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연구원소식

<포럼> FTA 네트워크가 보호무역 방파제다

  • 언론사
  • 저자윤창인 초청연구위원
  • 게시일2009/03/20 00:00
  • 조회수4,282
한국과 유럽연합(EU)이 2007년 5월 초 서울에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착수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지 1년10개월여 만에 협상 타결이 가시화하고 있다. 한·EU 양측은 다음 주 서울에서 열릴 제8차 협상에서 몇몇 쟁점을 최종 조율한 뒤 4월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통상장관회담을 열어 협상의 타결을 선언하는 일정을 놓고 협의중이다.

EU는 중국에 이은 우리나라의 제2 교역 대상으로 2008년에 우리나라는 584억달러를 수출하고 400억달러를 수입했다. EU와의 FTA는 규모면에서 한·미 FTA를 능가하는 거대 경제권과의 FTA이며 중국, 일본 등 경쟁국보다 앞선 FTA이기 때문에 선점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쾌거임에 틀림없다.

한·EU FTA로 우리는 5억 인구에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16조달러를 웃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보다 약간 적은 세계 2위의 자유무역지대 일원이 된다. EU는 우리나라에 대한 최대 투자국으로 전체 해외직접투자(FDI)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EU는 한·EU FTA로 한국시장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확보하게 된다. 나아가 다음 달 초 G20 정상회의 기간에 이명박 대통령과 EU 및 회원국 정상들이 함께 한·EU FTA 타결을 선언한다면, 이는 지난해 11월 워싱턴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우리 정상이 보호무역 확산에 대한 경계로 제안한 무역조치동결 주장을 행동으로 보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직 협정문이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의 파악은 어렵지만 각 자료를 종합하면 협상은 기본적으로 전체적인 균형을 찾은 것으로 판단된다. EU는 우리 공산품에 대해 품목 수를 기준으로 3년 안에 99%, 5년 안에는 관세를 모두 철폐하고, 우리는 EU 공산품에 대해 3년 안에 96%, 5년 안에는 관세 모두를 철폐한다. 특히 와인, 자동차 부품 등은 FTA 발효와 동시에 관세 없이 교역된다.

농업부문의 최대 쟁점인 돼지고기의 경우 국내 소비자가 좋아하는 삼겹살은 가능한 한 관세 철폐 시기를 미루고, 다른 부위는 보다 이른 시기에 관세를 없애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수출용으로 수입한 원재료·중간재에 대한 관세 환급 허용 여부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기본적으로 한·미 FTA 수준으로 시장을 개방하되 환경과 통신 등 일부에서 한·미 FTA보다 개방 폭을 확대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준을 기다리는 한·미 FTA 이외에 내년 1월1일 이전에 인도와의 포괄적 경제동반자(CEPA) 협정, 한·걸프협력이사회(GCC·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UAE, 바레인, 오만, 카타르), 페루와의 FTA를 발효시키겠다는 것이 외교부의 설명이다. 호주, 뉴질랜드와의 FTA 협상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러한 집중적인 FTA 협상과 발효를 통해 전세계적인 FTA 네트워크를 조기에 구축함으로써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을 뛰어넘어 좁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관세 철폐는 가격 경쟁력과 수출 환경 개선을 통해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경제의 국제 신인도도 높아질 것이다.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 등이 EU와 FTA를 맺기 전에 선점효과를 극대화하는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27개 EU 회원국의 경제 발전 단계는 서로 다르며, 발전 단계별 시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우리 기업들은 갖고 있다. 주요 업종별 시장조사와 진출 방안 그리고 거래선의 발굴 노력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첨부파일

목록

콘텐츠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

콘텐츠 만족도 조사

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