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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G20 코리아 릴레이 진단] 한국의 리더십을 보여주자

  • 언론사
  • 저자채욱 원장
  • 게시일2009/09/28 00:00
  • 조회수4,316

한국 외교사에 커다란 획을 그을 역사적 사건이 미국 피츠버그에서 일어났다.

세계 경제 질서를 논의하고 관리하는 G20 회의를 내년 11월에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뿐만 아니다. 세계 경제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출범했던 G20 정상회의가 한국 개최를 계기로 정례화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 질서를 주도하는 중심축이 선진국 위주인 G8에서 G20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제 글로벌 경제이슈에 대한 실질적 논의는 한국 등 주요 신흥 경제국까지 포괄하는 G20가 주도해서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21개국 정상이 참여한 APEC(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뿐만 아니라 25개국 정상이 참여한 ASEM(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도 개최한 경험이 있는데, 20개국이 참여하는 G20 정상회의가 뭐 그리 대단하냐는 반문이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성격과 의미는 확연히 다르다. APEC와 ASEM이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둔 지역경제협력체인 데 비해 G20는 전 세계 GDP에서 85%를 차지하는 각 지역 대표 국가들이 모두 참여해 글로벌 이슈를 다루는 범세계적 경제협의체기 때문이다. 불과 40여 년 전만 해도 세계 최빈국 대열에 있던 한국이 이제 당당히 세계 경제 질서 형성을 주도하는 주류에 합류하고 정례화한 회의를 첫 번째로 주최하는 나라가 된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세계는 왜 한국이라는 국가에 주목하고 그 중차대한 임무를 맡겼을까? 이는 분명 글로벌 경제위기 과정에서 한국이 보여준 지적 리더십을 인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11월 세계 경제가 중심을 잃고 휘청거릴 때 한국은 뉴욕에서 열린 첫 번째 G20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조치에 대한 폐해를 지적하고 동결(stand-still)을 강력히 주창했다. 세계적 보호주의 움직임에 결정적 쐐기를 박은 것이다. 또한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기 부양을 위한 글로벌 공조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솔선수범했다.

그 결과 한국 경제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가 한국의 모범적인 리더십을 확인한 셈이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으니 이제는 그 기회를 살려야 한다. 한국이 진정 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내년 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와 정례화가 한국 경제에 부여하는 의미는 대단하다. 한국은 이제 단순히 세계 경제의 규칙을 받아들이는 위치가 아니라 규칙 제정자로서 주도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다.

국제사회 동향을 보다 신속하게 파악하고 한국 이해관계를 국제 기준에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영향력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정치적 지지나 지원을 필요로 하는 국가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G20가 다루어야 할 글로벌 이슈를 살펴보면 그 기회를 살리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다. 세계 경제 회복과 금융질서 개편, 기후변화 대응, 세계 경제 불균형 해소 그리고 식량ㆍ에너지ㆍ안보 등 이슈는 한국 경제구조나 역학적 측면에서 추진상 넘기 어려운 한계를 갖고도 있다.

국가 간 이해 대립을 조정하는 것도 힘겨운 과제다. 내년에 G20 정상회의를 관리하고 주도해야 할 개최국으로서 이 모든 것들을 순조롭게 이끌지 못하면 어렵게 얻은 소중한 기회는 영영 사라질 수도 있다.

글로벌 위기는 한국에 기회를 제공했고 한국은 그 시험대에 올랐다.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강대국에 들지 못하는 한국으로서는 남들보다 먼저 생각하고 더 많이 노력해 지적 리더십 역량을 키우지 않으면 안된다.

전 세계인에게 한국 리더십이 다시 한 번 각인되도록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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