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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기고] 중남미 석유개발시장 주목하자

  • 언론사
  • 저자권기수 부연구위원
  • 게시일2009/11/10 00:00
  • 조회수3,911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에게는 해외 석유자원개발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경고 신호다. 현재 국내에서는 러시아ㆍ중앙아시아ㆍ아프리카 등이 유망 석유개발시장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에 반해 중남미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아마도 베네수엘라를 필두로 일부 중남미 국가에서의 자원국유화 열풍, 상대적으로 작은 석유 부존량, 지리적ㆍ언어적ㆍ문화적 거리감 등이 우리의 눈을 흐리게 한 듯하다. 그러나 중남미 석유개발시장은 우리가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중요한 시장이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중남미 석유개발시장의 매력은 무엇일까.

관련 법규 정비로 리스크 낮아

먼저 다른 신흥 석유개발시장에 비해 자원개발의 역사가 길고 관련제도가 잘 정비돼 있다는 점이다. 법제도의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가 그만큼 작다는 이야기다. 국가 간 법제도도 유사해 어느 한 국가에서의 성공적 경험을 다른 인근 국가에 접목시키기에 유리하다는 점도 매력이다. 그에 반해 최근 유망 석유개발시장으로 주목 받고 있는 중앙아시아나 아프리카의 경우 아직까지 석유개발 관련 법제도가 정비돼 있지 않아 진출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우리 업계의 지적이다.

둘째, 일부 우리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진출해 그 경험을 축적해오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매력이다. 대표적으로 SK에너지의 경우 페루 에너지 상하류 부문 모두에 성공적으로 진출, 그 경험을 토대로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 인근 국가로 진출 범위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국내 중소 자원개발업체로는 유일하게 골든오일이 아르헨티나ㆍ콜롬비아ㆍ페루 등에서 성공적으로 광구를 운영하고 있다.

올 2월에는 한국석유공사가 사상 최초로 콜롬비아석유공사와 손잡고 페루의 민간석유회사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사상 최대의 외국회사 인수합병(M&A) 성공사례이기도 하다. 이 같은 우리 기업들의 다양한 성공 경험은 후발기업들이 중남미 자원개발시장에 진출하는 데 중요한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셋째, 중남미 석유개발시장은 아직까지 무주공산이라는 점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이 심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주요 경쟁국의 중남미에 대한 원유 수입의존도가 간접적으로 이를 입증한다. 미국을 제외하고 유럽ㆍ중국ㆍ일본의 중남미에 대한 원유 수입의존도는 아직까지 미미하다. 미국의 수입의존도(지난 2007년 기준)는 31%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남미국가에서 반미 기치를 내걸고 등장한 자원민족주의로 중남미 석유개발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베네수엘라ㆍ볼리비아ㆍ에콰도르 등에서의 자원 국유화 조치는 미국계 석유메이저가 주요 표적이었다. 최근 가장 공격적인 진출을 꾀하고 있는 중국도 원유확보를 위한 전략적 진출기지로서보다는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를 위한 중장기적 공급기지로서 중남미에 가치를 두고 있다. 따라서 석유자원개발 분야에서 후발주자이며 자금 면에서 열세인 우리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도전해볼 여지가 충분히 있는 시장이다.

메가톤급 잠재 개발국도 많아

마지막으로 중남미 석유개발시장의 매력은 개발 잠재력이 높다는 것이다. 중남미에는 향후 개발 여지에 따라 전세계 석유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메가톤급 잠재력을 가진 국가가 많다. 멕시코(상류 부문 개방), 베네수엘라(오리노코 유전개발), 브라질(암염하층 유전개발)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경제제재조치, 게릴라와의 전쟁 등으로 그간 개발이 부재했던 쿠바와 콜롬비아도 중남미 석유개발시장의 블루칩으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10~11일 서울 삼성동 COEX에서 중남미 지역 12개국, 15명의 장관급 인사가 대거 참석하는 2009 한ㆍ중남미 고위급 포럼이 열린다고 한다. 이 자리를 통해 중남미에 대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시야와 이해의 폭이 한층 넓어지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땅을 제대로 보지 않는 자에게 땅은 그저 땅일 뿐이다"는 아르헨티나 속담이 있다. 중남미 석유개발시장의 매력을 제대로 볼 때만 중남미는 우리에게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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