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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경제비평] 중국 수출 활로를 찾아라

  • 언론사
  • 저자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 게시일2009/02/26 00:00
  • 조회수4,024

세계 경제가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우리의 수출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수출 감소는 세계 어느 나라나 공통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대외 무역의존도가 70%를 훨씬 넘어서 이제 90%에 이르러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수출물량 증가뿐만 아니라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한 수출가격 상승으로 13.7%의 높은 수출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올해에는 그와 정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20%대의 호황세를 보이던 수출이 4분기에 9.9%의 감소를 보인 이후 올해 1월에는 무려 32.8%가 감소했다. 세계경기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 우리의 수출 환경은 더욱 나빠질 것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방관만 할 수 없다. 큰 기대는 못하더라도 더 이상 수출이 급감하는 추세는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중국 수출의 활로를 찾는 것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중국은 2003년에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제1수출국으로 부상한 이래 2005년부터 줄곧 우리나라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한 수출시장이었다. 그러나 세계적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는 30%대의 감소율을 보였고, 올해 1월에는 급기야 46% 이상의 감소세를 보였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대중 수출이 반감했으니 우리의 수출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

대중 수출 감소세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우리의 대중국 수출구조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대중 수출의 50% 이상이 중국 내 단순 임가공 후 재수출하는 형태이니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 중국의 수출 감소와 함께 우리의 대중 수출이 동반하락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더욱이 우리의 대중 수출 중 중간재와 자본재의 비중이 90%를 상회하기 때문에 중국의 수입수요 감소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중국 투자 위축과 투자기업의 중국 내 원부자재 현지조달 비율 증가, 그리고 중국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일련의 산업 및 수출정책의 변화 역시 우리의 대중 수출감소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앞으로 중국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고도화가 진행되면서 수출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와 같은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물론 과도한 대중국 수출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한 대안시장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한한 성장 잠재력이 있는 중국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선진국 경기 침체가 지속하는 한 올해 중으로 중국 수출이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는 물론이고 단기적으로도 중국의 내수시장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우선은 4조위안이라는 막대한 규모의 재정이 투입되는 사회간접자본 구축 위주의 내수부양책의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중국의 수요에 부응하는 수출분야를 개척해야 한다.

물론 중국 정부가 자국산 원자재와 중간재를 우선적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전체적인 부양책의 규모를 살펴볼 때 우리의 수출 여지가 큰 분야는 여전히 많다. 사회간접자본 확충 계획뿐만 아니라 녹색성장, 의료환경 개선 등 중국 내 정책적 수요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부터는 내수 부양과 관련된 품목의 수출이 증가하기 시작한 증거는 어느 정도 포착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세계경기가 회복되는 이후까지 고려한 중장기적 안목에서 중국과의 협력하에 상호 윈윈(상생)할 수 있는 수출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중국의 유망한 기업인, 학자, 그리고 정책담당자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중국 내 주요지역별 특성에 맞는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협력사업을 모색해야 한다. 대중국 수출 확대는 중국과의 긴밀한 산업 및 경제협력 하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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