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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경제기사야 놀~자] 채권의 이자율이 떨어지면, 채권가격은 왜 오를까요?

  • 언론사
  • 저자허 인 부연구위원
  • 게시일2009/08/21 00:00
  • 조회수9,748

여러분은 돈이 필요할 때 어떻게 하시나요? 부모님께 말씀드려 용돈을 얻거나 아르바이트를 해서 버는 방법을 생각해 보겠지요. 그렇다면 기업은 필요한 돈을 어떻게 구할까요?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도 있지만, 금융시장에서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 필요한 돈을 조달하기도 합니다.

기업이 주식을 발행한다는 건 쉽게 말하자면 기업의 소유권을 주식이라는 형태로 쪼개서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쪼개진 기업의 소유권은 주식의 형태로 매일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면서 그 가격이 결정됩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수익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 그 기업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이 늘어나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주식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여 주식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반대로 해당 기업의 예상 수익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되면 해당 주식의 가격도 내려가게 됩니다.

채권은 어떻게 가격이 정해질까요.

채권이란 만기(滿期)를 정해 일정한 금액을 빌리고 대신 이자를 지급하는 증서를 말합니다. 이때 발행한 채권의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 방식은 회사가 빌린 금액에 대해 만기 때까지 일정한 주기(주로 분기)마다 사전에 정해진 이자율을 쳐서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은행에 저금을 하면 일정 주기마다 정해진 이자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두 번째 방법은 만기일에 되돌려 줄 금액을 정해 놓고, 만기 때까지 지급할 이자만큼은 미리 빼서 돈을 빌리고, 만기일에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1년 후에 10만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현재의 시점에서 10%의 이자율을 적용하여 9만909원(=10만원÷1.1)을 빌리는 형태입니다. 이 경우 채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만기 때 회사로부터 10만원을 지급받게 되므로 1년 동안 9091원의 이자를 벌게 되는 셈입니다.

그럼 채권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주식과는 달리 채권가격은 일반적으로 신문에서 찾아볼 수 없지요? 그렇지만 채권의 수익률 즉 이자율을 통해서 채권의 가격을 알 수 있습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것과 같이, 이자율과 채권가격은 서로 반대로 움직이지요. 즉 이자율이 떨어지면 채권가격은 오릅니다. 예를 들어 중간에 이자 지급 없이 1년 후에 10만원을 지급하는 채권을 생각해 봅시다. 이자율이 10%라면, 9만909원이 그 채권의 가격이 되겠지요. 그런데 이자율이 4%로 하락했다면, 그 채권의 가격은 9만6154원 (=10만원÷1.04)이 됩니다. 즉 금리가 낮아져서 이자로 지급되어야 하는 부분이 적어지므로 현재 시점에서 채권의 가격은 상승하는 것입니다.

채권 투자에서 손실이 나는 경우

채권은 영어로 고정된 소득(Fixed Income)이라고도 합니다. 즉 채권에 투자하면 고정된 수입이 보장된다는 뜻이지요. 채권에 투자한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채권의 발행자가 부도를 내지 않는 이상 만기 때까지 채권을 보유하기만 하면 정해진 일정한 소득이 보장되지요. 물론 다른 투자 기회를 감안한 경제적 비용, 즉 기회비용까지 감안한다면 경제적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기까지 보유하는 경우 채권투자의 명목액 손실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채권투자에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위 기사에서도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라고 합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채권이 만기가 될 때까지 가치는 변하지 않지만, 시장에서 채권의 가격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채권도 주식과 마찬가지로 금융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습니다. 만기일 이전이라도 금융시장에서 채권을 사고팔 수 있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볼까요? 1년 전에 만기가 2년 남은 그리고 만기에 10만원을 지급하는 채권을 4% 이자율로 샀다고 가정합시다. 1년 전 채권을 살 당시의 채권 가격은 9만2456원(=10만원÷1.042)이 됩니다. 그런데 1년 동안에 이자율이 상승해 현재 10%라고 한다면, 지금 그 채권의 가격은 9만909원(=10만원÷1.1)이겠지요. 물론 앞으로 1년 후 만기까지 보유하면 10만원을 받게 되겠지만, 현재 시점에서 가지고 있는 채권을 팔아 현금화한다면 현재 받을 수 있는 가격은 9만909원밖에 안 되는 겁니다. 채권을 살 당시의 가격인 9만2456원과 비교하면 1547원의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채권형 펀드의 경우 현재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평가액을 고시하기 때문에 이를 비교할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겁니다.

채권과 주식은 상호보완 역할

채권과 주식은 일반적으로 시세가 반대로 움직여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경기가 하강할 때에는 일반적으로 금리도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채권 가격은 상승하겠죠. 하지만 경기가 하강할 때 기업의 수익은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식 가격은 보통 하락하게 되겠지요. 반대로 경기 상승기에는 주식의 수익률이 좋아지는 반면 채권의 수익률이 나빠지게 됩니다.

2004년 이후 주식형 펀드의 인기가 높을 당시, 세계 경제는 이른바 골디락스 경제(Goldilocks economy)로 물가가 낮게 유지되고 경제성장률이 높았던 기간이었습니다. 반면 채권의 수익률이 높아 채권형 펀드가 주목을 받은 시기는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장기간 이어진 금리 하락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세계의 경제가 불황에 빠진 2008년 말 이후 금리 하락기를 들 수 있겠습니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경기 회복의 신호들이 나오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앞으로 채권가격은 어떨까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지요.

◆ 쉽게 배우는 경제 tip

골디락스 경제란?

골디락스 경제(Goldilocks economy)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호황을 의미하는 경제용어입니다. 영국의 전래 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 나오는 주인공인 여자아이의 이름에서 유래하였습니다. 동화에서 소녀는 곰이 끓인 뜨거운 수프와 차가운 수프 그리고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수프 중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수프를 골라 먹고 기뻐했다고 합니다.

골디락스란 용어가 경제분야에서 자주 사용된 것은 1990년대 후반입니다. 당시 미국 경제는 수년간 4% 이상의 고성장을 달성하면서도 낮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상태를 유지하는 이례적인 호경기를 누렸지요. 많은 전문가가 1990년대 후반 미국 경제상황을 가리켜 골디락스 경제라고 표현했답니다. 당시 미국경제는 정보기술(IT) 등으로 대변되는 신기술의 발달로 생산성이 향상되어 물가상승을 동반하지 않고도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골디락스라는 용어는 판매전략에도 사용되고 있는데요. 즉 가격이 아주 비싼 상품과 싼 상품, 중간가격의 상품을 함께 진열하여 소비자가 중간가격 상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골디락스 가격이라고 부르지요. 극단적인 선택보다는 평균값에 가까운 것을 선택하는 경향을 이용한 판매기법인데요. 예를 들어 레스토랑에서의 주력 판매 와인은 병당 3만원 내외 와인이지만 1만원 이하 저가와인과 10만원 이상의 고가와인을 같이 판매하는데, 이는 고가와인을 판매할 의도보다는 중간가격 와인을 많이 팔리게 하려는 전략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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