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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시론] 식어가는 세계경제 엔진

  • 언론사
  • 저자이경태 원장님
  • 게시일2008/01/04 00:00
  • 조회수8,183


국제유가가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중 한때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연초부터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5년간 인플레 없는 호황을 구가하던 세계경제가 금년에는 조정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경기의 관전 포인트는 주택가격 하락과 신용경색이 미국경기를 주도하고 있는 소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의 크기이다.

주택가격의 하락과 주택할부금융시장의 경색은 소비를 일정 수준 둔화시킬 것은 틀림없지만,반면 양호한 기업수익과 재무상태는 주가의 안정과 추가적인 상승까지도 내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소비를 어느 정도 떠받칠 것이다.

미국기업의 투자는 신용경색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기업들의 전반적인 재무상태가 양호하고 확보된 유동성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달러화 약세의 수출증대효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선 올해 미국의 성장률이 1% 미만으로 급락하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필자는 미국경제의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본다.

우선 지금까지의 경제교란은 주로 주택시장과 이에 관련된 금융시장에 국한돼 있다.

앞으로 실물경제 전반으로 충격이 확대파급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둘째 문제의 근원이 소비금융이고 기업금융이 아니기 때문에 전후방 연관관계가 약하다는 점이다.

기업의 문제는 연쇄도산의 경로를 통해서 파도처럼 퍼져나가지만 소비자의 문제는 격리해서 대처할 수 있다.

셋째 1990년대 초의 IT거품은 그 조정에 2년여의 기간이 소요됐는데 당시 IT산업은 고용과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주택부문에 비해 매우 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택거품은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조정이 끝날 것이다.

넷째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미 연준과 유럽중앙은행,영국의 잉글랜드은행 및 일본중앙은행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단기유동성공급,금리인하 등의 공동보조를 취했고 앞으로도 신용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심리가 통제불가능한 수준으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과 더불어 세계경제를 견인하는 쌍발엔진의 하나인 중국과 여타 아시아권경제는 미국의 경기후퇴 영향을 부분적으로 받으면서도 금년도에 역동적인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역내무역의 증가와 무역다변화에 따른 대미무역 의존도 감소,역내 외환보유고와 저축증대에 따른 역내금융시장의 충격흡수 능력 강화 등으로 이제는 미국경제가 감기가 들면 아시아경제는 기침하는 정도로 상관관계가 약화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쌍발엔진이라면 유럽과 일본은 보조엔진에 해당한다.

EU는 서브프라임 사태의 영향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는 지역이므로 어느 정도 성장감속은 불가피할 것이며 일본 역시 회복세는 지속되고 있으나 과거의 강력한 힘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들을 대신해서 최근 지속적 고성장단계에 진입한 인도와 자원가격의 상승에 힘입어 새로운 경제활력을 보이고 있는 러시아,중남미,아프리카,중동경제 등이 세계경제에 기여하는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올 한 해 우리경제는 세계경제에서 비중이 점차 커가는 인도,중남미 등 보다 다원화된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국제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심리적인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지만,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달러화 약세는 미국의 수출증가에 기여할 것이고,미국 경기둔화는 수입수요를 줄일 것이므로 미국의 경상적자 감소추세는 계속되고 이는 그동안 국제금융시장의 최대의 불안요인이었던 글로벌 불균형의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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