정책에서 간과하지 않아야 할 것은 결혼과 출산은 가장 사적인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그동안 저출산 요인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취업여부, 소득수준, 학력, 연령 등 인구사회학적 특성 이외에 결혼에 대한 태도나 자녀가치관 등 가족 관련 가치관도 결혼과 출산 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한 결혼이나 출산에 대한 태도는 연령별 성별로 다르다. 연령이 어릴수록 선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고, 동일 연령대에서 성별로 보면 남성보다 여성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에 본 연구는 한국과 중국의 인구정책 변화를 살펴보고 최근 저출산 관련 만혼과의 연관성에 주목하여 미혼여성의 결혼 및 출산가치관을 비교분석함으로써 양국의 저출산 대응정책에의 시사점을 얻고자 하였다.
    나. 연구 내용과 연구 방법
    본 연구의 주요 연구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과 중국의 총인구 추이와 생산가능인구 추이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혼인 및 출산 관련 현황을 알기 위하여 합계출산율, 초혼연령, 20세~34세 미혼인구비율 변화 등을 파악하였다.
    둘째, 한국과 중국의 여성경제활동 현황 및 추이에 대하여 정리하였다.
    셋째, 한국과 중국의 인구억제정책 동향 및 변화를 정리하였다.
    넷째, 저출산 대응정책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중국은 명시적으로 저출산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 않으므로 가족지원정책을 살펴보았으며, 한국은 저출산 대책 중 양육지원정책과 결혼지원정책 중 신혼부부 주거지원정책을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다섯째, 서울과 베이징의 미혼여성을 대상으로 결혼과 자녀에 대한 인식, 결혼 및 출산 의향을 조사한 후 그 결과를 비교⋅분석하였다.
    연구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문헌 연구이다. 한국과 중국의 인구구조, 혼인 및 출산 관련 통계자료, 양국의 인구 정책 및 저출산 대응정책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였다.
    둘째, 서울과 베이징의 미혼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한국과 중국의 수도인 서울과 베이징에 거주하는 25세~34세 미혼여성 각각 400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주요 조사 내용은 결혼 및 가족에 대한 인식, 자녀에 대한 인식, 응답자 본인의 결혼의향 및 사유, 자녀출산의향 등이다. 조사는 양국의 조사전문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패널을 활용하여 온라인설문조사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셋째, 학술포럼을 개최하였다. 학술포럼은 중국 공동연구진 및 중국의 관련 전문가와 한국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하였다. 개최 일시 및 장소는 2019년 1월 17일(목) 오후 2시~6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제회의장이다.
    넷째, 중국 현지 연구진워크숍 및 전문가워크숍 개최이다. 중국 현지 연구진 워크숍은 연구 내용과 조사설계, 조사표 전반에 대하여 중국 공동연구진과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중국내 인구관련 전문가와의 워크숍을 진행하여 중국의 인구 현황 및 정책 동향에 대하여 파악하였다. 연구진 워크숍은 2018년 11월 6일, 11월 8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하였으며, 전문가 워크숍은 2018년 11월 7일에 개최하였다.

    2. 한국과 중국의 인구동향
    가. 한국
    2000년대 이후 저출산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생아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02년 처음으로 50만 명 이하가 되었으며 2017년에는 40만 명 이하로 떨어져 357,771명을 기록하였다.
    합계출산율은 1970년에 4.53명이었으며 인구억제정책의 영향으로 1977년에 2.99명을 기록, 3명대가 무너졌다. 1984년에 1.74명으로 2명대로 낮아진 이후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05년은 1.08명을 기록하여 출산 쇼크를 경험하였다. 2005년 이후 합계출산율은 소폭 증가하였으나 2017년에 다시 1.05명을 기록하였다.
    평균초혼연령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1990년에 남성 27.79세, 여성 24.78세였으며, 2005년에는 남성 30.87세, 여성 27.72세로 남성이 30세를 넘어섰다. 그리고 2017년에는 남성 32.94세, 여성 30.24세로 여성의 평균초혼연령이 30세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세에서 34세까지의 성별 미혼인구 비율 변화를 보면 만혼 현상이 보편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24세의 경우 1970년에 여성은 절반이, 남성은 대부분이 미혼이었으나 2015년에는 여성 96.8%, 남성 98.8%로 남성과 여성 대부분이 미혼이다. 25~29세는 1970년에 여성 9.7%, 남성 43.4%가 미혼이었으나 2015년에는 여성과 남성 모두 미혼 인구 비율이 기혼보다 더 높다. 30~34세는 1970년에 여성과 남성 대부분이 기혼이었으나 2015년에는 남성은 절반 이상이, 여성도 10명중 약 4명이 미혼이다.
    나. 중국
    1990년부터 2016년까지 여성의 초혼 연령은 22세에서 25.4세로 늘어났고 남성은 24.11세에서 27.21세로 늘어났다.
    1995년부터 2016년까지 20~34세 연령의 여성과 남성의 미혼 비율을 보면 1995년에 비해 남성과 여성 모두 미혼 비율이 상승하였다. 1995년에 20~24세 여성은 47.4%가 미혼이었으나 2016년에는 73.5%로 늘어났다. 20~24세 남성 미혼 비율은 1995년 68.7%에서 2016년 85.7%로 증가하였다. 25~29세 여성의 미혼 비율은 1995년 5.3%에서 2016년 26.5%로 늘어났다. 25~29세 남성도 1995년에 18.2%가 미혼으로 기혼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었으나 2016년에는 절반에 가까운 42.2%가 미혼이었다. 30~34세는 남녀 모두 기혼 비율이 다수이긴 하지만 1995년과 비교하여 남녀 모두 미혼의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중국의 남성과 여성의 결혼은 최근으로 올수록 모두 늦어져 만혼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상승과 하락 등 변화하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1993년 대체출산율보다 낮은 2.03명을 기록했다. 2000년 전후 최저치 1.50명으로 낮아진 후에 소폭 상승하여 2013년 1.60명이 2015년 말 중국은 두 자녀 정책을 전면적으로 실시하였고, 출생아 수는 2015년 1,655만 명에서 2016년의 1,786만 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2017년에 다시 1,723만 명으로 줄었고 조출생률도 12.95‰에서 12.43‰로 하락했다. 또 중국 국가통계국의 1월 21일 발표에 따르면 2018년 출생아 수는 1,523만 명으로 2017년에 비해 200만 명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3. 한국과 중국의 인구정책과 가족지원정책
    가. 한국
    1) 인구정책 개괄
    한국의 인구정책은 1962년 「제1차 경제개발계획」의 시행과 함께 도입되었는데 당시에 급격히 늘어나는 출생아수를 억제하여 사회발전을 도모하고,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이었다. 출산 억제정책은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과 국민의 능동적인 참여로 20여년 만인 1983년에 합계출산율 2.1명 이하의 인구대체수준(population replacement level)으로 낮추는데 성공하였다. 합계출산율이 1.6명~1.7명으로 충분히 낮아진 1980년대 중반 이후에도 출산억제정책은 지속되었으며, 1996년에 들어서야 정부의 인구정책은 출산억제정책에서 인구자질향상을 위한 보건·복지정책 중심으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1997년 말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출산수준은 1.5명 미만으로 낮아졌고, 인구를 둘러싼 정책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였으며, 급기야 2001년부터는 합계출산율이 1.3명 미만에 머무르면서 저출산 해결 및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비가 국가 최대의 현안과제로 등장하였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정부는 2004년 출산장려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한다고 선언하였으며,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범정부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2005년 9월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제정 및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설치를 계기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본격적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2006년 8월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이 수립·시행되기 시작하였으며, 이를 통해 4대 분야 237개 세부과제를 통해 5년간 42.2조원을 투입하였다. 이어 2011년부터는 3대 분야, 231개 세부과제, 109.9조원 규모(저출산 부문에는 60.5조원 투입)의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이 수립되어 시행되었으며, 2016년부터는 197.5조원 규모(저출산 부문에는 108.4조원 투입)의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이 시행되고 있다(대한민국 정부, 2016).
    2) 가족지원정책
    가족지원정책은 가족 형성을 지원하는 정책과 자녀양육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가족형성을 지원하는 정책은 신혼부부 대상의 주거지원정책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자녀 양육 지원 정책은 임신․출산지원, 양육보육지원, 교육지원으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는데, 이들 정책 가운데 일부는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신혼부부 대상 주거지원정책은 공급정책과 금융지원으로 구분되는데 구체적인 지원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주택 공급 정책은 공공임대 및 공공지원주택, 신혼희망타운, 분양주택 특별공급이 있고, 금융지원으로 생애최초 신혼부부 전용 전세대출 상품, 생애최초 신혼부부 전용 주택구입대출 상품이 있다. 지원 대상자는 결혼 후 일정기간이내 또는 예비신혼부부이며, 제도별 소득기준을 충족해야만 이용이 가능하다.
    자녀양육지원정책은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정책 영역이다. 대상이나 지원내용에 따라 많은 지원제도들이 있지만 본고에서는 임신․출산지원, 양육 및 보육지원, 교육지원으로 크게 구분하여 정리하였다.
    임신·출산지원은 먼저 임신출산 의료비와 난임 관련 의료비 지원, 신생아 의료비와 건강관리 지원 등 의료비 지원이 있다. 다음으로 산전후휴가, 유사산휴가, 배우자출산휴가 등 임신출산 시기 휴가 지원이 있고 출산 및 입양 시 소득공제를 해주는 경제적 지원이 있다.
    양육 및 보육지원은 크게 육아기 시간 지원으로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제도가 있고, 아동수당, 가정양육수당, 한부모가족 양육비 지원 등 경제적 지원이 있다. 다음으로 무상보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0~5세 영유아의 보육시설 이용비용이 전액 지원되며 유치원 누리과정 비용도 지원된다. 그리고 아이돌봄서비스와 방과후 돌봄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양육 및 보육지원의 경우도 소득기준에 무관하게 전 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데 아이돌봄서비스의 경우 이용비용이 소득기준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교육지원은 한국에서는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으로 무상으로 교육을 받는다. 다음은 교육급여, 한부모가족 교육비 지원 등이 있다. 그러나 의무교육 이외의 교육지원은 소득기준에 따라 대부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지원된다.
    나. 중국
    1) 인구정책 개괄
    중국은 1980년대 이후 산아제한정책을 30여 년간 실시했고, 제한적인 조건에서 완화하는 과정을 거친 후 최근 ‘전면적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하였다. 중국의 인구억제정책은 ‘출산장려책-출산억제정책-산아제한계획-엄격한 산아계획’ 등 크게 네 단계로 나눌 수 있다.
    1949년 건국 초기에 인구 증가에 대해 정부가 지원, 홍보, 격려를 하며 다자녀를 둔 엄마들을 대상으로 장려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즉, 1949년부터 1953년까지 인구증가를 정책기조로 내세우며 출산장려를 통한 노동력 확보와 생산력 증대를 도모하였다.
    1953년 첫 인구조사 결과 예측치를 웃도는 인구성장을 기록하며 인구증가 문제가 대두되자 인구억제정책 시행 및 피임, 인공유산에 대한 각종 제재조치를 완화하였다.
    이후 중국 국무원은 1971년 「출산제한 추진에 대한 업무 보고서(关于做好计划生育工作的报告)」에서 “계획 출산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고, 1973년 12월 “더 늦게(晚), 더 낮게(稀), 더 적게(少)”라는 산아제한방침이 정해졌다. 1978년 2월 26일 출산제한 추진과 인구 목표에 관한 내용은 처음으로 국무원 총리의 「정부보고서(政府工作报告)」에 실렸다.
    1978년 중국 중앙정부는 「‘국무원 출산제한 팀’ 첫 업무 회의 보고서(关于国务院计划生育领导小组第一次会议的报告)」를 내놓으면서 국민의 혼인 연령과 자녀수에 대한 요구 사항을 명시했다. 이어서 1979년 1월 ‘한 자녀 정책’ 시대와 ‘법률로 국가를 다스리는 법치시대’에 접어들면서 ‘한 자녀만 낳기를 장려하라’는 구호가 생겨났다. 이후 ‘한 자녀 정책’은 1979년 중국의 모든 지역에서 실시되었다.
    한편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중국의 인구 추세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노동력 문제, 고령화 문제와 인구 구조 문제 등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14개 성(省)이 연이어 두 번째 자녀 출산 간격 제한을 취소했다. 2013년 11월 중국 공산당의 18기 3중전회에서 「개혁개방에 대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여러 중요한 결정 사항(中共中央关于全面深化改革若干重大问题的决定)」을 내놓으면서 출산 제한이라는 근본적인 국가 정책을 바탕으로 부모 중 한 명이 외동 자녀일 경우 두 자녀를 낳을 수 있는 정책을 실시하고 출산 정책을 점차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013년 12월 중국중앙정부와 국무원이 「출산정책에 대한 수정 의견(关于调整完善生育政策的意见)」을 내면서 출산 정책조정의 중요한 의미와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명시화했다. 부부 중 한 명이 외동 자녀일 경우 두 자녀를 낳을 수 있는 ‘단독 두 자녀(单独两孩)’ 정책이 법으로 제정되고 실시되었다.
    이후 2015년 10월 29일 폐막된 제18기 5중전회에서는 기존의 정책을 보다 개방하여 ‘전면적 두 자녀 정책(全面二孩)’의 시행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2) 가족지원정책
    중국에는 명시적인 가족정책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산아제한 가정의 장려 및 지원에 관련된 정책이 있었고, 출산 보험, 출산휴가제도,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지원금 등이 있다. 또한 보육서비스도 거의 없다.
    산아제한 가정 장려금과 현금 보조는 2015년 전면적 두 자녀 정책 실시 이후 자율적으로 한 자녀를 출산하는 가정에 대한 장려혜택은 시행하지 않게 되었다.
    출산 보험은 여성 근로자의 출산 휴가 급여와 출산 의료비를 부담하는 것으로 점차 출산 보험 모델로 대체되고 있다. 고용 사업체는 해당 사업체 급여총액의 일정 비율(0.5%미만)을 출산 보험금으로 납부하며 근로자 개인이 납부하지 않는다. 출산보험금은 출산보조금과 의료보조금을 지급한다.
    중국은 보편적 복지제도 성격의 아동 지원금은 없다. 그러나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생활보조, 학비보조, 의무교육단계 학생에 대한 각종 비용 면제가 있다.
    휴가제도의 경우 법정 출산 휴가만 있으며 한국과 같은 법정 배우자 출산 휴가제도와 육아휴직제도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법정 출산휴가는 98일이며, 출산 전 15일간 쉴 수 있다. ‘전면적 두 자녀 정책(全面二孩)’ 실시 후, 전국 31개 성, 구, 시에서는 출산 휴가를 모두 연장하였다.

