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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경제기사야 놀~자] 선물환 만기 연장에 환율은 왜 출렁거릴까?

  • 언론사
  • 저자허인 부연구위원
  • 게시일2009/06/05 00:00
  • 조회수6,250

청소년기를 보통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청소년기에 겪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크다는 뜻이겠죠. 청소년기뿐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은 죽는 순간까지 계속됩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 대표적으로 거래되는 금융상품이 보험이지요. 보험은 혹시 찾아올지 모르는 사고, 상해, 질병, 사망에 대해서 미리 대비하는 상품입니다. 보험뿐 아니라 저축도 따지고 보면 미래를 대비하는 겁니다. 소득이 감소하거나 결혼을 하거나 학업을 계속해야 할 경우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지요.

선물환은 환율에 대한 선물(先物)

금융시장에서 보험과 저축만 미래를 대비하는 상품은 아닙니다. 미래의 불확실한 가격을 명시적으로 거래하는 상품들도 있지요. 그중 하나가 선물(先物·future)인데요. 선물은 채권과 비슷하게 만기일이 결정되어 있고, 정해진 만기일에 그 대상을 거래하는 가격을 현재 시점에서 결정하는 계약을 말합니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미래의 가격을 현재에 묶어 버리는 것이죠.

그럼 기사에 나온 선물환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선물환은 선물 중 외환을 거래하는 것을 말합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우리 원화와 미국 달러화의 환율을 대상으로 하는 선물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A기업이 수출해서 벌어들인 100달러를 은행을 통해서 3개월 만기 선물환으로 판다고 가정합시다. A기업은 3개월 후에 약속한 100달러를 주기로 하고 대신, 현 시점에서 은행으로부터 이에 상응하는 원화를 받게 됩니다. A기업이 3개월 뒤에 약속한 100달러를 은행에 주면 모든 계약이 이행되어 소멸되게 되지요. A기업으로서는 환율 변동에 관계없이 일정한 원화를 확보할 수 있어서 환율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지요.

선물환의 가격 결정 방식

선물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이자율이 선물환의 가격 결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격 결정 방식이 약간 복잡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현재 환율이 1000원/1달러이고, 원화에 대한 이자율은 3%, 달러에 대한 이자율은 2%라고 가정해 봅시다.

현 시점에서 1000원은 1달러와 즉시 교환 가능하기 때문에 같은 가치를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금을 해서 1년 후가 되면 어떻게 될까요? 1000원을 그대로 원화로 저금할 경우 연 이자율이 3%이므로 1년 후에 받을 수 있는 원금과 이자의 합계는 1030원(원금 1000원+이자 30원)이 됩니다. 그런데 1,000원을 1달러로 바꾸어 달러화로 저금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원금과 이자의 합계는 달러화의 연 이자율이 2%이기 때문에 1.02달러(원금 1달러+이자 2센트)가 됩니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1년 만기 선물환의 적정가격은 약 1010원/달러가 되지요(1030원÷1.02$). 바로 이 가격이 현재의 환율과 이자율을 감안한 선물환의 균형가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선물환 가격이 현재 1010원/달러라면 다른 조건이 변하지 않는 이상 현 시점에서 달러를 보유하든 원화를 보유하든 1년 후에 가치가 동일해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선물환 가격이 항상 균형가격과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일 선물환가격이 균형가격보다 높다면, 사람들은 현 시점에서 원화와 달러 간 어느 화폐를 더 선호할까요? 답은 현 시점에서 원화보다 달러를 더 선호한다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환율이 1000원/달러이고, 선물환의 균형가격이 1010원/달러인데, 선물환가격은 이보다 높은 1030원/달러라고 가정해 봅시다. 선물환의 균형가격이 1010원/달러라는 말은 현 시점에서 1달러를 가지고 1년간 보유할 때의 1달러 가치가 1010원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선물환가격이 현재 1030원/달러이면, 1년 후에 1달러를 주기로 약속하고 대신 현 시점에서 1030원을 원화로 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1년 후에 1달러가 실제 원화로 얼마가 될지는 불확실합니다. 환율이 변동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예상할 수 있는 것은 1년 후에 1달러가 1010원이라는 것이 전부입니다. 결국 사람들은 현 시점에서 외환시장에서 1000원을 주고 1달러를 미리 사 놓고 1년 후에 1달러를 주겠다고 약속하는 대신, 현 시점에서 다시 원화로 1030원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선물환을 매도한다고 하지요. 따라서 선물환가격이 균형가격보다 높으면 현 시점에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은 올라가겠죠.

환율 시장에 영향 주는 선물환

위의 기사에서 언급된 GM대우가 선물환 만기를 연장한 것이 왜 환율을 하락시켰을까요? 최근 경제위기로 인해 수출이 예상 밖으로 급감했습니다. 특히 자동차와 같은 내구재의 소비는 전세계적으로 위축됐고, GM대우의 자동차 수출도 큰 타격을 입었죠.

이 경우 자동차 수출물량에 맞춰서 미리 팔아 놓았던 선물환의 결제에 문제가 생깁니다. 왜냐하면 수출이 예상한 만큼 이뤄지지 않으므로 그만큼 달러가 부족합니다. 반면 은행에 약속한 선물환 매도 계약은 만기가 되면 이행해야 합니다. 그래서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서 은행에 줘야 하는 일이 발생하지요.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증가해 환율이 올라가게 됩니다.

기사에서처럼 선물환 계약의 만기를 연장해 주면 GM대우가 급하게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살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만큼 달러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환율은 하락하게 되지요.

쉽게 배우는 경제 tip

제로섬 게임이란?

주식선물(先物)이나 채권선물은 선물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과 팔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가격을 결정하지요. 따라서 선물의 가격 결정과정은 일반 상품의 가격결정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들 선물은 결제일이 되면 반드시 매수자 혹은 매도자 어느 한 쪽이 이익을 보게 되는 구조로서 제로섬(zero-sum) 게임에 가깝습니다.

제로섬게임(zero-sum game)이란 게임 참가자들의 이익과 손실의 총합이 제로(0)가 되는 게임을 말합니다. 이익 보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그만큼 손해보는 사람이 있다는 뜻입니다. 선물시장에서 만기일에 가격이 결정되면 거래된 선물가격보다 높을 경우 선물을 매도한 사람은 그 가격 차이만큼 손해를 보게 되고, 선물을 매입한 사람은 그 가격 차이만큼 이익을 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현재 주당 5만원인 A회사의 주식을 3개월 후에 주당 5만5000원 주고 사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3개월 만기의 A회사 주식선물을 현재 5만5000원에 사는 것입니다. 3개월 후에 A회사의 주식이 실제 6만원이 되었다고 가정합시다. 3개월 만기 주식선물을 산 사람은 5만5000원에 A주식을 인수할 수 있으니 주당 5000원씩 이익을 보게 됩니다. 반면 주식선물을 판 사람은 6만원짜리 주식을 5만5000원에 팔아야 하니 주당 5000원의 손해를 보게 되지요.

이 경우 거래된 물량만큼 산 사람과 판 사람이 존재하므로 그 손해와 이익의 합이 정확히 0이 되겠지요. 그러므로 일반적인 선물시장을 제로섬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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