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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경제기사야 놀~자] '자원의 보고' 아프리카, 기회의 땅으로 변할까?

  • 언론사
  • 저자박영호 아프리카 중동팀장
  • 게시일2009/10/09 00:00
  • 조회수4,287
요즘 아프리카 관련 뉴스가 부쩍 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아프리카 소식은 대부분 기아(飢餓)나 내전(內戰), AIDS(후천성면역결핍증) 등과 같은 부정적인 기사였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자원개발이나 대규모 플랜트 건설과 같은 경제뉴스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 대한 오해

여러분은 아프리카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대부분의 사람은 굶주림·내전·에이즈·정글 등이 머릿속에 떠오른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아프리카를 탐험가나 선교사 정도가 찾는 지구의 오지쯤으로 여기는 사람이 아직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무능하고 게으르기 때문에 아프리카가 가난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빈곤의 결과이지 원인은 아닙니다. 심지어는 아프리카에도 경제가 있느냐는 식의 비아냥대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아프리카는 암흑의 긴 터널 속에 갇힌 채 위기의 대륙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아프리카가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자원의 보고이자 신흥시장으로 인식되고 있지요.

아프리카 경제의 성장

아프리카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비관론과 낙관론으로 뚜렷하게 갈립니다. 비관론자들은 아프리카에는 너무나도 뿌리 깊은 고질적인 문제가 많아 지금의 능력으로는 이를 해결할 수 없다고 봅니다. 부정부패가 너무 심하고 민주적 통치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에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어도 이를 산업발전으로 연결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단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자원을 개발해 보아야 그 혜택이 사회로 환원되지 않고 부패한 정권의 수중으로 흘러가고, 그만큼 국민의 삶은 더욱 고단해진다는 것이지요.

이에 반해 낙관론자들은 아프리카의 새로운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의 정치가 조금씩 안정되어 가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요. 실제 최근 들어 아프리카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고질적인 분쟁과 내전이 크게 줄어들면서 대륙 전체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와는 사뭇 다른 변화의 시작으로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양쪽 주장은 모두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최근 아프리카가 보여주고 있는 경제 성적표를 보면 비관론보다는 낙관론에 더욱 힘이 실립니다. 오랜 세월 동안 극심한 침체상태에 빠져 있던 아프리카 경제가 2002년부터 연평균 5~6%대의 높은 성장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는 2009년 주목해야 할 10대 경영기술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로 아프리카 투자진출을 꼽았습니다. 아프리카의 본격적인 경제성장이 예상되고 있으니 투자진출을 서두르라는 것이지요.

물론 이 정도의 경제성적으로는 낙후된 경제구조를 극복하고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궤도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3%에 이르는 높은 인구증가율 등을 감안해 보면 아프리카가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재보다 더 높은 경제성장을 오랫동안 지속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프리카 53개국 가운데 일부 국가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이 오랜 침체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아프리카 경제는 분명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영향 특히, 국제직접투자(FDI)와 개발원조(ODA)의 감소로 어느 정도의 경제성장 둔화는 불가피하겠지만, 2011년부터는 다시 5%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IMF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21세기 자원의 보고

석유하면 먼저 중동을 떠올리지만 사실 아프리카 곳곳에는 아직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막대한 양의 석유자원이 숨겨져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석유 매장량에서 아프리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을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아프리카는 미개발 지역이 많기 때문에 탐사와 개발활동에 따라 석유 매장량과 생산량은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지요. 많은 에너지 전문기관들은 세계에서 가장 석유개발 잠재력이 높은 지역으로 아프리카를 꼽고 있습니다. 미국의 에너지부(部)도 오는 2020년 이전에 세계 원유생산에서 차지하는 아프리카의 비중이 무려 25%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는 석유자원 말고도 산업발전에 필요한 각종 광물자원이 엄청나게 매장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백금, 망간, 다이아몬드는 전 세계 매장량의 각각 90%, 80%, 60%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요. 세계 주요국들이 아프리카 자원을 둘러싸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중국은 대규모의 개발원조와 정상방문 등을 앞세워 아프리카 자원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중국이 아프리카를 새로운 식민지로 만들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지요. 미국 역시 중동의 정세변화에 따른 석유 수급의 불안정을 상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아프리카를 주목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미 지난 2005년부터 중동에서 보다 아프리카에서 더 많은 원유를 도입하고 있답니다. 현재 미국의 아프리카 원유 수입의존도는 약 19%이며 오는 2015년에는 그 비중이 2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답니다.

이런 가운데 인도를 비롯한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도 이에 적극 가세하고 있어 아프리카 석유확보를 둘러싼 국제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아프리카 자원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여러 가지의 정책 발굴과 함께 외교적 노력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동반진출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과 관련하여 자주 등장하는 용어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한국형 자원개발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동반진출입니다.

동반진출이란 한마디로 상대국이 필요로 하는 도로, 항만, 철도 등과 같이 산업 생산 활동을 위해 꼭 필요한 기반시설 건설을 도와주고 그 대가로 자원개발권을 확보하는 것을 말합니다. 아프리카 산유국들은 극히 낙후되어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을 자원개발과 연계하여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니 서로 보완적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아프리카 각국 정부가 동반진출을 활용하는 이유는 물론 돈 때문입니다. 오일머니로 국가재정에 여유가 있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정부재정에서 SOC 건설대금을 지급할 수 있는 국가가 아프리카엔 많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콩고민주공화국은 세계적인 자원부국이지만 2008년 기준 국가재정 규모가 고작 36억달러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의 1.5% 정도지요. 따라서 국고에서 SOC 건설대금을 지급할 형편이 못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원개발과 SOC건설이 서로 연계되는 동반진출이 효과를 발휘하게 되지요. 우리나라는 나이지리아, 마다가스카르 등에서 동반진출을 통해 자원개발권 확보와 SOC진출에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답니다.

이전에는 동반진출 대신 패키지 딜(package deal)이라는 용어가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상대국에서 느낄 수 있는 거부감 때문에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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