    4. 서울과 베이징 미혼여성의 결혼 및 출산 가치관 비교
    가. 응답자 특성
    연령은 서울은 25~29세 60.5%, 30~34세 39.5%이며, 베이징은 25~29세 73.6%, 30~34세 26.4%이다. 응답자 평균연령은 서울 28.9세, 베이징 28.2세이다. 교육수준은 서울과 베이징의 학제에 따라 각각 조사하고 양국의 학제를 비교하여 유사한 수준으로 재범주화하였다. 조사 결과 서울과 베이징 모두 대학교 졸업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교 졸업이 서울 73.9%, 베이징 70.2%이다. 두 번째로 많은 것은 서울과 베이징 모두 전문대 졸업으로 교육수준이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대도시인 서울과 베이징은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교육수준이 높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 결혼 관련 가치관
    서울의 미혼여성은 베이징의 미혼여성과 비교하여 결혼을 필수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낮고, 유보적인 견해인 선택사항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베이징보다 훨씬 높다. 또한 결혼을 강력하게 부정하는 견해인 “하지 말아야 한다”는 서울(2.2%)이 베이징(7.5%)보다 더 낮았다. 서울의 미혼여성은 결혼에 대해 아직 명확하게 결정하지 않고 선택적이고 유보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결혼과 가족생활관련 항목에 대한 의견을 보면 가족생활 관련 최근의 변화인 비혼, 비혼동거, 결혼 후 무자녀, 부부중심의 결혼생활 등에 대하여 베이징보다 서울이 동의 정도가 높은 경향을 보인다.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아도 괜찮다”에 대해 서울은 4점 척도에서 3.17점, 베이징은 2.89점으로 서울의 동의 정도가 더 높다. “결혼하지 않고 남녀가 함께 사는 것도 괜찮다”와 “결혼을 하더라도 반드시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에 대해서도 서울이 베이징보다 동의 정도가 높았다. 그러나 “결혼 생활은 부부당사자보다 가족 간의 관계를 우선해야 한다”에 대해서는 서울의 동의 정도가 베이징보다 낮았다. 이는 베이징의 경우 결혼은 가족관계가 더 우선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것도 괜찮다”에 대해서는 서울 2.19점, 베이징 2.15점으로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아서 서울과 베이징 미혼여성의 동의 정도가 유사했다. 한국과 중국 모두 비혼 출산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견해가 많음을 시사한다. 중국의 경우 법적인 혼인이 아닌 경우 출생신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혼출산에 대하여 동의 비율이 낮게 나타났을 것이다.
    다. 자녀 관련 가치관
    자녀에 대한 가치관을 보면 “꼭 있어야 한다”에 대하여 서울은 5.8%만이 동의하였다. 반면 베이징은 30.3%가 동의하여 차이를 보인다.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에 대해서는 서울은 59.9%가, 베이징은 31.7%가 동의하고 있다. 이를 보면 서울의 미혼여성은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는 생각을 하는 비중이 높고 베이징 미혼여성은 자녀가 있는 게 더 낫거나,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더 높다.
    자녀양육의 가치는 4개 항목에 대하여 동의 정도를 4점 척도로 조사하였다. “자녀를 낳고 기르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다”에 대해서 서울 2.97점, 베이징 3.25점으로 서울 미혼여성의 동의 정도가 베이징 미혼여성보다 낮다. “노후 경제적 부양을 위해서 자녀가 필요하다”항목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베이징보다 서울의 미혼여성이 동의정도가 낮다. 그러나 “자녀를 돌보는 일은 힘든일이다”, “자녀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못할 수 있다”, “자녀를 키우는 것은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 등 자녀 양육의 어려움이나 경제적 부담에 대해서는 서울의 미혼여성의 동의 정도가 높았다. 이는 서울의 미혼여성은 베이징의 미혼여성보다 자녀 양육을 부담으로 느끼고 있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라. 결혼 의향
    현재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는 1순위와 2순위로 2개를 응답하도록 하였다. 1순위와 2순위를 중복응답으로 분석한 결과 서울과 베이징 모두 “마땅한 사람이 없어서”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많은 사유를 보면 서울은 “아직 결혼하기에는 이른 나이이므로(21.1%)”, “결혼제도가 남자집안 중심이기 때문에(18.0%)”, “내가 하는 일에 더 충실하고 싶어서(17.4%)”, “결혼하는데 드는 비용이 마련되지 않아서(17.2%)”의 순이었다. 즉, 서울의 미혼여성은 결혼연령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거나 결혼제도의 가부장성, 일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며 결혼비용 문제는 순위가 낮았다.
    한편 베이징은 “결혼 후 생활비 지출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어서(20.8%)”, “결혼생활과 직장일을 동시에 수행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19.1%)”, “나의 여가문화생활에 지장있을까봐(15.3%)”, “내가 하는 일에 더 충실하고 싶어서(14.8%)”의 순으로 나타났다. 비용문제,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에 대한 걱정이 순위가 높고, 개인 생활이나 일 우선은 상대적으로 순위가 낮았다. 특히 결혼제도가 남자 집단 중심이라는 결혼제도의 가부장성 관련 항목은 서울은 18.0%인 반면 베이징은 3.9%에 불과하여 차이가 있고, 베이징의 경우에는 경제적 문제나 일․가정 양립 등 사유로 인한 비중이 높아 서울과 차이를 보인다.
    향후 결혼할 의향이 있는지 여부를 물어본 결과 “결혼할 생각이 있다”가 서울 41.1%, 베이징 49.4%로 가장 많았고, “과거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는 서울 20.4%, 베이징 25.7%로 두 번째로 많았다. 서울과 베이징을 비교하면 “결혼할 생각이 있다”는 베이징보다 서울이 8.3%p낮고,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비중은 서울(20.2%)이 베이징(12.3%)보다 높다. 즉, 서울이 베이징과 비교하여 결혼의향이 낮은 수준이며, 결혼에 대하여 유보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비율이 높다. 또 “과거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의 경우에도 서울이 11.9%, 베이징 6.1%로 서울이 더 높다. 전반적으로 서울의 미혼여성이 베이징의 미혼여성보다 결혼의향이 낮고 유보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 희망 자녀수 및 사유
    결혼을 하게 되면 희망하는 자녀수는 서울 1.8명, 베이징 1.6명으로 서울이 베이징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들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응답한 경우를 보면 서울 17.4%, 베이징 22.1%로 베이징의 동의 비율이 높았다. 자녀 중에서 아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베이징이 서울보다 높은 것이다.
    자녀를 1명보다 적게 두기를 희망하는 경우 그 사유를 보면 서울과 베이징 모두 “자녀 양육 및 교육에 많은 비용이 들어서”를 가장 많이 꼽았다. 서울은 30.1%, 베이징은 29.7%이다. 두 번째는 서울은 “출산 및 육아로 본인의 여가문화생활에 지장있을까봐(1.4%)”, “출산 및 육아로 직장 내에서의 불이익이 우려되어서(9.3%)”의 순이었다. 베이징은 “아이를 맡길 사람이 없어서(16.8%)”, “아이를 맡길 시설이 없어서(7.7%)”의 순이다. 희망 자녀수가 0명인 경우와 1명인 경우를 구분하여 분석하여도 동일한 경향을 보인다.
    서울의 미혼여성들은 개인 생활에 자녀가 장애가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1명이상의 자녀는 낳지 않으려고 하는 것으로 이는 결국 돌봄에 대한 공적 지원이 있다고 하여도 추가적으로 출산할 가능성이 낮음을 의미한다. 반면 베이징의 경우에는 돌봄 사유가 많아 자녀돌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있을 경우 출산을 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5. 결론 및 정책제언
    가. 결론 및 시사점
    결론적으로 한국과 중국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저출산 고령화의 인구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저출산은 강력한 인구억제정책을 시행한 정책적 요인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가주도의 인구억제정책에 대하여 일반국민들이 수용하였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혼이나 출산은 개인의 사적인 선택에 의해 이루어지며 동일한 사회경제적 여건에 있다 하더라도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출산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즉, 결혼과 출산행위는 사회경제적 요인과 개인의 가치관 요인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그 결과 한국과 중국은 이제 인구에 있어서 저출산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래서 한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저출산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출생아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국가는 자녀를 낳으라고 하지만 일반 국민 개개인은 자녀를 낳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결혼 및 출산에 대한 사회경제적 장애요인을 제거하고자 자녀 양육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다양한 지원정책을 수립하고 있지만 출산율은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더욱 낮아지고 있다. 한국에서 국민 개개인의 결혼이나 출산 의향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명시적으로 출생 장려에 대한 우대 정책이 없고 전면적 두 자녀 정책 또한 출산장려라기 보다 한 자녀에 대한 우대와 두 자녀에 대한 패널티를 없앴을 뿐이다. 또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지원제도나 보육관련 공적 서비스,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도 없는 상황이다. 저출산 대응을 위한 정책에 있어서 한국과 중국의 정책환경은 매우 상이하다.
    이러한 정책 환경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긍정적인 점은 미혼여성의 결혼 및 출산 가치관 측면이다. 서울과 베이징을 비교했을 때 베이징의 미혼여성들은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가지고 있으며 결혼의향도 높고, 출산의향도 높다. 또 자녀에 대한 긍정적 가치관은 서울보다 높은 수준이며, 자녀 양육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서울보다 낮게 인식하고 있다. 또한 결혼을 하지 않는 사유나 출산을 적게 하려는 사유가 경제적 비용 문제나 돌봄 문제가 더 많았다. 서울에서는 근본적으로 결혼제도의 문제, 자녀 보다는 개인 생활을 중시하는 태도 등이 많았던 것과는 비교되는 지점이다. 베이징 미혼여성의 응답 경향을 볼 때 중국에서 향후 돌봄 지원을 위한 공공서비스를 확충하고 결혼과 자녀 양육관련 경제적 지원제도,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를 도입한다면 출산을 할 의향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에 비해 중국은 저출산 문제에 관한한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합계출산율이 한국보다 높고, 미혼여성의 결혼 및 출산 의향도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국과 달리 새롭게 도입할 정책 수단은 거의 없어 미혼여성의 결혼 및 출산 의향이 매우 낮아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한국에서 여성의 결혼 및 출산 의향이 낮은 근본적인 이유는 결혼과 출산을 포함한 일상생활 전반에 있어서 성불평등 문화구조가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의 개선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사회문화적 전환이 요구되며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 따라서 한국에서 출산율 관련 전망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중국은 저출산 대응을 위한 정책을 새롭게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며 한국의 정책을 면밀히 검토하고 중국의 현실에 맞게 조정하여 시행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한국은 결혼이나 자녀 관련 사회문화적인 구조의 변화가 요구된다. 특히 명시적인 차별은 없지만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보이지 않는 차별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할 것이다.
    나. 정책제언
    1) 한국 – 가족제도의 성불평등 구조 변화
    한국에서 저출산 대응정책은 질적인 전환이 요구된다. 사회경제적 요인이 결혼과 출산에 장애가 되는 경우에는 관련 지원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함을 전제하고 여성의 결혼출산 의향이 낮아지는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결혼제도는 다분히 가부장적이다. 또 육아와 가사는 여전히 여성의 책임으로 간주된다. 공적인 영역에서 차별은 명시적으로 사라졌지만 보이지 않게 여성은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남성 육아휴직이 증가 추세이지만 여성보다 낮은 비율이다. 또 가족이나 일상생활에서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문화들이 남아 있다. 최근 한국은 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 재구조화 방안을 발표하였는데 저출산 대책에서 출산을 강요하지 않고 삶의 질을 높이고 성평등과 아동에 집중하는 등 프레임을 바꾸었다.
    가장 핵심적으로는 결혼과 출산을 포함한 가족생활, 일상생활에서 성불평등한 구조, 가부장적 문화 등의 개선이 요구된다. 한국 사회는 중국보다 가족지원 관련 재정지출이 많은 국가이다. 그러나 여전히 자녀돌봄의 주요한 책임은 가족이 맡고 있으며 가족 안에서 여성의 역할로 되어 있다. 또 일상생활 중에서 가족생활 측면에서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요소가 많다. 예를 들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가족호칭의 경우도 남편의 집안에 대한 호칭은 거의 존대하는 것 등이 그렇다. 제사나 장례 등에서도 남성 중심의 문화가 당연시 되고 있다. 젊은 미혼여성을 중심으로 이러한 가족문화에 대한 문제제기가 일어나고 있고 이러한 측면으로 인하여 결혼을 기피하기도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저출산 대응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은 성불평등한 사회문화구조 및 가족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위한 정책이라고 하겠다.
    성불평등한 사회문화구조 및 가족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사회문화 구조 내 성불평등 실태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명시적으로 법이나 제도상 성차별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가부장적 가족제도인 호주제가 폐지되었고, 「민법」상 상속 등에 있어서도 딸과 아들의 차별은 없다. 또한 「남녀고용평등법」 등에 따라 경제활동에서의 남녀 차별은 엄격하게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이는 교육기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가족 내 역할에서 육아나 가사는 여성이 주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가족 내 역할로 인하여 기혼여성들은 일과 가정을 병행하기 어려운 현실은 여전하다. 또, 가부장적 가족관계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어 명절이나 제사 등 여성의 부담이 있으며, 남편의 가족관계를 중시하는 가족문화가 아직도 뿌리 깊게 남아 있음은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다. 따라서 법제도상 성불평등 실태가 아닌 사회문화구조 내 뿌리깊이 남아 있는 가부장적 규범이나 가부장적 규범에 기반한 불평등 실태를 불평등의 내용, 불평등이 작동하는 장소나 방식, 관계 등을 유형화하고 각 유형별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가부장적 가족관계 호칭의 재정비, 가부장적 가족의례 문화 개선 등이다.
    둘째, 가족 내 육아 및 가사 분담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참고로 김영란 외(2018: 150)는 성평등한 가사노동 수행을 위하여 가사노동의 핵심 주체로서 남성의 주체성 회복과 역량 강화를 돕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제안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노동시간 단축, 유연근무제, 육아휴직 확대 등 남성의 가사육아 참여를 위한 물리적 구조적 조건을 확대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동시에 남성의 육아가사 참여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 조성, 엄마(여성)을 중심으로 구성 운영되어온 자녀양육환경(예를 들어 녹색어머니회 등) 정비, 남성의 육아 및 가사 수행 기술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셋째, 성불평등한 가족제도 및 사회문화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전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문화구조나 의식구조는 쉽게 변화되지 않는다. 따라서 첫 번째 정책과제를 통해 발굴된 성불평등 실태에 대하여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문제 제기하고 변화를 이끌어 내기위한 문화적인 혁신 운동 및 캠페인 추진이 필요하다.
    2) 중국 – 가족지원정책 도입
    중국에서는 가족지원정책의 도입 검토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결혼 및 자녀 양육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경제적 지원, 보육지원을 위한 공공서비스,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 등이다.
    결혼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경제적 지원은 주거비가 급격하게 상승하지 않도록 하고,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등의 정책 검토가 가능할 것이다. 또, 결혼식을 간소화하도록 유도하는 인식개선도 고려가능하다.
    다음 자녀양육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경제적 지원은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보조금이 있는데 수혜자격 기준을 확대하거나 초등학교와 유치원 과정을 의무화하여 교육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것 등이 가능하다.
    보육지원을 위한 공공서비스는 현재는 거의 없고 대부분 조부모가 돌봄을 하고 있다. 본 연구의 설문조사에서 자녀를 적게 낳으려는 이유로 “돌볼 시설이 없어서”, “돌볼 사람이 없어서” 등 돌봄 사유의 비중이 높았다. 또한 장기적으로 볼 때 자녀 돌봄에 있어서 조부모 자원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공적 보육지원서비스는 공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공적 보육지원서비스 이용 시 보육료에 대한 경제적 지원제도도 도입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음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이다.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는 일과 양육을 병행해야하는 일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제도로 대표적으로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등을 들 수 있다. 중국은 현재 출산휴가는 있으나 육아휴직제도가 없기 때문에 영아돌봄은 조부모가 지원하며 조부모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일을 그만두거나 비용이 비싼 민간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따라서 일하는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그 중에서 육아휴직제도 도입을 가장 먼저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한편 한국의 사례에 의하면 가족지원정책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성불평등한 가족문화가 지속될 경우 여성의 결혼 및 출산 의향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중국에서도 한국과 동일하게 성불평등한 사회문화구조를 개선하는 정책도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닫기
  • 2015년 중국종합연구 총서 정책연구과제 요약집

