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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경제기사야 놀~자] 외평채(外平債) 발행 성공은 외환시장에 청신호인가요?

  • 언론사
  • 저자허인 부연구위원
  • 게시일2009/04/24 00:00
  • 조회수4,250
미국의 정치인 벤저민 프랭클린(Franklin)은 "Nothing is certain but death and taxes"란 말을 남겼습니다. 죽음과 세금(稅金)을 제외하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지요. 세계의 모든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거둬서 운영됩니다. 먼저 모든 소득에 소득세가 붙지요. 또 우리가 소비할 때는 소비세가 부과되고, 기업들이 버는 돈에는 법인세가 붙습니다.

근로자와 소비자, 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해서 세금의 기준이 되는 임금이나 소비, 기업이익의 규모가 커지게 되면 정부 수입도 늘어나게 됩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에는 세금이 줄어 정부 수입도 감소합니다. 대체로 경제가 호황일 때는 정부 수입이 증가하고 반대로 불황일 때는 정부 수입이 감소하지요.

세금은 줄고 씀씀이는 커진다면 국채 발행

최근엔 어떨까요. 경기가 불황이니 소비도 기업이익도 줄어들겠죠. 세금도 줄어들 겁니다. 그런데도 정부의 지출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지요. 우리나라만 해도 경인운하 건설이니, 4대강 유역개발이니,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과 같은 대규모 정부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일본도 고속도로와 고속철도의 건설에 국내총생산(GDP)의 약 3%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민간 부문이 위축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경기가 나빠 세금이 줄어들게 되면 정부는 어디서 돈이 나와서 씀씀이를 늘리게 될까요?

정부는 이럴 때 채권을 발행합니다. 채권은 돈을 빌린 사람이 언제까지 빌리며, 얼마의 이자를 주겠다고 결정해서 발행하는 증권을 말합니다.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을 국채(國債)라고 부르지요. 국채를 발행하는 목적 중의 하나는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세금으로 정부 지출을 충당할 수 없을 때 부족한 부분을 조달하기 위해서입니다.

채권은 마치 개인 간 돈을 빌릴 때의 차용증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까 차용증을 발행한 주체가 정부가 되는 경우 그 채권을 국채라고 하는 것이죠. 국채가 개인의 차용증과 다른 점은 화폐처럼 시장에서 거래되고 통용된다는 점입니다. 정부의 신용도가 개인신용보다는 훨씬 높기 때문이죠.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는 건 개인으로 따지면 빚을 지는 겁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적자를 재정적자(財政赤字)라고 하지요. 이렇게 정부가 지출을 늘리거나 줄이는 행위를 재정정책이라고 부릅니다. 현재 경기침체 속에서 재정지출을 늘리기 위해 각국은 엄청난 금액의 국채발행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외환시장 안정 위해선 외평채 발행

그럼 위 기사에 나온 외평채(外平債)는 또 무엇인가요? 외평채라는 것은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줄임말입니다. 말 그대로 풀이하면 우리나라의 원화 가치와 외국돈의 가치를 조절하는 데 사용되는 외국환평형기금의 재원을 조성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크게 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손실을 본 금융기관과 기업체들이 많지요. 금융기관과 기업체 이외에도 외국에 유학자금을 송금하는 개인이나 외국여행을 준비한 사람들도 모두 큰 영향을 받았지요. 이로 인해 심지어는 유학생들이 학업을 마치지 못하고 돌아오기도 하고, 여행을 포기하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정부는 이렇게 원화의 가치가 출렁거릴 때 외평기금을 동원해 외환시장에 개입, 환율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도록 합니다. 외평기금을 조성할 때 필요한 자금은 원화 표시나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해 조달하는데, 이 채권을 외평채라고 부르는 것이죠.

달러표시 외평채의 경우 외화를 조달해야 할 필요가 있는 금융기관에 금리의 기준을 제공하는 역할도 합니다. 여러분이 알다시피 원화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축 통화가 아닙니다. 그런데 국내금융기관들은 국내 수출업체 혹은 수입업체에 무역금융을 제공하기 위해서 달러를 필요로 하지요. 즉, 국내 금융기관들은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달러를 빌리기도 하고, 또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해서 달러를 조달하기도 합니다. 외환유동성이 풍부하다 혹은 부족하다는 말을 할 때는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채권을 자유롭게 발행하여 달러를 쉽게 빌릴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국제금융시장에 급격한 변동이 일어나면 해외금융기관이 우리나라의 금융기관에 달러를 빌려줄 때 금리를 얼마나 받아야 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지난 외환위기 때와 작년 9월이 바로 그러한 상황이었지요. 이런 경우 우리나라 금융기관에 달러를 빌려주려고 하는 사람이나 달러를 빌리는 우리 금융기관이 외평채 금리를 기준으로 금리를 결정합니다. 외평채 금리가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와 국제금융기관 사이의 달러거래 기준금리가 되는 것이죠. 이번에 정부가 발행한 외평채도 이러한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할 수 있지요.

통화가치 안정을 위해선 통안채 발행

마지막으로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 즉 통안채가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중앙은행으로서 발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돈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찍어내면 되는 기관입니다. 그런데 왜 돈을 빌릴까요?

적절한 통화정책을 구사하기 위해서입니다. 통화정책은 시중에 돈을 얼마나 풀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이 그 핵심입니다. 한국은행이 통안채를 발행하면 누군가 그것을 매입함에 따라서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돈이 다시 한국은행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통안채 발행량을 조절함으로써 시중의 돈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지요.


쉽게 배우는 경제 tip

무역금융이란?

무역금융이란 쉽게 말해 외국과의 무역에 필요한 돈을 꿔주는 것을 말합니다. 국가 간에 발생한 수출입거래나 기업이 해외 현지에서 물건을 사고팔 때 필요한 자금을 시중은행의 이자보다 낮은 금리로 빌려주는 것이지요.

대개 외국의 무역업자들은 한국의 무역업자들보다 규모가 크고, 필요한 자금을 동원하는 능력이 우리 업체보다 우월합니다.

무엇보다도 잘 발달된 금융시장이 있어서 돈을 꾸기도 쉽지요. 따라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외국의 무역업자들이 한국의 무역업자들에 비해 유리한 입장에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 무역업체들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 무역금융입니다. 낮은 이자의 자금을 지원해 줌으로써 한국의 무역업체들이 외국의 무역업체들과 경쟁하는 것이지요.

무역금융은 크게 수출금융과 수입금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한국 상품을 외국에 수출할 때 수출업자에게 제공되는 원자재 구입대금과 단기운전자금, 플랜트·기자재 수출 지원용 중장기자금 같은 것을 수출금융이라고 합니다. 수출제품의 판매대금을 회수할 때까지 돈을 빌려 주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수입업자가 수입품을 판매해 대금을 회수할 때까지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수입금융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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