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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김정일위원장은 베트남을 보라

  • 언론사
  • 저자권율 팀장
  • 게시일2006/04/19 00:00
  • 조회수3,826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베트남의 개혁개방 노선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18∼25일 열리고 있는 제10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공산당원의 기업 활동’은 물론 ‘자본가의 입당’도 허용하게 된다. 체제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2002년 ‘3개 대표론’을 발표했다. 3개 대표론이란 ‘공산당은 자본가, 지식인, 노동자 농민의 이익을 대표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당의 권력 기반을 자본가계급으로까지 넓힌 것. 베트남보다 몇 년 앞선 변화였다.  

 

베트남의 이번 조치는 이미 시장 경제체제가 광범위하게 운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올해 1월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의 3개 대표론을 옹호한 바 있어 베트남의 사례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베트남에 이어 북한의 진로는 어디로 향할 것인가. 체제 변화의 가속화를 통해 다시금 대변혁을 도모하고 있는 베트남의 실험은 북한에 어떠한 시사점을 줄 것인가?  

 

1986년 12월 제6차 당대회에서 개혁노선(도이머이)을 채택한 이래 시장지향적 경제발전과 공업화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베트남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 1992년 헌법을 개정했고 구소련 및 동유럽과는 달리 경제 안정과 함께 사회주의적 경제부문을 점진적으로 시장경제화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저임금의 양질 노동력을 기반으로 노동집약적 산업을 적극 유치하여 수출지향적 공업화와 경제 개발에 박차를 가해 ‘(시장경제 체제로의) 이행’과 ‘(경제) 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11월에는 하노이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11월 베트남 방문을 전후로 베트남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세계 경제로의 안정적 편입을 위해 WTO 가입을 추진해 온 베트남은 그동안 착실한 준비를 해 왔다. 주요국과의 양자 협상을 모두 마무리 짓고 현재 미국과의 협상 타결만을 남겨 두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WTO 가입에 필요한 내국법 정비를 통해 국제 규범과의 조화에 역점을 두어 왔다. 특히 내외국인 가격 차별, 이중가격제 등을 철폐했으며 외국인 투자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투자법이 올해 7월 발효된다.  

 

베트남의 진로는 낙관적이다. 최근 안정적으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유입되면서 경제는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주변 동남아 국가들과는 달리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8.4%로 높다. 외자 기업의 활발한 투자와 함께 민간 부문의 호조로 경제가 활력을 찾고 있다. WTO 가입이 실현되면 제2의 베트남 특수(特需)가 찾아온다는 기대도 높다.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를 견지한 채 ‘실리 사회주의’를 통해 부분적인 경제개혁을 실험하고 있다. 2002년에는 ‘7·1 경제개선 조치’로 물가를 현실화하고 국가 배급을 부분 중단하기도 했다.  

 

북한은 경제개혁 과정에서 심각한 재정난과 개혁 부작용으로 일시적인 통제와 중앙집권화로 회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과 베트남의 사례에서 보듯이 일단 시작된 경제 개혁은 쉽게 돌이키기 어렵다. 더욱이 북한의 내부 자원 동원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남북 협력 및 외부로부터의 대규모 자금 유입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앞으로 ‘북한식 3개 대표론’이 현실화할지도 모른다는 말은 무망한 일만은 아니다.  

 

중국에 이은 베트남의 변신은 북한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보여 준다. 이제 북한이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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