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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을 둘러싼 미중 전략 경쟁과 우리의 대응방향
    인공지능을 둘러싼 미중 전략 경쟁과 우리의 대응방향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의 확보는 오늘날 경제, 군사, 안보 측면에서 한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국가 차원의 AI 기술 발전 수준에 대한 지표를 살펴보면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며, 중국이 2위로서 그 뒤를..

    예상준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안보, 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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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2. 연구의 목적
    3. 연구의 구성

    제2장 미국의 AI 전략
    1. 국내 정책
    2. 국제 협력
    3. 중국 견제를 위한 통상정책
    4. 소결

    제3장 중국의 AI 전략
    1. 국내 정책
    2. 국제 협력
    3. 미국의 통상정책에 대한 대응
    4. 소결

    제4장 국제사회의 AI 규범 및 거버넌스 논의 동향과 미중 경쟁에 대한 함의
    1. 다자 논의 동향
    2. 양자 및 복수국 간 논의 동향
    3. 산업계 동향
    4. 학계 동향
    5. 미중 경쟁에 대한 함의

    제5장 미중 인공지능 연구 경쟁과 주요국의 대응
    1. 연구 배경 및 선행연구
    2. 국가별 인공지능 연구 동향 분석
    3. 중심성과 인용 건수 간의 관계
    4. 소결

    제6장 미중 인공지능 표준화 경쟁에 대한 이론적 고찰
    1. 연구의 배경
    2. 이론 모형
    3. 미중 인공지능 표준 경쟁에 대한 함의
    4. 소결

    제7장 정책 시사점
    1. 미중 반도체 기술 주도권 다툼과 한국의 전략적 대응방안
    2. 미국-EU 규제 격차와 한국의 중재자 역할
    3. 안보-기술 균형과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재편방안
    4. 스마트 제조기업의 AI 플랫폼화를 통한 글로벌 표준화 전략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의 확보는 오늘날 경제, 군사, 안보 측면에서 한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국가 차원의 AI 기술 발전 수준에 대한 지표를 살펴보면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며, 중국이 2위로서 그 뒤를 쫓아가고 있다. 이 두 국가와 나머지 국가들 간 AI 기술 경쟁력 지표를 비교해 보면 두 그룹 간 큰 격차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AI를 둘러싼 국가간 경쟁 구도는 사실상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나타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경쟁과 마찬가지로 AI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은 글로벌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목적을 갖는다. 따라서 AI 기술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양국의 정책은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이익과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는 특징을 나타낸다. 이러한 상황에서 AI 기술 발전을 견인하는 선두 그룹에 속하는 두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서로를 견제하면서 후발 주자와 협력하는 방식을 살펴보는 것은 후발 주자 그룹에 속한 국가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후발 주자인 국가가 첨단 AI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자체적인 전략을 수립할 때, 양강의 AI 전략에 대한 이해를 통해 경쟁의 심화에 따른 일방주의적 조치의 출현을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한편 기술 선도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자국의 AI 기술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보고서는 이와 같은 배경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과 활용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의 현황을 살펴보고 그에 대응하는 우리의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특히 국제사회의 역학 관계 속에서 양국의 헤게모니가 작용하는 세 가지 분야인 규범 및 거버넌스, 연구 협력, 기술 표준에 대한 분석을 통해 글로벌 차원에서 나타나는 미중 간 AI 전략 경쟁의 양상을 살펴보고 관련 정책 수립에 있어 참고할 만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본 보고서의 제2장과 제3장은 미국과 중국의 AI 전략을 국내 정책, 국제 협력, 통상정책(수출통제)과 그에 대한 대응 등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미국의 AI 정책은 2016년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통령실 직속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소위원회’ 설치를 계기로 처음 시작되었으며,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면서 다양한 부처와 기관을 통해 확대되었다. 미국의 AI 정책은 연구 개발에 대한 지원, 연구 인력 양성, 정부 부처 AI 기술 도입, AI 기술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 등으로 요약된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은 AI의 신뢰성, 안정성, 인권, 민주주의적 가치, 윤리 등에 관한 규범 및 거버넌스를 다자적 협력체계를 통해 구축하고 있으며, 이 중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강조는 중국이 추구하는 국제사회의 AI 규범 및 거버넌스 논의와 이질성을 드러낸다. AI 기술 확보 경쟁과 관련하여 미국의 대중국 견제는 통상정책을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로 중국의 기업이 수출통제 대상 명단(entity list)에 등재되기 시작하였고, 바이든 행정부하에서는 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 수출통제가 시행되고 강화되었다. 대중국 반도체에 대한 수출통제의 범위는 칩과 제조 장비를 포함하여 생산 소프트웨어와 고대역폭 메모리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아웃바운드 투자 규제 등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AI 발전 정책은 「13차 5개년 규획(2016~2020)」에 처음 포함되었고 2017년 「차세대 AI 발전규획」을 통해 구체화되었다. 해당 규약에 따르면 중국은 2030년까지 AI 이론 및 기술, 응용 전 분야에서 세계 선두권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AI 전문인력 양성(‘대학 AI 혁신 행동계획’), AI 기술 실증과 정책 실험을 위한 시범단지 조성(‘차세대 AI 혁신발전 시범단지’) 등의 정책이 추진되었다. 미국과의 AI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수립된 「14차 5개년 규획(2021~2025)」은 AI를 국가전략상 중요 핵심 기술로 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차세대 AI 연구 지원(‘과학기술혁신-2030 프로젝트’), 산업 적용 확대 (‘AI 플러스 행동방안’), 데이터 표준화 및 인프라 강화(‘동수서산 프로젝트’), AI 기술 표준체계 구축(‘국가 AI 산업 종합 표준화 시스템 건설 가이드’) 등의 정책이 추진 중이다. 중국의 AI 규제 정책은 국가보안기관의 데이터 통제 권한, 데이터 국경간 이동 규제, 개인정보 역외 전송 제한 등 데이터 기반의 강력한 규제로 요약되나, 최근 외국인투자 및 경영 환경의 악화로 인해 규제 수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다. 한편 미국과의 AI 전략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AI 거버넌스 분야의 주도권을 선점하고자 자국 내 법적, 윤리적 규제체계 또한 강화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AI 규범 및 거버넌스 의제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은 선진국 또는 소그룹 중심의 AI 규범 및 거버넌스 구축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개발도상국의 AI 역량 강화와 글로벌 격차 해소를 위한 협력을 강조하는 전략적 태도를 보인다. 특히 2023년 10월 중국이 ‘일대일로 국제 협력 정상포럼’에서 제시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에는 한 국가가 타국에 AI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해당 국가의 주권을 존중해야 하고, AI 기술의 독점과 글로벌 AI 공급망의 단절화에 대해 반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러한 중국의 시각은 글로벌 AI 규범 및 거버넌스에 대한 미국의 접근법과 차이를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조치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상응 조치의 마련과 반도체 기술 국산화로 요약된다. 상응 조치는 갈륨, 게르마늄과 같은 차세대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를, 반도체 기술 국산화는 화웨이 중심의 AI 반도체 개발과 반도체 투자기금 조성 등을 포함한다. 다만 반도체 자립이 이루어지더라도 체제 문제로 인해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이 국내 중심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미국기업의 AI에 비해 글로벌 서비스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계점도 존재한다.

    제4장과 제5장, 제6장은 각각 국제사회의 AI 규범 및 거버넌스 논의 동향과 미중 경쟁에 대한 함의, 미중 간 AI 연구 경쟁, 미중 간 AI 기술 표준화 경쟁을 심층적으로 다루었다.

    구체적으로 제4장에서는 AI 규범 및 거버넌스 논의를 다자적 논의, 양자 및 복수국 간 논의, 산업계 동향, 학계 동향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다음의 네 가지 측면의 함의를 도출하였다. 첫째,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은 자유와 인권을 강조하며 EU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는 2024년 EUㆍ미국의 주도로 채택된 AI 분야의 구속력 있는 최초의 복수국 간 조약인 ‘AI와 인권, 민주주의, 법치주의에 관한 기본 협약’을 통해 드러난다. 둘째, AI 규범 수준과 투명성 요구에 있어 미국과 EU 간 견해 차이가 존재하며, 이는 미국 AI 기업들의 EU 규범 준수를 어렵게 만들어 미ㆍEU 양자 간 협력에 잠재적 갈등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UN의 AI 고위급 자문기구가 제안한 바와 같이 국제 표준 개발과 AI 시스템 모니터링 등을 위한 국제기관의 설립은미중의 이익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화되기 어려우나, EU를 포함한 주요국이 양강의 정책 변경을 유도할 수 있는 균형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넷째, AI 기술의 위험성 평가나 AI 책임성에 대한 글로벌 기준의 수립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인 산업계 및 기업의 의견도 중요하나 중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학계 전문가의 참여가 더욱 중요하다.

    제5장에서는 CSET(Center for Security and Emerging Technology)에서 발간하는 CAT(Country Activity Tracker: Artificial Intelligence) 데이터에 기초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국가 단위의 인공지능 논문 건수 및 인용 건수, 국가 간 공저 논문 건수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주요국의 연구 네트워크 변화와 중심성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미국과 중국 간 AI 연구에서 탈동조화 현상이 본격화되었으며, 특히 미국의 수출통제 정책 이후 양국의 공동 연구가 크게 감소하였다. 미국이 AI 기술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영국, 호주, 캐나다 등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왔다. 이 중 영국은 중국의 높은 논문 생산성과 질적 우위를 이유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영국, 호주, 일본은 중국과의 공저 논문 수가 미국과의 공저 논문 수보다 많았고, 캐나다와 인도는 미국과의 인공지능 공저 논문 수가 중국과의 공저 논문 수보다 많았다. 한국의 경우 AI 논문 개수에서 세계 7위를 기록했으나 국제 협력과 연구 네트워크 중심성은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이나 중국과의 공저 논문은 많지만, 영국, 독일, 캐나다 등 유사 입장국과의 협력이 부족해 다양한 층위의 국제적 협력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제6장에서는 AI 기술 표준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을 제3국 정부의 표준 선택을 묘사하는 이론 모형을 수립하여 분석하였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능이 개선되는 AI 기술의 특징을 바탕으로 설정한 모형을 분석한 결과, 다음 세 가지 함의를 도출할 수 있었다. 첫째, 성능이 우수한 파운데이션 AI 모델을 가진 기업의 기술에 기반한 표준이 제3국의 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미중 간 AI 기술 표준의 차이가 커질수록 표준 경쟁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경제적 요인 외에 제3국의 정치, 안보 등의 요인이 표준 결정 문제에 있어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셋째, AI 서비스를 매개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이윤을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AI 기술 우위를 가진 국가의 표준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미국의 빅테크 기업이 제3국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독점적으로 운영하며 AI 서비스를 중개할 경우, 해당 국가의 정부는 미국 AI 기업의 기술에 기반을 둔 표준화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제7장에서는 앞에서 제시한 분석의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의 네 가지 정책방안을 제시하였다. 첫째, AI를 둘러싼 전략 경쟁에서 반도체 공급망의 중요성이 커진 현 상황에서, 한국은 HBM 기술과 글로벌 협력을 지렛대로 삼아 반도체 산업 내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인력 및 기술 유출 방지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정책을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 둘째, 미국은 AI 안정성에 중점을 둔 자율적 접근을, EU는 높은 투명성과 강력한 사전 규제를 강조하고 있어, 이러한 차이가 미국 AI 기업들의 EU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인권 보호와 산업적 활용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고려하여 미국과 EU 사이에서 AI 규범의 대안적 모델을 제시하는 중재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은 자체 AI 법 제정 및 시행을 통해 경험을 축적하고, 부단히 규범을 개선하며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미국과의 안보협력 강화에 따라 중국과의 연구 네트워크가 단절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안보협력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미국과의 인공지능 기술 협력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여 국내의 연구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 또한 AI 연구 개발의 생산성이 높은 영국, 독일, 인도 등과의 협업을 통해 연구 네트워크의 중심성을 높이려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넷째, 한국의 제조기업은 스마트폰, 가전, 커넥티드카 등 AI 서비스를 매개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제품군을 활용해 AI 기술 표준화 전략을 모색해야 하며, 정부는 데이터 학습과 이동에 관한 규제 완화를 통해 우리 기업과 세계적인 AI 기업의 공동 AI 서비스 개발 및 협업의 효율성을 증대시켜야 한다.
    정책연구브리핑
  • 최근 글로벌 경기변동의 특징과 분절화 시대의 시사점
    최근 글로벌 경기변동의 특징과 분절화 시대의 시사점

    최근 글로벌 경제는 복잡하고 다양한 외부 충격과 위험 요인들로 인해 전례 없는 불확실성을 경험하고 있다. 2019년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은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적 위기로, 전 세계적인 경제 활동의 위축을 초래했다. 각국은 위기에 대응하기..