    김영란 외 발간일 2015.12.30

    경제관계, 경제협력

    원문보기

    목차

    Ⅰ. 한·중간 사회문화 이해 증진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

    1. 저출산 대응 이민정책 전략 수립 연구 - 중국인 유학생 인력 활용
    모색을 중심으로(한국여성정책연구원 / 김영란)


    Ⅱ. 한·중 교육 인적자원 개발방안 연구

    2. 중국 유아교원 양성 및 현직교육 제도와 실태 연구
    (육아정책연구소 / 문무경)
    3. 한중 고등직업교육기관간 산업인력 공동 양성 및 활용 방안
    (한국직업능력개발원 / 강일규)


    Ⅳ. 중국 지역발전에 따른 시장진출 전략 모색

    4. 중국 일대일로 전략과 활용방안 - 항만분야를 중심으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 / 이주호)
    5. 신기후체제에 따른 중국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및 산업동향과
    한·중 협력 방안(에너지경제연구원 / 박용덕)


    Ⅴ. 중국 기술·경제 동향 분석 및 협력방안 연구

    6. 한· 중 환경사고 대응정책 비교 및 협력방안 연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 추장민)
    7. 중국의 농산물 수급구조 변화와 대한국 수출확대 가능성 분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 정정길)
    8. 중속성장 중국경제와 한중경제협력(대외경제정책연구원 / 이장규)


    부록: 중국종합연구 목록 2009~2015년
     

    닫기
    국문요약

    닫기
  • 저출산 대응 이민정책 전략수립연구 -중국인 유학생 인력 활용 모색을 중심으로-

    한국사회의 출산력 변천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출산율 급반등이나 중장기적으로 출산율 수준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응방안으로 외국인력 활용 및 이민 확대를 위한 전략수립이 필요하다는 논의..

    김영란 외 발간일 2015.12.30

    노동시장, 산업정책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2. 연구 내용 및 방법
    가. 연구내용
    나. 연구방법
    3. 연구 흐름도
    4. 연구의 의의 및 제한점


    제2장 저출산에 따른 산업노동인력 감소와 이민정책 과제

    1. 저출산 원인 진단과 대응정책 관련 선행연구 검토
    가. 저출산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
    나. 저출산 대응으로써 이민정책 필요
    다. 이민정책의 개념과 범주
    라. 외국인력 및 유학생 관련 연구
    2. 관련 정책 동향
    가. 외국인력정책 현황과 한계
    나. 유학생 정책 동향과 한계
    3. 논의 및 소결


    제3장 한국의 산업인력 수급 전망과 외국인력 현황

    1. 산업인력 수급 전망
    가. 전문대졸 이상 인력 수급 전망
    나. 고졸 신규인력 수급 전망
    2. 외국인력 및 유학생 규모 추이
    가. 취업자격 외국인력 규모 추이
    나. 유학생 유입 추이
    다. 중국인 유학생 현황
    3. 외국인력 및 중국인 취업 현황
    가. 외국인 취업 현황
    나. 중국인 취업 현황
    4. 논의 및 소결


    제4장 중국의 해외유학 실태와 노동시장 분석

    1. 중국의 해외유학과 한국유학
    가. 중국의 해외유학과 귀국 후 취업압력
    나. 중국의 유학귀국과 취업압력
    나. 중국인의 한국유학
    2. 중국의 노동시장 변화와 인력 수급 전망
    가. 중국 노동시장의 변화
    나. 중국 노동인력 수급 현황
    다. 향후 중국 노동인력 수급 추이 전망
    3. 중국 청년층 노동시장 분석
    가. 중국 청년노동력 시장의 구분
    나. 중국 청년노동력 시장 현황 및 전망
    4. 논의 및 소결


    제5장 중국인 유학생의 한국 취업 및 장기체류 의향 분석

    1. 중국인 유학생의 유학배경
    2. 취업 및 체류의향 및 애로사항
    가. 취업 및 체류의향
    나. 한국 취업 및 체류 관련 애로사항에 대한 의견
    3. 논의 및 소결


    제6장 결론 및 정책 제언

    1. 결론-산업인력으로 중국인 유학생 활용 가능성
    2. 정책 제언
    가. 선별적 유입 전략 과제
    나. 장기체류 및 정주지원 정책과제


    참고문헌


    부록. 설문지 

    닫기
    국문요약

    한국사회의 출산력 변천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출산율 급반등이나 중장기적으로 출산율 수준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응방안으로 외국인력 활용 및 이민 확대를 위한 전략수립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증가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의 절대적 규모 감소 이외에 저출산 고령화 인구 변동에 따른 노동시장 문제의 핵심은 산업 분야별 인력부족 및 미스매치에 있다. 예를 들어 2010년부터 시작된 베이비부머의 은퇴는 이들이 주로 종사해온 제조업분야 숙련노동인력의 부족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 사회의 산업노동인력에 대한 중장기적 인력수급전망에 기초하여 노동인력 수급 계획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한 대응은 생산인구의 절대규모의 증가와 더불어 산업분야별 인력수급 전망에 따라 부족한 분야의 노동인력 확보라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요구된다. 한편 최근 한국사회에서 청년실업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인력부족으로 구인난을 겪고 있는 분야가 있는 반면 청년층은 구직난을 겪고 있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인력부족을 이유로 이민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반대 주장은 바로 청년 실업문제를 이유로 들고 있다. 안주엽(2011)에 의하면 청년층과 (준)고령층 간 직종분리 수준 차이가 산업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이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와 청년층 일자리는 다른 일자리로 세대간 일자리 대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청년실업문제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력부족문제가 발생할 것이며,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

    한국에서 이민과 외국인 관련 정책은 「외국인정책기본계획」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2014년도 외국인정책 시행계획을 보면 경제활성화를 위한 외국인 정책으로 수립되어 우수유학생 유치 및 관리강화를 위한 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세부내용으로는 “주조금형등 6대 뿌리산업 관련학과 졸업유학생의 국내산업분야 취업지원시범실시”, “유학생채용박람회 개최”, “외국인 유학생 보험가입의무화 추진”, “시간제근로시간 주당 20시간에서 25시간으로 연장”등이 있다. 외국인력은 한국의 산업전망 분석과 산업 분야별 노동인력 수급 전망에 비추어 노동력 감소가 예측되는 분야를 고려하여 활용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현상에 따라 요구되는 외국인력 수요에 대한 분석과 해당분야별 필요인력 수급 예측에 따라 선별적 유입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인구확대의 필요성 차원에서 이민자 유입정책을 전개할 경우, 이민자의 고령화 문제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에 직면할 우려도 있다. 또한 우수인재를 중심으로 한 이민의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유입유인 전략이 없을 경우 과연 유입이 가능할 것인가의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저출산이라는 인구변동에 따른 대응 방안은 이민 확대 또는 유지라는 총론적 논의에서 한 단계 내려와 노동인력 부족분야별 유입 가능한 외국인력 자원이 어디에 있는지, 그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한지, 외국인력을 활용고자 할 경우 유인요인은 무엇인지 등 구체화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외국인력 자원 중 하나로 외국인 유학생에 대하여 한국 내 공급 감소가 예측되는 분야의 노동인력으로 활용가능성을 모색하고 이민정책 전략 및 관련 정책을 제언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2014년 기준 한국 내 유학생 중 59.3%(교육부, 국내외국인유학생통계)로 비중이 가장 높고 인접국가 출신이라는 점에서 예비인력자원 1순위로 중국인 유학생을 선정하고 산업노동인력 활용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닫기
  • 중국의 사회변동과 가족(Ⅱ) - 가정소비를 통해본 중국인의 가족생활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개혁개방과 더불어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특히 소득의 증가로 인한 소비시장의 발달과 소비문화가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중국인의 생활방식의 변화도 두드러지고 있다. 2011년 소비수준을 보면 12,2..

    김영란 외 발간일 2013.12.30

    중국사회문화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연구내용 및 방법


    가. 연구내용


    나. 연구방법


    3. 연구의 의의 및 제한점


     


    제2장 중국의 경제성장과 가정경제생활의 변화


    1. 중국 가구의 경제생활 현황


    가. 가구원 1인당 소득과 소비지출


    나. 가구의 자산


    2. 소비변화로 본 중국 가정의 변화


    가. 개혁 개방 이후 소비영역의 변화 발생


    나. 소비영역의 변화를 통해서 본 중국사회 변화


    다. 가정 내부 소비주체 변화


    3. 요약 및 논의


     


    제3장 가족소비생활의 계층 분화


    1. 중간계층의 등장과 가족소비생활


    가. 중간계층의 범주와 규모


    나. 중간계층의 라이프 스타일


    다. 중간층의 가족소비생활: 미분화에서 점진적인 분화로


    2. 농민공의 소비상황과 소비의향


    가. 농민공의 소득과 기본상황


    나. 농민공의 잠재적 소비의향


     


    제4장 중국의 주택시장 변화와 가정경제생활


    1. 상품화개혁이후 주택 보유 현황


    가. 주택 보유방식의 변화


    나. 주택형태별 변화


    다. 주택 입주시점


    2. 최근 주택면적과 주택가격 분포 현황


    가. 가구 주택면적


    나. 주택가치


    다. 주택 부채


    3. 요약 및 소결


     


    제5장 가족 변화와 자녀교육 및 노후대비 지출


    1. 한자녀(독생자녀)와 자녀교육지출


    가. 도시가구의 1인당 교육비 현황


    나. 사교육비 지출


    다. 사교육 증가와 계층 격차


    2. 고령화와 노후대비지출


    가. 제도적 특성: 양로연금제도


    나. 노후(준비)를 위한 소비와 저축


    다. 노후준비에 있어 도‧농 및 계층별 차이


     


    제6장 결론


    1. 요약 및 논의


    가. 경제성장과 가구의 소득 및 소비지출, 자산의 변화


    나. 중산층의 등장과 소비 유형


    다. 도시이주 농민공의 소비 성향


    라. 도시 가구의 주택시장 변화와 소비


    마. 한자녀(독생자녀)와 교육비 소비 지출


    바. 중국인의 노후준비


    2. 정책적 시사점 및 한국에의 함의


    가. 중국 중산층 가족 소비 수요에 대한 적극적 대응기제로서 수출전략 기획


    나. 주택가격 급증으로 인한 중국소비위축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 구비


    다. 교육소비 지출 확대와 교육 기업 투자 진출 가능성 검토


    라. 노후 소득보장 및 돌봄문제 대응에 관한 노하우 공유 및 전승


     


    참고문헌


     


    부록(1): 중국 상하이 도시가족의 소비변화 분석 (中国上海城市家庭的消费变迁的分析)

    닫기
    국문요약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개혁개방과 더불어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특히 소득의 증가로 인한 소비시장의 발달과 소비문화가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중국인의 생활방식의 변화도 두드러지고 있다. 2011년 소비수준을 보면 12,271.5위안(농촌 5,633위안, 도시 8,749.6위안)으로, 1978년 184위안(농촌 138위안, 도시 405위안)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소비수준의 폭발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도시가계의 소비구성 변화추이를 보면, 식품 등 기초소비의 비중이 줄어들고, 주거, 의료, 교육문화오락의 비중이 늘어나는 등 다양한 분야의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가계소비와 관련하여 주목할 부분은 주거비와 교육비의 상승이다. 주택제도 개혁에 따라 주민들이 주택소유권을 가질 수 있게 되면서 주택구입비용과 주거비가 폭등하고 있다. 또, 강력한 한 자녀정책의 추진으로 자녀에 대한 교육적 투자와 관심이 커지면서 교육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고령화로 인해 노후 경제적 불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각종 노후를 대비한 저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비성향의 증대와 소비 욕구의 다양화 등과 함께 경제 성장의 이면에서 소비의 양극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도시와 농촌 간, 계층 간 소비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중국의 사회변동과 가족’에 대한 2차년도 연구로서 본 연구에서는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가정소비의 변화를 통해 중국의 가족생활 변동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가구소득 및 소비, 자산 및 부채 현황을 통해 중국 가족의 일반적 경제현황을 정리하는 한편, 계층 간 격차의 발생에 주목하여 중산층과 도시이주 농민공의 소비생활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와 함께 최근 중국 가계소비에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주거비와 관련하여 그리고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이 도시 가구의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가족 내 소비이슈로는 고령화 및 한자녀 정책으로 인한 중국가족의 교육소비 및 노후대비 소비 현황을 살펴보았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본 연구는 경제성장과 중국의 가구소비 및 가족생활 변화, 계층 분화 양상을 설명함으로써 중국사회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노후대비 지출 양상이나 상위층 및 중산층의 소비 변화에 관한 분석결과는 향후 한국 기업 등이 중국 소비시장에 있어서 변화를 예측하는데 실질적인 함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2. 중국 가구의 경제생활 현황


    가. 소득과 소비지출


    2011년 기준 전국 도시가구의 가구총지출을 소득분위별로 보면 최고소득가구의 1인당총지출은 극빈가구의 7배 이상이며, 최저소득가구의 6배 이상이다. 그리고 1인당현금소비지출은 극빈가구의 6배 이상이며, 최저소득가구의 5.4배정도이다.


