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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경제기사야 놀~자] 韓·中·日 동북아 3국의 경제통합은 가능할까요?

  • 언론사
  • 저자정형곤 연구위원
  • 게시일2009/09/04 00:00
  • 조회수4,964

우리나라와 중국 및 일본 세 나라 사이에 해저터널이 뚫리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 볼까요. 일단 우리나라의 KTX와 일본의 신칸센, 중국의 허시에하오(和諧號)가 하나로 연결될 겁니다. 많은 사람들과 물자가 보다 쉽게 한·중·일 3국을 오갈 수 있게 되겠지요.

한·중과 한·일 간 해저터널을 건설하는 것은 수십조 원의 돈과 수십 년의 공사기간이 필요한 대역사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것은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가까운 이웃인 세 나라 간 경제통합은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지요.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영불터널이 유럽을 하나의 연합체로 만든 토대가 된 것처럼, 한·중 한·일 해저터널도 세 나라의 경제적 통합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일본의 식민지였던 과거사 때문에 한·중·일 3국 간 경제통합이 쉽게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과연 한·중·일 3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지역에서의 경제통합은 가능할까요?

경제통합의 의미

동아시아 경제통합을 알아보기 전에 우선 경제통합의 의미를 생각해 보기로 하지요. 경제통합(economic integration)이란, 지역 내 여러 나라들이 상호 간에 시장의 이익을 함께 나누기 위해 무역장벽을 줄이고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경제통합은 통합의 강도에 따라 특혜무역협정, 자유무역협정, 관세동맹, 공동시장, 경제동맹 등 5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특혜무역협정은 특정 국가로부터의 특정 상품에 대해 우선적으로 관세를 낮추어 주는 겁니다. 관세를 완전히 철폐하지는 않기 때문에 경제통합의 가장 낮은 단계로 여겨집니다. 자유무역협정은 둘 이상의 나라들이 상호 간에 관세 등 무역장벽을 철폐하는 것으로 보통 지역무역협정이라고도 합니다. 관세동맹은 대외적으로 공통의 관세를 설정하는 자유무역지대의 하나로 과거 유럽공동체(EC)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다음에 공동시장이 있고, 마지막으로 완전 경제통합이라고 하는 경제동맹이 있습니다. 경제동맹이 이루어지면 가맹국 간 금융정책이나 재정정책 등 공동의 경제정책을 추구합니다. 1993년에 마스트리히트 조약 발효 이후 형성된 유럽연합(EU)이 경제동맹의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세계적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경제통합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1994년에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있고, 1995년에 결성된 남미공동시장(MERCOSUR)이 있습니다. 이렇듯 세계는 경제협력의 단계를 넘어 통합의 시대를 지향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동북아의 경제통합 가능성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도 경제통합이 이루어질까요? 동북아지역에서도 늦은 감이 있지만 제도적 통합을 이루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한·중·일 FTA와 동아시아 FTA(EAFTA)에 대한 논의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논의에 참여하는 국가들이 서로가 생각이 달라 아직까지는 통합논의가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도적 논의와 달리 경제적 관점에서 동북아지역에서의 통합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역내 교역비중의 증가나 기업들의 역내 생산네트워크의 형성 등을 보면 이와 같은 추세를 쉽게 알 수 있지요. 먼저 교역 비중을 보면 한·중·일 3국의 역내 교역비중이 1995년 18.7%에서 2008년에는 약 22%로 증가하였습니다. 한·중·일 3국 간 교역에서 상대국의 비중과 중요성도 더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제1위 교역상대국은 중국이며, 그다음이 미국과 일본 순입니다. 일본도 제1의 교역상대국이 중국이며, 그다음은 미국, 한국 순이지요. 중국에는 미국이 제1의 교역상대국이며, 그다음은 일본, 한국 순입니다. 이 지역에서 경제가 실질적으로 통합되고 있다는 중요한 증거이지요. 또한 한·중·일 3국 간 교역에서 부품과 반제품을 포함하는 중간재 비율은 지난 10여년 동안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는 동북아 3국이 교역을 통해서 매우 밀접한 분업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기업차원에서도 동북아시아의 통합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2004년 이후 중국에 대한 해외투자 순위에 있어서 1, 2위를 번갈아 가며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제조업의 중심이 되었고,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앞으로도 이 지역에서 한·중·일 간 산업내무역과 기업내무역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실제 글로벌인사이트 같은 세계 유명 경제예측기관도 향후 동북아시아에서 한·중·일 3국의 경제규모는 2007년 8.6조달러에서 2030년에는 58.8조로 6.8배 증가할 것이며, 이들 3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6%에서 28%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경제통합은 위기이자 기회

동북아 지역의 경제성장과 경제통합의 진전은 우리에게는 위협이자 동시에 기회 요인입니다. 향후 동북아지역에서의 역내 인적 교류와 물적 교류의 증가는 그만큼 이 지역에서 비즈니스 수요가 안정적으로 증가함을 뜻하며, 이는 우리 경제성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반면 역내 분업의 확대는 산업 및 경제기능의 자연스러운 집중을 초래할 겁니다. 집중으로 소수의 역내 거점지역도 생겨날 것입니다. 이러한 거점지역이 자리 잡기 전까지는 서로가 그 집중의 중심이 되기 위해 치열한 거점경쟁을 하겠지요. 따라서 우리 역시 이러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경쟁력 강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 쉽게 배우는 경제 tip

산업내무역이란?

전통적으로 무역은 비교우위의 원리에 의하여 서로 다른 산업 간에 이루어진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농업에 상대적인 경쟁력이 있는 A라는 국가와 제조업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B라는 국가가 무역을 하면 A국은 농업에 특화하고, B국은 제조업에 특화해 A국은 B국에 농산물을 수출하고, B국은 A국에 공산품을 수출하여 전체 후생을 높인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최근 들어 세계 무역의 흐름을 보면 동일한 산업 내에서 무역이 일어나고 그 비중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위의 예에서 A국이 농산물은 물론 공산품도 B국에 수출하고, B국 역시 공산품은 물론 농산물도 수출한다는 것이지요. 이와 같이 동일한 산업에 속하는 상품의 수출입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산업내무역(intra-industry trade)이라고 합니다.

산업내무역은 왜 발생할까요. 모든 제품을 큰 규모의 공장에서만 생산하면 규모의 비효율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또 소비자가 소비의 다양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세계 각국이 다양한 유형의 상품에 특화해 동종 산업 내에서도 무역이 일어나는 겁니다.

산업내무역은 다시 수평적인 산업내무역(horizontal intra-industry trade)과 수직적인 산업내무역(vertical intra-industry trade)으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산업 안에서 품질은 비슷하지만 디자인과 기능 등 제품의 속성에서 차이가 나는 상품 간의 무역을 수평적인 산업내무역이라고 하고, 이와 달리 제품의 속성과 품질 모두에서 차이가 나는 상품 간의 무역을 수직적인 산업내무역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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