    윤상하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안보, 경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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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의 내용과 구성

    제2장 글로벌 경기변동 요인 분해 분석
    1. 도입
    2. 선행연구
    3. 실증모형 및 자료
    4. 분석 결과
    5. 소결

    제3장 에너지 가격 상승의 거시경제 효과와 정책 분석
    1. 도입
    2. 선행연구
    3. 모형 경제
    4. 모형 분석 방법 및 모수 설정
    5. 분석 결과
    6. 소결

    제4장 미-중 갈등의 거시적 영향과 산업별 후생 기여도 평가
    1. 도입
    2. 선행연구
    3. 모형 경제
    4. 데이터
    5. 분석 결과
    6. 소결

    제5장 지정학적 거리가 FDI에 미치는 영향 분석
    1. 도입
    2. 방법론 및 데이터
    3. 분석 결과
    4. 소결

    제6장 결론
    1. 주요 연구 결과 요약
    2. 정책적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최근 글로벌 경제는 복잡하고 다양한 외부 충격과 위험 요인들로 인해 전례 없는 불확실성을 경험하고 있다. 2019년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은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적 위기로, 전 세계적인 경제 활동의 위축을 초래했다. 각국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례 없는 규모의 재정 및 통화 정책을 시행했으나, 이는 자산 가격의 급등과 부채 증가와 같은 부작용을 초래했다. 여기에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 및 원자재 공급에 큰 충격을 주었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가중시켰다. 각국 중앙은행은 완화에서 긴축으로 통화정책 기조를 선회했으며, 이는 다시 성장세 둔화로 이어졌다. 2023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중동 지역의 불안정을 심화시키며 불확실성을 더욱 높였다. 2024년 중반 이후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안정되어 가고 있으나, 지정학적 불안과 자산가격의 불안정성은 여전히 위험 요인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경제 패권 경쟁은 세계 경제의 분절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기술 패권을 둘러싼 경쟁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을 촉발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일련의 사건으로 묘사되는 분절화와 글로벌 경기변동을 포함한 무역, 직접투자 등 거시경제 흐름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는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고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제2장에서는 베이지안 동적요인모형을 활용하여 주요 45개국 실질 GDP의 동조화 정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팬데믹 이전에는 글로벌 요인이 주요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으나, 이후에는 글로벌 요인의 비중이 감소하고 지역요인이 더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특히 유럽, 북미, 아시아 등 지역별로 상이한 회복 속도와 동조화 정도를 보였으며, 팬데믹 이후 각 지역의 경제 회복 속도와 동조화 정도는 이전보다 이질성이 커졌다. 유럽 지역은 에너지 위기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더딘 회복세를 보였고, 북미 지역은 과감한 재정·통화 정책 대응으로 빠른 회복을 보였으나 인플레이션 부담이 가중되었다. 아시아 지역은 중국의 성장 둔화 영향과 각국의 정책 대응 차이로 인해 회복 속도가 국가별로 크게 달랐다. 이러한 차이는 국가별 경제 구조와 정책 대응의 차이가 회복 속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되며, 국가 고유요인이 강화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재정여력, 산업구조, 노동시장 유연성 등 각국의 구조적 특성이 위기 대응과 회복 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제3장에서는 에너지 충격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소규모 개방경제 뉴케인지언 동태확률 일반균형(DSGE) 모형을 활용하였다. 이 모형은 이질적 가계, 자본-투자 결정, 기후 경제 구조, 가계 소비로서의 에너지 재화, 그리고 재정 당국을 포함하여 차별화를 꾀하였다. 분석 결과 에너지 가격 상승은 소비자 물가를 크게 올리고 가계의 실질 소득을 감소시키며, 소비와 투자 위축, 그리고 최종적으로 생산과 고용 감소로 이어졌다. 이러한 영향은 특히 저소득 가구에서 더 크게 나타났는데, 이는 이들 가구의 소비지출에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통화정책 대응과 관련하여, 테일러 준칙에 따른 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 억제에는 효과적이나 총수요를 추가적으로 감소시켜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위험이 있는 반면, 램지 최적 통화정책은 금리 인하를 통해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며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효과가 있었다. 유류세 인하는 소비자 물가 상승을 완화하고 제약 가계의 소비 감소를 줄여 총수요 감소를 억제하는데 기여했으며,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압박을 줄여 경제활동 위축을 방지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제4장의 미중 무역 갈등의 영향 분석에서는 각 산업 부문이 포함된 일반균형 모형을 활용해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을 평가하고, 전면적 관세 전쟁에 따른 무역수지 변화를 분석했다. 미국의 대중 관세 증가는 한국의 대중, 대미 무역 패턴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균형 무역의 가정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개편 시도는 많은 국가의 후생 감소로 이어졌으며, 이는 미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국은 후생 감소의 수준이 중국과 미국에 비해서는 비교적 작지만 여전히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며, 대중국 및 대미국 수출에 있어서 산업간 이질성이 존재하였다. 특히 광범위한 관세 전쟁 충격 분석에서는 석유 산업의 축소가 예상되는 반면, 기계, 의료 및 사무 용품, 전자·전기·통신장비, 자동차 산업은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는 각 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도와 대체 가능성, 기술 수준 등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5장의 외국인직접투자(FDI) 분석에서는 2013~23년 기간 동안 지정학적 거리가 증가할수록 FDI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효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강화되어 온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정학적 거리는 정치학에서의 이념점 간 거리로 측정되었으며, 이 변수에 대한 계수를 유사 푸아송 최대우도법으로 추정하였다. 그 결과 지정학적 거리의 영향은 미국 및 미국의 서방 우방국들에서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하게 나타난 반면, 한·중·일 3국의 경우에는 유의성이 떨어지거나 오히려 반대 방향의 상관관계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의 높은 경제적 상호의존성과 복잡한 지정학적 관계를 반영하는 것으로, 지정학적 거리의 영향이 산업별,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FDI 정책 수립 시 산업별 특성을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이러한 분석 결과들을 기반으로 제시된 정책적 시사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경기변동과 관련하여 글로벌 요인의 약화와 지역요인의 강화 추세에 따라 아시아 지역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역내 공급망 안정화를 도모해야 하며, 경제위기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정책적 유연성 확보가 중요하다. 둘째,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과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재정정책의 조화로운 운용이 필요하며, 특히 저소득층 지원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셋째, 미-중 갈등과 관련해서는 산업별 이질적 영향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과 함께, 현재 비교우위를 가진 산업들의 경쟁력 강화 및 기술보호를 위한 종합적 대응이 필요하다. 넷째, FDI에 대해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와 함께 신흥시장으로의 투자 다변화,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글로벌 협력 강화 등 장기적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특히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의 특수성을 고려한 FDI 전략의 수립과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제시된다.
    정책연구브리핑
  • 무형자산 투자와 경제성장: 글로벌 동향과 정책적 시사점
    무형자산 투자와 경제성장: 글로벌 동향과 정책적 시사점

    20세기 중반까지 전통적인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이 유형자산(tangible assets)이었다면 21세기 들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면서 무형자산(intangible assets)의 중요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연..

    윤상하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성장, 산업정책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의 내용과 구성

    제2장 주요국의 무형자산 투자와 경제성장
    1. 도입
    2. 주요국의 무형자산 투자
    3. 무형자산 투자가 포함된 성장회계
    4. 무형자산과 경제성장에 대한 회귀분석
    5. 소결

    제3장 한국의 무형자산 투자가 생산성과 기업 분포에 미치는 영향
    1. 도입
    2. 선행연구
    3. 모형 경제
    4. 모수 설정 및 모형 평가
    5. 무형자산 투자가 생산성, 기업 크기 분포, 소득 분포에 미치는 영향
    6. 소결

    제4장 한국기업의 무형자산 보유 현황과 무형자산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 분석
    1. 도입
    2. 한국기업의 무형자산 보유 현황
    3. 무형자산과 기업 성과의 관계 분석
    4. 소결

    제5장 산업별 AI와 경제적 영향
    1. 도입
    2. 선행연구
    3. 한국과 미국의 AI 노출지수
    4. 산업별 AI 노출지수 분석 결과
    5. 소결

    제6장 결론 및 정책 시사점
    1. 주요 연구 결과 요약
    2. 정책적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1. 미국
    2. 한국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20세기 중반까지 전통적인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이 유형자산(tangible assets)이었다면 21세기 들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면서 무형자산(intangible assets)의 중요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 브랜딩, 지적재산권, 디자인, 조직자본(organizational capital) 등 전통적인 무형자산은 기업 및 경제 전체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주요 자산으로 자리 잡았으며, 최근에는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첨단 기술들이 새로운 형태의 무형자산으로 활용되며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본고는 주요국 및 한국 경제에서 무형자산 투자의 중요성을 분석하고, 무형자산 투자와 성장, 생산성, 기업 성과 등 다양한 경제 지표와의 관계를 통해 한국 경제의 무형자산 투자 확대를 위한 정책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본 보고서는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고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제2장에서는 EKIP 데이터를 활용하여 무형자산 투자와 경제성장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무형자산 투자와 생산성 증가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가 있지만 국가와 산업별로 큰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어진 성장회계 분석에서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유형자산의 성장 기여도는 감소하고 무형자산의 기여도가 증가하는 추세를 확인하였다. 특히 국민계정에 포함되는 무형자산의 성장 기여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무형자산 투자와 경제성장률 간의 회귀분석에서는, 무형자산 투자 집중도가 높아질수록 중단기 경제성장률과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과 기타 국가집단을 나누어 분석한 결과, 경제규모에 따라 무형자산 투자 효과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제3장에서는 경제 주체들의 무형자산에의 최적 투자가 있는 거시모형을 활용하여 각각 한국과 미국의 데이터와 맞는 모수 설정을 하고 무형자산 투자와 생산성, 기업 크기 분포, 그리고 소득 분배의 연관성을 알아보았다. 그 결과 한국의 무형자산 분포의 분산이 미국 대비 낮았으며, 무형자산 투자를 장려하는 정책 변화로 인해 무형자산 투자가 늘어나면 한국도 미국처럼 더 큰 기업이 더 많은 고용을 하게 되고 생산성도 증가하게 되지만 소득 분배는 악화됨을 모형 실험을 통해 확인하였다.

