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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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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주의적 공급망 정책에 대한 국제통상법적 과제와 정책 시사점
1947년 GATT와 1995년 WTO 다자무역체제가 출범한 이래 무역자유화는 전 세계 교역량 증가와 공급망의 세계화를 통한 생산의 국제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보다 최근에는 국가안보, 국내 산업 육성, 노동권ㆍ환경보호 등 비교역적 가치가 중요한 고려..
이천기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안보, 국제무역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필요성
2. 연구의 목적ㆍ범위ㆍ구성
제2장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주요 내용과 특징
1. 개관
2. 공급망 및 안보 관련 규제
3. 환경 관련 규제
4. 노동 관련 규제
5. 그 밖의 이슈
6. 소결
제3장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통상법적 쟁점
1. 개관
2.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에 대한 국제통상규칙의 규율 현황 및 한계
3. 새로운 현상으로서의 공급망 특화 부문별 단독 협정ㆍ양해각서
4. 소결
제4장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이행으로 인한 통상법적 쟁점
1. 개관
2.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와 영업비밀 보호
3. 공급망 규제와 공공참여ㆍ기업책임
4. 소결
제5장 결론 및 시사점
1.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유형별 대응 방향
2. 한국의 대내외 공급망 정책의 통상법적 유의사항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1947년 GATT와 1995년 WTO 다자무역체제가 출범한 이래 무역자유화는 전 세계 교역량 증가와 공급망의 세계화를 통한 생산의 국제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보다 최근에는 국가안보, 국내 산업 육성, 노동권ㆍ환경보호 등 비교역적 가치가 중요한 고려사항이 됨에 따라 공급망은 효율성 추구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목표가 되어 각국이 추구하는 다양한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과거의 효율성 중심 공급망에서 탈피하여, 가치와 이념을 공유하는 새로운 공급망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경제와 안보의 연계성이 강화됨에 따라, 주요국들은 경쟁적으로 경제안보 전략을 발표하고 있으며, 보조금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해 역내 생산 및 공급망 구축을 지원하는 등 국가 차원의 대응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닫기
문제는 전통적인 WTO/FTA 국제통상규칙은 안보ㆍ환경ㆍ노동ㆍ인권 등 다양한 비무역 이슈가 무역과 연계해서 글로벌 공급망을 규제하는 일방주의적 조치의 확산을 제대로 규율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국제통상규칙의 법적 한계로 인해 영향권에 속한 대상 기업들은 기존에 국가간 합의에 따라 통상협정에서 약속되었던 정당한 시장접근 기대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등장하는 공급망 규제에 따라 높아진 준수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본 연구는 국제적(주로 양자적) 또는 일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규제 현상을 식별ㆍ유형화하고 관련된 현행 국제통상규칙의 현황과 한계를 확인하여 향후 우리의 대외 통상정책 방향성 설정과 국내 관련 법제 정비를 위한 정책 시사점을 도출한다.
제2장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규제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법ㆍ제도ㆍ정책 현황을 파악하고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새로운 현상을 유형화한다. 현행 지정학ㆍ지경학적 갈등과 각국의 자국 중심주의, 국내 산업 보호 강화 추세하에서 대다수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는 핵심광물ㆍ원자재, 산업보조금ㆍ첨단산업 등 공급망 및 국가안보, 노동권ㆍ환경보호 분야 등에 집중되어 있다. 이를 반영하여, 제2장에서는 최근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가 주로 발현되는 분야를 공급망 및 안보, 환경, 노동, 기타 이슈로 분류하여 조치별로 세부 내용을 검토한다.
제3장과 제4장에서는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 자체와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이행으로 인한 통상법적 쟁점을 검토한다. 제3장에서는 공급망 규제에 적용되는 현행 국제통상규칙의 규율 현황 및 그 한계를 WTO 다자통상규칙을 중심으로 논의한다.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주체, 대상, 입안ㆍ이행 방식, 조치의 법적 성격에 따른 유형 분류, 법적 정당화 가능성 측면에서 국제통상규칙이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형성 단계에서 어떠한 역할을 해 왔는지, 어느 범위와 수준까지 적용 가능하며 실질적으로 억제력이 있는지 여부에 주목한다. 나아가 ‘상품 무관련 생산ㆍ가공 방법(NPR PPM)’에 근거한 무역조치의 적법성에 대한 국제 판정례의 입장 변화 가능성과 국가안보 예외의 향후 발전 방향을 전망한다.
다음으로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에 대한 FTA 등 양자ㆍ복수국 간 통상규칙 규율 현황에 관해 상품무역 관련 챕터를 중심으로 검토한다. 전반적으로 FTA 상품무역 관련 챕터에는 앞서 검토한 WTO 다자통상규칙이 인용ㆍ편입되거나 유사 내용이 그대로 포함되나, 일부 경우에는 WTO 협정의 규율 수준을 넘는 ‘WTO plus 조항’이 반영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이러한 양자ㆍ복수국 간 접근법이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에 대한 유인을 낮추는 효과를 가지는지 평가한다.
