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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글로벌포커스] 해외투자, 시동을 다시 걸자

  • 언론사
  • 저자지만수 연구위원
  • 게시일2010/04/27 00:00
  • 조회수3,202
2000년 중국 기업의 해외투자 총액은 10억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8년 중국의 해외투자 총액은 559억달러로 늘어났다. 50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수년 전부터 중국은 적극적으로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해외의 자원, 기술, 브랜드를 사들이는 것이다.

세계화된 경제 속에서 수출은 경제성장을 유지하는 중요한 변수다. 그래서 한국이나 중국 같은 수출형 제조업 국가들은 수출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해외투자다. 해외투자는 수출보다 훨씬 장기적인 성장동력이다. 자본이 풍부한 선진국일수록 해외투자를 통해 부족한 국내의 투자기회를 보충한다. 성공적인 해외투자는 장기적으로 본국의 경제를 윤택하게 한다.

실제로 오랫동안 선진국 지위를 유지한 나라일수록 해외에 투자한 자본이 많다.

GDP 대비 해외투자액의 비율(%)을 보면 영국(57.0), 프랑스(49.5), 독일(39.7), 미국(21.7) 등 선진국들이 높다. 일본은 13.8%, 한국은 11.3% 수준이다(UNCTAD, 2008).

그 대열에 중국이 무서운 기세로 동참하고 있다. 2009년 중국의 해외투자 누계는 2200억달러로 이미 한국(1400억달러)을 멀리 추월했다. 2005년 중국 정부가 기업의 해외투자를 장려하기 시작한 후 단 몇 년 사이의 일이다. 길게 보고 성장의 외연을 넓혀가는 것이다.

해외투자를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강한 통화가 필요하다. 환리스크가 크면 기업의 투자결정이 어렵다. 통화가 약세이면 해외투자의 비용이 커진다. 중국은 해외투자가 본격화된 2005년부터 경제위기 직전까지 인민폐 환율을 20% 이상 절상하였다. 경제위기 기간 중에 주요 경쟁국들이 환율 인상을 용인하는 속에서도 달러에 대한 인민폐 환율을 고정시켰다. 수출뿐 아니라 투자도 고려한 정책적 선택이다.

그런데 한동안 활발했던 한국의 해외투자가 불안하다. 특히 제조업의 투자 부진이 두드러진다. 2007년 81억달러에 달했던 한국의 제조업 해외투자는 2009년 44억8000만달러로 줄었다. 전 세계가 경제위기 이후 가장 큰 기회의 땅이라고 주목하는 중국에 대한 투자는 더 심각하다. 대중 투자는 2007년 52억5000만달러로 정점에 달한 이후 2008년 37억5000만달러, 2009년 20억8000만달러로 급감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06년과 2007년 일본과 번갈아 1, 2위를 기록했던 한국의 대중 투자는 2009년 5위로 처졌다. 최근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사활을 걸고 있는 대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문제는 투자의 감소가 장기적으로 수출 기반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대중 수출의 절반 정도가 중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의 설비, 부품, 원자재 수입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된다(KIEP, 2007). 결국 오늘의 투자 감소가 내일의 수출 둔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위축되고 있는 제조업 해외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해외투자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 인식을 극복해야 한다. 국내의 투자와 일자리가 해외로 유출된다는 산업공동화 우려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한ㆍ중 수교 이후 2005년까지 대중 투자로 인해 국내에서 13만4000개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2009년까지 중국에 투자한 3만9059개 한국 기업에서 약 20만명(19만4900명)의 한국인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추정도 있다. 저임금 생산직 일자리가 줄어든 대신 해외에서 고임금의 관리직 일자리가 창출된 것이다.

마침 환율도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그동안 고환율 덕분에 수출 대기업들은 많은 돈을 벌었다. 사상 최대 이윤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제 그 돈으로 다시 투자에 나설 때다. 국내도 좋고 해외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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