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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내실있는 아프리카 개발원조를

  • 언론사
  • 저자박영호 전문연구원
  • 게시일2006/03/14 00:00
  • 조회수4,328
노무현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은 4반세기 만에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대아프리카 정상외교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번 방문의 가장 큰 의의는 역시 에너지 자원 확보다. 석유 확보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다루어진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외교력을 발휘한 것은 석유 확보의 다변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더욱이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전세계가 석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외교 역할은 그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번 순방은 아프리카의 외교 지평을 새롭게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경제적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에서 두개의 유전개발권을 획득한 것은 한국형 해외자원 개발 모델의 첫번째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억배럴이라는 규모도 그러려니와 아프리카 자원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국과 인도를 제치고 우리가 선점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알제리와는 600만배럴 규모 석유 공동비축에 합의했다. 이는 우리의 석유수급 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석유개발 잠재력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우리와 협력할 여지는 결코 적지 않다. 석유 하면 먼저 중동을 떠올리지만 아프리카 곳곳에는 아직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막대한 양의 석유자원이 숨겨져 있다.  

현재 아프리카는 세계 원유 매장량 중 7% 정도를 차지해 세계적인 산유지역은 아니 지만 개발 붐이 본격화된다면 걸프지역에 버금가는 새로운 원유 공급처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아프리카 석유자원을 놓고 세계 주요국이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원유 의존도는 4% 정도에 머물고 있으나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일정 부분 중동지역 대체도 가능하다. 더욱이 아프리카 산유국들은 중동 국가들과 달리 외자유치를 통해 에너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외교 노력은 지속돼야 할 것이다.  

대통령 방문 이후 지속적인 협력도 중요한 과제다. 아프리카가 우리와의 경제협력 면에서 지니는 의미는 무엇보다도 자원 확보의 다변화라는데 반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자원 획득만을 목표로 한다거나 지나치게 경제적 이익에만 매달린다면 이는 결국 한시적인 효과에 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두 해만 협력하고 말것이 아니라면 보다 큰 틀에서 호혜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협력모델이 뒷받침되 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지향해야 할 협력 방향은 경제적 이익과 함께 개발협력의 조화로운 발전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이번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한국의 이니셔티브는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하루 1 달러 미만으로 생활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빈곤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국제사회의 절박한 현안이다.  

개발원조(ODA) 증액과 관련해 퍼주기식 지원이 아니냐는 반론도 제기될 수 있겠으나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를 가진 우리나라가 국력에 걸맞은 선진 외교를 펼치기 위해서는 개발원조 확대가 선결 요건이다.  

우리나라의 ODA 규모는 국민 1인당 원조액으로 볼 때 우리와 소득 수준이 비슷한 포르투갈의 10분의 1 정도며 그마저도 대부분이 아시아지역에 편중돼 있다. 개발원조 확대는 당장은 재정적 부담으로 돌아오겠지만 국제무대에서의 위상 제고는 물론 장기적으로 우리의 실리확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개발원조 규모 확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원조의 내실화다. 오늘날 아프리카 의 빈곤은 해외원조 규모가 작아서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의 개발원조는 아프리카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전개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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