또한 보다 최근에 확인되는 공급망 이슈에 특화된 부문별 협정ㆍ양해각서의 체결ㆍ이행 현황을 핵심광물 분야를 중심으로 검토한다. 대표 사례로서 IPEF 공급망협정, 미ㆍ일 핵심광물협정(CMA), 미ㆍEU CMA 협상,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EU의 전략적 파트너십 사례에 주목한다. 공급망 관련 국제규칙의 최근 형성ㆍ논의 동향의 특징을 확인하고, 핵심광물 확보 및 관련 공급망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우리나라 통상협정의 새로운 구성요소 및 새로운 유형의 국제 (통상) 협정의 방향성 설정에 관한 시사점을 도출한다.
제4장에서는 (ⅰ) 공급망 규제와 영업비밀 보호 문제, (ⅱ) 공급망 규제 제도 내 민간 행위자의 참여 내지는 영향력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공급망 규제를 적용받는 국가ㆍ기업의 입장에서 대비해야 할 사안에 관해 논의한다. 주요 공급망 규제 사례를 살펴보면 규제국이 자국 시장을 레버리지로 규제 대상 기업에게 자사의 공급망 전반에 걸쳐 상당히 포괄적인 범위의 생산ㆍ가공 방법 관련 정보를 요구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국제법과 주요국의 국내법에서 이러한 영업비밀 문제를 어떻게 규율하고 있는지 현황을 확인하고 국제법과 국내법 차원에서 대응방안을 제시한다. 나아가 정부 차원의 공급망 규제에 민간 행위자가 일부 관여 또는 참여하는 현상도 최근 확인되는데, 본 연구에서 정의하는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 사례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특히 미국 USMCA에 따른 ‘특정 사업장 노동신속해결 메커니즘(RRM)’ 이래 본격화되고 있는 공공 참여 및 기업책임 강조 추세에 주목한다.
제5장에서는 세부 유형별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수신자(addressee)일 경우 한국이 취해야 할 대응방향과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내 정책의 설계ㆍ발신자(addresser)인 경우에 참고할 만한 정책 시사점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우선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수신자일 경우에는, 특정국이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기 이전 단계에서 정부 차원의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한 수입선 다변화 및 특정국에 대한 핵심광물 의존도 분산, 핵심광물 국제협정 및 협의체에의 적극적인 참여 및 유사 입장국간 연계와 협력이 요구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핵심광물 공급망 정책 방향과 국가 간 협력을 효과적으로 지지할 수 있을 국제법적 정책 수단으로서 양자ㆍ복수국 간 협정의 설계 및 활용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강제노동 관련 공급망 규제에 대해서는, 기업 차원에서 강제노동 실제 사용 여부에 대한 판단 및 글로벌 공급망 내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협력사에 대한 모니터링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선제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강제노동과 관련한 교역국의 잠재적 리스크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대상 기업들에 제공하는 등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대상 기업들이 해외 사업활동에서 추가적인 부담을 겪지 않고 글로벌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관련 국내 법령의 식별 및 제ㆍ개정 노력도 필요하다.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로 인한 기업 영업비밀 노출에 대해서는 2020년에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ㆍ중 사이에 체결되었던 미ㆍ중 1단계 무역협정 중 영업비밀과 관련된 제1.9조를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다자ㆍ양자 간 협상 및 논의에서 참고할 수 있다. 동 협정은 ‘영업비밀 및 기업비밀정보’에 관한 별도의 절을 두고 ‘규제 절차’에서 누출될 가능성이 있는 영업비밀 보호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 유일한 사례다. 나아가 미국 등 일부 교역국이 국내법 또는 복수국간 협정을 통해 주도하고 있는 민간 참여ㆍ기업책임의 강조 추세와 맞물려, 우선 소다자 채널을 통해 국제 통상환경에서의 공공 참여에 대한 국가들의 공통된 이해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와 조사 대상 기업의 반론권 및 정보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투명성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논의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내 정책의 설계ㆍ발신자 입장에서, 현행 국제통상규칙상 적법하게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는 주어진 정책재량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기후ㆍ노동ㆍ공급망 정책 내 다중 정책목표를 추구하는 제도 설계가 유용할 수 있다. 한편 한국 입장에서도 핵심 품목과 전략산업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산업 지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나, 온쇼어링 기반의 산업 지원 기조를 국내에 도입하는 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국내 산업 지원 정책 설계 시 현지부품 사용 요건(LCR)과 관련된 보조금의 사용과 국내 산업 지원제도의 ‘상업적 고려’에 대해 유의해야 하며, WTO 피소 가능성에 대한 대비뿐 아니라 주요 교역국이 국내법에 따라 부과할 수 있는 상계관세 리스크에 대한 고려도 요구된다. 새로운 유형의 산업 지원 정책을 포함한 다양한 신통상 이슈를 두고 우리 국내 법제 및 정책의 대외적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
디지털통상협정의 한국형 표준모델 설정 연구
1장 서론1995년에 출범하여 다자무역 체제를 주도한 세계무역기구(WTO)는 20세기 말 광범위한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나타난 전자상거래(e-commerce)라는 새로운 형태의 무역을 규율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였다. 또한 1995년 이후 급격히 증가한 자..