    제4장에서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의 우리나라 통계청 기업활동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무형자산과 기업 성과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무형자산 보유 기업의 비중과 보유 금액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총자산 대비 비중은 2010년대 중반 이후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어진 회귀분석 결과, 무형자산 보유 정도가 클수록 매출액, 노동생산성, 수출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단기(1년)와 중장기(5년) 모두에서 관찰되었다. 특히 매출액과 노동생산성 성장에 대한 긍정적 영향은 지속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수출액의 경우 1년 성장률에서는 긍정적 영향이 뚜렷했으나, 5년 기간에서는 효과가 약해졌다. 그러나 수출활동 여부에 대해서는 단기와 중장기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마지막 제5장에서는 2019~22년 데이터에 기반해 AI 노출도가 한국과 미국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었으며, 생성형 AI의 광범위한 도입 이전의 단기적 영향을 살펴보았다. 한국에서는 AI 노출지수와 고용 지표 간에 일부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으나, 노동생산성 통제 후 종사자 수, 여성 종사자 수, 상용근로자와의 상관관계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또한 AI 노출이 1인당 매출액과 노동분배율에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여, 기술 도입이 모든 지표에 동일한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반면 미국의 경우 AI 노출지수와 고용, 시간당 임금, 노동 보상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확인되었다. 이는 AI가 미국 산업의 고용과 임금 수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을 나타내며, AI 도입이 노동생산성과 관계없이도 산업의 고용 및 임금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분석 결과들을 기반으로 제시된 정책적 시사점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제2장에서는 무형자산의 증가하는 경제적 기여도를 고려하여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조직자본에 대한 세제 혜택과 재정 지원을 강화하고, 특히 제조업과 정보통신업에 대한 기술 개발 지원을 확대하며, 금융업의 디지털화를 촉진해야 한다는 점이 도출되었다. 제3장의 이론적 분석으로부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무형자산 격차 해소를 위해 중소기업 대상 신용 제약 완화, 세제 혜택, 기술혁신 바우처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며, 무형자산 투자 확대에 따른 소득 분배 양극화에 대응하기 위한 근로자 재교육과 정책이 요구된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제4장에서는 무형자산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고려하여, 중소기업 특화 무형자산 금융 지원과 담보 대출 개발, AI·빅데이터 기반 무형자산의 창출과 가치 평가를 위한 정책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함을 언급하였다. 제5장에서는 AI 기술 도입이 고용과 임금에 미치는 영향이 국가별로 상이한 점을 고려하여, 한국의 경우 기존 근로자의 AI 활용 직업훈련 강화, 중소기업과 전통산업의 AI 활용 지원, 그리고 AI 관련 산업의 노동자 보호 정책이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정책연구브리핑
  • 디지털콘텐츠무역에서의 저작권 보호에 관한 연구
    디지털콘텐츠무역에서의 저작권 보호에 관한 연구

    본 연구는 디지털콘텐츠 무역에서 지식재산권 보호의 중요성과 특히 지식재산권 보호의 국제적 확산이 가져오는 경제적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디지털콘텐츠 무역에서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자 할 때, 디지털콘텐츠의 국제적 유통에서 ..

    김현수 외 발간일 2024.12.31

    국제무역, 지식재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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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의 구성과 내용

    제2장 디지털콘텐츠 시장과 무역 현황
    1. 디지털콘텐츠의 정의 및 분류
    2. 디지털콘텐츠 시장 현황
    3. 소결

    제3장 디지털콘텐츠 무역과 지식재산권 보호
    1. 다자에서의 디지털콘텐츠 관련 지식재산권 논의 동향
    2. 양자에서의 디지털콘텐츠 관련 지식재산권 보호

    제4장 지식재산권 보호의 국제적 확산이 디지털콘텐츠 무역에 미치는 영향
    1. 선행연구
    2. 모형 및 분석 자료
    3. 분석 결과

    제5장 디지털플랫폼에 대한 저작권 보호 의무 부과 필요성 분석
    1. 모형
    2. 디지털플랫폼 기업의 최적 감시 노력 수준
    3. 글로벌 관점에서의 디지털플랫폼 저작권 보호 의무 부과 필요성
    4. 국가별 관점에서의 디지털플랫폼 저작권 보호 의무 부과 필요성

    제6장 통상 측면에서의 디지털콘텐츠 저작권 보호에 대한 시사점
    1. 각 장의 주요 내용 요약
    2. 정책적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본 연구는 디지털콘텐츠 무역에서 지식재산권 보호의 중요성과 특히 지식재산권 보호의 국제적 확산이 가져오는 경제적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디지털콘텐츠 무역에서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자 할 때, 디지털콘텐츠의 국제적 유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플랫폼에 부여할 수 있는 적절한 역할 및 의무의 수준을 파악하고 이를 유도할 수 있는 국제적 공조의 필요성에 대해 탐구하고자 한다.

    제2장에서는 우리나라 디지털콘텐츠 시장과 무역 동향을 살펴봄으로써 디지털콘텐츠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의 변화를 살펴봤다. 우리나라 디지털콘텐츠 산업의 매출액은 2013년 28조 5,000억 원에서 2021년 64조 2,000억 원으로 연평균 10.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디지털콘텐츠산업의 사업체당 매출액은 연평균 11.6% 증가했고 종사자당 매출액 또한 연평균 8.8% 증가하는 등 사업 실적이 점차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콘텐츠산업 수출은 2018년 96억 2,000만 달러에서 2022년 132억 4,000만 달러로 연평균 8.3% 증가했다. 콘텐츠산업의 무역수지는 2018년 84억 달러 흑자에서 2022년 120억 9,000만 달러로 크게 증가했으며, 게임, 음악, 방송, 지식정보, 캐릭터, 콘텐츠솔루션 등의 분야에서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제3장에서는 무역의 관점에서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지식재산권 보호 논의 동향을 정리하였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저작권 문제에 대해 다자 차원에서 큰 진전이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이를 양자 협정 또는 그 밖의 다른 협정을 통해 다루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양자간 협정에서 지식재산권 보호 조항의 발전 양상을 추적하면서 전 세계 FTA에 포함된 디지털콘텐츠 관련 지식재산권 보호 수준을 데이터베이스화하였다. FTA의 디지털콘텐츠 관련 지식재산권 보호 조항을 i) WTO TRIPS 협정 준수 및 WIPO 관장 지식재산권 국제 협약에 대한 가입 또는 준수, ii)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에 대한 조항, iii) 집행 관련 조항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디지털콘텐츠 관련 지식재산권을 포함하는 FTA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4장에서는 FTA에서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가 디지털콘텐츠 무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증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제3장에서 식별한 디지털콘텐츠 관련 TRIPS 플러스 요소를 담은 FTA(IPA)를 체결하였을 때 디지털콘텐츠 무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분석하였다. 2005~19년 사이에 IPA를 체결하였는지 여부를 구분한 뒤 IPA를 체결한 국가와 IP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 간의 대세계 무역과 양자 무역의 차이를 살펴봄으로써 IPA의 무역효과를 도출하였다. 대상 산업은 디지털콘텐츠와 관련성이 높은 통신ㆍ컴퓨터ㆍ정보서비스, 지식재산권사용료, 개인ㆍ문화ㆍ여가서비스로 한정하였다. 대세계 수입의 경우 통신ㆍ컴퓨터ㆍ정보서비스와 개인ㆍ문화ㆍ여가서비스 부문에서 IPA 체결국의 수입이 IP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의 경우 지식재산권 사용료의 수출은 IPA 체결로 인해 상대적으로 감소했으며 개인ㆍ문화ㆍ여가서비스 수출은 IPA 체결과 양의 관계를 보였다. 분석 결과를 소득 수준별로 나누어서 살펴보면 IPA 체결을 통한 통신ㆍ컴퓨터ㆍ정보서비스 부문 수입의 상대적 증가는 특히 중하소득국가가 수입 증가를 견인하였음을 확인하였다. 통신ㆍ컴퓨터ㆍ정보서비스 부문 수출의 상대적 증가는 고소득국가에서 유의하게 나타났음을 고려할 때, 통신ㆍ컴퓨터ㆍ정보서비스 부문에서는 IPA 체결로 인해 고소득국가로부터 중하소득국가로의 국경간 공급이 더 활발해졌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지식재산권 보호로 인해 변화할 국경간 공급에 대한 직관적, 이론적 예측과 일치하였다.

    제5장에서는 디지털콘텐츠를 중계하는 글로벌 플랫폼과 관련된 저작권 보호 책임 의무 부과 필요성에 대해 분석하였다. 제5장에서는 2국가 이론모형을 수립하고 분석 결과를 살펴 두 국가의 총 후생을 고려한 글로벌 관점에서 디지털플랫폼에 저작권 보호 의무를 부과할 필요가 있는 경우는 언제인지, 그리고 총 후생 관점에서 저작권 보호 의무 강화가 필요한 경우 국가별 저작권 보호 의무 부과 유인은 어떻게 다르며, 이들이 FTA 등 자발적인 합의를 통해 저작권 보호 의무를 강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답하고자 하였다. 두 국가의 총 후생 관점에서 볼 때, 플랫폼의 저작권 보호 의무를 강화하는 규제는 두 국가에서 모두 혁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콘텐츠 제작자 잉여를 증가시킨다. 반면 소비자 잉여의 경우 더 많은 콘텐츠 수로 인해 증가할 가능성과 콘텐츠 독점 공급에 따른 제작자간 경쟁 감소로 인해 줄어들 가능성이 병존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플랫폼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저작권 보호 감시 수준보다 보호 의무를 더욱 강화하는 규제는 소비자 잉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 두 국가의 총 후생에도 항상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어 두 국가가 각자 독립적으로 플랫폼에 저작권 보호 강화 의무를 부과할 유인이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두 국가가 각자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총 후생의 관점에서 플랫폼의 저작권 보호 노력을 강화할 유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두 국가가 각자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면 그러한 규제가 도입될 수 없음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국가가 콘텐츠 공급자 규모, 소비자 규모 측면에서 어느 정도 대칭적이라면 FTA 등의 자발적 합의를 통해 저작권 보호 의무를 강화할 유인이 발생함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현재 우리나라가 추진 중인 EPA 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현재 한국이 EPA를 추진 중인 국가들의 기체결 FTA 내 지식재산권 보호 수준과 현행 지식재산권 보호 법제 수준을 기준으로 해당 국가들을 크게 세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그룹은 기체결 FTA에서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의 지식재산권 보호 조항을 포함하여 체결하였으며, 국내 법제도 비교적 강력하게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있는 국가군이다. 둘째 그룹은 기체결 FTA에서 포괄적으로 지식재산권 전반에 대한 보호 조항을 포함하여 체결하였으나 국내 법제가 디지털콘텐츠 저작권을 실효적으로 보호하기에 미흡한 국가군이다. 셋째 그룹은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재산권 보호 조항을 포함한 FTA를 체결한 적이 없으며, 국내 법제 역시 디지털콘텐츠 저작권을 실제적으로 보호하기 어려운 환경의 국가군이다. 이러한 분류에 따라 국가별 FTA 정책 방향을 가늠해 보고, 어느 수준을 목표로 하여 지식재산권 보호 제도 구축을 요청할 것인지 판단할 수 있다.

    첫째 국가군에는 디지털콘텐츠 저작권의 집행이 실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이 국가들 중 상당수는 법제 수준에 비해 집행이 미흡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온라인 불법 복제와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 등이 만연한 상황이다. 이 국가들에 대해서는 지식재산권 집행,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의 집행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근 영국이 체결하는 FTA에서의 집행 조항을 참고하여 도입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비교적 높은 수준의 지식재산권 보호 조항을 가지고 있음에도 디지털 환경에서 온라인 불법복제가 만연한 국가에 대해서는 온라인 불법 복제물이 확산되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스트리밍 및 공유 웹사이트에 대한 차단 등을 통해 실효적으로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둘째 국가군에게는 상대국의 기체결 FTA에 포함되지 않았던 보호 조항을 추가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국가군 중에는 WIPO 인터넷 조약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들이 상당수 존재하는바 WCT와 WPPT 가입을 의무화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WIPO 인터넷 조약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들을 대상으로는 WIPO 인터넷 조약에 가입을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되, 가입 및 국내 법제 정비까지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WCT나 WPPT의 일부 조항을 EPA 지식재산권 챕터에 직접 삽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셋째 국가군에게는 높은 수준의 지식재산권 보호 조항을 EPA에 추가하는 것보다 해당 국가 내에서 콘텐츠 시장의 기반 조성과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을 도움으로써 자의에 의해 지식재산권 보호 필요성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그 일환으로서 EPA에 콘텐츠 분야의 공동제작협정이나 문화협력의정서를 포함시킨다면 국제 공동제작에 의한 노하우 습득과 인력 육성 등을 통해 협정 체결국에서 콘텐츠산업의 기반을 조성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지식재산권의 보호를 강화하여 콘텐츠산업을 육성한 경험을 KSP 등을 통해 전수ㆍ공유함으로써 협정 상대국의 관심과 참여를 보다 확대시키는 전략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정책연구브리핑
  • 일방주의적 공급망 정책에 대한 국제통상법적 과제와 정책 시사점
    일방주의적 공급망 정책에 대한 국제통상법적 과제와 정책 시사점

    1947년 GATT와 1995년 WTO 다자무역체제가 출범한 이래 무역자유화는 전 세계 교역량 증가와 공급망의 세계화를 통한 생산의 국제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보다 최근에는 국가안보, 국내 산업 육성, 노동권ㆍ환경보호 등 비교역적 가치가 중요한 고려..

