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세계지역전략연구

발간물

이선형

  • 미중 경쟁에 대한 호주의 전략적 대응과 시사점: 호주의 대중정책 변화를 중심으로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호주의 행보가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호주는 중국의 부상이 가져올 안보적 위협을 우려하면서도, 중국을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정책을 펼치지는 않았다. 최대 교역..

    최인아 외 발간일 2022.05.20

    경제협력, 국제정치

    원문보기

    목차
    서언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2. 연구의 범위와 구성

    제2장 미중 경쟁을 둘러싼 호주의 전략적 이해와 대응 기조
    1. 역내 지역질서 변화와 호주의 전략적 이해
    2. 최근 호주의 대중정책 변화와 호ㆍ중 갈등 심화
    3. 소결

    제3장 호ㆍ중 갈등 이후 호주의 경제적 환경 변화 분석
    1. 중국의 경제부상과 호주의 대중국 수출의존도 분석
    2. 최근 중국의 대호주 무역제재가 호주 상품 수출에 미치는 효과
    3. 호주의 중국 투자의존도 변화
    4. 소결 및 전망

    제4장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호주의 전략적 대응
    1. 경제적 대응
    2. 국방력 강화와 미국 주도의 안보네트워크 확대
    3. 인도태평양 내 지역협력
    4. 소결

