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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경제비평] 중국의 미래를 읽어라

  • 언론사
  • 저자지만수 중국팀장
  • 게시일2008/07/21 00:00
  • 조회수7,401

소고기 협상과 독도 문제로 광장이 들끓는다. 주변국과 전략적인 관계를 정립하고 유지하는 것이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한다. 미국이나 일본만큼이나 중요한 주변국 중의 하나가 중국이다. 중국은 어느새 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수출시장을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다. 6자 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운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부상하는 중국의 미래를 읽어야만 중국에 대한 장기적인 전략도 마련된다.

2003년 골드만삭스는 브릭스(BRICs)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면서 2040년에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여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시 많은 사람이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그 시기는 오히려 앞당겨지고 있다. 세계적 권위를 가진 경제전망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는 2024년이면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겨우 16년 뒤다.

물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이 원자재, 에너지, 환경문제 같은 물리적 제약이나 빈부격차나 민주화 요구 같은 사회적 제약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원자재와 에너지의 조달은 국제시장을 통해 이루어진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008년 6월 현재 1조 8,088억달러로 세계 최대이다. 높은 가격을 지급할 능력이 있다. 결국 원자재, 에너지, 식량 가격의 상승은 중국보다는 중국보다 뒤처진 나라들의 주름살을 더 깊게 할 것이다. 또한 후진타오 정부는 수년 전부터 사회보장제도의 구축을 포함해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장기 정책을 수립해 집행하고 있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아직은 중화민족주의의 함성에 묻혀있다.

한편 반드시 경제규모에 비례해서 국제적인 영향력과 위상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 비록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지만 존경은커녕 싸구려 중국제품에 대한 비아냥이 유행한다. 중국이 세계에 제시하는 보편적인 가치가 과연 무엇이냐는 질문도 있다.

그런데 작금의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2013년이면 중국의 수입시장 규모가 미국을 추월하고 2020년에는 미국 시장의 두 배가 된다. 공장으로서의 중국은 위협적인 경쟁자이지만 시장으로서의 중국은 매력적인 고객이다. 중국에 대한 세계인의 이미지도 시장의 매력 앞에서는 바뀔 수밖에 없다. 시장이 영향력과 소프트 파워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나아가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일방주의의 유력한 견제 세력으로 자신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의 낮은 저축률, 엔론 사태, 서브프라임 사태 등을 빌미로 미국을 세계경제 불안정의 원인제공자로 몰아세우기까지 한다. 격세지감이다. WTO나 기후변화 협약 등 각종 국제회합에서도 개도국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명분으로 발언권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도 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장기적인 대응의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은 양자관계 속에서 우리의 경제적 이익을 최대화하는 대상으로 중국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중국이 커갈수록 우리의 협상력은 떨어지고 한국의 이익을 관철하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정답은 중국의 부상을 수용하는 세계경제 질서의 변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이제 한국 역시 그 질서의 수립에 참여하는 선진국이다. 즉 지금부터라도 한국은 선진국의 입장에서 시장개방, 공정무역, 노동보호, 지재권 보호 등 이슈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또한 환경, 원조, 빈곤퇴치 등과 같은 글로벌 이슈에 대한 책임도 다해야 한다. 이렇게 다른 선진국들과 보조를 맞출 때, 중국이 개방적이고 공정하며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성장을 추구하도록 유도할 명분과 힘이 생긴다. 글로벌 가치형성의 참여자가 되는 것, 그것이 결국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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