     


    1995년부터 2011년까지 도시가구의 소비지출항목별 구성변화 추이를 보면 전체적으로 식품소비의 비중이 낮아지고 있으며, 교통통신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 확연하다. 1995년 식품소비는 58.3%였지만 2011년에는 36.3%로 낮아졌다. 교통통신은 1995년 1.3%에서 2011년 14.2%로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또 의료보건지출도 비중이 크진 않지만 1995년 0.8%에서 2011년 6.4%로 비중 증가추세가 큰 항목이다. 소득분위별로 비교해보면, 2011년의 경우 모든 소득계층에서 식품비 지출 비중이 가장 높지만, 소득이 높아질수록 비중은 적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소비지출의 대분류 항목을 세부항목별로 살펴보면 우선 식품소비지출에서 주식(양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일수록, 소득분위가 높을수록 작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주거소비지출 중에서 주택의 비중은 소득분위가 높을수록 커지고 있다.


     


    농촌가구의 2011년 소득분위별 소득현황에 대해 알아보면, 저소득가구의 가구총소득에서 가구순소득은 45.3%이며, 현금소득은 79.1%이다. 반면 고소득가구는 가구총소득에서 순소득의 비중이 75.3%이며, 현금소득의 비중은 93.3%이다. 즉 농촌에서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순소득과 현금소득의 비중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이는 소득원별 구성비와 관련이 있는데, 저소득층 농민가구는 가구총소득에서 경영소득의 비중이 높고 근로소득의 경향이 낮은데, 경영소득이 상품판매를 위한 생산이 아닌 직접 경작하여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편 소득이 높은 농민가구는 상대적으로 가정경영소득의 비중이 낮고 근로소득의 비중이 높아서 현금소득의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 소득원천에서 근로소득의 비중이 높은 것과 더불어 고소득 농민가구의 현금소득 비중이 높은 또 다른 이유는 농업생산이 자급적인 소비보다는 시장상품화를 위한 생산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농촌가구의 소득원천 구성비를 보면 1994년부터 2011년까지 근로소득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근로소득의 비중은 가구총소득보다, 가구현금소득에서 더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1994년 가구총소득에서 근로소득은 14.7%이고, 가구현금소득에서 근로소득은 21.2%였으며, 2011년에는 각각 30.1%, 34.3%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농촌가구의 소비지출구성을 보면 대체로 소비지출의 비중이 가장 높다. 가정경영비용지출의 경우는 소득이 가장 낮은 저소득가구와 고소득가구가 비중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저소득가구의 경우, 현금지출 비중이 낮고 현금소득도 낮은 것을 고려하면, 가정경영지출은 생계형 생산으로서의 경영비용지출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 고소득가구의 경우, 현금지출비중이 다른 소득집단에 비해 높고, 현금소득 비중 또한 높아 이들 집단의 자기경영지출은 시장 상품화를 위한 지출의 성격을 가지는 경우로 간주할 수 있다. 농촌가구의 소비지출 구성 변화를 보면 1985년과 비교하여 2011년 식품비의 구성비율이 57.8%에서 40.4%로 낮아졌다. 그 외에 비중이 증가한 항목은 교통통신지출과 의료보건지출이다. 농촌가구에서 주거지출 구성비는 크게 증가하지 않는 추세를 보이는데 이는 도시가구와 다른 점이다. 소비항목별로 소비지출에서 현금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저소득가구의 경우 식품에 대한 현금소비지출은 69.4%인데 반해 고소득가구는 87.6%이다. 이는 바로 고소득가구와 달리 저소득가구의 경우 식품을 현금소비방식이 아닌 직접경작 소비를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교통통신, 문교오락, 의료보건 등은 모든 소득집단에서 100% 현금소비를 하고 있는데, 이들 소비항목은 자가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나. 가구의 자산


    가구의 소득불평등, 소비성향 등의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가구의 자산-부채 개념에도 관심이 필요하다. 유량개념인 소득-소비에 자산이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주호통계에 의하면, 도시가구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자산성 소득의 비중은 1990년도 1.0%에서 2011년도의 경우 2.7%로 약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이는 현실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주택가격과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하면서 임대료를 수취하거나, 주식 등의 금융자산에서 수익을 얻는 가구도 상당히 증가하고 있을 것인데, 이를 정확히 반영하는지 의문이다. 주호통계는 당해 연도 취업-실업 등의 사정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을 기초로 한 소득-소비에 중점이 두어져 있기 때문이다.


     


    다음 청화대학 중국금융센터(清华大学中国金融研究中心)의 󰡔中国消费金融调研报告(2010)󰡕에 의하면, 도시 가구의 총자산은 41만 위안이고, 부채를 제외한 순 자산은 39.4만 위안으로 40만 위안에 못 미친다. 자산별로 보면 금융자산이 20.67%인 반면 비금융자산은 79.3%로 총자산을 구성하는 데 압도적 비중을 점하고 있다. 특히 주택자산의 가치는 28.4만 위안으로 총자산의 69.35%를 점하고 있다. 주택의 경우는 조사대상 가구의 81.2%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밖에 조사대상자가 참여하는 비율이 50%가 넘는 자산형태를 보면 현금보유가 가장 높아 96.8% 가구가 참여하고 있고 보통예금 85.1%, 정기예금 64.5% 퇴직금계좌 53.2% 순이다. 기업채권에 투자하는 가구는 조사가구의 1.3%에 불과 하는 등 도시 가구의 금융, 자본시장에 참여가 저조한 편이다.


     


    북경대학 중국사회과학조사센터(北京大學 中國社會科學調査中心)의 󰡔중국가정동태조사(China Family Panel studies, CFPS)󰡕결과, 중국 가구의 평균 총소득은 3.4만 위안(중위값 2.3만 위안)으로 나타나 국가통계국 주호통계로 본 수치 보다 크게 적게 나타나고 있으며, 서남재경대학 중국가정금융조사연구센터(中国家庭金融调查与研究中心) 조사 등 다른 통계에 비해 중위값이 높아 소득 상위 그룹의 누락이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 조사결과에서 농업가구와 비농업가구의 지역별 통계를 알 수 있는데, 비농업가구의 자산성소득이 점하는 비중이 3.3%로 주호통계 2.7%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상하이의 경우 5.8%로 나타나고 있어 자산의 분포를 주호통계 보다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남재경대학 중국가정금융조사연구센터(西南财经大学 中国家庭金融调查与研究中心)의 󰡔中国家庭金融调查报(2012)󰡕에 따르면 중국 가구의 연평균 소득의 전국 평균치는 52,087위안이다. 이중에서 도시 가구와 농촌가구의 연 평균치는 각각 71,546위안과 27,606위안이다. 이는 국가통계국에서 작성하는 주호통계에 따른 가구당 소득 67,235위안보다 높은 것이다. 중국 가구소득의 불평등 현상이 심각하다. 상위 10% 가구가 전체 가구소득의 56.96%를 차지한다. 이중에서 경영소득의 경우는 76.85%를 점한다. 경영소득의 불평등 현상이 가장 심각하다. 또한 중국 도시가구의 금융자산은 11.1만 위안, 비금융자산은 145.6만 위안으로 총 자산합계는 156.8만 위안이며, 부채총액 10.1만 위안을 제한 순자산은 146.7만 위안이다. 이는 앞서 청화대 조사에서 도시 가구 순자산이 40만 위안 미만이었던 것과 상당히 큰 차이를 보인다. 청화대 조사의 경우 금융자산과 비금융자산 비율이 20:80이었던 것에 비해 서남재경대 조사에서는 금융자산 비율이 7.1%밖에 안 되고, 비금융 비중이 92.9%나 점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서남재경대 조사에서 비금융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파악된다. 첫 번째는 청화대 조사와 달리 주택을 90만 위안 정도로 평가한 점이며, 둘째는 생산경영자산을 폭 넓게 조사한 결과이다.


     


     


    3. 가족소비생활의 계층 분화


    가. 중산층의 등장과 소비 유형


    경제의 고도성장이 지속되면서 2000년 이후 중국사회는 도시지역에서 부상하는 중간계층에 주목하게 되었다. 중국사회에서 중간층 담론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무엇보다 중간계층의 확대와 성장은 최근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나타나는 정치사회적 불안정성을 완화하는 안전판의 기제일 뿐만 아니라 이들의 안정적인 소비욕구와 능력은 중국의 내수시장의 확대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간층의 특징은 무엇보다 수입방식과 직업특징에 주목하는 바, 신중간계층은 주로 ‘직업중간계층’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정신노동직업은 신중간계층의 중요한 특징으로 이해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계층은 다른 어떠한 계층보다도 그들의 교육적 자원이 중요한데, 교육은 사회적 지위 상승의 확실한 사다리로서 기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커다란 전환의 소용돌이에 직면한 중국사회의 경우에서는 교육을 통한 계층상승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는 더욱 더 그러하다. 따라서 교육적 성취로 자신들의 계층적 이동을 경험한 중간층은 다른 어떤 계층보다도 자녀교육에 대한 강한 열망과 투자를 하는 양상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중국의 중간계층의 특징은 이들의 재산 상황을 통해서도 확인되는데, 이는 특히 중간계층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늠해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척도이기도 하다. 중간계층의 재산소유상황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대표적인 기준은 주택과 차량 보유 여부로, 중국의 중간계층 역시 주택과 차량을 보유하고 있거나 이미 구비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로 볼 수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개인서비스 관련 지출이나 자가용 등의 소비는 급속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자동차의 대중화는 실현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주택과 함께 자동차의 소유여부는 여전히 중간층의 진입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중국소비혁명에서 중요한 한 가지 변화는 생활필수형소비가 내구재소비품소비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내구재소비품 가운데 일부는 ‘사치품’과 함께 연계되어 있었지만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일부 ‘사치품’들이 계속하여 ‘필수품’으로 전환되는 변화가 확인된다. 계층소비의 차이성은 가정 내구재 소비품의 실제 점유상황으로부터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무엇보다 생활필수형소비에서 내구재소비품의 소비로 전향하는 과정에서 도시중간계층은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여타 계층에 비해 스타일리시한 상품이나 여가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으며, 의상 스타일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좀 더 단정하지만 럭셔리하고 우아한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가 하면, 주택소비의 열풍에서도 중간계층은 무시할 수 없는 주도세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여가생활에서도 중간계층은 다른 계층에 비해 적극적이며 참여적인 여가생활의 욕구를 표출하고 있는데, 이러한 차이는 경제상황 및 이들의 생활방식과 큰 관련이 있다.


     


    이처럼 소비생활의 영역에서 중간계층은 품위와 여유, 편의성을 쫒고 있음이 확인된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이들 중간계층의 탄생이 30년이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생활방식 및 문화적 취향이 구조화되었다고 결론내리는 것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즉 이들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소비문화와 습관, 생활방식이 형성되고는 있지만, 이것이 자신들만의 가족생활과 자녀교육방식에서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간층의 소비양식은 단순히 소유자의 사회적 지위를 보여줄 수 있는 차별화의 기능을 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만의 고유성과 생활문화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중국의 중간계층이 자신들의 고유한 생활문화를 어떻게 형성유지,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점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나. 농민공의 소비상황과 소비의향


    2009년 말 톈진사회과학원과 톈진시 유동인구사무실에서 함께 진행한 ‘유동인구설문조사’에 의하면 농민공의 전반 소득은 평균 1,629위안으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동시기 조사한 톈진 시 주민과 비교할 때 농민공의 소득은 현저하게 낮다. 소비수준도 월평균 713위안으로 아주 낮다. 이 중 52.9%의 월 소비가 500위안 이하이다. 도시주민의 소비수준은 평균 1392위안이고, 월 소비 500위안 이하인 경우는 29.2%뿐이다. 회귀분석결과 농민공의 주요소비는 가족과 함께 톈진에서 생활여부, 자녀수와 월 소득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성별, 혼인상태는 농민공의 소비의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연령과 생활 상태의 경우 농민공의 소비의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이가 많을수록 다음세대에 대한 투자를 중시하여 자녀교육이나 자녀결혼소비의향이 강하게 드러난다. 연령이 1세 증가함에 따라 자녀교육 또는 자녀결혼의 우세비중은 각각 1.02배, 1.05배로 된다. 그러나 젊은 농민공일수록 향수를 즐기며 연령이 1세 증가함에 따라 자가용구매 우세는 0.976배가 된다. 즉 연령이 증가할수록 자가용구매 가능성은 감소된다. 가족과 함께 도시에서 생활하는 농민공의 소비의향은 상대적으로 이성적이며 주택구매와 자녀교육소비의향은 홀로 도시에 나와 있는 농민공에 비해 각각 1.623배와 1.58배 높다. 가족과 함께 도시에서 생활하는 농민공의 경우 안정적인 삶과 자녀의 교육문제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4. 주택가격 상승과 도시가구의 경제생활


    주택은 소비재이면서 동시에 자산(투자재)의 성격을 갖는다. 2000년대 이후 도시 가구의 주택 소유권 및 보유형태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면 주택의 상품화가 진전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2000년과 2005년도의 주택 보유방식 자료를 보면 첫째, 2000년에서 2005년 사이에 중국 도시 자가보유 주택(자가건축자택, 상품주택, 서민형주택과 구공유주택 구매를 포함)의 비율이 74.1%에서 77.9%로 3.8%P나 상승했고, 임대주택(공유주택과 상품주택을 포함)비율이 20.55%에서 17.8%로 줄어들었다. 둘째, 상품주택 구매 비율이 8.92%에서 14.1%로 상승했는데 구공유주택 구매 비율은 비율이 23.51%에서 18.3%로 감소하였다. 이 결과를 보면 주택거래시장에 시장화정도가 향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임대에 있어서도 공유주택 보다는 상품주택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상품주택의 임대비중도 6.13%에서 11.0%로 올라가는데 공유주택 임대 비율은 14.42%에서 6.8%로 줄어들다(北京大學 中國社會科學調査中心 2012, p. 28). 결론적으로 주택 보유율이 상승하고 구매시장과 임대시장 모두 상품주택으로 전환되고 있어 주택의 시장화가 향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음 2011년에 전국가구 현 주택 개인가구 보유율은 84.7%로 중국의 주택 가구 보유율 수준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농촌 농업가구의 보유율은 90.9%로 도시의 비농업가구 76.9%보다 높다. 따라서 도시의 임대 거주비율은 11.2%인 반면 농촌의 임대거주 비율은 1.4%에 불과하다(北京大學 中國社會科學調査中心 2012, pp. 26~27)


     


    주택형태별로 보면 전국 피조사 가구의 42.2%가 단층집에 거주한다(이는 2010년 조사한 결과 50.7%보다 현격치 줄어든 수치이다). 25.2%가 이층집에 살고 19.0%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 약 90%의 가구의 현 주택 입주시점은 1980년 이후이지만 2000년을 기점으로 하여 현 주택으로 이사한 시점을 1980~1999년간 혹은 2000년 이후로 구분하여 보면 각각 44.5%와 45.4%를 차지하여 2000년 이후가 약간 높다(北京大學 中國社會科學調査中心 2012, p. 28).