    제5장 결론 및 시사점
    1. 연구 요약 및 평가
    2. 한국에 대한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닫기
    국문요약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호주의 행보가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호주는 중국의 부상이 가져올 안보적 위협을 우려하면서도, 중국을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정책을 펼치지는 않았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 악화가 호주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0년대 후반 들어와 호주 내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이 증가하면서 호주정부는 중국을 견제하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호주의 국제조사 촉구는 중국의 경제보복을 불러왔다. 당초 대중 경제의존도가 높은 호주가 불리하다는 관측이 컸으나, 호주는 중국의 경제보복 지속에도 불구하고 대중 견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호주의 대외정책 변화는 한국에도 적지 않은 함의를 갖는다. 먼저 호주는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대중 경제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한국과 유사한 상황에 처한 국가이다. 따라서 호주가 어떠한 배경에서 자국의 대중정책을 급선회하였는지, 중국의 경제보복이 호주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는 한국에도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또한 호주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거점 국가로, 한국이 4강 중심의 외교를 넘어 외교의 다변화를 모색할 주요 파트너이다. 2021년 12월 한국과 호주는 정상회담을 통해 양자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국방ㆍ안보, 공급망, 미래 산업, 기후변화, 인도태평양 지역협력 등 핵심 이슈에 대한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미중 전략 경쟁에 대한 호주의 입장과 대응을 분석해 한국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했다.
       제2장에서는 지역질서에 대한 호주의 전략적 이해와 최근 호주의 대중정책 기조 변화를 분석하였다. 호주는 오랫동안 중국의 부상을 ‘경제적 기회’이자 ‘안보적 도전’으로 인식해왔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수출국으로서, 호주는 대중 수출을 통해 자국의 경제성장을 지속해왔다. 반면 중국의 군사적 팽창과 역내 영향력 확대는 미국 주도의 전후 질서를 중시하는 호주의 국방ㆍ외교 관계자들의 우려를 샀다. 이렇게 ‘경제적 기회’와 ‘안보적 도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던 호주의 대중 인식은 맬컴 턴불 내각을 거치며 후자 쪽에 보다 기우는 양상을 띠게 된다. 2016년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에 대한 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 수용을 거부하면서, 호주는 자국의 핵심 이익으로 ‘규칙기반 질서’ 수호를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 또한 2017년 불거진 중국의 내정간섭 스캔들과 사이버 첩보 활동에 대한 위험 경고는 중국이 역내 질서에 대한 도전을 넘어 호주 국가안보에 최대 위협이 될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이에 호주는 국내적으로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법안을 연달아 내놓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의 연계를 통해 역내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팽창을 견제하려 했다. 이러한 호주의 대중 견제 정책들은 호ㆍ중 관계에 균열을 야기하였다. 특히 중국이 2020년 코로나19 진원지에 대한 호주의 국제조사 촉구에 경제보복으로 대응하면서 호주 내 반중 정서가 급증하였다. 중국의 경제보복에도 불구하고 호주정부는 중국을 자국 안보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간주하고 대대적인 군사적 증강 계획을 발표하는 한편, 2021년 9월 호ㆍ영ㆍ미 안보협의체인 AUKUS(Australia-UK-US)를 주도하며 대중 견제 행보를 지속ㆍ강화해나가고 있다.
       제3장에서는 최근 중국의 대호주 수입 제재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였다. 먼저 중국의 수입 제재가 호주의 대중국 상품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호주의 대중국 총수출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수입 제재가 호주산 소고기, 와인, 목재 등 제재 품목에 포함된 일부 상품 수출에 대한 감소 효과를 가져오긴 했으나, 제재 품목에 포함되지 않은 철광석 수출이 증가하면서 제재 품목에 대한 수출 감소 효과를 완충해주었다. 즉 중국의 수입 제재 조치는 호주의 대중 강경 기조를 바꿀 만큼 호주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못하였다. 특히 철광석에 대한 효과는 중국정부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전체 철광석 수입의 60% 이상을 호주가 차지하기 때문에, 중국이 무역제재를 통해 활용하려 했던 레버리지는 사실상 효과를 갖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제보복은 호주 내에서 높은 대중 경제의존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철광석 가격이 언제 다시 내려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호주정부와 기업은 천연자원에 의존해 중국을 상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이에 호주정부와 산업계는 교역ㆍ투자 다각화를 통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제4장에서는 호주가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먼저 호주는 대중 경제의존도 축소를 위한 교역 다각화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호주 상하원 무역투자 상임위는 무역투자 다변화를 위한 산관학 조사를 통해 △‘China Plus’ 혹은 ‘China And’ 형태의 신규 시장 발굴 △양자ㆍ다자 FTA를 통한 시장 자유화 △제조업 육성을 통한 GVC 참여 확대 △외교ㆍ안보 상황을 감안한 무역정책 수립 △해외시장 개척 역량 지원 등 다양한 정책들을 제언하였다. 