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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칼럼] 美·中 정상회담 관전 포인트

  • 언론사
  • 저자지만수 중국팀장
  • 게시일2011/01/13 00:00
  • 조회수2,159

곧 열릴 미ㆍ중 정상회담에 어느 때보다 세간의 눈이 쏠리고 있다. 복잡한 한반도의 지정학이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세계 경제를 주도해 온 미국과 그 지위에 도전하는 중국, G1과 G2의 만남이기도 하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흔들린 미국 위상과 아랑곳하지 않는 중국의 부상이 매번 미ㆍ중 정상회담을 더 극적으로 만들고 있다.

 

경제적 관계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경제적 이해관계는 많은 변화의 배후에서 작용하는 중요한 힘이다. 차제에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제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이번 미ㆍ중 정상회담의 관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작금의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다. 미국은 변함 없는 세계의 시장이다. 동시에 중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대 미래시장이기도 하다. 미국 역시 항공, 제약, 첨단산업의 리더다. 그 속에서 중국 산업의 가장 큰 고객은 미국이고 미국 기업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중국이다.

 

유의할 것은 발전 단계가 다른 중국과 미국은 서로에 고객일 뿐, 경쟁자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노동집약적인 중국 수출산업의 경쟁자는 (미국이 아니라) 신흥국에 있고, 미국 첨단산업의 경쟁자는 (중국이 아니라) 유럽이나 일본 같은 선진국에 있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미국의 안정적인 성장은 중국 수출의 필수조건이다. 중국의 협력도 미국 경제의 안정에 긴요하다. 양적 완화로 풀린 달러는 중국이 사주어야 한다. 2010년 10월 기준으로 중국은 9068억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달러체제에 대해서도, 중국은 당분간 거기에 도전하기보다는, 안정적인 달러가치의 유지를 원한다.

 

그런 의미에서 21세기의 미ㆍ중관계는 20세기의 미국과 소련의 대결과는 다르다. 당시 소련은 시장경제를 부정하고 세계를 다른 체제를 가진 두 진영으로 나누고자 했다. 미국과 소련은 `공존(共存)`했지만 이익과 가치를 공유하지는 않았다.

 

반면 지금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이다. 시장경제를 표방한다. 민주주의 등 서방의 가치를 비난하지도 않는다. 다만 중국 체제의 특수성을 인정받기를 바랄 뿐이다. 나아가 미ㆍ중 양국은 많은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 이른바 환율전쟁도 본질적으로 매매 쌍방 간의 가격 흥정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서로 `가격을(통화가치를) 올리라는` 흥정이라는 게 재미있을 뿐이다. 어쨌거나 비즈니스에서 흥정은 결코 대결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ㆍ중관계의 외양이 대결 양상인 것도 사실이다. 이번 미ㆍ중 정상회담도 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하지만 대결 외양 속에서 실제로 관철되고 있는 것은 뗄 수 없는 경제적 파트너끼리의 관계 정립이다. 그 과정에서 흥정도 하고 기싸움도 하는 것이다.

 

이르면 10년 후에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규모가 대등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엊그제는 미국의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가 구매력 평가를 고려할 때 이미 2010년에 중국이 미국을 추월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미ㆍ중 간의 역관계가 급변하고 있는 속에서 당분간 기싸움은 계속될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예전 같은 `편가르기(진영)`로 귀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거친 언사나 논쟁의 배후에서 교환되는 것은 양국 경제와 비즈니스의 이익이다.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만난다. 그 자리를 옳게 관전하는 데 있어 미국이냐 중국이냐라는 질문은 부적절하다. 고수들 사이에 오가는 다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놓치는 얘기다. 여기는 고수들의 세계이자 프로들의 세계이다. 챔피언을 놓고 서로 펀치를 주고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매니저들의 관심은 시합을 끝내고 함께 챙기는 두둑한 대전료에 있다. 고래끼리의 게임을 싸움으로 알고 잘못 끼었다가 실없이 등이 터질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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