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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아시아 포커스/권율]그래도 기대되는 베트남 경제

  • 언론사
  • 저자권율 연구위원
  • 게시일2008/06/10 00:00
  • 조회수5,641
베트남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물가가 급등하고 무역적자는 확대되면서 경제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물가가 치솟으면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사분규도 빈발하고 있다. 차세대 유망 시장으로 급부상하던 베트남 시장이 과열되면서 경제구조 전반에 큰 부작용을 겪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몇 년간 호황을 누리던 주식시장이 폭락을 거듭하면서 주가지수가 올해 들어 50% 이상 급락했다. 치솟는 국제유가와 식료품 가격 폭등으로 지난달 물가는 25% 올랐고 최근 국가신용등급이 하향하면서 경제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설이 나도는 등 우려가 확산되고 있지만 속단은 금물이다. 그동안 물가 안정보다 경제성장을 우선시한 결과 베트남은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으로 경기 과열이 확대되면서 일시적 조정 과정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경제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은 불가피하겠지만 경제시스템이 붕괴되는 위기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다.

베트남은 체제 전환국으로서 아직 외환시장 자유화 정도가 낮아 과거 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이 급격한 통화가치 하락이 일어나기 어렵다. 특히 단기부채비율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10% 이하 수준이어서 대규모로 단기자금이 유출될 가능성도 극히 낮다.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의 펀드는 대부분 폐쇄형으로 묶여 있어 손쉽게 유동화하기 힘들기 때문에 현재로선 외환위기 가능성보다는 투자 과열에 의한 일시적인 거품 붕괴라는 시각이 무게를 얻고 있다.

최근 단기적 불안감을 불식하기 위한 베트남 정부의 대응도 발 빠르다. 무엇보다도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8.75%에서 12%로 상향 조정하고 은행의 대출금리를 18%까지 높이는 고강도의 긴축정책이 도입됐다. 정부 지출을 10% 삭감하고 대출 규제를 통한 유동성 긴축과 함께 국내 외화대출도 엄격히 제한할 방침이다.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올해 베트남의 경제성장은 당초 9%에서 7%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긴축정책의 효과가 기업 투자를 억제하면서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높지만 경착륙을 막기 위해서는 인플레 억제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증시 회복은 내년 중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앞으로 고평가된 통화가치의 지속적 하락도 예상된다. 급격한 금리인상과 평가절하는 베트남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겠지만 증시 폭락에 이어 부동산시장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로 은행대출을 감당하지 못한 부동산 투자자들이 급매물을 내놓고 있고 환율 인상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길 것이므로 건설사들의 자금난은 심각해질 것이다.

이처럼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베트남에 앞 다퉈 진출했던 한국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한국은 임가공 형식의 경공업 중심 투자에서 중공업, 금융, 건설, 개발투자 등으로 투자 형태와 규모가 점차 대형화, 다각화되면서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으로 부상했다.

앞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룬다면 베트남 경제는 취약성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성장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꾸준한 외국인 투자 증가와 풍부한 시장잠재력을 기반으로 베트남은 동남아시장은 물론이고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진출교두보로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주가나 부동산 가격이 단기간에 반등하기는 어렵겠지만 투자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위험관리 전략을 통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융 및 자본시장의 변화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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