중국의 대호주 무역제재에 대응한 무역 다변화 정책은 일부 진전을 보이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 호주산 보리에 대한 중국의 고관세 부과에 대응해 신규 시장을 신속히 개척해 기존보다 수출량을 더 높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호주의 FDI 유입 총액에서 중국의 비중은 낮은 편이나, 최근 호주의 주력 산업인 광업과 주요 부동산 자산에 대한 중국 투자에 대한 경계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해 호주 국회는 △국가 이익을 고려한 가이드라인 수립 △호주 대외관계법 2020 준수 여부에 따른 국유화 고려 △호주 국민연금을 활용한 국내 투자 인센티브 제공 △국책은행의 국내 제조업 지원 등의 대응 방안을 제언하였다. 양자ㆍ다자 FTA를 활용한 시장 다변화 또한 중국에 대한 과도한 경제적 의존도를 해소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안으로 볼 수 있다. 호주는 무역 총액의 80% 이상을 FTA를 통해 진행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 중심의 다자무역협정에 적극 참여 중이다. 아울러 호주는 광업, 농업 등 가치사슬 상류에 집중된 산업 구조로 인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조업 현대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호주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국제 기술 표준 채택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국제 표준 채택 과정에서의 자국의 이익을 반영하고 인태 지역의 표준 통합을 주도하려 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호주의 경각심과 대응은 국방ㆍ외교 분야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호주는 중국의 군사적 팽창에 대응하기 위해 자주 국방력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 주도의 안보네트워크 강화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호주는 ‘2020년 국방전략업데이트’를 통해 향후 10년간 호주의 군사력 증강에 대대적으로 투자해 호주의 자주 국방력을 높이겠다고 선언하였다. 호주는 다양한 최첨단 무기를 도입해 자체 방어력을 높이는 동시에, 미국의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와 국방협력 확대를 통해 미국 주도의 안보협력네트워크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호주는 쿼드를 매개로 일본과 인도와의 국방 교류를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AUKUS 결성을 주도하였다. 호주는 AUKUS를 통해 핵추진 잠수함을 포함한 다양한 첨단 무기 기술을 획득하는 기반을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인태 지역 안보에 미국과 영국을 더욱 깊숙이 관여시키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두었다. 호주는 중국의 일대일로(BRI)를 견제하려는 역내 움직임에도 동참하고 있다. 남태평양과 동남아가 호주 본토와 인접한 전략적 요충지인 만큼, 호주는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주는 미국, 일본과 협력하에 태평양도서국의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는 동시에, ‘퍼시픽 스텝업’이라는 자체 이니셔티브를 통해 태평양도서국의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아세안에 대해서는 ‘아세안 미래 이니셔티브’를 새로 출범시키고 동남아의 해양안보, 연계성, SDGs, 경제협력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였다. 최근에는 메콩 지역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 메콩 지역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협력 체계인 ‘호주 아세안ㆍ메콩 프로그램(MAP)’을 발족시켰다.
       제5장에서는 상기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에 대한 함의를 논의하였다. 첫째,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중국 리스크 완화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 호주가 장기간 중국의 경제적 압박을 버틸 수 있던 배경에는 대체 불가한 에너지 자원과 대체 가능한 품목의 무역 다각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호주가 철광석 때문에 중국의 경제 압박을 견딜 수 있었던 것처럼, 한국도 반도체 외에 중국을 상대로 레버리지가 될 수 있는 핵심 상품과 기술력 확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정부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호주의 보리 수출 다각화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대중 수출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수출 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 호주의 경우 기업들이 먼저 대체 시장을 확보하고, 정부의 지원이 뒤따랐다. 한국정부도 대중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대체 시장 발굴과 한국기업의 수출 네트워크 확대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둘째, 최근 호주의 교역ㆍ투자 다각화 움직임은 중국 리스크를 완화하고자 하는 한국경제에도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장 유망한 분야는 자원 공급망 강화로, 희토류 등 희소금속 수급에 대한 한ㆍ호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호주의 핵심 광물 개발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투자와 함께, 한국 혹은 동남아에서의 가공 공장 설립을 통해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 또한 호주가 중국의 원자재 공급처로의 입지를 벗어나기 위해 ‘자원 기술 및 핵심 광물 가공’을 통한 배터리 생산의 하류 부문 개발을 적극 추진 중이므로, 한ㆍ호주 간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및 하류 부문에 대한 협력을 적극 추진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셋째, 호주의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과 연계해 한국의 대아세안 협력의 층위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국별로는 아세안 10개국 중 양자간 협력 수요가 높은 인도네시아를 최우선 협력국으로 선정할 수 있으며, 아세안 차원에서는 아세안 연계성 종합계획(MPAC 2025)의 공동 지원과 사이버ㆍ디지털 및 기술 표준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양국 모두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의 협력을 모색 중인 만큼 미국을 포함한 한ㆍ미ㆍ호 3자 협력을 위한 정책 대화 활성화가 필요하다.
    닫기
  •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가치사슬의 구조 변화와 정책 대응