     


    전국 가구의 평균주택면적은 116.4m²이다. 주택 면적규모별로 보면 60~120m²의 가구 비중이 가장 높아 43.7%이고, 다음으로 60m² 이내 가구 비중이 22.8%를 차지한다. 도시와 농촌을 구분하여 보면, 농촌 농업가구 중에서 주택면적이 60m² 이내인 가구 비중은 14.3%로 도시 비농업가구가 당 면적 내 점하는 32.9%보다 훨씬 낮다. 농업가구와 비농업가구 모두 주택면적 60-120m² 규모 주택에 거주하는 비중은 40% 이상으로 거의 비슷하며, 각각 45.2%와 41.9%이다. 대규모 면적이라 할 수 있는 120m² 이상의 규모에서는 비농업가구의 비중이 적은 편으로 농업가구보다 15.2포인트 낮다(北京大學 中國社會科學調査中心 2012, pp. 32~33)


     


    주택 가격은 도시 주민 가구의 중요한 자산이 되었고 각 지역의 주택가격은 계속해서 변화한다. 그러나 지역 및 다양한 요인에 따라 주택가격은 큰 차이를 보인다. 전국 농업가구, 비농업가구별 주택의 전월 시가 전국 중위값은 각각 8만 위안과 20만 위안이다(北京大學 中國社會科學調査中心 2012, p. 37). 같은 지역으로 경제와 지리조건이 비슷하더라도 주택형태에 따라 주택가격이 차이를 보인다. 아파트가 가격이 비싼 편이며, 단층집과 사합원의 주택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주택으로 인한 부채도 증가하고 있는데, 서남재경대 조사에서는 표본 가구 중 13.4%의 도시가구가 주택구입을 위해 은행대출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도시 가구 중 7.88%는 은행 이외의 경로를 통해 주택을 구입한다. 대출규모 도시가구의 경우 28.39만 위안으로 가구 총부채의 47%에 달하며, 농촌 가구의 경우 대출규모는 평균 12.22만 위안으로 가구 총부채의 32%에 달한다(西南财经大学 中国家庭金融调查与研究中心. 2012). 가구주 연령이 30~40세 사이 가구의 가구 부채가 가장 심각하다. 대출총액의 소득배율이 11.59배에 달한다. 만일 소득 수준이 하위 25% 미만인 가구라면 자신 소득의 32배가 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특히 80년대 이후 출생한 소위 중국의 바링허우(80后)세대가 혼인연령에 접어들면서 이들의 방노(房奴) 현상도 지적되고 있다. 바링허우는 대부분 일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아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장만하는데 담보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고, 매달 높은 상환금에 시달리게 된다. 주택가격이 2000~2010년 사이 125% 올랐으며 중국 도시주민의 소비수준은 농촌주민 소비수준보다 낮아지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西南财经大学 中国家庭金融调查与研究中心, 2012).


     


    1998년 복지형 배분제도가 폐지되면서 본격적인 주택의 상품화, 사유화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소득증대와 주거 환경개선욕구로 인해 주택수요가 급증하고, 정부도 1998년부터 내수 부양목적의 저금리 정책을 시행하여 도시 가구의 주택구매 욕구를 자극하였다. 자가 보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1인당 주택면적이 증가하고 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도시화의 진전, 2003년부터 시행된 부동산 부양정책, 외국자본의 부동산시장에 대한 투기, 주택에 대한 경직적 수요 등에 의하여 대도시를 비롯한 중대형 도시의 주택가격이 거듭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일부 도시 가구들은 주택구입을 위한 은행 대출로 집의 노예(房奴)처럼 살고 있다. 이 같은 논의는 최근 중국 도시가계의 소비율이 낮아지고 저축률이 높아지는 것이 높은 주택 및 주거비라는 논의를 뒷받침한다.


     


     


    5. 가족의 변화와 자녀교육 및 노후대비 지출


    가. 한자녀(독생자녀)와 사교육 소비


    한자녀(독생자녀) 정책의 추진으로 대부분 외동자녀를 양육하게 되면서 중국 가정에서 자녀양육 및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2012家庭教育消费白皮书」에 의하면 교육소비가 중국가정소비의 중요항목으로 중국 중산층가정소득의 1/7을 차지하고 있으며. 또한 이 비중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또한 가정소득이 낮을수록 가정교육에 대한 투자비증이 더 높게 나타나, 소득이 좀 낮은 가정(연 소득이 10만 위안 이하)의 교육소비는 연 소득의 17.3%이며, 좀 부유한 가정(연 소득이 30만 위안 이상)의 교육소비는 연 소득의 12%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달 자녀를 위한 가구 소비는 평균 1,370위안으로 그 중에서 교육에 쓰는 지출은 599위안 즉 44%를 차지하며, 특히 대학교 교육과 조기교육 두 단계의 지출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입시제도와 관련이 있다. 중국에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입학시험이 실시되고 있으며, 중점학교제도라는 것이 있어서 공립중학교과 고등학교에서 서열이 명확하게 존재한다. 중학교 때부터 유료보충수업, 방과 후 자율학습 등이 학교별로 실시되고 있으며, 도시지역에서는 입학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또 등록금이 비싼 입시명문사립 중고등학교들이 늘어가고 있다(정일명 2012, pp. 10~14). 이처럼 입시경쟁이나 사교육 투자를 하는 이유는 개혁개방 이후 취업경쟁이 가속화되고 개인의 교육수준이 취업경쟁력의 결정적 요인이 됨에 따라 중국부모에게 자녀교육이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자녀들이 각종 학원에 가서 교육을 받는 것이 더욱 보편화되고 있다(이중희, 2007). 또 한자녀(독생자녀) 정책으로 교육열이 높아짐에 따라 공교육 외에 예능, 체육 등 각종 과외교육활동과 조기교육 붐이 일고 있다. 이외에 보습학원과 외국어학원, 민간이 운영하는 명문 사립학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으며 그에 따른 비용 부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지만수 외 2008; 김영란 외 2011, pp. 121~122).


     


    2007년 북경사범대학이 실시한 ‘의무교육단계에서 가정교육지출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의하면 가정교육 지출의 대부분을 학교외의 기구에 지불하고, 초등학교 사교육 지출이 중등학교보다 높다. 중국에서 초등학교 단계는 의무교육이지만 가정의 학교 외 교육지출이 더 많은 것은 사교육의 영향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도시와 농촌의 가정교육 행위가 다른 부분이 확인되는데 위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도시초등학교의 사교육 지출이 농촌보다 2배였다.


     


    󰡔중국도시주민교육의 교육과 취업상황 조사-2004년󰡕조사 수치를 사용하여, 중국 도시학생의 사교육 활동을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薛海平, 丁浩 2009), 도시 재학생 중 55.5%의 학생이 사교육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교육단계별로 보면 초등학교 단계에서 사교육에 참가하는 학생 비율이 73.8%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보통 중학교로 이 단계에서 사교육에 참가하는 학생 비율은 65.6%였다. 보통 고등학교의 사교육에 참가하는 학생 비율은 53.5%였다. 주목할 점은 도시 유치원생의 절반 이상, 취학 전 학생의 절반 이상이 사교육에 참가하는 것이다. 또 고등교육 단계에서도 취업이나 유학준비를 위한 일정 규모의 사교육 현상이 존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학교 교육 단계가 높아질수록, 사교육에 참가하는 학생의 비율은 하락한다. 의무교육 단계 학생이 사교육에 참가하는 비율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고등학교 교육 단계였으며, 고등교육 단계가 가장 낮았다(薛海平, 丁浩 2009, pp. 40~41).


     


    중국의 경제성장 시기 자녀 교육열과 사교육 소비 지출 확대는 한국의 경제성장기 교육열과 닮아 있다. 산업화 시기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통해 세대 간 빈곤의 전승을 막고, 가족전체의 계층 상승을 위한 전략으로 간주했었다. 그래서 가족의 자원을 모두 자녀 교육에 투자하거나 자원이 부족한 가족은 자녀 중 1명을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한국과 달리 한자녀(독생자녀)이다. 중국의 부모들에게 자녀 교육에 대한 열망은 더 심각한 수준으로 발현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도 사교육 소비 지출이 지역에 따라, 소득계층에 따라 격차를 보이고 있어 세대 간 빈곤의 전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교육에 있어서는 평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므로, 이러한 사교육의 빈부격차의 조장과 확대된 소극적 작용에 대해서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중국사회에서 그 유지와 전승 작용은 점점 더 커지고 완고해지고 있다. 따라서 사교육을 일정 범위내로 제한하고, 정규학교 교육 시스템 및 인재 평가와 선발 기제를 개혁하여 이 시장 활동의 부정적 작용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나. 고령화와 노후대비 지출


    중국 광대(光大)은행이 2013년 5월 전국 36개 은행지점과 700여 개 은행분점에서 3,000여 명의 고객을 대상을 설문조사를 시행하여 발표한 양로소비지수 결과에 의하면, 대부분의 노인들이 현재 생활수준을 유지하는데 월 평균 2,000~4,000위안의 양로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 조사 결과에 의하면 노년층의 지출은 식품과 의료보험의 비중이 가장 높고(10~20%), 가사서비스, 주택비용, 전기수도 및 교통, 통신 지출은 각각 5~1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노년기에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며, 특히 의료비 지출 증가에 따라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노후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위한 준비 및 정책적 지원은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먼저, 중국의 양로보험제도는 전통적인 ‘단위보장제’ 형태에서 ‘사회보장제’로 전환되는 과정이며, 국가-단위-개인 간 책임을 공동으로 분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도시에서는 기업 직원 기본양로보험제도, 국가기관 및 사업단위 양로보험제도, 도시 주민 양로보험제도가 실시되고 있고, 농촌에서는 신형 농촌양로보험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보험료 및 보험급여 수급은 가입한 보험제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며, 전반적으로 도시의 양로보험 급여수준이 농촌에 비해 높다는 특징이 나타난다. 한편, 현재 중국인들의 연금가입률은 높지 않은 편으로, 2008년 기준 도시근로자의 실질 연금가입률은 기초양로보험 28%, 농촌양로보험 7%, 공무원연금 5% 등 모두 합쳐 4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Impavido et al. 2009; 재인용: 원석조 2012, p. 119). 또한 사회보험에 납부하는 금액이 전체 소득과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이 아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중국의 노인세대는 자신과 가족의 지원으로 대부분의 노후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으며, 공적연금제도 등의 수혜는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통적인 가치관에 의해 노후에 자녀로부터 돌봄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한 노인세대의 경우, 특별히 자신의 노후생활을 위해 저축 등을 통해 준비하기 보다는 자녀교육 등에 투자한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한 자녀정책 시행 이후 부모가 자녀양육에 투입하는 자원 및 책임이 확대되는 ‘경로중유(輕老重幼)’ 현상이 나타나면서 실질적으로 자녀세대가 노부모를 부양할 경제적 자원이 부족해짐에 따라 중국 노인의 노후 경제적 상황이 악화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비 노인세대의 경우, 사회보장제도의 변화에 따라 공적 연금체계에 가입하는 중국인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변화하는 사회‧제도적 환경, 가치관 등에 따라 노후준비를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어떻게, 얼마만큼 노후준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중국 연구는 아직 활발히 진행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일부 통계자료에 의하면, 퇴직금 계좌 및 기업 연금에 불입하는 비중이 평균적으로 전체 자산 대비 각각 3.1%, 0.56%로 나타나 현재로서는 경제적으로 노후준비를 적극적으로 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2010 中国消费金融调硏报告󰡕2012, p. 9). 또한, 부모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함과 동시에 자녀양육으로 상당수준의 소비를 하는 중장년층의 중국인들은 자원의 부족으로 사실상 노후준비를 충실히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한국과 유사한 특성이다.


     


    한편, 노후 경제상황은 지역(도농)과 계층 간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농촌의 경우 도시에 비해 사회보장제도가 덜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의 노인들은 여전히 가족에게 의존하는 비율이 높고, 이에 농촌에 부모가 있는 자녀들의 경우 수입 중 일부를 부모에 대한 경제적 지원으로 지출하고 있다. 그러나 높아지는 가구재생산비용, 주택비용, 자녀교육비의 상승 등으로 부모부양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계층이 출현하고 있으며, 농촌 역시 더 나은 수입원을 찾아 도시로 이동하는 청장년 세대의 증가로 인해 농촌에 잔류하는 독거노인이 증가하고 있어 노인 부양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계층 간 차이의 경우, 교육수준과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기본 양로보험 가입률이 높고 수급액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6. 정책적 시사점 및 한국에의 함의


    중국의 경제성장은 중국인 가구의 소득수준과 소비지출 수준을 동시에 높여주었으며, 자산의 규모도 증가하였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가구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면서 가족의 경제생활 규모가 커지고, 소비지출의 규모와 내용이 다양화되고 있다.


