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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테마진단] 미덥지 않은 중국 위기대책

  • 언론사
  • 저자이장규 중국팀장
  • 게시일2009/03/17 00:00
  • 조회수4,347
최근 폐막한 중국의 양회(兩會)는 대만과의 관계도 비교적 우호적이기 때문에 특별히 민감한 이슈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무려 800여 명의 외신기자들이 취재를 신청하는 등 외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는데, 이것은 세계 속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무게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개최하는 중국 양회이고, 무엇보다도 새로운 경기부양책이 추가로 발표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중국은 작년 11월에 4조위안 규모 대형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는데, 당시와 비교하면 세계경제의 불황이 한층 더 심화되었고, 또한 4조위안에는 기존 사업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정부공작보고에서 금년도 경제성장률 목표를 8%로 공식화했고, 기대됐던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았다. 8% 경제성장률은 사실상 중국에서 실업자 양산을 막으면서 사회 안정을 유지하는 마지노선이라고 인식되고 있지만 정작 최근까지 중국정부는 금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8%라고 공식화하지는 않았다.

또한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주 토요일 네티즌과의 대화에서 중국 정부는 언제든지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준비가 되어 있고, 이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악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처럼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한편 최근 중국경제의 분석과 전망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90년대 후반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볼 때, 금년 경제성장 목표 달성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90년대 후반 중국의 경제규모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도 없고, 당시 대규모 국유기업 개혁을 단행해 약 400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심각한 사회적인 동요는 없었으며, 현재는 약 2조달러의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발표한 경제통계는 여전히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1월 공업생산액은 아예 발표하지도 않았고, 실직한 농민공이 약 2000만명에 이르고 있고 또한 610만명에 달하는 신규 대졸자의 취업전망도 불투명하다. 최근 중국에서는 대졸자가 취직하기 위해 무급으로 3개월 정도 일하던 관행이 1년으로 늘어났다는 보도도 있고,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연안지역을 중심으로 노동쟁의도 증가하고 있어 노동시장 상황을 그다지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

이번 양회를 평가하면서 금번 경기부양책과 90년대 후반 아시아 금융위기 탈출시 중국의 경제정책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중국이 90년대 후반 금융위기에서 탈출한 배경에는 상당히 급진적인 개혁정책의 추진이 있었고, 이는 최근 4~5년 동안 중국이 고속성장을 구가하는 데 밑바탕이 되었다. 90년대 후반 중국은 노동력의 수급결정을 시장에 의존하는 노동시장 개혁과 주택보급의 시장화를 추진했는데 이후 중국은 세계에서도 가장 신축적인 노동시장을 갖춘 국가가 되었고 부동산 부문은 놀라운 속도로 발달했다. 이로 인한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함에 따라 해외직접투자 자금이 급격하게 유입된 것도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이와 비교하면 작금의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중국정부의 정책은 과거와 달리 급진성은 떨어지고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소비확대를 위해 경제주체의 적극성을 고취하기에는 역부족일 가능성이 있는데 이것이 필자만의 생각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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