       2019년 12월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는 전 세계인의 삶과 경제를 변화시키고 있다. 일반적인 경제적 충격과 달리 코로나19는 글로벌 차원에서 사람 간의 접촉을 통해 확산되고, 바이러스의 다양한 생물학적 변이로 인하..

    한형민 외 발간일 2021.12.30

    무역구조, 무역정책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방법론과 범위
    3.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4. 연구의 구성

    제2장 최근 글로벌 가치사슬 영향요인과 변화
    1. 글로벌 가치사슬 영향요인
    2. 최근 글로벌 가치사슬 변화
    3. 소결

    제3장 코로나19의 글로벌 가치사슬 영향 분석
    1. 코로나19의 글로벌 가치사슬 영향: 이론적 배경, 메커니즘, 선행연구
    2. 코로나19의 수요 및 공급 충격 분석
    3. 코로나19 전후 시기의 국제무역 및 투자 추세
    4. 소결

    제4장 외부 충격의 글로벌 가치사슬 영향 실증분석
    1. 선행연구
    2. 추정모형 및 분석자료
    3. 분석 결과
    4. 추가 분석 결과(Extensions)
    5. 요약 및 소결

    제5장 기업 단위의 글로벌 가치사슬 변화 분석
    1. 분석방법론 및 데이터
    2. 글로벌 기업 사례분석
    3. 요약 및 소결

    제6장 해외 진출 한국기업 설문조사
    1. 설문조사방법론과 특징
    2. 해외 진출 한국기업의 GVC 구축 현황 및 변화
    3. 소결

    제7장 결론
    1.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가치사슬 변화
    2. 정책 대응 방향

    참고문헌

    부록
    1.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과 판매망 세부 내용
    2. 해외 진출 한국기업 설문조사지