권현호 외 발간일 2023.05.26
전자무역, 전자상거래목차닫기국문요약약어표일러두기제1장 서론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2. 연구의 전제: 개념과 범위3. 연구의 내용과 방법 및 한계제2장 한국형 디지털통상협정 표준모델의 형식적 측면1. 디지털통상협정의 글로벌 현황과 논의 형식2. 다자무역 체제에서의 논의 형식3. 지역무역 체제에서의 논의 형식제3장 한국형 디지털통상협정 표준모델의 내용적 측면1. 개관2. 한국형 표준모델 설정을 위한 분석의 틀3. 한국형 표준모델 설정을 위한 내용 분석4. 결론제4장 한국형 디지털통상협정 표준모델의 평가와 방향1. 한국이 체결한 디지털무역협정문 평가2. 한국형 표준모델의 방향3. 한국형 디지털통상협정 표준모델의 설정제5장 한국형 디지털통상협정의 이행과 정책과제1. 디지털통상 국제규범과 국내법령2.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통상문제3. 디지털통상협정의 미래와 과제참고문헌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닫기1장 서론1995년에 출범하여 다자무역 체제를 주도한 세계무역기구(WTO)는 20세기 말 광범위한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나타난 전자상거래(e-commerce)라는 새로운 형태의 무역을 규율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였다. 또한 1995년 이후 급격히 증가한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지역무역협정(RTA), 소수의 국가들에 의한 규제 블록화 현상 등으로 다자주의를 대표하는 WTO는 빠르게 쇠퇴하고 있고 국제사회는 새로운 유형의 보호무역 시대를 맞이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WTO는 무역관계에서 디지털 분야를 다루는 통상 규범을 준비할 때 과거 미해결 쟁점들과 더불어 새로운 쟁점들을 포함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무역을 규율하기 위한 통상규범은 WTO 전자상거래 논의에서 이미 다루었던 전통적 쟁점을 비롯해 ‘국경 간 데이터 이전의 자유’, ‘컴퓨터설비(서버)의 국내유지 요구 금지’ 등 새로운 쟁점에 대한 국가들의 협상으로 이루어진다. 다만 현재의 상황과 통상관계를 고려하면 이미 적용되고 있는 WTO 규범을 새롭게 변화된 디지털환경에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 여러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통상의 관점에서 디지털경제를 이해하고, 통상규범에 기초하여 이를 규율할 수 있는 디지털통상 규범 체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우리나라 디지털통상협정의 기본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본 연구는 지금까지 체결된 주요 디지털통상협정들의 형식과 내용을 분석함으로써 우리나라가 향후 디지털통상협정을 체결할 때 검토가 필요한 사항들을 규범 및 정책적 관점에서 정리하고 제시한다.2장 한국형 디지털통상협정 표준모델의 형식적 측면2장에서 다루고자 한 핵심 주제는 한국형 디지털통상협정 표준모델을 설정하기 위해 형식적 또는 구조적 차원에서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통상협정의 표준모델을 설정하기 위한 형식적ㆍ구조적 측면의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 연구는 크게 두 가지 측면을 세부적으로 검토한다. 우선 지금까지 다자 차원에서 이루어졌던 논의에 기초하여, 이러한 논의가 디지털통상협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다자 논의 자체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형식이나 구조의 디지털통상협정을 검토할 수 있다. 한편 보다 현실적인 표준모델 형성의 과정에서 양자 및 지역협정 또는 복수국간 협정을 통해 디지털통상협정의 형식적 측면을 다루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나 현재 동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는 국가에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특히 양자 및 지역협정 또는 복수국간 협정을 통한 디지털통상의 규율 방법으로는 다시 FTA/RTA의 일부로서 부속되는 방법과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이나 한-싱 디지털동반자협정(KSDPA)과 같이 FTA와는 관계없이 독립된 통상협정으로 체결하는 방법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따라서 2장에서는 이렇게 여러 가지 형식으로 체결되는 디지털통상협정의 의미와 특징, 협정 자체의 규범적 성격에 따른 문제 등 다양한 통상법적 및 정책적 함의를 제시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모델규범을 설정하는 데 지침을 마련하고자 한다.따라서 2장에서는 디지털통상협정의 형식을 구분하고 구체적인 구분 기준을 분석하기 위해 글로벌 동향을 다루었다. 우선 미국과 EU가 추진한 디지털통상협정의 유형을 구분하고 유형별 특징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통적인 무역협정 내 전자상거래 규범을 논의하는 형식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과 EU 모두 FTA, EPA 등 전통적인 지역무역협정의 틀 안에서 전자상거래 장(chapter)을 두거나 서비스투자 장과 함께 구성하는 방식을 활용하였다. 