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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국제금융기구 지분 변화…그속에 숨겨진 파워게임

  • 언론사
  • 저자박영준 국제거시팀장
  • 게시일2010/05/03 00:00
  • 조회수3,439
지난 4월 25일 세계은행그룹은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의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의결권을 종전 44.06%에서 47.19%로 3.13%포인트 높이는 반면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의결권은 55.94%에서 52.81%로 3.13%포인트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IBRD 의결권도 종전의 0.99%(22위)에서 1.57%(16위)로 상향 조정되었다. 이처럼 최근 국제기구를 대표하는 세계은행과 IMF 등에서 진행하는 지배구조 개혁의 움직임은 각국 간 파워게임 속에서 선진국과 후진국을 분류한 과거의 잣대가 크게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세계은행과 IMF

= 국제금융기구는 크게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그룹(World Bank Group), 아시아개발은행(AD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이 있다.

세계은행그룹은 주로 저소득 개도국의 경제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었으며,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국제개발협회(IDA), 국제금융공사(IFC), 국제투자보증기구(MIGA), 국제투자분쟁해결본부(ICSID)로 구성된다.

IBRD와 IFC의 투표권은 각 가맹국에 일률적으로 250표씩 주어지는 기본표와 출자주식 1주당 1표씩 배분하는 비례표로 구성된다. 2009년 기준으로 G7 국가의 IBRD와 IFC의 투표권 비중은 각각 41.58%와 51.6%에 달한다. 국제금융기구에서 선진국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당시 우리나라의 IBRD와 IFC 의결권 비중은 각각 0.99%와 0.67%였다.

IMF는 1944년 체결된 브레턴우즈 협정에 따라 1945년에 설립한 국제금융기구다. 쿼터(quota)로 불리는 IMF 지분은 186개 회원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 배분한다.

각국의 경제력에 상응하는 적정 규모의 쿼터를 산출하기 위해 국민소득, 수출입 규모 등의 변수를 사용하는 쿼터 공식을 도입했지만 실제 국가별 쿼터 규모는 가맹국 간 정치적 협상에 의해 크게 좌우되었다.

IMF 가맹국의 투표권은 기본표와 비례표로 구성된다. 기본표는 가맹국에 일률적으로 250표씩 주어지고, 비례표는 가맹국이 납입한 쿼터 10SDR당 1표씩 배분한다.

G7 국가들의 IMF 쿼터와 투표권을 더하면 각각 45.24%와 44.42%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1955년 IMF 가입 당시 쿼터 비중이 0.14%에 불과했으나, 이후 점차 증가해 현재의 쿼터와 투표권 비중은 각각 1.35%와 1.33%다.

◆ 세계은행, IMF의 지배구조 개혁

= 세계은행그룹은 지난 4월 25일 신흥개도국의 전체 의결권을 종전의 44.06%에서 47.19%로 3.13%포인트 높이는 개혁조치를 단행했다.

세계은행의 1단계 의결권 개혁조치는 2008년 IBRD에서 개도국의 의결권을 44%로 늘리면서 완료되었고, 이번에 추가로 확대하면서 개도국의 의결권은 47.19%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선진국이 보유한 IFC 의결권 6.07%를 개도국에 이전함으로써 개도국의 IFC 의결권 비중은 39.48%로 증가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를 반영하려는 세계은행의 개혁 요구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개도국들이 너무 작은 발언권을 갖는 지배구조 때문에 오히려 세계은행의 효율성을 저하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IMF의 경우에는 2009년 10월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에서 쿼터 과다대표국에서 과소대표국으로 최소 5%포인트의 쿼터 이전을 합의했고 오는 11월 서울 정상회의에서 IMF 쿼터 개혁을 조기에 마무리짓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IMF 계산쿼터는 2.2%지만 실제 적용되는 쿼터는 1.35%에 불과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로 볼 때 상향 조정될 여지가 충분하다.

현재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은 IMF 지분의 60%를 차지하면서 과다대표되어 있고, 상대적으로 신흥국들은 과소대표되어 있다. 미국은 16.74%의 투표권을 보유하며 최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유일하게 비토권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도 전체 쿼터의 30% 이상을 보유하면서 과다대표되어 있다. 예를 들어 벨기에는 2.08%의 의결권을 보유해 1.38%의 브라질이나 1.88%의 인도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반면 중국은 현재 3.65%밖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 규모가 중국보다 훨씬 작은 영국(4.85%)이나 프랑스(4.8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 국제금융기구 지분 개혁의 의미

= 이번 국제금융기구 개혁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세계경제 질서가 새롭게 개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IMF와 세계은행이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신뢰성과 정당성을 제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세계은행의 의결권 조정에 따라 국제 무대에서 우리나라의 발언권과 영향력 확대는 물론 이사회 진출도 유리하게 되었다. 아울러 이번 세계은행 지분 확대는 오는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매듭짓기로 한 IMF의 쿼터 개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IMF 쿼터 확대를 위해 중국은 작년에 IMF에 400억달러를 새로 출연했고, 작년 7월에는 500억달러 규모로 IMF가 사상 처음으로 발행한 특별인출권 표기 채권을 매입했다. 인도와 러시아도 역시 IMF 채권을 100억달러씩 구입하기로 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스위스, 캐나다도 100억달러 규모로 IMF 신규 재원 확보에 참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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