    이천기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안보, 국제무역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필요성
    2. 연구의 목적ㆍ범위ㆍ구성

    제2장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주요 내용과 특징
    1. 개관
    2. 공급망 및 안보 관련 규제
    3. 환경 관련 규제
    4. 노동 관련 규제
    5. 그 밖의 이슈
    6. 소결

    제3장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통상법적 쟁점
    1. 개관
    2.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에 대한 국제통상규칙의 규율 현황 및 한계
    3. 새로운 현상으로서의 공급망 특화 부문별 단독 협정ㆍ양해각서
    4. 소결

    제4장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이행으로 인한 통상법적 쟁점
    1. 개관
    2.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와 영업비밀 보호
    3. 공급망 규제와 공공참여ㆍ기업책임
    4. 소결

    제5장 결론 및 시사점
    1.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유형별 대응 방향
    2. 한국의 대내외 공급망 정책의 통상법적 유의사항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1947년 GATT와 1995년 WTO 다자무역체제가 출범한 이래 무역자유화는 전 세계 교역량 증가와 공급망의 세계화를 통한 생산의 국제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보다 최근에는 국가안보, 국내 산업 육성, 노동권ㆍ환경보호 등 비교역적 가치가 중요한 고려사항이 됨에 따라 공급망은 효율성 추구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목표가 되어 각국이 추구하는 다양한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과거의 효율성 중심 공급망에서 탈피하여, 가치와 이념을 공유하는 새로운 공급망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경제와 안보의 연계성이 강화됨에 따라, 주요국들은 경쟁적으로 경제안보 전략을 발표하고 있으며, 보조금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해 역내 생산 및 공급망 구축을 지원하는 등 국가 차원의 대응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문제는 전통적인 WTO/FTA 국제통상규칙은 안보ㆍ환경ㆍ노동ㆍ인권 등 다양한 비무역 이슈가 무역과 연계해서 글로벌 공급망을 규제하는 일방주의적 조치의 확산을 제대로 규율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국제통상규칙의 법적 한계로 인해 영향권에 속한 대상 기업들은 기존에 국가간 합의에 따라 통상협정에서 약속되었던 정당한 시장접근 기대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등장하는 공급망 규제에 따라 높아진 준수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본 연구는 국제적(주로 양자적) 또는 일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규제 현상을 식별ㆍ유형화하고 관련된 현행 국제통상규칙의 현황과 한계를 확인하여 향후 우리의 대외 통상정책 방향성 설정과 국내 관련 법제 정비를 위한 정책 시사점을 도출한다.

    제2장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규제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법ㆍ제도ㆍ정책 현황을 파악하고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새로운 현상을 유형화한다. 현행 지정학ㆍ지경학적 갈등과 각국의 자국 중심주의, 국내 산업 보호 강화 추세하에서 대다수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는 핵심광물ㆍ원자재, 산업보조금ㆍ첨단산업 등 공급망 및 국가안보, 노동권ㆍ환경보호 분야 등에 집중되어 있다. 이를 반영하여, 제2장에서는 최근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가 주로 발현되는 분야를 공급망 및 안보, 환경, 노동, 기타 이슈로 분류하여 조치별로 세부 내용을 검토한다.

    제3장과 제4장에서는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 자체와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이행으로 인한 통상법적 쟁점을 검토한다. 제3장에서는 공급망 규제에 적용되는 현행 국제통상규칙의 규율 현황 및 그 한계를 WTO 다자통상규칙을 중심으로 논의한다.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주체, 대상, 입안ㆍ이행 방식, 조치의 법적 성격에 따른 유형 분류, 법적 정당화 가능성 측면에서 국제통상규칙이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형성 단계에서 어떠한 역할을 해 왔는지, 어느 범위와 수준까지 적용 가능하며 실질적으로 억제력이 있는지 여부에 주목한다. 나아가 ‘상품 무관련 생산ㆍ가공 방법(NPR PPM)’에 근거한 무역조치의 적법성에 대한 국제 판정례의 입장 변화 가능성과 국가안보 예외의 향후 발전 방향을 전망한다.

    다음으로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에 대한 FTA 등 양자ㆍ복수국 간 통상규칙 규율 현황에 관해 상품무역 관련 챕터를 중심으로 검토한다. 전반적으로 FTA 상품무역 관련 챕터에는 앞서 검토한 WTO 다자통상규칙이 인용ㆍ편입되거나 유사 내용이 그대로 포함되나, 일부 경우에는 WTO 협정의 규율 수준을 넘는 ‘WTO plus 조항’이 반영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이러한 양자ㆍ복수국 간 접근법이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에 대한 유인을 낮추는 효과를 가지는지 평가한다.

    또한 보다 최근에 확인되는 공급망 이슈에 특화된 부문별 협정ㆍ양해각서의 체결ㆍ이행 현황을 핵심광물 분야를 중심으로 검토한다. 대표 사례로서 IPEF 공급망협정, 미ㆍ일 핵심광물협정(CMA), 미ㆍEU CMA 협상,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EU의 전략적 파트너십 사례에 주목한다. 공급망 관련 국제규칙의 최근 형성ㆍ논의 동향의 특징을 확인하고, 핵심광물 확보 및 관련 공급망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우리나라 통상협정의 새로운 구성요소 및 새로운 유형의 국제 (통상) 협정의 방향성 설정에 관한 시사점을 도출한다.

    제4장에서는 (ⅰ) 공급망 규제와 영업비밀 보호 문제, (ⅱ) 공급망 규제 제도 내 민간 행위자의 참여 내지는 영향력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공급망 규제를 적용받는 국가ㆍ기업의 입장에서 대비해야 할 사안에 관해 논의한다. 주요 공급망 규제 사례를 살펴보면 규제국이 자국 시장을 레버리지로 규제 대상 기업에게 자사의 공급망 전반에 걸쳐 상당히 포괄적인 범위의 생산ㆍ가공 방법 관련 정보를 요구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국제법과 주요국의 국내법에서 이러한 영업비밀 문제를 어떻게 규율하고 있는지 현황을 확인하고 국제법과 국내법 차원에서 대응방안을 제시한다. 나아가 정부 차원의 공급망 규제에 민간 행위자가 일부 관여 또는 참여하는 현상도 최근 확인되는데, 본 연구에서 정의하는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 사례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특히 미국 USMCA에 따른 ‘특정 사업장 노동신속해결 메커니즘(RRM)’ 이래 본격화되고 있는 공공 참여 및 기업책임 강조 추세에 주목한다.

    제5장에서는 세부 유형별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수신자(addressee)일 경우 한국이 취해야 할 대응방향과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내 정책의 설계ㆍ발신자(addresser)인 경우에 참고할 만한 정책 시사점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우선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의 수신자일 경우에는, 특정국이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기 이전 단계에서 정부 차원의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한 수입선 다변화 및 특정국에 대한 핵심광물 의존도 분산, 핵심광물 국제협정 및 협의체에의 적극적인 참여 및 유사 입장국간 연계와 협력이 요구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핵심광물 공급망 정책 방향과 국가 간 협력을 효과적으로 지지할 수 있을 국제법적 정책 수단으로서 양자ㆍ복수국 간 협정의 설계 및 활용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강제노동 관련 공급망 규제에 대해서는, 기업 차원에서 강제노동 실제 사용 여부에 대한 판단 및 글로벌 공급망 내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협력사에 대한 모니터링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선제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강제노동과 관련한 교역국의 잠재적 리스크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대상 기업들에 제공하는 등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대상 기업들이 해외 사업활동에서 추가적인 부담을 겪지 않고 글로벌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관련 국내 법령의 식별 및 제ㆍ개정 노력도 필요하다. 일방주의 공급망 규제로 인한 기업 영업비밀 노출에 대해서는 2020년에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ㆍ중 사이에 체결되었던 미ㆍ중 1단계 무역협정 중 영업비밀과 관련된 제1.9조를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다자ㆍ양자 간 협상 및 논의에서 참고할 수 있다. 동 협정은 ‘영업비밀 및 기업비밀정보’에 관한 별도의 절을 두고 ‘규제 절차’에서 누출될 가능성이 있는 영업비밀 보호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 유일한 사례다. 나아가 미국 등 일부 교역국이 국내법 또는 복수국간 협정을 통해 주도하고 있는 민간 참여ㆍ기업책임의 강조 추세와 맞물려, 우선 소다자 채널을 통해 국제 통상환경에서의 공공 참여에 대한 국가들의 공통된 이해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와 조사 대상 기업의 반론권 및 정보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투명성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논의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내 정책의 설계ㆍ발신자 입장에서, 현행 국제통상규칙상 적법하게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는 주어진 정책재량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기후ㆍ노동ㆍ공급망 정책 내 다중 정책목표를 추구하는 제도 설계가 유용할 수 있다. 한편 한국 입장에서도 핵심 품목과 전략산업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산업 지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나, 온쇼어링 기반의 산업 지원 기조를 국내에 도입하는 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국내 산업 지원 정책 설계 시 현지부품 사용 요건(LCR)과 관련된 보조금의 사용과 국내 산업 지원제도의 ‘상업적 고려’에 대해 유의해야 하며, WTO 피소 가능성에 대한 대비뿐 아니라 주요 교역국이 국내법에 따라 부과할 수 있는 상계관세 리스크에 대한 고려도 요구된다. 새로운 유형의 산업 지원 정책을 포함한 다양한 신통상 이슈를 두고 우리 국내 법제 및 정책의 대외적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책연구브리핑
  • 중국의 디지털 통상 발전 전략과 시사점
    중국의 디지털 통상 발전 전략과 시사점

    중국의 디지털 무역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디지털 배송 무역’으로 구분되는 디지털 서비스 무역의 수출이 2023년 중국 전체 서비스 수출의 56.7%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하였다. ‘디지털 주문 무역’으로 구분되는 국경 간 전자상거래 부..