둘째, 무역협정에서 발전하고 디지털통상 규범에 특화된 협정 형식으로 최근 체결되는 디지털무역협정 또는 디지털경제협정이 있다. 이러한 형식은 디지털통상과 관련된 포괄적인 사안을 다루고 실체적ㆍ절차적 기준을 제시하는 특징이 있다. 이 유형의 협정에는 이미 체결된 무역협정의 전자상거래 규범을 최신화하는 형식과 기존 협정과는 독립된 형식이 있다. 셋째, 통상규범을 직접 포함하지 않지만 무역ㆍ투자 관계에서 현안을 논의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절차와 제도가 들어간 협정이 있다. 기본 모델을 참고할 수 있는 미국 무역투자기본협정(TIFA)의 경우 제반의 통상 문제를 다루고 운영 방식이 신축적이다. 그리고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다양한 국가들에 무역투자 환경의 기본을 조성하는 채널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넷째, 유사한 협력 협정으로 디지털통상에 특화된 EU의 디지털파트너십 협정을 참고할 수 있는데, EU식 모델은 인도-태평양협력 전략이라는 거시적인 틀을 바탕으로 개별 국가전략이 있다는 특징이 있고, 양자적 디지털통상 파트너십을 강화하므로 체계적이고 구체적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EU는 전략적 대화 회의를 추진하거나 기술협력 회의를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방식으로 디지털통상 규범을 개선하고 기술 협력, 규제 협력을 도모하고 있어 참고할 만하다. 다섯째, 양자적 틀에서 무역협정을 추진하거나 협력 채널을 운영하는 방식 외에, 미국은 복수국간 협정을 전제로 통상규범의 개선 및 최신화를 추진하거나 동맹국과의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식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예가 CPTPP이고, 후자의 예는 IPEF이다. 또한 디지털경제 관련 독립협정인 DEPA도 이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WTO 다자무역 체제의 기능 보완과 강화된 규범과 체제의 확립을 목표로 한다.또한 2장에서는 다자무역 체제와 지역무역 체제에서의 논의 형식을 분석하였다. WTO 전자상거래 협상이 WTO 복수국간 협정을 전제로 논의되고 있는바, 이 형식의 대표적 예로 과거 GATT 체제에서 비관세조치를 규율하던 규약(code), WTO 정부조달협정, WTO 발효 후 협상되어 채택된 정보기술협정이나 무역원활화협정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WTO 관행상 총의(consensus)에 의한 다자협정 채택이 구조적으로 어려우므로 복수국간 협정 형식의 논의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지역무역 체제에서 추진된 디지털통상협정의 형식은 크게 FTA에 포함된 조항이나 장 형식, FTA의 장을 대체하거나 개정하는 협정 형식, 연계된 무역 협정이 없는 독립협정 형식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까지 체결된 디지털통상협정의 대부분은 FTA 등 무역협정 내 전자상거래 규범 형식이었다. 다만,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전자상거래 규범 개선 및 최신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FTA 전자상거래 장을 개정하는 내용으로 FTA에 부속된 협정 형식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독립협정 형식으로는 DEPA를 들 수 있다.종합하면 디지털통상 규범을 채택할 때 기존 통상규범과의 관계를 설정하는 문제가 근본적으로 중요하며, 다음 사항들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첫째, FTA 전자상거래 장의 범위를 정하는 부분이다. FTA 전자상거래 규범 적용 범위에서 정부조달, 정부 정보가 제외되고 디지털제품에 관한 규범의 적용 범위에서 방송서비스, 정부보조금이 제외된다. 이러한 적용범위 설정 방식은 디지털통상협정 형식이 FTA에 포함된 규범이든 부속된 협정이든 독립 협정이든 상관없이 일관되게 채택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둘째, 디지털통상 규범의 대상을 명확하게 하는 부분이다. 디지털제품이라는 개념과 전자적 전송이라는 개념이 사용되고, 협정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특히 대상을 분명하게 설정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데이터 규범이 강화되는 최근 추세 때문이다. 셋째, FTA 내 전자상거래 장을 도입할 때 다른 장과의 관계를 설정하는 부분이다. 이 문제의 핵심은 디지털서비스를 어떻게 구분하고 규율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넷째, 데이터 규범의 적용 범위나 분야에 제한을 두는 부분이다. 주요 ‘데이터 규범’으로 비차별 의무, 국경 간 이전, 컴퓨터설비의 위치, 금융서비스 분야의 컴퓨터설비의 위치, 소스코드 조항을 고려할 수 있고, 대부분의 협정이 서비스ㆍ투자 유보 조치에는 이러한 조항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하고 있는데 어느 조항인지는 협정마다 차이가 있다. 또한 미국이 참여한 USMCA, USJDTA에는 이러한 제한이 없어 데이터규범 적용 측면에서 여타 협정보다 수준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고려해야 할 셋째와 넷째 사항은 형식이 FTA에 포함된 규범이든 부속된 협정이든 독립협정이든 상관없이, 넓은 의미의 디지털통상 규범에 모두 해당된다. 