    Executive Summary

    닫기
    국문요약
       2019년 12월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는 전 세계인의 삶과 경제를 변화시키고 있다. 일반적인 경제적 충격과 달리 코로나19는 글로벌 차원에서 사람 간의 접촉을 통해 확산되고, 바이러스의 다양한 생물학적 변이로 인하여 충격의 기간이 장기화되는 중이다. 코로나19의 확산은 감염병에 의한 생물학적 리스크를 증대시켰고, 인적ㆍ물적 자원의 이동이 제한되는 등 위기관리 측면에서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 충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례로 2020년 초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은 중국 내 생산 중단과 함께 이와 연계된 다수 국가의 생산에 영향을 주었고, 2021년에는 코로나19의 지속으로 인한 디지털 수요 증가에 반도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여 다수 국가에서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을 살펴보았을 때 코로나19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에 대한 영향은 실질적이며, 이에 대한 정책 대응이 요구된다.
       한편 코로나19의 글로벌 가치사슬 ‘구조’에 대한 영향을 직접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글로벌 가치사슬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정책 불확실성, 생산 및 수요지 변화, 생산의 디지털화 등 다양한 요인이 결부되어 변화 중으로 코로나19의 영향만을 분리하여 살펴보는 것이 매우 어렵고, 코로나19의 영향 또한 기존의 글로벌 가치사슬 구조 변화요인과 함께 결합하여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보고서는 문헌 및 정량적 자료에 근거하여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기존 진행 중인 글로벌 가치사슬 변화가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되는지 포괄적으로 살펴보고, 이에 필요한 정부의 지원 정책과 과제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본 연구는 코로나19 이전 글로벌 가치사슬 구조 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살펴보았다. 코로나19 이전 글로벌 가치사슬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보호무역주의 및 정책 불확실성 증가, 아시아 생산환경 및 수요 변화, 신기술 도입과 생산의 디지털화 및 자동화, 재해 및 보건 리스크 등이 있고, 이는 무역비용을 증가 혹은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산업연관표를 기반으로 생산 참여 구조, 국가 간 최종재 및 중간재 연계 구조, 생산 길이를 살펴보았을 때, 이러한 복합적 요인은 아시아 지역 중심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강화, 생산 네트워크의 지역화, 생산 길이의 단순화(시장 근접성 강화) 등의 구조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으로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가치사슬의 변화를 살펴보자. 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구조를 결정짓는 의사결정은 거래비용, 재산권, 생산요소의 상대 가격 차이, 업무의 해외이전 비용, 생산기술 간 상보성, 생산기지국 배후 시장 등의 이론적 요인을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만약 코로나19 이후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거래비용, 업무의 해외이전 비용, 생산기지국 배후 시장의 교역비용 등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가치사슬 구조 변화는 제한적인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코로나19가 디지털 전환 혹은 생산 자동화 등의 도입을 가속화할 가능성을 높인다면,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가치사슬 변화는 생산기술의 변화로 인한 동인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코로나19는 글로벌 가치사슬에 수요와 공급의 양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이를 기반으로 주요국 생산의 해외 수요 비중과 공급 비중을 고려할 때 코로나19로 인한 외부 수요 충격의 경우 미국의 수요 감소는 아시아 지역, 중국의 수요 감소는 개도국을 중심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외부 공급 충격으로는 개도국을 중심으로 공급 충격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무역과 투자 추이를 살펴보았을 때, 무역에서는 아시아 지역의 글로벌 가치사슬 역할 증대와 아시아와 유럽 지역의 역내무역 기능 강화의 움직임이, 투자에서는 지역 중심국(미국, 중국, 프랑스)의 역내생산기지 강화가 확인되어, 전반적인 생산 네트워크의 지역화 흐름이 관찰된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가치사슬 구조에 있어 기존의 아시아 생산기지 역할 증대, 생산 길이 감소(생산의 소비지 근접성 강화) 등의 변화 추세가 ‘유지 혹은 강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부분 산업의 그린필드 투자는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통신산업에 대한 투자는 증가되어, 주요국의 디지털화에 대한 대응이 포착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외부적 충격의 GVC 무역(중간재 무역)에 대한 실제적 영향을 분석하기 위하여 중력모형 기반 실증분석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자연재해, 보건 리스크 등의 외부 충격은 GVC 무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며, 특히 수출국의 외부 충격은 GVC 후방 참여 무역에 대한 영향이, 수입국의 외부 충격은 GVC 전방 참여 무역에 대한 영향이 큰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외부 충격의 GVC 무역에 대한 충격은 무역 개방도와 디지털화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충격의 크기가 작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실증분석의 결과는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경우 외부 충격의 영향에 민감할 가능성이 크고, 이러한 충격의 정도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주요 생산 연계국과 높은 무역 개방도 및 디지털 접근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다음으로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전후 미시적 변화를 살펴보기 위하여 글로벌 선도기업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변화를 분석하였다. 