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연구원소식

한미 FTA, 논쟁보다 준비에 힘써야

  • 언론사
  • 저자서진교 연구위원
  • 게시일2006/04/28 00:00
  • 조회수4,411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상품 무역협정이 타결됐다.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지난 2월 한미FTA 협상 개시가 선언된 이래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우리 사회에서 끊이질 않고 있다. 오히려 6월초 본 협상을 앞두고 한미FTA에 대한 찬반 논쟁은 상대방을 비난하는 수준으로 가열되는 양상이다. 과연 누구를 위해서 이러한 이전투구 식의 논쟁을 계속하는 것일까.

대외무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의 경제 구조를 생각 할 때 한미FTA나 도하개발어젠다(DDA)를 통한 시장 개방의 확대가 우리 경제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제 소득 1만달러 시대에서 벗어나, 일본의 집요한 견제와 중국의 치열한 추격을 따돌리고, 소득 3만달러 시대의 선진 통상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시장 개방 확대만으로는 곤란하다. 우리의 제도와 관행을 선진화하는 내부적 개혁은 물론 공정한 경쟁을 통한 생산성 증대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따라서 시장 개방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필수 전략이며, 이런 관점에서 한미FTA는 우리 경제의 구조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해 결코 놓칠 수 없는 좋은 기회다.  

문제는 한미FTA 결과 불가피하게 피해를 보는 산업이 생긴다는 점이다. 따라서 국내 논의는 이러한 산업에 대해서 어떻게 적절한 보완 장치를 마련할 것인지에 모아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해당 산업의 정확한 피해 예측이 앞서야 한다. 한미FTA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미국과 같은 농산물 수출대국과 FTA를 체결 하면 미국산 농산물의 수입 급증으로 우리 농업은 망하게 될 것이 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우리 농업은 한미FTA로 공황을 맞게 되고, 대폭 축소돼 사라져버리게 될까?  

최근 미국산 밥쌀용 수입쌀의 시중판매 낙찰률이 0%였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농산물은 가격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날마다 먹는 식품이기 때문에 안전성과 품질이 우선시된다. 수입 농산물 가격이 아무리 싸다고 해도 안전성에 의심이 간다거나 맛이 떨어진다면 소비자는 이를 외면하고, 자연스럽게 수입 농산물을 취급하는 도·소매상들도 사라지게 된다. 이는 우리 농산물 시장을 열어놓는다고 해서 그것이 곧 수입 급증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며, 더욱이 소비자들은 가격이 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찾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시장 개방 자체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우리 농산물에 대해 가지고 있는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다.  

칠레와의 FTA 결과, 포도와 포도주 수입이 대폭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포도값은 오히려 FTA 체결 이전보다 올랐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칠레FTA 영향을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당초 우려했던 심각한 피해도 나타나지 않고, 해당 산업의 구조 조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이제 한미FTA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으로 국력을 낭비하는 일은 그만둘 때다. 그보다는 한미FTA를 기회로 삼아, 어떻게 하면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라는 우리 경제의 제2 도약을 가져올 것인지 를 놓고, 어떻게 하면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원활한 구조조정을 할 수 있을지를 놓고 밤을 새워 토론하자. 미국은 이미 정부와 의회 관계자, 관련 산업계가 하나가 되어 한미FTA 협상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국민은 언제 쯤이나 TV 앞에서 피해 산업의 대책을 고민하는 생산적 토론을 시청할 수 있을까.


 

  

첨부파일

목록

콘텐츠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

콘텐츠 만족도 조사

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