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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DT 시론] 경제성장, 국회 경쟁력으로 결정된다

  • 언론사
  • 저자윤덕룡 선임연구위원
  • 게시일2012/04/17 00:00
  • 조회수2,104

언제 살림살이가 나아질까. 일자리는 언제 늘어날까. 근래 대다수 우리나라 국민들이 묻고 있는 질문들이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 대부분의 나라 국민들도 사실은 비슷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8년 하반기에 발생한 글로벌 경제위기이후 이제 세계경제가 침체에서 빠져나오기는 했지만 아직 전반적으로 안정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을 잘하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경제성장을 결정하는 요인은 세가지다. 노동ㆍ기술ㆍ자본이다. 선진국으로 불리는 잘사는 나라들은 질 좋은 노동력과 우수한 기술, 그리고 더 많은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던 시기에는 보유한 생산요소의 양과 질이 국가의 경제성장을 결정했다. 1990년대 초 세계화가 되기 전까지도 생산요소들은 국제적인 이동이 제한되었다. 생산역량이 감소하지 않도록 모든 나라가 생산요소의 이동을 통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생산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의 이동이 자유화되기 시작했다. 생산성을 높여주고 좋은 여건을 제공하는 곳으로 생산요소들이 이동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2000년대 들어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성장하는 신흥국들이 늘어난 것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가 그 배경이다. 자본을 축적할 여력이 없던 저성장 국가들에게 자본이 찾아가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노동력도 마찬가지다. 생산성 높은 고급인력들이 제약 없이 자신에게 가장 좋은 근로환경이 제공되는 나라들을 찾아가고 있다. 인력과 자본을 따라 기술력이 함께 이동하게 된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고급인력만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노동력도 더 높은 임금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

 

생산요소만이 아니라 소비자도 이동한다. 이전에는 유명한 역사유적이나 멋진 경치를 보러 단기간 여행이나 관광을 하는 것이 대표적인 해외소비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학생들은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찾아가고 있다. 노령 인구는 안전하고 기후가 좋은 곳으로 이동해서 노후의 삶을 보내기도 한다. 미국의 하와이나 캘리포니아가 대표적인 곳이다. 의료 시설이나 의료인의 실력이 좋은 곳을 찾아가 필요한 치료를 받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생산요소도 이동하고 소비자도 이동하는 시대에 한 국가의 경제성장은 무엇이 결정할까. 답은 제도이다. 좋은 교육제도가 있는 지역으로 학생들은 찾아간다. 자본은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는 곳을 찾아간다. 노동력은 임금이 높은 곳을 찾아가게 마련이다. 그래서 국가마다 필요한 생산요소를 유치하기 위한 특혜를 제공한다. 자본을 조속히 유치하려는 신흥국들은 경제특구를 조성해서 자본의 수익성을 높여주기 위한 조치를 아예 묶음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특정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끌어들인 생산요소들이 그 지역에 장기적으로 머무는 예는 많지 않다. 해당 생산요소가 풍부해지면 특혜를 줄이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양질의 인력이나 자본이 오래 머무는 곳은 결국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다. 살기 좋은 지역에는 사람들이 모이기 마련이고 좋은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삶에 필요한 교육제도, 의료제도, 복지제도, 치안관리도 좋아진다. 그래서 선진국들의 성장이 유지된다.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사람들이 떠나가고 경제적 성장잠재력도 감소하게 된다. 한때 부유하던 지역이 그 부를 유지하지 못하게 된 것은 좋은 삶의 환경을 유지하지 못했던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사람들이 가장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제도적 경쟁력이 중장기적인 경제성장 잠재력을 결정한다.

 

제도를 구체적으로 만들어가는 수단은 법률이다. 법률을 통해 사회질서를 만들고 사회 구성원의 행동을 규제하고 장려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정 사회가 가진 철학이나 목표가 무엇인지도 법 제도 속에 모두 나타나게 된다. 법 제도는 국민들의 희망이나 미래의 비전도 담아내야 하기 때문에 법도 사회의 변화에 따라 진화해야 할 의무도 있다.

 

어느 나라에서나 법을 만드는 것은 국회이다. 지난 4월 11일 선거를 통해 제 19대 국회의원들이 선출되었다. 변화되고 있는 제도적 환경을 반영할 수 있도록 상당수의 초선의원들이 국회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번에 구성되는 국회가 해야할 일은 다른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살고 싶어하는 나라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법을 통해 제도화하는 것이다. 국회가 어떤 제도를 만드는가에 의해 당장 시민들의 삶의 조건만이 아니라 경제적 성장잠재력도 달라진다. 국회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 지 국민들이 지켜보고 감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지금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 나라, 어떤 도시에서 살고 싶은가. 우리나라를 당신이 살고 싶어하는 그런 나라로 만들고 싶다면 국회에 요구해야 한다. 감시해야한다. 그리고 격려도 해야 한다.그래야 우리가 원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고 제도적 경쟁의 시대에 우리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다. 그래서 국회에도 당부하고 싶다. 약속대로 국민들이 원하는 나라를 꼭 만들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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