각 산업을 주도하는 국가들을 대표하는 기업의 생산 및 판매 구조 변화를 분석하는 것은 코로나19 이후 GVC 변화를 살펴보는 하나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의 생산, 판매망에 관한 정보는 영업 노하우 유출에 대한 우려로 인해 설문조사나 전문가 인터뷰를 통한 정보 수집에 제약이 존재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공급망 정보를 담은 블룸버그 공급망 분석(SPLC)을 활용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글로벌 선도기업의 사례분석 결과는 기존의 글로벌 가치사슬 변화 방향의 흐름과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반도체 선도기업의 공급망 모두에서 대만의 비중이 증가하였고,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공급망에서 일본과 프랑스의 비중이 증가하였으며, 세계 3대 의류 기업의 공급망에서 일본기업, 판매비 및 일반관리비에서는 프랑스 기업에 대한 지출 비중이 증가하였다. 즉 동아시아와 일부 유럽 국가의 생산 역할이 증대된 모습을 보인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자동차, 패스트패션 산업의 디지털 테크놀로지 투자 확대, 생산 로봇 도입 등 생산의 디지털화 및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는 단서가 포착되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우리 기업에 초점을 맞추어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우리 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구조 변화와 정책 수요 파악을 목적으로 한국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전자 산업, 수송기기 산업, 섬유ㆍ의류ㆍ제화 산업의 229개 해외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코로나19 전후 해외 진출 한국기업의 원자재나 중간재의 공급(조달 혹은 수입) 과정에서 중국, 아세안, 남아시아로 구성된 아시아 국가와 진출한 현지국의 비중이 높아졌고, 판매망의 경우 중국의 비중 확대, 한국과 아세안 및 EU의 비중 축소, 현지시장에 대한 판매 비중 확대(EU 제외) 등의 특징이 확인되었다. 한편 한국기업은 코로나19의 피해를 대부분 받는 가운데 전체 기업의 1/3 정도가 피해를 극복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코로나19 피해의 근본적인 원인은 ‘감염 확산이나 봉쇄(Lockdown) 등으로 인한 근로환경 악화나 제약’, ‘국내외 공급선 혹은 고객으로부터 주문량 유보ㆍ감소ㆍ취소’, ‘원재료ㆍ부품ㆍ제품 등의 납품, 조달, 수입 지연이나 단절’, ‘물류환경 악화’ 등 다양한 수요와 공급 측면의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현지 진출기업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현지 종업원 감축 또는 인건비 삭감’, ‘가동률 조정’, ‘재고 조정’ 등 기업 내부의 역량을 동원한 대응이 우선되었다. 한편 코로나19가 직접적인 계기로 상당히 적은 수의 기업 생산 네트워크가 변화되었으며, 이들 대부분은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으로 조사되었다. 추가로 우리 기업은 생산의 디지털화와 그린경제 확산을 글로벌 가치사슬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경우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 진출 우리 기업은 대체로 코로나19 전후 글로벌 네트워크에 있어 중국, 아세안, 남아시아에 대한 생산 의존도 강화와 현지시장  중심의 생산 길이 단순화를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되며, 코로나19를 단기적인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어 일차적으로 기업 내부 자원을 활용하여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고, 코로나19를 직접적 요인으로 한 우리 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구조 변화는 크게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상을 종합하면 코로나19 이후 현재까지 나타난 글로벌 가치사슬 구조 변화는 코로나19의 직접적 요인보다 아시아 지역의 수요 증가 및 생산환경 변화, 미ㆍ중 통상분쟁 등 정책 불확실성 등의 기존 요인이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결과는 코로나19 이후의 단기적 자료에 기초한 분석이므로 코로나19의 중장기적 GVC 구조에 대한 영향은 후속 연구를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편 실증분석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보건재해는 중간재 무역의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소이고, 현지 진출기업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공급 측면에서는 생산 축소ㆍ부진, 수요 측면에서는 판매ㆍ수출 감소 및 부진의 피해를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피해, 생산망 단절 등 단기적 요인에 대한 대응과 아시아 지역 생산 네트워크 부상, 생산의 디지털화 및 자동화, 그린경제 등 중장기적 요인에 대한 대응의 두 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단기 대응은 코로나19의 직접적 영향으로 인한 생산 네트워크 운영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단기적 정책 지원을 의미하며, 구체적으로 생산망 충격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 강화(인력 이동 국제 공조, 무역 개방화 공조)와 국별ㆍ산업별 차별화된 지원을 제안한다. 또한 현재 글로벌 가치사슬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중장기적 요인을 고려하여 아세안, 인도 중심의 생산 연계성 강화와 현지 생산성 향상 지원 및 메가 FTA 참여를 통한 한국의 지역 생산 네트워크(RVC: Regional Value Chain) 구축 강화, 신속한 보건 리스크 대응을 위한 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 디지털 뉴딜 정책 기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디지털 연계성 강화, 그린 뉴딜 기반 그린경제 대비 저탄소 생산 지원 등을 제안한다.
    닫기
  • 인도의 통상정책 분석과 한-인도 협력 방안