     


    다른 한편 개혁개방이후 중국의 경제성장은 사회주의의 기본계급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지역 및 계층간 격차의 심화와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 가능성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중간층 역시 다양한 직업군의 성장과 더불어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 새로운 사회계층으로 중산층, 중간계층의 형성과 구성, 그 성장추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현재 중국 내수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할 만큼 이들 계층의 소비 생활은 일종의 생활양식으로서 구분되는 특징 또한 부분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계층구조의 변화와 함께 구매력을 구비한 사회계층의 성장과 더불어 주택시장의 자유화에 따라 주택이 투자재로서 기능하게 되면서 자산투자가 일어나면서 부정적인 결과로 주택구매로 인한 부채도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소비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는데, 소비활성화가 일어나지 않는 배경에는 주택구매를 위한 저축, 소비억제 등이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또, 개혁개방기 이후 중국의 가족은 소자녀화와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가족의 소비 이슈가 바로 한자녀(독생자녀)에 집중된 교육투자와 노후대비 소비이다. 소황제라 불리우는 한자녀(독생자녀)의 교육문제는 중국 부모들이 모든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이며 이로 인하여 사교육을 포함한 교육소비 지출이 늘어나고 있다. 노후대비 또한 사회보장제도의 미흡함에 대한 우려도 이슈로 등장하는 문제이다. 이에 개혁개방 이후 고도성장으로 인한 중국가족소비의 특징적 변화가 갖는 함의와 정책적 시사점에 대하여 소비생활의 계층분화, 주택문제, 자녀교육문제, 노후보장문제로 각기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가.중국 중산층 가족 소비 수요에 대한 적극적 대응기제로서 수출전략 기획


    중국 중간층 형성의 역사는 대단히 짧지만, 그 성장세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간층만의 고유한 생활양식이나 취향이 다음 세대로 전승될 만큼 확고하게 형성되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적어도 농촌이나 대도시 중하류층과는 다른 소비스타일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계층은 비교적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일정한 소비가 가능한 소득구조를 향유하고 있는 만큼 경제성장이 현 수준으로 지속될 경우 이들의 소비여력은 향후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관련 연구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기존의 가격경쟁력이나 내구력을 우선시 하던 단일한 소비패턴이 점차 분화하고 있다. 특히 도시의 중간층의 경우 세련된 디자인이나 우아한 도시생활에 적합한 것들을 쾌적한 공간에서 소비하고자 하는 성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건강한 생활이나 다양한 여가활동에 대한 욕구 또한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다. 더욱이 이들이 소비한 가정소비내구재 품목 역시 다양화되고 점차 고급화되고 있는데, 이는 가족생활에서 적극적인 소비와 여가활동이 기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환은 80년대 이후 핵가족 이미지의 부상과 함께 소비의 단위로서 가족이 강조되어온 우리사회의 변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우리사회가 경험해온 다양한 소비욕구의 변화를 세계화된 상품수요와 결합하여 중국시장에 선보일 필요가 있다. 더욱이 중국 역시 한자녀 정책으로 자녀에 대한 투자와 소비가 증가한다는 점에서 유아 및 아동의 발달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교구로부터 안전하고 위생적인 먹거리는 물론 부모와 자녀가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여가문화 콘텐츠의 생산 및 수출로 우리의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나.주택가격 급증으로 인한 소비위축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 구비 필요


    중국의 주택시장의 자유화로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팡누’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즉 중국의 주택구매관련 대출시장이 활발하지 못한 상황에서 거의 대부분 대출을 받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그들의 총대출 규모는 28.39만 위안으로 가구 총부채의 47%나 된다. 이는 일반 도시가구의 경우는 주택 구입 및 보유가 곤란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가의 주택을 구입하려면 장기간 상환해야하는 은행담보대출이 필요하며 이는 가계의 부채를 늘린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중국 도시가구의 소비성향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 높은 주택가격 및 주거비 때문이라는 논의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중국 가구의 소비성향 위축은 앞서 살펴본 중산층의 새로운 소비욕구 성장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띠라서 중국의 내수 소비시장에 대한 전망에서 이러한 소비성장 위축의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다. 교육소비 지출 확대와 교육 기업 투자 진출 가능성 검토


    한자녀(독생자녀)에 대한 중국 가구의 소비지출 확대는 한국과 유사하게 사교육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의 현재 교육열은 한국이 경제성장기 교육열풍과 유사하다. 이에 한국의 다양한 사교육시장의 경험이 중국에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한 중국에서 온라인시스템을 활용한 사교육 진출 등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기업투자 기획시 중국에서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에 대하여 사회적 문제로 적절한 정책적 대응마련이 요구되고 있는 현실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라. 노후 소득보장 및 돌봄문제 대응에 관한 노하우 공유 및 전승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가족은 소자녀화와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가족의 소비 이슈가 바로 한자녀(독생자녀)에 집중된 교육투자와 노후대비를 위한 소비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급속한 고령화 및 사회보장체계의 변화로 인해 노인문제가 주요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으며, 전통적 가정양로 형식 및 노인 부양관이 변화함에 따라 중국에서도 노인돌봄이 주요한 가족 및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 향후 중국에서도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와 더불어 장기요양서비스, 노후설계 서비스 등의 욕구 또한 커질 것으로 판단되므로, 우리나라에서 시행중인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및 기타 노후설계 서비스가 중국에 중요한 함의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구사회학적 변화 및 가족가치관의 변화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중국에서도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고 싶어도 부양할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므로 지역사회 중심의 장기요양서비스 체계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노후준비는 경제적 준비 외에도 다양한 영역(예: 신체적, 사회적, 심리‧정서적 영역 등)에서 이루어져야 하므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활용되고 있는 노후준비지표 등을 중국의 상황과 맥락에 맞게 수정하여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의 중산계층은 다른 계층에 비해 소비수준이 크게 높을 뿐 아니라 삶의 질 향상과 관련된 의복, 통신, 교통, 가전제품/가구, 문화/여행/오락 등 관련 지출이 두드러지며, 교육소비나 노후대비소비에 대한 욕구 또한 다른 계층에 비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중간계층의 확대는 안정적인 소비욕구와 능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생활문화양식을 선도하고 중국시장의 구매력을 추동하는 중심 집단의 등장을 의미하며, 이들의 분화와 소비양태를 다각적으로 분석한 본 연구의 결과는 향후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상당한 함의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닫기
  • 중국의 사회변동과 가족(Ⅰ) -도시이주 농민공 가족을 중심으로

    1. 중국 농민공 가족문제 연구의 필요성70년대 중반부터 추진된 중국의 산업화 결과, 중국의 도시 농촌 사회의 가족구조와 가족, 혼인제도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중국사회 변동과정에서 가족의 변화 양상과 정책적 대응 등의 주제는 최근 중..

    김영란 외 발간일 2012.12.31

    경쟁정책, 경제전망

    원문보기

    목차

    요약  


    제1장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가. 연구의 배경 
    나. 연구 목적 
    2. 연구내용 및 방법 
    가. 연구내용 
    나. 연구방법 
    3. 연구의 제한점 및 의의 


    제2장  중국의 산업화와 농민공 가족의 등장 
    1. 중국의 산업화와 농민공 
    가. 농민공 개념 
    나. 농민공 출현 배경: 산업화와 잉여노동력 
    다. 중국 도시화의 특징: 도시화 없는 산업화와 호구제도 
    라. 최근 농민공 현황 
    마. 유동인구의 유입지: 동남연해 도시벨트 
    2. 산업화 과정과 호구제도의 변화 
    가. 산업화와 직업이동 
    나. 산업화 과정과 호적제도 개혁 
    다. 호적제도 개혁의 문제점 
    3. 농민공 가족의 등장 
    가. 농민공 및 자녀 일반 현황 
    나. 농민공의 일자리 및 사회보장문제 
    다. 농민공 가족과 자녀교육문제 


    제3장  구술생애사로 본 농민공  가족: 분거와 동거의 반복 
    1. 농민공 가족관련 선행연구 검토 
    2. 농민공 가족의 현실 
    가. 농민공 가족의 현실 - 1세대 농민공 
    나. 농민공 가족의 현실 - 2세대 농민공 
    3. 요약 및 소결 


    제4장  농민공의 가족문제와 대응 
    1. 농민공의 가족문제 
    가. 가족의 의미와 형태 변화 및 가족관계 
    나. 양로문제 
    2. 대응방안 모색 
    가. 중국 정부의 농민공 문제 대응 방안 
    나. 농민공 가족생활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 모색 필요 


