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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포럼] 北 후계체제의 운명

  • 언론사
  • 저자조명철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
  • 게시일2011/02/21 00:00
  • 조회수2,463

역동적인 세계사적 민주화의 열풍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반독재·자유민주화의 불길은 아프리카 북부 튀니지에서 시작돼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와 알제리, 요르단 등 중동의 독재 국가들을 통째로 집어삼킬 듯 활활 타오르고 있다. 역동하는 역사의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한 그 어떤 체제도 비참한 종말을 고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안탑깝게도 우리가 그 어디보다 간절히 바라는 북녘에서의 자유화 불길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세계적 민주화의 열풍이 차단된 북한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병들어 신음하는 소리, 굶주림에 신음하는 소리들이다. 최근에는 “불(전기)과 쌀을 달라”는 주민들의 시위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다. 에너지난에 땔감도 없어 집에서 동사했다는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그런가 하면 생활고에 시달린 나머지 수많은 여성이 국경을 넘나들며 몸을 팔고, 거짓 결혼까지 해 가며 가족을 먹여 살리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여기저기서 병들어 죽고 허기져서 죽어 나가니 통곡소리가 북녘 하늘 아래 산천을 가득 메우고 있는데 권력층에서는 과연 같은 북한 땅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그럼에도 김정일의 자식들은 해외에서 호화 여행과 쇼핑을 즐기고 있다. 2월16일 김정일 생일은 민족 최대의 명절로 명명돼 주민들의 통곡도 외면한 채 대규모 축하 행사로 치러지고, 최악 ‘고난의 시기’에도 김정일 일가를 위한 고가의 사치품들 수입은 여전했다.

 

주민들은 굶주림으로 죽어 나가는데 통치자의 건강과 장수를 위해 3000명이 근무하는 ‘만수무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말끝마다 인민을 위하고 평등을 지향한다는 북한 사회에 차별 대우가 엄존한다. 중앙과 지방이 차별되고 평양과 지방도시가 차별되며 사람마다 성분을 기준으로 차별되고 당기업과 민간기업이 차별되며 특수기관과 일반기관이 차별 대우를 받는다. 한마디로 온 나라에 특수와 차별이 차고 넘쳐 이제는 하나의 사회 문화로 고착화했다.

 

주민들이 굶고 경제가 파탄났는데, 또 다시 수만금을 들여 제3차 핵실험을 준비한다고 한다. 핵실험을 준비하는 데 또 얼마나 많은 자금이 들어갔을지를 생각하면 북한 주민에 대한 연민의 정이 금방 위정자들에 대한 분노로 바뀐다. 위정자들은 차별이고 파격적인 특수대우를 제공하는 현 체제를 지키기 위해 핵 개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민의 고통 속에 만들어진 그 핵과 체제가 결코 위정자들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중동의 민주화 불길은 잘 보여주고 있다.

 

지금처럼 북한이 3대 세습체제로 나가는 것은 과거의 이념과 정책과 시스템을 미래에도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어제와 오늘의 불행이 미래에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북한의 어제와 오늘의 불행을 미래의 행복으로 바꾸려면 3대 권력세습이 아니라, 중동의 자유화 불길과 같이 체제의 근본적인 성격을 바꾸는 불길이 일어나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이 대화를 해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도 아니다. 그리고 북한에 무엇을 주어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도 아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과 지속 성장의 문제는 결국 북한의 세습체제를 끝내고 독재 체제를 자유민주 체제로 바꾸는 문제로 귀결된다. 즉, 북핵 문제는 체제의 성격을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로 일치시켰을 때라야 해결될 수 있는 체제 성격의 문제다.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는 중동에서의 자유 민주화 불길이 철옹성 같던 독재의 아성을 쓸어버린 것처럼 그 불길이 진정 3대 세습독재의 북한에도 번져서 과거의 패악을 모조리 쓸어 버리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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