    이승신 외 발간일 2024.12.31

    전자무역, 전자상거래 중국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2. 선행연구 검토
    3. 연구의 방법 및 구성

    제2장 중국의 디지털 무역과 통상정책
    1. 중국의 디지털 무역 발전 현황
    2. 중국의 디지털 통상정책
    3. 소결

    제3장 중국의 디지털 플랫폼 기업 경쟁력 분석
    1. 중국의 디지털 플랫폼 기업 현황 분석
    2. 중국의 디지털 플랫폼 제도 및 규범
    3. 중국 디지털 플랫폼의 경쟁력 분석과 전망
    4. 소결

    제4장 중국 디지털 플랫폼의 해외 진출 현황 및 전략
    1. 중국 디지털 플랫폼의 해외 진출 현황
    2. 중국 디지털 국제결제 플랫폼의 발전과 해외 진출
    3. 주요 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
    4. 소결

    제5장 결론
    1. 요약
    2.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중국의 디지털 무역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디지털 배송 무역’으로 구분되는 디지털 서비스 무역의 수출이 2023년 중국 전체 서비스 수출의 56.7%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하였다. ‘디지털 주문 무역’으로 구분되는 국경 간 전자상거래 부문에서도 중국은 2022년 기준 세계 최대의 B2C 교역 시장이 되었다. 이러한 중국 디지털 무역의 발전은 중국 정부의 전방위적 정책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중국 정부는 디지털 무역의 양적, 질적 발전을 위해 수년 전부터 디지털 영역에 대한 기술개발 지원 및 제도적 개방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디지털 플랫폼이 빠른 속도로 해외 진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국제결제 플랫폼이 국제결제 비용을 낮추고 편의성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국 모바일 국제결제 플랫폼의 발전에는 중국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그 외 주목할 만한 것은 최근 1~2년 사이 늘어나고 있는 데이터 인프라 시스템 구축 및 관리 관련 정책 정비, 그리고 2024년 3월 「국경 간 데이터 이동 촉진 및 규제에 관한 규정」 발표 이후 자유무역시험구 안에서 네거티브리스트를 작성하여 시범적인 시행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중국의 시도는 그동안 중국이 만드는 대표적인 디지털 무역장벽으로 지적받아 오던 국경 간 데이터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를 완화하는 것이다. 단 상기 ‘규정’의 규제 완화 조치들이 중국의 데이터 3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큰 틀은 유지하면서 하위 법규인 부문규장(세칙 등)을 통해 세부적인 조정만을 이룬 점에서 중국의 기본적인 입장이 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제도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빠르게 진행되는 중국의 디지털 무역 성장세를 지원하기 위해 DEPA 가입을 염두에 두고 국제 사회에서의 디지털 규범 제정에 대한 발언권 및 중국식 디지털 표준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편 중국 디지털 무역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 산업 역시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전자상거래와 소셜커머스 플랫폼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알리바바, 징둥, 핀둬둬, 콰이쇼우 등 주요 기업들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라이브커머스와 쇼트폼 동영상 기반의 판매 방식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성장에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규제,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는 디지털 플랫폼의 안전하고 투명한 운영을 위해 다양한 법적 규범과 정책을 제정하고 있으며, 특히 소비자 보호와 시장 질서 유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중국 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중국 디지털 플랫폼 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확대되면서 국경 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중국의 입지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 국경 간 전자상거래 수출의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으며, 중국은 유럽 온라인 쇼핑의 최대 구입처로 자리 잡았다. 중국 플랫폼들의 한국 시장 진출도 급성장세를 보인 결과, 중국은 한국의 최대 해외직구처로 부상했다. 이들은 효율적인 생산ㆍ물류 네트워크 및 유연한 공급망 구축, 실시간 데이터 분석, 쇼핑앱을 활용한 융합전략과 대대적인 광고, 타깃 소비자(Z세대) 공략, 경쟁력 높은 가격 등 공격적인 전략으로 해외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향후 중국 디지털 통상정책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어떻게 국내외 수요의 균형을 맞추고 국제 디지털 무역 규칙과 접목하여 중국 디지털 기업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출 것인가이다. 한편 디지털 경제 규모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중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디지털 플랫폼 관리 제도를 수립하고 있다. 특히 ‘혁신 장려’와 ‘규제 울타리’ 사이의 균형, 국내 제도와 국제 규칙의 접목 등 앞으로 디지털 영역에서 정부의 영향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 비즈니스 관계에 있는 우리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데이터 감독 관행과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이고, 기업 전체의 데이터 및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여 규정을 준수하도록 사전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이상의 분석을 바탕으로 몇 가지 정책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첫째, 한ㆍ중 FTA 후속 협상 진행 시 중국의 디지털 무역규범의 특징을 고려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 중국 지역무역협정의 디지털 무역규범은 아직까지 완전한 전자상거래 챕터의 내용을 담지 못하고, 주로 전자상거래 원활화와 관련된 조치를 중점적으로 담고 있다. 중국 디지털 규범의 특징으로는 우선 조항 표기의 불명확함을 들 수 있다. 중국의 기체결 FTA 전자상거래 챕터의 개인정보보호, 전자상거래 협력 조항은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여 구체적인 실행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바, 추후 분쟁 발생 시 해결이 어려울 수 있다. 향후 중국과 FTA 후속 협상을 진행할 때 이를 유의하여 협정문 작성 단계부터 문안이 구체적으로 작성되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 특징은 무역협정 대상국과 중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협정문 속 디지털 무역규범 내용에 차이가 있는 점이다. 이 점은 추후 우리나라가 중국과 FTA 후속 협상을 할 때 양국이 처한 상황에 따라 협정문 조율이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은 2015년 6월에 서명하고 같은 해 12월에 발효한 한ㆍ중 FTA를 ‘중국 최초의 전자상거래 챕터를 포함한 협정’으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시기에 서명하고 발효한 중ㆍ호주 FTA에는 ‘소비자 보호’, ‘데이터 보호’ 등 한국과의 FTA 협정문에 포함되지 않은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그 외에도 한ㆍ중 FTA 이후 체결되거나 개정된 기타 국가들과의 FTA에도 호주와 같은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2017년 9월 개정된 중ㆍ칠레 FTA에는 소비자 보호 외에 ‘국경 간 지불 감독 협력’, ‘중소기업의 전자상거래 장벽 극복 지원’, 종이 없는 무역 조항에 정부 단일 창구 관련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 진출한 중국계 대형 국경 간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상품 관련 불편사항 중 가장 큰 문제점이 ‘불량 상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인 만큼 후속 협상 시 ‘소비자 보호’ 문구가 포함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 외에, 중국과 후속 협상을 진행할 때 양국 모두 내수부진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만큼,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고려한 협정문 보완이 필요하다. 중ㆍ칠레, 중ㆍ뉴질랜드 FTA 협정문 사례를 참고하여 전자상거래 챕터에 ‘중소기업의 전자상거래를 통한 시장 개척’, ‘중소기업의 전자상거래 장벽 극복 지원’ 등의 문구를 추가하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한중 중소기업의 상호 비교우위에 있는 상품의 판로로서 국경 간 전자상거래 플랫폼 개척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ㆍ정책적 지원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중국의 글로벌 디지털 규범 참여에 대해 우리나라는 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앞으로 산업이 AI 및 데이터 중심 형태를 지향하여 DEPA의 신기술 거버넌스 사양이 글로벌 컨센서스가 되면, 내재된 지적재산권은 관련 스마트 기기 또는 스마트 장치 등의 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경쟁 공간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즉 관련 제품의 AI 사양을 충족할 수 있어야 무역장벽을 줄일 수 있다. DEPA에 중국이 가입할 경우 디지털 무역 거버넌스 규범 논의의 범위가 확대될 것인데, 그 과정에서 관련 기술 혁신과 모범 사례를 사전에 파악하면 디지털 경제 시대에 기존 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셋째, 우리 정부의 플랫폼 기업 규제정책과 지원정책의 균형을 맞출 것을 제안한다. 디지털 경제 규모가 점차 커지는 현실에 직면한 중국은 디지털 경제와 관련된 제도 수립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그동안 중국은 대형 플랫폼 기업의 전 산업에 대한 독점적인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대형 플랫폼 기업의 디지털 경제에 대한 역할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중국의 정책은 플랫폼 사업자가 규정을 준수하여 운영하도록 장려하면서 질서 있는 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19년에 처음으로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경제 육성 방침을 발표한 이래 최근까지 해를 거듭하며 관련 산업 인프라 육성, 데이터 자원, 산업과 정부의 디지털화, 디지털 산업, 그리고 국제 협력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2023년에는 과거 중국 정부의 대형 인터넷 기업 정비 조치를 완화하기도 하였다. 이는 중국의 대형 플랫폼 기업을 해외에 진출시켜 국내 경제의 외연을 넓히고자 함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만큼 중국의 국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중국 정부는 대형 인터넷 기업이 고용을 창출하고, 전통 제조기업과 중소기업의 발전을 도우며, 각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등 국가 성장 동력으로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중국의 플랫폼 기업 규제 조치가 우리 상황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의 반경쟁 행위 또는 중개ㆍ검색ㆍ동영상ㆍSNSㆍ운영체제ㆍ광고 등 6개 서비스의 위법행위를 규제하는 데만 정부 정책이 매몰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의 토종 플랫폼 기업 육성을 통해 파생 산업의 발전을 유도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리 플랫폼 기업이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규제 중심의 플랫폼 기업 정책과 지원정책의 균형을 맞춰나갈 필요가 있다.

    넷째,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해외 진출 확대에 대한 우리의 대응으로 다음 두 가지를 제안한다. 우선 중국 플랫폼의 우리나라 시장 진입이 급속히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국내 시장 보호, 안전 거래 및 소비자 보호, 개인정보 보호 및 사이버안보 등을 포함해 국경 간 전자상거래 관련 제도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해외 진출 확대에 따라 파생되는 문제점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미국, EU 등 주요국의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해외 진출을 모색할 경우 주요국의 국경 간 전자상거래 플랫폼 규제로 인한 통상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EU는 국경 간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대한 면세 적용 제도 폐지, 환경 파괴ㆍ강제노동과 관련된 상품 수입 규제 등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같이 노동ㆍ환경 등의 요인도 통상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에 따라 우리 업체가 국경 간 전자상거래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자체 경쟁력 제고뿐 아니라 ESG 경영을 고려한 해외 진출 전략을 마련해 새로운 통상규제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미국ㆍEU를 비롯한 주요국이 국경 간 전자상거래 규제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이와 관련된 새로운 규제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우리 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파악하여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정책연구브리핑
  • ODA 평가의 활용 현황과 유용성 제고 방안 연구
    ODA 평가의 활용 현황과 유용성 제고 방안 연구

    우리나라 ODA 규모가 확대되고 평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국제개발협력 평가 제도가 정착되고 평가 건수도 급증해왔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국제개발협력 평가가 양적으로 증가한 만큼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라는 문제의식하..

    이은석 외 발간일 2024.12.31

    ODA, ODA_평가, 평가방법론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과 목적
    2. 연구 범위와 방법
    3. 연구의 내용과 구성

    제2장 평가 활용의 이론적 검토 및 국제사회의 논의 동향
    1. 평가 활용과 유용성의 이론적 검토
    2. 국제사회의 논의 동향과 ODA 평가 활용 현황
    3. 평가 활용의 쟁점과 시사점

    제3장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의 평가 활용 현황과 수요
    1. 국내 국제개발협력 평가 제도 및 활용 현황
    2. 국제개발협력 평가 활용에 대한 국내 인식 및 수요
    3. 주요 ODA 수행기관별 평가 활용 및 환류 체계
    4. 소결 및 시사점

    제4장 유용성 관점의 주요 평가방법론 비교 분석
    1. 평가방법론 선정
    2. 평가방법론별 특징과 유용성 관점 분석
    3. 방법론별 ODA 평가 변화이론 적용
    4. 종합 비교 및 시사점

    제5장 결론 및 정책 제언
    1. 연구결과 종합
    2. 평가 활용 제고를 위한 제언
    3. 연구의 의의와 한계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우리나라 ODA 규모가 확대되고 평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국제개발협력 평가 제도가 정착되고 평가 건수도 급증해왔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국제개발협력 평가가 양적으로 증가한 만큼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라는 문제의식하에, 우리나라 ODA 평가의 활용 현황을 진단하고 평가 활용 수요와 제약 요인을 분석하여 유용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특히 우리나라 국제개발협력 평가의 여러 구조적·제도적 제약을 인식하고, 평가의 활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평가를 실시하면서 통제할 수 있는 ‘평가 수행상의 요인’에 집중하여 현실적인 유용성 제고 방안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제2장에서는 평가의 활용과 유용성에 관한 이론과 사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개념을 정립하고, 평가가 활용되는 메커니즘과 활용도 높은 평가의 기준을 도출한다. 이를 위해 평가 활용의 개념과 유형, 영향 요인에 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고, 주요 국제기구와 공여기관의 평가 활용 사례 및 유용성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다룬다. 우리나라 국제개발협력 평가지침에서는 ‘평가의 활용’을 ‘평가 결과’의 ‘반영’과 ‘공개’라고 매우 협소하게 다루고 있으나, 본 연구는 보다 넓은 범위에서 평가 활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평가가 다양한 경로로 이해관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그 유형과 경로를 분석하여 활용도 높은 평가의 특징을 고찰하였다. 특히 선행연구에서 분류하는 평가 활용의 제약 요인 중 단기간에 개선이 어려운 구조적인 요인보다는 평가 수행 방법에 따라 개선할 여지가 높은 요인에 집중하여, 평가 수요에 맞는 유용한 정보 공급의 필요성과 평가방법의 유연성을 강조하였다.