    부록 


    참고문헌 

    닫기
    국문요약

    1. 중국 농민공 가족문제 연구의 필요성
    70년대 중반부터 추진된 중국의 산업화 결과, 중국의 도시 농촌 사회의 가족구조와 가족, 혼인제도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중국사회 변동과정에서 가족의 변화 양상과 정책적 대응 등의 주제는 최근 중국에 대한 연구에서 주요한 주제로 부각되고 있다. 김영란외(2011)는 “중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국의 가족생활의 변화내용을 가족의 소규모화와 가족 형태의 다양화, 혼인 개념 및 혼인제도의 중요성 약화, 경로중유(노인경시, 아동중시)의 부모자녀관계와 가정양로 약화, 도시와 농촌가정생활의 차이 심화 등”으로 요약정리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현재 중국 가족변화에서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집단이 바로 농민공이다. 유동인구는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에 의한 중요한 산물 중의 하나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과거 중국에서 농촌지역에서 도시로의 인구이동은 ‘호구’제도의 실시와 더불어 엄격히 제한되었다. 1958년 법제화된 호구제도에 의해 모든 중국인은 출생지의 호구에 따라 농민과 비농민으로 분류되었다. 농업호구 소유자는 인민공사 및 생산대를 통해, 비농업호구 소유자는 단위를 통해 국가의 통제를 받았다. 국가가 지원하고 관리하는 교육, 의료, 주택, 직장 등 각종사회복지혜택은 호구에 의거하여 분배되었다. 그러나 덩샤오핑에 의해 추진된 일련의 경제 개혁정책은 농촌에서 도시로의 인구 이동을 가능하게 하였고, 농촌 유휴노동력의 도시유입을 촉진시켰다. 그 결과, 2011년 중국의 총인구는 1,347백만 명이며, 유동인구는 271백만에 이른다고 한다. 또 전국농민공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2011년 중국 전국에서 농민공은 총 25,278만 명이며, 이는 2010년에 비해 4.4%(1,055만 명) 증가한 규모이다.
    농촌 인구의 도시이주는 산업화를 경험한 모든 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도시화 과정에서 가족단위의 이동과 더불어 가족원 일부의 도시이동과 가족재결합은 한국사회도 경험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지속되는 가족분거, 지리적 광대함으로 인한 별거부모와 자녀간 물리적 접촉의 제한 등 중국 농민공 가족에게 나타나는 현상들은 이들의 가족생활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즉 동거동재로서의 가족기능 상실, 경제적인 목적에서의 이주와 장기간의 독거, 별거 등에 따른 가족관계 등은 가족의 경제적 기반을 확보함으로서 얻은 가족 안정성과 별개로 또 다른 가족위기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현재 농민공 가족의 자녀교육 및 노인부양은 사회적 이슈로 주목받고 있으며 관련정책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는데, 호구제도, 의무교육제도 및 사회보장제도 등이 그것이다. 이외에도 농민공 집단내부에서 1세대 유동집단과 신생대 집단으로 세대분화도 발생하고 있다. 또 향후 농민공 가족도 경제적 이득 추구와 더불어 삶의 질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도시 이주 농민공 가족의 구술생애사를 통해 농민공가족의 현실에 대해 살펴보았다.
    2. 중국 도시 이주 농민공 가족 문제 발생의 배경
    중국농민공은 중국의 독특한 호구제도에 의해 생겨난 개념이다. 중국의 국민은 도시호적과 농촌호적으로 구분되어, 취업, 의료, 교육 등 다양한 측면에서 도시호적을 지닌 도시주민은 농촌호적을 지닌 사람보다 우대되고 있다. 농촌호적 보유자가 도시로 이주하여 제조업, 서비스업 등 비농업부문에 고용되어도 농촌호적에서 도시호적으로 전환이 매우 곤란하다. 중국에서는 농촌호적을 보유한 도시의 비농업노동자를 ‘농민공’이라 한다. 그들은 도시의 工人(노동자) 즉 공장노동자로 일하지만, 사회적 존재로서의 신분은 여전히 ‘농민’ 즉 농업노동자에 가깝다. 전통적 의미의 도시주민과 농민에 비하면 그 중간에 있는 농민공의 생존상태는 매우 독특하다. 고향 즉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비농업 취업을 하게 되어도 도시주민이 되지 못한 채 농민공으로 분류되는 수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사회주의 시기 중국의 산업화는 중공업을 우선으로 하여 도시부문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희소한 토지자원을 지닌 중국농촌의 막대한 과잉인구는 농촌의 비농업화, 산업화에 이용될 수 있는 잉여노동력을 배출한다. 잉여노동력은 농촌에서 비농업화, 산업화, 도시화를 추동하는 요인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잉여노동력의 자유로운 도시이주가 호구제도를 통해 엄격히 제한되어 왔다. 개혁개방 이후 1984년부터 임시이주가 허용되어 농촌에서 도시로 취업하는 임시취업자(농민공)이 양산되기 시작하는데 그 원천은 잉여노동력이다. 개혁⋅개방시기에 들어 과거 중공업 우선발전 전략을 수정하였다. 하지만 도시와 농촌간에 분할된 요소시장은 현재에도 완전히 통일되지 못하고 있다. 인구이동을 예로 들면, 농촌주민이 도시에서 직업을 갖는 것을 더 이상 제한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 유지되고 있는 호구제(戶口制)하에서는 도시호적과 농촌호적으로 구분된다. 대도시에서는 정식 도시호적을 지니지 못하고 잠주증(暂住证⋅임시거주증)을 갖고 있는 ‘외지인’을 차별화한다. 도시에 거주하는 농민공(农民工, 도시에서 일하는 농촌호적의 근로자)은 도시주민이 누리는 공공서비스(특히 자녀 교육과 의료)를 누릴 권리가 없다. 유동인구인 농민공이 도시에 장기간 거주하기도 곤란하다. 인구가 도시화하는 것을 장애하는 요인이다. 도시에 따라 다르지만, 농촌인구가 도시호적을 취득하려면 일정기간(3~5년) 이상의 취업, 주택의 구입 또는 납세(창업하여 최근 3년간 10만위안 이상 혹은 최근 1년 5만 위안이상) 조건 등을 충족해야 한다. 호구제도의 단점은 분명하지만 개혁은 쉽지 않다. 최대의 곤란은 공공서비스의 제공이다. 사회적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농민공이 낮은 직업을 갖게 되는 이유는 호적차별과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호적제도는 농민공의 취업문제를 연구하는데 있어 특수한 요인이다. 만약 호적제도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농민공이라는 신분 때문에 도시에서 낮은 직업만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다.
    호적제도로 인해 도시부문의 복지는 주로 도시주민에게 제공된다. 또 농민공들의 개인능력이 부족하여 농민공은 도시 공유부문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또 현행 호적제도 아래에서, 농민공은 농촌과 도시에서 관리 받지 못하는 비농비공(非农非工)의 상태에 놓여 있는데, 이로 인해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농민공의 사회적인 지위가 낮기 때문에 범도농의 이원구조로 인해 외래농민공 및 그 가족은 도시호적을 지닌 사람들과 동등하게 취업, 치료, 취학, 주택, 사회보장 등의 권리와 대우를 받을 수 없게 되었고, 자녀교육문제도 심각하다. 농민공의 학력수준은 비교적 낮으며 대부분이 중학교학력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의 학력수준은 남성보다 훨씬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의 자녀들에게도 낮은 학력이 대물림되고 있다. 중국의 의무교육은 기본적으로 9년이지만 농민공 자녀는 일부만이 진학한다. 낮은 학력과 직업의 불안정으로 생활방식 및 소비행위가 도시화하기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또, 농민공 자녀의 취학난, 높은 학비로 인한 미취학자의 증가로 부모와 떨어져 농촌에서 지내는 자녀들의 교육 및 심리상의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2. 농민공 및 자녀 현황
    1) 농민공
    2011년 중국 전국에서 농민공은 총 25,278만 명이다. 이 중에 외출 농민공은 62.8%이며, 원고장 출신 농민공은 37.2%이다. 외출 농민공 중 단신 외출 농민공(농민공 혼자 외출하는 경우)은 79.3%, 가족동반 외출 농민공은 20.7%이다. 이는 2010년에 비해 각각 3.4%, 6.8% 증가한 것으로, 최근으로 올수록 가족과 함께 이주하는 농민공이 증가하고 있다.
    성별로는 남성 농민공이 65.9%, 여성 농민공이 34.1%로 남성 농민공이 2배 가량 많다. 연령별로는 16-20세 6.3%, 21-30세 32.7%, 31-40세 22.7%, 41-50세 24.0%, 50대 이상이 14.3%로, 청장년비율이 높다. 그러나 40대 이상 농민공 비율이 2008년 30.0%에서 2011년 38.3%로 늘어나는 등 상대적으로 장년층 농민공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농민공 평균 연령도 2008년 34세에서 2011년 36세로 증가하였다. 농민공의 혼인지위를 살펴보면, 기혼자 비율이 전체의 73.4%로, 원고장 농민공의 경우, 90.2%가 기혼자였던 반면 외출 농민공 기혼자 비율은 58.2%로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이는 원고장 농민공의 평균 연령이 외출 농민공보다 12세 더 많기 때문인데, 원고장 출신 농민공 중에 40대 이상인 경우는 60.4%인데 반해, 외출 농민공 중 40대 이상은 18.2%에 불과하다.
    농민공의 교육수준은 중학교 졸업 정도가 61.1%로 가장 많고, 초등학교 졸업자(14.4%), 고등학교 졸업자(13.2%) 등의 순으로 나타나 대체적으로 낮은 교육수준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30세 이하 젊은 농민공의 경우, 중등전문학교 이상의 학력을 지닌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최근으로 올수록 농민공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농민공은 주로 제조업, 건축업,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제조업 종사자 비율이 36.0%로 가장 높고, 다음이 건축업(17.7%), 서비스업(12.2%)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건축업 종사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2008년 건축업 종사 농민공은 13.8%에 불과하였으나, 2011년에는 17.7%로 증가하고 있다.
    농민공의 종사상 지위는 대부분 임금근로자(피고용인)로, 자영업자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외출 농민공의 경우, 피고용인 종사 비율과 자영업자 비율은 각각 94.8%, 5.2%로 피고용인 신분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원고장 출신 농민공의 경우, 자영업자의 비율이 28.1%로 상대적으로 높으나, 피고용자 신분이 대체로 많다. 자영업자 농민공들은 주로 도소매업(39.2%)이나 교통운수․저장 및 우정업(17.8%)에 종사하고 있으나, 최근 농민공 중 자영사자 비율은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낸다. 실제로 2011년 원고장 출신 및 외출 농민공 고용인 비율은 2010년에 비해 각각 9.4%와 4.4% 증가한 반면, 자영업자 비율은 각각 2.1%와 11.8% 감소하였다.
    외출 농민공의 동일 직업 평균 근무기간은 2.7년으로, 1년 미만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비율은 22.7%, 1-2년 43.1%, 3-5년 20.9%, 5년 이상은 13.3%이다. 이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16-20세 농민공의 경우 동일직업에 5년 이상 종사하는 비율이 1.3%에 불과하여 이직율이 매우 높다. 21-30세 7.6%, 31-40세 22.3%, 41-50세 24.5%, 50세 이상은 21.9%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동일 직업 종사 비율이 높아서 연령이 높을수록 이직률이 낮음을 알수 있다. 직종별로는 기업관리자, 개인경영자 및 전문기술자가 동일한 직업에 5년 이상 일하는 비율이 서비스업, 생산이나 운수설비 조작 종사자에 비해 높다.
    2) 농민공 자녀
    농민공의 자녀 수는 주로 거시적인 추산과 미시적인 조사에 근거하여 산출되어 왔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농민공의 자녀는 농촌에 남아있는 유수아동과 부모와 함께 유동하는 자녀로 구분된다. 기존 관련 통계들을 통해 대략적인 농민공 자녀의 수와 규모를 파악해 보면 농촌의 유수아동은 2000년에 2,443만 명, 2005년에는 5,861만 명이었으며, 의무교육단계의 유수아동은 2011년 현재 2200.32만 명(초등학교 1436.81만 명, 중학생 763.51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유동아동의 규모는 2003년 11월, 국무원 여성아동사업위원회와 전국부녀자연합이 2000년도의 제5차 전국인구통계를 분석한 결과, 중국의 유동인구 규모는 1억명을 초과하였으며, 그 가운데 18세 이하의 유동아동은 1,982만 명으로 유동인구의 19.82%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들 중 호적이 농업형인 청소년은 74%로, 이는 곧 부모를 따라 도시에 들어온 유동인구의 자녀가 1,500만명에 달했음을 의미한다. 이들의 43.8%가 의무교육단계의 아동(6-14세)이었으며, 만 15-18세가 28.8%를 차지해 의무교육단계에 있는 유동아동이 868.12만 명이 넘으며, 의무교육연령대에 도시에 들어간 농민공의 자녀들은 643.4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또 2005년의 1% 인구샘플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구 가운데 유동인구는 1.4735만 명에 달하는데, 이를 제5차 전국 인구통계의 인구구성(총인구 중 14세 이하 아동 비율 25.52%, 6세-14세 아동 비율 18.04%)에 따라 계산하면, 유동인구의 자녀수는 약 3760만 명이고, 6-14세의 학령기 아동은 약 2658만 명으로 추산된다.
    유수아동의 교육문제와 관련하여 가장 주목해야 할 사항은 바로 낮은 의무교육 이수율로, 초등학교를 제외한 모든 학년급에서 매우 낮은 취학률을 보이고 있다. 유수아동들이 9년 의무교육 전 과정을 이수하는 비율이 낮은 이유는 유수아동들의 보육실태와 밀접하게 관련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외지에서 취직하는 농민들은 그들의 자녀를 노인이나 친지, 친구에게 부탁하게 되는데, 이들 대리 돌봄자들의 대부분은 유수아동에게 충분한 돌봄 책임을 다하고 있지 못하며, 특히 조부모가 돌보는 경우, 대부분 유수아동의 학업을 지도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또 유동아동의 경우 호구의 문제로 교육기회의 불리함이 있었다. 이에 중국정부는 농민공 자녀의 의무교육 문제와 관련하여 2006년부터 농민공 자녀들이 도시의 어린이들과 동등하게 의무교육의 혜택을 받도록 지원하는 제도적 노력이 이루어져왔으나, 국가지침과 실행의 불일치 및 지역차이 의무교육제도의 한정성(미취학아동의 보육과 고등학교 대학 등 진학의 세부적 문제) 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문제로 남아 있다.
    4. 구술생애사를 통해본 중국 도시이주 농민공의 가족생활
    1) 구술생애사 조사
    중국의 농민공은 이주를 통한 가족형성, 해체경험 등을 공유하면서도, 이주지역 및 종사 직종에 따라 집단 내의 상이성 또한 크게 나타난다. 이는 양적 조사 방법으로는 중국의 농민공의 다양한 가족생활 특징 및 문제를 파악하는데 제약이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구술생애사 방법을 활용, 제한된 시간 동안 최대한 다양한 사례에 접근을 통해 중국 도시이주 농민공 가족생활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인터뷰이 발굴과정을 보면 농민공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농민공은 주로 일용직으로 건설현장에서 일하거나, 식당 등 서비스업, 가사도우미 등을 하고 있다. 또 사전에 인터뷰 섭외를 하고 약속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집단이다. 이에 식당 등 서비스업종 종사자나, 가사도우미 등의 경우 베이징(北京) 현지통역자의 인맥을 동원하여 섭외하였다. 또 연구진과 통역자가 베이징(北京) 지역의 건설 현장을 방문하여 즉석에서 인터뷰를 요청하여 허락을 받고 진행하기도 하였다. 또 인터뷰에 응한 농민공에게 부탁하여 소개를 받아서 인터뷰를 하기도 하였다. 톈진(天津)의 농민공은 연구진과 인맥이 있는 기업체에서 농민공을 주로 고용하고 있어 소개를 받아서 진행하였다.
    총 14명을 인터뷰하였으며, 인터뷰 당시 베이징(北京) 거주자 10명, 톈진(天津) 거주자 4명이었다. 연령과 성별로 보면 40대 남성이 4명, 40대 여성이 1명, 30대 남성이 1명, 30대 여성이 4명, 20대 남성이 3명, 20대 여성이 1명이다. 혼인상태로 보면 기혼자가 11명이며, 이혼한 남성이 1명 있고, 미혼인 남성과 여성이 각각 1명씩 있다. 이들의 출가 당시 상황을 보면 미혼으로 단신 이주한 남성이 3명, 미혼으로 단신 이주한 여성이 1명이다. 나머지 10명은 결혼 후 부부동반 이주, 또는 결혼 후 남편 단신 이주 등의 방식으로 이주한 사례이다. 또 사례자 중 아들과 아버지를 인터뷰한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아들이 먼저 베이징(北京)으로 이주하였고, 부모가 인터뷰 1년 전에 베이징(北京)으로 와서 일하고 있는데 베이징(北京)에서도 분거하고 있다.
    2) 도시이주 농민공 가족생활 : 분거와 동거의 반복, 멀어지는 가족들
    중국 농민공 가정 관계에 대해 단신출가형, 형제자매출가형, 부부별거형, 부부자녀별거형, 전가족출가형 등 5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기도 한다(李强, 2012:145-156). 이러한 유형 구분은 농민공의 가족 구성원 중 누가 먼저 출가하는가, 가족 구성원 중 떠난 자와 남은 자가 어떻게 구성되는가에 따른 구분이라 하겠다.
    이러한 5개 가정 유형은 상호 연결되어 있다. 즉 인터뷰한 농민공들의 사례를 보면 농민공 혼자 외지에 취업하고 일을 잡은 후에 부인을 불러낸다. 그러면 부부와 자녀가 별거하는 유형이 되는 것이다. 또 자녀가 어릴 때 일부 농민공 가족은 자녀가 함께 도시에서 살다가 중고등학교 입학시기에 자녀를 호구지로 돌려보낸다. 부부가 자녀를 농촌에 두고 도시로 와서, 각자 일터에서 제공하는 숙소에서 생활하며, 주말부부로 살아가는 사례도 있다. 미혼의 아들이 도시로 이주하여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서 자녀는 농촌의 부모님에게 보내고 부부가 도시에서 일한다. 또 미혼의 아들이 단신 이주하여 생활하다가 형제를 불러내고, 부모님도 불러낸다. 가족은 처음에는 분리되어 살아간다. 또 다시 합쳐서 살다가, 분리되고, 같은 도시에 거주하여도 분리되어 살아가는 상황이 지속 반복된다. 그리고 간혹 어떤 농민공들은 노력 끝에 도시에서 안정한 생활을 시작하고 전 가족을 도시에 모으게 된다. 그러나 가족 모두가 도시로 이주할 수 있는 농민공은 너무 적다.
    이러한 가정유형 구분이외에 세대에 따라 1세대(第一代)와 2세대로 구분하기도 한다. 1세대 농민공은 농촌에서 농사를 지은 경험이 있다가 돈을 벌기 위하여 도시로 일하러 온 경우로, 대체로 40대 이상이고, 농촌에 토지를 가지고 있는 세대를 의미한다. 1세대 농민공 가운데는 고향으로 회귀한 경우도 있으며, 이들 세대가 도시에서 낳아서 성장한 자녀세대가 2세대 농민공중 일부를 이룬다. 2세대 농민공은 신생대(新生代)라고도 불리며, 1세대 농민공의 자녀세대와 농촌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농사경험없이 바로 도시로 이주한 세대를 포괄한다. 최근 농민공 집단의 세대 분화가 일어남에 따라 1세대와 다른 신생대 농민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2011년 중국국가통계국 조사결과에 의하면, 중국의 신생대 농민공은 총 8487만 명에 달하며, 외출농민공 총수의 58.4%로 외출농민공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 또 1세대 농민공과 비교하면, 신생대 농민공의 교육 수준은 더 높고, 농업에 벗어난 순수한 2차, 3차 산업에 종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생대 농민공들은 취업과 일자리 문제, 낮은 임금수준, 도시에서의 주택문제 등 1세대 농민공과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다(国家统计局住户调查办公室,2011,新生代农民工的数量,结构和特点). 또 최근 중국 내 이주가 개인 이주에서 가정화 이주로 바뀌고 있다는데 주목하고, 이런 변화에 따라 이민요구의 질과 양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하는 연구결과도 있다. 즉 가정화 이민에 따라 생활 근거지의 전환, 이에 따른 전출지 가족의 위기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陆文荣, 2011, 家庭化移民:挑战与应对)
    중국의 인구 이동에 따른 농민공 문제는 가족구성원 간의 분거와 동거의 연속적 변화, 세대간 분화 발생, 개인이주에서 가정단위의 이주 요구 증가 등 가족생활의 현실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 이는 농민공 문제를 노동력 문제의 관점에서 더 나아가 산업화라는 사회변동 과정에서 나타나는 가족변화 문제로 넓게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해준다.
