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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경제기사야 놀~자] 미국발(發) 경제위기가 전 세계로 퍼진 이유는…

  • 언론사
  • 저자이인구 부연구위원
  • 게시일2009/01/28 00:00
  • 조회수4,733
2008년은 미국발(發) 금융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면서 우려와 걱정이 가득한 한 해였습니다.

이미 미국·일본·EU 등 3대 경제권이 작년 3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그동안 고성장을 구가하던 중국·인도 등 신흥국들도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발 경제위기가 전 세계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친 원인은 무엇일까요? 여기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국제 경기 변동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생산·소비·투자·고용과 같은 주요 거시경제 변수들이 일정한 추세에 따라 정점과 저점을 보이는 현상이 반복됩니다. 이렇게 전체적인 경제활동 수준이 주기적으로 상승과 하강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경기 변동이라고 하죠.

경기 변동의 요인은 다양한데 화폐적 충격(예상치 못한 통화량의 변화 등)과 실물적 충격(생산성이나 기술의 변화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같은 경제적 충격은 어느 한 나라 안에서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세계대전이나 석유파동과 같이 여러 나라에 동시에 영향을 주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세계화가 진전돼 국가 간의 교역량이 크게 늘어난 환경에서는 한 나라에서 일어난 경제적 충격이 다른 나라로 빠르게 전파되며 국제적인 경기 변동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해 러시아·브라질 등 자원 부국(富國)의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된 것이 좋은 예입니다. 만약 국가 간 자본시장까지 통합돼 국경 간 자본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한 나라에서 발생한 충격이 국제적으로 더욱 빠르고 광범위하게 파급되겠지요.

선진국·신흥국으로 충격 파급

이제 미국발 금융위기가 글로벌 경기 침체를 불러온 원인을 살펴보겠습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가 수많은 파생금융상품으로 만들어져 판매되는 과정에서 위험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했기 때문에 터졌습니다.

주택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대출 연체율이 크게 높아지는 바람에 서브프라임모기지의 부실이 커지자 미국 자본시장부터 커다란 충격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국가 간 자본거래의 문턱이 거의 사라져 세계 각국의 많은 금융기관들이 미국의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서브프라임과 관련된 금융기관의 부실이 다른 나라들로 확대됐습니다.

이러한 금융위기는 국제적인 신용경색, 자산가치 감소, 환율 변동폭 확대 등의 경로를 통해 실물부문까지 전파됐죠. 그 결과 많은 선진국에서 금융시장 불안, 소비 위축, 투자 축소, 실업률 증가가 서로 맞물리면서 경제 상황이 크게 악화됐고 이들 선진국을 주력 수출시장으로 삼고 있는 신흥국도 함께 어려워진 것입니다.

하반기부터 상황 개선 기대

우리나라는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일본이 감기에 걸리고 한국은 독감에 걸린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경기 변동에 있어서 미국이나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이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 및 투자대상 국가로 부상함에 따라 중국 경기의 영향도 많이 받게 되었지요. 미국이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고 일본도 경기 침체에 빠진 상태에서 중국의 경기마저 둔화되고 있으니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도 따라서 나빠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최근의 글로벌 경기 침체는 얼마나 더 지속될까요? 서브프라임 사태는 충격의 강도와 파급력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그만큼 큽니다. 하지만 세계 각국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과 실물경기 부양을 위해 적극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경기 침체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글로벌 경제가 조기에 안정되기 위해서는 이번 글로벌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특히 미국의 주택시장부터 하루빨리 안정돼야 하겠지요.


[쉽게배우는 경제 tip]

국제 경기 변동(International Business Cycle)

여러 국가의 주요 거시경제 변수들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국제 경기 변동이라고 합니다.
만약 어느 한 나라에서 경제적 충격이 발생하게 되면 이러한 충격은 다른 나라의 생산·소비·고용·투자 등 경제 변수들에도 변화를 일으키게 됩니다. 한 나라에서 발생한 경제 충격이 동시에 또는 시차를 두고 다른 나라에 전파되며 영향을 끼치게 되는 거죠. 또 충격이 발생한 나라의 경제 규모가 크거나 양국의 경제가 밀접한 관계를 가질수록 파급 효과는 더욱 커지게 됩니다.

국제 경기 변동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소가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여러 나라에 공통적으로 충격을 주는 요인(예컨대 세계대전이나 석유 파동)이 발생하는 것이고 둘째는 국가 간 무역거래와 자본시장 통합으로 각국 경제의 상호 의존성이 커져 한 국가에서 발생한 충격이 국제적으로 파급되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 첫 번째를 외생적 전파라고 부르며, 두 번째를 내생적 전파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수출 주도형 경제 개발 및 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징을 지니고 있어 세계 경제의 환경 변화에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국제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 미국·일본·중국의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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