다만 디지털통상 규범이 FTA 내 전자상거래 장의 형식으로 논의되던 과거 협상에서는 대체로 관세, 무역원활화, 소비자 및 개인정보보호 측면이 강조되었던 반면, 데이터 자유 이전에 관한 규범 논의는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FTA에 포함되는 형식에서는 데이터 규범을 제한하는 제도적 설정을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을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근 체결되고 있는 디지털통상협정은 FTA에 부속된 형식이나 단독 협정 형식 모두 데이터 규범을 제한하는 조항을 확인할 수 있다.3장 한국형 디지털통상협정 표준모델의 내용적 측면3장에서 다루는 핵심 내용은 디지털통상협정의 내용적 측면을 분석한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내용적 측면은 우리나라가 디지털통상협정을 체결할 때 고려해야 하는 요소, 즉 협정 조문의 구성과 대상 규범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결과적 자유화의 정도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이는 통상규범 체결에서 대상에 대한 자유화의 정도 문제와 연결된다. 따라서 3장에서는 기존 디지털통상협정들의 내용을 분석하고, 우리나라 입장에서 디지털통상협정에 포함되어야 할 구체적이고 수용 가능한 내용과 범위를 살펴보며, 이를 자유화의 수준에서 논의가 가능한지에 대한 판단의 근거를 제시한다. 이러한 연구는 기본적으로 디지털통상 분야의 현 상황과 지금까지 국제사회에서 이루어졌던 디지털통상 규범의 결과와 한계를 분석하는 것이다. 특히 기존에 체결된 양자 및 지역 차원의 디지털통상협정 내용을 분석함으로써 디지털통상 관련 규범의 결과물이 내포하는 의미와 한계를 제공하고자 한다.이러한 취지로 3장은 한국형 표준모델을 설정하기 위해 총 8개의 디지털통상협정을 선정하고 동 협정들에 포함된 주요 조항들을 분석하였다. 특히 ‘전자적 수단에 의한 국경 간 데이터 이전’ 등 높은 수준의 조항이 대거 추가된 CPTPP 이전에 체결된 디지털통상협정을 분석하는 것은 한국형 표준모델을 설정하는 데 크게 의미가 없으므로 제외하고, CPTPP 이후의 디지털통상협정 위주로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완전한 독자적 형태의 협정으로는 DEPA, USJDTA 및 아세안 전자상거래협정 중 DEPA, USJDTA를 선정하였고, 기존 FTA를 개정한 개정의정서 형태의 협정에서는 KSDPA, 싱가포르-호주 디지털경제협정 및 싱가포르-영국 디지털경제협정 중 KSDPA를 선정하였다. 한편 미국이 주도한 CPTPP 및 USMCA, EU가 포함된 EUKTCA 및 EJEPA, 중국이 포함된 RCEP을 추가해 총 8개 협정을 분석대상으로 결정하였다.분석대상 선정 이후에는 체계적인 분석을 위해 8개 분석대상 협정의 조항들을 공통 주제별로 분류하였는데, 최근에 진행되는 WTO 복수국간 전자상거래협정의 기초가 되는 ‘협상용 통합문서’에 나타난 분류를 기준으로 삼았다. 동 협상용 통합문서의 각 항목에 포함되는 조항 중 중요도가 높은 조항 위주로 대상을 선정하였는데, 분석대상 조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자상거래 원활화 관련하여 전자전송에 관한 법적 체계, 전자인증과 전자서명, 전자송장, 전자지급서비스, 물류서비스, 무역원활화 강화, 둘째, 개방 및 전자상거래와 관련하여 디지털제품의 비차별대우, 책임제한에 대한 양방향컴퓨터서비스, 전자적 수단에 의한 국경 간 데이터 이전, 컴퓨터설비의 위치, 금융정보, 금융서비스 공급자를 위한 금융 컴퓨터설비 위치, 전자적 전송에 대한 관세, 공공데이터 개방, 인터넷 개방을 위한 인터넷 접근과 사용원칙, 경쟁, 셋째, 신뢰 및 전자상거래와 관련하여 온라인 소비자보호, 개인정보보호, 소스코드, 암호를 사용하는 ICT제품, 공통이슈 관련 투명성, 협력 및 협력 메커니즘, 넷째, 부속서와 관련해서는 원칙, 범위, 다른 협정과의 관계, 분쟁해결 등이다. 다만 이에 포함되지 아니한 DEPA상 일부 조항을 추가하였는데, 첫째, 최근 기술 및 정책 관련 금융기술 협력, 인공지능, 정부조달 조항, 둘째, 혁신 관련 데이터 혁신 조항, 셋째, 디지털 포용 조항이다. 또한 EU가 체결한 지역무역협정의 디지털통상에 관한 장에는 다른 협정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조항이 있는데 바로 ‘국가의 규제권한’ 조항이다. 일반적으로 서문 등에 언급되는 내용이 별도의 조항으로 구성되므로 이 또한 본 연구의 분석대상 조항으로 포함하였다. 이상의 조항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첫째, 전자전송에 관한 법적 체계, 전자인증과 전자서명, 전자송장, 전자지급서비스, 물류서비스, 무역원활화 강화 조항의 대부분이 대동소이하고, 어느 정도 조항들이 통일되고 있다. 다만 ‘전자지급 서비스’ 조항의 경우 KSDPA에서 전자지급 시스템 운영상 필수서비스 및 기반시설 접근과 관련된 금융기관 및 비금융기관 간 차별금지 조항까지도 추가하는 등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점점 더 선진적인 내용까지 포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둘째, 온라인소비자보호, 개인정보보호 규정은 CPTPP 이전부터 포함되어 온 규정으로 개도국부터 디지털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공통적으로 이 규정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온라인 거래가 폭증하면서 소비자보호는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었고, EUKTCA 및 DEPA는 온라인소비자보호 법령으로 채택되어야 하는 ‘사기적이고 기만적인 상업행위’의 예시를 보다 상세하게 명시하는 등 향후에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정보보호 규정 역시 총 8개 협정에 모두 포함될 정도로 디지털통상협정에서 중요해지고 있다. 