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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동

  •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질서 재편: 분야별 전망과 한국의 정책과제

    우크라이나 전쟁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에서 아직 회복되지 못한 세계질서에 더 큰 충격을 가했으며, 그 결과 되돌리기 어려운 변화가 일어났다. 전쟁발발 이전부터 진행되던 변화들이 전쟁 과정에서 더욱 증폭된 형태로 가속화 하는 양상을 보이..

    설인효 외 발간일 2023.12.29

    국제안보, 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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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상세요약

    제1장 서론

    제2장 탈냉전 질서의 종언

    제3장 분야별 변화 전망
    1. 안보 · 군사
    2. 국제기구ㆍ 제도
    3. 경제ㆍ에너지
    4. 디지털 거버넌스
    5. 과학기술
    6. 기후변화

    제4장 인도-태평양 지역과 한반도
    1. 안보·군사
    2. 국제기구ㆍ제도
    3. 경제ㆍ에너지
    4. 디지털 거버넌스
    5. 과학기술
    6. 기후변화

    제5장 결론: 한국의 정책과제와 대응방향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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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우크라이나 전쟁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에서 아직 회복되지 못한 세계질서에 더 큰 충격을 가했으며, 그 결과 되돌리기 어려운 변화가 일어났다. 전쟁발발 이전부터 진행되던 변화들이 전쟁 과정에서 더욱 증폭된 형태로 가속화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탈냉전과 세계화 질서 30년의 종언을 알리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향후 3에서 5년의 시기 동안 세계질서 재편의 결과가 그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그것은 ‘과거 질서의 회복’, 또는 ‘새로운 질서의 등장과 구체화’이기보다, 단일의 세계질서 구축은 어려우며 다양한 질서가 공존하며 질서 구축을 위한 힘겨루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한다. 즉 세계질서는 기본적으로 다질서 세계의 양상을 띠며 전개될 것이다.

    안보 및 군사 분야를 둘러싼 초강대국 간의 경쟁은 탈냉전 종언 후 질서의 양상을 결정하는 기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분야 전반에서 치열한 대결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하 대중 전략의 근간은, 국제 리더십 회복을 통해 규칙ㆍ규범 질서 수호를 위한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미국 주도 구도에 대해 러시아, 중국 등 반대 국가들의 대응도 거세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군사질서 전반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며, 핵 비확산 질서에도 중층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초강대국 사이의 재래식 군비경쟁을 더욱 심화시키고 군사적 긴장도 고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기구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미국, 영국, 프랑스와 러시아의 갈등으로 인해 최근 효과적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반면 국제사회에서의 미미한 영향력에 대한 비판, 특히 상임이사국들이 대립하는 안건에 효과적으로 대응이 불가한 치명적인 제도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전 지구적 갈등과 위기 대응에서 유엔에 거는 기대는 여전히 높다. 국제경제 기구와 제도들에 있어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력과 중국, 러시아가 주도하는 세력 사이의 경쟁이 전개되고 있으나, 아직 어느 한 편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지 못한 국제경제를 더욱 침체 위기에 빠뜨렸고, 식량, 에너지 등 원자재를 포함한 상품과 서비스의 공급에 교란을 초래했다. 탈냉전 시대 압도적 경제 논리하에 유지되던 가치사슬(GVC) 등 경제적 상호의존은 점차 안보 논리에 따른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이나 동맹 및 우호국 중심의 무역, 경제 블록 형성 등의 형태로 재편되는 양상을 보인다. 물론 이러한 경제질서의 탈세계화, 블록화, 파편화 현상이 세계화의 완전한 와해 및 신경제질서의 도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 안보 논리가 국가 간 경제 관계 전반에 반영되고 자국 중심의 보호주의 기조가 더욱 강화되는 국면은 지속될 전망이다.

    디지털 거버넌스에서는 탈냉전 질서의 종언을 쉽사리 단언하기 쉽지 않다. 그것은 디지털 거버넌스가 매우 폭넓은 영역과 층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며, 이러한 사안들의 넓은 폭은 하나의 질서로 규정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각 하부 영역들마다 다른 성격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이러한 영역들을 검토해 볼 때, 아직 뚜렷한 방향의 변화가 관측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중 전략경쟁이 촉발한 다양한 질서 전환, 즉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쇠락과 진영화질서의 부상, 자유무역의 쇠퇴와 보호무역주의의 부상, 자국중심적 산업정책과 기술민족주의 부상 등의 흐름을 가속화하며, 그에 따라 불안정한 양극질서와 신냉전 질서의 도래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고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중 양국이 주도하는 양대 중심 질서가 구축되는 한편, 중심을 이탈하고 중심 밖의 다연결성이 강화되는 복합적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으로 인한 패권 경쟁 양상이 강화되면서 기후변화 분야는 지구 공유재와 관련된 문제로서 다자 간 국제협력을 통해 대응해야 하는 분야인바, 진영화의 심화와 협력의 장애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현재까지 주요 협력 의제에 대한 논의는 예정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갈등과 협력 중단의 가능성이 잠재된 상태이다.

    다질서 세계로의 이행은 한국의 국가정책 전반에 큰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은 분야 및 영역별로 질서의 재편과정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한국의 국가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질서 변화로 초래되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며, 단기적으로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국익을 보장할 수 있는 위상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 나아가 한국은 단순히 질서의 변화에 대응할 뿐 아니라 질서의 재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새로운 질서가 한국의 국익에 부합한 방향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 분야에서 발생한 변화가 다른 영역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가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틀을 정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향후 정책당국은 서로 다른 영역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그 방향을 전망하면서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한 영역에서 확보한 위상이 다른 영역의 질서 형성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 영역에 존재하는 협상의 레버리지를 다른 영역에도 적용하고, 한국에 불리한 조건을 수용해야만 할 경우 다른 영역에서 상응하는 보상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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