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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경제기사야 놀~자] 불황 때 오히려 좋은 기업 살 수 있다는데…

  • 언론사
  • 저자성한경 부연구위원
  • 게시일2009/01/09 00:00
  • 조회수4,895
해외 M&A를 하는 이유

요즘 신문을 읽다 보면 해외 M&A(인수·합병)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해외 M&A란 우리 기업이 외국의 기업을 사들이거나 외국의 기업과 합치는 활동을 말하는 것으로 국경 간 M&A라고도 하지요.

해외 M&A의 유형은 크게 전략적(戰略的) 목적에서 하는 경우와 재무적(財務的) 목적에서 하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전략적 목적에서 하는 해외 M&A는 외국 기업이 가지고 있는 신기술을 확보해 본국 기업의 생산성·효율성을 높이거나, 또는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지만 미래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의도에서 이뤄집니다.

최근에 효성이 미국의 굿이어 타이어 공장을 인수한 것이나, 두산인프라코어가 밥캣이라는 미국의 소형 건설장비회사를 인수한 것이 그 대표적 사례이죠. 따라서 전략적 목적으로 이뤄진 해외 M&A는 유사 또는 관련 업종의 회사를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무적 목적에서 하는 해외 M&A는 해외 기업을 인수한 후 다시 팔아 시세 차익을 챙기려는 의도에서 하지요. 인수하려는 외국 회사의 미래가치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해 현재의 매입가격을 결정하고, 인수한 다음에는 경영혁신이나 구조조정을 통해 그 회사의 가치를 최고로 높인 뒤 다시 시장에 내다팔아 차익을 얻는 겁니다.

재무적 목적으로 해외 M&A를 하는 주체 중에 사모펀드가 많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우리나라의 외환은행을 사서 팔고자 했던 론스타(Lone Star)나, 2000년에 한미은행을 인수한 후 2004년에 시티은행에 재매각한 칼라일그룹(The Carlyle Group) 등이 대표적인 사모펀드이지요.


사모펀드, 투자인가 투기인가?

일부 사모펀드들은 신흥시장 기업들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해외 M&A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사모펀드들의 해외 M&A활동을 놓고 단기간에 막대한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적 행동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경영혁신과 구조조정을 통해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여 다시 파는 과정에서 해당 회사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순(順)기능도 간과해서는 안 되겠죠. 사모펀드도 투자자들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활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외 M&A에 성공해 시세 차익을 벌어들이는 것만 놓고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요즘처럼 경기가 위축되면 해외 M&A도 함께 위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해외 M&A가 활발하게 일어나기 위해서는 외국 기업을 살 자금이 원활하게 융통돼야 합니다. 외국 기업을 살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의 자금 유동성이 좋아야 하는 거죠.

그런데 최근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은행들이 자금 빌려주기를 꺼리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금융위기로 영업 활동이 위축되면서 해외 M&A를 통한 사업 확장을 자제하고 있지요. 사모펀드도 투자자를 모으기 어려워 기업을 인수할 자금에 여유가 없습니다. 특히 세계 경제의 불안으로 각국의 화폐 가치 변동이 심해져 환율 등락에 따른 위험성까지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해외 M&A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점도 있지요.

경기 침체를 해외 M&A의 기회로

그렇다면 경기 위축에 따른 해외 M&A의 위축이 앞으로도 계속될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경기 침체로 인해 이전에 비쌌던 기업들의 가격이 상당히 떨어져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자금이 충분한 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새로운 해외 기업을 살 기회가 생기는 것이지요. 영국계 회사인 바클레이스(Barclays)와 일본 회사인 노무라 증권이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Lehman Brothers)를 산 것이 좋은 예입니다. 실제로 경기 침체기에 이루어진 M&A가 보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기업의 입장에서도 경기 침체기에 접어들더라도 꾸준히 해외 M&A 기회를 모색하는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은 여기에 해당하지요.


[쉽게배우는 경제 tip] 사모펀드 (Private Equite Fund)

사모(私募)펀드는 소수 거액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운영하는 펀드로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공개적으로 모으는 공모(公募)펀드와 구별됩니다. 보통 기업을 인수한 뒤 3~5년 정도 보유하면서 경영혁신이나 구조조정을 통해 그 회사의 가치를 최고로 높인 뒤 다시 시장에 내다팔아 차익을 남기는 방식으로 이윤을 추구합니다. 주로 새롭게 창업하는 기업이나 아직 주식시장에 공개되지 않은 기업, 그리고 이미 상장된 기업 중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아서 미래에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들을 사고팝니다.

소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으기 때문에 공모펀드와 달리 그 업무 내용이나 실적, 투자 범위나 규모 등을 증권 당국 등이 관리 감독하거나 직접 규제하지 않는 것이 세계적 추세입니다. 국내에서는 2005년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의 시행으로 사모펀드가 처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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