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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기고]APEC선언, 선진국 모형 창출 계기로.

  • 언론사
  • 저자김상겸 선임연구위원
  • 게시일2008/11/26 00:00
  • 조회수4,636
22, 23일 이틀간 남미의 페루 리마에서 개최된 제16차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정상선언문과 별도의 특별성명서를 채택하고 폐막됐다. 특히 올해 APEC 정상회담은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실물경기마저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시점에 개최됐기 때문에 세계 정치와 경제 흐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21개국 정상의 논의 하나하나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더욱이 정상선언문에 담긴 역내 지속발전 전략과 세계경제 현안을 타개하기 위한 참가국 정상들의 결단과 해법에 대해 보내는 우리 국민의 기대와 관심 또한 각별할 것이다.

APEC 정상들은 선언문을 통해 세계경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 작업 강화, 개발도상국에 대한 능력 배양 사업 활성화, 기후변화 대안 및 자연재해 방지책 마련 등을 포함하는 APEC의 기존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함으로써 APEC 경제 협력의 궁극적인 목표인 지역경제 통합 노력을 촉진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별도로 발표된 특별성명에서는 경제 현안인 금융위기의 도전을 적극 대처하겠다는 정상들의 결연한 의지가 담긴 위기 타개책이 제시돼 있다.

페루 정상회의에 참가한 각국의 정상들이 밝힌 특별성명의 내용은 단순히 선언적인 성격이 아니라 세계 주요 20개국(G20)의 워싱턴선언을 재확인하면서 금융부문 개혁, 능력 배양 사업, 국제통화기금(IMF) 감시 기능, 조기경보체제 정비, 새로운 무역 및 투자 장벽 동결과 같이 상당히 구체적인 조치 등이 명문화돼 있다. 그런 만큼 이행이 가시화할 경우 세계경제 회복에 적잖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모든 APEC 회원국은 물론 역외국들 모두가 합력하여 정상들의 합의를 실천으로 옮기기 위한 설득과 결단으로 귀결된다.

이번 정상회의는 세계적인 관심사인 국제 금융 불안 이슈에 대한 시의 적절한 처방이 제시됐다는 기대감과 함께 APEC가 지금까지 뚜렷한 가시적 성과를 보이지 못한 것처럼 APEC 정상들의 합의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이 제시되지 않아 큰 기대를 걸 수 없다는 실망감이 공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될 수 있는지를 차분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굳이 APEC가 우리나라 수출입과 투자의 3분의 2 이상이 집중되고 있는 거대한 시장이라는 사실을 새삼 강조하지 않더라도 APEC 외교는 한국의 발전을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경제적인 실리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회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맞이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경제적 효과는 상당한 차이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 금융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금융위기도 우리 국민 모두에게 뼈를 깎는 고통의 모습으로 찾아오고 있지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또 다른 체질 개선이 이뤄질 수만 있다면 이 고통은 우리 경제가 초일류 경제대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축복의 통로로 변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최대한의 수출과 최소한의 수입, 그리고 개도국 지위에 편승한 자유무역질서 활용 등 개도국적 발전 패러다임이 우리의 전략이었고 이에 따라 개방의 국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소극적인 입장을 가져왔다면, 이제는 세계화 추세를 능동적으로 활용해 초일류 경제대국 진입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선진국형 패러다임 창출이 필요한 시점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APEC를 실천의 장으로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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