    한국과 인도의 경제교류는 한-인도 CEPA와 신남방정책을 계기로 확대되고 있지만, 두 나라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아직 미흡하다. 본 연구는 인도의 통상정책과 대외 무역투자 관계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한-인도 통상협력을 심화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

    김정곤 외 발간일 2021.12.30

    무역정책, 외국인직접투자 인도남아시아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2. 연구 목적과 주요 내용
    3. 연구의 차별성

    제2장 인도의 통상정책 분석과 전망: 개방화 이후를 중심으로
    1. 인도 통상정책의 전개와 체제
    2. 상품무역정책
    3. 투자ㆍ서비스무역정책
    4. 자유무역협정
    5. 인도 통상정책의 현안
    6. 요약 및 소결

    제3장 인도의 상품무역구조 분석
    1. 인도의 상품무역구조 및 현안
    2. 한-인도 상품무역구조 및 현안
    3. 요약 및 소결

    제4장 인도의 투자ㆍ서비스무역구조 분석
    1. 인도의 투자관계 및 현안
    2. 한-인도 투자관계 및 현안
    3. 인도 투자의 세부 추이 분석
    4. 인도의 서비스무역구조 및 현안
    5. 요약 및 소결

    제5장 인도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상에서의 위상 분석
    1. 연구자료 및 방법론
    2. 주요국의 대인도 글로벌 가치사슬 구조
    3. 요약 및 소결

    제6장 결론: 한-인도 통상협력에 대한 정책 시사점
    1. 인도 통상정책 및 통상관계의 특징과 평가
    2. 한국-인도 통상관계의 성과
    3. 대인도 통상협력의 방향과 과제

    참고문헌

    부록
    1. 인도의 관세율 추이
    2. 인도 대상 STC 제기 국가와 품목(1995~2020년)
    3. 인도와 ASEAN 주요국 간 산업별 수출입 비중 추이
    4. 인도와 EU 주요국 간 산업별 수출입 비중 추이
    5. 한-인도 CEPA 서비스무역 주요 양허안
    6. 글로벌 가치사슬 분석 방법론

    Executive Summary
    닫기
    국문요약
    한국과 인도의 경제교류는 한-인도 CEPA와 신남방정책을 계기로 확대되고 있지만, 두 나라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아직 미흡하다. 본 연구는 인도의 통상정책과 대외 무역투자 관계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한-인도 통상협력을 심화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제2장에서는 1990년대 인도의 개방화 이후를 중심으로 상품과 서비스무역 및 투자정책의 추이와 특징을 분석하였다. 제3장과 4장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인도의 주요 대상국별 무역 및 투자구조를 분석하였으며, 제5장에서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상에서 인도의 위상을 분석하였다. 이상을 종합하여 제6장에서는 한-인도 통상협력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제2장에 따르면 인도는 1991년 이후 본격적인 개방화 정책을 추진하여 관세율 인하, 투자장벽 완화 등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투자장벽은 대폭적으로 개선되어 대부분의 분야에 걸쳐 자동승인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투자환경 역시 모디 정부에 들어서 괄목할 만한 개선을 이루어냈다. 다만 인도는 반덤핑조치 등 비관세장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2018년 이후에는 경제 자립을 목표로 무역장벽을 높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요컨대 인도는 그동안 개방화 정책의 무게 중심을 투자 활성화를 통한 독자적인 생산 기반 확충에 두어왔다. 반면 인도의 무역정책은 개방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산업 보호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을 지속하고 있다.

    제3장에 따르면 무역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인도는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위상이 높아지는 추세이다. 최근 인도의 주요 수입 대상 지역은 북미와 유럽에서 중국, 한국, 동남아시아 등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과의 무역은 2000년대 들어 크게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2011년 한-인도 CEPA 발효 이후 양국간 무역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으며, 한국의 대인도 수출이 더 크게 증가하여 인도의 대한국 무역적자가 확대되었다. 그러나 인도 역시 대한국 수출 품목이 다양화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인도의 대한국 무역에서 중간재의 비중은 인도의 주요 무역상대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양국간 제조업 생산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도 무역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

    제4장에 따르면 인도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한 FDI 대상국으로 성장하였다. 특히 인도는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크게 위축된 2020년에도 중국과 더불어 큰 폭의 FDI 유입 증가세를 기록하였다. 대인도 FDI의 분야는 서비스, 소프트웨어, 재생에너지, 인프라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특히 최근 대인도 FDI는 그린필드보다는 브라운필드 투자가 더욱 주목할 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의 대인도 FDI는 1990년대 한국 제조기업의 인도 진출을 기점으로 본격화되었으며, 한-인도 CEPA를 계기로 더욱 증가하였다. 한국의 대인도 FDI는 미국, 영국, 일본 등에 비해 제조업, 그린필드 투자의 비중이 매우 높으며, 투자 분야가 제한적인 편이다. 따라서 한국은 인도의 적극적인 투자 개방화에 부응하여 투자 분야와 방법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있다.

