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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가난 없는 지구' 해법은 없는가

  • 언론사
  • 저자권율 팀장
  • 게시일2006/07/10 00:00
  • 조회수4,319
세계경제는 지난 반세기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개도국의 빈곤화와 주변화가 심화되면서 지구촌 공동체는 큰 몸살을 앓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세계화가 가속화되면서 국가간 상호의존성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저개발국의 저성장과 빈곤문제가 확대됨에 따라 기아, 빈곤, 질병, 성차별, 환경오염, 자연자원의 고갈 등 범세계적 과제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번영과 풍요로움 속에 축배를 들고 있지만, 아직도 10억명이 넘는 인구가 극빈상태에 있고, 그들 대부분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고 있다. ‘빈곤의 종말’은 이러한 극단적 현실을 파헤치며, 빈곤 퇴치가 오늘날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긴급한 과제임을 역설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과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혜택도 주어지지 않는 저개발국들의 경제·사회적 문제점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적 갈등과 대립이 커지면서 국제사회의 안정과 발전은 요원하다고 엄중히 경고한다. 특히 9·11 이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했지만 국제사회의 불안에 대한 근본적 원인 규명과 근본적 처방을 도외시한 채 테러리즘의 온상이 되고 있는 빈곤국들의 곤경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음을 개탄하면서, 인류가 함께 지켜야 할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제프리 삭스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밀레니엄개발 목표를 위한 특별자문관으로서 활동하면서 제3세계 국가들이 직면한 빈곤문제와 저개발을 극복하기 위한 처방을 내리고, 빈곤퇴치를 위한 운영계획과 해결책을 수립하였다. 책은 그 방대한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과 자세한 해설을 담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빈곤 퇴치를 위한 국제적 논의와 흐름을 살펴보고, 국제적인 개발협력의 주요 과제를 살펴보는 데 주요한 입문서로서 손색이 없다.  

 

개발도상국의 빈곤문제는 그 자체가 매우 복잡한 사회적 현상으로서 구조적이고 다면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교육, 환경, 보건, 여성 등 전 지구적 과제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고, 그 해결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지원체제하에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협력해야 한다. 이에 따라 90년대 중반 이후 개도국 빈곤퇴치 문제가 국제협력의 최대 이슈로 부각되어 2000년 개최된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는 2015년까지 빈곤층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밀레니엄 개발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선진국들의 지원과 원조는 인색하기만 하다고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밀레니엄 정상회의 이후 세계무역기구(WTO) 도하 각료회의, 몬테레이 개발재원회의와 요하네스버그 지속가능개발 정상회의 등이 연이어 개최되었지만, 국제적 합의 수준인 국민소득(GNI) 대비 0.7%(연간 1천7백50억달러 규모) 원조는 아직 요원한 구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002년 5백30억달러에 불과했던 선진국들의 원조 규모는 최근 원조배증계획을 추진하면서 GNI의 0.33%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목표치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저자는 이라크 전쟁 비용이 월 5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며, 정당성 없는 공격에 퍼붓는 예산에 비해 국제개발을 위한 원조에는 인색한 부시 행정부가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인가 묻고 있다. 선진국과의 개발격차 심화로 갈등과 대립이 커지면서 국제사회의 안정과 발전이 커다란 도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 전쟁이 영속적인 가치가 있는 어떤 것도 달성하지 못한 채 엄청난 피해만 초래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이러한 판단은 중남미, 러시아, 중국, 인도, 아프리카를 넘나들며 풍부한 식견과 경험을 통해 얻어진 것이어서 그만큼 무게감이 있다. 그는 빈곤의 덫에 걸린 저개발국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집중적이고 복합적인 처방을 마련하고, 이를 위해 전 세계적인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흥 원조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도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적 대안과 권고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국내적으로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양극화 현상에 대한 대비책 논의로 분주하지만, 국제적인 빈곤퇴치 노력에는 국민적 관심도, 정책적 의지도 미흡했던 것을 다시금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저자의 메시지는 개도국에 대한 원조가 단순히 시혜적인 차원이 아닌 지구공동체의 상호이익과 공존을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라는 인식 전환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제프리 삭스는 가뭄, 기아, AIDS, 말라리아, 오염된 식수로 인해 겪는 절대빈곤층의 고통을 종식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노력을 통해 우리 세대가 강력한 희망의 물결을 일으킴으로써 빈곤의 종말을 위해 뜻을 모아 함께 일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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