    제3장에서는 우리나라 국제개발협력 평가의 활용 현황과 인식을 분석하여 평가 활용도 제고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국내 국제개발협력 평가 제도와 선행연구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통합평가 체계를 기반으로 ODA 시행기관 전반에 걸쳐 자체평가가 활성화되었으며, 평가 결과의 환류를 중심으로 평가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자체평가 의무화에 따라 평가가 반복되어 평가 목적이 불명확하고, 새로운 정보가 도출되지 않거나 일부 기관에서는 평가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인해 평가의 품질이 낮아지는 등 평가의 유용성이 다소 낮은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평가 역량이 높고 자체적 환류 체계를 구축한 기관도 평가 활용에서는 상이한 애로사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다양한 국제개발협력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평가가 잘 활용되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소수 이해관계자만 평가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고 활용 방법이 평가 결과의 환류에 집중되어 획일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하에 평가 활용자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평가 활용의 유형을 결과의 상징적 활용에서 도구적 활용으로까지 다각화할 필요가 있으며, 평가를 통해 사업 수행상의 문제 해결이나 향후 의제설정 방향 등 다양한 수요에 부합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제4장에서는 평가 유용성 제고를 위해 평가방법을 유연하게 적용하여 다양한 평가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2, 3장의 시사점을 바탕으로, 선행연구의 평가방법론 분류에 기반하여 주요 평가방법론을 선정하고 유용성 관점에서 각 평가방법론의 특징을 분석한다. 총괄적 성격과 책무성 기능이 강한 평가방법론으로서 영향평가 및 경제성 평가, 참여적이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역량강화를 지향하는 평가방법으로서 성과매핑·성과수확 및 실시간 평가(RTE)를 주요 방법론으로 살펴보았다. 영향평가와 경제성 평가는 정량적 접근을 기반으로 정책 및 사업의 성과, 인과관계를 파악하고 비용 대비 효과를 검증하는 데 적합하다. 과학적 방법론을 통한 객관성이 담보되기 때문에 정책입안자와 사업관리자 입장에서 사업의 중단이나 확산을 위한 정책결정의 근거로 활용하는, 즉 책무성을 위한 도구적 활용의 특징이 강하며 전략 수립이나 운영·관리 지원 활용에 유용하다. 참여적 방법론에 해당하는 성과매핑과 성과수확은 정성적 접근으로 예측불가능한 상황이나, 개발환경의 복잡한 변화를 평가하는 데 적합하다. 실시간 평가(RTE)는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사업의 형성 단계나 진행 중 즉각적인 피드백이 필요할 때 적용 가능하므로 인도적 지원사업 등 긴급대응을 요구하는 사업 평가에 특히 유용하다. 성과매핑과 성과수확, RTE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데이터 수집과 분석 등의 평가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얻는 학습 및 역량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사업의 지속적 개선 및 이해관계자 간 관계 강화에도 유용한 방법론이다. 방법론별 특징과 장점, 한계를 분석한 결과 평가의 목적과 대상, 이해관계자의 수요, 평가시기, 접근 가능한 평가 자원에 따라 평가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실제 평가에 적용할 때는 다양한 평가방법론을 혼합하여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한국의 개발 평가환경에서는 평가방법론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 및 역량강화 훈련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고도화가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아울러 평가에 투입되는 예산과 기간 확보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방법론을 시범 적용해보고, 현실적 활용 가능성과 확산 가능성을 모색하는 점진적 접근도 강조하였다.

    이와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ODA 시행기관과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차원의 정책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시행기관 차원의 평가 유용성 제고를 위해서는 개별 평가의 전 과정에서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바, 평가의 선정 및 기획, 평가 설계 및 수행, 평가 품질 관리, 평가정보 전달, 환류 및 지식 관리의 5단계로 구분하여 유용성 점검항목을 제안하였다.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차원에서는 시행기관의 평가 자율성 제고, 평가 결과 반영계획 및 이행결과 제출 제도 개선, 다양한 평가방법 활용 장려, 평가 지식 관리 시스템 구축을 제도적 개선 과제로 제시하였다.
    정책연구브리핑
  • 복합 위기 시대의 난민과 강제 이주: 현황과 한국의 과제
    복합 위기 시대의 난민과 강제 이주: 현황과 한국의 과제

    한국의 난민법은 2013년에 발효되어 갓 1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다. 그러나 2001년부터 시작된 한국의 난민 인정 수는 누적 1,400여 명에 지나지 않아 한국의 보수적인 난민 수용의 역사를 보여준다. 하지만 난민법 발효 이후 연간 난민 신청 건수는..

    윤정환 외 발간일 2024.12.31

    국제이주, 이주_및_이동
    원문보기
    목차
    서언

    국문요약

    제1장 서론

    제2장 난민과 강제 이주 논의 동향 및 한국의 정책 현황
    1. 난민과 강제이주민 보호의 국제 담론
    2. 국제사회의 강제이주민 발생 및 이주 현황
    3. 한국의 난민 유입 및 지원 현황

    제3장 국내 유입 난민 실태와 과제: 러-우 전쟁 피난민 사례
    1. 조사 배경
    2. 설문의 구성
    3. 설문 조사 주요 결과
    4. 소결

    제4장 이민자 유입에 대한 지역 선주민의 경험과 인식
    1. 배경 및 목적
    2. 설문조사 개요
    3. 설문조사 결과
    4. 선주민의 동포 및 피난에 대한 인식 분석
    5. 소결

    제5장 결론과 논의
    1. 요약과 결론
    2. 논의와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한국의 난민법은 2013년에 발효되어 갓 1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다. 그러나 2001년부터 시작된 한국의 난민 인정 수는 누적 1,400여 명에 지나지 않아 한국의 보수적인 난민 수용의 역사를 보여준다. 하지만 난민법 발효 이후 연간 난민 신청 건수는 10배 가까이 늘어나, 2023년 기준 난민 신청 건수가 1만 8,000건을 돌파하였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고수해온 난민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지 반성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복합 위기라고 일컬어지는 최근의 국제정세는 국지적 분쟁과 기후 이주 등의 비전통적인 강제이주민을 양산하며, 난민 수용국들의 새로운 보호 체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의 한국 내 난민과 난민정책에 대한 선행 연구에서는 난민 수용 여부를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되었고, 규범적 측면의 논의가 주로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여론은 ‘가짜 난민’에 대한 의혹을 비롯하여 강제이주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바탕으로 한 찬반 여론이 극심하게 대립하였다. 이에 난민과 강제이주민 수용을 논하기에 앞서, 본 연구는 수용 이후의 난민 정착과 사회통합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검토하고자 구성되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실증적인 논의를 바탕으로, 수용에 관한 역진적인 논의가 필요함을 상기하고자 한다.

    본 보고서의 제1장 서론에서는 난민정책의 고려 사항을 네 가지로 명명해 보았다. ‘외재적 규범 요인’은 국제사회에서의 난민 담론과 역할 요구를 의미하며, ‘외재적 실질 요인’은 실질적인 발생-이주-정착 현황을 의미한다. ‘내재적 규범 요인’은 한국사회의 거시적인 국가정체성과 추구해야 할 가치를 포괄한다. ‘내재적 실질 요인’은 강제이주민이 한국사회에 유입되었을 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생활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혹은 제도적 기반을 의미한다. 기존의 난민 연구를 살펴봤을 때 앞의 세 가지 요인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선행 연구가 많으나, 한국사회에 유입된 난민의 실질적인 수용에 대해서는 실증적이고 미시적인 검토가 부족하다. 그러므로 본 보고서에서는 복합 위기 시대 한국이 직면하는 난민 수용 과제에 대해 논의하되, 특히 난민의 사회경제적 정착과 지역 선주민과의 사회통합 방안이라는 내재적 실질 요인에 주안점을 두었다.

    제2장에서는 난민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와 현황을 반성적으로 살펴보았다. 2장 1절에서는 난민에 관한 담론의 변천사를 개괄하여 국제사회에서 규정하는 난민 문제가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 통시적 관점에서 조망하였다. 최근 난민에 관한 국제 담론의 확장으로 난민의 보호 체류는 ‘임시적인 보호와 최소한의 취약성 지원’에서 ‘이주민의 역량 보호를 통한 사회 정착과 통합’이라는 목표로 확장되어 왔다. 이에 따라 난민 비호의 형태 역시 재정착, 보충적 수용과 가족 결합 등으로 다변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난민에 대한 전통적인 시각은 ‘인도주의적 선의에 의한 보호 대상’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난민 수용으로 인한 가시적인 이득과 사회 일원로서의 주체적인 난민에 관한 담론이 발전하였음을 알 수 있다.

    제2장 2절에서는 강제 이주의 발생과 이주 현황을 검토하였다. 2000년대 중반 이후로 강제이주민의 절대적인 규모는 폭발적인 증가 추세에 있으며, 특히 국내 실향민(IDP)이 폭증하는 양태를 발견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최근 강제이주민들은 이주 경로의 복잡성이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이주민들이 인접한 중·저소득국으로 유입되면서 비호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며, 이는 곧 국제적인 조정과 협력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것은 계량 분석을 통해서도 재확인할 수 있다. 수용국 측의 난민 수용 결정요인을 분석할 때 난민 인정률은 고소득 국가들에 한정되어 GDP에 비례하는 경향을 보이나, 전 세계적으로는 오히려 반비례하는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소득수준에 비해 전반적으로 난민 수용에 소극적인 국가임을 가시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소극성의 일부는 한국사회가 직면하는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설명되나, 이 요인을 통제한 이후에도 한국의 난민정책이 설명되지 않는 보수성을 가지고 있음을 계량적으로 확인하였다.

    제2장 3절에서는 한국의 난민 유입에 대한 국내 제도적·통계적 현황을 검토하였다. 앞서 요약한 대로 한국의 난민신청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출신 국가와 난민 신청 사유도 다변화되고 있다. 신청자의 증가에 반비례하여 난민 인정률은 꾸준히 감소해 최근에는 2% 미만으로 낮아졌으며, 인도적 체류자 또한 중장기적으로 증가하였다. 난민 수용과 정착 지원은 ODA 계상 항목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소극적인 정착 지원으로 인해 심사에 소요되는 비용이 여전히 난민 관련 예산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결과적으로 난민에 대한 정착 지원은 지자체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분절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피난민을 지원하는 시민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에 정착한 러-우 전쟁 피난민 29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제3장에서는 이 피난민 사례를 통해 강제이주민의 정착 실태를 미시적·실증적으로 살펴보았다. 설문 조사를 통해 피난민들의 생활상에 대해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주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피난민은 대중이 흔히 갖고 있는 ‘빈곤한 난민’에 대한 인상과 달리, 한국사회에서 일정 정도의 경제적 자립을 달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록 우크라이나에서의 생활에 비해 노동시장 참여에 제약은 있었으나, 대부분의 경우 근로 소득을 바탕으로 가족 단위에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다. 특히 고무적인 사실은 피난민 대부분이 주거지를 자력으로 임차하여 거주하고 있었으며, 그 비율은 유럽 정착 난민보다도 높았다.

