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개혁ㆍ개방30 등 금년은 중국에 새로운 역사를 쓰는 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베이징올림픽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중국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것이 중국정부가 올림픽을 개최한 가장 큰 이유다. 경제적인 면만 보면 올림픽이 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 그러나 올림픽을 개최했던 많은 국가가 그러했듯이 베이징올림픽 역시 중국경제가 새로운 틀을 짜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직ㆍ간접적으로 우리 기업의 중국 진출 환경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고속성장 주춤 조정기 진입

첫째, 올림픽 이후 중국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올림픽을 개최했던 국가들에서는 올림픽 이후 경제성장 둔화를 경험했다. 중국경제 역시 성장 둔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장 둔화는 올림픽의 직접적인 영향이라기보다는 그동안 10% 이상 고속성장을 해온 중국경제가 앞으로 2~3년간 조정기에 접어들면서 성장률이 이전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경제가 아직은 성장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급격한 성장둔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중국 소비시장에서도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그동안의 개혁과 개방이 물질적 측면과 제도적 측면에 맞춰져 있었다면 올림픽을 통해 중국 소비자의 의식은 물론 소비패턴의 변화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올림픽을 계기로 국민들은 높은 자부심과 긍지를 바탕으로 자국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애국주의와 민족주의가 결합돼 중국의 문화와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반영한 중국산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 올림픽을 계기로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세계적 브랜드 제품 선호 경향, 웰빙 및 건강관련 제품 소비 경향,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 증대, 관광 및 레저 등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더 한층 확대될 것이다.

셋째, 올림픽 이후 중국의 투자 환경 변화 측면에서 규범화가 더 진행되고 투명성이 증대하겠지만 비용절감 내지는 노동유연성 측면에서의 매력은 올림픽 전에 비해 훨씬 나빠질 것이다. 외국인투자 유치정책에 있어 양보다는 질을 중시해 첨단업종, 고부가가치 서비스 업종 위주의 선별적 외국인 투자 유치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또한 외자기업 허가시 기술이전, 환경영향 평가가 강화될 것이고, 이미 진출한 기업에 대해서도 환경ㆍ안전ㆍ보건ㆍ위생 인증기준의 충족 여부, 계약서상 명시한 국산품 제고일정 준수 등을 보다 철저히 점검해 갈 것이다.

외자기업에 대한 세제상의 혜택도 첨단 업종이나 인프라스트럭처 개발업체를 제외하고는 줄어들거나 없어질 것이다. 노무환경도 악화될 전망이다. 올해 들어 신근로계약법이 발효하면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강화되었으며, 최저임금을 대폭 상향 조정하고 있다. 올림픽 이후 중국 근로자의 임금인상 욕구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싼 인건비를 노리고 중국에 들어간 노동집약적 업종의 기업에는 치명적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의 외국인 투자 환경 변화에 맞추어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이미 중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도 전략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면 중국의 새로운 시장 변화에 맞춰야 할 것이다. 생산 공장으로 여겨 새로이 진출하는 것은 자살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진입ㆍ퇴출 전략 모두 준비해야

도시 중산층과 농촌시장 등 방대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새로운 성장 소비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내수시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미 진출해 있는 기업들도 향후 중국경제가 조정기에 진입할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 사업의 수익성을 챙기는 노력이 강화돼야 하며 비상시에 대비한 퇴출전략 수립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중국인과 같이 호흡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이에는 준법 경영, 인력 및 부품 현지화, 중국시장 성향을 감안한 제품 개발, 중국 소비자와 중국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강화 등 다각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전에 비해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