    본 연구에서 실시한 도시이주 농민공 14명의 사례를 분석하여 이들의 가족생활을 살펴보면 위의 가정유형 구분이나 세대에 따른 차이등을 발견할 수 있다. 1세대 농민공은 9명, 2세대 농민공은 5명이며 모두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거나 장기간 떨어져 살았던 경험이 있다. 1세대의 후란란은 부모자녀 분거가 장기화 되면서 아이들이 부모를 낯설어하고, 쉬펑은 자녀와 함께 도시로 이주하였으나 교육비 등의 문제로 다시 떨어져 살고 있는 가족이다. 남성 가장은 단신으로 먼저 이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양위샤의 가족은 남편이 먼저 도시로 이주하고, 양위샤가 아이들을 두고 도시로 나오고, 다음 고등학교를 졸업한 딸이 도시로 나오는 순차적인 이주 경로를 보이고 있다. 쉬에준은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에서 국영기업에 다녔으나 기업의 도산으로 고향을 떠난 사례이다. 쉬에준의 부인은 고향의 다른 도시에서 일하고, 아이는 고향에서 부모님과 살고 있는 한가족 3곳 살림을 하는 사례였다. 아들이 쉬에준이 있는 도시의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어 같은 도시에 있지만 아버지 쉬에준과 떨어져 산다. 쉬에준이 직면한 현실은 부부 중 1인이 직장을 퇴직해야만 가족이 모두 모여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인 문제로 퇴직을 하지 않고 모두 헤어져 살고 있는 가족이다. 신혼기에 이주한 천바이리는 다른 도시이주 농민공과 달리 자녀를 직접 양육하면서 데리고 살았다. 아이들의 정서적 문제를 걱정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고향에서 아이를 돌봐줄 부모라는 사회적 자원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천바이리와 동일하게 우베이는 신혼기에 자녀를 데리고 온가족이 도시로 이주하였으나 자녀 교육비 부담 등으로 인해 다시 고향에 보냈고 방학에만 아이들이 베이징으로 와서 만나고 있다. 우베이는 의무교육제도의 개혁 등으로 도시호구가 없더라도 초등학교에 입학은 할 수 있어서 베이징에 데리고 있었으나, 상급학교 진학시 교육비 부담 등으로 인해 다시 고향으로 돌려보내게 된 경우이다. 다음 40대중반에 고향의 경제여건 악화로 어쩔수 없이 베이징으로 이주한 왕신원은 늦은 이주를 후회하면서도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왕신원에게 도시 이주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게 해준 일이지만 도시생활은 낯설기만 하고 고향을 늘 그리워한다. 그리고 자녀와 동거와 분거를 반복하는 가족이 있다. 리밍밍은 2명의 자녀중 1명만 데리고 이주했고, 다시 나머지를 베이징으로 데리고 나왔으나, 다시 아이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낸 사례이다. 또 란쯔셩은 아이들을 두고 나왔다가 다시 동거했으나 상급학교 진학 문제로 다시 고향으로 보내고 지금은 방학에만 만나고 있다. 이처럼 도시로 이주한 농민공은 국가의 정책에 따라 가족 생활을 조정하면서 살아나가고 있고 분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현재의 상황에서는 가족이 먹고 사는 경제적 형편이 나아졌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2세대 농민공 사례를 보면 대부분 10대에 도시로 이주하여 생계를 위한 노동을 시작하고 있다. 단 20대 미혼여성 1명만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부담없이 일해서 번 돈을 자신만을 위해 사용하면서 도시생활을 즐기고 있다. 10대에 생계를 위해 도시로 이주한 우홍추안은 도시에서 소개받은 여성과 결혼했으나 장기간의 별거로 인해 결국 이혼하고 또다시 홀로 지낸다. 10대부터 계속 노동을 해온 로우쯔는 늘 가족과 떨어져 지냈으며, 베이징에서 만난 부인과 아이를 고향에 보내고 결혼 후에도 홀로 살고 있다. 10대부터 노동을 해온 장후이는 그나마 결혼이후 부인과 함께 베이징에서 살고 있으며, 자녀만 고향에 떨어져 살고 있다. 왕신원의 아들인 왕요우후이는 목축을 하는 부모로 인해 초등학생 때부터 외가에서 살았다. 왕요우후이의 가족들이 함께 모여 살았던 시간은 거의 3년이 되지 않아 언제나 떨어져 사는 가족이다.
    5. 농민공의 가족의미와 형태 변화 및 가족문제
    1) 가족의 형태 변화와 가족관계
    가족의 분거만으로 가족 모두가 해체나 병리적 상황에 직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농민공들의 유동적인 분거상황은 일상적으로 부부간의 친밀성을 유지하고, 자녀출산과 양육과정에서 부부의 협력적 역할을 원만히 수행할 수 없는 가족구조와 형태를 일시적이나마 유지하는 조건을 제공하게 됨은 자명하다. 가구경제력 확보라는 공통의 목적을 공유한다고 할지라도 이들 가족의 분거가 장기간 동안 지속된다면 가족기능의 변형이나 왜곡 등을 통해 가족관계는 충분히 약화될 수 있다. 더욱이 농촌의 경우에는 가족유대에 기반한 노부모 부양이 상당한 효과를 거두어 온 상황에서 보다 좋은 일자리를 찾아 청, 장년세대가 도시로 떠나는 현실은 곧 전통적인 부모자녀관계의 유대나 노부모 돌봄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사회는 유동인구의 급격한 도시 유입을 구조적으로 제한하는 호구정책이 유지됨에 따라 가족차원의 이주보다는 단신 혹은 부부나 가족단위의 일시적 이주만이 허용되면서, 원거리 부부 및 부모자녀관계라고 하는 독특한 가족관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유동하는 가족의 삶은 기본적으로 불안정할 수 밖에 없고, 이러한 물질적, 정서적 불안정성은 결과적으로 농촌에 잔류한 가족으로부터 제공 가능한 저렴한 생활의 토대를 필요로 하고, 농촌은 도시로부터 유입되는 화폐소득에 대한 기대감으로 분거이나 여전히 상호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음으로써 상호 밀접한 교류관계가 유지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도시유입만으로 안정적인 도시생활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도시로 이주한 농민공 부부관계의 근본적인 역전현상은 기대하기 쉽지 않다. 여기에는 현재 중국농촌이 보여주는 공동체성과 전통적인 성역할 규범이 농촌 출신의 농민공 부부들에게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되고 있을 뿐만 급속한 사회변동과정에서 가족안위에 대한 염려와 불안감으로 가족의 무게 중심이 여전히 개인보다는 가족전체로 이동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도시생활이 지속되고, 일정기간 이상 가족의 분거가 지속될 경우 가족공동의 이해와 목표는 충분히 변형되거나 위축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확보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들 가족이 느끼는 박탈감은 또 다른 가족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가족전체의 안녕이라는 장기적이고 추상적인 목표를 위해 부모의 따듯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거나 부모로부터 위임 받은 양육자가 어린 자녀들을 방임, 학대함으로써 발생 가능한 자녀사회화 과정의 왜곡은 향후 물질적 풍요로움으로도 절대 보상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이들 가족의 중요한 위기의 근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장기간의 부부별거를 낳는 분거생활은 자녀양육을 위시하여 크고 작은 문제에 대해 부부간의 내밀한 관계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음으로써 부부관계의 친밀성이 상실되거나 극단적인 경우에는 부부관계의 해체로도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적지 않다. 더욱이 노부모들이 농촌에 남아서 손자녀 양육을 부담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노인들의 경우에는 해마다 노화로 인한 신체적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년간에 걸친 손자녀 돌봄은 자칫 노부모의 신체적, 정서적 건강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노부모들에게 양육자로서의 역할교육이나 새로운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한 적극적인 양육자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심지어는 성장과정에 나타나는 발달장애나 청소년기에 봉착하는 일탈행동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 역시 유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농민공 가족이 내포한 위험은 중국의 일반가족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심층인터뷰 대상자 대부분은 대체로 현재 가족생활이 더 나아졌음을 강조하면서, 그들의 일상적인 가족생활 부재에서 오는 상실감을 현재의 소득이나 미래 귀향의 꿈으로 대치하여 위안을 찾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는 과거의 경제난을 벗어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현재 자녀와 떨어져 생활하는 것이 힘들고, 자녀들이 엄마를 찾는다는 사실이 고통스럽지만, 아직은 아이가 어리고 일정한 자금 마련 후에는 함께 살수 있다는 미래의 희망으로 지금의 생활을 만족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국이 시장화를 모색하면서, 가족의 삶 또한 물질적인 안녕이나 소비수준에 좌우하게 됨에 따라 농민공 역시 불안정한 이주를 통해서나마 자신과 가족의 생활기회를 확장시키기 위한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다양한 직업생활을 전전하는 고단한 도시의 삶일지라도, 이러한 선택은 곧 자신들이 과거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경제적 기반 마련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수용하고 있음은 심층인터뷰의 곳곳에서 확인 가능하다. 하지만, 농민공들이 체감하는 가족생활의 변화는 결코 작지 않으며, 그러한 가족변동은 다른 한편 가족을 둘러싼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과거보다 하나라도 유리해지거나 나은 상황을 경험하면서 현재 그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족의 문제는 상대적으로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 자녀에 대한 그리움이나 교육에 대한 걱정이 끊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남편이 먼저 단신 이주하여 고향에서 홀로 살던 시기와 비교하면서, 비록 현재 아이들은 떨어져 있지만 남편과 함께 하는 지금이, 그리고 과거보다 경제적으로 가족상황이 나아졌다는 사실을 주요한 준거로 하여 지금의 삶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재생활에 대한 높은 만족감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인터뷰 중간 중간에 자녀에 대한 거리감을 분명히 느끼고 있음을 고백하고 있었다. 자녀를 위해 돈을 벌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하고는 있으나, 이러한 문제가 결단코 가볍지만은 않다는 점에서 일부의 농민공들은 편법이나 비용에 대한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일부 중간에 아이를 데리고 나오거나, 방학 등에는 반드시 도시에서 함께 데리고 생활하는 등 나름의 방안을 개인이나 개별 가족차원에서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심층인터뷰 사례에서 나타난 농민공 가족의 부부관계는 명확하지 않지만, 그들의 부부관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심층인터뷰 대상 남녀 모두 현재 동거여부와 상관없이 과거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다투고 소원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현재의 생활이 더 나은 것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러한 태도는 농민공 1세대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과 자신의 가구경제를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보다는 과거 자신들의 수준과 현재를 비교함으로써 만족도가 2세대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결혼 및 가족생활에 있어 부부관계를 최우선적인 것으로 인식하지 않는 가부장적 태도가 반영된 결과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반복적인 도시로의 유입경험과 수년의 도시생활을 통해 부부간의 동거와 분거를 다양하게 경험해 왔으며, 현재 심층인터뷰에 응한 30-40대 남녀의 상당수는 여전히 가족전체와 함께 생활하고 있지는 않으나 자녀들이 성장하여 독립하였거나 이미 의무교육을 마친 자녀를 둠으로써 부부가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다수로 나타났다.
    외지농민공의 약 4/5에 해당하는 12,584만명이 단신 외출 농민공임에 비해 현지조사과정에서 연구진과 접촉한 농민공들은 가족동반비율이 이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외국인으로서 조사 접촉과정이 갖는 한계와 연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상대적으로 직업의 안정성이나 베이징 주변에 거주하고 있을 만큼 형편이 나은 농민공들이라는 그들의 조건이 심층인터뷰에 응할 수 있게 만들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주거지는 다를지라도 부부가 함께 베이징시내에 거주하거나 혹은 동일한 주거지에서 함께 생활하는 농민공들이 다수라는 점에서 별거로 인한 부부간 갈등이나 긴장의 사례를 충분히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비교적 젊은 세대에 속하는 남성의 경우에는 결혼 초부터 배우자와 떨어져 생활하게 되면서 상호간의 필요나 정서적 유대가 약화되었음을 진술하면서 이혼하게 된 주요 사유로서 ‘부부간 별거생활의 지속’을 지목하고 있다.
    2) 양로문제
    중국의 경우 가족양로 방식으로 노인부양이 이루어져왔기 때문에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하는 젊은이 수가 증가함에 따라 농민공 가족의 노부모돌봄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2000년 중국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성인자녀 약 1억4천만 명이 부모가 살고 있는 자신의 원거주지(original household registration area)에서 영구히 떨어져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자녀의 이주는 가족규모를 축소시키고, 젊은 세대가 부모를 지원하는 능력 및 의향을 모두 약화시켰다(Sun, 2010). 이에 성인이 된 자녀가 외지에서 취업을 하였지만 자신은 농촌에 남아 농촌을 지키는 노인(孙鹃娟, 2006) 또는 자녀들이 장기간 호적지를 떠나 도시로 나가 일(사업 혹은 기타 생산경영 활동 포함)을 하여 농촌지역에 남아 있는 60세 이상의 노인(李振堂, 2012)을 중국학계에서는 “유수노인(留守老人)”으로 지칭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에서는 이들의 취약성을 다룬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심층면접에 참여한 대상자들에게서 성별, 연령대별 특성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확인된 것은 노부모 부양에 대한 의지 및 책임감이 매우 강하다는 점이었다. 심층면접에 참여한 대상자들의 연령 특성상 농촌에 계신 그들의 부모님은 대부분 현재 건강하신 편으로 부양이 필요한 상태가 아니었다. 그러나, 부모님이 부양을 필요로 하게 된다면 ‘반드시’ 돌아가 돌보겠다는 의견부터 부모님을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모셔와 돌보겠다는 의견까지 대체로 부양이 필요한 부모님을 꼭 돌보겠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한편, 고향에 있는 부모에 대한 돌봄 현황을 살펴보면 경제적 지원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농민공들은 대체로 정기적으로 농촌에 남겨진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모님이 일을 하고 계시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우에는 특별히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한편, 경제적 지원은 온전히 부모님을 위한 지원인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자녀양육에 소요되는 비용 및 생활비에 대한 보전인 경우가 많았다.
    많은 경우 고향에 있는 부모님은 도시로 이주한 농민공에게 그들의 자녀를 양육해주는 큰 자원(resource)이 되고 있었다. 호구 때문에 이주한 도시에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농민공의 자녀들은 대개 고향에 남아 조부모에게 양육되는 경우가 많았다.
    심층면접 결과와 선행연구 결과에서 나타난 농민공 가족의 양로문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농민공가족의 전통적 가족돌봄 양식에 대한 가치관은 어느 정도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자녀인 농민공들은 노부모가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돌봄을 필요로 하게 되면 고향에 돌아가 노부모를 돌보거나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로 부모님을 모시고 와 돌보겠다고 진술한다. 둘째, 노부모 돌봄의 현황을 살펴보면, 경제적 부양은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방식, 비정기적이지만 농촌에 남겨진 부모님이 생활하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농민공가족의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예컨대 도시에서 자녀와 함께 거주하며 양육하는 등, 유수노인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이 매우 부담스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농민공의 유수노인에 대한 신체적⋅도구적 부양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심리⋅정서적 부양도 매우 낮은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유수노인은 농민공가족에게 ‘손자녀 돌봄’이라는 역할을 통해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생업과 손자녀돌봄을 함께 맡게 되는 경우 노인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처럼 가정부양기능이 약화된 상황에서 유수노인은 다양한 어려움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 중국에서는 농촌 사회보장시스템이 완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며, 사회적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도 충분히 조성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추후 중국정부와 지역사회는 농촌의 유수노인을 위해 필요한 경제보장과 사회복리를 제공하고 생활이 어려운 노인에게 일정한 도움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존엄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상에서 농민공의 가족의미와 형태 변화 및 가족문제를 살펴보았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농민공 문제에 대해서 호적제도와 의무교육제도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개혁방안을 모색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제도적인 개혁이 농민공의 가족생활의 문제에 대하여 어느 정도 심각성을 완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부모와 자녀의 장기간 분거로 인한 가족관계 문제는 지속적으로 추이를 지켜보아야 할 문제이다. 또 동거하지 않는 가족의 경우 일상생활을 공유하지 못하고, 정서적 지지자로서 가족의 기능이 약화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한 가족의 불안정성 증가는 향후 중국 내 사회문제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가족의 불안정성 증대는 안정적인 자녀양육과 노부모 부양의 기반에 위협이 됨으로써 미래세대 양육 문제, 노부모 돌봄에 대한 중국 정부의 사회적 비용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에서 농민공 문제에 대한 가족정책적 접근이 모색되어야 할 필요성이 여기 있는 것이다.

    닫기
공공누리 OPEN /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 출처표시, 상업용금지, 변경금지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표시기준 (공공누리, KOGL) 제4유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금지 +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정책 참조

콘텐츠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

콘텐츠 만족도 조사

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