    아울러 본 조사에서는 난민을 대상으로 기부금을 이용한 설문 실험을 진행하였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본인들을 지원하는 시민단체에 기부금을 기탁하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기부 양태는 본인의 기부금이 신규 정착 피난민들을 위해 쓰일 수 있음을 고지 받았을 때 기부액을 더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강화되었다. 이는 정착 난민들이 사회에 편승하지 않고, 공동체에 대한 기여를 통해 자조하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둘째, 피난민들이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완전히 통합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조사 결과 피난민 대부분은 한국 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있으나, 구직 활동에서 언어적·문화적·제도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의료보험을 제외한 사회보장제도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이들이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지 않을지 우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또한 무려 30%가량이 지역 주민 혹은 직장에서 폭언 등 적대적 행동을 경험하였다고 토로했다. 이는 한국에 정착한 피난민들이 경제적 자립을 달성한다 하더라도, 사회 구성 집단 간의 불완전한 사회 통합은 여전히 한국사회의 과제로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제4장에서는 사회통합의 나머지 한 축인 지역 선주민의 난민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러-우 전쟁 이후 800명에 가까운 피난민이 유입된 광주 광산구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분석하였다. 선행연구에서는 선주민이 이민자 공동체와 접촉하면 불안감이 해소된다는 가설과, 오히려 심리적 반발(backlash)을 유발한다는 가설이 공존하고 있어, 광산구민의 피난민 접촉 경험이 이주민 집단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인식과 태도에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피난민 정착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난민에 대한 전반적인 반감은 다른 이주민 집단과 비교해서 여전히 높았다. 특히 이주민에 대한 ‘수동적인 단순 접촉과 노출’은 인식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적극적인 교류와 소통을 수반하는 ‘적극적 교류와 접촉’은 난민에 대해 포용적인 태도로 이어지는 경향성을 일관되게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다문화 교육을 경험한 경우, 상보적으로 이주민 수용에 찬성하는 경향으로 이어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히 접촉의 빈도와 범위가 사회통합으로 직결되지 않음을 시사하며, 교육과 적극적 교류 활동을 통한 적극적인 인식 개선이 지역 주민의 불안과 반감을 불식하는 실효적인 정책임을 시사한다.

    제5장 결론에서는 이상의 분석을 바탕으로 한국의 난민정책이 ‘질서 있는 정착’을 추구해야 함을 제언하였다. 강제이주민들의 산발적이고 무질서한 유입은 정착 지원의 공백을 유발하여 이주민들을 사회안전망 밖으로 내몰 수 있으며, 지역주민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초기 정착단계에서 발생하는 거부감은 중장기적인 사회통합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

    피난민의 ‘질서 있는 정착’을 위하여 시민단체, 지역자치단체 등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의 개방적 공동체를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이와 같이 현장 중심으로 책무성을 부여하는 방식은 맥락 특정적인 수요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인 동시에, 수용과 심사의 부담이 과중한 중앙 당국의 행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미 형성된 공동체적 유대감을 기반으로 정착 과정을 설계할 때, 이주민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한편 지역 선주민과의 교류를 증진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강제이주민 정착 실태를 미시적이고 실증적으로 분석하여 한국사회에 정착한 난민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이를 통해 선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를 밝히고자 하였다. 그러나 본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이해와 과제는 어디까지나 ‘강제 이주’라는 국제사회의 주요 의제에서 한국사회가 직면한 과제의 단면을 제시한 것일 뿐이며, 그 현상 전체를 대변하지 않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난민과 강제이주민의 발생-이주-정착은 다분히 다층적이고 복합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해결을 위한 담론과 양태 또한 다층적·복합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본 연구가 한국사회의 난민 문제를 논의하는 새로운 관점의 학술적 자료가 되기를 바라며, 그 한계 또한 후속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비판되고 보완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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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형 그린경제협정 로드맵 연구
    한국형 그린경제협정 로드맵 연구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이 주요국의 일방적 통상조치로 이어지는 현실 속에서도 국가 간 협력은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본 연구는 ‘그린경제협정’을 탄소중립을 축으로 한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의 균형적 실현을 추구하는 새로운 협력체계로 ..

    이주관 외 발간일 2024.12.31

    무역정책, 환경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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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의 주제와 구성
    3. 그린경제협정의 정의

    제2장 그린경제협정의 현황과 특징
    1. 주요국의 그린경제협정 추진 현황
    2. 한국의 그린경제협정 현황과 특징
    3. 그린경제협정의 통상법적 의미

    제3장 그린경제협정의 경제적 의의
    1. 주요 그린경제협정에서의 환경상품
    2. 환경정책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효과
    3. 그린경제협정 요소별 체결효과

    제4장 그린경제협정의 분야별 협력전략
    1. 기술협력
    2. 그린공급망 협력
    3. 투자협력
    4. 국제감축 협력

    제5장 그린경제협정 로드맵과 추진전략
    1. 로드맵의 비전과 목표
    2. 그린경제협정의 구성요소와 모듈화
    3. 그린경제협정의 핵심과제와 단계별 추진전략
    4. 세부전략과 국내정책 보완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이 주요국의 일방적 통상조치로 이어지는 현실 속에서도 국가 간 협력은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본 연구는 ‘그린경제협정’을 탄소중립을 축으로 한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의 균형적 실현을 추구하는 새로운 협력체계로 정의한다. 그린경제협정은 그린경제와 관련된 국경 간 무역과 투자 활성화로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규범의 조화를 통해 안정적인 기후-통상 협력관계를 만들어 가는 협정이다. 현재 그린경제협정은 파트너십을 포함한 구속력이 없는 MOU, 기후변화 및 환경과 통상 정책을 연계한 FTA, 독립적인 형태의 기후통상조약 등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

    그린경제협정은 크게 경제구조의 친환경 전환을 추구하는 포괄적인 그린경제전환협정과 탄소감축 협력 등 구체적 기후변화 대응수단에 초점을 맞춘 협력협정으로 구분된다. 그린경제 전환을 위한 통상협정의 대표적 사례로는 「IPEF 청정경제협정」, 「EU-뉴질랜드 FTA」의 ‘지속가능한 발전’ 장, 「호주-싱가포르 그린경제협정」 등이 있다. 한국의 경우 기체결 FTA의 ‘환경’ 장과 「한-호주 기후·에너지 그린경제 파트너십」, 「한-EU 그린 파트너십」 등을 통해 이러한 포괄적 접근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기후변화 대응에 특화된 협력협정은 탄소배출권의 국경간 이전과 같은 구체적 수단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스위스의 「파리협정에 대한 이행협정」, 일본의 「저탄소성장 파트너십을 위한 공동감축메커니즘(JCM) 양자 협력각서」가 대표적이며, 한국은 2024년 현재 7개국과 기후변화협력 기본협정을 체결하고 20여 개국과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및 한국의 그린경제협정은 에너지 전환, 환경상품·서비스, 기술 협력, 시장 메커니즘, 이행 지원이라는 5대 핵심영역으로 구성된다. 에너지 전환 영역은 재생에너지와 수소를 중심으로 한 청정에너지 개발·활용과 운송, 산업, 농업 등 부문별 탈탄소화 과제를 포함한다. 환경상품·서비스 영역은 리스트 작성, 비관세장벽 완화, 정부조달 확대 등 무역 촉진과 표준·인증체계 구축을 다룬다. 기술 협력 영역은 CCUS 등 핵심기술의 R&D와 상용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시장 메커니즘 영역은 국제 탄소시장 참여와 MRV 체계 구축, ESG 투자 활성화를 포함한다. 이행 지원 영역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역량 강화와 이해관계자 참여, 분쟁 해결 등 거버넌스 체계를 규정한다.

    그린경제협정이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추구하면서, 협정과 관련된 상품과 서비스의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확대는 무역구조와 산업 경쟁력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제3장에서는 협정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우선 최근 체결된 그린경제협정들의 환경상품 범위를 비교해 보면 「호주-싱가포르 그린경제협정」은 HS6 단위 기준 372개 품목을, 「영국-뉴질랜드 FTA」는 293개 품목을, 「EU-뉴질랜드 FTA」는 48개 품목을 지정하고 있다. 「호주-싱가포르 그린경제협정」이 가장 많은 품목을 포함하고 있으나, 품목 수만으로 협정의 수준을 평가하기는 어려우며 각 협정이 정의하는 환경상품의 종류와 범위도 상이하다. 해당 품목들이 한국의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큰 차이를 보인다. 기업 수준에서의 동향을 보면 매년 약 3만 개의 기업이 매년 「영국-뉴질랜드 FTA」와 「EU-뉴질랜드 FTA」에서 정의하고 있는 환경상품을 수출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수출기업의 진입과 퇴출이 있음에도 매년 수출하는 기업 수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들 환경상품 수출기업 특성을 보면 상대적으로 매출액과 1인당 매출액이 높고 연구개발비를 더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향후 그린경제협정 협상에서는 각국이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환경상품을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여, 한국산업 여건에 맞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아울러 그린경제협정이 한국 수출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았다. 한국의 경우 아직 그린경제협정을 명시적으로 체결하지 않은 만큼 그린경제협정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추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우선 「파리협정」을 이용하여 그린경제협정이 한국의 수출에 미친 영향을 간접적으로 살펴보았다. 즉 「파리협정」 전후 한국의 환경상품 수출에서 넷제로를 법제화한 국가로의 수출이 증가하였는지를 삼중차분 모형을 통해 살펴보았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한국의 그린경제협정 체결은 환경상품 관련 산업 영역에서 수출 증대를 가져온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다음으로 관세감축뿐 아니라 다양한 실험적 상황을 함께 고려한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그린경제협정의 효과를 살펴보았다. GTAP E-Power 모형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결과, 협력대상국 그룹별로 상이한 효과가 관찰되었다. 한국 입장에서는 탄소중립 법제화를 완료한 국가들과는 기술 협력이 가장 효과적이었고, 탄소배출권 연계도 다른 국가조합에 비해 효과가 높았다. 또한 정책화 단계 국가들과는 시장개방에 따른 관세감축효과가 높게 나타났다. 한편 협정상대국의 입장에서는 NDC 미제출 국가들이 한국과 기술 협력을 이행했을 때 그 효과가 가장 크게 기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4장에서는 2장에서 살펴본 그린경제협정의 구성요소인 에너지 전환, 환경상품·서비스, 기술 협력, 시장 메커니즘을 실행하기 위한 핵심 정책 분야를 기술, 공급망, 투자, 국제감축 분야로 구분하여 한국의 그린경제 협력정책을 분석하였다. 특히 최근 그린경제협정의 동향과 비교·평가하여 실효성 있는 그린경제협정 로드맵 구축방향과 세부과제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한국 기후기술의 수준은 선진국 대비 약 80%에 머물고 있으며 특히 수소, 연료전지,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분야에서 기술격차가 두드러진다. 이에 한국정부는 기후기술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고 에너지 전환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 독일, 일본 등 기술선도국과 협력하여 원천기술 확보, 대규모 실증사업 참여, 기술표준 정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협력 과정에는 전문인력 부족, 자금 문제, 현지 마케팅의 어려움 등 여러 장애 요인이 존재한다. 이에 정부는 그린경제협정의 기술 협력 채널을 적극 활용하여 글로벌 R&D 투자를 확대하고 전략적 기술 협력을 강화하며, 국제기술표준을 선도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또한 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기후기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한국정부의 그린공급망 협력정책은 수소, 배터리, 핵심광물 등 미래산업 핵심자원의 안정적 확보 및 공급망 강화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한국은 리튬, 코발트, 희토류 등 주요 자원의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아, 핵심광물의 수입선 다변화와 그린공급망 구축을 위한 인프라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내적으로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법적·정책적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호주, 몽골, 캐나다 등 자원부국과 전략적 MOU를 체결하여 자원개발과 가공 부문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린공급망 협력에서 논의되어야 하는 핵심요소는 핵심광물의 탐사 및 개발, 핵심광물의 지속가능 협력, 친환경 기술의 이전, 녹색금융과 투자 확대 등이다.

