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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경제기사야 놀~자] 지난달 33억달러 무역흑자… 앞으로 환율은?

  • 언론사
  • 저자정철 WTO 팀장
  • 게시일2009/03/06 00:00
  • 조회수4,364
무역수지, 수출입의 결산

우리나라는 경제의 90%를 무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수출과 수입의 변동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 경제구조를 가진 겁니다. 최근 세계적인 경기침체 상황을 맞으면서 수출입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지요.

한 나라의 무역 상황은 무역수지(貿易收支·trade balance)를 통해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무역수지는 일정한 기간에 상품의 수출입을 통해 발생한 외국과의 거래 결과를 기록한 것입니다. 월별, 분기별, 연도별로 산출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해당 기간에 우리나라가 외국으로 수출한 액수가 외국에서 수입한 액수보다 많으면 무역수지 흑자(黑字)라고 합니다. 반대로 수입액수가 수출액수보다 많으면 ‘무역수지 적자(赤字)라고 하지요.

그렇다면 무역수지 흑자와 적자를 좌우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세계 경기(景氣) 상황과 환율 변동이 대표적인 요소로 꼽힙니다.

먼저 세계 경기와 무역수지의 관계부터 살펴봅시다. 일반적으로 소득이 높아지면 소비도 커집니다. 우리나라 상품에 대한 외국 소비자의 수요는 그 나라의 소득 증감에 따라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합니다. 요즘처럼 세계적으로 경기가 악화되면 각국의 소득이 떨어지고 우리나라 상품에 대한 해외 수요가 감소하게 됩니다. 그러면 한국 상품 수출이 줄겠죠. 또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소득이 떨어지면, 외국상품 수입도 줄어들게 됩니다.

환율과 무역수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우리나라 상품이 외국 상품과 같은 품질을 가지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쌀 때에 국제시장에서 더 잘 팔리게 됩니다. 환율의 변동에 따라 우리나라 상품이 외국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값이 싸게 되기도 하고, 비싸지기도 합니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수출업자가 1개에 3000원인 상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달러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랐다고 합시다.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이 상품을 사기 위해 원래 3달러를 내야 했지만, 이제 환율 변동의 영향으로 2달러만 내면 됩니다. 한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커져서 수출이 증가할 수 있겠죠. 수입의 경우는 수출과 반대입니다. 1달러짜리 미국 상품을 수입하기 위해 1000원만 내다가 환율이 올라서 1500원을 내야만 하기 때문에 수입이 억제되는 효과도 생길 수 있지요.

이렇게 환율이 오르면 수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 무역수지가 흑자를 낼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물론 원유(原油)처럼 가격이 얼마가 되든 일정량을 우리가 수입할 수밖에 없는 상품은 환율이 올라가면 높아진 가격을 그대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수입액이 커지게 됩니다.

세계경기·환율에 좌우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환율과 소득이 수출입에 영향을 주지만, 수출입의 결과로 나타나는 무역수지가 환율과 소득에 다시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무역수지가 흑자이면 외국 상품을 수입하는 데 써버린 외화보다 우리나라 상품을 수출해서 벌어들인 외화가 더 많다는 뜻입니다. 수출기업들은 벌어들인 외화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로 환전해 종업원 봉급을 주고 국내 원자재도 삽니다. 이와 반대로 원자재를 수입하는 업체들은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구해 수입대금을 지불합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갑자기 많이 쏟아져 나오거나 부족하면 달러값, 즉 환율이 움직입니다.

환율이 시장의 외화 수급사정을 반영해 조금씩 안정적으로 움직일 경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외화수급에 갑작스러운 불균형이 생겨 환율이 급변동할 때에는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풀거나 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장개입을 합니다. 수출대금이 갑자기 몰려들 경우에는 원화 환율이 급락하게 되므로 정부가 외환을 사들여 환율을 안정시키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무역수지 흑자액의 일부는 외환보유액으로 쌓이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증가하면 환율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또 외채를 상환할 여력도 커지게 됩니다.

무역수지 흑자로 국내에 돈이 많아지면 소득증대, 고용 확대로 이어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반대로 무역수지 적자가 되면 외환보유액이 줄어들고 외채상환 여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국민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 현상도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수입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수출은 가능한 한 많이 해서 무역수지 흑자를 내는 것이 항상 좋은 걸까요?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우선 원유처럼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으면서 경제활동에는 꼭 필요한 원자재 수입을 안 할 수는 없겠죠. 또 자동차, 영화와 같이 국산상품이 있기는 하지만 외국 상품을 수입해서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고, 외국 상품과의 경쟁을 통해 국산 상품의 품질향상을 가져오는 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한편 수입을 규제하거나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은 WTO(세계무역기구)의 규범을 위반하는 것으로, 결국 다른 나라들로부터 보복 조치를 당하게 됩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물론 수출이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무역수지 흑자에만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부를 수도 있습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외환보유액이란?

외환보유액이란 한 나라가 어느 한 시점에 보유하고 있는 대외 외환채권(금과 달러·엔·유로 등)의 총액을 말합니다.

외환보유액은 국가의 대외채무를 갚을 때에 쓸 수도 있고, 외환시장에 교란이 생겨서 환율이 급변할 때에 환율 안정을 위해서 쓸 수도 있지요. 예컨대 정부는 외환보유액 가운데 달러를 시장에 풀어서 원화 환율을 낮추기도 하고, 달러를 사들여 원화 환율을 높이기도 합니다.

달러를 팔면 외환보유액이 줄고, 달러를 사면 외환보유액이 늘어나지요. 만약 한 나라의 외환보유액이 너무 적으면 다른 나라에 진 빚을 갚지 못하거나 환율 방어를 못 하는 위기 상황을 맞을 수 있습니다.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많은 무역수지 흑자가 되면 외환보유액이 늘어납니다.

반대로 무역수지 적자가 되면 외환보유액이 줄어듭니다. 올 2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2015억4000만달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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