국가별로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기본 입장이 차이가 있는데도 개인정보보호 국내법제 채택의무, 개인정보보호 관련 정보공개, 개인정보보호 법체제 상호호환성 메커니즘 장려 등과 같이 그 구조는 비교적 통일되고 있다.셋째, ‘디지털제품의 비차별대우’, ‘전자적 수단에 의한 국경 간 데이터 이전’, ‘컴퓨터설비 위치’, ‘금융 컴퓨터설비 위치’, ‘소스코드’ 조항들은 분석대상 협정별로 격차가 매우 심하다. RCEP은 ‘디지털제품의 비차별대우’, ‘금융 컴퓨터설비 위치’, ‘소스코드’ 등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EU 역시 ‘디지털제품의 비차별대우’ 규정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나아가서 CPTPP, USJDTA, USMCA, DEPA 및 KSDPA의 경우 ‘디지털제품의 비차별대우’ 규정을 모두 포함하고 있지만 내국민대우만 포함하는지, 최혜국대우까지 포함하는지, 디지털제품을 복수로 규정하는지 등 협정별로 미묘하게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 준다. ‘전자적 수단에 의한 국경 간 데이터 이전’ 및 ‘컴퓨터설비 위치’ 규정은 필요성의 판단 주체, 분쟁해결절차 유무 등 조문의 차이로 인해 실제 운영상 다양한 격차와 문제점을 드러낼 여지가 있다. ‘금융 컴퓨터설비 위치’ 규정 도입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국가가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설사 동 규정을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접근하는 방식 자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넷째, 전자적 전송에 대한 관세부과 규정 역시 분석대상 협정별로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관세를 부과하지 아니하도록 의무화하는 협정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규정하고 있는데, 전자적 전송의 상호주체에 대해 차이가 있고, 무관세의 대상이 ‘디지털제품’, ‘전자적 전송’, ‘전자적으로 전송되는 콘텐츠를 포함한 전자적 전송’ 등으로 다양하다. 또한 ‘관세’뿐 아니라 ‘수출입과 관련되는 수수료 및 기타 부과금’까지 규정하는 협정이 있고 관세만 명기하는 협정도 있다. 내국세, 수수료 또는 부과금까지도 규정하는 협정이 있고 침묵하는 협정도 있다는 점들에서 주요한 차이를 보인다.다섯째, DEPA 이후로 비교역적 요소와 관련된 다양한 디지털통상 규범이 쏟아지고 있다. 경쟁, 최근 기술 및 정책 관련 금융기술 협력, 인공지능, 정부조달 조항, 혁신 관련 데이터 혁신 조항, 디지털 포용 조항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이 조항들은 대부분 도입 자체에 의의를 두고 중요성을 지적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 대표적인 예가 경쟁 관련 협력 조항이다. 인공지능(AI)에 관한 조항 역시 AI 기술이 경제적ㆍ사회적 이익을 제공함을 언급하고, 책임감 있는 AI 기술 사용을 위한 윤리적 거버넌스 틀 개발의 중요성을 지적하는 정도에 그친다. 디지털 포용 조항도 마찬가지이다. DEPA 모듈 중 디지털 포용 조항은 모든 사람이나 기업이 디지털경제에 참여 및 기여하고 혜택을 받는 디지털 포용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디지털경제 관련 기회 확대를 위하여 원주민, 여성, 농어촌 주민들 및 사회적ㆍ경제적 하위집단의 접근성 향상 조치를 모색할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 조항들은 대부분 협력 또는 정보 교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4장 한국형 디지털통상협정 표준모델의 평가와 방향4장은 앞서 검토한 형식적 결과와 내용적 결과를 기초로 한국형 디지털통상협정을 마련할 때 고려해야 할 구체적인 사안들을 정리하고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우선 기존 디지털통상협정들을 평가하고, 우리나라가 유지해야 할 디지털통상협정 표준모델의 방향을 형식적 차원과 내용적 차원에서 제안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디지털통상협정 표준모델의 특징을 형식적 차원과 내용적 차원에서 검토하고, 이를 종합하여 가능한 범위에서 한국형 디지털통상협정의 표준모델을 고려할 때 그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4장에서는 디지털통상협정의 한국형 표준모델의 방향을 기존 무역협정을 최신화하는 형식, 개방형 복수국간 협정에 참여하는 형식, 전략적 디지털동반자협정을 체결하는 형식 등으로 나누어 각각의 형식적 특징과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부분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의 결과에 따라 한국형 디지털통상협정의 표준모델을 전통적 기준에 의한 모델과, 소위 ‘신(新)기준’에 따른 모델로 나누어 접근하였다.우선 전통적 기준에 의한 모델을 CPTPP 수준의 모델, CPTPP와 한-싱 DPA 사이 수준에서 나타나는 모델, 한-싱 DPA 플러스 수준의 모델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이러한 기준을 사용하여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디지털통상 규범의 경우 CPTPP가 가져온 변화가 극명하고, CPTPP로 성취된 높은 수준의 규범들이 CPTPP 이후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역자유화 확대라는 기준에서 CPTPP 수준의 모델을 가장 기본적인 표준 모델의 수준으로 정한 뒤, CPTPP에서 우리나라가 체결한 디지털통상 규범 중 가장 수준이 높은 한-싱 DPA 사이 수준의 모델 그리고 한-싱 DPA 플러스 수준으로 무역자유화 확대를 도모하는 모델로 구분하여 기본 모델에서 고려해야 할 쟁점들을 제시하였다. 