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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시론] 베트남 투자, 무지개만 보지 말라

  • 언론사
  • 저자권율 동서남아팀장
  • 게시일2007/11/19 00:00
  • 조회수4,424
 한국기업이 앞다퉈 진출하면서 베트남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001년 미국·베트남간 무역협정 체결로 확대되기 시작한 중소기업들 진출 붐에 최근 대기업들까지 가세하면서 베트남 특수가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한·베트남 수교 15주년을 기념해 방한한 농 득 마인 서기장에 대한 재계의 뜨거운 관심은 이를 단적으로 반영한다.

금년 한국은 일본·싱가포르를 제치고 베트남 최대 투자국으로 부상했다. 우리 입장에서도 베트남은 중국·미국에 이어 제3위 투자대상국이다. 중국시장이 과열되면서 원가절감형 투자 적격지로 베트남이 부상하고 있다. 또 풍부한 시장잠재력과 양질의 저렴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아세안 역내(域內)시장은 물론이고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서 손색이 없다. 특히 최저임금은 약 54달러에 불과하고, 노동집약적 산업의 경우 중국보다도 인건비가 30~40%나 저렴하다.

현재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은 700달러 수준이지만, 매년 8% 수준의 안정적인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조만간 1000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풍부한 지하자원과 해저유전, 양질의 노동력, 인구 8500만 명의 내수잠재력을 기반으로 베트남의 시장경제화와 공업화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한국기업들은 베트남의 주요 기간산업에 대한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철강·플랜트·건설 등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고 부동산·주식시장·통신·유통시장 등 새로운 성장 분야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한류열풍이 불면서 한국기업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높아졌고, 시장 진출 선점 효과를 바탕으로 투자이익 실현을 위한 기반도 점차 확고해지고 있다. 또 한·아세안(ASEAN)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 6월 발효되면서 양국의 관세도 단계적으로 철폐될 예정이어서 교역액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런 점 때문에 우리 기업의 베트남 진출은 한층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 삭스는 브릭스(BRICs)에 이어 차세대 유망시장(Next 11)으로서 베트남을 지목한 바 있다. 그러나 베트남이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베트남경제는 올 1월 150번째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으로서 국제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하지만 개혁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경제안정을 달성해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그동안 개혁보다는 개방에 역점을 둬 왔지만 국영기업 체질 개선과 민영화, 외국인 기업에 대한 차별 철폐, 금융시장 개방 등 주요 현안을 풀어야 한다.

특히 외자기업에 다양한 세제혜택 및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외자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아직도 국제적 관례가 무시되거나, 법·제도적 기반이 취약해 외자기업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 합작투자의 경우 파트너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고, 진출 초기 단계부터 양질의 기술인력 확보·인프라 사정을 감안하는 치밀한 사업계획 수립이 필수적이다.

양국간 문화적 이해와 호혜적인 협력기반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것도 양국 경제 교류 확대의 관건이 될 것이다. 현재 베트남 사회에는 대장금(大長今)이 큰 인기를 끄는 등 한류 열풍이 불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인신매매적 행태에 가까운 국제결혼에 대한 비판 여론도 공존하고 있다.

한류의 씨앗이 된 한국 드라마의 현지 TV 방영이 1990년대 중반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에서 노사분규가 급증하면서 투자마찰 요인이 커지자 베트남 정부의 협조를 얻어 이뤄졌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양국 현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국제결혼은 물론 체류 노동자 문제 전반에 대해서 단순한 제도적 보완이 아닌 국민적 인식 전환과 정부 차원의 진지한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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