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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시론] APEC정상회의에 거는 기대

  • 언론사
  • 저자김상겸 선임연구위원
  • 게시일2009/11/11 00:00
  • 조회수3,820
아시아·태평양 지역 21개국 정상들이 경제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매년 회동하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오는 11월 14∼15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지속 성장과 지역연계’라는 주제 아래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의 세계경제 재편’과 ‘자유무역과 열린 시장 촉진 방안’이라는 2대 의제를 중심으로 경제 위기 극복과 경제 위기 이후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충격 속에서 위기 극복에 대한 정상들의 결연한 의지를 보면 세계경제가 출구를 향해 가고 있다는 자신감이 보인다.

세계경제 위기 상황에서 시장의 안정 유지와 제도 개선을 위한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역할이 실효적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의제인 ‘세계경제 위기 이후의 경제 재편’ 논의는 결국 실현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년간 경제협력 기반을 다져오고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4%, 약 29조달러를 차지하는 APEC이 세계경제 질서 재편의 협력 모델을 제시해 위상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각국이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취해 위기를 벗어나고 있지만 내수 침체와 무역 감소,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조짐은 경제 회복에 큰 짐이 되고 있다. 따라서 APEC 정상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신성장동력인 녹색성장, 기후 변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어젠다 발굴에 앞장서야 한다.

한편, 정상들은 두 번째 의제인 ‘자유무역과 열린시장 촉진 방안’ 논의를 통해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타결 촉구, 아·태 자유무역지대(FTAAP) 추진성과 점검 등 아태경제공동체 창설이라는 APEC 비전의 새로운 밑그림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정상들이 21개 회원국을 하나의 거대한 시장으로 묶는 아·태자유무역지대 창설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를 위해서는 역내 개도국에 대한 경제기술협력을 실시하기 위한 자금 마련과 이견 조율을 위한 강한 리더십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의 한국에 대한 기대는 크다. 한·미, 한·유럽연합(EU) 등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 추진과 내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만 APEC 역시 우리나라에 매우 중요하다. APEC에서 모든 활동이 국제 통상·외교 현안과 맞물려 국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APEC 창설 초기부터 APEC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들과 정치·경제적 유대 강화를 위한 장으로 활용했을 뿐 아니라 2005년도 APEC 의장국으로서 ‘부산 로드맵’이라는 새로운 APEC 경제협력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선진 통상국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역협력기구인 APEC은 글로벌 지배구조인 G20 및 양자간 FTA와 상생·조화돼야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내년도 G20 주최국인 한국은 APEC 내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은 APEC과 G20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출범 20주년을 맞는 APEC을 계기로 아·태 지역 경제통합의 비전을 제시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분석에 따르면 APEC 21개 회원국 간에 관세철폐·서비스 자유화·무역 원활화를 포함하는 FTA를 체결할 경우 한국은 최대 GDP 3% 증가, 후생 3.8% 증가, 수출 10.7% 증가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APEC 회의를 기회로 삼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쳐 한국 경제의 체질을 변화시켜야 한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이 국내 피해를 줄이고자 소극적으로 수출 극대화와 수입 최소화 및 개도국 지위 편승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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