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연구원소식

한·미 FTA, 우리의 대응

  • 언론사
  • 저자서진교 연구위원
  • 게시일2006/06/19 00:00
  • 조회수3,921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 협상이 지난 9일 미국 워싱턴에서 막을 내렸다. 1차 협상은 사전에 교환된 협정문초안에서 드러난 양국의 기본입장을 확인하고, 입장 차이가 나는 부분을 최대한 조율해 통합협적문을 만들어 내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

 

1차 협상 결과 농업과 섬유·위생검역 3개 분과와 의약품·의료기기 등 4개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 양측의 입장을 조율한 통합협정문이 도출되었다. 그러나 예상대로 농업과 섬유·위생검역 등의 분야에서는 양국간 근본적인 시각 차이가 존재해 앞으로 협상이 험난할 것임을 예고했다.

 

물론 도출된 통합협정문이라고 해도 한·미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부분은 양측의 입장을 나란히 담고 있어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 그렇다고 해도 1차 협상의 성격이 초반 상대방의 기세 제압이라는 전략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정도 성과를 거둔 것만도 상당한 진전으로 볼 수 있으며, 아울러 협상 속도 측면에서도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로 판단된다.

 

그러나 사실 한·미 FTA는 2차 협상부터가 핵심이다. 다음달 10일부터 서울에서 속개되는 2차 협상에서는 구체적인 품목을 놓고 관세감축과 쿼터증량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허안과 유보안이 교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통합협정문 도출에 실패한 농업과 섬유·위생검역 등의 분야에서 서로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세부 쟁점별로 본격적인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차 협상부터는 세밀한 협상전략이 필요하다. 당연히 상품 협상은 품목별 영향력에 기초해 협상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국익 극대화라는 관점에서 전략적 조정도 필수적이다. 상대방의 주장을 수용할 것은 과감히 수용해 상대방의 허를 찌르되, 시간을 끌면서 협상추이를 보아가며 들어줄 부분과 절대로 수용히 불가능한 부분을 구분해 우리의 입장을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 그러나 최종 합의는 결국 한·미 양측이 주고받기를 통해 상생의 조화에 도달할 때 가능하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미 FTA는 이제 본격적인 협상에 접어들었다. 아직도 우리 사회 일분에서는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FTA의 경제적 효과를 부정하고 있지만 FTA가 양국의 소비자 후생을 증대하는 동시에 국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가능케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임은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의 시장 개방을 통해 우리가 이룩한 고도의 경제성장시 생생한 증거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여건 아래 국민 개개인의 창의적인 생각과 성실한 노력으로 시장 개방의 혜탹을 우리 것으로 만든 전형적인 국가가 바로 우리나라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소모적 논쟁보다는 한·미 FTA 체결 이후 전개될 새로운 여건에서 과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 시장 개방 효과를 극대화할지를 강구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미 FTA 체결 자체가 우리 산업의 발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외부와의 치열한 경쟁과 함께 스스로의 개혁을 통해 세계 유수의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도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시장 개방이 확대되고 경쟁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낙오하는 기업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한·미 FTA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예상되는 위험요인을 면밀히 검토해 적절한 수준의 국내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개방은 이제 선택 아니라 우리 생존의 필수조건이다. 그렇다면 개방을 두려워하기보다 이를 적극 활용하여 우리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때지 개방 자체를 놓고 논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우리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은 물론 세계가 무역규모 세계 11위의 우리를 보는 눈길이 곱지만은 않다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첨부파일

목록

콘텐츠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

콘텐츠 만족도 조사

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