    제5장에 따르면 인도는 생산기지로서 글로벌 연계성을 높이고 있다. 모디 정부 이후 인도는 해외 기업의 자국 내 생산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해외 기업의 인도 내 생산을 촉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주요국의 인도 수출 및 생산에 대한 기여도를 구분해보면, 수출보다는 생산에 대한 기여도가 매우 높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이는 주요국의 인도와의 생산 연계가 인도의 국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목적에 더욱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한국 기업과 정부는 인도의 수요를 면밀히 파악하여 인도와의 생산 연계성을 전략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

    제6장에서는 위의 연구결과를 종합하여 한-인도 경제협력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 의하면 한국과 인도는 제조업 분야에서 서로의 니즈가 부합하는 협력 파트너이다. 한국은 인도가 육성하기 원하는 전기전자, 자동차 등의 핵심 제조업에 대한 투자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편 인도는 지속적으로 중간재 무역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제조업 육성 의지가 높다. 더욱이 인도는 중국에 대한 지나친 경제 의존도를 완화해줄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한 상황이며, 이에 따라 한국의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잠재력을 고려하여 한국과 인도는 현안인 양국간 무역불균형 문제에서 과감히 탈피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 따르면 한-인도 CEPA는 양국간 무역불균형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며, 오히려 양국 무역구조의 특성 및 잠재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를 고려하여 양국은 CEPA 개선협상을 통해 개방화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전향적인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은 제조업 이외에 대인도 투자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본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대인도 투자는 주요국들에 비해 제조업에 치우쳐 있으며, 독일, 일본, 중국 등과의 경합이 심화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최근 주요국의 대인도 투자가 서비스, 컴퓨터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재생에너지, 통신, 인프라 등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투자 방법 측면에서는 브라운필드 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대인도 투자는 그린필드에 집중된 반면, 주요 국가들은 대부분 브라운필드 투자의 비중이 매우 높다. 상기 투자 분야들은 인도의 수요가 증가하는 영역으로서, 브라운필드 투자를 통해 신속한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과 인도는 현재 한-인도 CEPA 개선 및 인도의 대한국 무역구제 조치 등을 중심으로 통상 당국간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상호 협력 잠재력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는 다소 부족함이 있다. 이에 정례적인 통상정책 대화 채널을 설치하여 상대국의 주요 정책을 이해하고, 당면한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협력 영역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또한 양국은 CEPA 개선협상 시, 인도가 중점적으로 발전을 추진 중인 인프라, 에너지, 디지털 신산업 등의 협력 분야를 포함하여 한-인도 CEPA를 양국 경제협력의 포괄적인 플랫폼으로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

    정부간 통상정책 대화 채널과 더불어, 한국과 인도의 기업과 정부, 기관 등 다양한 경제 주체가 참여하는 무역투자 지원 채널로서 ‘한-인도 공동 이니셔티브’를 추진해야 한다. 한-인도 공동 이니셔티브는 양국 협력의 포괄적인 플랫폼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양국의 당면 수요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기업들을 매칭하는 한편, 기업 활동의 애로사항을 인도 정부에 직접 전달하는 창구로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한-인도 공동 이니셔티브와 연계하여 한-인도 협력기금의 조성도 필요하다. 이를 활용하여 양국의 협력과 관련되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친 사업과 연구를 추진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예컨대 이 기금을 통해 양국 기업간 비즈니스 매칭 사업, 한-인도 CEPA 관련 기업 지원, 무역투자 활성화를 위한 공동연구조사 등을 지원할 수 있다.

    한국은 대인도 협력 시 인도의 니즈에 부합하는 투자를 앞세울 필요가 있다. 인도는 수출의 일방적인 확대보다는 투자를 통해 자국의 니즈를 해결하는 파트너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즉 인도가 경제정책상 필요로 하는 투자 프로젝트를 한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제시하면서 인도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이다. 예컨대 주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대인도 투자 방안, 양국 인력 및 기업과의 협력 방안 등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인도 정부로부터 무역투자상의 혜택을 얻는 것이다. 이러한 대규모 사업의 진행을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는 물론, ODA와 같은 정부의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닫기
공공누리 OPEN /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 출처표시, 상업용금지, 변경금지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표시기준 (공공누리, KOGL) 제4유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금지 +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정책 참조

콘텐츠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

콘텐츠 만족도 조사

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