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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경제기사야 놀~자] 국가 간 '통화스와프' 외화부족 특효약일까요?

  • 언론사
  • 저자윤덕룡 선임연구위원
  • 게시일2009/03/27 00:00
  • 조회수4,648
통화=돈, 스와프=교환

통화스와프(currency swap)가 뭘까요?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독자가 많지는 않을 겁니다. 어려운 개념이지만 쉽게 접근해 봅시다. 용어부터 뜯어보지요. 통화(通貨)는 돈, 스와프는 교환입니다. 통화스와프는 서로 돈을 교환한다는 뜻이겠죠. 이 정도로 감을 잡고 통화스와프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봅시다.

통화스와프의 정확한 의미는 서로 다른 통화를 필요로 하는 당사자끼리 일정 기간 자신이 보유한 통화와 상대방의 통화를 교환해서 사용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의 통화로 교환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원화를 가진 사람과 미국 달러화를 가진 사람이 서로의 필요에 따라 원화와 달러화를 바꾸어 쓰다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 다시 바꾸는 것이죠.

통화스와프는 개인 간에, 기관 간에 그리고 국가 간에 각각 이뤄질 수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 달러화 부족 상태에 빠진 나라들이 미국 정부와 국가 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사례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도 그 가운데 하나이지요. 그런데 굳이 통화스와프를 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다른 나라 돈이 필요하다면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기 나라 돈을 주고 사오거나, 국제기구에서 빌려 오는 방법도 있는데 말이죠. 문제는 돈을 주고도 못 사는 경우와 빌려오면 안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하나씩 살펴봅시다.

일시적 외화부족 극복 수단

먼저 돈을 주고도 못 사는 경우부터 생각해 봅시다. 요즘처럼 국제금융시장에서 유동성(流動性·자금)이 부족하고 불안감이 증가하는 상황이 터지면 안전자산(安全資産)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집니다. 각국 화폐 중에서는 미국의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달러화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힙니다. 경제위기가 심해질수록 달러화에 대한 수요는 커지게 됩니다. 때문에 신흥국가의 경우에는 경제의 펀더멘털(fundamental·기초체력)이 튼튼한데도 불구하고 일시적으로 달러화를 구하지 못하는 바람에 외환위기와 같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자기 나라 돈을 아무리 많이 가져가도 달러화를 구해오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겁니다.

물론 대부분의 나라들은 이 같은 경우에 대비해 외환보유액을 어느 정도 확보해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의 규모는 한계가 있고, 외환보유액 사용으로 그 액수가 줄어들면 외환시장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위험이 있죠. 이럴 때에 통화스와프가 해결책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단기적으로 외환 유동성 부족에 빠진 나라의 중앙은행이 다른 나라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면 외환보유액에 손을 대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외화를 공급받아 위기를 넘길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빌려오면 안 되는 경우를 봅시다. 외환 유동성 부족으로 위기를 맞을 경우 IMF(국제통화기금)에서 돈을 빌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된다면 IMF로부터 국내 경제정책에 대해 여러 가지 통제와 간섭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제정책 수립과 실행에 어려움이 생기고, 국제사회에서 국가 이미지가 손상되겠죠. 통화스와프를 하게 되면 이런 문제를 피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통화스와프가 갖는 장점이 있습니다. 국가 간의 통화스와프 계약 내용에 따라 국제금융시장보다 낮은 비용으로 외화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통화 수급(需給) 불균형이 초래할 수 있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방지하는 역할도 통화스와프가 해낼 수 있지요.

약속된 환율로 원금 갚고 이자 내야

이번에는 통화스와프의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봅시다. 통화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 자금을 필요로 하는 당사자 간에 일정한 계약 기간에 통화를 교환해서 사용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돌려주는 형태입니다. 교환이라고 해서 이자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 통화를 사용하는 기간에 따라 상대방 통화로 이자를 물어야 합니다. 따라서 통화스와프 계약을 할 때에 계약기간, 적용환율, 상대방 통화로 물어줄 이자율을 미리 정해 둡니다. 만기일이 되면 계약 시점에 미리 약속해 두었던 대로 원금과 이자를 서로 교환하는 것으로 거래를 마치게 됩니다.

국가 간 통화스와프 협정은 두 나라가 자국 통화를 상대국 통화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주로 외환시장에서 위험이 발생한 국가가 상대 국가에 통화스와프 협정을 요청해 승낙을 받으면,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담보로 맡기고 외환을 단기 차입하는 중앙은행 간 신용계약 형태가 됩니다. 계약 만료 시점에는 상대국 통화를 미리 약속한 환율에 맞춰서 돌려줘야 합니다. 이자를 지급하는 시기나 횟수도 계약으로 미리 정해둘 수 있습니다.

국가 간 통화스와프는 체결 당사국 간에 경제에 대한 상호신뢰가 없으면 체결될 수 없습니다.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국가들을 살펴보더라도 ECB(유럽중앙은행), 일본, 영국, 캐나다, 호주 등 대부분 선진국들입니다.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자국 경제가 건실하다는 사실을 상대국으로부터 인정받아야만 합니다. 미국은 확실하게 신뢰하는 나라에 대해서는 통화스와프 액수를 무제한으로 하고 있지요.

통화스와프는 경제뿐만 아니라 국가정책 전반에 있어서 서로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 간에 상호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나라들만 살펴봐도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 10월 30일 국제금융위기의 여파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미국과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또 중국, 일본과도 각각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ASEAN과도 65억달러 상당의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돼 있습니다. 우리가 체결한 국가 간 통화스와프 계약은 우리나라가 외환부족 사태를 맞을 경우 경제 안정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외화비상금이 됩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안전자산이란?

안전자산이란 투자에 따른 위험이 매우 적은 금융자산을 말합니다. 무(無)위험자산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는 여러 위험이 수반됩니다. ①시장가격 변동의 위험 ②인플레이션에 의한 자산의 실질가치 하락의 위험 ③채권의 경우 채무불이행의 위험이 대표적입니다. 안전자산은 주로 채무불이행의 위험이 없는 자산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의 뉴스를 보면 국제금융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미국 달러화와 금(金)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는 기사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 통화 중 미 달러화가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바로 세계경제가 미국 달러화를 기축(基軸)통화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달러화를 발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이에 따라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미국이 망할 위험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당히 낮다고 인식되기 때문이지요. 실물자산 중에는 금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입니다. 금은 보통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귀금속입니다. 2차대전 당시 출범한 브레턴우즈체제는 1971년까지 금본위제도를 운영했는데, 이때에는 전 세계 화폐가 금과의 교환가치로 평가되기도 했습니다.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환율이 급변동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화폐가치가 하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투자가들이 화폐 대신 안전자산인 금을 선호하는 것이지요. 금은 실물자산으로써 사라지지도 않고 돈이나 다른 자산으로도 쉽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투자대상으로 선호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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