    한국정부의 국제투자 협력정책은 정부 주도의 양자협정 체결, ODA 연계, 국제기구와의 협력이 추진되고 있으며, 민관합동으로는 다양한 협의체 운영과 사업 발굴, 금융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민간 주도의 경우 수소기업협의체와 같은 자발적 협력체를 중심으로 국제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의 그린경제협정에서 투자 협력의 특징은 기후·환경과 무역·투자를 연계하는 흐름이 보이고, 기후변화 적응과 완화를 위한 방안으로 청정에너지의 투자확대 협력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또한 그린전환 활동에 대한 민간투자를 동원하기 위한 협력과 지속가능한 금융, 혁신적인 금융 메커니즘 육성, 전환금융 촉진 등을 통해 투자를 활성화하도록 협력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향후 그린경제협정 로드맵 구축 시 투자 협력 부문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투자를 통한 한국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 확대 부문이다. 그린산업과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연계한 투자 협력 내용이 로드맵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속가능한 금융 개발, 혁신적인 금융 메커니즘 육성, 전환금융 촉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협력 활동을 로드맵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국내에서 전환금융 제도화에 대한 논의와 합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국정부가 추진 중인 국제감축 협력정책은 국외 온실가스 감축 협력을 위한 기후변화협력협정 기반의 국제감축사업, FTA를 통한 국제감축 협력, ODA와 연계한 국제감축 협력사업 등을 들 수 있다. 최근 그린경제협정에서 국제감축 협력 관련 특징은 대부분의 그린경제협정이 탄소시장 개발, 운영, 참여를 위한 협력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부 협정은 온실가스 감축 성과뿐 아니라 친환경 기술이나 제품의 투자 확산과 수출을 위한 목적도 포함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최근 체결된 FTA에서 기후변화 관련 협력 조항이 추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앞으로 체결될 FTA 협정들에서는 기후변화 관련 협력 규정이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형 그린경제협정 로드맵 구축 시 국제감축 협력 부문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NDC 달성을 위한 협력뿐 아니라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 한국의 기후기술 확산 및 협력 등을 모두 포괄한 내용이 다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FTA를 통한 기후변화/국제감축 협력,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논의와 협력 활동, ODA와 연계한 국제감축 협력 활동 조항 등도 로드맵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

    그린경제협정(GEA) 로드맵과 추진전략은 제5장에 제시되어 있다. 본 연구는 ‘효율적 탄소중립 달성과 경제성장 동력 확보’를 비전으로 설정하였다. 그린경제협정을 앞서 3장과 4장에서 확인한 공통 분야를 중심으로 무역·기술·투자·감축이라는 4대 분야로 재구성했으며, 각 핵심축을 중심으로 세부 협정 내용이 협상 상대에 따라 다르게 채워지는 모듈형 구성을 제안했다. 또한 모듈화된 협정 구성요소를 바탕으로 단계적 이행방안을 제시했다. 현재의 자국우선주의 심화와 감축의지 둔화라는 도전적 국제 정세와 탄소중립 추진 환경을 고려하여 단계별 추진전략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단기(~2028년)에는 한국형 모델 개발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에 주력하고, 중기(~2035년)에는 ‘K-그린솔루션 패키지’를 통해 기술, 인력, 금융 지원을 통합 제공하는 접근을 제시하였다. 장기적(~2050년)으로는 이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포괄적 기후통상 거버넌스로 발전시키는 것을 제안하였다.
    정책연구브리핑
  • 일본의 핵심광물자원 확보전략과 한ㆍ일 협력 시사점
    일본의 핵심광물자원 확보전략과 한ㆍ일 협력 시사점

    2020년대 들어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는 국내 산업기반의 DX(디지털전환), GX(녹색전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함께 핵심광물자원의 공급망 단절 위기에 직면하자 각종 전략, 시책, 법률 제정을 통해 핵심광물의 공급망 안정화..

    김규판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안보, 경제협력 일본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2. 연구 목적 및 구성
    3. 선행연구 검토

    제2장 일본의 광물자원 확보전략과 성과
    1. 일본의 광물자원 확보전략
    2. 일본의 광물자원 확보시책 성과
    3. 일본의 희토류종합대책
    4. 소결: 요약 및 평가

    제3장 일본의 경제안전보장 전략과 핵심광물
    1. 경제안전보장추진법과 핵심광물
    2. 일본의 핵심광물 공급망 구조
    3. 핵심광물의 공급망 강화시책 성과
    4. 소결: 요약 및 평가

    제4장 한국과 일본의 전략 핵심광물 공급망 비교ㆍ분석
    1. 분석방법론
    2. 한국과 일본의 핵심광물 공급망 비교ㆍ분석
    3. 소결: 요약 및 평가

    제5장 한국의 핵심광물 정책 분석: 현황 및 향후 대응 방향
    1. 현 정부의 「핵심광물 확보전략」 추진
    2. 해외자원 개발: 자원안보 및 민간 주도로의 전환
    3. 리사이클: 재자원화 산업 생태계 육성
    4. 대체재료 및 희토류 사용량 저감기술 개발
    5. 국내입지 지원: 생산시설 확충 및 특화단지 구축
    6. 소결: 요약 및 평가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1. 한국과 일본 정부의 핵심광물자원 정책
    2. 핵심광물의 해외의존 현황: 한ㆍ일 핵심광물 공급망 비교ㆍ분석
    3. 한ㆍ일 협력 방향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2020년대 들어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는 국내 산업기반의 DX(디지털전환), GX(녹색전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함께 핵심광물자원의 공급망 단절 위기에 직면하자 각종 전략, 시책, 법률 제정을 통해 핵심광물의 공급망 안정화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2023년 2월 「핵심광물 확보전략」을 통해 배터리 5대 금속과 희토류 등 금속광물을 핵심광물로 지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4년 2월에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을 제정(2025년 2월 시행)하였다. 일본 역시 한국보다는 다소 이른 시점인 2022년 5월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을 제정하였고, 이에 근거하여 2022년 12월에는 핵심광물을 11개 ‘특정중요물자(국가전략물자)’ 중 하나로 지정하였고, 2024년 3월에는 중국의 희귀금속 수출통제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갈륨, 게르마늄, 우라늄을 국가전략물자로 추가 지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해외광물자원 확보전략 수립과 시행 측면에서 경험이 풍부한 일본의 사례를 토대로 정부의 관리 대상 광종과 주요 광물자원 확보시책(정책수단)을 살펴본 후 그 성과를 평가하고, 해외광물자원 확보 분야에서 과거 한ㆍ일 간 협력 경험과 향후 협력 잠재력을 바탕으로 한ㆍ일 협력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다만 분석 대상 광종은 철금속을 제외한 비철금속과 희귀금속(rare metals), 희토류, 귀금속에 한정하였으나 시대별 시책에 따라 희귀금속, 희토류, 핵심광물(critical metals) 등 대상 광종이 달라질 수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지만 일본정부의 주요 광물자원 확보시책 역시 시기와 대상 광종에 따라 ① 해외광물자원 확보시책(민간기업의 해외광산개발권 취득 및 장기공급계약 체결 지원 등), ② 자원외교, ③ 리사이클 사업 지원, ④ 비축제도, ⑤ 국내입지 지원(국내 제련ㆍ정련시설 투자 지원) 등을 서로 조합(policy mix)하는 점을 감안하여, 시기 혹은 쟁점에 따라 구분하여 분석하고 있다.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2000년대 초반 자원위기 이후 민간기업의 해외광물자원 확보 지원, 자원외교, 리사이클, 비축제도 등의 정책수단을 중심으로 일본의 광물자원 확보전략을 평가하였다. 먼저 2000년대 초중반 이후 일본정부는 JOGMEC, JBIC과 같은 공공기관과 정책금융기관(ECA)을 동원하여 해외광물자원 개발 시 민간기업과의 리스크 공유(risk sharing) 체제를 정비하였고, 자원위기 발생 시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하였다는 점에서는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기초금속 4광종(구리, 납, 아연, 주석)의 자급률이 2020년을 기점으로 50%대에서 40%대 이하로 저하되는 점에서 2020년대에 들어서는 정부지원책이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일본정부의 자원외교는 최근 한국처럼 MSP와 같은 미국 주도의 다자간 협력체 활용과 자원국과의 양자 간 외교로 전개되고 있으나, 자원외교 정책 가운데 EPA를 활용한 각종 무역ㆍ투자 자유화 효과에 대해서는 인도네시아와의 EPA에서 알 수 있듯이 다소 회의적이라 평가하였다. 일본정부의 리사이클 정책은 배터리 핵심광물을 둘러싸고 최근 국내 전기차(EV)ㆍ배터리 금속의 회수제도와 리사이클 기술이 확립되어 있지 않아, 전기차(EV)ㆍ배터리가 해외로 유출되는 점에 비추어 핵심광물의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희귀금속의 비축제도와 관련해서는 경제산업성이 2021년 이후 경제안전보장 관점에서 광종별 비축목표 일수 및 실제 비축량은 물론, 이들 정보를 추측할 수 있는 사항은 모두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비축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평가는 본 보고서의 연구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둘째, 일본정부가 2022년 5월 제정한 「경제안전보장추진법」에 근거하여 배터리 5대 금속(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과 희토류, 갈륨, 게르마늄, 우라늄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시책은 정부가 민간기업을 간접 지원하는 그간의 방식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JOGMEC을 동원하여 탐광ㆍ광산개발(투자)에 관여하는 정책기조의 변화로 해석하였다. 다만 현재 JOGMEC의 지원성과만 놓고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인데, 2026년부터 전고체전지를 탑재한 전기차 양산 목표를 제시한 도요타의 전기차(EV) 전략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일본 내에서 전기차(EV)ㆍ배터리 산업의 성장과 궤를 같이하면서 일본정부의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시책도 성과를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하였다.

    셋째, 한국과 일본의 핵심광물 공급망 구조를 생산과점도, 시장 규모, 수요변동성, 수입과점도 지표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한국은 일본에 비해 광물 원료보다 중간재에 대한 수입 수요가 많은데, 이는 희토류 가치사슬에서 더 두드러졌다. 또한 한국은 일본에 비해 이차전지(전구체) 분야에서 광물 원료보다 중간재 공급망에 단절 리스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최근 5년간 한국과 일본의 배터리 5대 광물 수입 추세를 비교한 결과, 일본은 전반적으로 수입 하락세를 기록한 반면, 한국은 광물 제련소재에 대한 수입 증가가 확연한 것을 발견하였다. 다만 한ㆍ일 양국은 공통적으로 광물 순수입국이자 수요국으로, 자원 편중성이 90% 이상인 천연흑연, 리튬, 희토류에 대해 공급 단절 리스크가 크다. 한편 니켈, 코발트, 망간은 한ㆍ일 공통적으로 수입다변화가 진전되고 있으나 한국의 경우 산화코발트와 같은 특정 중간재는 공급 단절 리스크가 크다는 점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위와 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한ㆍ일 협력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한국은 해외 핵심광물자원 확보를 위해 MSP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일본 역시 MSP의 각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한ㆍ일 양국은 MSP 참여국의 최대 이점인 MSP 포럼에 참여하는 자원국과의 비즈니스 매칭을 최대한 활용하되, 한ㆍ일 양국이 제3국에서 공동 프로젝트(광산탐사 및 개발)를 추진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둘째, 한ㆍ일 양국 기업 간 해외광물자원의 공동개발이다. 다만 2010년대 초중반 한ㆍ일 기업의 제3국 공동진출은 일본의 종합상사와 금융기관이 주도하였으나, 최근에는 배터리 광물의 하류기업인 자동차업체와 배터리업체가 직접 자원개발에 나서고 있음을 감안하여, 우리 정부로서는 한국광해광업공단을 통한 민간기업의 해외광산개발 지원 여부와 일본 JOGMEC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을 제안하였다. 셋째, 핵심광물 리사이클 분야에서의 협력은 우선 한ㆍ일 정부 간 정책대화(policy dialogue)를 통해 정책공조를 하나의 협력 의제로 설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최근 양국 정부의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한 강력한 정책 추진 의지를 감안하면, 리사이클 정책의 구체적 내용(성능평가, 안전관리, 제도ㆍ인프라 등)에서 상호 간에 벤치마크할 수 있는 분야를 도출하고, EU의 리사이클 규제에 대해 한ㆍ일 양국이 공동 대응 차원에서 한ㆍ일 간 해외 리사이클 제품 회수 공동 보조사업을 추진할 것을 제안하였다.
    정책연구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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