한편 ‘신기준’에 따른 모델은 전통적인 기준인 ‘무역자유화’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온라인 환경 조성과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디지털경제를 위한 다양한 ‘비교역적 요소’로 구분 할 수 있다. 그렇게 해야 한국형 표준 디지털통상협정 모델의 수립 기준으로 더 적절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측면에서 표준모델 설정의 ‘신기준’으로 ‘무역자유화’뿐 아니라 ‘지속가능발전’, ‘포용적 경제성장’,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 확보’, ‘개인에게도 직접적으로 디지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 조성’ 등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또한 형식적 측면에서 이러한 내용을 살펴보면 표준모델에 대한 구분을 다섯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먼저 1단계 형식모델은 정치적이거나 도의적인 의무를 이행하는 특정한 형식이 없는 신사협정으로 분류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EU-일본 디지털파트너십’이나 ‘EU-한국 디지털파트너십’이 있다. 그리고 2단계 형식모델은 조약으로 구분되지 않아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에서 1단계 모델과 동일하지만, 형식적으로 좀 더 조약의 모습을 띤다는 점에서 1단계와 차별화된다. 한편 3단계 형식모델부터는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에서 의미하는 조약으로 분류된다. 다만 조약 중에서도 ‘분쟁해결제도’가 포함되어 있지 아니한 조약을 3단계 형식모델로 분류하고자 한다. 3단계 형식모델로 분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미-일 디지털무역협정 또는 시청각 실연에 관한 베이징조약이다. 4단계 형식모델 역시 3단계 형식모델과 마찬가지로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상 조약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3단계 형식모델 및 5단계 형식모델과 달리 4단계 형식모델은 조약의 규정들을 모듈별로 구조화하고, 가입하고자 하는 국가들이 직접 모듈별로 선택하여 가입하게 함으로써 당해 모듈의 구속력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재량권한을 부여한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인 DEPA는 모듈 접근법(modular approach)이라는 형식을 채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5단계 형식모델은 완전히 국제법적 구속력이 있는 전통적 개념의 조약 형식으로, 국제법상 조약으로서의 권리ㆍ의무 관계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있어 디지털경제를 확실히 규율할 수 있다. 또한 분쟁해결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협정의 해석 등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경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식 절차를 내포한다는 점 등에서 장점이 있다. 그러나 5단계 형식모델은 다음과 같은 단점이 제기될 수 있다. 첫째, 정식 조약이므로 체결하는 데 장기간이 소요된다. 즉 급속히 발전하는 디지털기술을 조약이 따라잡을 수 없어 불가피하게 법적 공백이 생길 수 있다. 둘째, 국제법적 구속력이 있는 이상 디지털기술에서 상당히 뒤처져 있는 개도국은 가입할 동기가 생기지 않아 선진국 간에만 주로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디지털통상 규범 저변 확대에 적합한 형태가 아니다. 셋째, 현재까지의 디지털통상협정상 분쟁해결 조항은 과거 WTO 협정이나 지역무역협정상 분쟁해결체제를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전통적인 분쟁해결체제가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디지털 통상환경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한편 내용적 측면에 따른 모델은 1단계 협력사항이 중심이 되는 모델에서부터 3단계보다 더 강화된 ‘가치’ 규범이 적극 수용되는 모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합의 형태가 가능함을 보여 준다. 우선 1단계 내용모델의 특징은 ‘디지털 신원’, ‘AI’, ‘핀테크’ 등 다양한 신기술 분야에 대한 협력 강화에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무역자유화’를 위한 ‘전자적 전송에 의한 국경 간 데이터 이전’, ‘컴퓨터설비 강제 금지’, ‘소스코드 공개요구 금지’와 같은 핵심 조항의 삽입도 중요하지만, 각국이 핵심으로 삼고자 하는 디지털 신산업 분야에 대한 협력사항을 체계적이고 광범위하게 설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1단계 내용모델은 ‘협력사항을 중심으로 한 거버넌스 확립’을 목표로 삼는다. 그리고 2단계 내용모델은 ‘전자적 전송에 의한 국경 간 데이터 이전’, ‘컴퓨터설비의 강제 금지’, ‘소스코드 공개요구 금지’ 등 소위 핵심 조항들을 구체화한다. 구체화하는 방법에는 조항 자체를 더 상세하게 규정하는 것, 당해 조항에 대한 이행위원회의 공동해석을 통해 이행의 편의를 돕는 것 등이 있다. 즉 여기에서는 한-싱 DPA 중 핵심 조항을 좀 더 정교하게 만드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마지막 3단계 내용모델은 ‘디지털 포용’과 같이 ‘가치’ 기반의 개념이 매우 강조되는 최근의 상황을 반영하여 신뢰할 수 있는 온라인 환경 조성을 위한 가치기반 규정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거나 추가하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신뢰할 수 있는 온라인 환경 조성을 위한 가치 기반 규정은 우리나라의 해외 시장 확대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해외에 진출하고자 하는 디지털 기업과 세계에서 디지털 기술을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는 사용자가 많기 때문에 한편으로 동 규정은 국내 사용자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5장 한국형 디지털통상협정의 이행과 정책과제5장에서는 디지털무역과 산업에 대하여 향후 제기될 수 있는 문제들을 검토함으로써 전체 보고서를 완성한다. 이를 위해 제5장에서는 우선 앞서 제안한 한국형 디지털통상협정에 따라 향후 우리나라 법체계에 제기될 수 있는 문제 등 국내법제도와 관련해 고려해야 할 요소를 제안한다. 먼저 현재까지 혹시 문제가 되는 국내법령이 있는지를 검토하고 평가한다. 또한 디지털무역의 정의 또는 범위와 연결하여 디지털무역협정이 디지털동반자협정으로, 나아가서 디지털경제협정으로 논의되는 과정에서 제기되는 문제점이나 드러나는 특징을 살펴본다. 현 단계에서는 디지털통상협정의 대상으로 이미 디지털화된 산업을 놓고 논의하고 있는데, 5장에서는 향후 디지털화가 가능한 산업으로의 전환, 즉 디지털 전환 위주로 다루며 그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문제점을 간략히 검토하였다.이를 통해 5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제시하였다. 첫째, 우리나라가 그동안 체결한 FTA 전자상거래 장부터 최근에 발효된 한-싱 DPA에 이르기까지 디지털통상협정을 채택하고 이행하기 위하여 국내에서 별도의 법령이 제정되거나 기존 법령이 개정된 전례는 거의 없다. 이는 우리나라가 현재 체결되는 디지털통상 규범의 추세에 맞춰 끊임없이 국내법령을 정비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향후 변화하는 디지털환경을 규율하기 위해 체결될 수 있는 디지털통상협정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고, 다양한 디지털경제를 규율하기 위한 여러 법률의 제ㆍ개정이 원활히 추진되지 못하는 경우에는 현행 법령만으로는 다소 부족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미 우리나라가 가입을 신청한 DEPA는 광범위한 디지털통상 규범을 다루고 있어 사전에 국내법령과의 충돌 여부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둘째, 산업의 디지털 전환(DX) 요구와 이에 대한 반영도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산업의 부가가치가 더 높아질 뿐만 아니라 융복합을 통해 제조업의 서비스화가 이루어지거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으로만 분류할 수 없는 디지털제품의 등장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로 이어진다. 특히 경제발전 수준이 비슷한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품과 서비스의 수출 규모 차이가 큰 국가의 구조적 한계를 디지털 전환을 통해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통상협정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셋째, 과거 통상협정이 상품 간 교역을 다루다 서비스와 지식재산권을 포함하고, 다시 환경, 노동, 전자상거래 등 새로운 분야까지 포함하기 시작했듯이, 디지털통상협정이 다루게 될 영역도 날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그동안 국내 관할권의 집행이 주였던 조세, 표준, 공정경쟁 등의 분야에 협력을 넘어 공통의 가치를 위한 일정 수준의 의무를 담은 규정이 도입될 수 있다. 또한 최근 심화되는 가치동맹의 관점에서 디지털통상협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강대국 간 패권경쟁이 심화될수록 디지털산업과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제도적 수단이 모색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선진 디지털공업국 중 민주주의적 가치를 공유하는 일부 국가가 주축이 되어 디지털 동맹을 결성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통상정책과 협상 추진 과정에서 경제안보가 우선시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디지털통상환경에서의 복잡다단한 변수를 고려하고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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